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8화 (89/141)

고모와 누나, 타무라 모녀의 경우 중 편 그 10

「그, 그만해, 몇 번이낫. 조금 끈질기다니까」

  그것을 본 사치가, 입가를 비뚤어뜨리며 웃었다.

 「아가씨에게 살해당하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생각해라」

  이 사치의 말은, 토라노스케에게 지난 장면을 생각나게 했다.

  토라노스케가 아츠코의 계획대로 타무라 가를 잇는다고 결정해, 그리고 겨우 유라들 세 명이 용서되려고 한, 그 때의 일이다.

――토라앗.

  돌연, 목소리를 사납게 해 객실에 뛰어 들어온 자가 있었다.

  그 난입자는 후욱 후욱 어깨로 숨을 쉬면서 맹장지를 난폭하게 당겨 열어. 숙인 상태로, 긴 앞머리 속에 번쩍이는 눈을 돌려, 그리고 쿠루스 남매에게 억눌려있는 세 명의 여자를 발견하자마자.

――네, 년드을!!

  굉장한 속도로 일동을 노리고 달려오는 것이었다.

  20미터는 될 넓은 방을, 거의 일약으로 달려온 그 난입자의 손에는, 어디서 찾아낸 것인지, 한 자루의 일본도가 쥐어져있고.

――안 돼, 사치.

――안됩니다, 아가씨.

  호겐의 소리도, 즉석에서 반응한 쿠루스 남매도, 마이의 그 맹수 같은 몸놀림에 늦었다. 마이는 사치를 빠져나가 나치를 냅다 밀쳐, 칼을 칼집에서 뽑아내면서 공중으로 뛰었다. 기백이 공기를 떨게 했다. 시퍼런 칼날이 세 명의 목으로 닥쳐왔다. 비명이 들렸다. 토라노스케는 당황하면서도 필사적으로 이불을 박찼다.

  그리고.

  토라노스케가 눈치 챘을 때에는, 마이는 그의 눈앞에 서있었다.

  평소의 지적이고 아름다운 얼굴에 상냥한 미소를 지은 채, 마이는 멍하니 올려보는 토라노스케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었던 것이었다.

――응. 의외로 건강해보여서 안심했다.

  이렇게, 마이는 평소와 완전히 변함없는 상태로 말하고, 세 명의 여자를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뭐, 보기에, 꽤 어머니에게 혼난 것 같고. 오늘은 이걸로 용서해줄게.

  토라노스케가 몸을 던져 감싼 소녀들의 머리카락은, 모두, 조금 베어져 다다미에 흩어져있었다. 토라노스케의 허리의 부근에는 밀쳐진 모습의 유라가, 떨림이 멈추지 않는 몸으로 매달려 있었다. 오보로나 사쿠라코도 힘이 다 빠진 모습으로 주저앉아 있었다. 그리고 유라의 코끝에는, 다다미에 깊게 박힌 이즈미노카미 가네사다(和泉守兼定)--.

  토라노스케는 좀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다. 그것은 모여 있던 전원이 같았다.

  그런 중에, 아츠코 만이 혼자 침착한 모습으로 마이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 마이. 토라 짱 당주가 되기로 정해졌으니까.

――에. 정해진 거야? 거짓말. 잘도 토라가 받아들였네.

――응, 딱 좋은 재료가 있었으니까. 잘 썼어.

――흐응?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녀에게 토라노스케는 질렸다. 질리고, 다음으로 분노가 복받쳐 왔다.

  심하지 않나. 아무리 뭐라 해도 너무했다. 그렇게 항의를 했다. 누구든지 처참한 죽음을 예감한 장면에서, 아츠코들 모녀만이 어디까지고 일상의 연장이라는 기분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토라노스케가, 희미한 암모니아 냄새를 눈치 챈 것은 그로부터 조금 뒤였다. 졸졸. 유라의 고간에서 흘러나온 액체가, 토라노스케의 다리를 따뜻하게 적시고 있었다. ……또, 큰 소란이 되었다--.

 「뭐, 뭐야, 저런 거 어쩔 수 없잖아. 그런 식으로 위협해지면 누구든지. 너, 너무해, 사치도 쿠레하 님도」

  코맹맹이로 눈물 섞인 목소리에, 토라노스케는 의식을 사고에서 되돌렸다.

……유라의 울먹임은 점점 격해지고 있다.

  토라노스케는 무릎을 움직여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유라를 꼭 껴안았다. 모두 한결같이 놀란 얼굴로 토라노스케를 보았다.

 「아, 우」

  유라는 뺨을 붉혀, 입을 열거나 닫거나 했다.

   ◇ ◇ ◇

  저녁에, 바라보고 바라보는 스미다가와(隅田川), 달에 풍정을 마츠치야마(待乳山), 돛 올린 배가 보여

  배에 뱃사공 속삭여, 오늘 아침의 데시오(出汐)에 반해, 반해버리면, 천리도 일리라네

  저 새가 우는 새의 이름도, 도에 명소가 있겠지

 어두운 방 안에서, 그 혼조시(本調子)를 듣고 있는 동안, 토라노스케는 점차 안락한 기분이 되어 와, 이불에 몸을 눕혔다.

  샤미센(三味線)을 연주하며 노래하는 쿠레하는, 마치 모친이 자기 아이를 사랑하는 모습으로 토라노스케를 보고 있다. 연분홍빛 색의 바탕에 자잘한 무늬가 들어간 기모노에 검은 색의 나고야오비(なごや?: 기모노에 쓰는 허리띠)라는 모습으로. 땋아 올리고 있던 낮과는 달라, 지금(밤)은 그 촉촉한 검은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정리해 뒤로 넘겨 내렸다. 몸에서는, 목욕 후의 좋은 냄새가 희미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토라노스케는 누운 채,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창에는 완전한 원에는 조금 부족한 달이, 구름 사이에 떠올라 있다.

  쿠레하는 노래가 끝나자 샤미센을 두고,

 「슬슬 마이 짱도 욕실에서 나올 무렵이겠죠. 이 정도로 해둘까요」

  이렇게 토라노스케에게 고했다. 일어나며, 창가에 놓인 향초에 살그머니 불을 붙인다. 단, 사향을 닮은 향기가 방안에 감돈다.

 「오늘 밤은 앗 짱이 봐 준다고 하니까. 마이 짱에 대해선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말하자 쿠레하는 누워있는 토라노스케의 머리맡에, 정좌를 푼 자세로 앉았다.

 「저(쿠레하)와 도련님 둘 뿐--」

  빨간 혀끝이, 살짝 열린 빨간 입술 할짝, 핥았다.

  그 오염한 행동에 토라노스케는 침을 삼켰다. 그는 한 번 심호흡 하고, 이전부터 마음에 걸리던 의문을 쿠레하에게 향했다.

 「저, 쿠레하 씨--」

 「네?  무엇이지요」

 「어째서 쿠레하 씨들은, 나 같은 거에 구애되는 거에요?」

 「? 그, 말씀은?」

 「즉, 그, 뭐라고 할까.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요, 나는 일반인이고. 남자다운 쓸모도 없어. 자신 있는 것은 겨우 요리와 장기 정도로. 하지만 고모는 그런 내가 이 집에는 필요하다고 하고. 쿠레하 씨는 여자를 가르쳐 준다고 말한다. 어째서 인가요. 어째서 쿠레하 씨는 이렇게 잘 해주는 거죠」

  이런 토라노스케의 물음에, 쿠레하는 입가에 손가락을 대 약간 골똘히 생각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 후로,

 「글쎄? 어째서 일까요」

  생긋, 실로 즐거워보이는 미소를 띄웠다.

 「마, 말 돌리지 말아주세요」

 「따로 돌리고 있는 생각은 아닙니다. 정말이에요. 도련님. 저에게는 이유 같은 건 몰라요」

 「그런」

 「그럼 반대로 여쭙겠습니다만. 도련님은 자신이 왜 타인을 사랑하는지, 그 이유를 아시겠어요? 겉모습이 취향? 혼자는 외로워? 상냥하게 대해졌어? 그럼 그런 가지와 나뭇잎을 치운 다음에, 더 남는 사랑의 본질은? 자신도 알 수 없는 곳에서 솟구치는 감정의 외침은? 도련님은 대답할 수 있으세요? 후후, 무리시겠지요. 한번 좋아하게 되어 버리면, 곰보도 보조개. 어떤 결점도 장점으로 보이게 되는?그런 남녀 간의 미묘함에, 그렇게 알기 쉬운 도리 같은 건 붙일 수 없겠지요」

 「그, 그래도」

 「억지로 말하자면 그것은 도련님이니까 에요. 쿠도 토라노스케라는 영혼의 형태가 우리(타무라의 여자)의 영혼과 겹쳐 울리는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쿠레하는 슥, 일어서, 토라노스케를 넘는 자세를 취했다.

 「그러니까 당신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돼버려--」

  기모노의 옷자락을 잡아, 서서히 올린다.

  쿠레하는 속옷을 입지 않았다. 일본풍의, 작은 조명이 가져오는 온기 있는 광선이, 쿠레하의, 탱탱하게 살집 좋은 하반신을 비추었다. 고간은 이미 흠뻑 젖어, 여자의 꿀을 방울방울 떨어뜨리고 있었다.

 「쿠, 쿠레하 씨」

 「아아 도련님. 부디 이런 저를 싫어하지 말아줘. 연상이면서도, 당신에게의 연정을 참지 못하고, 이런 상스러운 흉내까지 해 유혹하는 저를--」

  쿠레하는 그 붉게 물든 얼굴을 조금 돌려, 짜내는 것 같은 목소리로 사죄했다. 어떻게 봐도 일부러인, 신파조의 아양 떠는 태도였지만, 토라노스케는 눈치 채지 못하고, 젊은 남자 특유의 여유가 없는 눈으로 그 젖은 크레바스를 응시했다. 정욕이, 그의 고간을 일으키고 있었다. 쿠레하는 토라노스케의 뜨거운 시선에 응하듯이, 울창한 밀림의 안쪽에서 새로운 암컷즙을 넘치게 했다. 흘러넘친 암컷즙은 그녀의 허벅지를 타고 무릎 아래까지 흘렀다. 토라노스케는 신체를 일으켜 쿠레하의 다리에 접했다.

 「앗」

  전류라도 받은 것처럼, 쿠레하의 목이 조금, 떨렸다.

 「도련님--」

  흥분과 기대로 가득 찬 표정으로, 쿠레하는 숨을 흘렸다. 입술이 부르르 떨린다.

  토라노스케는 다리에 타고 흐르는 과즙에, 천천히 혀를 뻗었다.

 「앗, 도련님. 그런, 안 돼요. 더러운--」

  토라노스케는 쿠레하의, 무릎에서 허벅지로 혀를 기어 그 향기로운 향기가 나는 꿀방울을 핥았다. 그러면서 손을 나가쥬반(?丈??: 기모노 속에 입는 긴 속옷)과 옷자락 아래에 넣어 쿠레하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주물렀다.

 「그렇지 않아요. 맛있어요, 쿠레하 씨의 엣찌한 즙」

  이렇게 말해, 토라노스케는 한층 더 집요하게 쿠레하의 허벅지를 핥았다.

  촉촉하고 달라붙는 것 같은 피부에, 마치 막 찧은 떡처럼 부드러움을 가진 쿠레하의 하지(下肢). 그, 손대면 손가락이 가는대로 빠져드는 것 같은, 그러면서도 탄력이 있는 독특한 감촉은, 토라노스케를 일순간으로 포로로 했다. 여자의 몸은 이 정도였구나. 라고 토라노스케는 이제 와서이기는 했지만 경악했다. 봄 이후로, 몇 명의 여자를 탐내온 토라노스케로서도, 아직 본 적이 없는 훌륭한 육체가 거기에 있었다.

  쿠레하는 황홀히, 우월과 환희가 섞인 눈으로 토라노스케를 보고 있다.

  토라노스케는 직접 냄새를 맡듯이 해, 쿠레하의 균열로 코끝을 눌렀다. 즈즉, 비순이 물소리를 냈다. 그와 동시에, 쿠레하의 허리가 움찔, 약간 그 높이를 내렸다.

 「앗--」

  걷어 올려져있던 옷자락이 떨어진다.

  쿠레하의 고간에 얼굴을 묻고 있던 토라노스케는, 그대로 기모노아래에 머리를 숨기는 형태가 되었다.

 「와. 깜깜해」

 「어, 어머나. 이, 이건 터무니없는 실례를」

  호호호. 얼버무리듯 웃어, 쿠레하는 다시 옷자락을 당겨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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