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화 (5/29)

 변해가는 동생 그리고 나 - 1부4장

나는 무엇인가에 홀린듯 인터넷에서 몰래카메라에 대해 알아보고 있었다.

흔히들 그것을 스파이캠이라 부르고 있었다..

화재경보기 모양.. USB모양.. 볼펜 모양 등등...

정말 기발하고 다양한 영상장비들에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심지어 판매 수가 몇 천이 넘는 장비들도 있었다..

최소한 몇 천 명은 이 장비를 가지고 있다는 것...

감히 예상컨데 이 중 80% 이상은 그다지 좋은 곳에 쓰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여하튼 나는 몰카장비를 알아보고 있었다. 내가 쥐꼬리만한 아르바이트 시급을

받으며 모은 돈 약 120만원 정도... 정말 아끼고 아끼던 돈인데...

나는 지금 이돈을 과감하게 소비할 마음을 먹고있다..

많은 장비가 있었고.. 나는 술집에 설치할 수 있는 좋은 장비가 필요하였다..

화재경보기 형태? 종업원이 알아차리면 어쩌지...

단추 형태? 단추를 대체 어디에다가 다는가..

나는 고심끝에 옷걸이 형의 몰래카메라를 구입하였다...

이 몰래카메라의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은 녹화시간이 가장 길다는 것이었다..

대략 3시간 가량이 가능하군... 

그리고 나는 만에 하나를 대비하여 싼가격으로 볼펜형태의 녹음기를 샀다..

이제 이 장비들을 어떻게 설치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였다..

평소에는 그렇게 우둔하고 멍청했던 머리가 아주 명민하게 돌아가고 있다.

운명의 그 날이 왔다.. 나의 세영이와 그 친구들이 악마들하고 놀러가는 날...

지금 내 손에는 어제 사온 술집에 몰래 설치할 몰래카메라가 쥐어져있다... 

내 한달 월급을 거의 다 써서 산 고가품이다.. 만에하나 실패를 하게 된다면

나의 피같은 돈이 허공으로 날라가 버리는 셈이다.. 

그러나 상관없다.. 그 녀석들이 내 동생을 농락하는 장면을 볼 수만 있다면!!

만에 하나를 위해 구입한 녹음기는 이미 동생의 가방안에 들어있다.

녹음시간에 대략 8시간 가까이 된다고 하였으니 충분하다.

혹여나라도 세영이가 발견해도 별로 신경안쓰겠지..

그냥 볼펜일 뿐이니까.. 

여하튼.. 일단 강남에 있는 그 술집에 찾아갔다.. 분명 그 놈들이 예약을 해놓는다고 했고

그 놈의 이름도 이미 알고 있으니 미리 찾아가서 설치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지금 시간은 5시 30분.. 나는 지금 강남의 준코 앞이다..

그 녀석들의 예약시간은 7시.. 벌써 와있지는 않겠지.. 빨리가서 설치하고 

나와야겠다...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준코에 들어섰다..

준코에 들어서야 친절한 종업원이 웃으며 다가왔다.

종업원 : 몇분이세요??

나 : 아.. 저 예약했는데요.. 박준호라고..

종업원 : 잠시만요~ (예약리스트를 보며) 7시 예약이신 분 맞으세요?? 엄청 일찍 오셨네요?

나 : 아 잠시 일찍 도착해서 좀 먼저 예약한 방 상태가 좋은지 확인 좀 하려구요~^^

중요한 날이거든요~ㅎ 

종업원 : 아 그러시구나.. 저쪽 방입니다~ 

나 : 네 감사합니다. ^^

정말 구석에 있는 방이다.. 정말 은밀하고 야하게 놀려고 하는 모양이다..

종업원 : 뭐 미리 오셨으니 주문 먼저 하시겠어요?

나 : 아뇨~ 좀 여기 있다가 주문할 때 되면 부르겠습니다.

종업원 : 아.. 알았습니다. 그럼..

종업원이 굉장히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면 문을 닫고 나갔다...

평소같았으면 뭔가 기분이 나빴을 표정이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다는

내 주머니 속에 있는 이 물건의 설치가 급 선무이다!

내가 사온 스파이캠을 설치할 곳을 물색한다... 다행히 사방이 벽으로

둘러쌓인 곳이라 설치할 장소는 아주 무궁무진하였다.

적당한 장소를 정하고 테이블이 한눈에 보이는 벽에 설치한다..

옷걸이 형태라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누가 옷을 걸면 안되는데... 

어쨌든 설치를 마치고 나는 다시 나왔다.

종업원 : 어디 가세요??

나 : 저 잠깐 볼일이 있어서요~ 이따가 친구들이 올꺼에요~ 방 참 좋네요~^^ 이따가 친구들 오면

이방으로 꼭 안내 부탁드려요~^^

종업원 : 아~ 네... 알겠습니다~

종업원이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이 느껴진다.. 

어찌永?가게를 나선 나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가게를 쳐다본다...

이상한 떨림과 미묘함이 교차한체.. 나는 카메라를 수거할 타이밍을 노리기 위해

준코의 입구가 잘 보이는 대기할 만한 곳을 찾았다.. 다행히도 커피숍이 기가막힌 장소에 위치해 있었고

나는 술집 입구가 잘 보이는 커피숍으로 이동하였다. 하늘이 나를 돕는듯 했다..

가게에 들어서고 가격에 놀랐다.. 무슨 음료수가 가격이... 가장 싼게.. 아메리카노?

가격이 5000원이 넘는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이거 하나가 내 1시간 어치 알바값하고 비슷하다..

게다가 더럽게 비싸고 맛도 더럽게 없다.. 이런걸 왜 사서 마시는지...

여튼 쌉쌀한 아메리카노를 한모금 마시며 나는 7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토요일 주말.. 핸드폰으로 내가 좋아하는 무도를 보며 그 놈들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평소같았으면 깔깔대고 웃으며 봤을텐데.. 내용이 하나도 눈에 안들어온다..

내 눈은 오직 그 술집의 입구를 향해있을 뿐...

드디어 6시 55분 쯤 남자들이 오고있다.. 깔끔한 세미정장 스타일에 훤칠한 키..

흡사 무슨 아이돌을 보는 것 같았다. 그들은 술집앞에서 서로 사이좋게

담배를 나눠피우며 깔깔대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가 오가고 있을까.. 너무 궁금하다... 

그러더니 다들 컨디션을 한병씩 들고 건배를 하며 나눠마시고 있다..

오늘은 성공적인 대업을 기원하는 것인가?? 

그들의 성공을 바라며 같이 마음속으로 건배를 외쳤던 내가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그리고 그들이 술집으로 들어가고...

7시가 넘어 익숙한 여자 3명이 오고있다.. 

코리안 타임은 내 동생도 마찬가지구나.. 아니면 원래 여자들은 좀 늦게 와야하는게 정석인가..?

어찌榮?. 엄청나게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나를 발견할까 조마조마하였다..

고개를 푹 숙인 나의 눈에도 그녀들의 옷차림은 상당히 눈에 띄었다.

내 동생을 포함한 여자애들의 화장과 옷차림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는데...

빈이란 년은 짧은 숏팬츠에 검은 색 브라자가 훤히 보이는 시스루..

지은이란 년은 늘씬한 스키니 진에 군살하나 없는 배가 훤히 다 보이는 배꼽티..

그리고 세영이는 짧디 짧은 미니스커트에 빨간색 셔츠를 입었다... 

심지어 단정하게 잠근 윗쪽 단추를 빈이가 강제로 풀어버리는 것을 목격까지 하였다..

세영이는 당황하는 모습이 보이고 다시 단추를 잠그려고 하지만 빈이와 지은이가 그것을 막고있다.

분명 이렇게 하면 남자애들이 좋아할 거라고 하는 거겠지..

세영이는 복잡한 표정을 하면서도 이내 수긍하는 눈치이다.

빨간 셔츠 안에서 유독 세영이의 가슴골이 눈에 띈다.

야동에서 보는 여자들처럼 크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모아주니 탱글탱글해 보였다..

적당히 봉긋 솟아있으니 보는 내가 다 만지고 싶게 생겼다.. 

그 준호라는 놈은 아주 질질 쌀 것 같았다..

다들 이상한 화장 거울을 꺼내서 분칠을 하더니 이내 준코안으로 입장하였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지금부터는 시간의 싸움이다...

1시간... 2시간.. 3시간... 시간과 정신의 방이 있다면 여기일까..

강남의 밤거리는 화려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갔다..

나는 이런 화려한 밤거리를 잘 돌아다녀 본적이 없다..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해도 귀찮고 그냥 집에서 컴퓨터를 하며

휴식하는게 더 좋았기 때문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하는 나를 보면 뭐 하고 살았나 싶다...

결국 이렇게 여동생 능욕당하는 모습을 보고 흥분이나 느끼는 놈이 되었지만..

어찌永?좋다.. 지금은 적당한 설레임이 내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시간이 10시를 조금 넘어선 그때 갑자기 나오는 3명의 여자를 발견한다...

잔뜩 기분이 나쁜 표정.. 세영이의 표정은 당황해 있었고

빈이와 지은이의 표정은 그야말로 거지 변태새끼들을 본 마냥 썩어있었다.

서둘러 빠져나오는데 남자들이 나오며 서로 뭐라뭐라 대화를 나눈다..

조금의 언쟁이 있는 듯 하다.. 무엇인가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궁금하다.. 궁금하다!! 도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서로간의 언쟁이 끝나고 여자들은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남자들은 허탈한 표정이고 남자 중 한명을 질책하는 듯 하다..

결국 남자들도 준코에서 짐을 정리하여 각자 갈 길을 가는 듯 하였다.

그들이 가고 나는 서둘러 들키지 않고 준코안으로 들어가고 그 방으로

향했다. 마침 종업원들은 바쁜 시기라 테이블을 치우지 않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스파이캠을 수거하고 준코를 나섰다. 

내 손에 옷걸이 모양의 스파이캠을 쥐고 준코를 나서는 나의 표정은...

놀랍게도 웃고있었다... 뭐가 좋아서 웃는거지..?

그 악마들과 사이가 안좋아진 것 같아서 웃는건가..? 아니면..

이 안에 있는 영상이 궁금하고 기대되어 그런 것인가...

복잡하지만 두근대는 심장을 부여잡고 집을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아직 세영이는 집에 도착하지 않았다..

아마도 친구들이랑 따로 술을 한 잔 더하거나 그러는 모양이다..

내일 아침 아버지가 불벼락을 내릴께 뻔히 보이는 상황...

어찌永?나는 얼른 컴퓨터 앞에 자리잡는다.

USB를 연결하고 나는 그 안에 들어있는 영상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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