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화 (1/6)

1970년 12월초

     기수는 확실히 변하고 있었다. 그는 오늘도 학교에 가지 않은 듯 했다. 기수의 어머니가  전

     화를 하여 기수가 학교 안가고 어딜 다니는지 물어왔다. 사실 기수가 어델 가는지는 병준도 

     몰랐다. 오늘 학교에서 기수가 며칠째 결석하였다고 연락이 왔다고 한다. 우선 아프다고 둘

     러댔으나 가수의 어머니는 몹시 걱정되는 눈치였다. 병준은 자기 방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생각에 빠져들었다. 

     기수는 국민학교 동창이었다. 그는 무척 똑똑한 아이였다. 그와 병준은 성적이 비슷하여 같은

     중학교를 지원했으나 어쩐 일인지 그는 낙방하여 집과 가까운 마포에 있는 중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고등학교도 그 학교를 진학하고 말았다. 학교는 달랐으나 둘은 여전히 친했다. 둘의 집

     이 가깝고 어렸을 때부터 같이 과외를 같이 받은 이유도 있었지만 기수 역시 아버지가 없다는 

     것에 서로의 마음이 통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병준은 아버지가 계셨으나 거의 만나본 적이 없이 따로 살았고 어머니 대신 할머니가 어머

     니의 역할을 하셨으므로 서로의 상황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는 대학은 좋은 곳을 가겠다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 예비고사를 얼마 

     남기지 않고 학교를 나가지 않고 집에서도 어데 있는지 모른다는 것이 이해할 수 없었다. 

     최근엔 병준도 그를 만난 적이 없었다. 한번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벌떡 자

     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기수의 집은 병준이네 집 골목만 나서면 이대 앞으로 가는 큰 길, 버스 정류장 앞에 있었다. 기

     수의 어머니는 일층에서 다방을 운영하셨다. 기수의 어머니는 기수와 달리 몸이 작았으나 젊고 

     예쁜 얼굴을 갖고 있었다. 기수는 모르고 있겠지만, 병준은 그런 어머니를 가진 기수를 부러워

     하기까지 했다. 

     병준이 기수의 집에 도착한 것은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니었다. 다방 옆에 붙은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오르기 전에 병준은 창을 통해 다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다방이 빈 것을 보고 오늘이 정기 

     휴일인 것을 알았다. 

     이층을 올라간 병준은 기수의 이름을 부를까 하다가 마음을 고쳐 먼저 벨을 눌렀다. 그러나 한번, 

     두 번을 눌러도 안에서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다시 한번 벨을 누르려 할 때 집안에서는 털보 강아

     지의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기수의 어머니도 집에 계시지 않은 것 같았다. 병준은 실망하여 돌아섰다. 기수가 없으면 기수의 

     어머니라도 만나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집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았다. 

     기수의 어머니는 병준을 항상 따뜻하게 대했다. 어떤 때는 기수의 어머니는 자신을 아들의 친구가 

     아닌 다 큰 성인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쉬움에 다방 앞에서 다시 창

     안을 기웃거렸다. 불이 꺼진 어둠 속에 무언가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언뜻 보았다. 

     병준은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밑으로 갔다. 

     거기는 다방의 내실로 통하는 작은 창문이 있었다. 

     문을 열어 놓는 여름엔 방안을 그곳을 통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지난 여름에도 기수와 함께 한밤

     중에 이곳에 기어 들어와 방안을 훔쳐 본 적이 있었다. 다방 종업원들이 벌고 벗고 잔다는 기수의 

     말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날은 방안의 불이 꺼져 안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그러나 희미한 그림자

     의 여자들이 거의 벌고 벗고 있다는 생각과 그들의 숨소리를 듣는 것만도 둘에게 큰 자극이 되어 

     창 밖에서 낄낄거리다 들킬뻔도 했었다. 

     여름철과 달리 지금은 날이 일찍 어두워져 쉽게 들킬 것 같지는 않았지만 가슴은 몹시 뛰었다. 날이 

     추워 창문은 닫혀 있었지만 불을 켠 방에 커튼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아 방안이 들여다보였다. 

     그는 한쪽 눈으로 방안을 주시하였다. 방안에는 남자가 혼자 있었다. 놀랍게도 그는 옷은 다 벗어버

     리고 팬티 하나만 걸치고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러나 병준은 그가 돌아앉아 있어도 누군지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는 옆 건물 이층에서 치과를 하는 성이 특이한 병원 원장이었다. 그의 성이 우씨였다

     는 것을 기억해 냈다. 우원장은 피우던 담배를 끄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TV를 켰다. 

     TV에서는 7시 뉴스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는 겉보기보다 더 말라 벗은 몸이 정말 볼품없었다. 

     병준도 긴장과 흥분으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안에는 무언가 비밀스러운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그때 마침 홀에서 여자가 방에 들어왔다. 

     그녀는 큰 쟁반에 찻잔을 얹고 방에 들어섰다. 여자는 남자의 옆자리에 다정스레 앉았다. 

     병준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다방 종업원이라 생각했던 여자가 바로 사실은 기수의 어머니였기 때문이었다. 

     병준은 호흡이 정지될 것만 같았다. 

     항시 틀어 올렸던 그녀의 머리가 오늘은 어깨까지 풀어져 있었다.

     병준은 몸을 바싹 벽에 대고 더 자세히 그들을 보았다. 

     찻잔에 설탕을 넣는 기수 어머니의 허리에 우원장이 손을 감았다. 기수의 어머니가 그를 밀어내며 뭐라 

     얘기하는 것 같았으나 그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차를 한 모금 마신 우원장이 다시 그녀의 허리를 껴

     안았다. 이번엔 기수의 어머니를 힘껏 끌어당겨 입을 맞추려 하였다. 

     그녀는 다시 우원장을 밀쳐냈다. 

     옆으로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 그녀는 찻잔을 쟁반과 함께 밀어내며 일어섰다. 

     병준은 그 모습에 어떤 안도감과 실망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기수의 어머니가 방을 나가리라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기수의 어머니는 방을 나가지 않았  

     다. 우원장이 그녀의 다리를 붙잡았다. 그녀는 다리를 붙잡힌 채 서서 방의 불을 껐다. 

     방을 나갈 의사가 아니었던 것 같았다. 

     방이 어두워졌으나 TV에서 나오는 빛 때문에 방안이 어떤 때는 밝게 어떤 때는 어둡게 보였다. 

     기수의 어머니는 선 채로 있었다. 기수의 어머니 다리를 잡고 있던 우원장의 손이 기수 어머니의 치마 안  

     에 들어가 있었다. 기수의 어머니가 창을 등지고 서 있어 우원장의 손 움직임이 보였다. 

     우원장의 두손은 기수 어머니의 엉덩이 위에 있었다. 

     기수 어머니는 손으로 우원장의 머리를 잡고 있었다. 

     병준은 입안의 침을 꼴깍 넘겼다. 우원장이 치마 속의 속옷을 끌어내리려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기수의 어머니가 중심을 잃고 휘청였다. 

     우원장이 부축을 받아 기수의 어머니는 뒤로 벌렁 누워버렸다. 그녀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검은 스커트가 배 위로 치켜졌다. 

     드러난 아랫도리를 감추려는 기수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며 우원장이 그녀의 속옷을 끌어내리고 있었다. 

     우원장은 그녀의 몸 사이에 위치하고는 그녀의 은밀한 곳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있었다. 얼굴을 가리고 있 

     던 여자의 손이 남자의 머리를 움켜쥐었다. 

    그녀의 반쯤 벌린 입으로 신음 소리를 내는 것 같았다. 

    얼굴을 좌우로 흔들며 그를 뿌리치려하는 것 같았으나 남자는 막무가내였다. 점차 그녀의 몸부림은 리듬감 

    있게 출렁이는 것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남자는 그녀의 가슴마저 풀어 헤쳤다. 병준은 이제 손마저 떨고 서 있었다. 기수 어머니의 흰 가슴이 드러났

    다. 

    그것은 기수도 본 적이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항상 그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그였다. 붉은 젖꼭지까  

    지  보였다. 남자가 여자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러자 지금까지 남자의 머리에 가려 보이지 않던 비밀스

    런 곳이 비로소 눈에 들어왔다. 

    병준은 자신도 모르게 한 손이 밑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바지의 쟈크를 내렸다. 커진 몸을 꺼내 움켜잡았

    다. 

    갑자기 기수 어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바람에 병준이 놀라 몸을 숙였다. 그러나 들킨 것 같지는 않았다. 

    병준은 다시 창가에 눈을 댔다. 이번에 남자가 요를 펴도 바로 누워있었다. 아직 팬티를 걸치고 있었으나 

    그 앞이 엄청나게 돌출 되어 있는 것을 창 밖에서도 알 수 있었다. 

    병준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우원장의 물건의 크기가 무척 궁금하였다. 

    자신에 비해 엄청나게 클 것이 분명하였다. 

    기수의 어머니가 다시 시야에 들어왔다. 그녀는 이제 알몸이었다. 

    병준이 완전 알몸의 여자를 이렇게 가까이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녀는 겉보기보다는 통통했다. TV빛이 어

    른거려 몸의 구석구석이 다 보이지는 않았으나 생각보다 큰 젖가슴을 갖고 있었다. 

    그녀는 우원장 옆에 앉았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팬티를 내렸다. 팬티 고무줄에 걸려 우원장의 물건이 튕겨 

    흔들렸다. 병준이 보기에 그것은 엄청났다. 

    완전히 팽창한 성인 남자의 몸을 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방안의 그녀가  두 손으로 얌전히 우원장

    의 물건을 잡았다. 그리고는 그 위에 올라앉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창을 완전히 등진 자세가 되어 병준은  

    혹시라도 들킬 염려가 없어졌다. 더구나 그녀가 우원장의 시야도 가리게 되어 더욱 안전한 위치가 되어 있

    었다. 기수 어머니의 몸이 출렁이고 그녀의 가슴 역시 출렁거리는 것이 보였다. 

    둘은 지루할 정도 오랜동안을 그런 자세로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다. 

    창 밖으로 희미하게 신음 소리가 들렸으나, 단순한 신음소리인지 무슨 의미가 있는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

    었다. 

    갑자기 두 사람의 움직임이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병준의 손동작 역시 바빠졌다. 폭발하려는 직전에 병준은 돌아서 벽에 기댔다. 

    이를 악물었으나 흰 액체가 허공에 쏘아져 날아갔다. 쏘아진 액체는 후드득 소리를 내며 사방에 떨어졌다. 

    두 번 세 번 액체를 쏘아내던 병준의 몸은 이제 병준의 손위에 뜨거운 액을 간헐적으로 뱉어 냈다. 

    병준은 손을 털어 그것을 버렸다. 

    비릿한 냄새가 났다. 병준은 자신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그것을 깨끗이 닦아냈다. 다시 방안을 들여다보았

    다. 두 사람의 위치가 바뀌어 있었다. 

    마른 우원장의 몸은 기수 어머니의 몸은 작아 보였으며, 기수 어머니의 흰 속살에 비해 그는 색이 너무 검었

    다. 두 몸은 리듬에 따라 같이 움직여 댔다. 창을  통해 또 다시 신음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는 둘의 움직임

    에 따라 반복되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무척 긴 시간을 둘이서 계속하고 있었

    다. 

    그러나 방안 분위기도 점차 긴박해져 가는 것이 밖에 있는 병준에게도 느껴졌다. 둘의 움직임이 빠르고 격

    렬해졌다. 울음소리가 신음처럼 새어 나왔다. 그러면서 둘의 움직임이 정지되었다. 

    병준도 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를 알 수 있었다. 기수 어머니는 경련 하듯 몸을 떨고 있었다. 이제 

    빨리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리나지 않게 뒤로 물러서 계단 밑을 빠져 나왔다. 

    다리가 후들거렸다. 

    날씨가 추워 그런지 아현동 고개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고개 길을 오르는 시내 버스가 뿜

    는  심한 기름 냄새와 매연 앞에서 병준은 뛰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때까지도 그의 가슴은 심하게 뛰고 있

    었다. 

    그것이 언제던가? 

    병준이 기수 어머니의 흰 가슴을 처음 엿보았던 것이.....병준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더욱 깊숙이 찔러 넣

    으며 뛰던 걸음을 늦추었다. 기수의 할머니가 사시는 집은 횡성에서 다시 차를 타고 20분 정도 가야하는 곳

    이었다. 병준은 중학교에 들어가 처음 맞는 여름 방학에 기수와 함께 그의 외가 집을 갔다. 병준으로서는 처

    음으로 가보는 시골이었다. 열흘만에 새카맣게 타버린 둘을 데리러 서울서 기수 어머니가 내려 오셨다. 

    그날 같이 저녁을 먹은 기수 어머니는 둘을 데리고 강가로 갔다. 열흘을 기수와 수영하고 물고기를 잡던 동

    네 앞을 흐르는 샛강이었다. 야영객 몇이 강가에 나와 낮에 투망하여 잡은 물고기로 술판이 벌어져 있었다. 

    셋은 그들의 눈에 뜨이지 않는 곳까지 강을 따라 올라 갔다. 

    밤에 기수 어머니 혼자 목욕하러 나오기는 무서웠던 모양이었다. 그것을 눈치챈 둘은 공주를 지키는 충직

    한 신하처럼 뿌듯한 마음으로 기수 어머니에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았다. 

    기수 어머니는 물 속에서도 옷을 다 벗지 않고 있었다. 이미 날이 어두워져 알몸이었다 하더라도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았다. 기수 어머니는 기수를 불러 몸에 비누칠을 해주었다. 

    병준은 관심 없는 척 하면서도 그 둘을 흘긋흘긋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기수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간지러운 모양이었다. 그의 웃음소리에 이상하게도 병준의 작은 

    고추가 물 속에서 커지기 시작했다. 

    병준은 솔직히 기수가 부러웠다. 그래서 그들을 무시하기 위해 괜히 더 물만 더 텀벙거리고 있는 지도 몰랐

    다. 바로 그때 병준을 기수가 불렀다. 그러나 병준은 못 들은 척했다. 어쩐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병준이 듣지 못한 척하자 기수가 텀벙거리며 병준을 쫓아와 어머니가 부른다고 했다. 

    병준은 마지못한 체하며 기수 어머니에게 다가갔다. 

    기수 어머니는 병준의 추측대로 얇은 옷을 걸치고 있었다. 병준은 젖은 옷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기수 어머 

    니의 흰 살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기수 어머니는 사양 하는 병준을 돌려 세웠다. 

    병준이 사양한 것은 꼭 싫어서가 아니었다. 거의 알몸으로 막상 그녀 앞에 선다는 것이 보통 부끄런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병준으로서는 남이, 비록 자신의 어머니와 큰 차이가 없을 기수의 어머니라 하더라도 

   여자가 그의 몸을 씻겨 준 적이 없었다. 

   비누칠을 한 수건이었지만 그 감촉으로 병준의 몸은 몸서리쳐질 것만 자극을 받았다. 

   허리 아래가 물 속에 잠겨 있는 것이 큰 다행이었다. 등에 비누칠을 한 다음엔 그녀에 의해 병준이  바로 세

   워졌다. 병준은 시선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 곤혹스러웠다. 풀어진 옷 사이로 기수 어머니의 흰 가슴이 엿보

   였다. 

   무의식적으로 병준은 고개를 돌려 기수를 찾아보았다. 

   이미 어두워져 기수는 잘 보이지 않고 그가 첨벙대는 물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먼 곳에서 물놀이 나온 사람

   들의 술 취한 노랫소리가 다시 들려 왔다. 기수 어머니는 고개 숙여 비누 묻힌 수건으로 병준의 배를 닦았

   다. 다시 한번 병준은 그녀의 가슴 깊은 곳까지 엿볼 수 있었다. 

   고개 숙인 그녀의 자세로 그녀의 젖가슴이 거의 다 들여다보였다. 작은 젖꼭지조차 엿보였다. 

   병준은 불편했다. 무엇보다 팬티 위로 부풀어진 그의 작은 고추를 기수 어머니에게 들키는 것이 부끄러웠으

   나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하는 그의 거웃 까지는 보여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스

   러웠다. 아랫배에 그녀의 손이 닿을 때, 병준은 절로 입에서 새어 나오려는 소리를 막으려 입술을 물었다. 

   그리고 그녀의 가슴을 다시 한번 훔쳐 보았다. 

   병준이 잠을 깬 것은 무언가 가슴을 누르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그것이 기수 어머니의 팔이라는 것을 안 순

   간 병준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기수 어머니는 잠들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고른 숨소리로 알 수 있었다. 

   병준은 고개만 돌려 기수를 찾았다. 

   잠버릇이 나쁜 기수는 자기 어머니 뒤쪽으로 돌아 들어가 그의 차 내버린 이불 위로 발만 나와 있었다. 

   병준은 기수 어머니의 잠을 깨우지 않고 그녀의 팔을 살며시 들어 내리려 했다. 그러나 그가 그렇게 하지 않

   은 것은 그녀를 깨우게 될 것 같은 불안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녀의 몸에서 참으로 좋은 냄새가 났다. 병준은 그런 상태에서 잠들려했다. 그러나 또 그럴 수 없었던 것은 

   병준 쪽으로 돌아누운 그녀의 옷깃이 벌어져 있어 그녀의 가슴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잠든 상태였으나 그는 다시 한번 기수를 살폈다. 그리고는 몸을 뒤척이는 척하며 기수 어머니 쪽으로 

   누웠다. 그래도 기수 어머니는 깨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팔을 치우지도 않았다. 

   그녀의 팔은 이제 병준의 어깨에 얹어진 상태가 되었다. 병준은 그녀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으려 코를 킁

   킁거렸다. 그것이 정말 냄새였는지 아니면 그녀에게서 전해지는 체온인지 잘 구별되지는 않았다. 

   병준은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옷을 살며시 헤쳤다. 그의 가슴이 터질 것 같이 방망이질 치고 있었으나 

   그가 어떤 마음으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는지는 자신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젖혀진 옷 사이로 그녀의 

   젖꼭지가  보이자 병준은 그곳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쥐어 보았다. 어린애처럼 조몰락거렸다. 

   그녀의 젖꼭지는 가슴 살 안에 박혀 있었다. 처음엔 그렇지 않던 것이 병준이 조물락 거림에 따라 단단해지

   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기수 어머니가 잠에 깨어 난 것 같았다. 그의 가슴을 더듬는 손이 있

   다는 것을 느낀 순간 눈을 뜬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이 병준의 손이란 것을 알고는 그를 뿌리치지 않았다. 

   도리어 병준의 어깨를 다독거렸다. 

   병준은 그대로 그녀의 가슴을 손에 쥔 채 다시 잠들 수 있었다. 

  또 다른 고물 버스가 다시 검은 배기 가스를 내뿜으며 비탈길을 오르고 있었다. 갑자기 토할 것 같은 기분 때

  문이 든 것은 기름 냄새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기수에게 빚진 것 같은 기분까지 갖게 했던 기수 어머니

  에 대한 동경이 그녀를 엿보고 수음까지 한 자신과 비교되어서 였을 것이다. 

  그는 이미 기수를 찾으려 나왔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고 집을 향해 달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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