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그녀의 엄마를 무너뜨리다 - 1부
- 오빠 이제 그만해. 부탁이다 진짜...
차가운 말을 끝으로 냉정하게 돌아서던 지영이의 뒷모습을 태민은 멍하니 쳐다 보지만
끝끝내 한번도 그녀는 뒤돌아 보지 않고 점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사귄것도 아니었다. 아니 사귀어 보지도 못했다. 태민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4년여간 지영을 쫒아다녔지만 끝끝내 지영이의 마음 한조각 조차 얻지 못했다.
-쓰읍...
연거푸 담배를 피워대며 생각을 곱씹어 봐도 이제는 진짜로 이 지랄같은 혼자만의 사랑을 끝내야 할때가 온것 같다. 손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는데.. 딱 한번 다른 남자와 사귀다 헤어지고 위로한답시고 술을 마시다 무방비 상태의 지영에게 기습 키스를 했었던 그게 4년간 태민이 지영에게 했었던 처음이자 마지막 스킨쉽 이었다. 그나마 그때도 지영은 입꼬릴 비틀며 불쌍해서 대준다 식의 표정을 지었었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더더욱 짜증이 몰려오는 태민이다. 사실 태민이가 객관적으로 지영이 보다 딸리는 조건도 아니다. 183CM의 키에 남자답게 잘생겼다는 말도 자주 듣고 서울소재 1류대학군에 속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중이며 군대도 다녀왔고 친구들과 사이도 원만하다. 심지어 마음만 먹는다면 지영이 외에 다른 여자아이와 사귈수 있는 기회도 많이 있었다. 태민이도 이제는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자신이 왜 지영에게만 미쳐있는지 아니, 이제는 정말 이런 마음이 사랑인지도 자신조차 확신 할수 없다.
4년전, 지영이를 처음 만난건 재수 학원 에서였다. 그 학원은 마침 모든 원생이 기숙사에서 묶고, 외출 외박 통제에 연애금지라는 조항도 붙어 있고 지방소재의 커다란 학원이어서 공부하기 알맞은 학원 이었다.
그러나 사람마음이란건 통제한다고, 공부해야하는 환경이라고 움직이지 않는것이 아니었다.
일부러 후즐근하게 차려입고 간 첫날부터 같이 등록하러온 지영이에게 태민은 완전히 마음을 뺐겼다. 연두색 코트를 입고 연두색 우산을 들고 학원앞 도로 신호등에서 같이 녹색등이 켜지길 기다리는 한 여학생의 옆모습을 훔쳐볼때부터 ,코트깃 속으로 살짝 보이는 길고 하얀 목을 힐끔봤을때부터 , 마침 그 여학생이 자신과 같은 학원정문으로 향하고 등록을 하고 같은 반이 되고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얼굴을 매일 볼때부터, 첫수업에 출석을 불러 이름이 지영이란걸 알았을때부터 도데체 언제 부터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태민은 완전히 빠져버렸다.
그래도 본연의 목적을 잊지도 않았었고 애타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공부를 우선으로 생활하며 그냥 친한 오빠 동생 까지 진척이 된것에 만족하며 작고 소소한 추억은 있었지만 별로 대단하지 않은 기억을 남기고 수능을 치뤘고 목표했던 것 보단 조금 낮지만 괜찮은 대학 목표한 과에 입학할수 있었고, 둘다 서울에 산다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태민은 조급함을 견딜수 있었다. 그러나 무어가 맘에 안드는지 모르지만 지영은 번번히 태민의 대쉬를 거절했고 매달리고 설득하고 이벤트를 하고 다른남자가 생기면 기다리고, 이런과정을 거치다
군대를 가고 제대하고 그리고 다시 고백하고 차이고 정말 수십번도더 고백하고 거절당하고를 둘사이에서 반복했다. 열 번찍어서 안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은 어떤 씁새가 만든 말인지... 태민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차이기만 했다.
오늘도 별 기대도 안했었다. 또 차일거라 생각했고, 예상대로 보기 좋게 차였다.
그런데 왜일까 ,괜히 눈물이 맺히고 이제 태민이 나이 26이라는 생각이 문득들면서
3학년 이란 생각도 들고, 20대 청춘을 차이기만 했다는 생각이 문득들며 서럽고
괜한 분노까지 차오르는 태민이다.
-쓰발 지가 뭐그리 잘났다고.....
하... 이쁘긴 이쁘지. 그래 이쁘지. 그리고 사실 원래 착하자나 서글서글하기도 하고 ... 요즘 애들 같지 않게 나름 생각도 깊고 괜찮은 애지 지영이가....
-에이 쓰발!!
그랬었다. 태민이기 집착하리만큼 매달리기 전만 해도 맑게 미소도 보여주던 지영이었다.
첫 번째 두 번째 고백할때만 해도 진심으로 미안해 하던 지영이었다. 곤란해 하며 수줍어하며 고맙지만 그냥 친구로 지내자며 따뜻하게 말해주던 지영이었다. 그러던 지영이도 태민이의 3번째 4번째 5번째 ....수도없는 고백에 지쳐버렸고 점점 표독스럽게 변했다. 그뒤로 태민의 마음에 상처가 되는 말도 서슴치 않고 내뱉는 차가운 여자가 되어갔다. 지영이는.
술 , 술이 땡긴다. 소주 한병과 새우깡 하나를 사서 집근처 공원으로 향하는 태민이.
30분도 안돼서 한병을 다비우고 근처슈퍼로가서 아예 2병을 더사고 새우깡 하나만을 안주삼아 깡소주를 들이키던 태민이는 지영이에대한 아직 남은 미련과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것에 대한 분노사이에서 고뇌하다
필름이 끊겨버렸다.
- 저기요 , 저기 일어나세요 아직 추운데...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착해보이는 남학생이 태민이를 깨워준다. 고맙다는 표시로 고개를 까딱하고 나니 머리가 깨질것 같다. 핸드폰을 보니 6시반 ... 일찍 등교하는 고3인가...?
태민인 문득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다는 생각이 든다..
-치이익....
호주머니를 뒤져 담배에 불을 붙이니 머리가 띵하다 목도 따끔거리고. 조금 남아있던 소주를 들이 마신다. 빈속에 담배에 소주를 들이키니 미칠것 같은 기분이다. 어제 매몰차게 돌아서던 지영이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퍼서석!!!
소주병을 담벼락에 던져버린다. 기분이 드럽다. 딱히 지영이에 대한것도 아닌, 또 자신에게도 아닌 설명할수 없는 분노가 차오른다.
-하아..
어떻게든 해야할것 같다. 이러다간 진짜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한여자를 4년이나 쫒아다닌 자신이 이미 미친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뭔가를 해야해..이대로 안돼..이러다 미칠지도 몰라...
끊임없이 중얼거리던 태민이의 눈망울이 슬프게 한번, 사악하게 한번 희번뜩인다.
-그래, 그거야.! 어차피 난 미쳤어. 지영아 기대해라. 날 끝끝내 받아주지 않는 니눈에서
피눈물이 흐르게 해줄게.
그렇게 중얼 거리는 태민의 머릿속에 단 한번 우연히 마주쳤던 , 지영이와 똑 닮아
추정되는 나이가 믿기지 않았던 지영이 엄마의 얼굴이 스쳐간다.
- 이름 /김성희
- 나이 /45세
- 직업 /증권사 애널리스트
- 주요관심사 취미 활동 / 아침에가는 헬스클럽,수영
지난 일주일간 잠복하다시피 하며 지영의 엄마를 조사해 태민이 알아낸 정보다.
-지영아 그동안 미안했다 오빠 이제 너 그만 괴롭힐게. 라는 문자를 보내놓고 태민은
이제 돌아올수 없는 강을 건너기로 마음을 먹었다. 순정이었지만 집착이 되어갔고 이제는
그 집착하던 여자의 엄마를 건드리기로 마음을 먹은 태민이. 거의 정신병 수준이 된 태민.
이 미친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와는 별도로 아무튼 태민이의 계획은 하나하나 진행되어져 가고 있는 중이다.
-그나저나 참 대단한 집안이네. 그래서 나같은건 안중에도 없었나?
그랬다 태민이가 자기 나름의 복수를 위해 지영의 엄마를 함락시키기로 마음을 먹고 조사를
하면 할수록 놀라웠다. 아버지는 모 대학의 교수인데다가 엄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아버지가 교수인것도 놀랍지만 그나이에 여자로 증권사 애널리스트 란점이 특히 놀라웠다.
몸매유지와 건강을 위해 아침마다 매일 헬스와 수영도 빠지지 않고 퇴근후에는 바로 집으로 귀가. 틈이라곤 찾아볼수 없었다.
-치이익... 그래도 너보단 쉽겠지? 안그래 지영아?
담배에 불을 붙이며 혼자 중얼거리는 태민의 표정이 복잡하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막막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다. 그냥 모든걸 단념하고
돌아서면 될텐데, 왜인지 모르지만 지영이를 향해 뻗은 두다리를 되돌릴수 없다. 그리고
점점 더 위험한 길을 향해 걸어가게 된다.
-이제와서 어쩔수 없자나? 수영장에서부터 공략해보지뭐...
잠시 자신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되지만 이내 그 길을 걸어가기로 마음먹게 되는 태민이.
우선 자신있는 부분부터 치고 들어가기로 마음을 정한다. 사실 태민이가 지영이한테 거절당해서 그렇지 키와 몸매도 훌륭하고 외모도 출중한 편이다. 살아오면서 알바생활이나 친구네 집을 방문하거나 하면서 보아온 아줌마들에겐 어디서나 인기만점인 태민이었다. 물론 그때만난 모든 아줌마들이야 그냥 보통 아줌마들이 훤칠한 총각에게 보이는 대수롭지 않은 친절임을 알고 있지만 만일 자신이 본격적으로 아줌마를 꼬시기로 맘먹는다면 못할것도 없다고 생각이 드는 태민이. 그래서 일까 지영이에 대한 복수로 그 엄마를 무너뜨리기로 결정하게 된것도
그런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 수영이라면 태민이도 꽤나 하는편이다.
-때르릉~ 여보세요 ~
- 어 성철이형 나 태민이야
-웬일이냐 니가.
-형오늘 저녁 시간 괜찮아? 술한잔해
-왜그러는데? 암튼 오늘은 안돼고 낼 저녁에 보든가
-그래? 그럼 내일봐 7시쯤에 내가 전화할게 형네집 근처서 봐
-이자식 갑자기 왜그냐? 그래 암튼 그럼 내일 전화해라.
양성철.
평상시 별로 친하게 지내지 않던 같은과 선배다. 용돈벌이용으로 호빠를 들락거리는 평소엔
별로라고 생각했던 이 인간이 지금의 태민에겐 절실해 졌다. 살아오면서 한번도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유부녀를 작업하려니 아무래도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싶었다.
-쓰읍.. 내가 이제 갈때까지 갔구나. 이 인간한테 술이나 사고
하루가 지나 성철과 태민이는 성철네 집 근처 곱창집에서 소주를 마시며 잡다한 이야기를 하며 술이 적당히 취하고 슬슬 본론을 ㄲㅓ 내는 태민이.
-형, 호빠 다니다보면 유부녀 상대할때도 많지?
- 유부녀? 뭐 가끔 있지 대부분 술집년들이 오지만. 근데 왠 유부녀?
- 어 나 유부녀 하나 작업하려고
-? 미친놈 ㅋㅋㅋㅋㅋㅋ 너 지영이던가 그 여대다닌다던 여자하나 쫒아다니지 않았냐?
- 아 그애 끝낸지가 언젠데. 내가뭐 한여자만 쫒아다니는줄 아나?
지영이 얘긴 얼버무리는 태민이. 성철에게 자초지종을 다 설명할 맘은 없다.
- ㅋㅋㅋ 미친놈 그럼 딴 여자나 알아보지 먼 유부녀냐? 왜 돈이라도 필요하냐?
차라리 형이 호빠에 소개나 시켜줄까? 너정도면 일할수 있을꺼다.
- 아 됐어. 형 헌소리 그만하고 진짜 맘에드는 여자있는데 유부녀라 그래
- 지랄떤다 진짜 맘에 드는 여자가 왜 유부년데? 제대로 이유대라~
-하아...
순간 고민하는 태민이. 사실을 말하기도 그렇고 뭐라 해야하나 하다 그럴듯한 이유가
생각이 든다.
- 쓰읍 사실은 내가 주식을 좀 시작했는데 그 여자가 증권사에서 일하거든 애널리스튼데
아무래도 고급정보 같은거 있음 좋자나? 글고 유부녀 치곤 이쁘장하게 생기기도 했고
-ㅋㅋㅋㅋ 결국 돈이냐 야 차라리 호빠에서 일해라 뭐하러 골아프게 주식을 하고 또 정보를 얻겠다고 유부녀 등칠생각을 하냐
완전히 잘못짚고 훈계를 해대는 성철이 짜증이 나지만 원하는 대답을 끌어내기 위해 적당히 맞춰주는 태민이
- 아 내가또 약간 쑥쓰럼 타자나. 호빠일은 적성에 안맞어. 그냥 내식 대로 하게 일단 알려줘바.
유부녀는 어떻게 작업해야되?
-뭐 생각해놓은건 있고?
-그냥 그여자가 직장외에는 수영장 다니는게 전분데 아침에. 나도 뭐 수영배운다고 등록해서 같이 수영하다가 머 어떻게 되겠지 하고 있어.
-크크큭 몸매로 어필해 보겠다? 그건 좋은데 그전에 임팩트가 하나 필요하다.
-임팩트?
- 뭐 사실 유부녀냐 아니냐가 중요한게 아니야. 그냥 여자를 꼬신다고 생각하고 임팩트가 필요하다고 너 딱보니 그 여대다니는 년한테도 그냥 잘해주기만 했지?
- 어 뭐 그렇지 그냥 잘해주고 이쁘다 해주고 뭐 그렇게 여자 꼬시는거 아냐?
- 흐흐흐 니가 그러니까 그 허우대 가지고도 짝사랑이나 하는거다. 여자가 마냥 순둥이한텐
별로 매력을 못느낀다. 잘해주고 이쁘다해주고 하는건 사귄뒤에 하는거고 사귀기 전까진
알수없는 놈이 되는게 중요하다.
- 아 됐고 임팩트가 머야?
-그러니까 수영장으로 바로 가지 말고 그전에 뭐하나 사건을 만들어서 깊은 인상을 남기고
며칠뒤에 수영장에 등장하란 말이다. 우연이 겹치면 인연이다 . 이말 모르냐?
-... 아하.. 무슨말인지 알겠어. 근데 이왕 알려주는거 자주쓰는 임팩트 하나 알려줘바
- 야 이새꺄 그런건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나오자나. 드라마 영화 소재 유치하다고 무시하지 마라 그게 진리니까
-그러니까 머?
-아나, 그러니까 뭐 차로 들이받고 사고내고 섬씽을 만든다든가 뭐 깡패로부터 구해준다든가 이딴거 있자나
-헐 .....그런게 통하긴 하나?
-답답한놈 그게 진리라니까. 몰라 새꺄 술이나 마시자
그뒤로도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길 하며 시간이 흐르고 태민은 고깝지만 성철형을 만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며 이 자리를 마무리 하려 한다.
-형 이제 그만 가자. 오늘 고맙고
- 고맙긴 병신.... 야 근데 한가지만 알아둬라.
-???
- 너 작업대상이 유부녀 라고 했지?
-.....어
-크크크큭 유부녀는 쉽게 먹고 쉽게 버릴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는데
뭐 젊고 이쁜 처자보다야 쉬울지 몰라도 유부녀... 독이 있을수 있다.
-독? 뭔얘기야?
-흐흐흐흐 그런게 있단다 아가야. 조심해라 ㅋㅋㅋ
그말을 끝으로 알수없는 흐릿한 미소를 흘리며 비틀거리는 성철을 집까지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태민은 오늘 얻은 정보로 임팩트는 뭐로하지? 생각과 성철이 마지막에 말한
유부녀가 가진 독이란것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만 알수없는 말이란 생각만 들뿐.......
아 그러고보니 2년점 쯤에 딱한번 마주친적 있는데? 당연히 기억못하겠지.. 이런생각들을 하며 집으로
향하는 태민.
그의 등에 애잔한 쓸쓸함이 깔린다.
임팩트 작전을 고민하던중
인터넷에서 어떤 뉴스를 접한 태민의 눈이 반짝한다.
6시에서 7시로 향하는 시간, 지영의 집으로 가기위해선 꼭 지나야 하는 골목길 모퉁이에서
태민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슬슬 퇴근해서 돌아올 시간인데...
5분쯤후 지영이 엄마, 성희의 흰색 포르쉐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태민을 비추는 순간 뒤돌아서며
엉덩일 비쭉 ~ 내미는 태민
-퍼억~
크윽.. 태민의 계획했던데로 백미러에 부딪힌게 아니라 앞범퍼에 제대로 부딪혔다.
지영이 엄마 운전 솜씨가 h양 보다 더 별로인가 보다.
- 아이 씨발 눈 감고 운전하나! 당장내려 개쉑아!!
일부러 평소보다 험악한 말들을 내뱉는 태민이. 한편 성희는 집까지 다와서 이게 무슨일인지 당황스러운 데다가 피해자 인듯한 젊은 남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선뜻 내리지도 못하고 안절 부절 하고 있다.
조금더 망설이다가 쌍욕까지 들리자 성희는 무섭고 당황스러워서 조수석쪽 창문만 연채 말한다.
-저기요 정말 죄송해요. 제가 조심하지 못했어요 연락처 주시면 제가 신랑한테 말해서
보상해 드릴께요
-이런 쓰읍~ 아줌마! 아나 사람쳤으면 당장 내려서 사과부터 하지 뭐 보상타령이에요?
내가 뭐 크게 다친것도 아닌데. 졸라 재수없네.
-저기요 말씀이 좀 심하시네요. 제가 잘못한건 맞아요. 그런데 지금 같이 탄사람도 없고 저녁시간이라서 당황해서 그래요 연락처 주시면 제 남편과 상의해서 적절한 보상해드릴께요.
-헐 또 보상 타령이네 아줌마 돈 많아요? 그럼 그냥 가세요 난 자동차 번호도 외웠으니
뺑소니로 신고해 버릴라니까. 거참 내려서 정중하게 사과한번 하기가 그렇게 힘드나?
나이먹고 뱃살껴서 허리가 안굽혀지나? 이래서 아줌마들은 운전하면 안됀다니까 씨발!
담배까지 꼬나물고 험악한 인상으로 말도안돼는 말을 이어가는 태민이. 스스로 생각해봐도
어이없지만 그놈의 임팩트를 남기기위해 억지를 편다. 이런 나쁜이미지가 무슨 도움이 되나 하는 의구심도 들지만 성철이 말한 무조건 순둥이 이미지가 매력이 없다는 말도 맞는것 같아서 일단 이상황을 좀더 이어가고자 한다. 그사이 성희는 속으로 ‘ 뭐 이런 경우없는 젊은애가 다있지?’ 라는 생각이 들며
맞서 싸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요즘처럼 무서운 세상에서 무슨일을 당할지 몰라 얼른 이 자리를 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러면 그럴수록 무서워서 내려서 사과하는게 좀더 망설여지는데 저쪽은 무조건 내려서 사과를 요구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성희다.
-저기요 아직 학생같아보이는데 말이 진짜 너무심하네요. 제가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잖아요.
뺑소니라니요? 그러면 잠시 기다려 주세요 저희 집이 그리 멀지 않으니 남편보고 이리오라고 할께요.
당황한 태민이. 지영이 아빠까지 볼마음은 없다.
-아나 아줌마. 내가 뭐 흉악범이에요? 친구 기다리다가 별그지 같은 경우를 다당하네
그냥 사람 쳤으면 바로 내려서 "죄송합니다." 그랬으면 나도"아니 괜찮아요", 이러면 끝날일을
크게 다친것도 아니고. 머 아까부터 보상이니 남편을 부르니 말 참많네. 아, 내리기 싫으면
관둬요 아줌마가 얼마나 돈이 많은지 몰라도 나 그지 아니니까. 사과하기 싫으면 그냥 꺼져요 아 재수없네 퉤~!!
이제 성희도 화가 나서 얼굴이 붉어진다. 저 남자 말대로 바로 내려서 사과하지 못한건 자신의 잘못이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척봐도 지영이 나이또래 밖에 안돼는 새파랗게 젊은놈이
말끝마다 반말에다가 욕설까지. 이런 모욕은 처음이라 더 이상 듣고만 있을수가 없다.
-쾅
차문을 세게 닫고 내리는 성희.
깨끗한 화이트원피스와 검정색 힐로 서로대비되는 컬러로코디를 한모습. 스커트라인이 봉긋한 디자인이라 아줌마인데도 귀여운 이미지를 풍긴다. 특이하게 앞에 지퍼처리가 되어있어서 얼핏 섹시한 느낌마져 주는 모습이다.
긴장한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 허리를 꼿꼿이 세운 모습이 의도완 다르게 전체적으로 맵시를 더한다.
한편 성희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된 태민도 속으로 적지 않게 놀란다.
‘헐 예전에 잠깐 마주쳤을때는 신경을 안쓰고 봐서 몰랐는데 이정도면 삼심대 초반이라고 해도 믿겠는데?’
그러나 놀란 기색은 빠르게 지우고 험악한 인상을 유지하는 태민이.
-이제서야 내리셨네 사과하는게 그렇게 어려워요 아줌마?
-야!! 내가 사과하러 내린줄 알아? 너 도데체 몇 살이야? 몇 살인데 계속 반말이야?
내가 실수한건 미안하다고 몇 번을 얘기해? 저녁시간이고 당황해서 바로 못내린게 그렇게 잘못한거니?
내가 너만한 자식이 있어. 이게 어디다가 계속 막말이야?
- 아줌마가 우리 엄마야? 뭔 자식타령이야? 그리고 내가 뭐 다른말 했어요? 그냥 사과만 하라고 했지.
아줌마가 안내리고 계속 보상타령이니까 그런거죠.
- 이 얘 말웃기게 하네 뭐? 뺑소니라며? 재수가 없어? 너 그리고 말끝마다 욕했어 안했어?
이 버르장머리 없는 자식아!
- 이제 아줌마도 욕하네 거봐. 아줌마도 화나니까 욕하지? 나도 짜증나서 그랬어. 그럼
짜증났는데 내가 굽실거려야하나? 에이 씨발
- 뭐라고? 너 이자식 ..
너무 화가 나고 약올라서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올린 성희. 그러나 태민이 바로 손목을 낚아채고
벽쪽으로 돌려 밀어 붙인다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태민.
- 너 이거 못놔! 너 왜, 왜그래 안떨어져?
속으로 피식 웃음이 나는 태민 .손목을 잡힌채 자신이 다가서자 어쩔줄 모른채 얼굴이 붉어진 지영이 엄마가 귀엽게 마저 보인다.
-훗! 웃기는 아줌마네. 됐어요. 사과받았다 칠테니까 그냥 꺼져요.
할만큼 했다고 생각한 태민이 손을 놔주고 휙 뒤돌아 발걸음을 뗀다.
-꺼져? 너 거기안서! 너 연락처 주고가 너 교통사고로 고소해! 난 언어폭력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할테니까. 연락처 주고가 이자식아!
그러나 태민은 소기의 목적은 이루었기에, 어차피 자신의 복수를 위해 무너뜨리기 위한 지영의 엄마지만 가까이에서 자세히 본 성희의 모습이 유부녀 답지 않게 예뻐서 앞으로가 기대가 되고, 오늘의 이 헤프닝이 성철이 말한 임팩트 역할은 된건지 궁금함을 남긴채
묵묵히 그 자리를 떠난다.
한편 남겨진 성희는 생각지 못한 일을 당해서 분이 안풀리고 자신이 그렇게 잘못한걸까
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으며, 이 일을 남편한테 말하며 하소연이라도 할까?
걱정할텐데 그냥 잊어버릴까 고민하며 다시 집으로 향한다.
하지만 집에 주차를 하고 현관으로 들어서기 까지도 괘씸하고 분한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2주일뒤 지영이 엄마가 다니는 수영장.
지영이 엄마, 성희는 평소에 같이 다니는 이웃사촌인 명준이네 엄마와 준비운동을 하며 코치를 기다리고 있다.
거의 대부분이 유부녀들이고 몇명 체대를 준비하는 학생과 직장인 아저씨들도 포함 30명 정도 되고 코치는 남,녀 두명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비키니를 고집하는 명준이네 엄마완 달리 성희는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있다.
겉으로는 이제 나이가 많아서 비키니는 못입겠다고, 명준엄마는 부럽다고 말을 하지만 속으로는 유부녀임에도 조신하지 못한 차림의 명준엄마가 못마땅하다. 하지만 속마음과는 상관없이 스스럼없이 수다를 떨며 준비운동을 하는 두 유부녀.
-지영 엄마 피부 매끄러운거봐. 집에서도 관리 꾸준히 하나봐?
-무슨 소리에요. 명준엄마가 몸매는 더 예쁘지. 저는 수영 열심히 배우는 거 말고는 없어요.
명준엄마 수연 이 성희보다 3살더 많다.
-뭘 수연엄마 몸매가 아직 봐줄만 하지~ 어휴 이거 뽀얀 피부색깔좀 봐 신랑이 아직 좋다고 하겠어?
-에이 망측하게 별소릴 다하시네 운동이나 해요.
-피 좋으면서, 자기는 비키니 안입어도 섹시하네 가슴굴곡도 예쁘고
성희가 남사스러워서 비키니 대신 원피스를 입고있지만 45세 나이치곤 큰편인 167cm의 키에 명준엄마 말대로 뽀얀 피부색깔 때문에 원피스 수영복으로 가려지는 부분외에 드러나는곳이 남들 보다 두드러진다. 또한 원피스 특성상 전체적인 몸매굴곡은 비키니 보다 더드러난다.
-됐다니까 명준엄마가 몸매가 자신있으니 비키니도 입으면서 말은....헉!
-왜, 왜그래?
갑자기 외마디 신음을 흘리는 성희의 시선을 따라가보니 훤칠한 젊은 남자가 들어온다.
키도 커보이고 운동을 했는지 어깨도 적당히 벌어지고 초콜릿 식스팩도 뚜렷한.
-오늘 처음온 모양이네 근데 왜? 아는 사람이야?
-아, 아네요 잘못본거 같아요.
-그래? 꼭 아는 사람같아 보이네
‘ 저 자식이 여긴 왜 있지? 나 못알아 보는건가?’
그렇다 태민은 이쪽은 쳐다보지도 않은채 주위 아줌마 들과 오늘 처음왔어요, 잘부탁드립니다 이러면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태민이가 지영이 엄마를 놓치고 있을리 없다.
‘수영복 입은 모습을 보니 더 색다르네 저 가슴좀 봐’
태민이 하얗고 도드라져서 원피스 수영복으로 다가려지지 않는 성희의 젖무덤을 힐끗보면서도 일부러 아는체 하지 않고 있을때 성희는 태민이가 다른 아줌마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어이가 없다.
‘저,저 착한척 하는 모습좀 봐. 완전 깡패같은놈이’
- 지영엄마 저 학생 잘생기지 않았어? 그 하정우 닮았지? 키도 크고
-뭐가 잘생겨요 그리고 요즘애들 다커요 잘먹어서!
남 속도 모르고 저 깡패같은놈을 칭찬하는 명준엄마가 얄밉다.
-아니 왜그래? 잘생겼자나 가만있어봐 나도 인사나 하며 친해져야겠어 학생~
-어,어 명준엄마, 명준엄마!
성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잘생기고 젊은 남자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명준엄마가 어이없지만
명준엄마 말에 깡패녀석을 다시 찬찬히 보게 되니 확실히 못생긴 얼굴은 아니다. 키도
저만하면 크고 무엇보다 王자 모양이 확실한 복근이 눈에 들어온다
‘분명히 깡패가 확실해.. 저,저 몸 단련된거 봐바 에휴 확 다 말해버릴까..’
성희가 혼자 생각에 전전긍긍 할때 태민도 성희가 자기를 알아 보고 당황하는 모습을 눈치채고 있었다.
‘어라 성철형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데? 당황하는 모습봐라. 이젠 매너있는 모습을 보여줄 차례겠지?’
태민이 그런생각을 할때쯤 지영이 엄마 일행인듯한 아줌마가 다가와서 살갑게 인사한다.
이 아줌마도 유부녀 치곤 나쁘지 않지만 성희만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총각 오늘 처음이야? 학생이지?
-네 안녕하세요? 다이어트도 할겸 운동삼아 오늘부터 배우려고요 집도 멀지 않고해서. 잘부탁드려요.
-어이구 이뻐라 인사성도 밝고 참 잘생겼네 엄마가 자랑스러워 하시겠어. 근데 다이어트는
무슨~ 안해도 훌륭하네~
-아네요 여기 옆구리살도 좀있고 요즘에 몸매관리는 기본적으로 해야하는데 맹목적인 헬스는 싫고 ,
또 어릴때 수영은 좀배우고 해서요
살갑게 가벼운 얘기들을 나누는 모습들을 보며 성희는 점점 기가 찬다. 저 깡패가 자기한테
대할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명준엄마와 다른 아줌마들을 대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부아가 치민다. 보자하니 더 화가나서 가서 쏘아붙이기라도 하려던 찰나 코치들이 들어온다.
-저희가 조금 늦었네요 오늘부터 여기 학생도 같이 배우기로 했어요. 기본기는 떼고 들어온모양이니 여러분들 필요하면 도움도 받으시고 잘대해주세요 ~ 그럼 오늘 배울꺼 시작할께요.
그뒤로 태민과 성희의 조가 나뉘어져 성희는 별말,하지 못한채 떨떠름한 기분으로 그날 수업을 받았다. 교습이 다끝나고 몇발자국 앞에 태민이 걸어간다. 말을 걸어 화를 내볼까 하지만 또 더러운꼴 당할까봐 그냥 모른채 하기로 하는 성희.
-아유 학생 수영 잘하더라~
남의 속도 모르고 명준엄마가 그 깡패에게 다정히 말을 건넨다. 오늘따라 명준엄마가
얄미워 죽겠다.
-아네요. 어릴때 조금 배워서. 어? 혹시...
마치 이제 처음 본것 처럼 연기들어간 태민이. 하지만 성희는 막상 상대가 알아보니
당황스럽다. 장소도 장소인만큼 어색하기도 하고. 그냥 모른척 가주길 바라며 가만히 있는 성희.
- 저 혹시 그때 그 아주머님?
‘아주머님? 다짜고짜 쌍욕할때는 언제고’ 속으로 어이없어 하는 성희
- 네? 뭐가요?
-맞네요 제가 그땐 죄송했습니다. 사실은 그때 여자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너무늦게 나와서 화가난 상태였거든요. 집에가서 생각하니 너무 죄송스러웠어요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90도로 몸을숙여가며 극존칭으로 사과하는 태민이의 모습에 성희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할지 잘모르겠다. 차라리 그때처럼 막나가는 깡패같은 모습이면 차라리 쉬울텐데.
-됐어요. 저도 잘한거 없으니까 그냥 아는척 하지 않고 지냈으면 좋겠네요.
- 아니요 그러면 제가 너무 죄송하죠. 그날은 정말 죄송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뵐텐데
제가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시겠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태민이 너무 예의바르게 나오자 성희도 어느정도 마음이 풀린다. 여자친구한테 바람까지 맞았다니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어느덧 들기도 한다.
-됐어요. 그렇게 까지 말하니 저도 더 이상 문제삼고 싶지 않아요
- 왜 무슨일인데 첨부터 이상하더니 무슨일이야?
명준엄마가 의아해 하며 껴든다.
-아니에요 제가 이 학생을 차로 사고낸적 있어요
-그랬어? 왜근데 이학생이 사과해? 이상하네?
-제가 잘못했습니다. 순간적으로 화가나서 심한말을 했어요. 그날 생각하면 너무부끄럽네요
다시한번 사과드립니다.
-도통 ..무슨일인지
이해가 안되는 상황에 명준엄마가 의아해 하는 사이 성희도 어느덧 마음이 거의 풀렸다
사실 사고를 낸건 자신이 맞고 상대방은 아직 젊다 보니 혈기가 아직 있을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정말 됐어요. 없던 일로 해요. 몸에는 이상없나요? 그래도 차에 치었는데
-네 아무이상 없습니다. 그래도 꽤 튼튼하거든요 헤헤
넉살좋게 웃으며 자신의 가슴을 탕탕 치는 태민의 모습을 다시한번 보게 되는 성희
태민의 말대로 떡벌어진 어깨에 탄탄한 가슴 완벽한 식스팩복근이 눈에 들어온다
약간 두볼이 붉어짐을 느낀성희.
-명준엄마 그만 가요.
-그래 가.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학생 내일 또봐요 호호
-네 내일 뵙게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그러면서 또 꾸벅 숙이는 태민이를 뒤로하고 명준엄마 수연과 성희는 탈의실로 향한다.
옷을 벗고 샤워를 하며 성희는 생각해보니 하필 다시 만나게 된 장소가 원피스 수영복으로 겨우 몸을 가린 수영장이란 사실에 괜히 낯뜨거워 진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 깡패같던 녀석이 사실은 그냥 보통 학생이고 제법 예의바른 사람이란 마음이 들면서 새삼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샤워를 하면서도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명준엄마는 엄청 궁금해 하며 이것저것 물었지만 그냥 대충대꾸 해주며 돌아가는 성희. 괜시리 내일부터 계속 보게될 그녀석이 신경이 쓰인다.
한편 태민은 집으로 돌아가며 나름대로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성희의 하얀 젖무덤을 떠올려본다. 워낙 하얗고 뽀얀 피부를 가진대다가 가슴도 꽤 큰편이라서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 더
자극적 이었다. 옆에 있던 아줌마처럼 비키니를 입지 않은게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임팩트 작전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태민이 다음작전을 생각하며 옆에 같이있던
명준엄마라던 아줌마도 잘하면 이용할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제 1단계는 통과한거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굴려서 따먹기 까지 가려나.
완전히 지배해서 복종시킬테니 기대해 아줌마, 기대해라 지영아....‘
수영장을 같이 다니며 태민은 혼자서 잠복하다시피 하며 얻어낸 정보보다 훨씬 많은
고급정보들을 자연스럽게 알수 있었다. 명준이네 엄마, 수연과 목표인 지영의 엄마인
성희는 수영장에서 교습을 받으며 아줌마 특유의 쉴새없는 수다를 쏟아냈고 태민은 적당히
맞장구도 치고 때로는 관심 없는 척하면서 지영의 엄마를 공략하기 위해 정보들을 하나하나
쌓아갈수 있었다.
지영의 아빠 즉 성희의 남편이 교수이면서 동시에 목사라는것. 하나의 교회를 이끌어가는 담임목사는 아니지만 유학시절 신학대학원 까지 수료. 목사자격이 있고, 현재는 서울 모 교회에 청소년교육담당 목사로 있다는것.
그러나 성희는 기독교가 아니라서 그점에서 가끔 부부간의 마찰이 있다는점.
지영의 남동생은 군대에 가있다는 것. 한달에 한번은 충북에 있는 성희의 친정에 혼자서 2~3일정도
다녀 온다는것. 등등을 새로이 알게된 태민이.
틈이 없을것 같던 성희에게서 어느정도 공략할수 있는 윤곽을 잡게 된 태민이다.
한편 이렇게 수영장을 같이 다니게 되며 정보를 모으고 어느정도 친밀해 지기 시작한 기간도
어느덧 한달여가 지나서 이제 지영의 엄마, 명준네 엄마는 물론 다른 아줌마들과도 많이
친밀해진 태민이. 하지만 혹시나 지영의 엄마가 가족에게 자기얘기를 할수도 있기에
애초부터 자신의 이름은 유민으로, 나이도 24살로 모두에게 소개했었다.
어차피 주민등록증 깔일이야 없었고 보통 이름보다는 학생~ 총각~ 이렇게 불러서
자신의 정체는 태연히 숨기고 있는 태민. 처음엔 모두에게 어머님이라고 호칭하곤 했지만
어느새 누님 ,누님 하며 귀염받는 태민이다.
특히 지영의 엄마는 처음엔 불쾌했던 사건도 있고 해서 안좋게만 봤던 태민이지만 한달여 지나면서 지켜본 태민이는 자기뿐 아니라 모두에게도 친절하게 대하며 예의도 바르고 서글서글 하니 넉살도 좋아서 어느새 누님 누님 하며 따르는 태민이 밉지 않다.
처음엔 지영이 나이또래 남자 아이가 누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했지만 다른 아줌마들한테도 다 누님이라고 하는데 자기한테만 어머님 혹은 아주머님이라고 부르면 자기만 늙어보이는 것같아서. ‘ 뭐 어때 편하고 좋자나?’
라는 명준엄마 말에 수긍하곤 한층더 편한 관계가 됐다.
또한 탈의실이나 샤워실에서 다른 아줌마들이 태민이 칭찬을 하거나, 가끔씩 허벅지가 튼실하다 든지 수영복으로 가려진 부분이 뭉툭하니 확 벗겨버리고 싶다든지 떡벌어진 가슴팍에 안겨보고 싶다든지 하는 아줌마들의 수다를 들을 때면 처음엔 자식뻘인 아이에게 그러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가끔씩은 자신도 모르게 태민의 탄탄한 식스팩에서 그밑으로 시선이 떨어질때 깜짝 놀라곤 하는 성희다.
성희의 이런 마음을 정확히는 몰라도 한달여가 흐르는 동안 가끔씩 명준엄마랑
얘기하는 자기를 힐끗거리는 성희의 시선을 느껴본 태민이. 짐짓 모른채 했지만 슬슬 다음단계 공략으로 들어가도 될것 같은 직감이 든다. 다음단계 공략은 2주일전쯤 그 정보를 들었을 때부터 결정은 되어 있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해야할지 또 타이밍을 잡는게 어려워 계속 미뤄지고 있는 중이다.
바로 지영의 엄마 성희가 한달에 한번씩은 꼭 충북에있는 친정집에 혼자서 방문한다는것.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거다! 싶었다.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까 싶을 정도지만, 생각해보니 좀체 접근하기가 어려운 공략법이다. 언제 친청집에 갈지 또 날짜를 안다고 해도 친정집에 가면 운전도 할줄아니 그 새하얀 포르쉐를 끌고 직접 운전해서 갈텐데 어떤식으로 접근해야 할지 답답했던 태민.
일단 명준엄마에게 지나가는 듯이 물어서 이번주 금요일날 출발해서 아마 일요일쯤 돌아온다는것.
그리고 충북 옥천이 친정이고 짐작대로 아마도 운전해서 갈거라는것 이라는 세밀한 정보를 입수했다.
생각 끝에 안통하면 다른 작전을 생각해내기로 하고 잠깐 명준엄마가 코치의 지도를 받기위해 멀어진 사이
접근해서 말을 붙여보는 태민이.
- 성희 누님 이제 수영 잘하시네요~
-잘하긴, 유민이는 거의 선수던데 뭘, 코치해도 되겠어
-하하 그럼 제가 개인 코치해드릴까요~ 손 을 이런 모양으로 하시고, 골반을 좀더 유연하게요.
그러면서 대뜸 손을 잡고 모양을 만들어주면서 골반 위 허리를 살짝 감듯이 터치하는 태민이.
성희는 갑작스런 터치에 깜짝 놀라서 태민을 쳐다보지만 아무런 표정의 변화없이 진지하게 알려주는 모습에
여기서 손을 떼거나 하면 자신만 의식 하는 것 같아서 애써 의연하게 대처한다.
-아 ~ 이렇게 하는거야? 고맙네~
-후후. 근데 누님 제가 부탁이 하나 있어요 헤헤.
-뭐야? 설마 그 부탁하려고 개인 코치 해준거야? 실망이야~
하지만 이미 성희의 표정은 어지간한 부탁은 들어줄 표정이다.
- 에이 제가 설마요~~ 그 설마가 맞아요 흐흐
-뭐야! 뻔뻔하게 나오네? 뭔데 부탁할 꺼란게?
-네 제가 수연누님한테 우연히 들었는데 누님 이번주 금요일에 친정댁에 내려가신다면서요?
- 어. 그런데?
- 아... 생각해보니 좀 무리네요 그냥 못들은 걸로 하세요 . 수영이나 더가르쳐 드릴께요~
한번쯤 뜸 들여 보는 태민. 표정은 완전 미안해 하는 표정이다.
-뭔데 말해봐? 들어줄게. 내가 할수 있는거면.
-아 ~ 제가 사실 요번 주말이 외할머니 생신이라 금요일날 충북에 있는 보은에 가거든요.
근데 부모님은 생신 당일날 오시고 저는 사촌형도 볼꼄해서 금욜날 가거든요.
마침 누님이 옥천 가신다기에 괜찮으시면 옥천까지만 태워주실수 있나 해서요.~
태민의 외할머니가 보은에 계신건 맞지만. 생신은 아니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 보은이 옥천이랑 그리멀지 않다는 생각에 미끼를 던져보는 태민이.
한편 성희는 의외의 부탁에 쉽게 대답을 못한다.
지영이라도 같이 가는게 아니라 원래 매번 친정부모님 뵈로는 혼자서 휴식삼아 가는 길이기에
아무리 친해졌다고 하고 자신보다 한참어린 태민이지만(성희 안에선 유민이. 앞으로 일일이 부연 안할께요~)
약간 부담이 되는건 사실이다.
- 글쎄... 갑작스러워서..
-아, 그러면 괜찮아요. 저도 뭐 당연히 버스타고 갈생각 이었는데 누님이 마침 가신다기에 말이나 한번 해본거에요. 신경쓰지마세요 보은까지 금방인데요 뭐
사실 서울서 보은까지가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지만 표정으론 당연히 거절해도
좋다는 태민의 표정관리. 괜히 미안해지는 성희. 그냥 차 태워주는 것 뿐인데 괜히
자기만 의식하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아니다 싶기도 하고 순간.
-에이 누님 신경쓰지마세요. 버스타고 금방가요 자 수영이나 계속 가르쳐 드릴께요~
그러면서 자신의 손을 잡아 끄는 태민. 깜짝 놀라면서도 태민의 손이 부드럽다는 생각이
스치며 친철하게 자신을 가르쳐주는 태민이의 옆 얼굴이 새삼 참 잘생겼다고 느껴진다.
-태워줄게.
-네?
-태워준다고. 어차피 나도 옥천까지 가는데 뭘. 가는길에 같이 가면 되지.
-정말요? 고마워요! 한번 안아드릴까요?
그러면서 진짜로 자신을 안을듯 과장되게 팔을 벌리는 태민이가 귀엽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태워준다는 말부터 튀어나와버린 자신이 당황스럽기도한 성희.
미묘한 기분과 흐뭇한 기분이 공존한다.
- 됐어 저리가~ 혼자 연습할꺼야
그때 코치에게 교습을 마친 명준엄마가 다가온다.
-얼레 두사람 갑자기 뜨거워졌어~ 지영엄마 우리 유민이 한테 작업거는거야!
-뭐래~ 아무것도 아니야.
-아니 ,맞아요. 누님 눈치 좋으시네? 성희 누님이 너무 예뻐서 안아드리려던 참인데 방해꾼 등장 하셨네~
-오머, 요것봐 벌써 방해꾼 취급이네~ 지영엄마 벌써 유민이랑 그렇게 된거야~
능글능글한 태민이와 명준엄마의 주고받는 말에 아니라고 손사래 치면서도 기분이 과히
나쁘진 않은 성희다.
교습이 끝나고 아무래도 이웃들의 이목도 있고하니 자신의 집보단 태민이의 집근처에서
만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 성희는 태민의 연락처를 묻고는 금요일날 보기로 한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무슨일이냐고 계속 해서 묻는 명준엄마에게 가는길에 태워주기로
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얘기하는 성희.
-얼레 그거 유민이가 자기한테 작업거는거 아니야?
-에이 머가요. 그냥 자기도 외할머니네 가는데 버스타고 가기보단 제 차타고 가는게 편하니까 부탁한 거죠.
-그래도 생각해봐. 지영엄마가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해도 태워달라고 했을까? 처녀도 아니고 아줌만데.
차라리 그냥 버스타고 가지. 에이~ 나도 고향이 충북쪽이면 내가 태워줄텐데. 좋겠네 지영엄마~
-좋기는 뭐가 좋아요! 그냥 자식같은 애 태우고 운전해 가는건데
-흥~ 아닌척 하기는 다늙은 남편이랑 드라이브 하는것 보단 탱탱한 젊은것 데리고
달리면 기분이 좋은게 당연하지~ 또 뭐 가다가 밥도 같이 먹고 ~ 차도 마시고
그게 데이트지뭐 ~ 안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