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변태장에 어서오세요 1장 44화, 45화
막간 미즈키 준의 일상
밖에 나와 보니. 밤공기는 준의 상상보다 차갑게, 그녀의 피부에 닿았다.
비가 갠 뒤의 밤공기. 근처에는 흐릿하게 안개가 자욱했다. 이제 6월도 끝나간다고는 해도, 심야가 되면 역시 조금 으스스하게 추운 기온이다.
준은 소름이 선 자신의 피부를 무심코, 양팔로 안았다.
「봐, 역시 추워」
라고, 말해, 근처에 선 청년, 쿠도 토라노스케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준을 보았다.
준은 조금 시선을 강하게 해, 토라노스케를 보았다.
「괜찮아요」
대답하는 준의 신체에, 냉기를 막기 위한 옷은 없다. 알몸, 이었다.
아니, 몸에 입고 있는 것도 있었다. 그것은 아무리 봐도, 신체의 일부를 숨길 뿐이고, 옷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기 걸릴지도 몰라」
밖에 나오는 것은 그만두자. 이렇게 저항을 보이는 토라노스케를 향해 준은 젊은 열정을 띤 눈에, 불만의 색을 진하게 띄워,
「뭐든지 해 준다고 말했어」
「확실히, 그렇게는 말했지만」
「남자가 한 번 말한 것을 취소하는 거에요? 레이코 씨에게는“결혼”까지 해 주었잖아요?」
「그, 그것은」
곤란한 모습으로, 토라노스케는 허둥지둥 했다.
「거짓말쟁이」
토라진 얼굴을 해, 준은 말했다. 요즘에는 준도 토라노스케에게, 강한 말을 하고 있다.
「아, 그건 단순한 흉내라니까」
「그건……나도 알고 있어요. 그리고 레이코 씨가 그“흉내”를 마음속 깊이 기뻐하고 있는 것도. 레이코 씨에게는 토라노스케 씨와 그런 맹세를 하는 것이, 혼인신고를 한다든가, 반지를 받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거에요」
「우……」
――토라노스케와 레이코의 결혼.
아이들이 할 법한 둘의 소꿉놀이는. 레이코의 하렘 가입 후, 조금 지나 다른 멤버에게도 알려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본 적 없을 만큼 우쭐해있는 레이코를 의심스럽게 생각한 료코가, 추근추근 끈질기게 캐물어, 발각시킨 것이다. 토라노스케가 어떤 언동을 했고, 레이코가 거기에 어떻게 응했는지. 또 둘이서 어떤 대화를 했고, 어떤 섹스를 했는지까지, 료코는 자세하게 레이코로부터 들었다. 결과--.
――그건 치사해.
이미 하렘의 멤버였던 준들에게서, 그런 항의가 나오는 것도 필경이고.
「레이코 씨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소원도 들어 준다. 그런 약속이에요」
이런 약속이 토라노스케와 여자들의 사이에 나오게 된 것도 또,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라고 말해, 준들 하렘의 여자에게 토라노스케나 레이코를 탓할 생각은 없는 것이다. 편대장에 사는 여자들은 서로 교류가 있어, 대체로 사이가 좋다. 레이코의 하렘 참가도 준들에게 거부는 없었다. 원래 독점할 생각 같은 건 없는 여자들이다. 단 하나, 그런 그녀들에게 불만이 있었다고 한다면--
――토라노스케 군은 언젠가 우리들과 헤어진다--으응, 우리에게“버려진다”라고 생각하고 있어.
레이코가 한 말. 이것이었다. 이것뿐이었다.
언젠가 헤어지는 날을 위해. 상대에게 최대한 접하지 않게 있고 싶다. 보통으로 마음이 통하는 일은 하지 않고 싶다.
이런 토라노스케의 바람이--혹은 자기방위에도 닮은? 여자들을 납득시킬 리가 없었다. 아케미는 「바보 같은 아이」라고 눈을 숙이고. 료코는 동정의 한숨을 쉰 다음에 조금 웃었다. 특히 준은 재미있지 않다는 얼굴을 했다.
(어째서--. 어째서 그런 이야기로 되는 거야)
자신은 그렇게까지 신용이 없는 것인가. 슬픔과 분노가, 준의 마음을 초조하게 했다. 업신여겨졌다는 기분도 있었다. 토라노스케의 국촉(몸을 움츠림)한 마음을 힐책해, 캐묻고 싶은 기분이 솟구쳤다. 무엇보다 토라노스케의 외로움을 메꿀 수 없는 자신이 분했다.
(내가, 당신을 싫어할 리가 없잖아)
준에게 있어 토라노스케는 첫사랑의 상대와 동시에, 그 이상의 존재이다. 어둠속을, 헤매며 울고 있던 어린아이와 같은 준을, 손을 잡아 이끌어 준 사람이다. 예언자이자, 복음 그 자체이다. 준은 토라노스케에게, 어느 종류 숭고한, 신앙에도 닮은 애정을 안고 있다. 준도 또, 젊은이다운 순수한 사랑을 믿는 사람이었다. 그것은 과거에 토라노스케가 갖고 있다, 깨진 것과 가깝다. 그렇다고 해도, 준과 토라노스케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준은, 토라노스케처럼 사람의 선성을 믿지 않았다. 아무리 말을 잘해도, 아무리 성의를 보여도, 이해할 수 없는 상대가 있는 것을. 같은 언어, 같은 문화의 안에 있으면서 결코 통할리가 없는 세계가 있는 것을, 그 예민한 감성으로 직감하고 있었다. 그것이야말로 일찍이 준을 괴롭히고 있던 것이었다.
……말하자면 종족인 것이다.
준이 믿는 것은, 자신과 자신이 결정한 사랑스러운 사람들뿐. 그 이외는 믿을 수 없는 별종의 사람들이었다. 편협한 견해라고, 준 자신도,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고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준은 알고 있다. 이 세계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을. 사람을 믿는 것은 아니다. 단지 빛이 있는 것을“알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쿠도 토라노스케라는 남자는, 그야말로 그녀가 절실히 바래온 빛이었다.
(그러니까)
준은 생각한다.
그러니까 분했다.
그러니까 슬펐다.
토라노스케를 달래 줄 수 없었던 것이, 토라노스케의 떨림을 멈추게 할 수 없었던 것이.
그 외로운 눈의 안쪽, 어둠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았을 때. 레이코를 옆에서 보며, 평소와 다르게 온화한 얼굴을 한 토라노스케를 보았을 때. 준은, 가슴 속에서 추악한 질투가 소용돌이치는 것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레이코가 부럽다. 그렇게 생각했다.
모두를 털어 놓은 토라노스케가, 울며 소리쳐, 응석부리며, 「혼자 두지 말아줘」라고 애원했다. 받아주던 레이코는 얼마나 행복했을까. 얼마나 여자의 욕구를 충족시켰을까.
이전, 레이코는 말했던 적이 있다.
――결국, 여자의 상사는 안 돼. 모성 본능이 있으니까.
남자를 응석부리게 해 버리는 것이다, 라고. 그녀의 목소리는 냉소를 띠어 준에 닿았다. 그것이 본심이었는가,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그 레이코가 지금, 상쾌한 얼굴로 토라노스케를 보고 있다. 자신에게 맞는 대상을 얻은 기쁨이 온몸에 가득 차 넘치고 있다.
(나도)
토라노스케를 위로해 줄 수 있다.
응석부릴 뿐만이 아니고, 채워줄 수 있다. 언제나 곁에 있다. 그런 당연한 진실, 증명해 보이는 것에 무슨 거리낌이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며. 준은 은밀히 결심했다.
(이제 배려 같은 건 하지 않겠어)
봐주는 것 없이 사랑해주겠어. ……준의 안에, 흉포한 짐승이 송곳니를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짐승은, 자신과 토라노스케의 관계성을 보다 분명히 하라고 하고 있었다.
토라노스케에 대한 애정, 예속을 나타내는 것.
준이 토라노스케에게 희망한 것은, 그런 그녀의 본능적인 욕망을 가장 단적으로 나타낸 행위였다. 즉--
「우우, 준 군……」
「자아, 나를 산책에 데려가 주세요. ――“주인님”」
준은 말했다.
가녀린, 팔팔한 새끼 은어와 같은 지체에는, 목걸이, 무릎용의 서포터, 신발, 장갑, 그리고 머리에 동물의 귀 모양 헤어밴드를 하고 있을 뿐이다. 목걸이로부터는 리드가 늘어져, 토라노스케의 손에 쥐어져 있다. 장갑이나 신발은 모두, 동물의 손발을 본떠있어 동물 털이 달린 옷감에, 인형이나 쿠션 같은 부드러움이 있다. 게다가--
「봐 주세요. ……전에, 새 꼬리를 샀어요」
준의 엉덩이--꼬리뼈의 근처로부터, 흰, 풍성한 꼬리가 나있다. 준은 허리를 흔들어, 그 꼬리를 흔들어보였다.
아날 플러그, 였다.
꼬리의 앞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된 마개가 갈고랑이 모양으로, 준의 항문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항문 내에 삽입된 마개가 빠지지 않게, 하네스(가죽 끈)에 의해 제대로 고정되어 있다.
「앞은 제대로 삽입도 할 수 있어요」
「……이런 건, 어디서 샀어?」
「토, 통신 판매요」
「아, 아아 그래……」
기뻐하며 말하는 준을 앞에 두고, 토라노스케는 약간 경련이 있는 웃음을 짓고 있다. ……거의 전라에, 엉덩이에는 아날 플러그를 하고, 그러면서 가슴과 고간만은 중요한 듯이 팔로 가리는 준을, 이상하게, 혹은 질린 기분으로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준은--
(부, 부끄러워 죽을 것 같아……! )
사실, 솟구치는 수치를 참는데 필사적이었다. 열심히 떨림을 억눌러 참아, 다부지게 행동하고 있었다.
(우우. 터무니없는 변태야, 나는--)
준의 여자로서의 기능은, 뒤늦게 찾아온 첫사랑에 의해 단번에 개화했지만. 그것은 또 그녀의 변태성의 발휘도 의미하고 있었다.
토라노스케의 개로서 다루어지는 것.
개로서 범해져, 개로서 교배된다. 첫 경험 때부터, 이것이 준에게 있어서의 보통이자, 기분 좋은 사귀는 방법이었다. 어째서 이런 변태적 플레이에 심취하게 된 것인가. 어쩌면 스스로의 인식에 대한 과거가 관계되어 있는 것일까, 라고 준은 어딘지 모르게 느끼고 있다. 남녀의 차이에 상처받아 온 준은,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닌 자신을 박탈해주는, 그런 상대를 무의식중에 바라고 있던 것은 아닐까. 진심으로 신뢰해, 성차 등 관계없이 예속될 수 있는 상대를 요구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하, 하지만, 적어도 노출 취미는 없었을, 터)
준의 목적은, 토라노스케에게 자신의 전부를 보이는 것이지, 별로 타인에게 섹스를 보이자는 것은 아닌 것이다. ……수치에 얼굴을 빨갛게 하면서, 그러나, 지금부터 할 산책을 생각하자, 무엇인지 고오가 젖어오는 준이었다.
(어, 없지? 나--!?)
시미가 말하던 「완전한 노출광」이다, 어떤 인물의 모습을 생각해내, 준은 이마에 한줄기 땀을 흘렸다.
「그, 그럼 갈까」
토라노스케가 한 걸음, 다리를 내딛어 말했다. 목에 연결되어 있던 리드가 조금 끌렸다.
「왕」
대답하면서. 준은 그 자리에서 엎드린 자세가 되었다. 현관에 깔린 화강암이, 차갑게 준의 다리에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