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2화 (123/141)

변태장에 어서오세요. 3장 14화 (NTR 주의!)

무직, 쿠도 토라노스케의 경우 그 8 

눈을 뜨자 또 다른 장소에 있었다.

어둡다.

아주 어두운 방이었다.

빛이 전혀 없기에 주위를 파악할 수 조차 없었다.

알 수 있는 것은 실내라는 것 뿐.

따뜻한 공기와 깨끗한 냄새, 그리고 피부에 닿는 모직의 감촉. 아마도 고급 융단의 그것이, 그 사실을 나타낸다.

「여기는…」

몸을 일으킨 순간 눈에 강한 통증이 쑤셔왔다.

만져보니 한쪽 눈에 붕대가 감겨 있었다. 아까 차인 곳에 누군가가 응급처치를 해준 모양이다.

무엇보다, 그 “조금 전”조차, 판연(判然)하지 않다.

자신의 감각으로 때려 맞추고 있을 뿐 실제 시간으론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장소도 모르겠군. 짐작도 가질 않아.)

손으로 더듬어 주위를 살피면서, 무릎으로 일어섰다.

동요는 없었다.

감정같은 건 이미 마비되어 있어서, 여러가지 일이 동시에 일어나 더 이상 일일히 놀랄 엄두조차 나질 않았다.

(나의 세계라고 했던, 그 녀석은.)

류노스케를 떠올렸다.

그것이 뭘 의미하는가.

이해는 못했지만 개략적인 뉘앙스만은 짐작이 갔다.

요점은 결과론이다.

그러한 인과성, 자기 책임관을 녀석은 분명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행복도 불행도 과거의 굴레도 모든 것은 자기 인식 위에 있다고.

혹여 그렇다면 앞으로 일어날 일 또한 어떤 결과든 내가 선택할 결과가 아닐까.

나의 대수롭지 않은 젠장맞을 정신이 이끌렸다, 당연하게도──.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자 갑자기 방에 불이 켜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불빛은 내가 있는 이곳이 아니라 또 하나 옆방에서였다.

옆과 이쪽은, 투명한── 아마도 유리일까, ──커다란 천장에서 바닥까지의 한 장판으로 나뉘어 왕래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청소용 작은 창문같은 유리에서도, 저쪽에 이어진 방은 분명히 볼 수 있었다.

나란히 선 킹사이즈 침대와 붉은 융단

그야말로 고급 가구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품들(調度類).

이런 물건들이 모두 다다미 스무장 남짓한 방에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밝게 비춰진 저쪽과는 대조적으로 이쪽은 영 어두워져 있었다──.

나는 유리 끝을 응시했다.

동요는 없었다.

통증도…… 신경 쓰이지 않았다.

잠시 후 안방으로 누군가 들어왔다.

「정말이지, 즐거움이야. 오랜만의 젊은 피부―― 그것도 타무라의 공주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그런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의 목소리.

나는 고개를 들어 내가 있는 곳, 그 천장을 바라보았다.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지만 이쪽 어딘가에 스피커가 있을 것이다. 저쪽에 음성을 퍼올려내고 있다. 그건 바로 눈 앞에 있는 창문이 이 공간에서 완전히 방음을 해주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 냄새…… 약을 쓰고 있는 건가.」

들어온 것은 낯선 남자였다.

코를 벌름거리며 중얼거리고 있다.

나이는 오십 안팎. 뚱뚱하게 살이 찐 비만이라고 불러도 지장없는 몸을 가지고 있다.

얼굴도 몸에 걸맞는 둥근 얼굴을 가지고 있다.

강조해야할 것은 눈이다. 그 독특한, 옆으로 뾰족하게 튀어나온 그 눈은 마치 안광으로부터 직접 천한 근성이 배어 있다는 것처럼, 되풀이해서 설명해도 강렬한 인상을 내게 주었다.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채 술에 찌든 배와 검은 색의 자지를 흔드는 모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지저분했다.

데메킨. (눈이 튀어나온 금붕어 품종 중 하나.)

뇌리에 그런 단어가 스쳤다.

「즐겨주십시오, 회장님.」

이어 들어온 것은 금발의 젊은 남자였다.

이쪽은 상반신 알몸으로 허리에 목욕 타올을 두르고 있었다.

「마음껏 즐겨주세요, 오늘은 당신이 산 밤이니까.」

이 녀석을 본 기억이 있었다.

카자미야 히로토(風宮?人).

카미모리의 산에서 만난 남자.

타무라의 분가 줄기에 뻗어나온 그 남자다.

한 번 보았을 뿐이지만, 그 펑크 락커같은 금발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었다. 무엇보다 누나의 약혼자였다는 사실이 나로서는 그를 잊기 어려웠다.

의문과 함께 그들을 바라본다.

어째서 카자미야 히로토가 여기에 있는가.

왜 이런 어두운 방에 나는 갇혀 있는 걸까.

유리 너머에서는 히로토와 데메킨이 상스러운 미소를 띄며 대화하고 있다.

「약을 사용하는 건가?」

「쓰지 않으면 흥이 나질 않으니까 말야.」

히로토가 말했다.

「여하튼 이 녀석들 어설픈 정신력이 아니야. 보통 찔러넣은 정도로는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아. 약도 시간도 보통의 2배는 더 필요하니까―― 뭐어, 그 만큼은 확실히 즐길 수 있으니까. 이 녀석들에겐 황금과 같은 가치가 있으니까 말야. 특히 실컷 녹여 놓고 난 뒤의 섹스는 최고다. 회장님도 좋아하잖아? 발정난 여자라는 것이.」

「음.」

「나도 말이야. 때리면서 섹스하는 것은 싫어하지만 역시 재밌는 건 이쪽이야. 시치미를 뚝 뗀 꾸며낸듯한 여자의 겉을, 한장 한장 쾌락으로 벗겨 취해가는 정숙하던 여자를 음란하게 가르치는 것 말이지. 가장 고간이 끓어오르는 때야.」

입을 크게 일그러트리며 히로토는 데메킨과 웃었다. 

문을 향해 손짓한다.

또 다른 손님이 복도로 들어왔다.

나는 숨을 멈추고 유리창 너머를 주시했다.

방으로 들어온 것은 두 사람이었다.

 ◆ ◆ ◆

나는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다만 그 자리에 못이 박힌 듯 움직이지 못하다, 비틀 비틀 그 칸막이 창문으로 향했다.

뒤 이어 들어온 두 사람.

거기에 있던 것은 틀림없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사람이었다.

타무라 마이와 아츠코.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목숨보다 중요한 모녀였다.

나는 휘청휘청 손을 뻗는다. 

그 손은 결국 경질 유리에 의해 막힌다.

어두컴컴한 이쪽과 저쪽을 사이에 둔 한 장의 유리.

유리를 때렸다.

갈라진 목소리로 두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창문은 꼼짝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눈치채지 못했다.

저쪽에서는 보이지 않는 구조인가.

천천히 방으로 들어온다.

그 두 사람의 모습이 더욱 내 가슴을 술렁이게 했다.

속옷 차림.

그것도 지극히 선정적인 것을 두 사람은 입고 있었다.

누나는 레이스 무늬의 오픈 란제리였다. 위도 아래도 각각 중요한 부분이 벌어진 천의 틈새로 엿보인다. 위로는 앵두같은 유두, 아래는 연한 색의 꽃잎이다.

고모는 거의 전라와 다름없었다.

검은 보디 스타킹에 묵직한 중량감이 있는 쌍유, 그리고 털이 없는 치부가 비쳐 보이고 있었다.

「우, 우우」

손이 떨렸다.

목이 따끔따끔 말라간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비치는 빛으로 아까보다 어느 정도는 보이기 쉬워졌다.

벽을 따라 더듬거리니 안쪽에 문이 있는 것이 보였다. 작은 소파, 그리고 옆 테이블도 있었다.

급히 문 손잡이를 돌린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잠겨 있는 것이다. 밀어도 달카닥하고 소리가 날 뿐, 중요한 문은 열리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걷어찼다.

한 번.

두 번.

세 번 걷어차도 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무겁고 튼튼한 그 문이 말없이 가로막고 서 있었다.

나는 일단 떨어지고 그 기세를 몰아 몸채로 문으로 돌진했다.

부딪침과 동시에 둔탁한 소리가 어깨 밑 부분부터 났다.

통증이 정수리부터 뚫고 올라왔다. 무시하고 다시 한 번 부딪쳤다. 쿵, 하고 다시 어깨가 불쾌한 소리를 냈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열려라, 열려……!」

통증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동요는 없다. 없을 것이다.

감정이란 것은 이미 마비됐다.

그러므로 몸이 망가져도, 마음이 망가져도 이렇게 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멈추거나 하지 않아. 필요하면 어디까지라도 움직일 수 있어. 뭐든지 할 수 있다.

삐걱삐걱.

삐걱삐걱.

뇌가, 위가, 삐걱삐걱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그런 것조차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나는 오로지 돌진을 반복했다.

  ◆ ◆ ◆

「또, 이 방이야.」

누나가 말했다.

그녀는 험악한 얼굴로 히로토를 노려보고 있었다.

「분명히 또 많겠지. 저 유리 너머로, 기름기 도는 아저씨들이.」

「언제든지, 너희들은 인기상품이야.」

담담하게 히로토는 대답했다. 기죽은 기색은 없었다.

「흥.」

「오늘 밤, 저 쪽에 있는건 특별한 손님이니까. 가능한 한 요염한 모습을 보여줘라.」

「너희들의 사정같은 건 내 알 바 아냐.」

「어이어이, 마이. 이건 분명한 거래라고, 서로를 위한. 그렇잖아?」

「그러니, 말하지 않아도 약속은 지켜.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란 걸.」

「헷. 살아났구만, 이야기가 빠르니 의외로 감사하고 있다구.」

「말도 잘하셔. 그런건 이슬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주제에.」

누나에 말에 히로토는 엷게 웃으며 침대에 걸터 앉았다. 감고 있던 수건을 잡았다. 사타구니에는 고기의 창이 늠름하게 하늘을 노려보고 있었다.

「너에게 한가지 충고해 줄게.」

「뭘?」

「앞으로의 일이야.」

「앞으로의?」

「앞으로 네 몸에 일어날 일. 니들 이겼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큰 실수야. 이 쿠데타는 반드시 실패해. 당신은 살해당할거야. 으음, 당신뿐만이 아니야. 아키히코도, 다른 남자들도, 이 계략에 가담한 놈들 전원, 남김없이 여자들의 손에 파멸의 길을 걷게 될거야.」

「흐응.」

그건 기대된다, 라고 말하며 히로토는 누나로부터 시선을 떼었다.

침대에 걸터앉은 채 옆에 있던 고모의 손을 잡아 당겼다.

「하지만 뭐어, 지금은 일단 이쪽에 전념해야겠어.」

히로토가 앉아서 벌린 두 다리 사이에 고모가 무릎을 꿇었다.

고모는 다소 본의 아닐 듯 하면서도 그러나 시원스럽게 히로토의 고간에 얼굴을 파묻었다.

입을 벌리고 육봉을 베어 문다.

포도빛 혀가 꿈틀거리며 줄기를 끈적끈적하게 적셨다.

히로토는 부르르 떨며 얼굴을 찡그렸다.

「몇 번을 맛봐도 참을 수가 없어, 이 혀 테크.」

눈을 감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빠는 고모의 머리채를 잡고 히로토는 허리를 움직였다.

목 안쪽을 찔린 고모는 고통스러운 듯 눈을 부릅뜨고 그에게 비난의 눈초리를 보냈다.

「난폭하게 하지 말아줘.」

「아아, 미안. 무심코 힘을 써버렸네.」

「가만히 있으세요. 기분 좋아지고 싶다면.」

「아아, 그렇구나―― 부탁해요, 아츠코씨. ――어이 마이, 뭘 멍청히 서있어. 너도 빨리 하라고. 회장님이 기다림에 지쳤잖아.」

지시했다.

누나는 또, 이 지시에 따라 또 한 명의 남자 ──데메킨에게 향했다.

데메킨의 손을 잡고 또 다른 침대에 앉는다.

데메킨은 거기 한 가운데에 앉았다.

「그럼 해볼까, 마이군.」

「…………」

「난 예전부터 너를 눈여겨 보고 있었지. 타무라의 공주인 너를 계속 범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갖고 싶었거든. 물론 그런 소원은 이루어질리도 없었지만 말이지. 다른 무리들은 모두 권력에 굴복하진 않아. 나는 참고 있었어. 다른 여자로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지만 오늘 밤은 달라, 진짜 천녀다. 정말 놀랐어. 너희들이 경매에 부쳐질 줄 알았을 때는 기뻐서 펄쩍펄쩍 뛸 정도였다.」

이런 데메킨의 고간은 아직 힘없이 오므라져 있었다. 양반다리를 하고 누나의 손을 잡았다.

누나는 얼버무리듯 데메킨을 외면했다.

「자, 우선 입으로 해봐라. 빨아서 부드럽게 하는거야. 어차피 나이가 나이니까 젊었을 때처럼은 안 돼. 아니,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약을 먹고 있으니까 금방 뜨거워 질거야. 그럼 마음껏 예뻐해주마. 너는 필을 못 마시는거지? 이미 히로토군에게 물어봤다고, 그게 여기의 장점이야. 경매에서 그런 사전 선전으로 손님을 모으고 있었다. 저 무리의 여왕과 공주를 범할 수 있다고. 나는 남에게 널 양보할 생각이 없다. 그래서 이번엔 어떻게든 사서 범하고 싶었던거야. 너의 위험일을──. 다른 남자에게 잉태되어 뺏길까 보냐. 타무라 마이는 내 것이다. 내가 마이를 잉태시킨다. 지난 두 번은 아쉽게도 졌지만 이마저도 오늘 밤에 비하면 크게 중요친 않아.」

데메킨은 끈적끈적한 어조로 말했다.

누나는 잠자코 있었다.

「난 정말 행운아야! 엄청난 럭키 가이다! 이렇게 된 지금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의기양양하게 계속한다. 그 사타구니에 누나는 고개를 숙였다. 「우홋」하고 데메킨이 턱을 치켜들었다.

「겨, 견딜 수 없어.」

자지를 한 입에 베어물며 누나는 그대로 위 아래로 입과 혀로 애무를 해나갔다.

상냥하고 애정 어린 구음. 정성껏 빨아올렸다.

데메킨은 말을 멈췄다.

그 후 아무도 말하지 않게 되었다.

침묵이 방 안에 가득했다.

두 여자의 남근을 핥는 소리만 조용히 울렸다.

쯔우, 쮸웁, 쯔읍.

잠시 혼탁한 물소리가 계속됐다.

이윽고 데메킨이 생각난 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아키히코군은 어떻게 지내고 있지? 그는 오늘 오지 않는건가?」

히로토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 녀석은 안 와.」

데메킨은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봤다.

「오지 않는다고? 어째서?」

「꼬맹이들 쪽이 더 좋대.」

「꼬맹이들?」

「분가의 차기 당주들 말이야. 특히 그 녀석은 자기 여동생이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약절임까지 해서 물건으로 만들어 놨다고. 덕분에 이젠 사쿠라코는 완벽히 제정신이 아니게 되어버렸지. 그걸 유라가 옆에서 감쌌고, 지금은 둘 다 놈의 펫이야.」

「흐음, 그는 소녀가 취향인가.」

「그 놈도 변태야.」

진절머리가 난 것처럼 히로토는 어깨를 으쓱였다. 「취미는 사람마다 제각각이지만.」

데메킨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라의 상태가 상당히 올라왔으니 이제 실전에 들어가볼까.」

자세를 바꿨다.

뻗은 손을 누나의 엉덩이로.

도망가려는 엉덩이를 붙잡고 데메킨은 손가락을 속옷의 틈새로 끼워 넣었다.

「도망치지마. 엉덩이를 더 들어. 그래, ――좋아, 젖어오고 있구만. 애액이 허벅지까지 흘러내리잖아. 쿠퍼액을 마시고 발정이라도 났나. 하하, 쑥쓰러워 하지 않아도 좋아. 약을 복용했잖아, 이렇게 되지 않으면 거짓말이라는거지.」

질척질척, 데메킨은 두 손가락으로 재주껏 누나의 밀육(蜜肉)을 만지작거렸다.

엎드려 있던 누나는 뺨을 붉히며 입을 분한 듯이 오므렸다.

「자, 가라. 마이, 내 귀여운 여자야. 많이 귀여워해 줄테니까.」

데메킨은 누나 뒤로 돌아서더니 그녀의 엉덩이에서 팬티를 벗기고 있었다. 성난 자지를 꽃잎에 댄다. 「뭣――」 누나가 무엇인가를 말하려 했다. 그러나, 상관없다는 듯 데메킨은 페니스를 밀어넣어 갔다.

푸욱, 시퍼렇게 핏줄이 솟은 노장이 젖은 꽃술로 가라앉았다.

「잇――」

누나가 등을 돌린다.

육감있는 말벌의 몸통과도 비슷한 그것이 움직였다.

데메킨은 기쁜 듯 이마에서 땀을 흘린다. 「겨, 견딜 수 없는 맛이구만.」라고 말하면서, 뒤에서 격렬하게 허리를 찔러 간다.

볼록 튀어나온 배가 엉덩이에 부딪쳐 소리를 냈다.

쾌감을 참고 있는 것인지 누나는 필사적인 모습으로 목소리를 죽이고 있었다.

「물이 올랐구만.」

히로토는 옆을 보며 말했다. 「이쪽도 슬슬 박아볼까.」 그렇게 고모의 머리를 쓰다듬어간다.

고모는 횻토코처럼 얼굴을 일그러 뜨리고 히로토의 물건을 목구멍까지 홀짝였다.

「이베 싸는그 아니가요?」

「하하, 무슨 말을 하는질 모르겠네.」

「……입에 싸는 거 아닌가요?」

빨다 말고 고모는 다시 말했다. 차가운 눈빛으로 히로토를 응시한다.

히로토는 그런 고모의 입을 손으로 닦아주고 나서,

「마음이 변했다. 우선 질내에 쌀거야.」

「질내? 내 질내에 내보낸다구요? 생으로?」

「아아.」

「저도 위험해요, 지금은.」

「그래서?」

「임신시킬 생각?」

「문제라도 있나?」

농담조로 물어본다.

고모는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더니 차가운 미소를 머금으며 일어섰다.

「그렇네에 ――크게 상관(大アリ)없지만」

「거부할건가.」

「됐어요, 별로.」

「좋은건가? 아이를 가질 수도 있어.」

「어차피 저항해봤자 소용없잖아요. ――임신하면 낙태할거야. 그 정도는 봐주겠죠?」

「스스로의 일인데 시원스럽구만.」

「전 말이에요, 히로토군. 당신에겐 흥미가 없어요. 당신의 아이도요. 비록 자신과의 사이에서 생긴 아이라도 말예요. 좋아하지도 않는 인간의 생사라는 것은 제겐 상관없는 일이에요.」

단호히 베어냈다.

히로토는 눈이 부신 듯한 눈으로 그런 고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낳으라고 말한다면?」

「그 때는 어쩔 수 없죠, 말하는대로 하겠어요.」

「타무라를 이을 자가 필요해. 나와 네 자식이라면 적합하지.」

「좋을 대로 하세요.」

「만약, 만일 상대가 토라노스케라면 어떻게 할거야.」

「물어볼 필요도 없죠, 그런 건. 낳을거에요. 그 아이가 싫어하더라도.」

크핫, 하고 히로토는 소리내며 웃었다.

「업이 깊은 여자구만, 너도.」

「네에, 덕분에요.」

「후…… 조금 질투나네.」

말하면서 히로토는 뒷손으로 하여금 몸을 지탱하듯 하며 침대 깊은 위치로 허리를 옮겼다. 「올라타라, 아츠코. 임신시켜 주지.」

고모는 말없이 스스로 스타킹 사타구니 부분을 찢었다.

찌직찌직, 검은 바탕에 살색이 커져간다.

고모의 사타구니는 누나처럼 흠뻑 젖어 있었다.

「몸은 완전 다 됐잖아.」

「약 때문이에요.」

말하면서 고모는 하이힐을 신은 채 침대로 올라갔다.

웅크린 듯한, 혹은 스쿼트 운동과 비슷한 자세로 히로토 위로 올라갔다. 우뚝 솟은 남근에 허리를 천천히 떨어뜨린다.

질척, 물소리를 내며 귀두가 주름에 가라앉는다.

「그만큼 조카를 좋아하는 너라도, 아직 생으로 한 적은 없지? 그 녀석과는.」

「예에……」

입술을 떨고 열띤 한숨을 내쉬며 고모는 고개를 끄덕였다.

「후회하고 있어요. 억지로라도 해뒀어야 했다고 생각해요.」

「맘껏 사랑해줄게. 내가, 오늘 밤은, 나를 그 녀석이라고 생각하고 즐겨줘.」

「그래――좋아요, 어쩔 수 없으니까 낳아줄게. 감사하세요? 너같은 얼간이의 못난 아이를 낳아줄테니까. 각오하세요. 각오하고, 저의 우수한 난자 당신의 쓰레기 유전자로 수정시켜──」

 ◆ ◆ ◆

나는 바닥에 뒹굴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유리 너머의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거듭된 돌진 탓에 몸은 이제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오른팔은 탈구라도 됐는지 팔꿈치부터가 이상한 방향을 향하고 있었다.

……유리 너머에서는 여자가 두 사람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어쩌다 이렇게 됐지?

자신에게 되물었다.

모르겠어. 알 턱이 없었다.

돌연, 찾아온 행복의 끝이다.

악몽같았던 절망의 심연이다.

상상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회피할 수 있었다고도 생각하질 않았다.

그러니까 이런건 불합리한 운명이다.

신이 만든 일방적인 함정이다.

그러나 그 함정에도 이렇게 떨어져서 보면 이상하게도 납득가는 곳도 있다.

그것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결말.

어디선가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너무 잘 되어가고 있었다는 기분이.

저런 행복, 길게 이어질리가 없다. 이 나에게.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나는 그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버지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그 미친 아버지의.

쿠도의 집안 사람들은 아무도 그를 좋게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들 그를 몹시 업신여기고 있었다. 내게 상냥했던 조부모조차도 그에 관해서는 죽을 때까지 용서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남이 봤을 때 그와 닮은건지도 모르겠다.

아아, 그런가 라고 생각했다.

아아, 그런거같아.

그렇다, 나는 이렇다.

이런 결말이야 말로 어울린다.

광기와 절망.

그야말로, 정확하게. 아버지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쓸모없었던 나는, 선의 순환이 되지 못했던 나에게는.

적어도 도와주고 싶었던 누군가의 몫까지 벌을.

「웃기지――」

목소리가 나왔다.

배 밑바닥서부터 제멋대로.

솟구친 분노가 내 의사와 상관없이 포효를 내질렀다.

「뭐가 업이냐. 뭐가 숙명이냐.」

싫어. 그런건 싫다.

왜냐면 누군가가 아파하는 장면 따위는 보고 싶지 않다.

나는, 나 같은 놈 때문에 사람이 상처받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다.

「이런 일, 일일히, 관계없는 놈을 말려들게 하는건 아니야……!」

사지에 힘을 준다.

몸은 아직, 느리지만 확실히 움직여 주었다. 그것에 감사했다. 언제나 나를 도와준다. 언제든지 생명을 불태워준다. 육체라는 단짝은 역시 최고로 의지가 된다. 심장도, 마음도, 나는 움직이는 법조차 모르는데.

「류노스케――」

떨리는 손으로 사이드 테이블을 잡는다.

그 녀석을 마루에서 끌며 유리로 향한다.

문은 열리지 않았다.

저걸 깰 방도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것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쪽의 난교(?痴?)가 끝날 때까진. 하지만 그래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끝까지 발악해야 돼. 

내겐 그럴 의무가 있었다

그에게 내 삶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

「내게도 좋아하는 여자 정돈, 있다고.」

테이블을 어깨에 맸다.

눈 앞에는 강화 유리벽이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았다.

유리 끝에서는 남녀가 서로 소리를 지르며 얽혀있다.

「벌이라면 받아들이겠어. 하느님, 그러니까 부탁할게――」

표적은 똑바로, 이쪽을 향하고 있다.

말하며 나는 테이블을 무기로 던지듯 후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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