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화 (9/141)

여의사, 시마즈 료코의 경우 그 2

 마이가 돌아왔다.

  소일정의 여행을 거쳐, 편대장으로 돌아온 마이는, 보기에도 매우 기분이 좋은 모습으로 토라노스케를 대했다. 또, 딱 그 날은 마이의 생일이었으므로, 토라노스케는 자그만 액세서리를 그녀에게 주었다.

  마이는 감사를 말하면서도, 평소의 영리한 표정을 바꾸지 않았지만, 그러나 연회를 시작하자 점차 그 태도도 모습을 감춰가, 저녁식사를 끝낸 무렵에는, 자신의 팔에 찬 그 가죽의 팔찌를, 몇 번이고 바라보거나 어루만지거나 하며, 조용히 미소를 띄우게 되었다.

  알코올이 들어가자, 드디어 마이의 심정은 확실하게 나타났다. 토라노스케의 옆에 몸을 기대고 앉아, 더욱 자신의 몸을 눌러대며 이유도 없이 토라노스케의 몸에 붙는다.

  그런 딸의 방자한 행동에 아츠코는, 질린 한숨을 쉬었다.

  아츠코는 마이를 평가해,

 「이 이상 없을 정도로 알기 쉬운 아이」

  라고 말했다.

   ◇ ◇ ◇

 실컷 먹고 마신 다음에, 토라노스케는 발걸음의 이상해진 마이를, 그녀의 방으로 데려갔다.

  마이의 방은 관리인실의 바로 근처, 102호실이며, 토라노스케의 방과 같은 원룸의 구조 구조가 되어 있다. 관리인실의 방 배치가 다른 방보다 큰 만큼, 102와 103을 작게 조정되어 있는 것이었다.

 「조금 기다려줘. 토라에게 주고 싶은 것이 있으니까」

  라고 말하며, 마이는 토라노스케의 눈앞에서 옷을 벗기 시작했다.

……이 여자는 자신의 앞에서 벗고 싶어 하는 건가. 그렇게 쓴웃음 하면서, 토라노스케는 되도록 그녀를 보지 않도록 시선을 피해, 방안을 둘러보았다.

  깨끗한 방이다.

  화려한 장식은 일절 없고, 제대로 정리가 되어있다. 심플하고 기능적인 방이었다.

 (누나다워)

  라고 토라노스케는 생각했다.

  마이는 벗은 옷을 한 덩어리로 잡아, 속옷 모습인 채, 목욕탕으로 향했다.

 「조금 샤워하고 올 테니까 기다려」

 「괜찮아?」

  토라노스케는 물었다.

 「왠지 휘청휘청 하고 있어」

  마이는 손을 흔들흔들 저어,

 「괜찮아. 그렇게 취하지 않았어. ――아니면 토라가 신체를 씻겨줄래?」

  이렇게, 놀리는 것 같은 말을 했다.

 「아니, 기다리고 있을게」

 「……뭐야, 재미없네」

  토라노스케가 냉담한 대답에, 입술을 뾰족하게 하면서, 마이는 욕실로 들어갔다. 조금 지나 샤워를 하는 물소리에, 보일러가 돌아가는 저음이 들려왔다.

……한 명, 남겨진 토라노스케는, 그럼 이 기다리고 있는 동안, 어떻게 시간을 때울까하고 생각을 했다. 책이라도 읽을까, 하고 책장 등을 바라본다. 꽂혀있는 책의 라인업은, 실로, 우등생의 마이에 어울린다. 그 대부분이 학술서나 전문서라는 몹시 성실한, 다른 견해로 보면 재미가 없는 내용이다. 토라노스케의 평소 읽고 있는 것 같은, 추리소설이나 시대소설, 모험이나 하드보일드의 세계 같은 오락 같은 것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었다.

 「이것은 독일어일까. 이쪽은……유전자과학? 모르겠는데」

  적어도 시집이나 고전이 있으면 좋았겠지만, 이라고 토라노스케는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선반에 놓여있는 책은, 대부분 토라노스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뿐으로, 마이가 읽는 책이 어떤 것인가, 공유해 보고 싶다는 그의 은밀한 소망은 성취하지 못한 채 끝났다. 어쩔 수 없이 토라노스케는 책장의 앞에서 떨어졌다. 할 일이 없는 상태인 채, 방안을 걸어본다. 그러자 큰 전신거울을 찾아내 토라노스케는 걸어 다니는 것을 그만두었다.

 「누나도 역시 여자구나」

  그런 것을 중얼거려 본다.

  거울 안에는, 개운치 않은, 어두운 눈을 한 젊은이가 있다--.

 「…………」

  텔레비전의 옆에 있던 리모콘을 토라노스케는 잡았다. 텔레비전을 보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토라노스케는 아무 생각 없이 장난쳐보고 싶은 기분이 되어 왔다. 그는 거울 안의 자신을 향해,

 「나의 이야기인가?」

  등을 말해 보았다.

 「너, 나와 해보자는 거냐」

  눈을 찌푸려, 최대한 진지하게 물어본다.

 「알았다. 아아. 알았다고 말했다. 그렇다. ……아아, 이 녀석을 받아랏」

  대사를 다 말하는 것과 동시에, 소매에서, 소형의 자동권총--아니 TV의 리모콘을 뽑아내, 거울 안의 자신에게 들이댄다.

 「헷」

  씨익, 토라노스케는 웃었다.

 「정신이 이상한 거야?」

  불의에. 뒤에서 말을 걸어져, 토라노스케는 그 자리에서 2센티 정도 뛰어올랐다.

 「누, 누나인가. 놀라게 하지 마」

 「놀란 것은 이쪽이야. 거울에 혼자서 중얼중얼 말하고. 뭐야, 주문?」

  흑마술? 하고, 마이는 물었다. 목욕을 막 마친 맨 피부에 배스타월이라는 선정적인 모습인 채, 남동생이라기보다는, 뭔가, 수상한 것을 보는 눈초리로.

 「에, 어음 데니로 흉내를--」

  이유를 모르는 변명을 해, 토라노스케는 얼굴을 붉힌다.

 「흐으응? 토라, 너 약 같은 거 하지 않았지. ……안 되니깐 말이야?」

 「하지 않았어」

  재미없는 듯이 말하며, 토라노스케는 리모콘을 던졌다.

 「옛날 영화에 있었어. 주인공이 거울의 앞에서, 포즈를 정하는 신」

 「남자 아이는 좋아하네, 그런 거」

  긴 젖은 머리를 닦으면서, 마이는 거울로 향했다. 목덜미에 한줄기, 물방울이 흘렀다.

 「질렸어?」

 「어느 쪽이냐 하면 흐뭇하다, 일까」

  마이는 웃었다.

 「남자는 과거에 살고 있어」

 「미야노 씨도 그런 말하고 있었지. 남자는 과거에 살고, 여자는 미래를 본다. 남자는 감상을 사랑하고, 여자는 현실을 걷는다--라든가 뭐라든가」

  하고 마이는 말하며, 감고 있던 배스타월을 테이블에 두었다. 형태가 좋은 가슴이나 엉덩이가 드러난다. 한 올의 실도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마이는 속옷을 몸에 입어갔다.

  토라노스케는 얼굴을 돌리고, 물어본다.

 「미야노 씨?」

 「아직 만나지 않았어? 106호에 살고 있어」

  아아, 하고 토라노스케는 수긍했다.

 「히로시 씨인가」

  말하며, 토라노스케는 106호실의 거주자에 대해 생각해 냈다.

  미야노 히로시는 편대장에 있는 얼마 안 되는 남성 거주자였다. 중년에, 말랐지만 외관은 탄탄한, 근육질의 남자다. 턱수염을 기른, 차분한 분위기의 남자다.

 「좋은 사람이지. 상냥하고 지적이고, 댄디라는 느낌의」

 「뭐 그렇지. 조금 문제 있는 사람이지만」

 「문제?」

  토라노스케는, 인사하러 갔을 때를 다시 생각했다.

  처음 만난 토라노스케를 방에 불러, 근처에서 바를 경영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히로시는. 어른의 지성과 여유를 가진, 실로 이상적인 남성상이라고 토라노스케에게는 보였다. 음악의 취미가 비슷하여 두 명은 빠르게 친해졌다. 히로시는 토라노스케를 상당히 마음에 들어해, “공짜로 해 줄테니까, 가게에 마시러 와라” 등 말했다.

 「보통으로 환영해줬어」

  토라노스케는 고했다.

  마이는 험악한 얼굴을 해,

 「방, 들어간 거야?」

  파자마를 걸치면서, 묻는다.

 「응. 들어갔는데」

 「이상한 짓 당하지 않았어?」

 「이상한 짓이라니?」

 「신체 만져졌다든지」

 「하아?」

 「조심해. 그 사람, 동성애자니까」

 「에--」

 「뭐어, 이성애자에 비해 비교적 신사인 사람이고, 아마 힘으로 범하는 일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라고, 침대의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말한다.

 「저, 정말로?」

 「거짓말해 어떻게 해. 여기의 거주자는, 엄마가 선택하고 있는 탓으로, 진짜 이상한 사람밖에 없으니까」

  곤란한 거야, 라고 마이는 한숨을 쉬었다.

 「그, 그렇구나」

 「전원과 만났어?」

 「으응. 206호의 코지마 라는 사람은 아직 만나지 않았어」

 「사와 씨인가」

 「벨을 눌러도 대답이 없었어. 안에서는 무슨 소리나 목소리가 들렸지만」

 「……낮은 전동음이라든지, 흐려진 신음 소리 같은 것이?」

 「잘 아네. 병인건가하고 생각해서, 고모에게 말해 보았는데,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뭘까, 저것은. 하고 토라노스케는 납득이 가지 않는 생각으로, 마이에게 물어 보았다.

 「몰라. ――하아. 너, 이제 사와 씨가 있는 곳에 가면 안 돼. 할 수 있으면 미야노 씨가 있는 곳도」

  라고, 갈아입는 게 끝난 마이는 토라노스케의 손을 잡아당겼다.

  토라노스케는, 반강제로, 마이의 근처에 앉혀진 모습이 되었다.

 「히로시 씨에게 이번에 CD빌리러 와라, 라고 말해졌는데」

 「CD라니, 어차피 굉장히 낡은 녀석이겠지. “리○쿠·아○토리-”라든지“리사·스튜○스피○드”같은 거. 무시해도 돼, 무시해도」

  마이는 시원스럽게 단언한다.

  토라노스케는, 애매하게 웃었다.

 「그것보다, 저기. 토라에게 선물이 있는 거야」

  라고 말하며, 마이는 옆에 놓여있던 가방을 들어올린다. 그 안에서, 한 개의 봉 같은 물건을 꺼낸다.

  그것은 어두운 은빛을 띈 금속이었다. 약간 수수하고, 중심 부분에 구멍이 나있다.

 「이것은?」

 「펜 커버야」

 「펜 커버?」

  토라노스케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 ――엄마에게 들었지만, 토라, 이제부터 수험 공부하잖아. 그러니까, 필기용구 뭐가 좋을까라고 생각해서. 마침 저쪽에서 좋은 거 찾았으니까」

 「아아, 그런 거구나」

  납득해, 토라노스케는 마이를 보았다.

 「고마워, 누나」

 「으, 응? 뭐, 뭐어, 감사하라고」

  토라노스케가 감사를 말하자, 마이는 수줍어하며 뺨을 붉혔다. 기쁜 듯이 신체를 둥글게 해, 그렇게 해서--

「이건, 은제이니까. 사용하고 있으면, 좋은 느낌으로 차분해진다고 생각해」

  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 말에, 토라노스케는 무심코 눈을 크게 떴다.

 「은제라고?」

 「뭔가 맘에 안 들어?」

 「아, 안 든다고 할지, 그, 에? 비쌌던 거야? 꽤 크잖아, 이거」

 「응? 아아, 4만엔 정도 일까나」

  뭐어, 이런 것이겠지, 라고 마이는 상냥하게 계속했다.

 「4, 4마--……! 그런 비싼 물건, 사지 않아도. 미안해」

 「괜찮아, 별로. 토라가 나와 같은 대학에 들어간다면 이 정도. 싸다 싸」

 「――헤? 지금 뭐라고?」

  토라노스케가 묻는다. 마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띄우고--

「싸다고」

 「그 앞」

 「토라가 나와 같은 대학에?」

 「……뭐야? 그거」

 「뭐라니. 대학 수험 할 거잖아?」

 「아니, 그건 뭐어, 고모에게 말해졌으니까. 일단 공부는 해 볼 생각이지만. 에, 그래도, 어째서 그게 이콜 누나와 같은 대학이 되는 거야」

  초 난관의 명문 국립대이다. 물론 토라노스케가 들어갈 리도 없다.

 「그치만. 토라노스케도 대학 간다면, 나랑 있고 싶잖아? 그렇지」

  라고, 마이는 그것이 아주 당연한 것처럼 고한다. 토라노스케는, 곧바로 그것을 부정했다.

 「아니아니아니. 무리. 절대 무리니까」

  랄까 이유를 모르겠고. 현실적이지 않고. 너무 꿈꾸고. 바보 아니야? 라고 토라노스케는 반복하여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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