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장, 히무로 레이코의 경우 그 8
토라노스케의 귀에, 최초로 뛰어들어 온 것은, 히스테릭한 마이의 노성이었다.
「당신의 기분 따위 묻지 않았어. 나는, 토라의 상처의 책임을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묻고 있는 거야!」
이런 누나의 험악한 얼굴은 토라노스케를 몹시 놀라게 했다. 항상 어지르는 게 적은 마이이다. 가족 이외의 앞에서 감정을 나타내는 것도 거의 없는 마이인 것이다.
「미안해요」
스러질 것 같은 소리로 레이코는 사죄했다.
짜악 하고. 그녀의 뺨을 치는 소리가 울렸다.
실내 문을 열어, 토라노스케는 거실에 들어갔다.
……어두운 얼굴을 한 레이코가, 우선 그의 눈에 띄었다. 얼굴을 숙인 채, 한쪽 뺨은 조금 붉어져, 앞머리가 한쪽 눈을 감싸고 있었다. 그 레이코의 앞에서, 노려보는 마이도 보였다. 주방 룸에서, 의자에 앉아 그 쪽을 보고 있는 아츠코의 모습도 있었다.
아츠코는 「이런이런」 하는 모습으로 이마에 손을 대,
「마이. 토라 짱, 보고 있어」
라고, 조용히 말했다.
「토라--」
거북한 듯이 눈을 숙이는 마이에게, 아츠코는 말을 이었다.
「이 이상, 지난 것을 말해도 어쩔 수가 없잖아. 레이코 씨도 미안하다고 말했고, 거기에, 그 예전 남자친구도 있어. 들은 이야기로는 꽤 위험한 성격 같던데. 그 쪽을 먼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그렇게 침착한 어조로 말했다.
「그렇네」
마이는 동의해, 그리고 또 레이코로 향하여, 강한 빛이 있는 눈을 돌렸다.
「레이코 씨. 당신의 옛 남자친구, 이쪽이 ‘처리’할 테니까」
「에--?」
뒤숭숭한 말투에, 레이코는 조금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처리?」
「큰 사건이라면 몰라도, 이 정도는 경찰에 말해봤자 제대로 되지 않는 거야」
아츠코가 뒤를 이어 말했다.
「어, 어떻게 할 생각인가요?」
「걱정하지 마. 나쁘게는 하지 않으니까. 당신이나 토라 짱에게 두 번 다시 가까워지지 않게, “정중하게”가르칠 뿐이야」
그 목소리는 어디까지나 상냥하다. 잘 설명해 납득시키는 것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토라노스케는 어째서인지 등줄기가 떨렸다. 표정이야 부드러웠지만, 아츠코의 눈의 안쪽에는 무언가 ‘어둠’이 있어. 그것이 토라노스케의 심장을 불안하게 했다.
「불만은 듣지 않아」
결정하듯이 마이가 말하자, 결국은 레이코도 어쩔 수 없다는 모습으로 수긍했다.
마이는 잠시 동안, 레이코를 바라보다. 이윽고 시선을 돌려, 흔들흔들 목을 좌우로 저었다. 그리고 토라노스케의 곁으로 가까이가, 그의 상처의 상태를 보고,
「이제 괜찮아?」
토라노스케의 입가를 쓰다듬어, 걱정스러운 듯이 물었다.
「응. 내일, 료코 씨가 있는 곳에서 진찰받을 거야」
「지금은 아프지 않아?」
「괜찮아」
「그래. 다행이다」
안심했다, 라고 미소를 띄우며 마이는 신체를 떼었다. 그리고 벽에 고정되어 있는 전화기에 가, 손에 수화기를 들었다.
어디엔가 전화하는 마이를 보면서, 토라노스케는 레이코에도 주의를 돌렸다. 레이코는 마침 방을 나가려 하는 중이었다. 아츠코에게 작게 고개를 숙인 후, 천천히 토라노스케를 보았다.
「미안해」
이렇게 말해, 레이코는 관리인실을 나갔다. 그 뒷모습을 토라노스케는 말없이 전송할 수밖에 없었다. ……마이의 이야기 소리가 토라노스케의 귀로 들려왔다.
「――아, 여보세요, 미즈하라 씨? 나야, 마이. 응. 이렇게 밤늦게 미안하네. 조금 말야, 급한 볼일이 있어서. 으응, 달라 달라. 할아버지가 아니고. 어느 쪽이냐 하면 당신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야. 그래. 급한 거야. 자세한 것은 다음에 설명할 테니까, 어쨌든 여기에 와 줄래? 지금 바로. 지금 출발하면 내일 낮에는 도착할 수 있지? 무리? 어째서야. 그럼 당신이 아니어도 괜찮아. ‘나치’와 ‘사치’를 보내줘. ……하아? 허가? 그런 게 어째서 있는 거야. 할아버지는 관계없어. 그럼 무리? …………당신 말이야, 장난치지 말라고. 저런 관에 한쪽 발 넣고 있는 것 같은 망할 할아범과 나, 어느 쪽을 우선할 생각이야. 당주? 까불지 말라고, 거기에 앉아야 할 사람을 죽여, 우리를 내쫓은 남자의 어디가 당주야. 지금은 엄마의 대리를 의리로 시켜 주고 있을 뿐이고, 거기에 차기 당주는 나잖아. 당신, 노망난 노인의 상대를 너무 해서, 누구를 우선해야할 건지의 판단도 할 수 없게 된 거 아니겠지? 당신의 어디가 얼마나 우리(타무라 가)의 신세를 지고 있는지, 잊었다고는 할 수 없겠지. 본질적으로 우리(타무라 가)의 권능은“우리(女系:여계)”가 있는 것으로 유지 되고 있는 거니까. 그것은 천 년 전부터 무엇 하나 바뀌지 않았어. 그 ‘우리’가 부르고 있는 거니까, 차든 전철이든 버스든 비행기든, 뭐든 됐으니까 사용해서 와. 에? 도호쿠도(東北道)가 사고로 정체? 알게 뭐야. 하늘을 헤엄쳐서라도 오라고!--」
맹렬하게 소리치는 마이를 뒷전으로, 토라노스케는 아츠코에게 눈을 돌렸다. 아츠코는 눈에 부드러운 미소를 담아,
「갔다 오렴」
작게 손을 흔들어 배웅했다. 끄덕, 토라노스케는 수긍했다.
「이---익, 가면집사---!」
마이는 답답한 듯이 손톱을 씹고 있다--.
◇ ◇ ◇
히무로 레이코의 방은 토라노스케의 이미지대로, 였다.
청결하고 산뜻해, 세세한 곳까지 청소가 잘 되어 있다. 실내에 놓여진 가구나 소품, 조명 등은 과시가 없는 멋이 있는 것뿐이다. 방 전체에 부드럽고 고귀한 느낌이 자연스럽게 있다. 대체로 생활감이 없었다.
202호실--.
토라노스케는 그런 공기 속에 몸을 두어, 연상의 여사장과 마주 앉아있었다.
「그래서, 무슨 용건이야?」
쟈스민의 향기가 나는 차를 토라노스케의 앞에 두면서, 레이코가 그렇게 물었다. 토라노스케는 희미하게 몸을 숙여 말을 찾았다.
「저기, 말이죠」
말해야 할 것은 있었다. 그러나“그것”을 바로 말하는 것은 그에게 있어 어려웠다. 결국, 그는 헤맨 결과,
「죄송해요, 누나가--」
서론으로서, 그런 이야기를 선택했다.
「누나? 아아--」
자신의 뺨에 손을 대, 레이코는 작게 웃었다.
「마이 씨를 말하는 거네」
「정말, 죄송했습니다」
「별로, 저건 아무것도 아니야」
「그래도」
「쿠도 군이 사과할 게 아니잖아?」
「하지만, 누나가 화낸 것은 내 탓이다」
「그것을 말한다면, 원래는 내 탓, 이야」
레이코의 말투는 스스로를 비웃는 모습이었다.
「저 녀석에게 쿠도 군을 만나게 한, 내 책임」
「히무로 씨는 나쁘지 않습니다. 옛날 교제하고 있었다고, 당신이 책임을 지는 필요 따윈」
「으응. 그렇다고 해도, 내가 멍청했어. 저 녀석이 돈 목적으로 오는 것은 지금에 시작한 것은 아닌 거야. 그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오히려 빈번하게 되었어. 그런 상황으로 토라노스케 군을 불렀다. ……배려가 부족했어」
라고 말해, 레이코는 소파의 등받이에 기대 몸을 묻었다. 검은 원피스의 가슴팍으로부터, 새하얀, 쇄골 부분이 보였다.
「게다가 토라노스케 군이 그이라니 거짓말까지 무심코 해버리고」
「그것은……이제와서 지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 장소에서 남자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토라노스케는 위로하 듯이 말했다.
「환멸했어?」
「에?」
「저런 남자와 사귀고 있었던 내게」
「그런 건」
토라노스케는 애매하게 목을 흔들었다.
「배려를 하지 않아도 돼. 스스로도 어리석었다고 생각하고 있어. 폭력을 받아도, 실컷 이용 당해도. 그래도“좋아” 라든지. “사랑하고 있어” 라는 말만으로 허락했다. 간신히 헤어져도, 저렇게 올 때 돈 빌려주고. 바보 같은 여자야, 정말」
「상냥하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럴까. …………저기, 와인, 마실래?」
생각난 것처럼 레이코는 일어나, 키친으로 향했다. 냉장고의 옆, 소형의 쿨러에서 와인병을, 선반으로부터 글라스를 두개 꺼내 거실에 돌아와,
「이거 말야, 맛있다구」
두 명 분의 글라스에 와인을 따라, 테이블에 두었다.
나온 와인에, 토라노스케는 손을 대지 않았다. 심야, 독신 여성의 방에 들어가, 더욱이 술까지 마신다는 것은 아무래도 뻔뻔하게 그에게는 생각되었다.
――레이코를 범해줘.
료코에게 말해진 토라노스케였지만, 그래도 그에게 레이코를 어떻게 하려는 생각은 없었다. 단지 레이코를 위로하고 싶다는 감정만이 있었다.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었다. 레이코를 가지고 싶다는 기분도 조금은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장난 정도의 생각이었고, 억지로 안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토라노스케는 여자에게 굶주리지 않았다. 상대를 상처 입히고 싶지 않다는 기분도 또 있었다. 토라노스케는 천성의 겁 많은 성격으로, 레이코에 대한 거리를 재기 어려워하고 있었다.
「응, 맛있어……」
천천히 붉은 액체를 마시는 레이코에게, 토라노스케는 눈을 돌렸다. 골똘히 생각하듯이 무릎에 팔꿈치를 두어, 응시한다. 레이코의 눈 아래에는 검붉은 멍이 있었다.
「내가, 좀 더 의지가 되는 남자였으면--」
때린 것을 후회시킨다.
그것마저도 할 수 없었던 자신이, 토라노스케는 공연히 분했다. 토라노스케의 신체의 구조는 보통 일반적일 것이다. 육체노동을 하고 있던 덕분인가, 비교적 근육질인 편이었지만, 그래도 저런 거칭 행위에 향해 있다고는 결코 할 수 없다. 사실, 상대의 남자는 끝까지 토라노스케를 깔보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는 분함을 숨기듯이, 생각과 단숨에 차를 마셨다.
「정말, 꼴 사납게」
「으응. 그렇지 않았어」
레이코의 소리는 상냥했다.
「쿠도 군은, 멋졌어」
한 번 더, 확인하듯이 말해, 레이코는 토라노스케를 응시했다. 그 얼굴에는 조금 붉은 기가 있고, 그 눈동자는 물기를 띠고 있었다. 토라노스케는 숨을 삼켰다. 방의 공기가 단번에, 여자의 향기를 가져 꽃이 핀 것 같았다. 동시에 거기에 와 간신히, 토라노스케는 레이코가 앉아 있는 위치가, 조금 전까지의 대면으로부터, 토라노스케의 옆에 다가와 있는 것에 눈치 챘다.
「그, 그게」
「저기. 어째서 쿠도 군은 저기에 있었던 거야?」
한번 입술을 핥아, 레이코는 약간 주저하듯이, 눈을 올려보며 토라노스케에게 질문했다.
「그 까페에서 쭉 기다리고 있었지?」
붉은 액체를 마시며, 천천히 다리를 다시 꼰다. 훌륭한 각선미의 사이에 엿보이는 트라이앵글을, 토라노스케는 바로 눈의 구석에서 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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