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화 (23/39)

불의 노래27

-딩동댕

“모두 조용히..이걸로 일학기 종엽식을 마칩니다. 알찬 방학을 보내고 개학날 봅시다. 여기까진 담임으로 공식적인 발표다. 그리고 지금부터 비공식 발표를 하겠다. 방학이라고 퍼지고 놀지만 말고 학원 열심히 다니고 보충수업..선행학습..이런거 모두 철저히 해서 성적 떨어지지 않고 반평균 훌쩍 넘기게 공부들 열심히들 해라..두고 볼거야..이상..인사는 됐다..”

“우우우..너무해요..아직 방학 시작도 않했는데..”

“원래 다 그런거다 이녀석들아..딴데로 새지말고 빨리빨리 귀가들 해라..”

“독재자..선생님..우우..물러가라..”

“수고 하셨습니다.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그래 너희들도 수고들 했다..”

-와글 와글..웅성 웅성..

드디어 여름 방학이 시작됐다. 비록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러 과목의 학원을 다녀야 하기에 평상시와 별반 다를것 없는 생활의 연속이나, 그래도 짬짬이 나는 시간을 나름 잘 활용하면 그래도 어지간한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너, 나 할거 없이 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우르르 학교를 빠져 나가고 있다.

서둘러 교문을 빠져 나가는 무리에 화형도 섞여있다. 머뭇거리면 진, 린..이 쌍둥이 자매에게 꼼짝없이 붙들리게 되므로 무척 서둘러 학교를 벗어나는 화형이다.

버스를 타고 10층 높이의 백색 빌딩앞에서 내린 화형은 빌딩 내부로 걸음을 서둘러 옮겼다.

이 건물은 할머니 숙영의 재산과 건물을 처분하고 엄마 진숙의 모든 재산을 처분하여 합친 돈으로 이번에 새로 구입한 화형가족의 유일한 재산이다.

전철과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위치한 빌딩은 유동인구가 많아 상권이 좋은 관계로 임대료가 비싸지만 공실율이 제로 퍼센트로 고수익의 임대수입을 올리는 알짜 건물이다.

화형을 위주로 돌아가는 가족 구성상 바쁜 경제 활동을 기피하는 성향의 숙영과 진숙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수익처를 찾은 것이다.

진숙은 이 빌딩을 관리하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관리인 서너명의 임금만 지출하면 그다지 어려울것 없는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자유로운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고..

“엄마! 나 왔어..뭐 해?”

“어머 화형! 어쩐 일이야..”

갑작스런 화형의 방문에 엄마 진숙은 얼굴에 화색이 돈다. 요근래에 화형은 바깥으로 돌며 시간을 주로 보내기에 화형과의 오붓한 시간이 뜸했기에 예고 없이 찾아준 아들이 더욱 반가운 진숙이다.

“으응, 나 오늘 방학 했어..그래서 학원 시간까지 여유가 좀 있어서 엄마 보러왔지..”

“아유 고마워라..음 이제 곧 점심시간이네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오랜만에 우리 아들과 맛있는 점심을 먹겠네..”

“응, 엄마 그러자 오랜만에..”

진숙은 화형을 차에 태우고 교외로 빠져 나왔다. 초여름의 따가운 햇볕이 사람들의 옷차림을 점차 얇고 노출이 많아지게 만들고 있다.

진숙도 얇은 민소매 셔츠와 스커트를 하늘색으로 차려입은 차림이었다. 창문을 모두 닫고 에어컨을 약하게 조절하여 운용하고 있다.

“벌써 날씨가 많이 더워졌네..화형 이참에 보약 한재먹자..아무래도 요새 좀 피곤해 하는거 같아..우리 아들..”

“.나..아들로 온거 아냐..성아 엄마..”

“..그래 알았어..성아 아빠..”

“요즘 내가 너무 성아 엄마한테 소홀한 거 같아서..그래서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고 싶고..또 집에서는 아무래도 단둘이 있기가 쉽지 않아서..그래서..”

“그랬구나..고마워 성아 아빠 아무래도 예전 같을순 없지..자기만 바라보는 여자가 나 빼고도 집에 네명이나 있으니..그중에 성아가 제일 심해..어쩜 아빠하고 떨어지려 하질 않아 쬐끄만게..”

살며시 진숙의 손을 잡아주는 화형이다. 잔잔히 떨리는 진숙의 손에서 그동안의 아쉬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 온다. 여러 여인들과 섹스를 나누는 화형이다. 그중에는 중학생인 누나와 고등학생인 고모이자 누나이기도한 재경도 있다. 섹스의 신선함이랄까 육체의 자극은 아무래도 나이어린 누이들이 화형에겐 훨씬 강한 자극을 안겨준다. 그리고 만족감이랄까 보지에 좆을 삽입했을때의 느낌 즉, 이른바 속궁합은 송여진 이사장이 화형과는 가장 잘맞는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엄마와의 섹스는 그 무엇을 다합해도 비교할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여자의 성에 처음으로 눈을 뜬 상대도 엄마였고 화형이 동정을 받친 상대도 엄마였다. 물론 화형의 아이를 가장 처음 생산한 여인도 바로 엄마 진숙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엄마와 화형이 모자간임에도 불구하고 또 남자와 여자로 맺어졌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봐도 나이차가 심한 연상연하 커플이다. 그런 여러 가지 커다란 핸디캡이 가로놓인 사이임에도 서로 사랑하고 성아라는 예쁜 딸을 서로의 동의하에 낳은 남녀사이가 그들이다.

그건 바로 화형의 아버지가 그들을 떠나 버린것 그리고 그이유가 할머니와의 근친가 사랑이었다는 것이다. 엄마 진숙과 화형은 그런 재만을 향한 배신감과 허탈감을 공유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에 비롯한 복수심을 그들은 이어지는 근친상간으로 표출하게 된 것이다.

진숙과 화형이 처음 섹스를 나눈 그날 그들은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재만은 자신들을 맺어주기 위한 매개체였음을 진숙과 화형은 섹스를 나눈 후 육체에서 느껴지는 말초적 환희와는 별개로 영혼의 떨림을 분명하게 느꼈다. 단순히 복수심의 발로로 이루어진 패륜의 성희가 아닌, 진정 그들은 영혼으로 맺어진 배필임을 알게 됐던 것이다.

그래서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는 부부로의 의무와 권리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텅..삑

“여기야 시내에서 제법 많이 벗어난 곳이네..”

“응..근데 분위기는 근사한걸!!”

“아유 성아 아빠가 좋아 하니까 다행이다. 저기 성아 아빠 오늘 하루는 학원 안가면 안돼?”

“알았어 그럴게 나도 오랜만에 성아 엄마랑 시간을 보내고 싶어..들어가자..”

“응.”

잘 차려진 퓨전 한식을 마있게 먹고 난후 진숙과 화형은 후식으로 나온 과일과 식혜를 마시고 있다. 반짝이는 하얀 도자기에 담긴 식혜는 달달하고 깊은 여운이 남는 후식이고 몇 조각의 열대과일은 식후의 포만감을 삭혀주는 역할에 적당히 어울렸다.

“아..배부르다. 여기 음식은 좀 특이하네..익숙한 모습에 특별한 맛을 감추고 있는 뭐랄까..음 엄마의 모습속에 감춰진 성아엄마의 맛과 같은 그런 느낌이네..”

“야유 무슨 비유를 그렇게..좀 부끄럽네..그치만 나쁘지 않아.. 나를 특별하게 생각해 주니..고맙구..”

“사실 고백을 하자면 굳이 내가 엄마랑 성아 엄마로 구분을 지으려 하는 건 음..일종의 준비운동 같은 거야..있지..나 엄마를 항상 존중하고 싶어 그런데 또 내..나만의 아내로 사랑하고도 싶기도 해..그런데 처음에 그러니까 엄마랑 내가 그러고 난후에는 얼마간 혼란스러웠어. 일종의 남자로서 느껴지는 소유욕이 엄마의 이미지와 자꾸 겹쳐서 엄마를 자연스레 대하기가 쉽지 않더라구..”

“그랬구나 나도 처음에는 성아를 임신하기 전에는 화형을 보기가 너무 어려웠어..이전에 아들로 사랑하던 감정이 자꾸 남자로 느껴지며 이성으로 사랑이 변해가는 걸 알게 된 거야..”

“엄마도? 그래서?”

“근데 성아가 생기고 난 후부터 생각이 정리가 된 거지..내가 진정으로 사랑하게 된 남자지만 이생에서 내가 낳은 아들임에도 틀림이 없다는 걸..그래서 그때부터 이름을 부르게 된 거야..화형..이렇게.”

“엄마도 그런 혼란을 격었구나..나만 그런게 아니었네..난 엄마와 성아 엄마 이렇게 부르는 걸로 관계를 설정했는데 그래서 난 엄마를 전보다 더욱 존중하게 됐어..”

“응 나 화형이 ‘성아 엄마’ 이렇게 나직이 부를 때가 너무 좋더라.”

“성아 엄마..고마워 사랑해..”

“나도 사랑해..날 여자로 사랑해 줘서 엄마로만 두지 않고 여자로도 살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그라고 성아를 내게 줘서 너무너무 고마워 화형.”

진숙과 화형은 그들이 맺어진 후 처음으로 속내를 모두 꺼내 놓으며 진심을 나누었다. 육체를 달구며 섹스를 통해서 나누는 교감도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는 방법으로도 훌륭하지만 이렇게 말로 진심을 표현하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영혼의 교감을 이루게 한다.

진숙과 화형은 피로 이어진 모자간이다. 거기에 딸을 낳아 기르는 사실상 부부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미 영혼과 육체가 완벽히 연결된 부부다. 그런 연유인지는 모르겠으나 화형은 진숙과의 섹스가 좋다. 섹스를 하는 도중에는 보지속에 들어선 자신의 좆은 마치 풋신한 이불속에 자리한듯 포근했고 사정을 한 후에는 대게 피곤함과 나른함이 느껴지는게 보통이나 진숙에겐 사정을 해도 전혀 피곤하질 않았다. 오히려 맛있는 음식을 먹은 후에 느껴지는 가벼운 포만감과 기를 충전한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진숙과 섹스 후에 공부를 하면 집중력이 향상되기도 하는 걸 경험한 적이 여러번 있다.

"성아 엄마 여기 뒤편에 산책로가 좋다 더라 우리 좀 걸을까?"

"응 좋아..아무래도 좀 과식을 한 거 같은데 도움이 되겠지..나가자."

진숙과 화형은 녹음이 아주 짙어진 산책로를 유유히 걷고 있다. 오후의 따가운 햇살이 내려 쬐고 있으나 숲에서 부는 청풍이 이를 씻어가고 있다.

화형은 자신의 팔짱을 끼고 있는 진숙의 팔을 풀어낸다. 의아하게 바라보는 진숙의 볼에 가벼이 입을 맞추고는 진숙의 손에 깍지를 끼어 잡아준다.

"아이참 누가 보면 어쩌려구..성아 아빠 지금 교복 차림이잖아..조심해야 한단 말이야.."

"그런가..그래도 뭐 가벼운 입맞춤 정도는 남들 시선에 구애받고 싶진 않아..내 마음 알지?"

".....알지 그럼.."

"............."

서로 깍지낀 손에 옅게 땀이 차서 촉톡해 지고 있지만 진숙과 화형 누구도 불편해 하지 않는다. 이렇게 오붓한 연애의 시간은 그들도 좀처럼 갖기 쉬운 일이 아니었다.

관계를 맺은 초기에는 금단의 자극적 쾌락이 그들을 지배 하였기에 시간과 장소가 허락되면 섹스에 몰입을 하였다. 그리고 성아를 갖고 출산했다. 남들의 이목에 예민하게 신경이 쓰이는 시기여서 외출을 자제하며 스스로들 고립된 생활을 했다. 그 시간동안도 역시 섹스에 과한 몰입을 한 경향이 있다

진숙의 출산 후 누나 수형과의 극심한 갈등이 있었고 다시 수형과의 근친상간이 아뤄졌다. 진숙의 육아와 수형과의 갈등 해소가 이뤄지니 이젠 아버지 진만의 죽음과 할머니 숙영 그리고 재경이 자신에게 의탁해 왔다.

진숙은 이런 모든 상황을 무조건 수용하고 자신이 희생을 함으로 자칫 크게 비화될 집안의 갈등을 제거 했다. 모두 화형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함이 아니겠는가.

진숙은 조선시대에서도 보기 어려운 여인으로의 인내를 화형에게 보여준 것이다. 그녀의 남자이자 아들인 화형이 어찌 그런 진숙의 희생적 헌신을 모르겠는가, 화형도 스스로의 이기심에 비판적 시각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성아 엄마 미안해 그리고 너무 고마워..생각해 보면 나 참 이기적인 놈이야..그런 나를 이렇게 내조를 해줘서 사람 구실을 하게 해주네.."

"그런 말..말아 화형이 뭐가 이기적이란 거야..어차피 모든 원죄는 내게 있는데..그리고 난 하형의 엄마이기도 해..아들의 뒷바라지와 내 남자에게 내조를 하는게 별로 다르지 않아.."

"그렇게 말해 주니 고맙네.."

걸음을 멈추고 화형은 진숙의 눈에 시선을 고정한다. 흔들리던 눈빛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그리곤 그동안 한번도 입에 담지 않았던 말을 진숙에게 건넨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