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6화 (107/141)

[오리지널] 변태장에 어서오세요 2장 38, 39화

할렘, 공유하는 여자들의 경우

「그럼 지금부터, 제1회 편대장 할렘 특별재판을 시작합니다--」

선고하고, 시마즈 료코는 토라노스케의 맞은편, 좌탁의 반대쪽에 앉았다.

「피고, 쿠도 토라노스케군, 앞으로」

「아니, 앞이라고 해도」

토라노스케는 곤란했다.

그가 있는 곳은 평범한 다다미 20장 정도의 거실, 당연하게도, 재판소도 아니고, 증언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좌탁과 방석을 늘어놓아, 그곳에 얌전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료코는 당황하는 토라노스케를 똑바로 응시하고는, 정말로 차가운 눈초리로,

「피고인,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도록. 질문이 있으면 손을 들어주세요」

이렇게 말했다.

심상치 않은 박력이다. 토라노스케는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료코의 옆에는, 히무로 레이코가 마찬가지로 차가운, 긴장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바로 곁에는, 즐거워하며 그들을 바라보는 히우라 아케미, 평소대로 말없이 노트북 쪽을 향한 미즈키 준도 있었다.

겁먹은 채로, 토라노스케는 손을 들어 보았다.

「그럼, 피고인」

「에-또……저기, 어째서, 제가 피고가 되는 건가요, 잘 모르겠는데」

료코는 안경다리를 고치며, 조금 생각하는 듯이 레이코를 바라보았다. 그런 식으로 뭔가 시선으로 이야기를 주고받고 나서는--

「유죄」

「유죄네」

두 사람 모두 단정하듯 말했다.

「어째서엇?」

「재판장, 피고는 범한 죄의 중대함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습니다. 반성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검찰은 본 피고인에 대해 극형을 요구합니다」

「자, 잠깐 레이코씨잇?」

어쩐지 재판장을 맡고 있는 료코와, 그리고 이쪽은 왠지 모르게 검사를 맡고 있는 레이코에게, 토라노스케는 항의의 소리를 높였다.

「이랄까 무슨, 이 재판은 뭔가요?」

빠직, 두 사람의 관자놀이에 핏대가……떠오른다.

「들었나 히무로 검사, 터무니없이 빌어먹을 발언이군」

「네, 용서할 수 없네요, 시마즈 재판장」

「어떻게 할까?」

「후회하게 해줍시다」

「그렇군. 아?, 그럼 판결을 내리겠다. ??피고인은 사형」

「사형인가!」

무심코 토라노스케는 입에 머금은 차를 뿜어낼 뻔 했다.

료코는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덧붙여 선고했다.

「판결문, 피고인을 강제 사정으로 인한 고문사에 처한다」

「이, 이의 있습니다」

「이의는 인정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변호인을」

「각하합니다」

「어째서엇」

마녀재판이다?. 토라노스케의 목소리에 사투리와 초조함이 뒤섞인다.

「화내고 있는 거에요, 레이코씨들은」

라고 설명한 것은 준이었다. 그녀는 PC의 화면을 응시한 채로 달칵달칵 키보드를 두드리며.

「토라노스케씨, 어젯밤 약속을 내팽개쳤잖아요. 밤은, 료코씨들과 보낸다는」

「에?」

「목욕한 후에, 둘이서 방으로 찾아간다고」

「아아--」

라는 말을 듣고, 토라노스케도 간신히 깨달았다. 두 사람과 주고받은 이야기 중에, 그런 약속이 있었다고, 어리석게도 떠올랐다.

「잊고 있었던 거네요」

준은 쌀쌀맞았다. 토라노스케는 휙휙 양손을 흔들어댔다. 노려보는 료코와 레이코를, 교대로 몇 번이나 본다.

「아, 그런, 에? 그거, 어젯밤 이야기였어? 하, 하지만 어젠 두 사람도 지쳐있다고 말했잖아?」

「토라군은」

곁에서, 아케미가 웃었다.

「이 두 사람이 그 정도로 포기할거라고 생각해? 물러물러. 하물며 2주간이나 방치했었잖아? 쌓여 있었을 테니까. 이미, 아침까지 질척질척해질 생각으로, 쭉 기대하고 있었는걸. 잘 수 있을 리가 없지」

딸을 달래주며, 아케미는 그렇게 말했다.

무게를 잡은 태도로, 료코가 팔짱을 꼈다.

「네 방에 갔었어, 우리」

「네, 넵」

「하지만 아무도 없었지. 찾아봤지만, 이 저택은 크니까. 보이지 않았어. 어찌할 바를 몰라하고 있자니, 우연히, 지나가던 사치씨가 가르쳐줬지. 네가 지금 아츠코씨의 방에서, 어머니와 딸을 상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 그, 그건」

「아아, 그런가 하고 생각했어. 그래서 네 모습에도 납득이 간 거야. 아무래도 너, 어제는 건성이었으니까. 우리 이야기도 전혀 들리지 않는 모양이었고. 2주만에 만나는 아내에게, 그런 태도는 어떨까라고도 생각했지만, 뭐, 상대가 아츠코씨라면 어쩔 수 없지. ……흐응, 실은 부아가 치밀지만」

「화내고 있나요」

「화내고 있어. 사과할 마음은 있어?」

「사과할 수만 있다면」

여자들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토라노스케는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료코의 험했던 눈썹이 움찔, 하고 움직였다.

「용서해 줬으면 좋겠어?」

레이코가 묻는다. 이쪽에도, 토라노스케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안해요」

「벌충은?」

「하, 할게요」

토라노스케는 눈을 치켜 뜨고 레이코를 바라보았다.

이럴 때는, 여자에게 반항하지 않는 편이 좋다. 서툴게 반항하면 더 아픈 꼴을 보게 된다.

토라노스케는 학습하고 있었다. 특히 편대장의 여성에게는, 변명하거나 하는 것보다, 사과하고 응석부리는 것이 효과가 있다. 영리한 방식이기도 했다.

「어쩔 수 없네--」

긴 침묵 뒤. 과연, 두 사람은 토라노스케를 용서했다.

레이코는 표정을 풀었고, 료코 또한 “어쩔 수 없군”이라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오늘은 용서해 줄까, 레이코」

「그러네, 이지메가 지나쳐도 불쌍하니까」

이 말에 토라노스케는 안도했다. 크게 숨을 돌리고, 보이지 않는 위치에서 가볍게 주먹을 쥔다.

「좋아좋아」료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 이걸 부탁해」

료코가 내민 것은 한 장의 쪽지였다.

「? 뭔가요, 이건?」

「수지(?支)표 겸 차용증이야. 우리들이 승부한 결과물」

「승부?」

토라노스케는 그 건네받은 쪽지를 들여다보았다.

료코, 레이코, 아케미, 준, 사치--다섯 명의 이름과 더불어 몇 개의 숫자가 난잡한 필체로 쓰여져 있었다. 료코 마이너스 9, 레이코 마이너스 7. 다른 세 명은 각각 플러스였다.

「두 사람만 마이너스가 되어 있는데요」

「어젯밤엔 잘 수가 없었으니까, 모두를 유혹해 카드대회를 했지. 약간의 내기를 걸고. 그건 그 결과야」

「카드대회. 트럼프라든지?」

「음. 어젯밤엔 재수가 없었어. 결국, 나와 레이코만이 져 버렸지. 참패야」

「그말은 즉?」

「대신 지불해 둬」

「내가 말인가요?」

「벌충해 준다고 했잖아?」

「그건 분명, 그렇게 말했습니다만」

「이야, 살았다. 솔직히, 변명도 할 수 없을 만큼의 패배였어, 어젠」

토라노스케는 뺨을 당겨 끌어올렸다.

「아니, 하지만 금전쪽은 그다지」

「아아, 아니아니. 안심해줘. 내기에 건 것은 금전이 아니니까」

「금전이 아니라구요?」

「그 패배의 몫은. 저쪽의 횟수야. 우리들은 밤을 걸었었어」

「밤……?」

「요컨대라고나 할까, 우리가 각각 가지고 있는, 너를 독점할 수 있는 밤. 그 몫을 걸고 승부했지」

당혹한 토라노스케를 향해서 료코가 설명했다. 레이코가 뒤를 이어 말한다.

「우리가 토라노스케 군과 보낼 수 있는 밤을, 아케미씨들에게 빼앗겨 버렸어. 그러니까 그 만큼의 지불을 대신……부탁해」

「그건--」

토라노스케는 한숨을 내쉬었다.

「뭘 하고 있는 건가요, 여러분은……」

머리를 긁적이며, 여자들을 바라보았다.

여자들은 전원 「중요한 일이야」라는 눈으로 토라노스케를 마주 바라보아 왔다.

토라노스케는 쓴웃음을 지었다.

「……네네, 알겠습니다. 좋아요, 요점은 둘이 보내는 밤시간을 당분간 아케미씨들에게 맞추면 되네요」

「으으응, 그건 안돼」

그러나, 그런 토라노스케의 대답을, 레이코는 단호히 부정했다.

「나는 지불하지 않을거야. 왜냐하면 무리니까, 싫다구 7일 분의 마이너스는」

「싫다니. 레이코씨는 졌잖아요?」

「그러니까, 그 만큼을 토라노스케 군이 인수해 주었으면 해」

「어떤 의미입니까?」

「즉 우리들의 밤……은 그대로 두고……, 그 이외의 시간에 노력해주면 돼. 우리의 패배분을, 네가 아케미씨들에게, 몸으로 지불해 줘」

「네, 넵?」

「아케미씨들도 그래도 상관없다고 말해줬어. 다행히, 세 명은 시간도 자유롭고. 섹스해 준다면 밤이 아니어도 괜찮은거야」

「그, 그건 좀」

「자아, 부탁이야. 아무쪼록 부탁해」

주저하는 토라노스케에게, 레이코는 사장님 스마일로 이야기를 밀어붙였다.

그리고 그것을 신호로, 아케미와 준, 두 사람이 일어선다. 두 사람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천천히 토라노스케에게 다가왔다.

「그럼 조속히 부탁할게, 토라군. 나는 플러스 8일 추가니까. 당분간은 낮에도 말라있지 않을 생각이야」

「나는 플라스 5에요. 토라노스케씨, 목욕하러 가죠」

「…………읏!?」

토라노스케는 앉은채로, 아케미와 준을 올려다보았다.

두 사람의 눈은, 이미 욕정이 맺혀 요염한 불꽃이 흔들리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는, 무서워졌다.

「아, 아직 아침이잖아요」

「신경쓸 것 없어. 휴일이고. 아침부터 한다고 해도 상관없는걸. 게다가, 토라군은 모를지도 모르지만, 더이상 우리 관계를 숨길 필요는 전혀 없어. 우리, 아츠코씨에게도 마이짱에게도 제대로 허가 받았어. 호겐 숙부님에게도」

「거, 거짓말」

「정말이야. 네 부모님에게도 보고하고 왔어. 어제, 모두들」

「그럼 어제는」

「응, 성묘」

아케미는 상냥하게 웃었다.

「뭐, 나 같은 건 애 딸린 이혼녀고. 재혼따위, 이제와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렇지만 너희 할아버님께 부탁받은건 솔직히 기뻤어. 그런 식으로 머리를 깊게 숙이고 “손자를 부탁합니다”라고 들으면. 응, 그렇다면 이제, 노력해야지 토라군도, 반드시 행복해지지 않으면」

「할아버지가?」

「그래. 좋은 할아버님을 가졌네, 토라군」

「그렇지만, 그 말은 즉」

「응. 이것으로 우리들 전원, 떳떳한 너의 사모님이야, 가족 공인의. 아츠코씨와 마이짱, 거기에 우리들……드디어 할렘 루트 개방인거네. 어때? 기뻐? 이제 살금살금, 숨어서 자지 않아도 괜찮아」

「에, 그러니까」

「아츠코씨와 마이짱도 가입하고, 플래그 관리도 완벽. 이상적인 전개네. 이 기세로 트루 엔딩을 목표로 해나가자」

「아니, 잠깐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에, 뭐야뭐야 무슨 일? 잠깐 기다려, 아팟, 어디 가는거야?」

「좋아좋아, 괜찮으니까 얌전히 있어. 그럼 료코 선생님, 우린 잠깐 목욕하러 다녀올테니까. 히나타를, 부탁해」

「라져. 뭐, 가능하면 적당하게 해 주세요. 오늘 밤도 있으니까」

「네네, 알았어요. 자, 가요, 토라군」

「버, 범해진다」

「후후훗, 좋잖아요, 좋잖아요?」

힘으로, 강제로 토라노스케를 일으켜 세운 아케미는 우선 그 팔을 잡았다. 준과 함께, 양쪽 곁에서 껴안아 움켜쥔다. 의외로 강한 두 사람의 완력에, 토라노스케는 반쯤 멍하니 옮겨져 가는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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