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화 (9/14)

블러디 아이 Bloody eye - 9 -

" 후우...지독하네...각오는 했지만..."

카나엘은 눈살을 찌푸리며 자신의 몸을 살펴 보았다.

아름답고 늘씬한 나신이 온통 멍과 이빨자국 그리고 벌겋고 퍼런 손톱자국 투성이였다.

"......"

푹 민망한듯 고개를 숙인 에볼린 역시 몸 이곳저곳에 키스마크와 멍 자국이 그득했다.

" 으윽...따끔거려...거기에 이 질척한 기분...이상해..."

카나엘이 가볍게 얼굴을 찌푸렸다.

아직 쾌락의 여운이 가셔지지 않은 여체는 자신도 모르게 아랫도리 부분이 벌름거리며

주르르 우윳빛 체액을 흘려내고 있었다.

흘려내리는 체액은 스르르 허벅지를 타고 민망하게 흘러내렸다.

카나엘은 걸을때마다 저릿저릿 야릇한 통증이 일며 다리를 떼어 놓기가 힘들었다.

" 하여튼 대단해요...쯧쯧...이게 뭐니? 그러게 진작 말했쟎아! 간혹 내 방에 들리라고...

참고 참다가 하면 이렇게 될건 뻔한데 말이야..."

민망한 얼굴로 쭈뼛거리는 에볼린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다.

" 죄송...해요..."

에볼린의 입에서 모기만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벌겋게 상기된 얼굴이 안스러울 정도로 구겨졌다.

" 그놈의 죄송소린...그만! 어쨋거나 좀 부축해! 끈적거리는데다 따가워서 이렇게는 잠도

못자겠어! 욕실에 가서 목욕이라도 하고, 상처도 봐야겠다...아직은 그 맹한 휘리나 계집애

한테 알려져선 안되니까...멍자국 같은것도 지우고..."

에볼린은 쭈뼛쭈뼛 카나엘에게 다가가 한쪽으로 조심스레 부축했다.

둘은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가 지하실로 향했다.

욕실은 두군데에 나뉘어 있었지만 아무래도 마음편히 사용하려면 지하실 쪽이 나았던

것이다.

" 아야야!...온몸이 안아픈데가 없네...휴우..."

대충 따뜻한 물을 몸에 끼얹으며 카나엘이 얼굴을 찡그렸다.

전신의 상처자국에 물이 끼얹어지면서 따끔거리는건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이 지하실에 있는 욕실은 땅 밑의 지하수를 끌어들여 몇가지 광석이채워진 정수조와

특수한 마법진이 새겨진 물 저장소를 거치며 데워진 것이라 온천이나 마찬가지 효과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평범한 사람도 약간의 자극을 느낄 정도인데 이곳저곳 자잘한 멍과 상처가 가득한 상태라

그 고통은 적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참기힘든 따끔거리는 느낌에 카나엘이 손을 들어 허공에 수인을 지으며 무어라무어라

주문을 외웠다.

"T&$jki Lo8 Jinm$f%#nbz &UHIM!!!"

허공에서 푸르스름한 빛 무리가 아래로 퍼지며 자잘한 상처자국이 천천히 아물며 사라져

갔다.

카나엘은 조금 편안한 기분이 되었지만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살펴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길로 에볼린을 쏘아 보았다.

" 나쁜 기집애...아니지...양성체니까...뭐라고 불러야 하나...흐음...복잡한걸? 어쨋든 너...

지난번도 그렇고...좀 심했어...하기야...지난번은 이번처럼 심하게는 안했었지만..."

에볼린 역시 카나엘처럼 치유주문을 외웠지만 몇몇 멍 자국이 사라지지 않아서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목덜미와 어깨의 경우 조금 더 난처했는데, 에볼린의 경우 재대로 된 옷이 별로 없어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할수 있었다.

어쨋든 둘은 대충 물을 끼얹은 뒤 마로니에 열매에서 짠 기름과 장미향 등을 조합해 만든

세척제를 사용해 몸을 문질렀다.

이 것은 초보적 형태의 비누라고 할수 있는데, 연금학에 밝았던 카이닝의 저서를 보고

카나엘이 만든 것이었다.

대충 몸을 닦은 둘은 더운물이 가득한 탕 안에 들어가 몸을 뉘였다.

한결 살겠다는듯 카나엘이 긴 한숨을 쉬었다.

" 휴우...조금 살겠네...그건 그렇다 치고...이거 키스마크랑 멍 자국은 안 지워지는걸?..

어떻한다..."

카나엘이 조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남성의 부분같던 살 기둥이 사그라든 에볼린의 늘씬한 몸에도 군데군데 푸릇푸릇한 자국이

있었다.

특히 미끈한 허벅지 안쪽에는 점점이 처참할 정도의 멍과 이빨자국이 드믄드믄 나있었다.

그것은 둘이 상당히 과격한 사랑을 나눈 결과였다.

흘낏 돌아보자 욕탕의 한쪽에서 사자의 머리처럼 된 화강암 조각에서 연신 더운물이 촤르르

포말을 내며 쏟아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체내의 정화효과가 있는 마법진에 연결되어 항상 맑은 물이 흐르도록 되어 있는 설계였고,

한번 사용된 물은 다시 재활용되는 경제적인 구조였다.

적당히 피부를 자극하는 더운물의 감촉에 온 몸이 자르르 풀리는 느낌이었다.

카나엘은 눈을 가늘게 뜨며 푹 탕 안에 몸을 담궜다.

" 하는수 없지...일단 마사지를 해서 피부를 다듬어 보고...안되면 포션 이라도 사용 해야

되겠군...효과는 어떨지 모르겠지만...그건 그렇고..."

카나엘의 날카로운 시선이 에볼린을 향했다.

움찔 에볼린의 몸이 떨렸다.

" 너무 과격한 테크닉이야...에볼린...너 혹시 경험 있는건 아니겠지? 꼭 야만적인

남자들이 구사하는 테크닉이었어...그 것도 문명과 단절되어 있는 북쪽 산악지방이나

사막종족들의..."

카나엘의 말을 들은 순간 에볼린의 얼굴이 납빛으로 변하며 고개를 푹 떨구었다.

악몽같은 기억...원래 그녀가 살던 곳은 이곳에서 한참 떨어진 북쪽의 왕국이었다.

대륙을 휩쓸고 있는 전란에서 왕국이 멸망하고 전쟁속에 휩쓸려 얼굴을 푸른색으로

물들인 야만족 군대가 마을에 쳐들어와 한동안 그녀와 더불어 마을의 여자들은 야만족들의

성적 노리개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야 했었다.

다행히 왕국의 부흥군및 잔존 병력을 규합한 세력에 의해 야만족은 쫓겨갔지만 아직 나이가

어렸던 그녀 역시 거의 일주일여를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 후 간신히 찾은 아버지와 마을을 떠나 살기 좋다는 남쪽 루운 반도의 작은 도시에 오게

되었지만, 길거리에서 몸이 약하던 아버지를 병으로 잃고 스승 휘리나를 만나 이곳에서

지내게 되었던 것이었다.

에볼린은 다시금 잊고있던 그때의 악몽이 떠오르는것 같았다.

자신의 처녀를 빼앗고 농락했던 야만족 전사대장...그 잔혹하고 구역질나는 자에게서 거칠게

다루어지며 자신도 모르게 그의 테크닉을 배웠던 것일까...

멍하니 촛점잃은 얼굴이 된 에볼린이 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신의 두 손을 쳐들어 바라

보았다.

에볼린의 뇌리에 두려움과 공포가 스르르 쳐들며 머리 속이 텅 비는것 같았다.

" 하아...하아...하아..."

천천히 호흡이 가빠졌다.

와락 에볼린의 양 손이 스스로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 하아...하아......아아악! 아아아악!"

" 에...에볼린?"

카나엘이 황급히 일어섰다.

" 아악! 아아악!"

절규하듯한 비명과 함께 에볼린이 벌떡 일어서 퍼들퍼들 몸을 떨며

경련했다.

" 에볼린! 정신차리렴! 에볼린!"

카나엘이 에볼린을 부축하며 가볍게 흔들었다.

그러나...에볼린은 천천히 의식을 잃으며 풀썩 쓰러져 버리고 말았다.

타는듯이 붉은 머릿결은 흡사 보석을 녹인듯 아름답게 반짝인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은 살짝 위로 솟구쳐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뻗어있고, 조금 짙은

눈썹이 미묘한 선을 그린다.

고집스레 다물어진 입술과 시원하면서도 강한 인상을 주는 이목구비...거기에, 사슴처럼

쭉 뻗어진 목줄기의 선과 풍만하면서 팽팽한 가슴 등...어떤 귀공녀보다 아름다운 소녀가

조각처럼 누워있었다.

소녀가 누워있는곳은 마법진이 새겨진 대리석 침상 위...듬뿍 향기나는 기름이 부어진 손이

우아하게 소녀의 복부를 부드럽게 위로 스친다.

" 흐흐흐흠...라랄라..."

뿌연 수증기가 멀리 피어오르며 촤르르 사자의 입이 벌려진 새로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 랄랄라...랄라..."

미묘한 화음을 내는 노래소리...듣는 사람의 심신을 평안하게 해 주는 아름다우면서 영롱한

느낌의 노래가 웅웅 묘한 울림을 길게 끌며 이어진다.

차르르 녹색 베일같은 머릿결이 드리워진다.

늘씬한 키에 신비한 미소를 머금은 여인...성숙하면서 요사로운 느낌의 아름다움을 지닌

여인...카나엘...그녀의 손이 귀한 도자기를 매만지듯 부드럽게 에볼린의 전신을 스쳐간다.

살며시 젖가슴이 떠받들어 지며 문질러지고 아랫배에서 양 다리를 지나 발 끝까지 깃털이

스치는것 같은 미묘한 손놀림이 이어진다.

" 으...으음..."

침상에 누워있던 소녀...에볼린이 파르르 눈 가를 찌푸린다.

천천히 떠지는 눈...처음 다소 혼탁하던 눈빛은 몇차례 천천히 깜빡여지며 순도높은 루비

같은 맑은 광채를 되찾는다.

"...?"

약간은 어리둥절한 어린동물같은 눈동자...그러나 갑자기 그녀의 눈이 크게 떠지며 놀란

표정이 된다.

" 어머나! 깨어났구나...흐음...하지만 좀더 누워 있으렴..."

밝은 목소리로 카나엘이 웃어보이며 부드럽게 손을 놀렸다.

"...!"

에볼린은 흠칫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 랄랄랄...랄라...랄라..."

하지만 카나엘의 손길은 성(性)적인 에로틱함보다 자애롭고 따스한, 흡사 솜씨좋은

치료사의 그것처럼 다분히 의료적인 측면이 강했다.

"......"

에볼린의 눈이 조용히 가라 앉았다.

긴장되었던 근육이 점차 풀려가며 편안해져갔다.

아울러 악몽같던 지난날이 떠올라 크게 충격을 받았던 정신도 이완되기 시작했다.

" 랄랄랄라...랄랄라..."

부드럽고 경쾌한 노래소리...해맑은 아침의 햇살이 비치는것 같은 느낌에 에볼린은 스르르

잠이오기 시작했다.

"......"

어느새 카나엘의 손길이 에볼린의 얼굴에 이르렀다.

얼굴의 결을 따라 섬세하게 움직였다.

그에따라 에볼린의 얼굴이 활짝 피어나는 꽃처럼 화사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간지러우면서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다.

어느새 에볼린은 규칙적으로 가슴을 일렁이며 편안하게 잠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카나엘이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후훗...정말 귀여운 애야...그나저나...기억을 읽어보니...꽤 험한일을 당했더구나...

가여운것...그리고, 정신적인 충격이 심하더구나...어느정도 막아놓기는 했지만...어쩔까나

... 혼돈의 존재와 융합한 양성체...거기에 정신까지 불안정하다...뭐 원래대로라면

말살대상이겠지만...후후훗...자칫 세상을 혼란에 빠뜨릴 위험한 존재가 될수 있으니까..."

카나엘이 살짝 혀를 내밀며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 이루어지기 힘든 순수한 열망을 지닌아이...거기에 이렇게나 아름다운 아이...마도의

잠재력도 굉장하고...그렇다면...결론은 하나...쿡쿡쿡...내 눈에 띈 댓가로...넌 내 인형이

되어줘야 겠구나..."

카나엘은 가볍게 잠자는 에볼린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 대신 너는 네 스승을 동경하는 그 열망을 현실로 할수 있을거야...물론 너를매개로

휘리나 역시...또 다른 '인형'으로 만들것이지만..."

카나엘은 자신만만하면서도 요사스러운 웃음을 머금었다.

" 이미 휘리나는 나의 정신의 조각에 사로잡힌 상태...그리고, 에볼린...이 아이는 양성체

로서 융합된데다가 드러나지 않는 정신적 균열을 가졌고...훗훗...난 정말 운이 좋단 말이야

... 쿡쿡쿡..."

싸악 그녀의 혀가 입술을 핱았다.

여전히 카나엘은 섬세하고 부드럽게 손을놀려 에볼린의 전신을 마사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새 정중할 정도의 손 놀림과 달리 두 눈은 점차 열기를 띄며 묘하게 반짝이기

시작했다.

카나엘의 흥얼거림은 계속되었다.

" 예전 기회가 왔을때 주저한 결과 다 잡았던 스승님을 놓쳤고...그 다음엔 한순간의

망설임으로 인해 귀여운 제자들에게 정신이 봉인당하는 곤란한 결과를 당했었지...쿡쿡쿡

... 하지만 이번 만큼은...절대로 다를껄?...호호홋...랄랄라...라라라라...랄랄라...우후훗!..."

욕실 안에는 감미로운 벌꿀같은 노래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눈을 떳을때 에볼린은 한없이 편안한 느낌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

쭈욱 기지개를 펴 보았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쭈욱 상쾌한 아침공기가 전해지듯 신선한 기분이었다.

잠시 눈을 비비며 고개를 갸웃 거리다 흠칫 무언가 깨달아지는것이 있었다.

화들짝 놀라 홑이불을 걷어냈다.

빈트없이 잠옷에 감싸여 있는 상태...전날 카나엘과의 뜨거우면서 과격했던 육체관계가

떠 올랐다.

잠옷 자락을 헤쳐보았다.

이상하게도 몸 여기저기 점점히 나 있었던 키스마크나 멍자국 등이 깨끗이 사라지고 없었다.

더구나 평소와는 달리 피부가 반짝반짝 깨끗하고 싱싱한 잘 씻은 복숭아의 표면을 보는듯

싱그럽기 짝이 없었다.

서로 스치는 피부의 감각 역시 매끄럽고 보드라왔다.

"......!"

그러고보니 이상한것은 또 있었다.

여자아이의 방 치고 후줄근하고 초라했던 에볼린의 방이 약간 달라져 있었다.

무언가 일단 더러움이 깨끗이 가셔진 기분이랄까...

더구나 창가에 분홍 장미꽃까지 화사하게 꼿혀있는 상태였다.

" 이...이건..."

카나엘의 솜씨였다.

수수하지만 색이 고운 수반(水盤)에 보존마법을 걸고 역시 마법처리가 되어있는 장미꽃을

솜씨좋게 배치한 것이다.

" 카...카나엘...님?..."

살풋 에볼린의 양 볼이 달아올랐다.

고개를 돌리자 침대 머리맡 짙은 자주색의 로브 한벌과 옷가지들이 단정히 정리된채 놓여

있는것이 보였다.

깨끗한 속옷까지 놓여있는것을 본 에볼린의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붉어진다.

"......"

주춤주춤 다가가서 집어들어보았다.

살짝 장미향까지 나는 보송보송한 느낌이었다.

야릇한 기분을 느끼며 에볼린은 집어든 옷을 천천히 입기 시작했다.

창 밖에 햇빛이 새어들며 작은 새들의 지저귐이 들리는 화창한 아침이었다.

" 흐흐흐..흐흠...랄랄라..."

연한 푸른빛 면수건으로 머리를 질끈 묶은 여인이 콧노래를 부르며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길게 찰랑거리는 녹색 머릿결이 아름답게 반짝거리며 윤기를 발한다.

보글보글 끓고있는 작은 솥을 휘저으며 산뜻한 표정으로 미소짓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흡사

그림속에서나 나오는 모습인양 화사하고 산뜻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그 겉모습에 현혹되었다가는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몰랐지만...

에볼린은 그녀의 그런 모습에 이미 넘어간듯 묘하게 상기된 표정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켜야 했다.

"......"

전과는 달리 넓은 창으로 시원한 바'?경치가 보이는 거실...한쪽의 아담한 부엌에서

향긋한 내음이 피어오르며 무언가가 끓어 올랐다.

살랑 인기척을 느낀 여인이 뒤를 돌아보다 살짝 고개를 숙이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 어머나! 벌써 일어났네...잘잤니?"

에볼린은 잠시 멍한 표정으로 카나엘을 바라보다 흠칫 놀라며 마주 고개를 숙였다.

" 아! 네..네...안녕히 주무셨어요?"

카나엘은 상큼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요리에 전념했다.

" 으응! 아주 잘 잤어...뭐, 몇시간 명상으로 때웠지만 간밤에 한판 신나게 뛰었더니 찌뿌드

하던 몸이 쫙 풀렸지 뭐니...하긴...누가 푹 잠드는 통에 옮기느라 애좀 먹었지만...호호홋!"

명랑한 카나엘의 대답이었지만 에볼린은 금방이라도 터질듯 두근거리는 가슴을 감싸안으며

진정시켜야 했다.

" 카...카나엘...님..."

카네알은 에볼린의 버벅대는 모습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 자...그건 그렇다 치고...거기 오븐에서 좀 꺼내 주겠니? 지난번 너의 솜씨에 미칠지

모르겠지만 이 몸도 요리는 조금 하거든?"

퍼뜩 정신을 차린 에볼린이 오븐을 열어 보았다.

" 아아..."

탄성이 절로 나왔다.

커다란 민물 가재와 송어를 이용한 찜 요리가 향긋한 냄새를 풍기며 드러난 것이다.

" 괴...굉장해요..."

절로 탄성이 흘러 나왔다.

" 후훗...고마워...자! 이쪽으로 꺼내줄래? 그리고 식기좀 챙겨주고...대충 준비되는대로

휘리나를 깨워야겠다...마법 습득도 좋지만 요즘 너무 무리하는건 아닌지..."

카나엘은 밝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듯 말했다.

" 네...네!"

에볼린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송어와 가재요리가 든 받침접시를 마른행주로

감싸 조심스레 오븐에서 꺼냈다.

휘리나는 식탁이 다 차려질 무렵 모습을 드러냈다.

조금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길고 잘 손질된 금발을 늘어뜨리고 화사한 가운을 걸친채 금방

세수를 마친듯 살짝 물기를 머금은 얼굴을 수건으로 닦아 내었다.

햇빛을 흠뻑받은 수선화같이 신선한 분위기였다.

" 일어났어? 잠은 잘 잤나 모르겠네..."

카나엘이 탁하고 스튜 그릇을 내려놓으며 걱정스레 물었다.

" 대충은...뭐 모자란 잠은 이따가 명상으로 때워야지...그나저나 오늘 식탁이 꽤 화려한걸?

무슨 날인가?"

휘리나가 감탄스럽지만 의아한 눈으로 식탁을 둘러보며 한 말이었다.

어쨋든 화사한 아침의 느낌처럼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였다.

송어와 가재요리에 사슴과 양고기 스튜와 두툼하게 썬 갓구운 호밀빵에 여러가지 먹을수

있는 꽃으로 만든 샐러드가 곁들여 졌다.

더구나 맛있는 아침 후의 차갑게 식혀진 과일에 크림을 곁들인 후식과 허브티 역시

최고였다.

식사가 끝난 뒤 조용히 찻잔을 들어 차를 음미하던 카나엘이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밝게

웃었다.

" 아아...이 기분이야...아침을 맛있게 먹고 차를 한잔...후훗...죽이지...!"

" 그건 맞는말이야...그런데...아까부터 좀 이상했거든?"

휘리나가 묘한 얼굴로 카나엘을 쏘아보았다.

" 뭐? 이상한거...라니?"

" 목덜미...자국...말이야..."

카나엘이 갑자기 머쓱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순간 에볼린이 차를 마시다 콜록거렸다.

" 나랑...잤을때는 못보던...것 같은데...아닌가?"

휘리나의 눈초리가 요상해 졌다.

무언가 눈치를 챈걸까...휘리나는 카나엘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에볼린의 얼굴이 희게 질려갔다.

그때...카나엘이 하아...하고 길게 한숨을 쉬며 한쪽 머리를 긁적였다.

" 그러는 넌? 티내지 말자구...애도 있는데...그쪽 목덜미...뭐야! 쯧...전에 잠결에 가볍게

‘페팅’한거 기억 안나나 보네..."

휘리나가 흠칫 놀라며 자신의 한쪽 목덜미를 더듬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카나엘이 쯧 혀를 찻다.

" 이봐 휘리나...질투하니? 하긴 에볼린 정도면 한번 뒹굴만 할지도 모르지...휴우...가볍게

꾸몄는데도 저것좀 봐...어지간한 귀공녀는 명함도 못내밀겠는걸?"

카나엘은 황홀한듯 묘한 표정을 지으며 에볼린을 바라 보았다.

그말대로 평소 거의 자신의 용모를 꾸미거나 하지 않던 에볼린의 모습은 놀라울 정도였다.

잘 정돈된 붉은 머리결이 아침 햇빛을 받아 반짝반짝 윤기를 발하며 다소 선이 굻으면서도

도발적인 폭발성을 가진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있는 모습은 신선함을 넘어서 놀라움 그

자체였다.

휘리나가 당장 발끈하고 나섰다.

" 카나엘...너...저애한테 손댓다간 가만안놔둘거야...명심해! 그리고, 에볼린...그거 봐라...

한결 낫쟎니...앞으로 지저분한 낡은 로브같은건 버리도록 해...응?"

휘리나는 방긋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에볼린의 안쪽 볼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감탄섞인 표정을 숨기지 않는 휘리나의 시선을 받자 에볼린이 묘하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 네...네에..."

에볼린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얼른 대답을 해야 했다.

" 휴우우...그 계집애...둔하다가도 간혹가다 이상하게 예리하다니까...방심하면 안되겠어..."

대충 설걷이를 한뒤 탁자에 앉아 카나엘이 가슴에 손을 대며 길게 한숨을 쉬었다.

에볼린 역시 그 말에 동감하는지 살짝 고개를 숙이며 긍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 네...네에..."

" 마침 신경써서 네 몸의 자국을 없애 두었기 망정이지...잘못했으면 곤란할뻔 했다..."

슬쩍 카나엘의 손이 에볼린의 목덜미에 닿았다.

에볼린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 카나엘...님..."

에볼린은 자신도 모르게 한마리 고양이가 된듯 카나엘의 손등에 자신의 볼을 부볐다.

" 후후훗...귀여운 아이...자 이리오거라...오늘은 네게 과제물을 내줘야 겠는걸?"

어린 고양이가 귀를 쫑긋거리며 고개를 쳐들듯이 에볼린이 카나엘을 바라 보았다.

" 과제물...이요?"

카나엘은 밝게 웃으며 한쪽 눈을 찡긋 거렸다.

" 그래! 과.제.물...!"

잠시 후 에볼린의 앞에 커다란 책 한권이 육중한 소리를 내며 놓여졌다.

어찌나 큰고 두꺼운지 보는 사람의 기가 질리게 할 정도였는데, 거의 거실 탁자를 가득

채울정도의 크기에 한뼘이 넘는 두께였다.

책을 좋아하는 에볼린 이었지만 약간 겁을 먹을정도의 분량이었다.

" 이...이건...?"

카나엘이 살짝 눈 웃음을 지었다.

" 펼쳐봐..."

검은 가죽과 황동으로 장식된 표지가 펼쳐지고 속표지가 드러났다.

검과 방패 그리고, 한마리 드래곤이 카다란 기둥 위에서 포효하는 형상과 '영광스런 국가는

영원히 번영 하리라' 라는 글이 멋들어진 필체로 인쇄되어 있었다.

" 꽤 오래된 문헌이지...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고왕국시절의...당시에는 지금은 잘 모르는

기술로 책을 찍어내었다고 하지...고대 마도문자는 알고 있겠지?"

에볼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좀더 책장을 넘기자 빽빽하게 들어찬 글자들이 나타났다.

천천히 읽던 에볼린이 갑자기 놀란 얼굴을 해 보였다.

" 예법? 그것도...왕실예법...?"

그랬다.

그 책은 한 국가의 왕실예법과 의식을 다룬 내용이었는데, 일상생활에서 부터 복잡한

의전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에볼린이 놀란 눈으로 카나엘의 얼굴을 쳐다 보았다.

" 의식, 혹은 예법이란 하나의 흐름 같은 것이지...더우기..."

카나엘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을 슬쩍 허공에 흔들었다.

갑자기 바람이 부는것도 아닌데 책장이 팔락팔락 넘어가다 한 곳에서 멈췄다.

"......?"

" 여기서부터 진짜야...물론 앞쪽의 내용도 익혀야겠지만..."

카나엘은 더욱 알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책장이 넘어가다 멈춰진 곳...그 것에는 또 다른 책표지인듯 맨 앞장보다는 얇았지만

그래도 꽤 두꺼운 또 다른 표지로 되어 있었다.

붉은 기운이 도는 표지에는 공작새가 날개를 활짝 펼친 형상이 생동감 있게 새겨져 있었다.

가죽인지 무엇인지 알수없는 재질이었지만 흡사 점토판에 그대로 찍어낸듯 정교한 모습

이었다.

에볼린의 손이 천천히 표지를 넘겼다.

다음 장에는 또다른 속표지인듯 역시 공작새의 모습과 대지의 여신을 찬양하는 구절이

보였다.

그리고, 다음장이 넘어갔다.

" 아!..."

에볼린이 눈에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도 그럴수 밖에 없었다.

해부학적 의학적 신체의 구조가 자세한 도해가 곁들여서 해설되어 있었고, 특히 남녀의

생식기나 성(性)적인 문제에 관해 여러가지 지식들이 서술되어 있었다.

각종의 침실매너, 성교(性交), 체위, 그에따르는 여러가지 위생개념까지...

" 그 것은 고대의 마도왕국 시대의 왕실문서중 하나야...당시...마도왕국은 인공적인 키메라

기술과 호문클루스 기술 같은 것을 이용해서 인간이 인간을 창조하는 수준까지 갔었다고

하지..."

카나엘은 사뿐사뿐 에볼린이 앉아 있는 뒤쪽으로 바싹 다가와 두 팔로 뒤쪽에서부터 목을

끌어 안았다.

"... 카나엘...님?"

자극적인 향기와 함께 부드러운 카나엘의 여체가 부드럽게 자신을 안아오는 것이 느껴지자

에볼린은 당황한듯 몸을 움찔 떨었다.

" 잘보렴..."

카나엘이 더욱 바싹 에볼린을 끌어 안으며 한쩍 손을 쭉 뻗어 책장을 몇장 넘겼다.

무심코 그녀의 손길을 따라가던 에볼린이 헛바람을 내며 눈을 크게 부릅떳다.

"... 이럴...수가..."

카나엘이 에볼린의 귓가에대소 살짝 입김을 불어넣으며 속삭였다.

" 어떠니? 이래서 너에게 이걸 보여준 거란다..."

여성의 몸과 남성의 몸이 합쳐진듯한 인간의 신체구조...특성...그리고, 다양한 성적 테크닉 역시

앞쪽의 정상적 인간들의 경우보다 오히려 더욱 많은 양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었고

내용역시 풍부하기 이를데 없었다.

" 긍극의 마도과학을 응용해 만들어진 인공요정...일반적으로 아름다운 여성의 형상이지만,

어떤 경우...남성의 그것과 같은 생식기를 지니고 있게 하기도 했고...그 밖에도 다양한

모습과 형상...능력을 지니고 있기도 한 그들은...유력자들의 침실 유희용으로...심지어 남자

후계자가 태어나지 않았던 고위층의 경우 집안 여자들중 가장 뛰어난 이를 인공요정으로

만들기도 했다고 한단다...어떤 여 군주의 경우 스스로의 몸을 남자로 혹은 양성체로 개조

시키기도 했었다고 전해지고..."

카나엘은 말과 함께 손을 아래로 뻗어 에볼린의 치마자락 속으로 손을 집어 넣었다.

" 카나엘...님..."

에볼린은 흠칫 몸을 떨며 야릇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 마도술로 합일된 경우이든 호문크루스 기술로 합성된 경우든 양성체들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배이상 성적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더구나...다만, 그만큼 욕구역시 강하다고

하는데...그건 에볼린 너 역시 마찬가지이고 말이지..."

카나엘의 손이 에볼린의 아랫도리에서 미묘한 움직임을 보였다.

에볼린은 일술을 살짝 깨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점차 '그것'이 고개를 쳐드는 야릇한 촉감이 느껴지며 에볼린은 진저리를 치듯 몸을 떨었다.

" 난 너에게 두가지를 더 가르칠 예정이란다...물론 여태까지 배워왔던 마도학에 대한 것도

같이..."

" 아아...제발..."

카나엘은 에볼린의 애원섞인 신음에도 불구하고 애랫쪽으로 파고든 손을 교묘하게 놀렸다.

손 안의 남근과 같은 에볼린의 숨겨진 살 덩이가 점차 뜨겁게 달궈진 쇳덩이처럼 변하며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 휘리나...좋아하지? 가지고 싶지? 후후훗..."

에볼린의 눈이 순간 완벽히 정지되었다.

휘리나...그 말을 듣는순간 머리 속이 텅 비며 마치 안개에 가린듯 온통 희뿌연 장막에

휩싸이는것 같은 기분이 든 것이다.

갑자기 두근두근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는것 같았다.

" 휘리나는 때묻지않은 순결함...그리고, 외곬적인 편향성 마저 지닌 아이지...때문에 만약

네가 그 아이를 가지고 싶다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단 말이야..."

" 아아..."

카나엘의 손놀림은 더욱 교묘해져 갔다.

정확히 에볼린의 호흡과 흥분정도에 따라 적당히 달구어가며 쾌락을 조절해 갔다.

에볼린은 아래로부터 밀려오는 저릿저릿한 느낌에 온 몸의 힘이 쑥 빠지는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 고대 마도왕국 시절...해상왕국으로 이름이 높았던 '쟈나토'...달리 '쾌락의 땅' 이라고

불리워졌던 그 곳의 왕실 비전서에 적혀있는 예법과 사교술...거기에 침실 테크닉까지

익힌다면...호호호...모르긴 몰라도 어지간한 여자애들은 네 노예가 되기를 자처하겠지?"

에볼린은 야릇하게 귓가에 대고 속삭이며 아랫도리를 교묘히 자극하는 카나엘의 목소리에

점차 빠져들고 있었다.

사실이 그랬다.

휘리나가 혼돈의 존재와 합일되어진 자신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거기에 자신의

마음속 깊이 숨겨진 욕망을 안다면...

에볼린은 두려웠다.

카나엘은 그 점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고도의 정신 마법으로 에볼린의 생각과 과거의 기억을 읽어 그녀의 내면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상태였다.

더구나 이미 일종의 세뇌술로 에볼린을 상당부분 강제할수 있기도 했다.

" 그리고, 나는 너에게 정신계 마법...그 것도 환상과 다른 사람의 내면을 이용하는 매혹마법

역시 전수할 예정이란다...후후훗...휘리나는...어둠의 마법에 상당한 면역성을 가진

몸이지만, 성격이 여리고 순수한데다가 세상 경험이 없기때문에...비록 7서클의 마법경지를

개척한 상태지만 네가 조금만 노력하면 그 애를 매혹시킬 정도의 경지를 이루는데는 어려움이

없을거야..."

"...!"

카나엘의 목소리는 더 없이 감미로왔고 그녀의 말의 내용 역시 에볼린의 욕구를 충족

시키기에 무리가 없었다.

흡사 악마의 목소리 랄까...몽롱히 풀어진 에볼린의 표정을 보며 카나엘은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 거기에 너를 내 인형으로 만드는 것도 포함해서지...'

낼름 혀가 내밀어지며 에볼린의 목덜미를 핱아 올렸다.

부르르 에볼린의 몸이 떨려왔다.

"... 이제...한계인가 보구나...자아...언니가 편안히 해줄께...호호호..."

에볼린의 치마자락이 아래로 미끄러졌다.

투웅~ 야릇하게 부푼 살 덩이가 튀어나오며 허공에서 꺼떡거렸다.

이미 벌겋게 성을내고 부풀어 오를대로 부풀어 오른 물건은 앞 머리에 이슬 방울까지

맺혀 있었다.

" 하아...하아아..."

의자에 앉은채 축 늘어진 붉은머리 소녀...양성체의 저주스러운 육체를 지닌 그녀는

바들바들 떨며 카나엘의 손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앞섶이 축축히 젖어 얼룩이 진 속옷이 내려지며 한쪽씩 발목이 빠져나왔다.

속옷이 쳐들여 짝 펼쳐졌다.

민망한 얼룩이 보였다.

정확히 그 부분으로부터 번져나온 자국이 역력했다.

" 이런...이런...호호호...분명 아까 갈아입었을 텐데...쯧쯧...다시 목욕을 해야 겠구나..."

카나엘의 야릇한 눈초리가 에볼린을 향했다.

부르르 수치감에 떠는 소녀는 눈 가에 눈물 방울을 매달고 있었다.

카나엘은 손에든 속옷을 한쪽에 던져놓고 사뿐사뿐 다가와 에볼린의 다리를 쳐들어 의자

팔걸이에 한쪽씩 걸쳤다.

" 흐윽..."

야릇한 자세로 쪼그려진 소녀의 부분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며 벌려졌다.

힘없이 늘어진 길고 미끈한 다리가 팔걸이에서 대롱거렸다.

" 일단 벌인일이니 한번 뿜어줘야겠지? 흐으응...대단해..."

카나엘이 바닥에 바짝 다가서 무릎을 꿇고 앉았다.

" 하아악! 으으응..."

에볼린의 입에서 비명같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카나엘의 입술이 벌어지며 남근 앞머리를 상큼 베어문 때문이다.

" 흐윽...카...카나엘...님...아아앙..."

소녀는 부들부들 떨며 온 몸을 축 늘이며 할딱였다.

도무지 온 몸에 힘이 주어지지 않는다.

민망하게 벌려진 허벅지 사이 장대하게 우뚝 솟아 꿈틀거리는 힘줄이 툭툭 불거진 사내의

그것 같은 기둥이 절반 넘게 요사스럽게 반짝이는 카나엘의 입술 사이로 사라졌다 나타나며

물기젖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활짝 열려진 여성으로서의 부분 역시 능숙한 손길로 활짝 열려진채 더운 애액을 흘려내고

있었다.

파들거리는 꽃잎사이로 파고든 희고 가는 손가락들이 꿈틀거릴때 마다 에볼린의 늘어진

몸은 애처롭게 파들거리며 경련한다.

점차 카나엘의 손놀림이 빨라지고 연신 입술을 넘나들던 에볼린의 살 덩이가 물기를 잔뜩

머금은채 입안 깊숙히 빨려들며 조여진다.

" 으으...아하하학! 그만...!"

에볼린은 비명을 질러야 했다.

찔끔 눈물까지 흘러내렸다.

몇차례나 경험한 일이지만 매번 자신이 영혼까지 카나엘에게 빨려드는듯 아득하면서

죽음의 공포감이 느껴질 정도의 쾌락이 느껴졌다.

수없이 어둠이 몰려왔다 다시 하얀 백광(白光)에 둘러싸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리고, 절정...

그 지독한 높은 낭떠러지에서 한없이 떨어지는 기분...하지만 그 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 흐흐흑...하아악...제...제발...그만...주...죽을 것...같아요..."

텅빈 표정으로 눈물을 흘려내는 에볼린의 입에서 희미한 비명이 새어나왔다.

다시금 저 높은 허공으로 치솟는 기분과 함께 마지막 비명처럼 츄욱 아랫도리에서 무언가

세차게 뜨거운 것이 뿜어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그 것도 카나엘의 입 안에 빨려들어 꿀럭꿀럭 우윳빛 마그마를 뿜어내고 있는 그것 뿐

아니라 카나엘의 손가락이 파고들어 꿈틀거리는 여자로서의 부분 에서 역시 대량의 음액이

와락 터져나왔다.

" 아아아...으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체액을 뿜어내고 있는 양성의 부분이 부드럽게 어린아이가 달래지듯

조심스레 자극 받는다.

마지막 절정의 쾌감과 배설의 쾌감...거기서 더 나아가 또 다시 달구어지며 치솟는 감각...

이른바 쾌감에 쾌감이 더해져 에볼린의 감각을 교란시킬 정도의 미칠것 같은 느낌으로 화해

부글부글 끓는 쇳물 안에 담구어 지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어떤 곤충의 경우 일생에 한번 교미를 하는데, 숫컷 곤충은 교미시에 쾌감을 견디지 못하고

신경세포가 터지며 죽는다고 한다.

그리고, 사마귀의 경우 암수가 교미를 하면서 숫사마귀는 암사마귀에 머리부터 짓뜯겨 먹히

면서도 남은 몸이 교미를 끝까지 이어간다고 한다.

" 쿠쿡쿡...으음...처업...짜압..."

야릇하게 입술을 놀리며 카나엘의 눈망울이 사르르 떠졌다가 감긴다.

입 가로 미처 삼키지 못한 제액이 주르륵 흘러 내리며 언뜻 드러난 초록 눈동자가

요사스러운 빛을 발했다.

" 하아아..."

에볼린은 흡사 아랫도리가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전신을 추욱 늘어뜨린다.

쾌락의 지옥에 빠진듯한 느낌이 양성체 소녀의 전신을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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