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6)

병준과 이모2  

병준는 이모가 떠나기 전날 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할머니와 이모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잠자리에 드는 것 같았다. 일년  이상을 별거하던 이모

부와 다시 합치기가 이모도 쉽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가끔 이모의 숨죽여 우는  소리, 할머니의 

한숨 소리 그리고 할머니가 이모를 달래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이모의 결혼생활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병준도 더 말할나위 없이  컸지만 이모가 떠난다는 

생각에 병준도 쉽게 잠들 수 없었다. 병준이 다쳐 움직이지 못할 때 이모는  진실로 병준의 수족

처럼 움직여 주었다. 혜숙과도 헤어진 병준에게 이모는 부모였고 또  애인이었다. 병준은 기부스

를 풀 때, 이제 더 이상 이모의  도움과 사랑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느꼈을 정도였

다.

병준이 눈을 뜬 것은 주위의 수선함 때문이었다. 아직도 밖은 어두웠다. 옆방의 할머니께서 일어

나시며 옷을 입고 계셨다. 할머니와 이모는 매일 아침 새벽기도에 나갔었다. 병준는 그대로 누워

서 주위의 동정을 살피고 있었다. 오늘도 둘이 같이 가겠지 생각하고  있었으나 할머니는 이모가 

오늘 먼길을 떠나니 준비할 것도 있고 또 피곤하기 쉬우니 더 자다 일어나라고 이모를 말리고 있

었다. 그러나 할머니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살 때는 이모도 잠깐 일어났다.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할머니의 발소리가 멀어져가고, 이모는 곧바로 자리에 돌아와 눕는 것 같았다.

병준는 숨을 죽이고서 얼마 동안을 그대로 있었다. 주위는 다시 적막에 감싸였다. 병준는 가만이 

눈을 뜨고서 방문 쪽을 바라다 보았다. 그리고 망설였다. 이모 방에 들어 갈까? 

동생 학준이는 어제도 술에 잔뜩 취해 들어와 정신 없이 자고 있다. 녀석은 집안 일에는 정혀 관

심이 없었다. 내버려두면 12시가 넘어야 일어날 것이다.

병준은 이대로 이모를 보낼 수는 없었다. 병준은 살며시 자리에서 일어나 마루를 지나 이모 방으

로 갔다. 소리 없이 방문을 열었다. 어둠으로 이모의 모습이 뚜렷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의 돌아 

누운 형태만 들어올 뿐이었다. 그녀의 숨소리가 고르게 들렸다.                 

병준는 그녀의 옆으로 갔다. 그리고 그녀의 몸에 반쫌 걸친 이불을 들치고  몸을 옆으로 뉘였다. 

병준의 손이 떨려 손을 어디에 놓아야할 지 망설여졌다. 병준는 숨을 죽이면서 자산의 한쪽 손을 

그녀의 허리에 을려놓았다. 부드러운 그녀의 잠옷의 감촉이 느껴졌다. 

병준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손을 이모의 가슴 근처로 밀어 올렸다. 손가락 위쪽으로 

도툼한 이모의 젖가슴의 아래 부분이 닿았다. 아직도 그녀는 고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병준는 

그녀의 잠옷 속으로 넣었다. 얇은 내복이 느껴져 그마저 위로 올렸다. 찬 손이 닿아 이모가 놀래 

깰 것 같아 자신의 손이 따뜻해지길  한참을 기다렸다. 역시 이모는 브래지어를 하고  있지 않았

다. 그녀의 부드러운 살결이 바로 병준의 손에  닿았다. 조금 더 힘을 주어 위로  올리자 그녀의 

탐스러운 가슴 전체가 손 안에 들어왔다. 병준는 손바닥을 펴고 그것을 덮어  보았다. 너무나 부

드럽고 탐스럽다고 생각되었다. 그는 그것을 살며시 쥐었다. 병준은 그녀의 젖꼭지를 찾았다. 잠

들은 상태에서도 이모의 젖꼭지는 반응을  보였다. 처음에 말랑하여 젖가슴의 다른  부위에 거의 

느낌이 같던 것이 점차 위로 떠오르며 단단해졌다. 이모가 몸을 약간 뒤척이는 것 같았다.

병준은 놀라 움직임을 멈추었다. 조용히 이모의 숨소리에 신경을 집중했다.  병준은 이쯤에서 이

모가 깨어나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준은 몸을  반쯤 일으키고 그녀의 

가슴에다 얼굴을 묻었다. 그리고는 다시 그녀의  가슴 전체를 손에 쥐었다. 그러자  이모의 몸이 

조금 움직이는가 싶더니 잠이 깼다.  

"병준아."                                                   

그녀의 목소리는 입 안에 잠긴 듯 나직하면서 긴 여운을 지니고 있었다. 그녀는  이미 잠에서 깨

어났으며 병준의 졉근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놀라는 기색이 거의 없었다.     

"이모"                                               

``이모, 어쩔 수 없었어."!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병준의 머리를 들어 자신의 벼게에 같이 눕도

록 했다. 병준은 이모를 바로 보기가 두려웠다. 자신도 모르게 이모의 입술에  자신의 입을 가져

갔다. 그리고는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병준아. 이러면 안 돼."                                     

"이모...."                                                

병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완전히 상체를 그녀의 위로 올렸다.  그녀의 허리를 껴안

음과 동시에 입술을 다시 한번 빨았다.  그녀는 아직도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다고 뿌리치지도 

않았으며  아직도   자신의 가슴을   쥐고  있는   병준의  손을  밀어   내려 하지도   않았다.                 

                    

"병준아, 이러지 마."                                         

"이모 이해해 줘, 어쩔 수 없어."                               

"할머니께서 아시면 어떵게 할려고 그래?"

"할머니 나가셨잖아.."                                        

"그렇지만 이러는 것은 안돼.."                                 

"그래도 나는 참을 수가 없어."

병준의 호흡은 거칠고 얼굴은 달아 올라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모도 마찬가지였다. 

병준는 그녀의 가슴을 가리고 있는 잠옷을 위로 밀어 올렸다. 간신히 병준이 그녀의 잠옷을 가슴 

위로 올렸을 때, 그녀의 한 손이 자신의 젖가슴을 감쌌다. 병준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결국 

그녀의 손은 병준의 힘에 밀려났고 이모 입술을 빨고 있던 병준의 입은 그녀의 가슴을 입에 품었

다.

"아,,,,,, 아. 안돼, 병준아".         

그러나 병준는 그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 오히려 병준의 손은 그녀의 잠옷  속의 얇은 속옷까지 

끌어 올려 왼쪽의 가슴마저 밖으로 꺼낸 다음 그것을 쥐고 말았다. 병준이 그녀의 가슴을 빨면서 

한쪽 가슴을 손으로 감싸쥐자 그녀의 입에서는 다시 한번 신음 소리가 나왔다.

"아,,,, 아. 병준아, 그만 이제 그만."                             

"이모...."                                                                  

그때 병준는 완전히 자기 몸을 그녀의 위에 올리고 있었다.

병준의 발기된 중심은 그녀의 은밀한 곳에 닿아 있었다. 병준은 단단한 자신의 몸 끝을 부드러운 

곳을 향해 눌렀다. 이모가 몸을 피했다. 그것은  다시 위치를 찾기 위해 이모의 양  다리 사이를 

헤메였다. 병준이 다시 그녀의 입에 키스를 하자 이모의 신음 소리는 목 안에 잠기고 말았다. 병

준는 자신의 혀를 그녀의 입술에 밀어 넣었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이지도  내뱉지도 않은 상태

로 계속 몸을 뒤채었다.                   

병준의 숨은 턱에 닿아 있었다. 그는 이모의 가슴을 쥐고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려 자신의 팬티를 

밑으로 내렸다. 그러자 단단한 병준의 중심이 그녀의 팬티 위에 꽂혔다. 이모는 계속 신음하면서 

자꾸만 병준의 중심을 자기의 은밀한 곳에서 피하려 하였다                  

"병준아, 이러면 안 돼, 마음을 진정시켜."                   

"이모 받아줘."                                            

"안 돼, 그것은 안 돼"                                       

"만져준 적도 있었잖아."

"그건 달라." 

이미 대화는 무의미했다. 병준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잠옷 바지에 손을  가져갔다. 그리고는 자신

의 손을 그녀의 잠옷 속으로 넣었다. 이모는 잠옷 속에 팬티를 입고 있지 않았다. 부드러운 그녀

의 음모가 잡혔다. 병준는 그것을 만졌다. 그곳은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병준는 마음이 급했

다. 자신의 손이 조금만 내려가면 그녀의 은밀한 곳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일단 잠옷을 벗기는 것이 더 급했다. 그의 손이 이모의 바지 앞부분을 끌어내리고서 다시 

손을 그녀의 엉덩이에 들이밀어 가까스로 끌어내렸다. 그러나 아직도 그녀의  잠옷바지는 허벅지

에 걸려 있었다. 그녀는 몸부림쳤다.    

"병준아 안돼,"                           

"이모, 어쩔 수 없어."                                     

"안돼, 병준아.*                                           

병준는 그때 자신의 발을 올려 그녀의 바지를 완전히 벗기고 있었다. 그리고는 자신의 손을 다시

금 그녀의 비밀스런 곳에 가져 갔다. 그녀는 다리를 오므려, 쉽게 그곳에 접근할  수 없었다. 병

준은 이모의 손을 끌어 자신의 물건을 잡도록 했다. 이모의 손 등에 단단한  병준의 물건이 닿았

다. 그러나 이모는 그것을 쥐지 않았다. 병준은 그것으로 이모의 손 등을 밀었다. 그것은 이모의 

손에게 나를 잡아 달라고 애원했다. 병준의 손은이모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깊은 골짜기를 오

르내리며 이모의 긴장이 풀리기를 기다렸다.  병준은 자신의 다리를 이모의 허벅지  사이로 밀어 

넣었다. 병준의 힘에 못이겨서인지 병준의 허벅지는 이모의 음밀한 곳에 접근할 수 있었다. 허벅

지에 까실한 느낌이 들 때까지 다리를 밀어 넣었다. 병준의 허벅지 살에 이모의  소중한 곳은 마

구 뭉개졌다. 그곳은 이미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그녀의 행동과는 달리 미끈거리는 액체에 젖

어 있었다. 병준은 손을 자신의 허벅지와 그녀의 은밀한 곳 사이로 밀어 넣었다. 

손바닥으로 그녀의 상층 부위를 지긋이 눌렀다. 이모는 뿌리치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가 좁은 계곡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다. 계곡 좌우의 꽃잎은 물기를 가득 머금고 밀고 

들어 오는병준의 손가락에 길을 비켰다. 이윽고 병준은 깊은 동굴을 발견했다. 동굴 입구의 작은 

돌기들이 외부의 침입을 막으려는 듯 서 있었으나 미끄러지 듯 달려드는 병준을 막을 수 없었다. 

병준의 손가락이 동굴로 빠져 들어갔다.

"`아,,,,,, 아 병준아."

그녀의 탄성은 긴 여운을 남겼다. 그때 병준는 다시 한번 그녀의 입에 키스를 하였다. 그러자 그

녀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병준의 혀를 빨아들였다. 

"도와줘...이모"                            

그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병준은 이모의 은밀한 곳에 들어가 있는 손을 슬며시 뽑아내고서 

자신의 딱딱한 그것을 그녀의 중심에 밀어넣었다. 그러나 이모는 다시 두  다리를 조이면서 한사

코 병준의  그것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병준의 중심은  그녀 음모  사이에 걸쳐  있었다.       

                    

"`이모, 받아줘."                                             

그녀는 대답대신 머리를 흔들었다. 병준가  마지막 고지에서 허덕이며 다시 그녀의  유방을 빨았

다.         

"`병준아, 그만. 이제 그만해."                                  

"`안 돼. 이모,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병준아, 이제 됐어."                                     

"`아니야, 나는 완전한 관계를 원해."              

"그것은 안돼."                                              

"어쩔 수 없어, 이모 받아줘. 나는 정말로 이모를 사랑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나도 널 사랑해." 이모는 병준의 머라를 쓰다듬었다.

"좋아, 그러면 이렇게 하자."                                   

"어떻게"                                                                     

"지난번 처럼 해 줄게."

"그건 싫어, 난 이모와 진짜 결합하고 싶어." 병준은 욕심을 냈다.          

"병준아, 그건 안돼."                              

"무리는 하지 않을게, 가만히만 있어줘 그리고 다리에 힘 좀 빼줘."   

병준는 그 말과 함께 그녀의 양다리를 벌려보았다. 조그만 틈이 생기며 병준의 중심은 그녀의 은

밀한 곳에 밀착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의 꽃잎 속에 자신의 성기가  삽입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녀의 음모를 지나 이모의 비경 입구에 닿아 있을 뿐이며, 그곳에서 흘러나온 음액이 자신

의 성기에 묻을 정도였다. 두 사람의 몸은 불같이 달아올랐고 땀을 비오듯  흘리고 있었다. 병준

는 마지막 힘을 쓰면서 자신의 성기를 그녀의 은밀한 곳에 넣어보려  몸부림쳤다. 조금만 더하면 

병준은 삽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병준아, 잠깐만."                                           

병준는 잠시 동작을 멈추었다. 그러자 그녀의 손이 밑으로 내려오면서 병준의  성기를 잡았다 그

리고는 그것을 한번 꽉 쥐더니 자신의 음액이 묻어 미끌거리는 곳에 병준의  남성을 상하로 문질

렀다. 병준는 미칠 것만 같았다. 마치 그녀의 손 안에 들어 있는 자신의 성기가  이모의 몸에 들

어간 착각이 들었다. 그녀의 꽃잎 위를 부드러운 그녀의 손에 잡혀 몇 번을 움직였다. 그러나 병

준의 남성을 잡은 손을 결코 놓아 주지는 않았다. 이제 이모는 방향을 바꾸어  점차 빠른 속도로 

병준의 남성을 아래 위로 훏었다.   

"`아.,,,,.악, 이모."                                      

병준는 드디어 사정을 하고 말았다. 병준의 정액은 이모의 배와 가슴 턱에  까지 튀었다. 병준의 

몸은 몇 번을 꿈틀거리더니 그대로 이모의 위에 쓰러졌다. 

이모는 병준의 가쁜 호흡이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 그 상태로 기다렸다. 

"미안해, 이모.."

병준은 이모의 가슴에 파고 들며 사과했다. 이모는 병준을 다시 안았다. 

"괜찮아. 도리어 내가 미안해. 네 말을 들어주지 못해서...." 이모는 줄어드는 병준의 남성을 놓

지 않았다. 도리어 그것이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물건인 듯 두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이모. 난 솔직히 말하면 이모가 가는게 싫어."

이모는 말없이 병준을 끌어 안았다. 

알 수 없는 설움을 병준이 들어 삼켰다.

밖은 벌써 밝아 있었다. 병준의 할머니가 돌아올 시간이었다 그녀는 슬며시  병준의 몸을 옆으로 

밀면서 병준을 일으켜 세웠다.

"학준이는 아직 자. 골아 떨어졌어." 병준은 이모를 안심시키려 했다. 이모는  아무말 없이 고개

만 끄덕였다. 

할머니께서는 여덟 시가 넘어서야 돌아오셨다.               

"준비 다 됐니?"                                            

"네." 이모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병준이하고 학준이는 일어 났니?"  할머니가 형제의 방에 들어섰다. 병준은 그제서야 깬  듯 눈

을 부볐다.

"학준이 깨워라. 오늘 너희 이모가 가니 아침이라도 같이 먹자."

이모의 가방을 들고 병준이 앞서 걸어갔다. 할 말이 많은 것 같으면서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

랐다. 큰 길로 나서자 이모가 병준의 팔에 손을 꼈다. 둘은 연인처럼 걸었다.

"제주에 놀러 올래?" 이모가 짐짓 명랑한 목소리로 물었다.

"물론이지. 난 아직 제주도 가 본적이 없어. 굉장히 좋다던데."

"살기는 좋은 곳이지.... 네 이모부가 말썽만 안 피운다면" 이모가 웃었다. 

병준이 보기엔 이모부는 좋은 사람같았다. 부잣짐 아들이고..., 잘 생기고.....호탕하고....  그

러나 할머니는 결혼 전부터 이모부의 그런 점을 모두 싫어했다. 이유는  바람기가 있을 것이라는 

것 뿐이였다. 실제 이모부는 바람을 피웠으나, 병준의 생각에는 자세히 내막을 알지는 못하나 그

정도는 이모가 참을 수도 있는 일이였던 것 같았다, 시부모와의 마찰도 보태져 별거한지 거의 일

년이 되었다. 이번에 이모부가 사업장을 제주로 옮기면서 둘이 다시 합치기로 한 것이었다. 

공항 커피숍은 한가하였다. 둘은 창가에 마주 앉았다. 병준은 어렸을 때부터 가끔 서울역이나 용

산역에 나가 떠나가고 또 돌아오는 사람들을 혼자 바라보곤했다는 얘기를 했다.  공항에 왔기 때

문에 문득 옛 생각이 나서 별 뜻없이 한 얘기였는데 이모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얘기를 들었다.

"병준아. 너 혜숙이 다시 만나라. 그애 괜찮은 애야." 이모는 병준의 손을 잡으며 당부했다.

"왜 그 애와 헤어졌는지 얘기 들었어. 네가  잘못했다는 것은 너도 알잖아. 그 애  한테 사과해. 

그 애는 아직 널 좋아하고 있어."

병준은 말없이 그얘기를 들었다. 자신이 지나쳤다는 것은 병준도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이제와서 

찾아가 사과할 마음도 별로 들지 않았다. 그러나 이자리에서 이모에게 그런  얘기를 하기도 어려

워 잠자코 듣기만 했다.

날개에 밝은 불빛을 번쩍이며 이륙하는 큰 비행기가 있었다. 이모의 눈이  비행기를 따라 하늘로 

올라갔다. 이모가 고개를 들자 흰 목덜미가 눈부셨다. 긴 머리가 출렁였다.  비행기는 무서운 속

도로 사라졌다. 비행기를 시야에서 놓친 둘은 이제 서로 마주 보았다. 

"정말 그동안 고마웠어요. 이모." 병준은 커피잔을 들여다 보며 말했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야." 이모가 병준의 손을 두손으로 감쌌다. "나도 즐거웠어."

"오늘 아침엔 정말 미안했어요." 병준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괜찮아." 이모는 쿡쿡 소리죽여 웃었다. "그래서 넌 꼭 여자 친구가 필요해.  혼자서는 못 참잖

아." 이번엔 도저히 못 참겠는지 손으로 입을 가렸어도 웃음 소리가 새 나왔다.

"할머니는 쓸데없는 걱정도 많으셔. 얼마나 밝히는 손자인 줄은 모르시고..." 병준은 그 말을 이

해하지 못했다.

병준이 의아해 하자 이모가 덧붙였다. "이젠 걱정 안하셔. 내가 얘기했어."

병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우리 얘기 말고....." 이모도 당황했다. "하여간 이젠 걱정 안하실 꺼야."

병준은 혜숙과의 관계를 할머니에게 한 것으로 생각했다. 이모에게 직접 들킨 적도 있어 할 말이 

없었다.

"학준이가 걱정이다. 이제 좀 철이 들어야 할텐데. 넌 좋은 대학 다니니까 걱정 없지만." 병준이 

생각하기에는 학준이 마음 잡고 공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병준이 알기에 학준이는 

단순한 불량배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아현동에서 이름난 주먹이었다. 덕분에 아현동에서 병준에

게도 시비걸 수 있는 건달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나 이제 들어 갈게. 방학 때 할머니도  모시고 꼭 놀러와. 도착하면 바로 전화  할게. 할머니께 

걱정마시라고 그래 줘. 나 이제는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애." 이모는 남자처럼 병준의 손을 잡아 

흔들며 씩씩하게 말했다.탑승구로 돌아 들어가는 이모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병준은 웬지 화가 나

기 시작했다.

어떤 이유에서거나 자신을 남겨 놓고 떠나는 모든 것은 병준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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