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3화 (54/141)

번외 편 한 때의 애인, 호즈키 이오리의 경우 그 2

 약속 장소로는, 편대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역의 바로 옆, 작은 카페가 선택되었다.

  꾸미기는 했지만 침착한 분위기의, 아담한 가게이다. 큰 거리에는 토지감이 거의 없다는 토라노스케에의 배려로부터, 이오리가 결정한 장소였다.

――별로 데이트 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어디라도 좋아요.

  토라노스케의 말이다.

  이오리는 토라노스케의 차가운, 견제에도 닮은 태도를 눈치 채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의견을 말하거나는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우선 토라노스케의 상황과 감정을 우선한다.

  토라노스케와 연락을 하기 전, 이오리가 마음으로 결정하고 있던 것이었다.

  1시간 이상도 빨리, 이오리는 약속 장소인 가게에 도착했다.

  원래 시간에는 꼼꼼한 타입이다. 거기다 이오리로서는 별로 익숙한 거리도 아니다. 약속 장소를 달리해, 모처럼의 찬스를 잃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토라 군, 데이트에는 늦은 적 없는 걸)

  화장실에서, 복장과 화장의 체크를 한다.

  거울 속에는, 평소보다 2할 미인도가 오른 여자.

  옅은 화장에, 세미 롱의 머리카락은 제대로 손질이 되어 있어, 내추럴한 곡선이 어깨에 조금 걸려있다. 오늘을 위해서 선택된 하늘하늘한 원피스는 짜증을 느끼게 하지 않는 정도로 화려해, 네크리스도 레깅스의 보톰스도 초라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다.

  이오리는 심호흡 해, 자신을 확인해 보았다.

  동요는, 없다. 4년 전에는 기분의 강함이 날카롭게 나타나있던 눈도, 오늘은 침착성을 담고 있다. 입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자신이 없었던 토라노스케에의 애착도, 지금은 확고히 해 자신에게 있다.

  무기는 충분.

  후는 정정당당, 토라노스케를 탈환할 뿐--.

 (자아, 결전이야)

  찰싹 뺨을 두드려, 이오리는 스스로를 분발시켰다.

  그녀의 뇌리에는, 사랑스러운 소년의 환영이 있었다. 그리고 과거에 있어, 일방적으로 그녀를 때려눕힌 소녀의 모습도.

 (이제 당신에게는 지지 않아)

  나는 흔들리지 않아. 그를 놓는 것도 하지 않아. 나는 두 번 다시, 나의 마음을 배반하지 않아.

  강하게. 이오리는 생각했다.

   ◇ ◇ ◇

 그 여자, 라고 카즈히코는 말했다.

 「그 여자는 그만두라고. 토라노스케와는--너무 달라」

  그렇게 말하며, 카즈히코는 꺼낸 담배에 불을 붙였다.

 「걸어다니면서 담배 피는 것은 좋지 않다고」

  토라노스케는 흘깃 카즈히코를 한번 보고.

 「잘 알고 있어. 용모, 지성, 학력, 직업 경력, 집안?뭘 비교해도 내게는 부조화인 상대다. 그런 건 말해지지 않아도 자각하고 있어」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니야」

  카즈히코는 담배의 끝을 토라노스케에게 향하여,

 「오히려 선배--호즈키 이오리라는 여자가, 네게 어울리지 않아」

  확실한 어조로 말했다.

  토라노스케는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어이, 뭘 말하는 거야? 그녀는--」

 「확실히 그 사람은 하이 그레이드다. 미인이고, 능력은 높아. 머리도 좋고, 지금은 어딘가의 법학부였나--장래는 변호사나 검사가 된다는 이야기니까, 지위도 수입도 올라갈 거야. 부친은 대학교수, 모친은 고급관료. 선천적으로 엘리트고? 하, 그야 뭐, 세상 일반적으로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자겠지」

  토라노스케는 다리를 멈췄다. 교차점의 신호가 빨강으로 변해있었다.

 「아아. 비해서 나는 무직이고 돈도 없어. 학력도 없어. 전혀 아무것도 없다」

  거리의 혼잡을 바라보면서 토라노스케는 대답했다.

  차의 무리가, 더러워진 가스를 토해내며 지나간다.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잡다한 속을 생각하는 장소를 통해 지나간다. 신호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서두르고 있다는 건가, 무리를 해 도로를 건너가는 샐러리맨이 있다. 웃는 얼굴로 광고지를 나눠주는 젊은 여자도 있다. 무슨 일인지, 큰 소리로 서로 웃으면서 보도 가득 퍼져 걷는 여고생 들의 모습도 있다.

  토라노스케는 멍하니, 그것들을 눈으로 쫓았다.

  카즈히코는 얼굴을 아래로 향해, 후우 하고 담배 연기를 토했다.

 「하지마. 그렇게 자학적으로 되지 마. 돈? 지위? 그런 거 알 바냐. 전부 쓰레기야. 인간이 사는 의의 라는 건, 그런 것이 아닐 터잖아」

 「돈은 소중해. 혼자가 되보니 절실하게 느꼈어」

 「최저한은 말이지. 하지만 대체로의 놈은 그 이상으로 요구하, 지」

  토라노스케는 대답하지 않았다. 카즈히코는 계속했다.

 「뭐라 할까……. 실제로는, 내게도 선배의 기분을 알 것 같은 생각도 들어. 나도 닮은 부분이 있고, 쭉 동경하고 있었던 것이 손에 들어왔으니까. 자신에게는 인연이 없을 터였던 것이. 날아오를 것같이 기뻐져서……. 하지만 그게 정말로 자신의 것이 된 건지 아닌지……. 모르겠는 거야. 신경 쓰이겠지. 자신이 없으니까, 신경 쓰이니까 겉을 벗겨내, 그리고 안쪽까지 보고 싶다고 생각해버려. 나와 다른 것은, 선배의 경우 그게 너무 나아가서, 그것을 부숴버린 것이고」

  토라노스케는 머리를 흔들었다.

 「어이, 뭔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선배의 이야기다」

 「어디가」

 「칫」 하고, 토라노스케는 혀를 찼다.

 「애초에 카즈히코가 그녀에게 알려줬잖아. 내 연락처. 그래놓고는, 이제 와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그러니까 책임을 느끼고 있잖아. 내가 알려줬으니까. ……솔직히, 네가 선배를 만나리라고는, 나는 생각하지 않았다」

 「음……」

 「그럴게 너 치킨(겁쟁이)이잖아」

  한 번 더, 토라노스케는 혀를 찼다.

 「치킨은 치킨 나름대로 생각한다고. ……이걸로 괜찮은 걸까 하면서. 나는 단지 도망쳐 왔을 뿐이었다. 과거로부터 눈을 외면해 왔을 뿐이었다. 선배의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않았고, 들을려고도 하지 않았다. 유야의 말을 그냥 받아들였다. 유야가 선배를 좋아하는 것은 진짜라고 생각했고, 선배가 저 녀석에게 끌렸던 것도 왠지 모르게 납득할 수 있었다. 왜냐면 그렇잖아? 저 녀석은 유럽파의 빅 클럽으로부터 칸테라에 권유받을 것 같은 남자고. 선배는 말하지 않아도 알듯이, 학원의 아이돌이다. 비해서 난 뭐야? 우연히 그녀와 집이 가까웠다는 것뿐이야. 부친에게도, 그 딸에게도 신세를 졌을 뿐이다. 두 사람은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고등학교를 그만뒀다, 라는 건가?」

  신호가 파랑이 되었다. 토라노스케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만둔 것은 다른 이유다」

 「아아, 알고 있어. ……들었어. 어머니, 돌아가셨다면서」

 「……어째서 알고 있어」

 「시마즈 씨라고 했던가? 그 인텔리 같은 여의사 씨가 알려줬지」

 「너, 어느새」

 「지난번, 맞이하러 갔을 때에 조금 말이지. 그리고 히무로 씨? 그 조금 엄격할 것 같은 느낌의 사장 씨라든지. 그 사람들, 우리 토라노스케를 부탁해, 라고 말했었다고」

  토라노스케는 놀란 표정을 짓고, 그리고 씁쓸한 얼굴이 되었다.

 「불필요한 말을……」

 「이야아, 너, 굉장히 곳에 살고 있네. 저런 레벨 높은 누님들과 친해진다든가, 무슨 천국이야. 게다가 관리인 씨는 거의 여신이고. 좋겠다아. 치사하지. 나도 들어가고 싶어 진짜로」

 「미나 짱에게 이른다」

  그 말에, 카즈히코는 노골적으로 당황했다.

 「너, 너. 농담이라 해도 너무 심하다고. 귀신이냐」

 「시끄러. 진짜로 이른다」

 「미안……그것만큼은 용서해줘」

  카즈히코는 갑자기 톤을 떨어뜨리며, 무서워하는 모습으로 말했다.

 「위험하다고, 그 녀석. 평소에는 싱글싱글 얌전하지만, 이성을 잃으면 용서 없어」

 「그런가, 미나 짱」

  그렇게는 안보이는데. 토라노스케는 조금 웃었다.

 「아니, 이게 진짜라고―. 언뜻 보면 침착계의 아가씨잖아? 그 주제에 속은 상당히 격하다고. 다른 여자에게 추파 사용하거나 하면 특히」

 「사랑받고 있네」

 「가볍게 말하지 말라고」

  한 번 쑥스러운 듯이 기침하고, 카즈히코는 가슴 주머니에서 휴대용의 재떨이를 꺼냈다.

 「하지만 그야, 피차일반이군」

  담배를 재떨이에 넣으면서, 씨익 웃으며 토라노스케를 본다.

 「뭔-가 심상치 않았다고. 누님 쪽의 너를 보는 눈. 하는 말들」

 「…………」

 「혹시, 그 중의 누군가가, 애인인 거냐? 응?」

  팔꿈치로 토라노스케를 찌르는 카즈히코.

  토라노스케는 한숨을 쉬었다.

 「간신히 이유를 알았어」

 「앙? 이유? 뭔」

 「카즈히코가 오늘 같이 따라 온 이유다. 너, 료코 씨들에게 뭔가 부탁받았지?」

  토라노스케는 빤히, 옆의 친구를 눈을 가늘게 떠 보았다.

 「글쎄. 나는 모른다고」

  카즈히코는 모른 척하는 얼굴로, 서투른 휘파람을 불어 보인다. 「이런이런」토라노스케는 목을 좌우로 저었다.

 「괜찮지만. 그래도 가게까지라고? 후는 약속했던 대로 도중에 다른 데 가라고」

 「알-고 있다니까. 안심해」

  토라노스케의 어깨를 두드리며, 카즈히코는 웃었다. 웃고, 그리고 바로 또 진지한 얼굴을 했다. 가까이 대고 있던 몸을 떨어뜨리고, 잠시 침묵의 뒤,

 「어째서 말없이 사라졌냐」

  카즈히코는 의문을 말했다.

  토라노스케는 조용히 있었다. 그의 시야에는 목적의 까페가 보이고 있었다.

 「어머니가 병이 들어, 이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은 알았어. 고등학교 그만두었던 것도. 여러 가지 있었겠지. 비용이라든지, 병원의 관계라든지. 카미노지의 시립병원으로는 할 수 없는 치료도 있었을 거고」

  그것은 과거에 있어서의 사실이었다. 토라노스케는 몇 가지 이유로 자란 거리를 떠나 대학병원이 있는 이웃 현의 거리로 이사 가. 그리고 결국, 학생을 그만두었다.

 「하지만 말이다. 한마디 정도 해줬어도 됐었잖아」

  카즈히코는 조금 실망이 담긴 표정으로, 토라노스케를 보았다.

 「응. 그렇네. 카즈히코에게는 알려줘야 했어. 미안해」

  솔직하게. 토라노스케는 사죄했다.

 「아니……. 별로, 나에 대한 건 괜찮지만」

  약간 곤란한 것처럼, 카즈히코는 벅벅 머리를 긁었다.

 「어째서 선배에게 말하지 않았던 걸까 해서. 그렇게 생각해서 말이야」

 「그건--」

  토라노스케는 우물거렸다.

 「그 때. 이별을, 네 기분을 전했으면, 서로 이렇게도 질질 끌지 않고 끝났을 거 아닌가?」

 「…………」

 「뭐든지 좋았다고. 원망의 말이어도, 매도여도, 집착이어도……연모여도. 부딪혀버리면 됐었다고. 뭣하면, 한, 두 대 때려버리고. 그 편이 좋았어. 그렇게 해야 서로 상처 입어도, 그래도 이렇게까지 질질 끌 것도 없었다--」

  문득, 토라노스케의 다리가 멈추었다.

  카즈히코도 또 걸음을 세웠다. 이오리와의 재회의 장소는, 바로 눈과 코앞에 있었다.

 「말할 수 없었어」

  중얼. 토라노스케는 말했다.

 「뭐?」

 「그 마지막 날, 학원에서 선배와 스치듯 지나쳤다. 나는 매도해 주려고 생각했다. 침을 뱉어버리고, 가슴속에 뒤얽힌 감정을, 하나도 남김없이 토해내고 싶다고 생각했다. 때리면 좋았다고 말했지. 그렇게 하려고 생각했어. 잘도 속여 주었다. 내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여기에 있는지, 당신이 알겠냐. 당신이 유야의 몸 아래에서 미치고 있을 때, 나는 거리를 떠나야 했던 것을, 어떻게 당신에게 전할까 쭉 고민했었다. 음란녀, 당신이 유야를 생각하고 있는 동안, 나는 쭉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어. 당신을 믿어. 당신을, 당신을--. 그런 마음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선배는 아파하는 얼굴을 했어.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나는--」

  거기서 토라노스케는 말을 잘라, 깊게 한숨 쉬었다. 입가에는 비꼬는 미소가 있었다.

 「착각이었지, 라고 말했다. ……착각? 뭐가 착각이냐. 그럴 리가 없어. 그것을 뼈저리게 알면서도. 나는 야비하게 거짓말을 했다」

  괜찮아, 알고 있어. 내가 나빴어. 미안. 이오 누나는 유우야를 좋아하는 거지. 내가 거기에 눈치 채지 못했던 것뿐이야. 이오 누나를 불편하게 했어. 그래도 나는 이오 누나가 좋아. 이오 누나가 나를 싫어해도, 분명히 나는 이오 누나를 계속 생각할 거야. 미안. 하지만 이오 누나. 내게도 그 정도의 자유, 허락해줬으면 해.

 「그런 말만 떠올랐다. 선배의 눈을 봐, 어떤 말이 그녀를 상처 줄 수 있을까. 그것을 명확하게 알았다. 어떤 식으로 말하면 그녀가 괴로워할까. 마음에 상처를 남길 수 있을까. 그것만이 내 안에서 뛰어 돌아다녔다. 최악이다. 자랑스러운 피해자 얼굴로. 마음속으로는, 그녀를 괴롭게 할 것만 생각하고 있었어. 그것만이 아니야.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것도 있었다. 애인에게 배신당한 불쌍한 놈이라고. 어두운 쾌감으로 위로해, 그러니까 선배를 얼마든지 상처 줘도 괜찮아. 선배도 나를 위해서 울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토라노스케는 얼굴을 올려, 하늘을 올려보았다.

  그것은, 감정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거기에 눈치 채. ……하핫. 아연해졌어. 기분 나빠 참을 수 없어. 내가 소중히 하고 있는 것은, 나의, 나만의 감정으로. 선배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았다. 좋아한다던가, 소중하다던가, 그런 것은 말뿐이고 사실은 달랐다. 기분이 좋으니까 곁에 있었을 뿐이다. 자신에게 상황이 나빠지면, 이렇게 간단하게 배반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더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게 되었다. 그녀를 탓하는 말은 나오지 않았어--」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