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3화 (64/141)

번외 편 한 때의 애인, 호즈키 이오리의 경우 그 12

「왜?」

  잡힌 팔을 보고, 이오리는 물었다.

 「아직, 뭔가 있는 거야? 섹스 해?」

  물어 본다. 어떻게든, 자력으로 상반신을 일으킨 유야는, 머리를 숙인 채 저었다.

 「그럼 뭘까. 나도 별로 한가하지 않은데. 이제 중간시험도 가깝고, 학생회의 인계도 하지 않으면 안 돼. ……솔직히 말해서, 이런 곳(병원)에 올 틈이 있으면, 그 시간에 토라 군의 공부를 봐 주고 싶은 거야. 그도 참, 몇 번 말해도 아르바이트 그만두지 않으니까……. 분명히 뭔가 갖고 싶은 것이 있어, 그쪽에 열중하고 있는 거야」

  이오리는, 상처로 움직일 수 없는 유야에게, 아무런 감상도 보이지 않았다.

  동정심도 없고. 단지 일상 그 자체라는 공기로 대하고 있다.

 「그, 아니……조, 조금……조금만 더, 곁에, 있어 줄 수 있나요」

  희미하게. 유야의 소리가 떨렸다.

  이오리는 차갑기 그지없는, 쓰레기라도 보는 것 같은 눈을 유야에게 향했다.

 「그럼 섹스 하자」

  이오리는 권했다.

  유야는 대답하지 않는다. 단지 말없이 목을 옆으로 젓는다.

 「어째서? 너, 섹스를 좋아하잖아」

 「지금은, 그런 기분이」

 「그래. 그럼 돌아갈게. ……우리는 애인이 아니야. 단순한 섹프레 인걸. 함께 있으면 섹스 하는 것이 자연스럽잖아? 그 이외에 둘이서 있는 이유 같은 건 없는 거야. 섹스 하고 싶으니까, 당신도 매일 나를 부르고 있는 거잖아?」

 「아니, 아니야, 선배. 그렇지 않아. 나는 엣찌하고 싶어서 부르고 있는 게 아니야. 그게 아니고……단지, 단지 나는 선배가 곁에 있어줬으면 해--」

  짤그랑, 하고. 이오리의 머릿속, 분노의 격철이 쳐졌다.

  이오리는 상냥하게, 사랑이 가득 찬 표정을 만들어 웃었다.

 「곁에 있어줬으면 해? 네가? 내게 그런 걸 바라는 거야? 싫다, 유야도 참. ……우후, 우후후훗. 농담은 그만둬줘. 우후, 우후후후후, 아하하하」

  이오리는 웃었다. 점점 정말로 웃음이 복받쳐 올라와, 멈출 수 없게 되었다. 이상해서 견딜 수 없었다.

 「언제나 섹스 했잖아. ……둘이서 만나면, 그것 밖에 없었어. 마치 원숭이같이 맘껏 미쳤다. 섹스. 섹스. 섹스--. 보지에 자지 넣고. 사정해, 조수를 뿜고. 얼굴을 정액으로 새하얗게 해,  실금도 하고, 키스 해, 침을 삼켜. 테코키(手コキ)도 했어. 발코키(足コキ)도 했어. 파이즈리, 손보지, 쿤니, 페라치오, 이라마치오, 아날 섹스, 컵 가득 모은 정액을 마신 것도 있었어. 정상 위. 기승위. 입위, 좌위, 측위, 굴곡위, 후배위. 하지 않은 체위는 없었어. 하지 않은 것은 질내 사정뿐. 나는 토라 군이 열이 나서 누워 있었을 때도, 모른 채 네 자지를 빨고 있었어. 네 자지에 보지를 찔리며 기뻐했어. 세 명이서 유원지에 가면, 놓친 척을 하고, 둘이서 화장실에서 마구 했어. 바보 같이. 정말로 바보 같이 말야……! ……그리고, 너는 내게 그것밖에 요구하지 않았어. 위협해, 틈을 파고. 몇 번이나 안았어. 아무리 내가 싫다고 해도, 내가 얼마나 토라 군을 좋아한다고 말해도, 결코 그만두지 않았어. 내 감정을 무시해, 내 몸을 미치게 했어. ……그런데, 그런 네가 이제 와서 내가 위로해주기를 원하는 거야? 사람답게, 우선 마음부터 소중히 해주기를 원하는 거야?」

  토해 버리듯이 웃어, 이오리는 한 번 숨을 돌렸다.

 「바보취급 하지 말아줘」

  유야는 고개를 떨군 채로, 가냘픈, 오열과도 닮은 소리를 냈다.

 「미안, 해, ㅇ……」

  이오리는 격발했다.

  이빨을 깨물며, 유야가 말을 끝내는 것보다 먼저, 단단히 쥔 주먹을 그의 안면에 때려 넣었다. 그, 여성으로서는 깨끗한 폼?체중을 더한 펀치를 받아 유야는 꽈당 침대에 넘어졌다. 선혈이, 코에서 뿜어 나왔다.

 「장난치지 마앗」

  이오리가 고함질렀다.

 「읏읏」

 「뭐갓」

  몹시. 이오리는 머리에 왔다.

  용서할 수 없었다.

  오만하고, 불손하고, 비열하고, 제멋대로였던 소년. 항상 이오리의 앞에서 천한 미소를 띄우고 있던 소년. 그 유야가, 지금, 낙담해, 타인에게 도움을 요구하고 있었다. 16살다운 본래의 약함으로, 이오리에게 매달리려 하고 있었다.

  이것이, 너무나도 이오리의 신경에 거슬렸다.

 「네가--」

  부들부들, 주먹을 떨며, 이오리는 유야를 노려보았다.

 「네가 반성하지맛. 사과하고 싶다니. 이제 와서. 전부 이제 와서인 거야. 사과해도 의미 같은 건 없어. 내 처음은 돌아오지 않아. 토라 군을 배신한 사실은 사라지지 않아. 자신이 음란하다고, 알게 된 것에도 변함없엇. 우리가, 이런 우리가 그에게 사과하거나 할 수 있을 리가 없엇!!」

  입술을, 피가 나올 정도로 깨물며 이오리는 침대 위, 유야의 신체에 덮쳤다.

 「서, 선배」

 「돌려달라곳! 내 버진! 미약까지 써서 빼앗은 내 버진, 돌려줫! 토라 군을! 그 애의 애인이었던 나를 돌려줘엇」

  두 번, 세 번, 이오리는 꽉 쥔 주먹을, 유야의 안면에 휘둘렀다.

 「갹, 갹」

  유야가 신음한다. 피가, 튀었다. 유야는 양팔로 얼굴을 가렸다.

  이오리는 그 팔의 틈새에 손을 쑤셔 넣어, 체중을 걸어 목을 졸랐다.

 「상처 받은 체 따위를 하지 맛! 이 비겁자! 너는 달라. 토라 군과는 달랏! 당신 따위 상처 받는 것도 모르는, 타인의 아픔도 모르는 놈이야. 자신이 나빴다니, 생각할 리가 없잖앗. 그런, 그런 이제 와서 제멋대로, 기특한 말을--, 장난치지 말라고옷」

 「가악」

  유야의 목, 그 혈관이, 부풀어 올랐다.

 「죽엇. 죽엇. 죽어. 죽으라고. 어째서 다리 뿐인 거야. 내 앞에서 사라져 없어져버리면 좋았어. 당신 따위, 당신 따윗」

  3월 동안. 마음 안에서, 쌓이고 쌓인 눈물. 그것을 이오리는 토해내고 있었다.

  괴로웠다. 괴로웠다. 그런 매일에 지나지 않았다.

  육체의 쾌락 따위, 결국은 환상이며. 날마다, 마음에 박혀오는 가시의 앞에서는 무슨 도움도 안 되었다. 즐거운 것도 기분 좋은 것도 아니었다. 변덕스러운 비나 구름과 같다. 일순간에, 나타나 사라지는 현상에 지나지 않았다.

  날마다 무게를 늘려가는, 그녀가 잃은 양지에 비하면, 모두가 시시한, 쓸모없는 것이었다.

  거기에 눈치 챌 때마다, 순수한 소년이 그녀를 탓한다.

  이오 누나.

  이오 누나.

  이오 누나.

  토라노스케의 웃는 얼굴이, 이오리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벌이다. 그 몸을 불태우는, 가장 무자비한 고문이었다.

  이오리는 토라노스케의 얼굴을 볼 때마다, 언제나 울었다.

  몸이 안 좋은 것 같은 얼굴로 아르바이트에 몰두하는 토라노스케를 앞에 두고, 상냥하게 걱정하는 것조차 배신이라고 생각되었다. 가난한 소년과 그 어머니를 생각해, 저녁식사의 반찬을 가지고 간다. 이런 일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다. 배신! 배신! 배신! 배신이다. 자신은 언제나, 그들의 모든 것을 배반하고 있어!

  토라노스케의 근처에 있을 자격은 없어. 이오리는 생각했다.

  대용품으로 있는 것조차 실패했다. 그렇게 생각했다.

  누구 탓인가.

  그것은 이 녀석이다. 이 소년이다. 불쾌하고, 비겁하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 자신을 성의 함정에 떨어뜨린, 이 악마 같은 남자다.

――언젠가 죽인다. 오오토모 유야를 죽인다.

  토라노스케의 부적을, 그 몸에 쑤셔 넣어진 날부터.

  이오리는 결정하고 있었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고. 자신과 토라노스케를 갈라놓은 이 남자를 죽여주마. 뭘 대신 하더라도, 자신이 저지른 것의 죄, 그 대가에 무서워하며 부들부들 떨게 해주마, 라고.

 「각……칵 큭!?」

  목을 졸려져, 유야는 괴로워한다. 날뛰어, 피하려 해. 그러나 배위에 이오리가 말타기로 올라타 있어, 어떻게도 도망갈 수 없었다. 한층 더 타이밍 안 좋게도 그의 오른쪽 다리는 부서져,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유야는 손으로 이오리의 손목을 잡아, 밀어내려고 했던 것이다--. 

……이오리의 완력, 체력. 이것은 여성으로서는 매우 우수하다. 평균보다 뛰어나 위에 있다. 그러나 남자의, 그것도 같은 세대에 톱클래스의 운동 능력을 가진 유야에게 당해낼 수도 없는 것이었다. 순수한 힘겨루기를 하면, 유야와 이오리에게는 확실히 압도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의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유야는 몰랐다.

 호즈키 이오리의진심.

  그 성능, 정확한 판단력. 어떤 상황, 어떤 텐션에 있어도 냉철하게 사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 불과 11살에, 어머니의 바람기의 증거를 하나의 변명도 허락하지 않는 레벨로 모았던 의지력을.

  뿌득, 하고.

  지면에 떨어진 작은 가지를 밟아 부러뜨린 것 같은, 그런 마른 소리가 났다.

 「――?」

  유야는 멍한 얼굴로, 그 이상하게 구부러진, 자신의 오른손의 검지를 응시했다.

  제2 관절의 끝이, 역 방향을 향해 휘어져있어. 그리고 늦게 온 아픔에 그가 눈썹을 찡그렸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이오리는, 흐르는 것 같은 움직임으로 유야의 관자놀이에 팔꿈치를 박아 넣어, 다음에 턱을 향해 주먹으로 만든 철퇴를 떨어뜨렸다. 유야의 눈이 초점을 잃었다. 이오리는 그대로 다음의 동작으로 유야의 왼손손가락을 잡아, 그 소지, 약지도 단숨에 꺾었다.

  유야는 저항할 수단을 모두 잃었다.

  가늘은, 뱅어 같은 손이, 유야의 목에 감아 붙었다.

 (죽인다--)

  이오리는, 진심이었다.

  진심으로 유야를 죽일 생각이 되었다. 앞뒤의 일 같은 건 생각도 하지 않았다. 분노가, 뱃 속 깊은 곳에서 끓어 넘친 미움이, 이오리의 전신을 지배하고 있었다. 냉정하게 상황을 분석하면서, 그러나 미래 따윈 던져버렸다. 아니, 그것은 오히려 속죄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손으로 유야를 죽인다. 장래를 내던져, 스스로 두 사람의 관계에 종지부를 찍는다. 혹은 그렇게 하면 토라노스케를 마주 볼 수 있을지도 몰라--. 사실을 말하자면, 이런 의식도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고동은, 미치듯이 떠들고 있다.

  이오리는, 토라노스케를 향한 사랑과, 양심과, 동경을 통째로 광기로 바꾸어, 그 50kg 초 악력으로, 유야의 목을 단번에 잡아 졸랐다.

  유야의 신체에서 저항이 사라진다--.

  유야의, 검붉게 울혈 한 얼굴에, 혈관이 줄기줄기 떠올랐다.

  눈이, 붉게 충혈한다. 입가에서는 침과 흰 거품이 희미하게. 움찔움찔, 콧구멍은 몇 번이나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했다. 비지땀이 주욱하고 이마로부터 나왔다. 그러던 중 유야의 안색은, 빨강에서 흙빛으로 바뀌어 왔다.

 (돌아갈 수 있어)

  이오리는 생각했다.

  근거 같은 건 없다. 하지만 소녀의 마음에는 그런 생각이 왕래했다.

  돌아갈 수 있어. 자신의 손으로 끝을 내서, 간신히 소녀는 소년에게 용서를 빈다.

  따뜻한 가을날 햇살에 감싸여, 이오리는 뭔가에 움직여지듯이 유야의 목을 계속 졸랐다.

 「………ㅇ…ㅛ…」

  문득. 이오리는 뭔가가, 말을 들었다.

 「…………해요오」

 「뭐?」

  찡그린 얼굴로, 이오리는 눈 앞의 남자를 깔본다.

  유야는 작은 소리로, 무언가, 헛소리 처럼 반복하고 있었다.

  속이 빈 눈은 눈물을 흘려, 이오리의 배후, 누군가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기도 했다.

 「――해요」

 「뭐, 뭘 말하는 거얏」

  초조해, 이오리는 물었다.

 「애원? 죽고 싶지 않다는 거얏?」

 「아, 해요」

 「에……?」

 「미안해요--」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해, 이오리는 숨을 삼켰다.

……유야는, 사과하고 있었다.

  누구를 향한 것인지는 모른다. 이오리인가, 아니면 토라노스케를 향해서인가. 하지만, 어쨌든 의식이 몽롱해진 중에, 유야는 쉬지 않고 사과하고 있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미안해요, 용서해 주세요, 미안해요--.

  착한 아이가 될게요, 라고.

  그렇게, 그는, 필사적으로 사죄를 반복하고 있었다.

  울면서. 버리지 말아줘, 라고. 애원의 중얼거림을 계속하고 있었다.

 「아……아……」

  이오리는 그 이상, 계속 조를 수가 없었다.

  무엇인가. 그녀는 옛날, 이것과 닮은 것 같은 경치를 본 것 같았다.

 「용서해줘--엄마」

  유야가 말했다.

  이오리의 눈에서, 눈물이 넘쳤다.

  뇌리에는 어렸던 그 날.

  떠나가는 엄마의 등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던 소녀가 있었다. 그 옆에서, 자신도 눈물을 흘리면서, 열심히 격려하려 하는 소년이 있었다.

  괜차나. 괜차나. 언젠가 분명히, 아줌마는 돌아올 거야. 아줌마가 이오 누나를 잊을 리가 없어. 아줌마는 이오 누나를 정말 좋아하는 걸. 그러니까, 반드시 돌아올 거야. 그때까지는 내가 있어. 내가 이오 누나의 곁에. 나는 사라지지 않아. 절대로 이오 누나의 곁을 떨어지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지금은 많이 슬퍼도, 분명히 힘낼 수 있어. 소중한, 소중한 사람이 없어져도, 누군가가 등을 안아주고 있으니까--.

  이오리의 뺨, 뜨거운 눈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이 녀석은 나다--)

  이오리는 떨렸다. 거기에 있던 것은 토라노스케에게 만날 수 없었던 그녀. 구원받지 못했던 그녀였다. 이오리는 유야의 얼굴에 한 때의 자신을 보았다. 버려져 흐느껴 울고 있는 아이를 보았다.

  손이 천천히, 유야의 목에서 떼어졌다.

 「가학--」

  유야가 기침했다. 휴-휴-, 갈라진 호흡을 반복했다.

  이오리는, 팔을 얼굴에 눌러대고 격렬하게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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