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5화 (86/141)

 [오리지널] 변태장에 어서오세요 2장 17화, 18화

고모와 누나, 타무라 모녀의 경우 중 편 그 7

(어, 어이 어이. 거짓말이지? 노, 농담이겠지)

  토라노스케는 이불 안에서 조마조마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근본적으로 온화한 성격의 토라노스케이다. 자신이 다치는 것도 타인이 다치는 것도 싫어하는 청년인 것이다. 그 성격으로 타인의 아픔도 자신이 아픈 것처럼 생각하는 청년이다. 세상으로부터 분쟁이나 불화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그런 어린애 같은 바램마저 반은 진심으로 생각해, 스스로 웃거나 하는 청년이다.

  그런 토라노스케에게 있어서, 눈 앞에서 행해지려 하는 외도, 이것을 무시하는 것은 어려웠다.

  비록 자신이 피해를 받았다고 해도--아니, 자신이 피해자이기에 더욱, 더욱 그는 거부감을 느꼈다.

  겨우 자신 하나의 일로 세 명의 여자가 비참한 꼴을 당한다.

  이런 일은 토라노스케의 가치관으로서는 있어도 될 일이 아니었다. 별로, 선인인 척 하려는 생각은 없지만--

(꾸, 꿈자리 사납다고)

  이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고모가 그런 짓을 하는 건 절대 싫다)

  이 마음이 토라노스케를 강하게 움직였다.

  드디어 얻은 가족인 것이다. 사랑하고, 존경하고, 어쩌면 자신보다 소중히 해주고 싶은 사람이다. 제멋대로라고 말해져도 괜찮다. 어쨌든, 그는 아츠코의 무자비한 행동 따윈 보고 싶지 않았다.

 (고모는 내 소중한--)

  그 앞은 생각하지 않았다.

  토라노스케는 충동에 이끌리는 대로, 신체를 일으켰다.

 「세 명을 옥에--」

 「기, 기다려. 고모!」

  아츠코의 명령을 막듯이 해, 토라노스케는 소리를 질렀다.

  객실에 있던 전원의 시선이, 토라노스케에게 모인다.

……유라의 노려보는 것 같은 눈이 있었다. 사쿠라코가 의지하는 눈이 있었다. 오보로의 안도한, 토라노스케의 복조(復調)를 기뻐하는 눈이 있었다. 호겐과 쿠레하가 안심한 눈, 쿠루스 남매의 기대와 확신이 가득 찬 눈이 있었다.

  토라노스케는 아츠코의 팔을 당겨 잡았다.

 「그만해 주세요. 나, 나는 괜찮으니까요. 그런 일, 고모가 할 필요 따윈, 전혀 없으니까--」

  아츠코는 놀란 표정으로 토라노스케를 돌아봐, 기뻐하며 미소 지었다.

 「토라 짱. 정신 차렸네」

 「네, 네」

  토라노스케는 수긍해 보였다. 아츠코는 「다행이야」하며 한 번, 토라노스케의 머리를 쓰다듬고.

 「잠깐 기다리렴. 지금, 토라 짱을 아프게 한, 이 음란한 암컷들에게 예의를 가르치는 중이니까」

 「! 저, 저기, 그, 그거」

 「왜에? 토라 짱」

 「예, 예의라니, 약을 사용해 윤간 시킨다고--」

 「들었던 거야? 그래. 이 발정한 암컷들에게는 그 정도가 딱 좋은 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후후, 아아 걱정하지 않아도 죽이거나는 하지 않아. 조금 옥 안에서 자신이 한 짓을 반성시킬 뿐. 뭐어 자살하는 것도, 미치는 것도 그것은 이 아이들의 자유지만」

  토라노스케는 숨을 삼켰다. 그리고 작게 웃는 아츠코에게, 주저하면서 질문했다.

 「저, 정말로 하는 게 아니지요」

 「? ……어째서?」

 「고모는 그런 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왜냐면, 상냥해. 고모는 누구보다 상냥하니까」

  토라노스케의 말은, 장소에, 이상함과 온화한 기운을 가져왔다.

  아츠코를 믿는 마음, 연모하는 마음이 그대로 말의 울림이 되어 나타나, 아츠코를 누그러뜨리는 것을 주위의 사람들도 분위기로 알았다. 모두, 두 사람을 보며 비교해 봐, 어째서인지 아츠코와 조화되는 모습으로 보이는 토라노스케의 모습에 감심의 한숨을 쉬었다. 아츠코의 눈부시기까지 한 화려함에 지지 않는 토라노스케의 미묘(微妙: 뚜렷하지 않은 섬세함).

……얼어붙은 공기는 어느새 봄의 눈이 녹듯이 사라져있었다.

 「우후, 후, 후. 내가 상냥하다니, 역시 토라 짱은 바보네」

  토라노스케는 이불에서 나와, 그 위에 정좌해 가만히 올려다보며 아츠코를 응시했다.

 「부탁이니까 고문 같은 흉내는 하지 말아주세요. 그, 고모에게 그런 건 어울리지 않아요」

 「어머. 내게 어울리지 않아?」

 「예, 절대로」

  강하게, 토라노스케는 수긍해 보였다.

  아츠코는 싫지 않은 모습으로 뺨을 붉히고, 하지만 천천히 목을 좌우로 저었다.

 「토라 짱의 말은 기쁘지만--」

  힐끗, 곁눈질로 다다미에 제압되어 있는 유라들을 응시한다.

 「이런 것을 문책 없이 눈감아 준다면, 규율이라는 것이 없어지잖아? 그러니까, 아무리 토라 짱의 부탁이라도 이것만은 들어줄 수 없어」

 「! 그, 그런」

  아연하게, 참혹한 표정이 토라노스케의 얼굴에 떠올랐다. 호겐이나 쿠레하도 의외라는 얼굴을 해, 아츠코의 말을 들었다.

  토라노스케는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그, 그럼. 좀 더 가볍게--가벼운 벌로 해 주세요. 그녀들의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는 것으로」

 「…………」

 「아무리 그래도 윤간은 너무 심합니다. 여자 아이에게 할 것이 아니에요. 나는 이렇게 괜찮았으니까요, 그러니까, 부탁이에요, 고모……!」

  토라노스케는 이불에 머리를 문지르듯이, 그렇게 아츠코에게 애원했다. 만, 그 때--

「그런 부탁은 하지 않아도 돼」

  이렇게, 강한 어조로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유라였다. 유라는 억눌러진 상태인 채로, 토라노스케를 부드럽고, 더할 나위 없이 상냥한 눈으로 보며,

 「아무리 토라 짱이 부탁해도 소용없어. 그 사람은 뿌리부터 타무라의 여자니까. 알고 있어? 우리들 여자는 말야. 선천적으로 사람이 아니야. 냉혈, 냉철, 잔혹. 타인의 상황 따위 상관없음. 따르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복덕의 상징. 상처가 있으면 치료해주고, 궁핍하면 풍족하게 한다. 하늘의 여자답게 말야. 하지만 자신이 적이라고 생각하면 가차 없이 벌을 주는 거야. 무자비하게. 마치 하늘이 사람을 심판하는 것처럼. 그게 우리 타무라의 여자. 아츠코 씨는 그 중에서도 깜짝 놀랄 만큼 전형(典型:모범이 될 만한 본보기). ……그러니까. 그런 얼굴 하지 않아도 괜찮아. 당신의 탓이 아니야. 괜찮아, 우리도 의외로 터프하니까. 지지 않는다니까. 강간 당하는 정도 대수롭지 않으니까」

  유라의 눈에는 강한 빛이 있었다. 그 옆의 사쿠라코도 방금 전까지의 떨림이 거짓말처럼 사라져, 가만히 결심이 있는 눈으로 토라노스케를 보고 있었다.

  아츠코는 말없이 있었다. 흥미로운 듯이 소녀들을 바라보고 있다.

 「자, 아츠코 씨. 빨리 하면 어때. 원하는 만큼 강간시키면 되잖아. 별로 신경 쓰지 않아. 그런 건 떠돌이 개에 물리는 것 같은 거라고」

  유라가 말했다.

 「…………」

  아츠코는 조금 생각하는 기색으로, 사치에게 시선을 보냈다.

  유라가 격발했다.

 「빨리 하라고! 약이든 임신이든 능욕이든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까, 더는 그 사람을 괴롭히지 맛」

  순간.

  사치가 움직였다. 그때까지 누르고 있던 오보로를 놓아, 손바닥으로 내려치듯이 유라의 머리를 잡았다. 유라는 짧은 비명을 내고. 하지만 그 소리는 다다미에 부딪혀 사라졌다.

 「다물어, 바보. 지금,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는 걸 모르겠나. 됐으니까 방해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작은 소리로 말하며. 사치는 유라와 사쿠라코의 귓전에 입을 대, 한층 더 소근소근 작은 소리로 무언가를 속삭였다.

  유라의 저항이 멈춘다. 사쿠라코의 눈이 크게 열렸다.

 「토라 짱」

  아츠코가 말했다.

  유라들에게 정신을 빼앗겨 있던 토라노스케는, 불의를 찔린 것처럼 어깨를 떨어, 아츠코를 돌아보았다.

 「뭐, 뭐죠」

 「저기, 토라 짱. 당신, 이 세 명을 구하고 싶어?」

  아츠코가 물었다. 토라노스케는 끄덕끄덕 목을 세로로 흔들었다.

 「그래.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이런 일은 규율의 문제도 있고,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 그건 알겠지? 이번 건은 잘못하면 경찰을 부르는 사태가 되었을지도 몰라. 그런 일은 전통 있는 타무라 가에서는 절대 있어선 안 되는 거야」

 「그,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그러니까 나는 말야, ‘이런 짓은 정말로 하고 싶지 않지만’, 눈물을 삼키고 그녀들에게 벌을 주려고 생각하고 있어. 진정한 타무라의 당주로서. 하지만, 그것을 토라 짱은,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뒤집고 싶다”, 그렇게 말하는 거네?」

 「그, 그건」

 「괜찮아. 토라 짱의 상냥함인 걸. 토라 짱의 그런 점, 나는 좋아해. ……그래도 말야, 토라 짱. 그걸 내게 인정하게 하려면  몇 개의 순서가 있잖아?」

 「순서?」

 「그래, 순서」

  라고, 아츠코는 장난꾸러기 같이 입가를 일그러뜨리고, 「아버님」이라고 호겐 쪽으로 다시 향했다.

 「웃, 뭐, 뭐냐?」

  갑자기, 이야기의 끝을 향해져 호겐은 불편한 것 같은 얼굴로 아츠코를 보았다.

 「지금, 아버님은 내 대리로서, 가문의 당주를 하고 있지요」

 「그렇다만……」

 「하지만 내가 결정한 것에는 아버님은 반대할 수 없어」

 「아니, 그게 그건 너, 그런 짓하면 진심으로 화내--」

 「하지만···. 아버님, 이 세상에 단 한 명, 제게 명령할 수 있는 인간이 있지요?」

 「음?」

  호겐은 의아한 듯이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아츠코의 진의를 살피듯이,

 「흠. 나나 쿠레하로는 아닌데. 분가의 장로들도 아니고--……아아, 과연. 즉 이런 것인가. 너에게 명령할 수 있는 것은, 명실상부 진짜 타무라 가 당주만이다 라고」

  알겠다고 손뼉을 치는 호겐.

  토라노스케는 두 사람의 대화의 의미를 알 수 없어. 조부와 고모를 교대로 바라보았다.

 「아니, 과연, 분명히. 나는 너에게 명령할 수 없다만, 그러나 당주 대리로서 다음의 후계자를 지명하는 건 할 수 있다」

 「예. 제 동의마저 있으면, 지금이라도 새로운 당주를 결정할 수가 있어요」

 「에, 고모? 하, 할아버지?」

  시치미 떼는 얼굴로 대화하는 두 사람에게, 토라노스케는 방금 전까지와는 다른 초조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츠코는 계속했다.

 「즉 토라 짱. 당신이 만약 이 세 명을 구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우후후, 이야기는 간단한 거야. 요는 당신이 지금, 이 장소에서. 새로운 타무라 가 당주로 되서 나에게 명령하면 되는 거야. 어때, 간단하지?」

 「후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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