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가는 동생 그리고 나 - 1부3장
나 : 알바 다녀왔습니다~
아빠 : 이제 오냐~
우리 아버지는 집에 있으시면 꼭 한잔씩 하고 계신다..
엄마 : 늦었구나~ 어서 씻고 쉬어라~
어머니도 아직 안주무시네.. 아마 오늘 밤에 동생 생길지도 모르겠네..
세영 : 오빠왔어~?ㅎ
집으로 돌아오니 동생이 있었고 얼굴표정에서 보니 상당히 들떠보였다...
나 : 응~ 너 엄청 신나보인다?
세영 : 어?! 아니야 그런거~ㅎ 그냥 오늘따라 기분이 좋아서~ 에헷ㅎ
예쁘다.. 내 동생이지만 참으로 수줍어하는 것이 예쁘다..
이 기뻐하는 것이 그 놈들 때문이라는 것이 맘에 걸리지만 당장 그것은 내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나는 내 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씻기 위해 화장실로 가려고 하였다..
근데 화장실로 가던 도중 동생 방문 너머로 카톡소리가 들린다..
이 밤에 카톡하는 것을 보아하니 그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 듯하였다.
아 어떡하지... 지금이라도 사실대로 말해서 내 동생을 그 악마에게서 구해야하나..
내가 왜 지금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거지?? 당연히 막아야하는 거잖아!
근데.. 근데 왜 난 망설이고 있느냔 말이다!!
그리고 시발... 내 자지 이렇게 팽팽하게 서있느냔 말이다..
나는 누가 보기 전에 얼른 화장실로 들어갔고 샤워를 하면서
나의 정액을 수챗구멍으로 흘려보냈다...
동생 폰의 카톡소리는 다음날이 되도록 쉬지 않았다...
가족과 같이 밥을 먹는 와중에도 카톡.. 카톡.. 심지어 그 소리에 얼굴이 활짝 피는 동생의
모습을 보니 참으로 묘한 감정이 들었다..
엄마 : 무슨 카톡이 이렇게 많이 오니??
세영 : 별거 아니에요~히힛..
아빠 : 얘가 왜 이렇게 실없이 웃어~ 너 남친 생겼냐??
세영 : 아니에요! 그런거!
엄마 : 어머! 얘가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해~?ㅋㅋ 진짜 남친 생긴거 아냐??
세영 : 아니라니깐!!ㅜㅜ
엄마 : 지훈아~ 넌 아니??
나 : 아뇨.. 모르겠는데요.
아빠 : 사내 놈 만날꺼면 꼭 먼저 말하고 소개시켜라! 요즘 사내놈들을 믿을 수가 없단 말이지..
엄마 : 당신도 참! 우리 딸 아직 한번도 남자 사귀어 본적이 없는데~ 응원을 해주어야지!!
어때 괜찮은 남자애야??ㅋ
세영 : 아이참... 알게된지 얼마 안된 사람이에요.. 아직 그런거 아니니깐 너무 그러지 마세요!ㅜㅜ
알게 된지 얼마 정도가 아니라 하루밖에 안됐잖아...
이렇게 소란스러운 식사가 끝나고 동생은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 열심히 카톡을 하기 시작했다..
궁금했다.. 너무 궁금하다 내용이.. 무슨 내용을 주고받고 있을까..
그 악마 같은 놈이 어떤 천사의 가면을 쓰고 내 동생을 꼬시고 있을까...
나는 너무나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화장실을 갈 때도 폰을 들고 가는 동생이었기에
카톡을 엿볼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었다.. 자꾸만 신경이 쓰이고 내용이 궁금하고...
정말 미칠 지경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나는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에 왔다.
집은 조용했다. 분명 다들 자고 있을터..
내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했을까... 자연스럽게 나의 머릿속을 하루 종일 맴돌았던
그곳을 향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마침 동생은 새근새근 자고 있었고
나는 조심스럽게 세영이의 폰을 가지고 내 방으로 왔다.
비밀번호가 걸려있는 핸드폰.. 여태까지 봐왔던 동생인데 그깟 비밀번호 정도 모르겠는가...
자신의 생일 4자리.. 너무나도 쉽게 풀린 비밀번호라 허탈할 지경이었다.
드디어 그 놈과 카톡을 보게 되는 순간이었다. 떨리는 마음으로 채팅창을 읽어 내려갔다...
카카오톡에 보이는 그 녀석의 이름은 박준호..
아래는 카카오톡의 내용이다..
준호 : 안녕하세요! 세영씨~? 오늘 좀 당황하셨죠??ㅋ
세영 : 네.... 이렇게 남자에게 번호를 드린건 처음이에요~
준호 : 저도 이러는거 처음이에요! 완전 떨려서 죽는 줄 알았음ㅜㅜ
세영 : 멘트가 처음 해보신 솜씨가 아니시던데요?ㅋㅋ
준호 : 아니에요~ㅋ 친구들이 이렇게 하라고 가르쳐준거~ 저 완전 쑥맥ㅜㅜ
세영 : ^^ 친구 분들이 재밌으시네요.
중간 생략..
준호 : 세영씨 X대학 다니세요?! 와 엘리트시네~ 학과가 뭐에요?
세영 : 사회복지학과요~
준호 : 사회복지학이요? 거기 취업도 안되고 별로라던데..
세영 : 어려운 사람들 돕고 살고 싶었어요~ㅎ TV에서 보면 어려운 사람들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 사람들 보면서 너무 안타까워서.. 고등학교 때 약간 즉흥적으로?! 결정한거에요.
준호 : 완전 천사시다! 완전 반하겠어용~^^*
세영 : 아니에요ㅋㅋ 근데 저보다 4살 연상 아니신가요? 말 편하게 하세요~^^
준호 : 어휴.. 처음부터 어떻게 말을 놔요~ㅋ
세영 : 제가 불편해요~ㅜㅜ 편하게 대해주세요~ 네?
준호 : 그럴..까??ㅋ 사실 존댓말 하려니 많이 불편했는데~ㅋ
세영 : 저두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이 존댓말하는게 불편했어요~ㅋ
준호 : 세영이도 까짓거 반말해~! 솔직히 내가 윗사람으로서 세영이하고 얘기하는 거 아니잖아??
이 새끼.. 뭔가 선수각이 나온다..
세영 : 한 번도 그런 적 없어요..ㅜㅜ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에게 반말하는 사람은 우리 오빠밖에 없는데..ㅜㅜ
준호 : 음? 오빠가 있어??
세영 : 네~ 친오빠 한명 있어요~ㅋㅋ
준호 : 오 그래?? 몇살이야??ㅋ
세영 : 23살이요~ㅎ
준호 : 그래? 나보다 동생이네~ 어떻게 생겼어?? 잘생겼나?? 세영이 보니까 딱 훈남일 것 같은데??
세영 : 아... 네~ 뭐..
준호 : ??? 반응이 영 시원찮네? 왜 그래 오빠하고 무슨일 있어??
세영 : 아니에요~ 오빠 얘기는 하지 말아요~ 하다보면 답답해서 미칠 것 같아요ㅜㅜ
준호 : 왜??
세영 : 사실 너무 착한 오빠에요.. 바보같이 순진하고 착하고..
준호 : 그럼 좋잖아~ 왜 답답한 건데?
세영 : 그게 다에요..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요 우리 오빠는.. 알바 외에는 매일 컴퓨터하거나 먹기나 하고.. 심지어는...
준호 : 심지어는??
세영 : 오빠 컴퓨터에서 발견한 야동만 수천 개는 되는거 같아요.. 진짜 여자를 사귀어야지 자꾸 그렇게 살면 어쩌려고..
이럴수가.... 그걸 발견했단 말이야?! 온갖 변태적이고 음란한 영상들을.. 세영이가 다 봤는 것인가... 나는 순간 너무 창피해서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후 카카오톡에서 세영이는 나에 대한 고민을 준호라는 놈에게 말해주기 시작하였고 그 놈은 아주 상냥한 상담자가 되어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세영 : 준호씨하고 얘기하니깐 뭔가 좀 후련해진거 같아요~ㅎ
준호 : 그래! 그럼 다행이구~^^ 근데~ 준호씨라는거 너무 딱딱한데...
세영 : 네?? 그럼 어떻게 불러요??
준호 : 그 나이 많은 남자를 칭할 때 여자들이 하는 말 있잖아~ 뭐 그 오..머시기 그거..ㅋㅋㅋ
세영 : 오...빠요??
준호 : 그거~!ㅋ
세영 : 뭔가 부끄러운데ㅜㅜ 다른 남자한테 오빠라고 말해본적이 없어요ㅜㅜ
준호 : 그래도 해봐야지~ㅋ 그럼 매일 나 그렇게 부를 꺼야??ㅜㅜ 난 싫은데..
세영 : 알았어요.. 준호 오..빠~^^
준호 : 그래! 좋다! 이제 말만 놓으면 되겠네??ㅎ
세영 : 그것까지는ㅜㅜㅜㅜ
준호 : 뭐 어때 차차 놓으면되지~ㅋ
이 후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고갔고 어느새 내 동생도 그 남자와 말을 놓으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준호 : 그나저나 이번 주 주말에 우리 만나기로 했잖아~ㅋ
세영 : 응~ 우리 어디서봐?
준호 : 강남에 준코라고 있는데 노래도 부를 수 있고 독립된 공간이어서 놀기편해~ㅋ 우리가 거기 벌써 예약해놨어~ㅋ
세영 : 준코?? 거기 술집 아니야??
준호 : 응 술집이지~ㅋ
세영 : 너무 초면에 술부터 먹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원래 조용한 카페같은데에서 분위기 있게 대화도 하고 그러면서 친해지면 한잔하고 그러는거 아니야??
아무리 내가 세상 물정 모르고 연애를 안해봤다고는 하지만 이 놈의 꿍꿍이도 훤히 보이고 이를 파악 못하는 내 동생이 답답하다..
준호 : 그게 무슨 상관이야~ 술집에서는 대화할 수 없나? 오히려 가볍게 한잔하면서 어색한 분위기도 날리고! 그리고 게임도 하면서 빨리 친해질 수 있지!ㅋ
세영 : 그래도.. 우리 친구들 중 빈이라는 애는 술 먹이면 좀 골치 아픈데..
준호란 놈의 마음의 소리가 들려온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긍정적인 반응이겠지..
준호 : 괜찮아~ 적당히만 마시면 되지 뭐~ㅋ 그렇게 걱정하지 말고 세영이는 이 오빠만 믿어~ㅋ
세영 : 알았어~ㅋㅋ
룸형의 술집.. 안들어도 각이 나온다.. 비록 내가 가본적은 없지만
분명 사내놈들이 여자를 룸형의 술집으로 끌고 간다는 것은 딴 생각이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카톡내용은 생각보다는 별거 없었다.. 그 녀석 입장에서는 작업초기 단계라
그런 것이라 생각이 든다. 이런 평범한 대화를 읽으면서 그 녀석이 편의점에 있을 때
했던 멘트들이 생각난다.. 그런 쓰레기 같은 놈이 이렇게 정상인 코스프레를 하다니...
조심스레 카톡을 다 읽고 세영이의 핸드폰을 방에 조심스레 갖다 놓은 후
잠시 생각에 빠진다.. 난 지금 뭘 하고 싶은 걸까.. 20년 동안 아끼던 동생...
참으로 사랑하던 동생인데.. 나를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쓰레기 같은 녀석에게 꼬임을 받고 있다.. 너무나 사랑하는 동생이...
근데 나의 마음 속에는 아주 조그맣게.. 이런 마음에 떠오르고 있었던 것 같다..
세영이에게 나를 한심하게 본 벌을 주고 싶다.. 그 벌이.. 아주 가혹했으면 좋겠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쁜 사랑스런 내 동생이 처참히 능욕 당했으면 좋겠다...
정말.. 복잡한 생각이 드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