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8화 (139/141)

변태장에 어서오세요! 오마케! 5화

남장의 미인들 그 5

몇 번이나 셔터를 눌렀을까.

키시이는 갑자기, 배후에 인기척을 느꼈다.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밤의 숲이 울창할 뿐이었다.

호─ 하고 부엉이가 운다.

긴강감 때문에 있지도 않은 낌새를 느꼈던 것일까.

훗, 하고 쓴웃음을 머금으며 키시이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뭡니까, 파파라치였나요.」

순간 등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키시이는 섬뜩,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방금 전 확인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다.

그럼 대체 어디에서?

키시이는 물러나듯 뒤를 돌아보았다.

 ……어둠 속에서, 남장한 야자가 서있었다.

늠름하고 중성적인 미녀.

저택의 경호를 위해 나온 쿠루스 나치였다.

나치는 바위 그늘에서 소리도 없이 나왔고, 키시이는 잠시 그 모습에 어안이 벙벙해진 채 홀린 듯 바라보았다.

「휴대하는 무기가 없었던 것 같아 잠시 관찰했습니다, 당신의 목적은 도촬인지요? 목적은 세츠님 같습니다만.」

나치가 묻는다.

키시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네, 네놈은?」 이라고 말했다.

「네놈은, 도대체.」

「아, 좀 더 작은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면 주인님에게 들켜버려요.」

「주인이라고?」

나치는 쉿, 하고 입에 집게손가락을 댔다.

빛이 닿는 위치까지 전진하며.

키시이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언뜻 보면 경호원인 나치.

하지만 키시이가 지금까지 조사한 바로는, 카자미야 대신의 곁에는 나치와 같은 여성 SP(경호 경찰관)은 눈에 띄지 않았었다.

(이 여자는 누구야?)

키시이가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렇다곤 해도 세츠는 현재를 주름잡는 중요 대신이다.

그 불륜 상대니까, 자세히 생각해보면, 남자 쪽도 상당히 지위가 있는 인물── 그러한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키시이의 계획의 무름이었다.

「그 카메라를 건네주시겠습니까? 세츠님은 본래, 우리 영역에 관련되는 일은 아닙니다만……. 라고는 해도, 도련님의 일이 쓰여있으면 곤란해지니까요.」

「도련님이라니? 저, 저쪽의 남자 말인가.」

「예에.」

「네, 네놈은 누구냐.」

「저요? 그냥 호위일 뿐입니다. 무엇보다 세츠님의 호위는 아니지만요.」

대답하며 나치는 키시이에게 다가갔다.

키시이는 몸을 돌려 덤불 속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그 찰나, 원숭이와 같이 움직이던 나치가 키시이의 퇴로를 막았다.

「이런, 놓치지 않습니다.」

키시이의 팔을 잡아, 뒤로 손을 결박한다.

키시이는 도망치려고 몸부림쳤지만, 나치의 완력은 굉장해서, 바이스로 누른 것처럼 꿈쩍도 하지 않았다.

「놔, 놔줫.」

「놓지 않습니다. 당신에게는 앞으로 몇 가지 물어볼 것이 있어요.」

「썅──」

「조용히.」

나치는 한층 더 키시이의 입을 막았다.

키시이는 완전 꼼짝도 할 수 없고, 말도 할 수 없게 됐다.

나치는 그러한 키시이의 귓전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한 가지, 가르쳐드리죠. 다른 사람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할 때는 차근차근 상대를 자세히 조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생각지도 못한 함정에 빠질지도 모르거든요. 아시겠습니까, 카메라맨씨. 세상에는 말입니다, 무섭고, 건드려서는 안 되는 영역라는 것이 있습니다.」

말하고 난 후, 키시이의 목덜미에 불시의 수도를 날렸다.

「으윽」

키시이는 고개를 푹 떨구며 그 후론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나치는 남자가 정신을 잃은 것을 확인하고는, 그 팔에 수갑을 채우고 입에 손수건으로 재갈을 물렸다.

 ◆◆◆◆◇◆◆◆◆◇◆◆◆◆◇◆◆◆◆

「키시이 요우스케. 프리랜서 카메라맨. 과연 목적은 세츠님이었던 것 같군요.」

대충 침입자의 소지품을 검사를 끝마치자…….

결국 나치는 이번 침입자를 이렇게 결론지었다.

토라노스케를 노리는 다른 세력……이라는 걱정은 아무래도 기우였던 것 같았다.

나치는 「후─웃」 하고 크게 숨을 내쉬더니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여 바위 그늘에 쭈그리고 앉았다.

이마에는, 살짝 땀이 배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불빛도 없는 산 속을, 20분 내내 계속 달렸던 것이다.

피로와 긴장이, 이제 한 번에,

(뿜어져 나온다……)

무리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쉬고만 있을 순 없습니다.)

나치는 몸을 일으키며 다음 행동으로 옮기려 했다.

붙잡은 남자를 경찰로 끌어낸다.

그러나 그 전에 먼저 몇 가지를 심문해야 했다.

침입자. ──키시이 쪽의 관계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해 더 이상의 추격을 하지 못하게 쐐기를 박는다.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다.

발밑의 카메라를 주워, 나치는 노천탕 쪽으로 눈을 돌렸다.

욕조에서는 토라노스케가 세츠를 범하고 있었다.

육감이 넘치는 여체에 열심히, 애정있는 봉사를 하고 있다.

대치하는 세츠의 눈은, 기쁨으로 물들어, 마치 이 세상 봄을 느끼는 듯한 모습.

「아아~~읏. 겨, 견딜 수 없어요오~~옷♡」

나치는 그만 「하우……」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두 사람은 행위에 열중하여 바위 그늘에 숨어있는 나치를 눈치챌 기색은 없었다.

달콤한 향기가 두 사람에게서 사고력, 주의력을 앗아가고 있었다.

(부럽다……)

라며, 서로 얽혀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나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자신의 가랑이 안쪽.

여자의 꽃잎이 「쮸릅……」하고 물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나치는 꿀꺽, 하고 침을 삼키며, 그리곤 천천히 카메라를 욕조의 두 사람에게 향했다.

찰칵, 스트로보가 울렸다.

「도련님……」

붉은 입술에서 중얼거림이 새어 나왔다.

나치는 파인더를 들여다 보며, 몇번이고 셔터를 눌러갔다.

희미한 촬영음이 출렁이는 물 속으로 사라진다.

도촬은 몇 분 동안 계속되어,

이윽고 나치는 촬영하던 손을 멈추며 카메라를 지면에 놓았다.

「하아──」

공허한 손이 바지 안쪽으로 들어간다.

나치는 뜨거운 입김을 내뱉으며, 그대로 자위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팬티 속의 손이, 끊임없이, 비열을 더듬으며…….

「도련님, 아아, 도련님──」

욕조의 교제는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뜨거운 나치의 헐떡임 또한 한동안은 식어버리는 일 없이 계속됐다.

 ◆◆◆◆◇◆◆◆◆◇◆◆◆◆◇◆◆◆◆

타무라 저택에서 300미터 쯤 내려간 곳.

밤의 산길에 차량 한 대가 정차되어 있다.

주위는 가로등도 없고, 인기척도, 지나가는 차량도 없었다.

도로는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지만 폭은 좁아 가드레일 없이는 쉽게 바퀴가 헛디뎌 떨어질 것만 같았다.

주변 경사면에서는 송백류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고 산기슭의 불빛도 마침 나무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차의 바로 옆에는, 깊은 산속으로 가는 외딴 사설 도로가 있었다.

입구에는 출입을 금하는 함석과 페인트가 칠해진 아주 조잡한 간판이 버려진 듯 쓸쓸하고 비스듬히 세워져 있었다.

차는 검은색 왜건이었다.

어둠 속으로 녹아드는 듯한 검은 차량 안에서 안경을 낀 남자가 핸들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저거군.」

마키에는 중얼거리더니 수풀이 많은 경사면에서 길거리로 뛰어 올랐다.

수중의 손전등을 차로 향했다.

차에 전등의 빛이 비추자 운전석에 있던 남자가 눈에 띄게 당황했다.

그와 동시에 남자의 뒤, 뒷좌석에 누군가 다른 사람의 움직이는 기척도 보였다.

(한 명이 더 있었나? 카메라엔 확인되지 않았을텐데.)

산 속의 CCTV는 모든 것을 사전에 파악하긴 어려웠다.

마키에는 즉시 계획을 수정하여 침입자 두 명을 포박하기로 결정했다.

「너희들, 나와라!」

4, 5미터 떨어진 곳에서 고함쳤다.

잠시 후 차량에서 두 남성이 천천히 내려왔다.

한 사람은 안경을 쓴 가냘픈 몸의 사나이.

블루종에 치노팬츠라는 모습으로, 노골적으로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키가 큰, 근골이 늠름한 남자로, 이쪽은 탱크톱에 아래는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어떤 녀석일까 했더니, 여자인가.」

몸집이 큰 남자가 히죽히죽 상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낼름, 하고 입맛을 다시며 남자는 한발 내디뎠다.

「나이는 있어보이지만, 꽤 괜찮은 여자가 아닌가.」

「여기는 사유지다. 너희들은 불법 침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 너희들을 구속하겠다. 그 다음은 이쪽의 사무소에서 이야기를 해보지.」

마키에는 칼로 내려치듯 침입자에게 말했다.

「헤헤, 불법 침입이라는데.」

「타, 타카바야시(高林)씨.」

안경을 낀 남자가 불안한 듯 동료를 쳐다보았다.

「위, 위험하다구요.」

「바보, 쫄지 마라. 이럴 때를 위해 내가 있잖냐.」

몸집이 큰 남자 ──타카바야시라고 불렸다.──는, 마치 어디 개가 짖나(何?吹く風)……라는 식으로, 마키에에게 가까워져 갔다.

마키에는 흔들리지 않았다.

남자는 마키에 앞에 서서 무식한 태도로 마키에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야, 할멈.」

마키에의, 볼륨있는 젖가슴을 난폭하게 주무른다.

마키에는 살짝 눈살만 찌푸렸을 뿐 저항하지 않았다.

「오늘 밤은 충분히 상대를 해줘야겠어. 헤헤……, 쓰잘데기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좋은 심심풀이 상대가 될 수 있을 것 같구만. 조금 늙었긴 했지만 뭐 상관없다.」

「음…….」

「그 훔쳐보기 상습범(出??) 새끼가 올 때까지 아직 시간도 남았다. 그 사이에 너는 이쪽을 상대해줘야겠어?」

무저항을 핑계로 남자는 심지어 마키에의 하반신으로도 손을 뻗었다.

「가만히 있으며언, 나름대로 좋은 생각도 하게 해줄테니까?」

라고 마키에의 사타구니를 손가락으로 더듬기 시작했다.

굵은 손가락이 바지 너머의 마키에의 비부를 자극한다.

거친 애무.

마키에는 입술을 니이……하고 치켜올리며,

「할멈, 인가……. 과연, 즐겁게 해줄런지, 이런 아줌마를.」

「오우, 듬뿍 해주마. 나는 대충 대응하지 않는 주의거든. 할멈 중에서도 너같은 매력있는 여자는 대환영이다. 보지가 닳도록 예뻐해주지.」

「과연, 알겠다. 그럼 호의를 받도록 하지.」

그렇게 말하며, 마키에의 몸이 순간 가라앉았다.

그와 동시에 남자의 시야에서 사라진 그녀의 오른 무릎이 남자의 사타구니를 강하게 가격했다.

「끼엑.」

하고 울부짖으며 남자가 앞으로 몸을 숙인다.

그 앞으로 구부정한 사내의 안면을 마키에가 더욱 손바닥으로 화려하게 내리 꽂았다.

「하앗!」

복싱 어퍼의 요령이다.

얻어맞은 남자는 참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도망치려 했지만,

「어이, 어디 가는거야? 나를 즐겁게 해줄거라고 했지?」

라며 마키에에 의해 금세 목덜미가 잡혔다.

남자는 코에서 피를 흘리며,

「코, 코가 부러졌어──」

「코 정도로, 그 정돈 참으라고, 남자잖아.」

「그, 그만해줘엇.」

「시끄럽네.」

울부짖는 남자를 마키에는 굉장한 미소를 지으며 몇 번이고 때렸다.

「이쪽은 정당방위니까. 부녀자 폭행하려는 녀석 상대니까, 뭘 하든 누가 뭐라고 하지 않겠지.」

그러는 사이 남자는 꼼짝 하지 않고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게 되어 버렸다.

남겨진, 다른 한 사람은 이러한 일련의 폭행의 흐름을 보고 완전히 겁에 질린 모습이었지만,

「자……」

마키에가 뒤돌아보자, 공포에 견딜 수 없게 되었는지 「히익」하고 비명을 지르며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차에 타려고 하는 순간,

「우왁!?」

하고 무언가에 부딪쳐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보니 왠지 검은 그림자가 느릿느릿 차 문에 앉아 있었다.

곰이었다.

2미터 쯤 되는 거대한 반달가슴곰이었다.

아무래도 야생의 곰이 여기까지 내려온 것 같았다.

「히이익. 뭐, 뭐야 이 녀석은!?」

안경을 쓴 남자는 패닉을 일으키며 팔을 붕붕 흔들었다.

마키에는 그 반달가슴곰을 보며, 「응? 저 녀석은.」라 말하며 확인하듯이 말했다.

「저건 포치가 아닌가.」

「오, 오지마─ 이 괴물.」

「야 임마, 그거 어디다 대고 말하는 거냐? 나냐, 아님 곰이야?」

「히이이익」

「후하하하.」

표정을 무너뜨리는 마키에.

포치라고 불리던 곰은 마키에 곁까지 오자 다시 얼굴을 비비며 코를 킁킁거렸다.

마치 길들여진 개와 같았다.

「그래그래, 착한 아이다. 요것들을 잡으러 왔구나.」

말하며, 마키에는 그 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안경을 낀 남자는 더 이상 도망칠 기력도 없는지 그 자리에 주저앉아 힘없이 고개를 떨굴 뿐이었다.

 ◆◆◆◆◇◆◆◆◆◇◆◆◆◆◇◆◆◆◆

「그래서, 그 세 사람은 어떻게 됐나요?」

다음 날 아침…….

마키에에게 사건의 개요를 들은 토라노스케는 그 후의 침입자에 대해 물어 보았다.

마키에와 두 사람…… 마루에 앉아 도복차림으로 차를 마시고 있다.

아직 아침도 이른 시간.

아침 식사전의 연습은, 두 사람의 일과가 되어 있었다.

이는 마키에가 말한 것으로 영양보급은 훈련 후 섭취가 근육증강에 바람직하다는 이유였다.

무엇보다 그녀로서는 토라노스케와 이야기하는 것이, 이렇게 휴식을 취하는. ……둘만의 시간이 진정한 이유였을지도 모른다.

「아, 아파라…….」

「근육통인가?」

「네, 조금…….」

「나중에 마사지를 해주지.」

몸의 통증에 얼굴을 찡그리는 토라노스케에게 마키에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놈들이라면 타치바나(橘)에게 건넸지.」

「타치바나가(橘家)에게요?」

「으응, 저기는 뒷세계에 안면이 있으니까 말이야. 잘 처리해 줄거야.」

「뭔가, 무서운 일이네요.」

「아냐아냐, 그렇게 거친 이야긴 아니다. 뭐, 협박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협박.」

「처음엔 쿠루스에서 정리하려고도 생각해봤는데……」

 마키에는 차를 홀짝이며 말했다.

「저기, 요전에 있었던 일이 있었잖아?」

「요전에 있었던 일이란 것은?」

「네가 찔린거……」

「아아」

「그 한 건으로, 우리도 밀려나서 말이야. 입장상 여러가지로 곤란하게 됐어. 원래 여섯 가문도 미묘한 입장이었고 말이지.」

그 쿠루스 비판의 최선봉이 타치바나, 그리고 카자미야 양가였던 것이다.

「그들이, 당주 대리인 아츠코와, 호겐님께 강하게 호소해서 말야. 정말 두 사람 다 난처해 보였다.」

하고, 마키에는 그때의 모습이 떠올랐는지 희미하게 표정을 흐렸다.

「그러니까 뭐, 이번 건은 점수 따기에 사용한거다. 타치바나와 카자미야에 빚을 만든 형태로 말이지.」

마키에는 찻잔을 쟁반에 놓으면서 이야기를 마쳤다.

토라노스케는 그러한 마키에의 말하는 의미를 모른 채,

「그런 일이 빚이 되나요?」

「응?」

「즉, 일어난 문제를 어느 집이 정리한다든가──」

「아아──」

마키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된다.」

그렇게 단언했다.

「네가 끼어 있으니까.」

「제가요?」

「모두 호의적으로 보이고 싶은거야.」

윗사람에게 총애를 받고 싶어 한다, 마키에는 작게 웃었다.

토라노스케로서는, 알 것 같기도, 알 것 같지 않은 느낌으로…….

「실제, 타치바나는 그것으로 충분하다. 토라노스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걸로 말야. 조만간 미사코(美佐子) 주변 사람들이 문안 드리러 올거다. 보고라든지, 어떻게든 이유를 대선. 카자미야 ──세츠 쪽은, 이건 그 녀석 떄문에 토라노스케에게 폐를 끼친 거니까.」

「저는 딱히 폐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렇지. 그렇다고는 해도, 당사자에게는 그렇지 않은거다. 그냥 넘어가질 않겠지. 그래서 말야, 꽤 안심한 것 같았어. 이번 건은 없었던 일로 한다고 했으니 말이지.」

마키에는 톡톡, 자신의 바로 옆 바닥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언제나의 신호였다.

곁에 다가오라는 말일 것이다.

토라노스케는 지시받은 대로 마키에 옆에 몸을 기댔다.

그녀의 몸에서 숙녀의 향긋한 체취가 풍겼다.

가슴팍 사이에서는 흉악한 볼륨을 가진 젖가슴이 들여다 보였다.

붕대를 빼고 있는 탓에 두 과실도, 자유로워진 것이다.

(가, 가슴이 보이고 있어……)

토라노스케는 숨을 삼켰다.

마키에와는 이미 남녀의 관계를 가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는 여자에 대해 뻔뻔하게 나서는 남자는 아니었다.

미녀의 색향을 앞에 두고 평정심으로 있을 수 있는 그런 남자는 아니다.

여자의 벌거벗은 앞에서 끊임없이 마음이 들떠 하반신에 나타나 버리는 청년이었다.

아직도 순진한 마음, 소년의 예민함이, 그에겐 있었다…….

토라노스케는 페니스가 쑤시는 것을 느꼈다.

마키에는 당연히 그런 제자의 동요를 파악하고 있었다.

(후후, 사랑스러운 녀석──)

그런 식으로 일부러 도발하고 있지만, 그걸 토라노스케는 일체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그, 그러고보니.」

토라노스케는 의식적으로 시선을 돌려 화제를 바꾸었다.

「그러고 보니, 이야기에 나왔던.  ──고, 곰은요?」

「응, 그 얘기구나.」

「설마 곰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그런가, 토라노스케는 본 적이 없었겠지.」

깊이 생각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마키에.

「포치는 이 산의 파수꾼이다.」

「파, 파수꾼? 포치라고요?」

「그래. 이 산을 세력권으로 삼고 있지. 내가 돌아가면 저렇게 가끔 모습을 보인다. 뭐, 영리한 녀석이니까 겁낼 필요는 없어. 악의가 없는 자에게는 무해하니까.」

「그, 그렇습니까.」

「옛날, 아직 나치와 사치가 어렸을 적에 자주 수행에 힘써줬던 것을 기억한다. 밤 속에서 두 사람에게 그 포치를 부추겼지. 둘 다 아마 빼액빼액 울고 있었지? ──후후, 그립네에.」

과거를 회상하는 듯, 먼 눈으로 미소짓고 있다.

토라노스케는 곰에게 쫒기며 울고 있는 남매를 떠올려 보았다.

(무, 무서운 사람이다.)

이마의 땀을 닦으면서 토라노스케는 다시금 그녀를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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