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장에 어서오세요. 에필로그 2화
에필로그 마이 그 2
「아, 아이를 주먹으로 때리던 사람──」
토라노스케는 떠올렸다.
십여년전, 누나와 했던 도피행을.
둘이서 거리까지 간 것. 밤에 목욕탕에 들어갔다는 걸. 라면집에서 먹었던 라면. 수중에 있는 돈. 몸을 서로 붙이며 잠든 심야의 버스 터미널. 그 날 밤의 심정. 피부의 감각까지 떠올렸다.
어른들의 대응은 빨랐다.
그들은 모든 방면에서 손을 쓰고 있었다.
역도, 은행도, 버스도, 택시도, 여행사도.
단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그들의 감시 아래 놓여졌다.
빠른 이야기. 간단하게 모험은 끝났다.
아침이 되자 남매는 몰래 가져온 카드를 꺼내 ATM기에서 현금을 찾으려다 덜미를 잡혔다.
키 큰 작업복을 입은 여자. 폭이 넓은 검은 안대를 한 그녀에게.
부하를 거느린 그녀. ──쿠루스 마키에는 남매를 발견하자마자 누나 쪽을 후려갈겼다.
──이 빌어먹을 꼬맹이가. 귀찮게 하는게 아니다.
그러면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벗은 장갑 밑에는, 단련에 의한 것인지 낡은 흉터가 많이 존재하여──
「사, 살인청부업자!」
옛날의 광경을 떠올리며 가리킨 토라노스케에게, 자신도 모르게 쿠레하가 사레들렸다.
동시에 마이도 이히히히, 추잡하게 웃으며,
「기억하고 있었어. 토라…… 뭐, 그렇네, 이 아줌마 때문에 그 후 한동안 계속 울기만 했다구.」
「사, 살인청부업자입니까, 이건 이대로 좋네요. 마키에, 당신 도련님에게 잊혀지지 않았군요. 아하, 아하, 하.」
덩달아 쿠레하도 웃었다.
웃음거리가 된 마키에는 푹 찔린 듯, 장신을 토라노스케 옆에 토라지듯 누르며 앉았다.
「그건 아니겠지, 토라노스케.」
침대의 위다.
부드러운 쌍구를 밀어붙이자, 토라노스케는 숨을 삼켰다.
자연스럽게 지난 며칠의 짓무른 밤이 떠오르고 있었다.
부글부글 사타구니가 고개를 들이민다.
마키에도 문득, 그 반응한 고간을 바라보더니 토라노스케의 얼굴을 들여다 보았다.
「난 말이지, 지난 십년 동안 네가 어떤 멋진 남자로 자랄지 줄곧 기대하고 있었다고.」
「조, 좋은 남자?」
「너를 위해서 딸들도 단련시켜줬고──」
「하아……」
「그런데 네놈, 나를 살인청부업자라고? 고급진 표현이잖냐, 이 빌어먹을 꼬맹이──」
달콤한 한숨과 함께 마키에는 토라노스케의 입을 빨아들였다.
갑자기 입술을 맞춰진 토라노스케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무──후, 후후. ……어때? 어른의 키스는 굉장하잖아? 이봐이봐. 자지가 벌써 반응하고 있잖아.」
속삭이며 마키에는 잠옷 위에서 토라노스케의 음낭을 주물렀다.
힘을 빼앗긴 토라노스케는 기진맥진하며 휘청휘청 마키에에게 기댔다.
그러한 그를 그 볼륨있는 가슴으로 받아들인 마키에는 더욱 깊은 입맞춤을 선사했다.
마이가 당황한 듯 말렸다.
「잠깐, 아 왜 앞질러 가는거야! 토라도 불끈해하지 말라고!」
「마키, 대낮부터 교미하면 안되잖아요. 방 첫날 채로 방치하고 있으니까.」
쿠레하와 마이 둘이서 떼어내려고 했다.
마키에는 토라노스케의 입안을 유린하며 핥아낸 후 간신히 몸을 떼어냈다.
은실이, 서로의 입술에 「츠우…」 하고 늘어졌다.
「어때, 난리났나?」
입술을 핥으며 마키에는 만족한 듯 말했다.
◇ ◇ ◇
쿠루스 마키에의 내방. 목적은 토라노스케의,
「새로운 경호를 하기 위해……」
였다.
증강된 세번째 호위인 것 같았다.
어쩌다 그런 얘기가 됐냐면, 그건 토라노스케가 찔린 영향에 의해서다.
이번 사건으로 쿠루스가는 일족으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고 했다.
원래 쿠루스는 타무라의 일족으로, 무를 관장하는 가문이다.
동시에 본가 당주 ──특히 직계 남자의 보호 일체(호위, 신변의 보호, 혹은 성처리까지)를 맡는 집안이며 그러나 이것이 이유로 타 가문에겐 그다지 좋게 생각되질 않았다.
빠른 이해를 돕자면, 질투받고 있다는 것이다.
당주의 곁에 항상 붙어 있는 것이.
(마음에 안 들어……)
그렇다고 여섯 가문의 일각이라 해도 그룹에서 영향력도 적고 가문도 낮은 이 집이 질투당한다는 것은, 여자의 질투라고 하는 것은 꽤 귀찮은 무언가같다.
「뭐, 이번엔 말해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
이렇게 마키에는 눈 앞에 있는 침대를 보면서 말했다.
거기에 토라노스케의 모습은 없다.
그는 마이에 이끌려 화장실로 갔던 직후였다.
「멍청한 딸들이 방심했으니까.」
말하는 투는 씁쓸했다.
마키에는 담배를 꺼내 물고, 하지만 곧 병실이라는 사실이 생각났는지 다시 품속에 집어넣었다.
쿠레하는 병문안 음식인 사과를 접시에 잘라 나누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두 사람 모두, 잘하고 있잖아요.」
「물러, 쿠레하는.」
마키에는 불만스러운 듯 말했다.
「잘도 뭣도 없어. 아차, 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야, 이런건. 우리들 쿠루스에게는 말이다. 설령 밥을 먹고 있든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든, 잠자리에서 아헤하고 있든, “격세의 남자”만은 빼앗겨서는 안 된다. ……그 두사람은 그걸 시켰어. 솔직히 살해당해도 불평은 말할 수 없을거다.」
「앗쨩이 일찌감치 용서했으니까 말이에요. 그 이상은 아무도 아무 말도 할 순 없어요.」
「정말, 상냥해. 아츠코도.」
「모르고 있네에,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신 말야. 당신이 쿠루스의 당주인게 아니에요. 이렇게 말하면 안되지만 이번 일의 책임은 전부 당신에게 있어요.」
「알고 있다. 제자의 미숙은 스승의 책임이다. 잘못은 그 두 사람을 쓰게 한 나야. 그래서 나도 여기 이렇게 있는거지.」
「슬퍼할거야. 그 자매를 책망하면요. 다름아닌 도련님이 말이에요.」
「훗, 좋은 사람이네, 토라노스케쨩은.」
기쁜 듯, 마키에는 사과를 집었다.
쿠레하는 그런 마키에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당신이 올 줄은 몰랐어요. 틀림없이 다른 사람을 보낼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그 쪽은 괜찮은 것인지.」
「응…… 뭐어, 이런 사태다. 아무래도 얼굴을 내밀지 않을 수 없겠지? 딸들의 나사도 다시 조이지 않으면 안 된다. 저긴 저쪽에 맡겨야지.」
「그런 말 해도, 사실은 도련님 곁에 머물고 싶었던 것 뿐이잖아요? 단지 당신이 말야.」
「너야말로, 나잇살이나 먹고 밤시중 노릇을 한다고 하지 않았나? 들었더니 아이도 원한다고? 얼마나 뻔뻔스러운거야? 너, 남편있잖아.」
「괜찮아요. 확실히 허가를 받았으니까. 도련님이 주신 자식은 카노의 후계자로 하겠다고 부부가 의논해서 결정한 일이에요.」
「그럼 임신만 하면 빠지겠네?」
「뭘요?」
「하렘이야.」
「미안하네.」
휙 옆을 향하며, 쿠레하는 손바닥 안의 칼을 놀렸다.
「나는 이미 도련님의 여자란 말이에요. 몸도 마음도 바친 사랑스러운 그 아이에게 말예요. 그 아이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예에…… 남편에겐 미안하지만,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여자가 운명의 남자를 만나 네토라레 당하지 않을 수 없잖아?」
「칫, 말도 안되는 여자다.」
「당신도 그럴 생각이잖아요, 마키. 그래서 지금도 독불장군이고. 나치와 사치의 부친── 그와 헤어진 이유를 우린 듣질 못했어요.」
「옛날 일이다.」
「옛날?」
「서로 젊었다는거야. 그러니까 여러가지 어긋남이 생긴거지.」
「그것 뿐이야?」
「뭘 더 얘기해달란거야? 또.」
「도련님의 여자, 에……」
「바보.」
일언지하에 마키에는 부정했다.
「몇 살이나 차이나는 줄 알아.」
「나이랑 상관 없잖아요? 천년의 사랑이고. 언제나 우린 이 사랑을 이루려고 애썼으니까.」
「아아, 욕심스럽게.」
「예에, 욕심스럽게.」
쿠레하는 즐거운 듯이 입가를 일그러뜨리고 계속했다.
「당신이 혼자가 된 것은, 이 날을 바랬던게 아니야?」
「…………」
「언젠가 도련님에게 안기는 날을 꿈꾸며 말이에요. 그 헤어진 그── 지금은 큐슈쪽에서 지도원을 하고 있다고 했던가? 아아, 그를 좋아했던거지, 사랑했던거지. 그런데 어느 때 한 아이가 태어났다. 태어나 버린거에요. 일족의 근친상간 때문이 아니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설마하는 다른 사람에게 말이죠. 그리고 그 아기를 본 당신도 확신하지 않았나요? 언젠가 내가 그 아이 곁으로 달려갈 미래를요.」
「흥, 만약 그렇다면 그건 굉장히 편집적이군.」
「물론 우리는 모두 뒤틀려 있어요. 우리들은 전혀 변하질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당신도 남편을 버렸어. 아니, 버렸다는 말투는 이상해. 애당초 우린 “저 아이”의 여자니까요. 얼마나 다른 남자들에게 안기든, 누구를 사랑하든, 결국은. 우리들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어요. 언젠가 “그”를 낳아 손에 넣는다. 그것 때문에 말이에요.」
「저주다.」
「뭐라고요?」
「저주다, 한쪽의 띠에 우리들은 모두 묶여 있다.」
「저준가요? 이 기분이?」
「적어도 그에겐 그렇다. 우리에겐 ──어떨까?」
「저는요,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어요. 이건 축복이야.」
「축복?」
「다른 모든 것에 우선되는 충동── 이런 감정을 아는 여자가 이 세상에 얼마나 있다고 생각하는거에요? 이런 뜨거운 열기를 가진 여자가. 전 말이에요, 그것은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해. 여자에게 더 이상의 행복은 없다. 이게 축복이 아니라 뭐라 불러야 할까요.」
단호히 말해왔다.
마키에는 그런 쿠레하를 눈부신 듯이 바라보며,
「나는 타무라의 충동 따위는 믿지 않았어. 그 날 그를 눈으로 볼 때까진 말이지. 타무라의 업 따위는 없다고 생각했다. 옛날의 구전은 거짓이라고. 늘 꿈에 그리던 청년도, 저 산들도, 저 삶도 환상일 뿐이라고. ……그러나, 착각이었다. 나는 내 성질을 모르고 있을 뿐이었어. 그것을 깨달은 것이 그 날이었다. 처음 만난 날. 자신의 몸에 흐르는 피. 죄의 깊음을, 그 작은 손으로 손가락을 잡혔을 때.」
「우리들은 천국의 주민들이에요. 타고난 그 일의 틀림은 없어요. 그리고 그건 그 아이를 알면 확실할 수 있는 일이죠.」
「그런가, 쿠레하는 그렇게 생각하는군.」
그렇게 말했다.
쿠레하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잘라낸 사과를 입으로 가져갔다.
「곧, 당신도 그렇게 돼요. 그 아이에게 안기기만 하면 당장.」
「그런가――」
부르르, 하고 몸을 떨었다.
마키에는 약간 홍조 띈 표정이 되었다.
그 눈에는 희미하지만, 관능과 도취의 색을 간파할 수 있었다.
그녀는 한 번 숨을 들이마시더니 자신을 침착하게 하려는 듯 혀끝으로 자신의 떨리는 입술을 핥았다. 「후――」
「그런가, 나도 그렇게 되는건가, 우후, 후, 후……」
그렇게 웃던 목소리는 말라 있었다.
쿠레하는 더 이상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창밖만 내다보았다.
창밖에는 희미한 띠를 닮은 구름이 가을 높은 하늘을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 ◇ ◇
두 사람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무렵…….
병실을 나온 토라노스케는 같은 층에 있는 남자 화장실에 있었다.
토라노스케 옆에는 누나인 마이가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다친 남동생의 병간호…… 라고 하는 명목이지만, 그건 단순한 구실인 것은 틀림없었다.
증거로 토라노스케의 부상은 이제 많이 나아져서 조금 등에 고통이 남아있긴 하지만 지금까지와 같이 일일히 용건을 간호사에게 의지할 필요는 없게 되었다.
……두 사람은 개인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서양식 화장실에 걸터앉은 토라노스케의 그 사타구니에 얼굴을 파묻는 형태로 마이는 쭈그리고 앉아 있다.
노출된 페니스를 목구멍까지 물고 천천히 얼굴을 앞뒤로 흔들고 있었다.
그 얼굴에 평소 늠름한 모습은 없다.
있는 것은 관능의 불에 기름을 부은 몹시 상기된 눈빛을 한 암컷 그 자체의 본성 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쿠루스 집안은 옛부터 좋게 생각되지 않았어.」
마이가 말했다.
펠라치오를 하며 말하는 목소리는 토라노스케의 귀에 약간 흐리게 들렸다.
마이는 말하면서도 쉬지 않고 차분히 동생의 페니스를 맛보고 있었다.
연분홍칠을 한 입술에서는 투명한 액이 주르륵 흘러나오고, 가련하게 물든 뺨은 횻토코처럼 오므라들어선 육봉을 「쯔쯥…」하며 식도 쪽으로 빨아들인다.
「아아, 좋아, 누나. 그거──」
「쿠루스는──」
「엣? 뭐라구?」
「쿠루스는 말야, 무가의 집안이야.」
마이는 일족의 대한 설명을 토라노스케에게 들려주었다.
타무라의 일족──.
그것은 본가를 정점으로 카노(狩野), 아니(阿仁), 타치바나(橘), 하야세(速?), 카자미야(風宮), 쿠루스(?栖)라고 하는 분가가 구분되어 있는 형태였다.
서열에서 제일 위인 것은 본가의 시중꾼 겸, 분가의 정리역인 카노가다.
실질적 그룹 관리자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모든 일을 카노가를 통한다.
그 다음이 아니 가문이고, 이들은 약사 가문이다.
예로부터 학문의 세계에 강했고, 현재는 그룹의 중핵기업인 제약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많은 우수한 연구자와 엔지니어를 거느리고 있으며 토라노스케의 상비약도 그들이 만들고 있었다.
다음 타치바나는 인재 알선과 건설업에 강했다.
원래 중개인으로 현재는 지방 종합 건설업체인 “타치바나구미(橘組)”를 모체로, 다양한 일을 다르고 있다.
뒷세계에 인맥이 있기 때문에 뭔가 귀찮은 문제가 생겼을 경우, 혹은 더러운 일이 필요한 안건은 이 집으로 흘러가게 된다.
4위, 하야세는 기도사 집안이다.
일족의 신기, 제사, 성신에 관한 일을 담당하여 쿠루스에 이어 본가와의 관계가 강하다.
5위, 카자미야는 일족의 외교와 사전 공작이 주된 역할이다.
요컨대 정치인인데 지금은 피가 끊겨 다른 몇몇 가문에서 이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이 쿠루스다.
본가 남자의 호위역이며, 일족에서 제일 가는 무투파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여섯 가문 중에서 가장 서열이 낮지만 당주의 근접 호위라고 하는 역할 상, 실제로의 입장은 강했고 일족 중에서 유일하게 독자적 판단에 의한 행동이 허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