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 미즈키 준의 일상 그 8
그것이, 바로 전날 밤에 있었던 사건--.
준은 특별히 탓하는 모습도 아니고. 담담한 상태로 타이치를 향해 말했다.
「그 공원, 타이치도 자주 가는 길이 이었으니깐. 잘 생각하면 이상접근해도 이상하지 않지」
「여, 역시 눈치 챘었나」
「그야 그렇지. 아무리 어두워도 그렇게 빤히 보면, 여자라면 누구라도 눈치 챌 거야」
「우……그, 그래도 너, 그런 곳에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쪽도」
「그렇다고 해서, 30분이나 엿보는 걸까? 게다가, 그 부분까지 그렇게 크게 하고서. ……솔직직히 그건 범죄 수준이었어」
「아, 아니야. 그, 그건 따로 엿보려고 한 게 아니야. 고, 고고고공원을 지나가던 참에, 너랑 비슷한 목소리가 들렸으니까, 단지 너인가 아닌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뿐이고. 어두웠으니까,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것뿐이지, 결코 엿보기를 하려고 생각한 게」
「거짓말쟁이. 5분 지나서는 나라고 확신하고 있었던 주제에」
「우, 오……」
이번에야 말로 타이치는 시들었다. 말을 잃어, 추욱 고개를 떨군다.
준은 작게 어깨를 움츠려,
「뭐, 별로 상관없지만. ……나는 누구에게 보여졌다고해서, 무슨 문제도 없고. 토라노스케 씨도 눈치 채지 않았던 것 같고」
「토, 토라노스케라고 하는가, 그 녀석?」
타이치의 눈에 적의가 모였다.
「……. 그래. 쿠도 토라노스케 씨. 내 제일 소중한 사람」
「읏! ……너, 너너너너. 그, 그만둬!」
「하아?」
다급하게 말하는 타이치의 말에, 준은 눈을 날카롭게 번뜩거렸다.
「……무슨 의미?」
「깊은 의미 같은 건 없어. 단지 너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미다. 저런, 저런 장소에서 여자와 하고 싶어하는 녀석 같은 건」
제대로 된 게 아니야. 라고 타이치는 단언했다.
「그런 타입은. 여자와 하는 것 밖에 생각하지 않는다고? 맘껏 놀아, 질리면 휙 버린다. 여자를 행복하게 할 생각 따위는 전혀 없고, 단지 하반신의 욕망으로 움직이고 있어. 너 같은 순진한 녀석은 모르겠지만…………나는 그런 녀석, 썩을 만큼 봐왔으니까. 그러니까 나쁜 말은 하지 않아. 그 녀석만큼은 그만 두는 게 좋아. 뭣하면, 내가 대신 말해줘도 괜찮으니까」
라고, 타이치는 진지한 눈으로 준을 응시했다. 준은--
「하」
그야말로 시시한 의견을 들었다는 모습으로, 마음 속 깊이 질린 얼굴이 되어 일어섰다. 슈즈를 신고, 평소처럼 후드를 썼다.
「어, 어이」
「어처구니없어. 뭘 말하는 건가 생각했더니. 어차피 시시한 이야기를 할 거면, 좀 더 나은 이야기를 하라고」
말해 버리고 가게를 나온다.
당황하여 타이치는 그 뒤를 쫓았다.
「어, 어이 기다려」
「몰라. 그럼 안녕」
「기다리라니까」
준의 어깨를 잡아 막는다.
준은 기분이 안 좋음을 숨기지 않고. 돌아서 타이치를 노려보았다.
「시끄럽네. 놔, 바보 타이치. 너와 이야기할 것 따위 아무것도 없어」
「들어. 들으라니까!」
그 큰 소리에 주위의 시선이 모아졌다. 상점가를 걷고 있던 몇 사람의 남녀는 무슨 일인가하는 모습으로, 의아해하며, 혹은 남녀 간의 사랑 싸움이라도 보는 것 같은 호기심의 눈을 준들에게 보냈다.
「바보. 소리가 커」
준이 비난한다. 하지만, 그런 비난도 주위의 눈도 타이치는 개의치 않았다. 힘 있게, 바로 정면에서 준을 응시했다.
「알겠어. 잘 들어, 준. 나는 너를 생각해서 충고하고 있어. ……이대로는, 너는 언젠가 울게 돼. 준. 이것은 사실이다」
「……하아. ……어쩔 수 없네. 좋아, 최고로 불쾌하지만 들어줄게. 그럼 어째서 타이치는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 근거는?」
「음……」
「이유도 없이 제멋대로 말하고 있는 게 아니겠지」
준은 숙여, 가게 안으로 돌아왔다.
타이치는 입구의 문을 닫아 한 번 입술을 핥아, 스툴에 허리를 기댔다. 그리고,
「이런 것은 고자질하는 것 같아서 싫다만」
라고, 씁쓸한 말투로 서론을 하자,
「그 녀석은, 터무니없는 녀석이야」
그렇게, 조용히 말하기 시작했다.
준도 다시 다다미방의 가장자리에 앉았다.
「? 토라노스케 씨가 터무니없어?」
「그래. 나는 그 공원을 자주 다니니까 알고 있어. 여기에서는 조금 멀지만, 아르바이트처가 카즈하라니까. 그러니까 지금도 그 근처를 자주 다니고 있어」
「흐으응. ……그래서?」
「그건 올해의 4월 무렵의 이야기다. 딱 벚꽃도 볼만한 시기로, 그 공원에도 꽃놀이 손님들이 자주 왔었지. 나도 아르바이트 오는 길에 가끔 벚꽃을 보면서 다녔어. ……그래서, 그 때 보았다」
「무엇을」
「그 녀석이다. 토라노스케. 네가 애인이라고 하는 남자라고. ……알겠어, 준. 그 녀석은, 그 공원에서, 네가 아닌 다른 여자와 섹스하고 있었다. 게다가, 너무 놀라지마. 내가 보았을 때, 상대는 두 명이나 있었다. 두 명이라고? 미형의 인텔리 같은 여자와 그야말로 유부녀라는 느낌의 요염한 30살의 여자다. 그런 두 명을 늘어놓고, 그 녀석은 동시에 섹스 해버렸다고……!」
지금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어. 충격적인 광경이었다고, 타이치는 콧김을 거칠게 내쉬며 말했다.
준은 크게 한숨을 쉬고, 살짝 얼굴을 좌우로 저어,
「저기 타이치」
「뭐야」
「그렇게 엿보기를 좋아하는 거야?」
……불쌍히 여기듯이 타이치를 보았다.
「바, 바보. 우연히다, 우연히. 우연히 눈에 들어왔을 뿐이다. 착각하지 마」
「거짓말이야아……. 거기까지 극명하게 상대를 기억하고 있다니. 보통으로 슬쩍 본 것만으로는 절대 무리잖아. 분명히 또 관람석에서……」
「다, 다르다니까, 끈질기네. ……어, 어쨌든. 이제 알았겠지. 그 녀석은 터무니없는 바람둥이다. 네 손에 감당할 수 있는 녀석이 아니다」
「므」
「헤어져, 준. 너라면, 반드시 다시 좋은 상대가 발견된다. 그러니까 이번은 포기하고--」
「토라노스케 씨가 바람둥이인 것은 알고 있지만……」
상대에게 마지막까지 말하게 하지 않고, 준은 머리를 저어 이야기를 차단했다.
「아아, 타이치. 유감이지만, 그거라면 나는 알고 있어」
「에?」
그 준의 말에 타이치는 멍하니 해. 준은 다시 뭐라 해야 할 것인가 생각하는 것 같은 행동을 했다.
「충고는 고맙지만 말이야. “우리”는 그것을 알면서 교제하고 있어」
「뭐? 우리? 우리라고?」
타이치는 혼란한 모습으로,
「무슨 말이야? 설마, 너는 상대를 알고 있는 거야?」
「그래 타이치. 타이치가 보았다는 안경 미인도 폭유 젖가슴도, 양쪽 모두 내 언니같은 사람이야. 그리고, 우리는 전원이 달려들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획득했다. ……그게 그 사람, 쿠도 토라노스케 씨야」
「어이, 너 뭘 말하는」
「알아줬으면 해 라고는 말하지 않아. 타이치는 보통 사람이야. 그래도, 우리는 우리대로 생각해, 어디까지나 자유 의지로 결정하고 있어. 그러니까 더 이상의 말참견은 그만뒀으면 해. 솔직히, 귀찮으니까」
「주, 준……」
준의 그 진지한, 그리고 의지가 담긴 눈동자에, 타이치는 말을 지웠다.
「그런 이유야, 타이치. 나는 말야, 그 사람을 좋아해. 그 사람과 결혼하게 된다고 생각해. 호적이라든지, 어떤 형태가 될지 까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아마, 나는 그 사람의 부인이 되어, 그 사람의 아이를 낳는다」
「나-」
「응?」
「나로서는, 안 되나?」
「……하?」
「그러니까. 그 녀석이 아니고. 나…………로서는 안 되나」
「타이치?」
말끄러미, 준은 눈앞의 소꿉친구를 보았다. 타이치가 이런 말을 하기 시작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준이었다.
「어째서?」
「어째서냐니, 그런 건, 조, 좋아하니까로 정해져 있잖아」
「응. ……아아, 그런가 농담?」
「노, 농담이 아니야. 나, 나느은……! 나, 나는 너를 좋아한다! 너를, 쭉 옛날부터. 그야말로 꼬마 때부터 좋아했었다고」
타이치는 얼굴을 홍조 시켜, 침을 삼키듯 말을 삼키면서, 간신히 그 은밀하게 숨겨두었던 준에게의 마음을 고백했다.
「……에」
이번에는 준이 놀랄 차례였다. 준은 조금 전까지의 타이치와 전부 같은 표정을 지어, 멍하니 상대를 보았다.
「에? ……에에? 그, 그랬던 거야?」
「그, 그렇다고」
「하, 하지만! 타이치는, 맨날 나를 괴롭혔었잖아」
「초, 초등학생의 무렵이잖아, 그런 건. 게다가 유치원에서 올라갔던 바로 직후, 그저 한시기다」
「싫다 하고」
「랄까, 그 후는 오히려 쭉 감싸주었잖아?」
「에에, 그런 기억 없어」
「뭐야, 그 상황 좋은 기억상실!?」
두 명, 노려보는 형태가 되었다. 거북한 침묵이 두 명의 사이에 퍼졌다. 약간 지나--
「여, 역시 무리, 인가?」
타이치는 준의 안색을 살피는 듯, 소리를 작게 하고 묻는다.
준은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한 상태로 부정을 나타냈다.
「미안하지만」
「그, 그런가」
「나, 지금 굉장히 행복해. 그 사람의 근처에 들어가서 말이야. 그러니까, 그. ……타이치의 마음에는 응할 수 없어」
타이이치는 「후우……」라고 한숨을 쉬고, 카운터에 기대듯이 해 천장을 올려봤다.
「그래. 그렇, 겠지. 갑자기 좋아한다고 말해져도 그야 곤란하지」
「미안」
「아니, 준이 사과할 게 아니지만」
「응. 그, 렇네」
거기서 또 대화가 중단되었다.
타이치는 침묵을 남긴 채,
「뭐어, 음. 그……힘내라고」
손질하는 모습으로 말했다. 살짝 준은 대답을 돌려주었다.
「응」
「본인이 행복하다면, 타인이 할 말은 없는 것이고」
「응」
「그래도, 말이야」
「?」
「만약. 만약에. 뭔가,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어, 헤어지게 된다면 말이야. 그 때는…………나한테 오라고」
「아니, 사양 해둘게」
「거기는 거짓말이라도 수긍하는 곳이잖아!?」
준의 즉답에 타이치가 항의가 소리를 지른다. 준은 웃었다.
잠시 후. 준은 「톤톤켄」을 뒤로 했다.
가게를 나오자마자, 타이치의, 낮은 오열 같은 괴로워하는 소리가 들려. 준은 무심코 다리를 멈추고 되돌아보았다. 마지막에 주고받은 소꿉친구와의 대화가, 준의 가슴에 외롭게 떠올라 왔다.
――만약, 네게 애인이 생기기 전, 내가 고백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애인이 되었을까.
그런 것을 타이치는 들어.
――어떨까. 가능성으로서는 있었을지도 모르겠네.
이렇게 준은 대답했다.
가능성. 그것만큼은 있던 것이다. 라고 준은 생각해 보았다.
몇 개의 선택의 끝에, 혹시 그들에게는 다른 세계, 다른 지금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준과 타이치가 이어져 토라노스케와 이오리가 이어진다. 준에게 있어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그런 지금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는 안 되었다. 준과 타이치, 두 명은 각각의 선택을 해 지금 여기에 있었다. 그것은 이미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라고 준은 생각한다. 바래야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여러 일이 있었어)
기쁨이 있었다. 사랑이 있었다. 슬픔도, 여러 가지의 실수도 있었다. 두 번 다시 생각해 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과거도.
그런 환경과 생애를 거쳐 구축한 자신을, 준은 버릴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 이런 것이어도 자신이기에, 그런 자신이기 때문에 더욱 토라노스케와 이어질 수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빠른 이야기가 어디까지 가도“토라노스케”지만, 그러나 동시에 자신이 겹쳐 온 과거를 소중히 하고 싶다는 것도, 틀림없는 그녀의 본심이었다.
(토라노스케 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호즈키 이오리와 만난다. 그렇게 말해 나간 애인을 준은 생각했다.
……토라노스케는 다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는 그 기회를 얻었다. 타이치와는 달리, 과거는 아니고 현재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뇌리를 지나서.
준은 무서워져,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
거기에 토라노스케로부터의 착신은 아직, 없다.
4시 5분전.
토라노스케와 이오리, 두 명의 재회로부터, 이미 1시간이 지나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