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4화 (13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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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기 선생님.」

「응─?」

「저는, 그 재주로 따지면 어느 정도인가요?」

뒤에서 안겨져, 몸을 더듬어지고 있으면서도 토라노스케는 머뭇머뭇 그렇게 마키에에게 물어보았다.

기대는 하지 않았다.

자신이 무술에 재능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남자로서 그에게는 남몰래 동경이란 것이 있었다.

특히 그림에 나오는 고류 무술과 중국 권법에, 그는 매료되어 있었다.

「아? 토라노스케가 가지고 있는 재능이라, 음, 그러네……」

토라노스케의 질문에 마키에는 조금 난처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1이나 2일까.」

「네?」

「아, 아니── 3 정도는 되겠다, 응.」

「으음, 그건 어느 정도의 기준으로 생각한 경우인가요?」

「기, 기준이라고?」

「예를 들어, 대체로 평균적인 느낌으로, 이 정도 ──라든가.」

「펴, 평균.」

「네.」

「듣고 싶냐.」

「네.」

「그, 그렇군. ……평균은 10 정도, 겠지. 좀 재능있는 녀석이 20, 천재는 100쯤 될 것이다.」

「…………」

「왜 그러지?」

「으음, 참고로 듣고 싶습니다만, 나치씨와 선생님은?」

「나치는 50이지. 나는 굉장한 천재니까 간단한 숫자론 말할 수 없다.」

「…………」

토라노스케의 얼굴이 애처로운, 넋이 나간 바람이 되었다.

마키에가 당황해서 말했다.

「나, 낙담하지 마라. 이런 일은 강함이 전부가 아니야. 거기에 재능이 없더라도 건강을 유지하는덴 도움이 된다.」

「어머님, 그건 그다지 보충이 되지 않습니다.」

「시, 시끄러워. 자, 됐으니까 너도 위로해. 자.」

하고 말하며 마키에는 갑자기 토라노스케를 나치 쪽으로 밀어냈다.

나치는 그것을 받으면서.

「위로하라니── 그렇다면 처음부터 재능있다고 말해주면 되지 않습니까.」

「할 수 있겠냐. 진심으로 상대하면 다치니까 위험하다.」

「그렇군요, 그러니까 어머님도 무르시군요.」

「바보.」

마키에는 쓴웃음을 지으며 딸을 노려보았다.

나치가 조용하게 웃었다.

……그리고 세 사람은 잠시 툇마루에서 실없는 말을 주고 받았다.

무술 연습.

집이나 가족의 일.

도쿄에 있는 또 다른 집에 대한 이야기도 도마의 위로 올랐다.

토라노스케는 오로지 맞장구치는 역할로.

그저 조용히, 그는 호위하는 모자의 즐거운 듯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문득 나치가 생각난 듯 토라노스케를 향해 물었다.

「오늘 아침, 미즈하라씨께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어쩌면 오늘 밤에 이쪽으로 손님이 오신다고 해서요.」

「? 무슨 얘긴가요?」

토라노스케가 물었다.

「듣지 않았습니까? 도련님도 한 번 보셨을 겁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었을 때의 국교성의──」

「아아, 그 의원 선생님인가요.」

「세츠(世津)――그 마조녀인가.」

마키에가 내뱉듯이 말했다.

「저 녀석, 뭣하러 오려고 그러는거지.」

「어쩌면 지방 선거의 응원으로, 여기 올 일이 생겼다든가……. 모처럼이니까 도련님께 문안드리고 싶다고.」

「칫, 쿠레하(紅葉) 녀석, 거절할 수 없었던 건가.」

「그럴 수도 없잖습니까. 지금 카자미야(風宮)는 대부분 그분이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카자미야의 실질적 당주니까요.」

「어차피 토라쨩이 목적이겠지.」

「뭐, 그렇겠지만……. 도쿄에서는 사람들의 눈도 있으니까요.」

「유부녀다.」

「아이가 남자만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딸이 필요하다고. ──언젠가 도련님과 아이가 생겼을 경우 카자미야를 물려받는다던가. 카자미야의 장로들과 부인들 사이에선 이미 이야기가 되있다고 합니다.」

「멋대로 정하고 자빠졌어. 좋냐,토라노스케쨩. 너 종마 취급을 받고 있잖아.」

「하아……. 그건 이미, 포기했으니까요.」

토라노스케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여자를 안는 것, 이것이 토라노스케가 당주로서 유일한, 그리고 최대의 역할이었다.

「씩씩하네에, 토라노스케쨩은. ……좋아, 오늘 밤은 상으로 내가 귀여워 해주마. 여자를 안는 것도 수행 중 제자를 보살피는 것도 스승의 일이다. 그런 여유로 나치, 너 미즈하라한테 가서 오늘 밤 예정을 변경해라.」

「안됩니다. 오늘 밤은 세츠님이 예약했으니까요. 못 들으셨습니까?」

「괜찮잖아, 어떻게든 되겠지. 그 정도는.」

「무리입니다. 쿠루스의 당주가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어머님도 아시잖아요.」

「흥」하고 마키에는 콧방귀를 뀌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망해가는 카자미야 따위, 차라리 단절하면 된다.」

「그럴 순 없습니다.」

「나치는 딱딱하단 말이지. 사치는 좀 더, 이렇게 어울려줄텐데.」

「머리가 파─한거에요. 저 아이도 어머님과 똑같습니다.」

나치는 어깨를 으쓱했다.

「저기……」 토라노스케는 조금 생각하며 말했다.

「저기, 내일 밤이면 한가하니까 선생님.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가실래요?」

차라도 하자고 권했다.

마키에의 얼굴이 반짝 빛났다.

「괜찮은가?」

「예에. 나치 씨도 어떠세요?」

「네? 저도 괜찮겠습니까?」

「그럼요. 나치씨와도 천천히 이야기하고 싶었고. 최근에 바빴잖아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단순한 다과회가 되어 버리지만요 하하, 하……」

「응, 왜 그러냐?」

마키에가 묻는다.

이에 토라노스케는 수줍은 듯 웃었다.

「에? 왜냐면, 나치씨도 오는거고.」

「…………?」

「으음, 그러면 나치씨가 돌아간 후에 할까요? 그…… 즉, 내 방에 묵고 가실래요?」

토라노스케는 나치 쪽을 보며 어색한 듯 말했다.

토라노스케 입장에서 보면, 아들 앞에서 어머니와의 섹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무래도 주눅이 드는 일이다.

마키에는 납득했다는 식으로 나치와 얼굴을 마주했다.

「아아, 그래. 응, 그런 일인가. 응, 그렇군. 그럼 그렇게 하자. ──나치도 그걸로 괜찮은가?」

「하──? 네, 네엣, 그 어머님이 좋으시다면요. 저는 상관없습니다.」

 나치가 말했다.

히죽, 마키에가 짐승의 표정으로 웃었다.

변태장에 어서오세요! 오마케! 2화

남장의 미인들 그 2

밤──.

손님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토라노스케는 서쪽 외곽에 있는 커다란 목욕탕으로 향했다.

어두컴컴한 복도에는 사향과 비슷한 달콤한 향이 가득했다.

……미약으로 향을 피우고 있는 것이었다.

미약. 

타무라 가문이 가지는, 이 특수한 몇 개의 약은, 예로부터 당주를 위한 영약이 되었고, 또 동시에 그룹의 중요한 자금원이기도 했다.

자양강장, 체질개선 효과가 있다.

또 부작용으로 성적 흥분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원래 세 가지밖에 없는 약이었지만, 지금은 연구도 진행되어 그 종류도 수십을 넘을 때까지 증가했다.

형태도 정제, 유립제, 트로치같은 내복계부터 연고, 로션, 젤, 관장같은 외복용까지, 여러가지가 용도에 맞게 제조되고 있다.

「오늘 밤은 향기, 인가.」

토라노스케는 어두운 복도를 나아가며 중얼거렸다.

미향(媚香)은 여성이 임신을 원할 때 많이 사용된다.

미약은 독해서 모체의 임신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 향기 타입은 흥분을 높이는 효과로 약간 낮긴 하지만, 임신에는 영향이 없다고 여겨진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식후의 약이 없었지.」

탈의실 앞에서 심호흡했다.

달콤한 향기가 토라노스케의 사고에 휘감겨 왔다.

토라노스케는 그것을 몇 번이나 반복한 뒤에 탈의실의 문을 열었다.

「어머나, 당주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탈의실 안에는 여자 한 명, 알몸에 목욕 타월 차림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참외 모양의 고풍스러운 풍모.

살집이 있고 부드러워 보이는 지체.

올린 긴 검은 머리카락을 뒤로 묶고, 요염하게 흐르는 목덜미의 선.

목에는 가는 골드 목걸이를 걸고, 손목에는 다이아몬드 브레이슬릿를 달았다.

어딘가 부유하고 사치스러운 분위기가 감돌았다.

카자미야 세츠(風宮世津)──.

6선 의원, 현역 국회의원 겸 국토교통상이 그 자리에 있었다.

아직 서른 전후로 젊어보이지만, 실제 나이는 마키에나 쿠레하와 같은 마흔이 넘었다고, 토라노스케는 기억하고 있었다.

사상 최연소로 법무부장관을 지낸 이래 여러 직책을 역임한 집권여당을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이다.

(역시 TV에서 보는 모습과는 다르구나.)

텔레비전에서는 좀 더 싫은, 독하게 말해보자면, 역겨운 여성이라고 토라노스케는 보고 있었다.

지위나 학력, 미모, 금전.

그런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얼굴이나 행동에 비치는 것 같아서, 그다지 좋아하게 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토라노스케가 품고 있던 인상은 일변했다.

그리고 TV 앞에서의 그녀가 사실은 연기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카자미야 세츠는 굳이 거짓인 자신을 연기하고 있다.

증거로 토라노스케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은 무척 부드러웠다.

따뜻하고 모성에 차있다.

아니면 이쪽이 거짓말인가.

의문을 느낀 토라노스케는, 카노 쿠레하(狩野紅葉) ──본가의 뒷바라지 역인 그녀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답은,

「저건 일부러 저렇게 행동하는 거에요.」

가라사대 카자미야 세츠라는 여자는, 겉으로 의식하고 자신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그 편이 편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이라는건 말이죠, 도련님. 청렴하기만 하면, 거꾸로 잘 되지 않는 법이지요. 청탁(?濁)을 아울러 삼키는 도량이 없으면, 사람은 선택하지 못하고 일도 좀처럼 생각대로 되지 않는거죠. 세츠는 그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저렇게 자신을 약삭빠르게 보여줘서…… 또 정치의 세계에서는 그게 종종 무기가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쿠레하는 설명했다.

토라노스케로서는 알 것 같은, 알 것 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쿠레하는 산전수전 다 겪은 여자임에 비해 그는 사회 경험이 얕다.

「뭐, 그런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토라노스케의 역할에는 변함이 없다.

여자를 즐겁게 하고 위로한다.

그 뿐이다.

「이것은 기우군요. 이런 깊은 밤에 도대체 무슨 일일까요?」

나지막한, 나이를 느끼게 하는 목소리가 걸린다.

세츠는 앉아있던 등나무 의자에서 허리를 피며 말했다.

토라노스케는 약간 긴장하며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어──.」

「세츠에요. 카자미야의 세츠. ……저를 벌써 잊은건 아니겠죠?」

순간 세츠의 표정이 험악해졌다.

토라노스케는 당황해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면서 그녀가 앉아 있던 등나무 의자로 눈을 돌렸다.

앉은 부분에 깔린 타월──.

거기는 벌써, 흠뻑, 투명한 액으로 젖어 있었다.

세츠의, 여자의 꿀에 의한 것일까, 라고 토라노스케는 추측했다.

아마 그녀는 이곳에서 토라노스케가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나저제나 달콤한 향기에 사타구니를 적시며.

토라노스케는 꿀꺽꿀꺽 침을 삼키면서 말했다.

「저기, 식은땀이 나서 목욕이나 할까 해서요.」

「어머, 그런가요? 마침 저도 들어가려던 참이에요?」

「그렇습니까.」

「그런거니까 실례지만 쿠도씨는 사양해줄 수 있을까요.」

「에, 아니──」

「설마……. 같이 들어가고 싶다, 라고 말하진 않겠지요오.」

장난스런 눈빛으로 물어온다.

토라노스케는 자신도 모르게 주춤했다.

이 태도.

이것을 토라노스케는 거북해하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를 상냥한 눈으로 보는 주제에, 막상 가까워지면 어딘지 모르게 쌀쌀맞은 태도를 취한다.

말을 걸어도 거절하는, 매정한 말을 해온다.

지금 식으로 말하면 츤데레라고나 할까…….

「딱히 당신같은건, 전 어떻게 되든 상관없으니까요.」

병원 병문안 때, 이런 말을 들으며 풋잡당한 것을 토라노스케는 잊지 않았다.

(절대 S겠지, 이 사람……)

마키에나 쿠레하 등은, 이런 세츠를 「마조히스트……」라고 말하곤 하지만, 이건 완전한 오해라고, 토라노스케는 생각했다.

「저어――」

당황스러움과 함께 세츠를 봤다.

여기서 물러나도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받은 일이 되질 않는다.

토라노스케는 말하자면 돈으로 살 수 있는 매춘부와 같은 것으로.

처음에는 저항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 일을 자신의 일로 받아들였다.

타무라의 여자들── 그녀들의 바람에 응해주고 싶다, 그러한 마음도 있다.

이것은 그 나름의, 그녀들에 대한 자그마한 보은이었다.

당주로서 물론 그들을 사랑하고 있다.

세츠의 일도 싫지는 않다.

……세츠가 곧 구조선을 내보냈다.

「하지만 쿠도씨가 부디라고 말씀하신다면…… 특별히 용서해 드릴게요.」

묵직한 위엄있는 태도다.

토라노스케는 「응.」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세츠는 대답을 듣자마자 토라노스케의 손을 잡으며,

「어머, 그런가요. 그럼, 같이 들어가죠. 물도 아직 데워져 있어요.」

라며 토라노스케의 기모노를 벗기려 했다.

토라노스케는 갑작스런 상황에 몸을 굳혔다.

「무, 무엇을.」

「뭐라뇨, 목욕하는 거잖아요? 옷을 입고는 못 들어가요.」

「그건 그렇지만 옷 정도는 혼자라도.」

「사양할게 뭐 있나요. 딱히 잡아먹으려는 게 아니에요.」

말하면서 토라노스케의 옷을 벗기고 있었다.

할 수 없이 토라노스케는 세츠가 하고 싶은 대로 냅뒀다.

……본가에 돌아오고 나서, 반년 이상 경과했다.

그런 의미에서도 그는 여자들의 적극성에 이젠 익숙해지고 있었다.

여자들에게 옷을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는 일도 가끔은 있었다.

무엇보다, 이럴 때의 상대와는 대개 깊은 육체 관계가 있는 거지만…….

(뭐, 이런 미인과 섹스할 수 있으니까 나쁜 기분은 아니지만.)

토라노스케는 아직 세츠를 상대하는 방식을 결정하질 못했다.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 세츠는 살에 닿는 속옷까지 벗겨 버렸고, 토라노스케를 팬티 한 장으로 만들어 버렸다.

「브리프를 벗길게요, 다리를 좀 빼주세요.」

라고 말하며 쭈그리고 앉아 토라노스케의 팬티를 내려갔다.

토라노스케는 순순히 그 지시에 따랐다.

반쯤 솟아오른 페니스가 세츠의 얼굴 앞에서 불쑥 고개를 들었다.

「어머……. 후후, 응석받이 자지구나.」

낼름, 세츠가 자신의 입술을 핥는다.

연지를 바른 붉은 입술에서 새어나온 뜨거운 숨이 귀두에 걸리면서 토라노스케는 그만 몸을 사렸다.

세츠는 그런 토라노스케를 노려보며 입가를 치켜들고 조소하듯 웃었다.

「못난 당주님이네요. 저는 손님입니다. 그 손님에게 흥분하다니 전통 깊은 타무라의 당주로서 칭찬받을 일이 아닙니다.」

「죄, 죄송합니다.」

「그렇게, 저와 섹스를 하고 싶은건가요?」

「에?」

「기대했잖아요. 저와의 섹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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