소설리스트

37화 (37/52)

'저, 저친구...진로가 뭐야 대체?!'

한편 성훈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어느정도 공은 던졌지만,

방금 그 공은 자신이 원하던 공이 아니었다.

그저 가볍게 던지겠다는게 강속구로 나가버린것...

'뭐, 뭐야?! 뭐이런 괴물같은 공이 나가?!!'

성훈의 이상현상은 당연한것.

성훈은 이미 인간의 영역에서 벗어난 존재가 되어버린것이다.

태연과의 정사후 루시퍼로써의 완전한 각성이 되어버린 성훈.

근력등은 이미 인간과 다른 타존재.

즉 대악마 루시퍼로써의 힘을 되찾은것.

얼떨떨하니 촬영진쪽을 쳐다보는 성훈..

그러나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성훈의 표정은 PD의 눈에 보이지 않았고,

그것을 경기 시작해달라는 싸인으로 받아들이는 PD.

이남자...여자뿐 아니라 남자도 오해하게 만드는 오묘한 재주를 지닌 주인공이었다....

촬영의 재개와 경기를 속행하라고 신호를 보내는 PD.

[씬 12번! 탁!]

슬라이트 소리와 함께 경기가 재개되었다.

물론 성훈의 의사는 언제나처럼 철저히 무시된체...

타석에 들어서는 야구 꿈나무이자 성훈의 첫 희생양으로 예약된 덩치 좋은 아이..

외관상은 두산베어스의 김동주같았다.

성훈에게 몸 안쪽으로 바짝 붙는 직구를 보내라는 싸인을 보내는 포수 마리오..

성훈의 제구력을 시험코자한 싸인이었다.

성훈은 황당함과 당혹스러움에 공을 던질 기분도 아니었거니와 왠만한 프로 투수도 던지기 힘든 코스를 요구하는 마리오에게 급 짜증이 솟구쳤다.

'미, 미친...그 코스를 던지라고?? 니가 던져볼래?!!'

그러나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성훈...

그의 야구습관중 하나였다.

머리쓰는게 싫었기에 성훈은 언제나 포수의 싸인에 고개를 끄덕이는 나쁜 습관을 가진것...

성훈의 끄덕임을 보고 글러브를 타자 몸 안쪽에 대는 마리오..

언제나와 같이 성훈에게 선택권은 존재하지 않았다.

'에라 모르겠다...'

투수폼을 잡곤 공을 던지는 성훈..

스스로 생각하기에 아주아주 약하게 공을 던졌다.

그러나...

[쉬이이익 - !! 퍽!!]

[스트 - 라이크!!]

광속으로 마리오의 글러브에 꽂히듯 빨려들어가는 공...

그야말로 눈깜짝할새였다.

그 누구도,

심지어는 심판조차도 제데로 보지 못하였지만,

그저 마리오 글러브에서 들려오는 타격음에 반사적으로 스트라이크라고 외친것...

멍하니 마리오와 성훈을 번갈아보는 야구꿈나무 리틀 김동주...

[....우와아아아아!!!]

[....꺄아아악 오빠아 - !!]

잠시간의 정적후 모여든 군중들이 성훈을 향해서 샤우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너도나도 성훈을 향해서 핸드폰의 방향을 고치는 사람들...

물론 사람들의 핸드폰 원위치는??

당연히 서포터즈쪽이었다.

아무리 야구가 재밌기로소니..

소녀시대와 카라, 지연이 한곳에 모여있는 종합선물 효자세트를 마다할리 없지 않는가?

그렇지만 성훈의 공을 한번 보고...

아니 듣고...

그들은 성훈의 경기를 담고자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것이 인터넷에 올라간다면,

성훈의 노말평범의 삶은.....이미 끝났지만,

아예 씨가 말라버린다...

'아놔! 살살던진건데...뭔 호랑이 기운이 이렇게 솟아난다냐!'

인상을 쓰며 땅을 한번 걷어차는 성훈...

그러나 성훈의 기분은 또다시 철저히 배제된체 마리오는 씨익 웃어보이며 정가운데 직구를 요구하였다.

또다시 무의식중에 마리오의 싸인을 확인한후 고개를 끄덕이는 성훈...

'이런 거지같은...또 끄덕였네...이보세요...당신 그 코스로 공던지면 홈런인거 몰라? 아 몰라! 있는 힘껏 던져주겠어!!'

홈런을 안맞겠다는 각오로 투수품을 취하는 성훈...

[슈이익 - 퍽!]

[부웅 - !]

[스트으 - 라이크!]

또다시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엄청난 타격음이 마리오의 글러브에서 울렸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방망이를 휘둘렀던 리틀 김동주님은 이미 공이 마리오의 글러브안에 들어간후 헛방을 선보였다.

야구 꿈나무를 농락하듯 크게 외치는 심판...

성훈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는 지금 대한민국 야구꿈나무의 꿈을 처참히 짓밟고 있었다...

리틀 김동주가 정신을 못차릴때 마리오는 여세를 몰아서 다시한번 정가운데 직구를 던지라는 싸인을 보냈다.

이번에도 습관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성훈...

타인이 본다면 마리오와 성훈은 한번의 싸인으로 정확이 서로가 원하는 볼을 알 수 있는 환상의 호흡이겠지만,

현실은...

'아놔!! 또 정가운데?! 미친거 아냐?!!'

역시나 시궁창...

[슈이익 - 퍽!!]

[스트으 - 라이크! 아웃!!]

동상마냥 서있던 리틀 김동주...

야구에 의욕을 완전히 잃은듯이 멍한 표정으로 밴치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배명중의 감독도 코치진도 의욕을 잃은 선수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게 아니라 그저 멍하니 성훈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저런 보물이...속도와 제구력...모두 최상급이잖아!'

'혹시 마이너리그 출신 아냐?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어도 손색이 없겠는데?!'

자신들의 역활을 망각한 자들...

현재 스코어는 7 : 0 천하무적 야구단의 패색이 짙은 경기 스코어지만,

성훈의 실력을 한번 봐버린 배명중의 사기는 곤두박칠 쳤고,

이어지는 배명중 타자들도 헛스윙만을 보이며 모두 3진을 당해버렸다.

이것은 전술의 문제를 떠나서 전력의 문제였다...

출루를 해야 전술이 가능한것인데,

출루를 애초에 막아버리니...

체인지 코트를 심판이 외치자 환호를 지르며 성훈에게 달려드는 천하무적 야구단 소속 연예인들...

"성훈후배!! 대박인데!!"

"너 진짜 물건이다!"

"나이스 피칭!"

창정을 비롯한 창렬 마리오가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고,

한민관과 오지호는 서로를 보고 씨익 웃어보이더니 야구경기에서 승리 투수나 끝내기 안타를 친 선수에게 하는 물 세레모니를 시전했다 - 

"괴물 투수! 고마워어 - "

"성훈씨 덕분에 수비가 완벽하게 끝났네요!!"

겨우 2회초 수비를 성공리에 마무리 지은것이지만,

성훈이 지금처럼 던져준다면 그들이 이기는것은 보장된 승리이기에 그들이 펼치는 의식(?)은 오바인듯 싶으면서도 오바가 아닌 의식이었다.

성훈이 이렇게 축하받을때 서포터즈쪽도 난리가 아니었다..

"꺄아아 - 성후닝 완전 멋있어!! 그치 시카야?!"

흥분 파니모드로 제시카에게 안기는 티파니..

"그래...성훈이 원래 스포츠쪽은 잘하니깐..."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그녀였지만,

살짝 올라간 그녀의 입고리는 제시카가 기분이 좋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호오 - 굼뱅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네?"

"굼뱅이라뇨, 잘하는건 잘한다고 그냥 칭찬하는거예요 써.니.언.니"

써니의 조소섞인 칭찬을 콕 찝어내며 써니를 째려보는 윤아.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조롱하는듯한 써니에게 빠직은 하였지만,

다른 이들의 눈이 많은 곳이여서 어쩔 수 없이 마지막 단어에 힘을 주는 소심한 방법을 택한것이다.

"완죤멋져 완죤멋져! 역시 루!...아니 성훈이 오빠 완죤 멋졍!!"

흥분한듯 팔짝팔짝 뛰는 지연...

마치 성훈을 친한 오빠 부르듯이 부르는 지연의 언행에 옆에 조용히 붙어있던 소연이 지연을 끌어당겼다.

"너 성훈씨 알어?!"

"웅?? 아!!"

그제서야 자신이 말실수를 했단걸 깨닫는 지연...

한번 내뱉은 말을 되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난감하기만 하였다.

그때 오는 구원의 손길...

"인터넷보고 아는거 아냐? 너도 티파니처럼 너무 몰입했구나?"

붙임성 좋고, 오지랖넓은 수영이 명쾌하게 지연대신 대답해주었고,

그제서야 이해한단듯이 '아아 - '하며 이해하는 소연.

"이그 - 하이튼 박지연 이거 완전 애라니깐 풋"

"에헤헤헤"

안도감에 귀엽게 웃어보이는 지연.

다른 소녀들이 성훈의 완벽한 투수실력에 감탄할때 표정이 안좋은 한명의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다름아닌 태연...

그녀는 성훈이 던지는 공을 보곤 인상을 찡그렸다.

완벽한 경기...완벽한 공들...

그러나 공들의 공통점이 존재했다.

성훈이 던진 공은 모두 직구뿐...

성훈이 의도한것은 아니지만,

그가 던진공은 분명 모두 직구뿐이었다.

커브, 포크, 슬라이드등의 변화구도 있는데도 성훈이 던진 공은 직구. 

태연은 의도적으로 기억에서 지우고자하는 끔찍한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루시퍼와...

마족들과 천마전쟁을 벌일때 그녀가 느낀 루시퍼의 전술과 그것에 의한 결과...

기억을 지우는 지우개가 존재한다면,

반드시 지우고 싶은 그녀의 뇌리속에 박혀있던 끔찍한 참상...

'성훈아....루시퍼....결국 우린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거야?'

<가브리엘과 루시퍼 Ⅱ - 천마전쟁 당시>

"가브리엘님! 전선이 무너집니다!! 전방부대가 전멸하였습다!!"

가브리엘의 진지에 들어오며 소리치는 한 천사..

"또다시?!"

"아무래도 정면으로 계속 치고 들어올 생각인가 봅니다! 2전선 3전선 그리고 4전선까지 모두 전멸하였습니다! 루시퍼와 그의친위대를 비롯한 전병력이 모두 최선전에서 전방으로만 치고 들어오는듯 합니다!"

'루시퍼 어째서 이렇게까지....어째서..어째서...'

"부, 부대를 재편성하고 후퇴를.....아니! 내가 직접 최전방으로 나가겠어! 내가 루시퍼를 막아내겠다!"

비장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는 가브리엘...

"가브리엘님?! 그렇지만..."

"시끄럽다! 내가 나가겠다! 루시퍼를 막을 수 있는 자는 나외에 없어...내가..내가 루시퍼를 죽이겠어..."

[촤악 - ]

웅장한 날개를 펼치며 진지밖으로 나오는 가브리엘.

그녀의 친위대가 그녀의 표정을 보곤 뜻을 알았단듯이 비장하게 날개를 펼쳐보였다.

[촤악 - ] [촤악 - ] [촤악 - ]......[촤악 - ]

"우리는 오늘 이 전쟁을 끝낸다! 우리는 오늘 전능하신 그분의 이름으로 루시퍼와 그의 마족들을 없앤다!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그녀의 친위대를 둘러보며 일장 연설을한 가브리엘은 노란빛에 거룩해보이는 하늘위로 날아오르더니,

최전선을 향하여 쏜살같이 날아갔다.

[와아아아 - !!] 

그녀의 친위대 역시 함성을 한번 지르곤 그녀의 뒤를 따라서 최전선쪽으로 가브리엘을 따라서 날아올랐다.

천국과 지옥의 경계선에 가까워질수록 가브리엘은 진동하는 피비린내에 얼굴을 찡그릴 수 밖에 없었다.

점점 어둡고 붉은 빛으로 바뀌어가는 하늘...

이윽고 전선에 이르자 그녀의 눈동자에 가득했던 비장미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온땅을 가득 물들인 붉디 붉은 천사와 악마의 피...

여기저기 나뒹구는 찢져진 사지들...

고통스럽게 일그러진 얼굴로 몸통 잃은 수많은 머리들...

실핏줄이 아직도 보이는 머리들은 그 공격이 단발적인것이 아닌 억지로 뜯어낸 공격이었음을 대변하듯 메달려있었다.

눈앞의 끔찍한 참상에 가브리엘은 말로 형용못할 역겨움이 몰려오고 있었다.

"우욱!!"

헛구역질이 나오는 가브리엘...

메스껍고, 역하디 역한 시체냄새와 피비린내는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것이 아니었다.

전쟁중이었지만,

수장인 그녀는 한번도 이런 참혹한 광경을 직접 본적도 체험한 경험이없었다.

루시퍼의 인간계에서의 만행보다 끔찍한 참상...

전선은 적막하고 고요하였다.

마족들이 모두 물러간듯 참혹한 전장의 한가운데에는 오로지 가브리엘과 그녀의 친위대만이 존재했다.

"....이런건...옳지 않아...."

고개를 떨구곤 눈물을 뚝뚝 흘리는 가브리엘...

아무리 그녀가 치료에 능한 천사라할지라도 이미 끊어진 목숨을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그것은 오직 '신'만이 가능한 '기적'...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