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8화 (29/141)

막간 시마즈 료코의 일상 그 3

 료코는 무심코 코를 벌름거렸다.

  부엌에서 감도는, 그 스파이시한 향기는 오늘 밤의 저녁식사가 카레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의자에 앉아, 토라노스케의 요리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료코는,

 「너는 대단하네」

  라고 감탄한 소리를 냈다. 식욕이 자극된 위는, 조금 전부터 활발하게 공복을 그녀에게 호소하고 있다.

 「좋은 신부가 될 거야」

  토라노스케는 쓴웃음의 색을 숨기지 않고,

 「그거 감사」

  라고 응했다.

 「지금까지 자취했으니까요. 요리는 자신 있는 편입니다. 라고 말해도, 꽤 자기류로 적당한 거지만요」

  라고 말하면서, 토라노스케는 끓인 카레의 냄비를 테이블의 한가운데에 두었다. 그리고 둥글납작한 접시에 밥을 담아, 카레를 듬뿍 뿌렸다.

 「네, 부디」

 「응, 고마워」

  예를 말해, 료코는 받았다. 엷은 황색으로 물든 밥 위에, 걸쭉한 스프를 닮은 뜨거운 루가 걸려 있다. 루에는 새우와 야채가 부드럽게 삶아져 있다.

 「상당히 마일드한 느낌이네. 본 느낌으로는 타이 풍 카레 같지만」

  수긍해, 토라노스케가 설명한다.

 「베이스는 토마토지만요, 저는 언제나 두유를 넣어요. 순하게 되고, 코코넛 밀크보다 달지 않아서. 이렇게 하면 일견, 타이 풍처럼 돼네요」

 「응. 과연 두유인가. ……밥이 노란데. 이것은 샤프란 라이스야?」

 「네」

 「이쪽의 그것은?」

 「그것은 로스트 비프」

 「로스트 비프? 오븐 같은 거 사용한 거야?」

 「이건 미리 만들어 두었습니다. 샤프란 라이스와는 별도로 밥솥으로」

 「밥솥으로?」

  그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건가, 라고 료코가 묻자,

 「오븐보다 간단해요」

  라고, 토라노스케는 조용히 미소를 띄웠다.

  료코는 더욱 더 감심을 했다.

 「대단하네」

 「하하. 이런 걸로 괜찮았으면 언제라도 만듭니다만」

  말하면서, 토라노스케도 자신의 몫을 준비한다.

 「그것은 매력적인 제안이지만. 응……그렇다고는 해도 손이 많이 가네」

 「료코 씨, 언제나 제대로 먹지 않잖아요. 가끔은 제대로 된 걸 먹지 않으면 몸 망가져요」

  냉장고 안이 맥주뿐이야. 라고 토라노스케는 한숨과 함께 말했다.

 「아아, 그건 신경 써줘 고마워. 역시 너는 내 신부가 되어야 하겠네. ……흐으음. 그런데, 카레인가」

 「? 왜 그러나요?」

 「아니……조금 전“저거”의 다음에, 이 메뉴를 선택 한다는 것은, 너도 의외로 터프한 신경을 갖고 있구나 라고 생각해서 말이지. 너, 실은 뭐라고도 생각하지 않는 거 아닌가?」

  토라노스케가 의아한 표정을 띄우기에, 료코는 농담인 척 하며 말해 보았다.

  이 말에, 토라노스케는 순간 당황하여--

「무, 뭐를……」

  간신히 그 것만을 말했다.

 「아니아니, 농담, 농담이야. 자, 식지 않는 동안에 먹자, 먹자. ――잘 먹겠습니다」

  웃음을 참아, 료코는 카레에 입을 대었다. 부드러운 풍미 안에서, 튀는 것 같은 매운 맛과 깊은 맛이 퍼져, 료코의 혀를 기쁘게 했다.

 「이것은, 맛있는데」

  료코는 말했다. 아첨도 아니고, 정말로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은 카레 중에서도 제일 맛있는 것이 아닌가, 라고 료코는 생각했다.

  그 후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단지 눈앞의 식사에 전심했다.

  그런 료코를, 토라노스케 상냥한 눈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 ◇ ◇

「그럼 저는 이제 방으로 돌아갈게요」

  식사를 끝내고 잠시 후, 이렇게 토라노스케는 말했다.

 「묵고 가지 않겠어?」

 「오늘은 그만 둘게요」

 「어째서?」

  료코는 조금 외로운 기분을 숨기지 못하고, 이유를 물었다.

 「오늘은 밤에, 누나에게 공부를 봐줄 약속이 있어서」

 「아아, 예의 가정교사인가」

  료코는 납득했다. 토라노스케가, 마이에게 공부를 배우고 있는 것은 료코도 알고 있었다. 거의 공부의 이름을 빌린 절함(折檻: 심하게 꾸짖음)인 것이다, 라고 토라노스케는 자주 료코에게 말하고 있었다.

 「마이 군도 토라노스케 군이 상관해주지 않는 탓으로, 여러모로 불만인 걸 거야」

 「저는 누나에게 반항했던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런 게 아니지만 말이야. 너도 희미하게 알고 있잖아? ……후후, 뭐 좋아. 공부, 힘내게나」

 「……그렇게 할 게요」

  토라노스케는 한숨을 쉬고, 일어섰다.

 「그렇지. 이번, 한가한 때에라도 공부 봐 줄까?」

  토라노스케의 우울한 것 같은 얼굴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해, 그렇게 료코는 시험 삼아 말해 보았다.

  토라노스케는 의외인 것 같은 얼굴로,

 「료코 씨가?」

  라고 답했다.

 「나도 학생시절, 학력은 높았던 편이야. 뭐어, 공부 같은 건 쭉 하지 않았으니까, 현역의 마이 군에게는 아무래도 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수험 공부 정도라면 가르칠 수 있다고. 라고 료코는 가슴을 뒤로 젖혔다.

 「어때?」

 「으음……」

  토라노스케는 조금 생각하는 모습으로.

 「그래도 료코 씨는 바쁜 게?」

 「응? 그건 뭐, 일은 바쁘지만. 그래도 전혀 휴가를 낼 수 없다는 것도 아니야」

 「하지만 료코 씨는 다른 선생님보다, 당직도 많고 전혀 쉬지 않았다고--」

 「음……그것은 그렇지만」

  토라노스케의 말에 료코는 위화감을 느꼈다.

  어째서 토라노스케가, 료코의 근무 상황을 알고 있는 것일까. 자신은 토라노스케에게 말했던 것인가. 료코는 생각해 보았다.

 (아니, 알려주지 않았어)

  료코는 생각했다.

  이것이 레이코나 아케미라면, 그런 것도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녀들과는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료코는 토라노스케에게는 전하지 않았다. 토라노스케에게 걱정되는 것을 료코는 좋아하지 않는다.

 「토라노스케 군--」

 「나, 그렇지 않아도 오늘같이 료코 씨의 휴식을 방해했고. 밤도 자주 아침까지 그……하고 있잖아요. ……료코 씨를 생각하면, 조금 더 자제하는 편이 나은 걸까라고 생각하기도 해서」

 「스톱. 그것은 너의 의견인가?」

  료코는 눈을 가늘게 떠 토라노스케를 보았다.

 「에? 그, 그런데요」

 「정말로?」

 「네. 그런데, 어째서 그런 걸?」

 「누군가에게 말해진 게 아닌 건가?」

 「에……」

 「예를 들어, 내 직장의 인간이, 그런 것을 말했다든가. “시마즈 선생님은 지져 있으니 좀 더 배려를 하는 편이 좋다” 등 이라고」

  엉기듯 료코는 토라노스케를 응시했다. 토라노스케는 놀란 모습으로 꿀꺽 침을 삼켰다.

 「자, 잘 아시네요」

 「역시인가」

  료코는 한숨을 쉬어 시선을 떨어뜨렸다. 천천히 다리를 꼬았다.

 「앉으세요」

 「네--」

  토라노스케는 솔직하게 따랐다.

  그는 료코에게 혼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조금 무서워하는 모습이었다.

 「저, 저기이, 료코 씨?」

 「네게 그런 쓸데없는 말을 한 것은 누구야」

 「에, 에 또. 지난번 카즈하라에서 만난 사람으로, 카즈하라병원의 간호사를 하고 있다는--」

 「사쿠라이 미치, 인가?」

 「아, 네. 그 사람」

 「휴대폰의 번호나 주소를 건네받거나 했어?」

 「……응」

 「설마 연락을?」

 「하, 하지 않았어요」

 「지우세요」

 「네…」

  풀이 죽어, 토라노스케는 수긍했다.

 「잘도 해줬네, 그 여자」

  료코는 머리를 긁으면서, 지긋지긋하다는 기분을 숨기지 않는다.

 (자 어떻게 해줄까--)

  료코는 오랜만에, 자신 안에 잔혹한 기분이 솟아오는 것을 자각했다.

  시니컬한 미소를 띄우고. 빠르게, 몇 개의 생각을 머릿속에서 정리해간다. 토라노스케는, 무서운 얼굴로 생각에 잠기는 료코를 말없이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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