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15/141)

변태장에 어서오세요. 3장 6화

여교사, 코지마 사와의 경우 그 6

사와는 토라노스케의 어깨를 잡고 그를 보고 있었다. 상냥하고, 인자한 어머니 같은 눈을 향하고 있었다.

「때로는, 감정대로 움직여 보는 것도, 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당신――」

토라노스케는 사와를 노려보았다. 빠듯빠듯하게, 분노를 담아, 사와를 응시했다.

사와는 특별히 주눅드는 기색도 없이 담담하게 계속했다.

「나는 이오리쨩을 좋아해요.」

「뭐, 뭐야.」

「남의 일 같지 않으니까요. 나도……그래, 나도 여러가지가 있었기 때문에. 죽은 남편이나 아츠코씨를 만날 때까지.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고, 여러 사람의 멸시를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과오를 범한 적도, 남에게 괴롭힘을 받은 적도 많이, 많이 있습니다. 후회도 했지만……후후, 그래도, 그런 과거를 없었던 것으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실수는 좋지 않지만, 그래도 틀리는 것으로, 사람은 조금씩,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잘못해서, 후회하고, 그만큼,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과거를 잘못한 만큼, 조금이라도 누군가를 돕고 싶다고.」

「…………」

「나는 옛날의 자신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아츠코씨가, 나를 필요하다고 말해줬기 때문입니다. 남편을, 이런 저라도 좋아한다고 말해준, 남편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난 두사람에게 구조된거에요. 그렇기에, 지금 이렇게, 작은 일이나마, 남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사와는 토라노스케 앞에 서서 토라노스케의 손을 잡았다. 토라노스케의 손을 이끌고 거실 안쪽으로 나아갔다.

「나는 이오리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사람들은 어떻게 말할지 모르겠지만, 그녀가 다시 일어나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남편과 아츠코씨에게 구조된 것처럼. 과거를 뉘우치는 그녀가, 구원이 있기를 원했으니까.」

「그거……언.」

「네. 그건 토라노스케씨에게 달렸어요. 당신이 그녀를 받아들이느냐, 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사와는 미소지었다.

「나는 계기를 만드는 정도밖에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기분은 좌지우지할 수 없으니까요. 여기에서 토라노스케씨가 거부하는 것도, 자유이고, 안된다다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당신에겐, 당신 나름의 아픔과 갈등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말을 끊으며, 사와는, 이오리 앞으로 토라노스케를 밀어냈다.

중년 남자는 이오리의 비열에 그 격한 페니스를 밀어 넣고 있다. 앞으로 한 끝, 창끝을 밀어 넣으면, 이오리는 남자의 것이 된다──. 그 순간 남자는 삽입을 멈췄다.

토라노스케의 귓가에 사와가 속삭였다.

「여기서 멈추지 않으면, 이오리쨩은 범해져요.」

「――――」

「저기, 씩씩한 페니스가, 끈적끈적하게. 보○의 살을 헤치고, 이오리쨩의 자궁까지 도달할거에요. 울퉁불퉁, 자궁 경부를 들어올려, 이오리쨩에게 중년 남성의 테크닉을 새겨 넣겠죠. 놀이 상대 따위가 아녜요. 정진정명, 당신의 누나가, 아저씨 자○로 절정되는 거에요, 당신의 소중한――」

「비──」

「그녀에게는 리스크를 짊어지고 있어요. 도박을 하는 리스크를요. 당신의 마음을 시험하는, 그에 걸맞는 리스크를요. 그래서 오늘, 그녀는 피임을 하고 있지 않아요. 그리고 위험일입니다. 특별한 약을 투여했기 때문에 질내사정된 경우, 상당히 고확률로 잉태하게 됩니다. 물론 그래도 아저씨는 용서하지 않겠죠. 무답무용으로 질내사정을 해버리겠죠. 이오리쨩을 실컷 가게하면서요.」

「비겁하잖아, 이런 방식은.」

「네. 치사한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수법을 썼어요. 이게 제일, 당신을 흔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여기라면, 마이쨩도 방해할 수 없답니다. 그러니까 당신만이. 그녀를 구할 수 있는 것은 토라노스케씨 뿐이에요. 이오리쨩이 범해질 위기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당신만의 권리라구요.」

「하――」

「그녀를 가지고 싶지 않으면, 여기서 나가세요. 끝까지 지켜볼 필요는 없습니다.」

토라노스케는 무릎을 꿇었다. 피곤에 지친 채 고개를 떨구고 융단을 바라보았다. 

이건 벌인가?

토라노스케는 생각했다.

어머니를 구하지 못하고, 이오리를 구하지 못하고. 그런 자신에게 부여받은 하늘의 벌일지도 모른다고. 이런 나라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싶다고 바랬다. 남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바랬다. 그런 파렴치한 자신에 대한, 합당한 벌이라고.

「하하하하하하하.」

토라노스케는 웃기 시작했다. 심한 목소리였다.

그의 마음은 어딘가 깊고 어두운 곳으로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그의 도피적인 성질이, 더 이상 현실과의 상극을 자신에게 인정하지 않았다.

「하핫……핫.」

갑자기, 토라노스케는 졸음을 느꼈다.

춥디 추운 살풍경한 방이 눈꺼풀 뒤에 떠올랐다. 익숙한, 평소의 경치였다.

「괜찮아.」

──라고.

그때까지 무언이었던 이오리가 갑자기 말을 건넸다.

토라노스케는 현실로 의식을 되찾았다.

토라노스케는 고개를 들어 이오리를 바라보았다.

어딘가 상쾌한 표정으로 이오리가 토라노스케를 보고 있었다.

「이제……됐으니까. ……토라쨩의 기분, 잘 알았으니까. 괴로웠지. 역시 나랑 다시 시작한다는건 괴로웠지. 알고 있어. 알고 있었어. 토라쨩은 헤어지지 못할 애인이 있다고. 그래서 눈치챘을 거야. 그 여자들이 애인이라는 걸 알았을 때, 눈치챘어. 나와 다시 시작할 수 없는 이유를. 다른 여자는 안아도, 실은 나만 안길 수 없는 이유를.」

이오리는 울고 있었다.

주륵주륵, 눈물을 흘리면서 미소짓고 있었다.

그건 모두 짐작한 얼굴이었다. 동생의 고뇌를 이해한 얼굴이었다. 토라노스케는 쉰 목소리를 냈다. 「이오누나――」

이오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이오리를 보며 장년의 남자가 허리를 진행시켰다. 늘어진 술배가 움직이면서 칼끝이 푹 가라앉았다.

「히――」

반사적인가. 이오리의 입에서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토라노스케는 「아」하고 얼빠진 소리를 냈다.

당황해서 목소리를 죽인 이오리였지만, 그 두 눈은 토라노스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도와줘.

그것은 무성의 절규였다. 영혼의 통곡이었다.

이오리의 입술을 떨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는 언젠가 상상했던 장면을 눈꺼풀 뒤에 떠올렸다.

……좁은 방안, 남녀가 교차하는 장면이었다. 젊은 남자 한 명이 여자를 범하려 하고 있었다. 술에 취한 이오리를 힘으로 가지려 하고 있었다.

오오토모 유야.

토라노스케는 일어섰다.

떨리는 다리로 결연히.

쉰 목소리로 포효했다.

  ◇ ◇ ◇

 한 시간 후.

호텔의 방에는 사와와 중년 남자만 남아 있었다.

전라였던 두 사람도 이제는 옷을 제대로 입고 있었다. 남자는 소파에 앉아 시가를 피우고 있었고, 사와는 창가의 등의자에서 와인을 마시고 있다.

토라노스케와 이오리는 이미 없었다.

「그나저나.」

하고 즐거운 듯 남자가 웃었다.

사와는 그런 남자를 바라보며 웃었다.

「뭔데요?」

「이야아, 꽤나 앳된 고백도 있었다고……그렇게 생각해서 말야.」

「아아, 그거요?」

「“내 이오누나에게 손대지마.” 인가――」

「아직 어린아이에요, 20살이니까.」

「틀림없다.」

남자는 입가를 구부리자 맛있다는 듯이 시가의 연기를 피웠다.

「애들이 하는 것은 정말 아름답구나.」

「그렇네요. 아름다웠어요.」

「응. 오랜만에 봤다, 그런 아름다운 섹스는.」

「조용하고, 풍요롭고, 사랑으로 가득 차 있어요.」

「그리고 슬프다.」

「…………」

「그 아가씨가 계속 사과하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그건 토라노스케씨에게 있어서 진실한 바람이었으니까요. 아뇨, 짐심이라 부르는 것이 올바를까요. 사랑하는 남성에게 죄를 저지르게 했다. 유도한 본인으로서는 사과하지 않을 수 없었을 거에요.」

「그래도 그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

「네에. 그리고 그도.」

「나도, 가능하다면 저런 섹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이값도 못하고 말이야.」

「우후후, 마음만 먹으면, 아직 할 수 있는거 아닌가요?」

「하하, 그렇게 말해주는건 기쁘긴 한데. 뭐어, 어떨까나.」

「사모님이랑은 어떠세요?」

「알고 있잖아, 자네도 그 녀석의 일은. 젊은 남자에게 홀딱 반해서 돈도 넣어주고, 요즘은 집에도 오지 않아.」

「사모님도 외로울 거에요, 분명.」

「흥,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말이야. 아까 그들과는 다르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씬은 이미 지나쳤단 말이다. 이제는 서로 상처만 받을 뿐이야. 그건 서로에게 불행한 일이고.」

남자는 시가를 피우면서 말했다.

흔들흔들, 사와는 와인의 잔을 돌렸다.

「헤어질거에요?」

「그쪽에서부터 말해오고 있지. 이혼해 달라고 말이야. 돈도 필요없다고 한다. 나로서는 적어도 노후까진 돌봐줄 생각이었는데. 뭐, 그것도 괜찮겠지.」

「그렇습니까. 그것은 유감이군요.」

「뭐, 그렇지도 않아. 다행히, 우리는 자식도 없고, 게다가, 나도 재혼할 거니까.」

「어머어, 그런가요?」

「아아.」

「상대는요?」

「린코군이다.」

「뭐어, 린코씨? 바로 얼마 전까지 여고생이었던, 그?」

「아아, 그 린코군이야.」

「어머어머, 그건 경사네요오. 으음, 그렇게 되면 클럽에서의 커플 성립은――」

「정확히 200이라 부르고 있었다, 200쌍이라고. 댁의 이사장이 말이야.」

「어머~」

「하하하, 어느새 늘었어. 하늘이 이끄는, 사랑깊은 유대감이.」

남자는 연기를 토해내며, 쑥스러운 듯 계속했다.

「아직 결혼 적인데, 그 녀석이, 벌써 마누라라도 된 듯이 말이야. 내 몸을 쓸데없이 걱정해서는, 매사에, 술이나 담배를 끊으란다. 이거 참 곤란한 일이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숨어서 하는거라고.」

사와는 와인을 홀짝이며 키득키득 웃었다.

「곤란하다고 말하는 것치곤 기쁜 것 같습니다만.」

「자네도 다음 상대를 찾아내면 어떨까.」

「저요? 저는――」

조금 생각한 후에, 사와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이제 충분합니다. 남편은……잘해주었으니까요.」

「저 젊은 두 사람에게 도움을 준 것은, 자기들과 겹쳤기 때문이지?」

「글쎄요, 어떨까나?」

사와는 잔의 와인을 흔들었다. 조용히 등나무 의자에서 일어섰다.

「지금부터 시작인거에요. 어찌됐건 모든 것은 지금부터 입니다. 나는 계기를 준 것에 지나지 않아요. 그들이 지금부터, 행복하게 될지, 사랑을 키울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 사람의 노력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 ◇ ◇

토라노스케와 이오리는 둘이서 귀로에 올랐다.

호텔을 나온 후, 길에 익숙하지 않은 토라노스케를 배웅한다는 이유로, 이오리는 토라노스케를 따라오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도 그것에 구애받지 않고, 이오리를 쫒아가고 있었다.

두 사람은 말이 없었다.

전차에서도, 길거리에서도,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아무래도 이야기는 앞으로의 일로 흩어져간다. 그래서 두 사람은 그걸 피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손만을 잡고 엷은 안개가 끼는 도시의 아침을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첫차의 전철로부터 몇개인가 환승하여, 그리고 역 중간에서는 도보로──.

낯익은 역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해가 이미 완전히 떠있었다.

「곧, 2번선에 급행신주쿠행입니다. 위험하므로, 노란 선의 안쪽으로――」

안내 방송이 흐른다.

사람이 걷는다.

전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아침의 통근 러쉬 속의 흐름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붐비던 홈도 그곳을 지나치니 약간의 내리는 손님이 드문드문 보이는 정도였고 역 자체는 매우 한산했다.

역내를 나오자 역 건물 앞 로터리 옆, 버스와 택시 정류장 근처에서 두 여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고모――」

마이와 아츠코였다.

아츠코는 온화한 미소를 띄우고 있었고, 마이는 험악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아니, 이오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는 무엇인가 말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말문을 어떻게 열지 생각했다. 그러나 결국은 아무 말도 못하고, 잠자코 불편한 듯이 고개를 숙였다.

이오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뭐라 말할 수 없는, 복잡하게 감정이 뒤섞인 듯한 눈으로 뚫어지게 타무라 모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를 잇는 손에 꼬옥, 하고 힘이 들어갔다.

「어서오렴, 토라쨩.」

아츠코는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토라, 돌아가자.」

마이는 후우, 하고 퉁명스러운 태도였다.

「아, 응.」

토라노스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걸음, 두 사람 쪽으로 내딛으려고 했다.

이오리는 움직이지 않았다. 토라노스케의 손을 놓지 않고 이별을 반기지 않듯이 토라노스케의 손을 잡아 끌었다. 토라노스케의 눈을 물끄러미 바라보았

「이, 이오누나……」

발을 멈추고, 토라노스케는 말을 잃었다.

이오리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알고 있었다.

이오리랑 섹스했다는 것을. 그것을 토라노스케는 아내인 모녀에게 말했어야 했다. 그것은 이오리를 안는 순간에 확실히 결정된 것이었다.

하지만 토라노스케는 그 말을 할 수 없었다.

토라노스케는 어둡고 비참한 눈으로, 이오리를 매달리듯 바라보았다.

그런 비참한 청년을, 이오리는 탓하지 않았다.

이윽고 이오리는 스스로 슬그머니 그 손을 놓았다.

「자아, 그럼 여기서.」

「이오누나.」

「괜찮아, 알고 있으니까.」

불안하게 바라보는 토라노스케에게 이오리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쪽은 그쪽대로, 계속 말이 없던 모녀에게 이오리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럼, 토라군. 또 보자.」

말하며, 이오리는 토라노스케에게서 떨어졌다. 그대로, 거기서 떠나려고――

「거짓말……」

그러나 어째서인지.

두, 세걸음 정도 더 나아간 곳에서, 그녀는 그 걸음을 딱 멈췄다.

「이오누나?」

토라노스케는 이오리를 보았다.

이오리는 떨고 있었다.

멈춰 선 채, 새파란 얼굴로 부들부들 몸을 가늘게 떨고 있었다. 터무니없는 허공을 응시하며, 무엇인가를 두려워하는 듯,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 무슨 일이야, 이오누나.」

이오리의 상태를 수상하게 본 토라노스케는 그녀 곁으로 다가갔다.

이오리는 양손으로 자신의 몸을 끌어안으며 끊임없이 무엇을 중얼거렸다.

토라노스케는 이오리의 어깨를 잡았다.

「이오누나, 무슨 일이야?」

이오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거듭 토라노스케는 물었다.

「괜찮은거야? 얼굴이 새파래.」

부들부들 떨면서 이오리는 토라노스케의 가슴에 매달려왔다. 그 모습은 마치 열병에 들렸거나 몽유병 환자같아 토라노스케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뭔가 웅성웅성하고, 침착치 않은 기분을 느꼈다.

그리고 그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했는지.

마이와 아츠코도 두 사람의 곁으로 다가왔다.

「왜, 왜 그래, 호츠키 이오리?」

하고 마이가 묻는다.

이오리는 얼굴을 좌우로 흔들었다.

「거, 거짓말이야, 이건, 이 감각――. 이, 이런 건 거짓말이야.」

「거, 거짓말? 거짓말이라니 뭔데? 이오누나, 왜 그러는거야?」

「싫어, 싫어어――. 그런. 어째서. 왜 하필 얘야  왜, 어째서――! 모처럼, 모처럼 이어질 수 있었는데. 겨우, 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는데.」

「자, 잠깐 호츠키 이오리? 당신, 괜찮은거야?」

말의 요령을 좀처럼 잡지 못하는 이오리를 마이가 잡았다.

이오리는 마이를 보자, 갑자기 그녀의 멱살을 잡았다.

「자, 잠깐.」

「나이프와 차량. 이, 이대로라면, 이대로라면.」

「무, 무슨 소릴 하는거야.」

「도와줘. 도와줘, 타무라 마이……. 위험하다구, 토라군이 위험한거야…… 이대로라면 죽어버려. 얘가 죽어버릴지도. 살해당해버려……」

「뭐, 뭐야? 도대체, 무슨 이야기야?」

「그러니깟! 위험하다고! 토라군의 몸이, 토라군에게 위험이 다가오고 있는거얏! 그게 다 보여버린거야! 이, 이런 일. 이런 적은 없었단말야. 이런 영상으로,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은, 지금까진.」

「당신――」

「부탁이야. 부탁이니깟. 당신이라면, 당신이라면 어떻게든 할 수 있잖아? 토라군을 도와줄 수 있잖아? 다, 당신이라면. 나, 뭐라도 할게. 뭐든지 할테니까……! 그러니까, 부탁이야, 토라군, 토라군을 도와줘――……」

……필사적으로 애원하는 이오리의 모습에 주위에서 점점 시선이 모여들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는 식으로 출근길 샐러리맨들과 OL들이 보고 있었다.

그러한 주목 속에서, 그러나 토라노스케들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도, 마이도, 아츠코도, 이오리가 말하는 의미를 알 수가 없어, 그저 당황하고, 벌벌 떠는 그녀를 달래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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