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화 (3/14)

블러디 아이 Bloody eye - 3 -

" 후후훗...호호..."

' 촤르르...첨벙..."

까르르 신비한 여인의 웃음 소리와 함께 물 소리가 들렸다.

퐁퐁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환한 빛이 가득한 동굴 안...찰랑이며 고인 맑은 호수

에서 푸른머리를 길게 늘어뜨린 아름다운 여인이 장난치듯 늘씬한 다리로 물장구를 치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기분 좋은지 살짝 물 위로 쳐든 다리를 쭉 뻗어올려 보며 기쁜 웃음을 지었다.

" 아하하핫...후후후..."

기븜에 겨워 두 다리를모아 양 팔로 꼭 끌어안으며 환하게 미소를 짓는다.

" 하아..."

가만히 눈을 감은채로 온몸에 느껴지는 기분좋은 감촉을 즐기며 물의 흐름에 몸을 맡겨본다.

" 흐으으흠...라라라랄..."

영롱한 구슬이 부딛치는듯 아름다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 라라랄...랄라..."

목소리는 공동 안을 공명하며 영롱하게 휘몰아쳐 갔다.

아름다운 못소리였다.

흡사 산들바람을 타고 들리는 정령의 노래인듯한...

그런데, 갑자기 무언가 생각 났는지 그녀의 눈이 반짝 떠졌다.

조금 그녀의 표정이 심각해 졌다.

한참을 고민하던 그녀는 결국 몸을 일으켰다.

초르르 물보라를 일으키며 일어선 그녀의 몸이 싱싱한 물고기가 튀어오르는 듯 하다.

차박차박 조금은 서툰 걸음으로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온몸에 물기를 뚝뚝 흘리며 그녀가 간 곳은 아까 휘리나를 능욕(?) 하던 제단이 놓인 넓은

석실이다.

아까의 제단 위...축 늘어진 여인이 있었다.

푸른빛이 감도는 창백한 피부에 완전히 해체되어 가죽만 남은 동물을 보는듯 비참한 몰골로

늘어져 있는여인...

아름답던 피부는 버석버석 회색빛이 감돌고 눈은 쾡 하니 들어간채 잿빛으로 변해 멍청히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볼품없이 쭈그러진채 늘어진 젖가슴 부위가 가쁘게 일렁이고 있어 아직 살아 있다고 할수는

있었지만 흡사 뼈와 가죽만 남은 미이라를 방불케하는 느낌이었다.

팽팽하고 늘씬하던 각선미를 자랑하던 허벅지와 다리는 아까 젖혀진 그대로 말라 비틀어져

고정되어 있었고, 적나라하게 드러난 은밀한 부위만이 분홍빛 혈색을 띈채로 꿈틀거리며

붉은 빛이 감도는 체액을 방울방울 흘리고 있었다.

완전히 미이라가 되어 버린듯 처참한 형상으로 변한채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휘리나를

바라보는 녹색 머릿결을 길게 늘어뜨린채 온 몸에 아직 뚝뚝 물방울을 흘리고 선 여인...

그녀는 무언가 심각하게 갈등하는 모습 이었다.

살짝 아미를 지푸리며 손끝을 깨물며 무언가 주저주저하며 생각하던 그녀는 결국 나직히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사뿐사뿐 다가가 비참하게 늘어져있는 휘리나를 소중히 품에 안았다.

가쁜 숨을 내쉬며 늘어져있던 휘리나의 텅빈 눈동자가 데룩 굴려졌다.

무언가 포근하면서 좋은 느낌...한없는 나락으로 떨어질듯 위태위태한 속에서도 휘리나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그려진다.

" 엄...마..."

녹색머리 라미아 여인의 몸이 움찔 거린다.

그녀는 복잡 미묘한 시선으로 잠시 휘리나를 내려다 보더니 타박타박 발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향한곳은 제단이 있던곳의 전면...두마리 드래곤이 마주보며 포효하는 모습이 생동감

있게 새겨진 원형의 돌문 앞이다.

"&^%$$#*@"

알수 없는 주문이 나직히 흘러 나온다.

그러자, 붉은 기류가 감도는 포탈이 천천히 전면에 떠올랐다.

여인은 휘리나를 안은채 성큼 포탈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포탈이 사라지며 주위엔 다시 정적만이 감돌기 시작했다.

휘리나는 길고긴 꿈 속에서 노닐고 있었다.

따스한 했빛이 감도는 아름다운 정원에서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뛰어놀고 있었다.

그녀의 엄마 아버지의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갑자기 검은 철갑옷으로 중무장을한 군세가 들이닥쳤다.

칼과 창이 휘둘려진다.

' 아악! 엄마! 아빠!"

" 여보!"

마법으로 대항하던 아빠도 엄마와 자신을 붙잡고 협박하는 기사의 험악한 말에 두 손을

축 늘어뜨리고 만다.

이 틈을 놓지지 않고 한 기사의 철퇴가 그대로 휘둘려진다.

퍼석 수박 깨지는 소리가 나면서 그녀의 아버지는 머리가 깨어진채 뇌수를 흘리며 쓰러진다.

" 여보!"

" 꺄아아악! 아빠!"

몸부림치며 반항하던 엄마 역시 군인들에게 끌려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리고, 들리는 비명소리...

" 아악! 엄마!"

퍼뜩 눈이 떠졌다.

" 꿈?..."

흐릿하던 주위가 환해지며 어딘지 알수없는 천정의 모습이 보인다.

간결한 돌 타일로 된 천정에는 간결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이는 당초문양이 수놓아져 있었다.

문득 철벅거리는 액체의 감촉이 느껴진다.

그녀가 누워있는 곳은 야트막한 수조 안...비릿한 내음과 찰박거리는 기묘한 감촉이 느껴져

손을 쳐들자 자신의 팔이 보였다.

주르르 팔을타고 흘러내리는 붉은 액체가 보였다.

"...!"

휘리나의 눈이 더 없이 커졌다.

퍼뜩 몸을 일으켰다.

찰랑이는 피빛 액체가 고인 수조...비릿하면서 이상한 향기를 내뿜고 있는 액체는 밝은

진홍빛이다.

"...?"

어디에도 엉기거나 하지 않는 묘한 액체다.

만약 동물이나 사람의 피였다면 군데군데 검붉게 엉기거나 했을 터였다.

슬쩍 손가락에 묻은 액체를 입에 가져갔다.

"......"

달짝지근하면서 조금 비릿하지만 신선한 과일즙 같은 맛이 느껴진다.

그때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 일어났군..."

고개를 돌리자 보이는 얼굴...휘리나의 눈이 놀람으로 물들고 만다.

" 다...당신?"

녹색머릿결을 길게 늘어뜨린 채 어떻게보면 요사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여인이 그린 듯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베일처럼 녹색 머릿결을 늘어뜨리고 그림처럼 서 있는 여인이...

휘리나는 퍼뜩 정신이 드는 것을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 아...아앗?"

휘청...다리가 풀리며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 무리하면 안돼...넌 지금 정상적인 몸이 아니니까...간신히 회복시키긴 했지만, 내심

틀렸구나 했을 정도니..."

사뿐사뿐...조금 위태로웠지만 우아한 걸음걸이로 다가온 여인이 휘리나가 주저앉은 넓은

수조 가장자리에 걸터앉으며 걱정스레 한 말이다.

" 다...당신 나...나에게 무슨짓을?..."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주저앉은 휘리나는 저릿저릿 이상한 감각이 밀려오는 아랫도리

부근에 손을 댄 채로 앙칼지게 쏘아 붙였다.

녹색머리 여인...원래 라미아의 형상이었던 그녀는 무언가 생각하는듯 하다가 살짝 얼굴을

붉히며 한쪽 머리를 긁적였다.

" 무슨짓? 호호호...미안해...어쩔수 없었어...어떻게든 회복해야 했거든? 이번 기회는

두번다시 오기 힘든것이었으니...나도 절박했다구...안그랬으면 영원히 그 지긋지긋한

요물의 형상으로 기다려야 했겠지...나의 마력이 회복되던가 아니면 마력과 힘을지닌

누군가가 내 앞에 나타날 그 순간을..."

녹색머리 여인은 슬쩍 수조옆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휘리나에게 손을 뻗었다.

" 다행히 상당한 마력과 생명력을 지닌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났고...널 이용한게 되버렸지만

어잿든 나는 예전의 형상을 되찻았고 너 역시 다치거나 한 데가 없으니..."

무언가 몽롱한 표정으로 휘리나에게 뻗쳐가던 손길은 그러나, 매몰차게 찰싹 내쳐지고

말았다.

" 손...저리 치...치워요!"

녹색머리 여인은 조금 섭섭하다는 표정이었다.

" 섭섭한걸?...어떻게 됫든 널 회복시키려고 난 꽤나 애썻다구...숨겨두었던 레드 드래곤의

피와 정령수의 열매까지 써 가면서...덕분에 넌 앞으로 죽을 때까지 젊음을 유지할수

있을텐데...더구나 수명이랑 마력도 상당히 늘어날테구...말이지..."

라미아는 스르르 뱀이 움직이는듯한 몸짓으로 찰박 거리며 욕조 안에 발을 내디뎠다..

휘리나는 질린 표정으로 몸을 움츠렸다.

" 다...다가오지 말아요! 다 당신...무슨 생각으로..."

하지만 휘리나의 반응을 본 그녀는 오히려 눈을 빛내며 살짝 입맛을 다셨다.

" 호오...정말 예뻐졌는걸? 더구나 몸매도 더 좋아졌고...공들인 보람이 있어...확인을 해

볼까?"

휘리나의 얼굴이 당혹감으로 딱딱하게 굳어가기 시작했다.

" 무...무슨 소릴...다...다가오지 마! 다가오면..."

휘리나는 얼른 손을 저으며 무어라 무어라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전혀 마나의 흐름이 잡히지를 않고 오히려 살짝 머리만 아파오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살짝 어지럽기 까지 했다.

" 아아...머리가..."

휘리나는 결국 몸을 축 늘어뜨리고 말았다.

녹색머리 여인이 살짝 혀를 찻다.

" 쯧쯧...역시 초보네...마력이 높고 마법의 수준역시 높지만 실제 싸워본 경험은 거의

없나보군...바보!...마법은 아무렇게나 쓴다고 펑펑 나오는게 마법인줄 아니?

더구나 정상적이지도 않는 몸으로 그런 고차원적인 공격마법을 쓰려 하다니...

네가 지금 쓸수있는 마법은 고작 초보적인 보조마법이 전부야...물론 몸이 회복되고

정상적으로 메모라이즈 해둔다면 고위서클의 마법일지라도 서너차례 연달아 쓸수 있을지도

모르지만...하기야...나로서는 잘된 일인가?"

결국 휘리나는 다시 녹색머리 여인에게 사로잡히듯 안기고 말았다.

촉촉하면서 브드러운 느낌...더구나 미끈거리는 욕조안의 붉은 액체 때문에 더욱 자극적인

감촉이었다.

" 저리...치워...요...요물...으응..."

휘리나의 얼굴에 폭신하면서 따스한 감촉을 가진 녹색머리 여인의 유방이 바짝 다가 들었다.

얼굴이 폭 파묻힐 정도로 부드럽고 말랑거리는 감촉이었다.

더구나 아련한 젖내음 까지 풍겼다.

' 아아....'

한참 바동거리던 휘리나의 저항이 눈에띄게 약화되었다.

어느새 휘리나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껏 얼굴을 녹색머리 여인의 젖가슴에 막구 부비며 그

감촉을 흠뻑 즐기기 시작했다.

" 아...으응..."

휘리나는 이상하게도 녹색머리 여인에게 안기자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다.

아까의 뱀의 하체를 가졌던 라미아의 형상 이었던 때보다 훨씬 부드럽고 풍만해진...더구나

따스한 체온이 듬뿍 느껴지는 풍염하기 이를데 없는 육체였다.

살짝 기름기가 알맞게 도는 따스하고 풍만한 여체에 감싸이고 귓가에 약간은 요사스럽고

허스키한 묘한 음성이 속삭이자 등골이 오싹오싹 해지며 짜르르한 전율이 전신에 흘렀다.

살짝 그런 휘리나의 목덜미와 양 볼에 입맞춤한 녹색머리 여인이 만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 후후훗...역시...꽤나 엄마품이 그리웠던 모양이네...네 약점은 이미 파악을 끝냈지...더구나

네 몸의 하나하나까지 모든 부분을 조사해 뒀어...거기에 아까의 경험도...있었고..."

녹색머리 여인은 살짝 휘리나의 턱을 치켜 들었다.

투명하게 비쳐보이는 깊은 호수와 같은 느낌의 짙은 초록빛 눈동자가 어른거린다.

커다랗게 반짝이는 티 없이 맑은 푸른보석 같은 눈동자 한쌍이 물기를 머금고 흡사 그

안으로 빨려드는듯 정신이 몽롱해지기 시작한다.

" 아..."

전신의 솜털 하나하나가 오스스 일어서며 무언가 위험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휘리나는 손 끝하나 움직일수 없었다.

" 저항하지마...난 너를 놓아주지 않을거야...후후...오랜만에 보는 아름다운 영혼...그리고,

순수한 열정...절대로 가지고 말거야..."

부드러운 손길이 휘리나의 얼굴을 감싼다.

점차로 꿈속인듯 자신이 그녀의 녹색 눈동자 안에 빨려드는것 같은 기분좋은 전율을 느꼇다.

몸에 한점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 나의 이름은 카나엘...기억해 둬...널 영원히 속박하게될 이름이니까..."

카나엘...라미아의 형상으로 나타나 휘리나를 능욕하고 다시 처참하게 말라 비틀어진

휘리나를 살려준...알수 없는 여인이 잔잔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 카나엘...'

휘리나의 뇌리에 각인된 이름...그리고, 카나엘의 혀가 살작 내밀어져 자신의 입술을 싸악

핱았다.

" 으응..."

휘리나의 의식이 점차 꿈속인것 처럼 잠겨들었다.

달콤한 향기가 물씬 풍기는 압감이 훅훅 느껴지고 꿈틀거리는 혀가 서로 얽혀 뒤섞였다.

" 아아..."

잔잔히 느껴지기 시작한 쾌감...따스하고 풍만한 카나엘의 여체에 휘감긴 채 찰박이는

수조안의 붉은 액체의 감촉조차 기분좋게 느껴졌다.

카나엘은 편안한 자세로 앉은채 품에 안긴 휘리나의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감촉을 음미

하듯 즐겼다.

한참동안 뒤섞이던 혀와 입술이 떨어졌다.

반짝이며 여러 갈래로 늘어지는 끈적이는 서로의 타액을 아쉽게 핥았다.

" 으응...엄마..."

휘리나가 애처롭게 파르르 떨며 품에 깊이 안겨왔다.

대지의 여신같이 크고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부비는 그녀의 모습을 야릇한 눈으로 내려다

보던 카나엘의 손길이 부드럽게 그녀를 다독였다.

" 정말 부드러워...뼈도 가늘고...호호...수백년만에 처음 대하는 멋진 아이인걸?..."

" 하으응.."

카나엘의 손길이 서서히 움직였다.

살짝 휘리나를 부축하듯 자신의 무릎 위에 걸터앉게 한다.

사르르 휘리나의 가늘고 긴 목선을 타고 카나엘의 혀가 움직였다.

겨드랑이를 받쳐 올리며 양쪽 가슴의 계곡을 열어젖혔다가 탁 휘리나의 젖꼭지를 튕겨

올린다.

튕겨진 유두가 허공에 솟구치며 휘리나는 짧고 급박한 비명을 토한다.

" 하악..."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것이 아니다.

가슴사이의 계곡을 유영하던 혀가 젖무덤 가장자리를 지나 엷은 금빛 체모에 덮인

겨드랑이에 다다랐다.

" 으응..."

휘리나는 부들부들 떨었다.

흡사 구겨진 얇은 종이를 찬찬히 바르게 펴는듯 신중하고 교묘한 움직임이다.

겨드랑이 부위와 젖가슴의 안쪽에서 두드러지게 부풀어오른 유륜 주위...그리고, 목덜미

를 혀끝이 스치고 지나가며 간지러우면서 부드러운 쾌감을 더한다.

더구나 스르르 미끄러진 손이 안타깝게 밀착되어 오는 양 허벅지 안쪽을 가만히 스치고

올리며 어느새 활짝 열려진 휘리나의 꽃잎 주변을 살짝살짝 자극했다.

" 하아아...어서...어서...으응..."

이젠 휘리나가 애타게 갈구하며 카나엘을 재촉했다.

카나엘은 만족한 미소를 머금으며 천천히 휘리나의 양 허벅지를 활짝 열어 세웠다.

찰박 거리며 흘러내리는 진홍빛 액체가 금빛 체모와 분홍 꽃잎과 어울려 자극적으로 보인다.

카나에는 살짝 입맛을 다시며 좀더 휘리나의 허벅지를 쥐고 넓게 벌려 세웠다.

그리고, 자신역시 양 다리를 활짝 열고는 휘리나와 천천히 밀착 시켰다.

" 하아악!"

휘리나가 활처럼 허리를 휘며 전신을 파르르 떨었다.

한번 경험했지만 여전히 충격적인 느낌이었다.

흡반처럼 들러붙어 맹렬히 빨아대는 느낌...거기에 빙글빙글 은밀한 부분이 휘돌려진다.

처음엔 부드럽게 점차 거세게...휘리나는 첨차 허리 아래가 휘돌려지는 속에서 슬금슬금

하복부 안쪽에서부터 무언가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 하악...하악...나...녹아요...으응...안돼...이상해져...아아아..."

야릇하며 전율스런 느낌이 점차 등줄기를 타고 올라 전신을 퍼득퍼득 경직시킬수 밖에 없게

만든다.

" 흐응...절말 대단한 애야...아인족(亞人族)들 에게서 조차 이런 경험은 없었는데...하아아

... 정말 빠져들게 만든다니까...후후후...양성체(兩性體)로서의 힘을 잃어버려 정말

아쉬운걸? 안그랬다면 더 기분좋은 맛을 보았을텐데..."

몽하니 풀어진 야릇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안겨드는 휘리나를 감사 안으며 카나엘은

요사스런 미소를 머금었다.

" 아아앙...녹아...엄마...나 ...녹아요...하응..."

" 귀여운 아이...좀더...흐응..."

뜨거운 신음과 교성이 점차 짙어지기 시작했다.

찰박거리는 소리와 살끼리 부딛치는 소리가 울리며 두 여인은 서로에게 점차 깊숙히

몰입해 갔다.

을씨년스런 기운이 감도는 넓은 석실 안...사이한 기류가 뭉클거리며 피어 오르는 마법진이

음울한 형광빛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C%$KMH @EJL,,JGH &*GHLMN..."

높고 낮게 읇조리는 기묘한 주문 소리가 웅얼웅얼 울리며 분위기를 더욱 가라앉게 만들고...

" 꾸꾸꾸..."

" 키륵..."

두눈만 데룩 굴리며 제단에 묶여있는 하얗고 큰 백조 한쌍이 겁에질린 눈으로 주위를

바라보았다.

그 앞에 크고 늘씬한 키에 헐렁이는 낡은 잿빛 로브를 걸친...길고 윤기흐르는 붉은

머릿결을 늘어 뜨린 여인...아니, 아직 조금 앳되보이는 기운이 있는 소녀였다.

"0*hh&kjGFD!"

무언가 그녀의 주문영창이 급박하게 높아쳤다.

" 키윽!"

" 큭!"

단말마의 비병...그리고 허공에서 번쩍인 무엇...순식간에 묶여있던 백조들의 목줄기에서

피가 솟구쳤다.

그러자, 드러나는 하얀 미소...소녀는 슬쩍 칼에묻은 피를 날름거리며 핱았다.

다른 손에 청동으로 된 잔이 들렸다.

주르르 흘러내리는 동물의 피기 고인다.

그리고 뜻밖에도 자신의 한 손을 걷어 올리고 섬찟한 빛을 뿌리는 단검으로 천천히 손목을

긋는다.

고통스러워야 할 순간...하지만 소녀는 웃고 있었다.

점차 마법진에선 음울한 빛이 짙어져가고...

또르르 굴러떨어지는 피가 잔을 거의 채웠을때 사이한 미소를 짓던 소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 힐링..."

다른 손에서 흰 빛이 뿌려졌다.

스르르 아무는 손목의 상처...소녀는 살작 상처입었던 손목을 어루 만졌다.

자국 하나없이 말짱해진 손목을 만족스레 바라보며 소녀는 다시 양 손을 뻗어 선혈이

가득찬 청동잔을 높이 치켜 올린다.

"Mbvhi &j\trFd%...Kiyun YtredfvCfd$t%...."

점차 높아지는 목소리...그 것은 거의 외치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무언가 갈구하는 욕망에 어린 목소리...어느순간 소녀는 청동 잔에든 피를 확 하고

음울하게 빛을 내는 마법진 한가운데 뿌렸다.

순간...풀썩 하고 기묘한 증기가 솟구쳤다.

치이익...주위로 안개같은 기류가 자욱히 번진다.

순간 소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

무언가 겁에 질리면서도 기대되는 모습...그러나, 주위는 쥐 죽은듯 고요한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음산한 빛을 뿌리던 마법진 역시 잠잠하게 변한채 그대로 있을 뿐이다.

잔뜩 어떤 변화를 기대하며 무언가 각오하던 소녀가 낙담한듯 고개를 저었다.

" 틀린건가..."

추욱 낙심한듯 팔을 늘어뜨리는 소녀...하지만 이내 고개를 번쩍 치켜 들었다.

" 이번엔 될줄 알았는데...그렇다면 역시 좀더 강도를 높여야 하나?..."

무언가 열망에 찬 빛이었다.

" 어떻게든...어떻게든 성공시키겠어...힘을...힘을 손에 넣고 말거야...그래야...그래야..."

열망...욕망...거기에 욕정까지 느껴지는듯한 한쌍의 눈...멀거니 서 있는 허수아비를

보는듯 했던 그런 인상은 간곳이 없었다.

에볼린...마도사 휘리나의 단 하나뿐인 제자이자 유일한 측근으로 10여세때 전란이 휩쓸고

지나간 어느 도시에서 휘리나에게 구해진 소녀...

소녀는 한쪽에 고개를 돌렸다.

차악 휘장이 걷혀졌다.

" 스승님..."

그 곳에는 커다란 전신초상이 하나 걸려 있었다.

빛을 내뿜는 마정석 하나가 위쪽 벽에 박혀있어 부드러운 조명이 비쳐지며 드러난 형상...

" 스승님...하아아..."

에볼린은 냉오한 눈으로 푸른 로브를 걸친채 약간 아랫쪽을 굽어보는 휘리나의 초상에

바짝 몸을 밀착시켰다.

헐렁한 잿빛 로브를 헤치고 스스로 드러낸 젖가슴을 마구 주무르며 애타게 몸부림 쳤다.

" 스승님...조...좋아해요...정말...스승님..."

큰 키에 어울리는 늘씬하면서 풍만한 몸매였다.

오히려 휘리나보다 더 큰 가슴은 팽팽히 부풀어 오른채 오똑 젖꼭지가 고개를 내밀고

있었고, 로브 사이로 드러난 다리는 길고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한껏 곧추선 발끝으로

지탱된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능숙한 손길로 살짝 입 안에 넣어져 듬뿍 타액이 묻혀진 손가락이 향한 곳은 짙고 보기좋게

수풀이 우거진 체모의 아래...은밀한 살점의 동굴...

" 하아아..."

깊숙히 손가락 여러개가 삽입 되었다.

능숙히 허리와 엉덩이를 움직이며 부비적 거리는 소녀의 눈에는 어느새 안타까운 쾌락의

빛이 타오른다.

" 아아아...스승님...'

바르르 고개짓을 하며 떠는 소녀가 이내 허공을 향해 발돋움 하며 허리를 쭈욱 편다.

손가락이 깊이 삽입되며 꾸물꾸물 조여들고 번갈아 주물리던 가슴이 쥐어짜지듯 손 안에서

마구 비명을 지른다.

잠시의 정적...푸학 무언가 머리 속에서 연달아 터지는듯한 기분이 들며 바르르 떨던 소녀가

추욱 늘어지며 풀썩 그 자리에 주저 앉는다.

크고 아름다운 눈 가에 방울져 고이던 눈물이 또르르 굴러 내린다.

처연한 표정으로 올려다 보는 그녀의 뿌연 시야...그 너머로 준엄한 표정의 휘리나의 모습이

들어 왔다.

" 스승님..."

에볼린은 휘리나의 그림 아랫쪽에 살며시 얼굴을 가져다 댄다.

안타까운 미소...누구도 알수없는 마음을 삭이고 있는 소녀가 정중하게 초상화 아래쪽...로브

자락으로 살짝 내밀어진 휘리나의 발등 부위에 입을 맞춘다.

흡사 종교의 수장에게 귀의하는 견습 사제처럼 경건하기 이를데 없는 모습이었다.

" 사랑해요...스승님..."

음산한 빛을 뿌리던 마법진 한가운데서 에볼린은 꼼꼼히 살피기 시작한다.

그녀가 정성들여 그린 마법진은 완벽했다.

마노와 석영 가루를 섞어 그린 마법진은 희미한 잔상만 남아 있었지만 그래도 알아보기는

어렵지 않았다.

마법 발현시의 흔적이 깊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 이상해...마법진은 완벽했어...그런데 왜?..."

에볼린은 손톱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더구나 이상한 것은 백조와 자신의 피를 섞은 것을 마법진 한가운데 뿌렸는데 그 핏자국

하나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 매개가 되는 혈액이 사라졌다는것은...계약이 이루어 졌다는 것인데...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니..."

에볼린은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러면서도 들고있는 빈 노트에 꼼꼼하게 무엇인가 기록하고 있었다.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다.

때문에 무언가 미비하거나 이상한 사항은 항상 정리해 두어야 한다.

이 것은 그녀의 스승 휘리나의 가르침이기도 했다.

물론 정리해둔 노트는 깊숙히 치워질 것이다.

왜냐하면 에볼린이 이번에 한 일종의 소환 마법은 그녀의 스승이 알면 안되는 위험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혼돈의 힘'을 이끌어내어 자신과 합일 시키는 금지된 종류의 소환술 이었다.

어쨋든 기록해둘만한 것은 다 기록해 두었다.

이제 마법진의 흔적과 의식을 한 뒤처리를 해 둬야만 할 시기다.

에볼린은 살짝 내비치는 땀방울을 손으로 훔쳤다.

" 대충 기록은 다 해뒀고...이제 흔적을 지워야해...자칫 스승님이 아시기라도 하면...곤란

하니까..."

에볼린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살짝 손을 모았다.

정화마법과 '클린' 주문을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노트는 한쪽에 잘 치워 두었다.

"...?"

막 주문을 외우려는 그때 무언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전신이 오싹오싹 해지며 살며시 등줄기에 소름이 돋아난다.

" 뭐 뭐지? 이 기분은?"

에볼린은 살짝 가쁜 숨을 내쉬며 고개를 두리번 거렸다.

설레면서 두근거리는 느낌과 공포감...어느순간 그녀의 눈이 크게 부릅떠졌다.

"... 아!...저...저건?"

마법진에서 다시금 음산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더구나 이번에는 그 빛이 아까보다 훨씬 강렬하다.

" 소환이...이루어 진건가? 진짜?"

두려움이 섞인 목소리...그러나, 살짝 기쁨에 넘치는 격동마저 같이 들어 있었다.

" 쿠오오오..."

기괴한 울부짖음과 함께 확 하고 짙푸른 빛이 터져 나온다.

그리고, 드러난 형상...안개같이 불분명한 무엇인가가 마법진 한가운데 존재해 있었다.

끊임없이 꾸물꾸물 움직이는 기괴한 형상...흡사 수백, 수천마리의 뱀을 한데 엉켜놓은듯한

형상이었다.

[ 오랜동안의 기다림이었다...지겨울 정도로...그리고, 나를 소환한 존재는 실로 오랜만이군...

순수한 의지와 욕망...진실한 마음의 힘을 갖춘자여...그대가 나를 불렀는가...]

"...!"

에볼린은 머릿속을 웅웅 울리는 기묘한 외침에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의 충격을 느껴야 했다.

그녀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 네...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위대한 힘의 근원 이시어..."

에볼린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히고 있었다.

기뻣다...무엇보다도...온 몸이 으슬으슬 떨릴 정도로 격한 느낌이 전신에 짜르르 퍼진다.

[ 어쨋든 좋다...그대가 원하는 바가 무엇이든 이룰 힘과 능력을 얻게될 것이다...다만 차원의

계율에 의거...시공의 질서를 해치는 것만은 제외될 것이다...그리고, 그 댓가는 그대와

그대가 부른 나의 힘이 완전한 합일을 하는것...이후 그대는 전혀 다른 존재로 변할 것이다...

어떤 존재가 될것인지는 미지수...오직 그대의 의지와 카르마에 따라 그대의 형상과

힘의 질이 결정될것이다...물론 나는 본성이 순수한 혼돈...때문에 빛보다는 어둠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이의없는가?

원한다면 지금 이라도 소환을 철회할수 있다...그러기 위해선 매개였던 그대의 피가 한번

더 이곳에 뿌려져야 하겠지만...]

에볼린은 그 목소리를 들으며 으슬으슬 온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스승의 서재를 청소하다 발견한 낡은 마도서...난해한 암호로 쓰여있었지만 스승의 조부인

대마도사 카이닝의 일지를 참조 어렵게 해독할수 있었다.

그 곳에 적힌 긍극의 소환술...그 것을 발견한 에볼린은 뛸듯이 기뻣다.

무슨 소원이든 이룰수 있는 강대한 힘과 능력을 손에 넣을수 있는 최고의 소환술...더구나

마족소환술과는 달리 영혼을 매개로한 계약은 필요하지 않은 것이었다.

단, 그에따르는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와 일년에 한번도 하기 힘든 시기의 제약이 있었지만...

에볼린은 목이 메였다.

주체할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 흐...흐흑...네...이의 없습니다...빨리...의식의 완성을..."

잠시의 침묵이 흘렀다.

마법진 한가운데 음산한 형태로 가라앉은 알수 없는 형체...그 것이 흡사 에볼린을 자세히

살펴보기라도 하는듯 묘한 움직임을 보였다.

스르르 또아리튼 뱀이 고개를 쳐들듯 어스름한 형상이 고개를 치켜들었다.

잠시후 에볼린의 뇌리에 예의 그 음성이 울려 퍼졌다.

[ 그대의 의지를 살펴 보았다...사랑...그리고, 욕망...흥미로운 감정이다...나 의지의 주재자

다스타로스...그대와의 계약을 받아들인다.

다만 이제부터 그대는 그대가 불러낸 나의 힘과 결합할때 상당히 힘든 고초를 겪어야

할것이다.

부디 그 고통을 견뎌내고 그대가 원한 힘을 손에 넣기를 빌겠다.

모든것은 인연의 법칙으로 흐르노니...영원의 시공이여...이 계약을 인증하소서...]

웅혼한 외침이 끝났다.

" 윽..."

소용될이치는 거센 기류가 와락 에볼린을 덮쳤다.

에볼린은 양 팔로 얼굴을 가리며 주춤 뒤로 물러섰다.

잠시후 돌풍이 가셨다.

에볼린은 살며시 눈을 떳다.

" 아!..."

하얀 넝쿨이 엉켜있는듯한 혹은 몇인지 모를 뱀들이 뒤엉켜 있는 형상...에볼린은 입 안이

바짝 마르며 몸이 떨려오는것을 느껴야 했다.

" 도망치면...안돼..."

에볼린은 슬쩍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미 각오는 되어 있었다.

흑마술에서 악마를 불러내 계약을 맺는 의식에서도 여자 마녀인경우 피와 죽음을 매개로

한 계약이 아닌경우 자신의 가장 소중인 육체와 영혼을 담보로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물며 혼돈의 힘을 불러내어 맺는 계약이었다.

에볼린은 눈을 살짝 내리감았다.

스르르 에볼린이 걸친 닳고 낡아빠진 빛바랜 로브가 흘러 내린다.

" 스승님..."

상당히 큰키의 미끈한 여체가 드러나며 거기에 더해 대충 묶은 붉고 윤이나는 머리가 출렁

흘러내린다.

[ 구오오오...]

기이한 괴성을 지르며 꾸물꾸물 엉켜있던 뱀이나 넝쿨같은 형상의 마물이 촤르르 사방으로

비산하듯 촉수를 흩뿌린다.

에볼린의 굳게 감긴 눈가에 주르르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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