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 14 話
리제로테의 의식은 꿈속을 헤매고 있었다.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후배인 프림로즈의 무릎을 베고 있었다. 기묘한 광경이었다.
이 전에는, 그녀 쪽이 확실하게 손위의 입장에서 프림로즈를 마음대로 놀리고 있었는데,
지금의 상하 관계는 바뀌어, 프림로즈에게 완전히 의지하는 어린아이 같았다.
“로테......괴롭겠지요.”
“아아......”
당연했다. 타로마티가 주는 고통은 단 하루도 쉴 새 없이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그런데 예상치 못 한, 약간 양상이 바뀐 것이었다.
타로마티는 방문하는 시간을 불규칙하게 하여 그녀의 시간 감각을 혼란스럽게 했다.
받은 식사를 입으로 옮기고 있는 중에 다시 올 때도 있는 한편, 굶주림과 갈증으로 죽을 뻔할 때까지 들르지 않 을 때도 있었다.
식사의 회수로 간신히 시간을 재고 있던 그녀의 체내시계는 완전히 망가져,
항상 흐릿한 의식인 채로 지내게 되었다. 깨어있는지 자고 있는지도 애매했다.
이 세상의 지옥. 리제로테가 아니었다면 폐인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
“오늘은 어떤 일을 했어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리제로테는 그 뒤로 입을 닫았다.
“그래요......”
얼마 후 프림로즈가 제안한다.
“저기 로테. 로테가 노골적으로 「싫다」는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타로마티가 기학심을 일으키는게 아닐까?”
“?”
“가끔씩은, 아주 온순한 모습을 보이면 어떨까?”
“온순하게, 라고......어떻게 하는 건데?”
강간 이외의 성교를 모르는 리제로테에게 즉각 와 닿지 않는다. 프림로즈는 쓴웃음을 지었다.
“글쎄, 우선은 하기 전에. 예를 들어 타로마티가 들어올 때......이쪽에서 인사의 키스를 한다든 가.”
리제로테는 한순간 몹시 놀라며 눈을 둥그렇게 뜬 후에 분격했다.
“정신이 돌았어!? 왜 그런 창녀 같은 짓을 해! 하물며, 그 원수에게!”
“그러니까, 물론 연기라니까요. 반항적인 태도의 로테를 보면서 타로마티가 즐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 기대를 저버리게 하면 타로마티의 기세가 꺾인다고 생각해요.”
“바보 녀석! 그렇게 순조롭게 될 거라 생각하나!”
“믿어요.”
믿어요.
“......!”
그 순간, 리제로테의 눈에서 이성의 빛이 사라진다.
그 말이, 그녀의 귀를 관통하고 뇌를 흔든다.
믿어요.
모든 관념의 벽·격정. 그것들 모두를 빠져나오며 그녀의 사고의 골조가 그 말을 최우선으로 해 급 속히 새로 바꿔놓는다.
그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휘저어져 그녀의 마음은 약간의 현기증을 느꼈지만,
그런데도 그녀는 자신 의 마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낌새를 알아채는 것은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렇구나.”
그녀는 그렇게 대답했다.
프림로즈가 말한 대로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지혜를 의심한 자신에게 심한 죄악감을 느꼈다.
듣고 보니 지당한 말이다. 놈은 내가 고집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즐기고 있다.
해 볼 가치는 있다. 끽소리도 못할 만한 정론이다. 조금 전, 어째서 나는 프림이 말하는 것에 반항하고 있었지?
“알아주었군요, 로테.”
“아아, 고마워, 프림.”
리제로테는 프림로즈의 손을 굳게 잡았다. 귀중한 지혜를 가르쳐주는 친구에게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여기는 내 꿈속이니까 실제로는 나의 지혜이지만!)
프림로즈는 그녀의 그 얼굴을 보고 생긋 웃었다.
“노력해요, 로테.”
리제로테는 감옥 안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얼굴에는 생기가 없고, 신체는 옴짝달싹도 하지 않았다.
그 눈에 번뜩이며 화염이 불타지 않았다면 누가 봐도 시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녀는 조용히 타로마티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냥감을 사냥하는 표범의 눈이 어둠 중에서 빛나고 있다.
이윽고,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타로마티의 모습이 보인다.
왔다! 그녀가 그렇지 않아도 너덜너덜하게 해지고 있던 신경을 혹사하더라도 잡고 싶었던 순은 이 때다.
기선을 제압해 타로마티에게 덮치겠다고 하는, 이 때.
지금이다!
리제로테는 타로마티에게 사납게 덤벼들었다.
“! 달의......”
타로마티는 허점을 찔린 듯했다.
천재일우의 호기! 리제로테는 승리를 확신하고 그의 품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응......”
그녀는 발끝을 쭉 편 채로 타로마티의 목에 양팔을 감아 입술에 들러붙는다.
뭐지......이건......?
기습 성공으로 의기양양했던 그녀의 눈이 불가해하게 녹는다.
그렇지만......입술이 떨어지지 않아......쭉 이대로 맛보고 싶어서......
타로마티의 혀는 그녀의 입술을 벌리고 그곳에 타액을 흘려 넣어간다. 그 중에 포함된 사신의 어둠 의 기운도.
신체에 침입해오는 어둠의 기운. 그 무서운 감각에 그녀는 몸부림친다.
아......안돼......
어둠의 기운을 몸에 넣어선 안 된다......
마음이......어둠에 침식된다......
침을 삼키면 안돼......
삼키면......
<좋아 로테? 입맞춤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의 타액을 다 마셔주는 것이 예의예요.>
“그런......거야......?”
<입맞춤 때에 상대의 혀나 타액을 거부하는 것은, 남의 앞에서 소변을 보는 것처럼 버릇없는 일이 니까요?
고귀한 당신은 그럴 리가 없지요?>
“응......”
<알겠죠? 입맞춤을 할 때는 주어진 것은 모두 받아들이는 거예요?>
아......
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타액은 마셔야 하는 게......당연한데......
지금, 왜 타액을 마시는 것을 싫어한 것일까. 터무니없이 천박한 행동을 하려고 했다.
“응......꿀꺽......꿀꺽.”
그녀는 적극적으로 타액을 모조리 마셔 간다.
어둠의 기운이 처음으로 저항 없이 받아들여져 그녀의 몸 안을 거침없이 정복해 나간다.
그것은 빛의 신의 축복을 받은 무녀의 세포 하나하나에 진입하여 검은 어둠으로 전부 칠해 간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어둠이 몸을 침식해 가는 것을 막연히 의식하면서도,
입맞춤을 유지한다 는 의무를 완수하는데 열중했다.
“응......”
2명의 신장차이로는 선 채로 입맞춤을 하는 것은 어려웠다.
리제로테의 뻗은 발끝이 저려 왔을 무 렵, 타로마티는 그녀의 신체를 들어 올린다.
“아......우음......”
하반신에의 부담이 사라졌기에, 그녀는 고맙다는 듯이 입술의 감각을 탐하는 것에 집중한다.
점막 끼리 살그머니 비비면서 혀로 잇몸을 핥아갔다. 타로마티에 안긴 채로 그녀는 입맞춤을 계속했다.
그 사이 그녀의 강한 의지라고 하는 문지기를 제치고 체내에 들어간 어둠의 기운은, 유연하게 그녀의 신체를 침식해갔다.
아......
서서히 혐오감이 사라지고 황홀하게 변해간다. 역겹다고 느끼고 있던 어둠의 기운이 그녀의 몸에 친숙해져 간다.
서서히 사랑스러운 것으로 바뀌어간다......
아......아니......싫은데......뭘까, 이 기분 좋음은......쭉 음미하고 싶어......더 갖고 싶 다......
그런데 갑자기 그 기대가 부서진다.
타로마티가 입을 떼어놓은 것이다.
“......아.”
입이 떼어진 후에도 타액의 다리가 2명이 주고 받은 타액의 양을 말하고 있었다.
마음이 놓이는 듯한, 섭섭한 것 같은 기분이 그녀의 가슴을 지나간다.
“오늘은 적극적이군, 달의 무녀.”
“바, 바보 녀석!”
리제로테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젓는다.
“인사는 마지막이야! 자, 할 것을 빨리 끝마치는 게 어때!”
그녀 자신은 깨닫지 못했지만, 그녀의 양팔은 단단히 타로마티에게 매달려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그래, 그 전에 오늘은 선물을 가져왔지.”
선물......?
간신히 타로마티의 신체로부터 떨어지면서 그녀는 그 말에 눈썹을 찡그렸다.
그녀의 시간을 한없이 균일하고 단조롭게 하기 위해서 타로마티는 감옥의 생활에 변화를 가져오는 짓은 하지 않는다.
그 방침을 바꾸면서까지 나에게 선물한다는 건 뭐지?
타로마티는 자루를 마루에 두었다. 리제로테의 몸이 전부 들어갈 것 같은 커다란 자루이다.
타로마티는 그 입구를 묶고 있는 끈을 풀고 마루에 내용물을 털어 놓았다.
공과 같은 물건이 몇 개 인가 리제로테의 발밑으로 굴러온다.
“......읏!”
그녀는 말을 잃었다.
그 안에 들어있던 것은, 그녀의 집에 고용된 사람들이었다.
그녀들의 머리 부분만이 잘라져 난잡하게 자루에 들어 있었던 것이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끔찍한 모습으로부터 눈을 떼어 놓을 수 없었다.
그들은 모두 머리 부분을 예리한 무언가로 꿰뚫려있다.
창? 사벨? 그렇지 않으면......화살? 통 상의 무기를 뛰어넘는 관통력의,
에너지의 화살......그래서 절명하자마자 머리가 잘려진 것 같다.
“아......아아......”
그녀는 떨리면서 그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한다.
......모두......모두......
태어났을 때부터 리제로테를 돌보는 것을 몇십 년동안 해 온 메이드, 요리사, 유모들. 그녀들이 끓 여준 홍차의 맛.
구워준 파이의 맛이 그녀의 마른 목에 되살아한다.
“! 할아범! 할아범까지......!”
“어이, 그 녀석을 죽인 것은 너였을 텐데.”
리제로테는 사신의 중얼거림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용서할 수 없다......! 잘도 할아범들을......!
그녀는 처절한 형상으로 일어서서 으르렁거리며 소리높이 타로마티에게 덤벼들었다.
“네녀서어어어어어어억!”
그러나 그녀의 주먹은 타로마티에게 닿기 직전에 딱 멈춘다.
<로테, 또 하나 중요한 건.>
“응......?”
<타로마티에게 덤빈다는 생각을 하지 마세요.>
“아아......”
<타로마티는 정말정말 무서운 악마예요. 비록 로테의 마력이 돌아와도 승산이 없을 정도로.
놈이 조금 생각하는 것만으로 당신을 죽일 수 있어요,>
“응......”
<부탁이야. 지금은 아직 얌전하게 있어요. 만약, 씹어버리거나 세게 긁거나 해서 타로마티의 기분 을 해치면,
로테는 살해당해버릴지도 몰라요. 그 위험을 확실하게 인지하세요......>
“응......”
<그 위험을 잊지 않도록......타로마티에 대한 공포를 언제나 마음에 품고 있어요......>
“응......”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최고의 공포......그 몇 배의 공포......타로마티에게 보이고 있는 것만으로 도 무서워서 어쩌지 못해요.
타로마티의 기분이 나빠질 것 같은 짓은 절대 할 수 없고, 반항하는 것 따위 생각하지 못해요......>
“응......”
<그래요......그러니까 로테는 타로마티가 말하는 것에 따르지 않을 수 없어요......아무리 싫은 일이라도.
오히려, 따르고 싶어 해요......>
리제로테는 치켜 든 주먹을 당황하면서 제지했다.
나......무슨 짓을 하려고 하고 있었지?
이 남자에게 반항하려고 했어?
그녀의 눈앞으로 검은 천이 덮인다. 무서운 나머지 현기증이 했다.
이빨이 떨린다. 눈앞이 캄캄해진다. 전신이 얼음 속에 갇힌 것처럼 차가워진다.
무릎이 부들부들 무너져 그녀는 그 자리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렇다......이 남자는......강하다......
내가 마력을 되찾는다고 해도,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이길 수 있을 리 없다!
나는 무엇을 착각하고 있었어! 이 녀석은......나보다 훨씬 강하다......!
리제로테는 공포로 부들부들 떨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하고 있던 짓이 터무니없이 위험했다고 생각 한다.
하물며 마력도 사용할 수 없는 지금 이 남자에게 반항하다니......그런 일......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지금까지 어떻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짓을 하고 있었던 걸까? 분노로 눈이 흐려진 걸까?
그렇지 않으면 놈은 나를 하인으로 만들고 싶어서 생명을 잃지 않을 거라고 얕잡아보고 있던 걸까?
“왜 그러지? 때리지 않나?”
“......…”
그 자리에 엉덩이를 붙인 채로 타로마티를 올려본다.
무서워......?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이 내가......?
그런 일......있을 리가......
그러나 그녀를 덮치고 있는 원시적인 감정은 이미 부정할 수 없을 정도 증식하고 있었다.
이 남자 앞에서 도망가고 싶다. 사라져버리고 싶다. 이 사신의 시야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서있을 수 없었다.
“말해두지만 이것은 네 탓이다. 이건 너에게의 본보기다. 네가 고분고분하게 나의 것이 되었다면
이 녀석들은 죽지 않고 끝났을 것이다”
리제로테는 작은 손이 부서질 듯이 주먹을 움켜쥔다. 어째서 이런 말을 듣는데도 침묵하고 있지......?
분노. 증오. 분노. 살의. 다양한 격정이 그녀 안에 불길이 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그녀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없다.
자신의 행동이, 자신의 발언이,
아주 조금이라도 타로마티를 불쾌하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 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때리지 않는 것인가. 복수의 즐거움은 뒤로 미루고 있는 건가, 과연 달의 무녀.”
“......그래요.”
그렇게 허세를 부리면서, 리제로테는 은밀하게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행이야......주먹을 휘둘러 칠 뻔했지만, 놈의 기분을 해치는 것까지 가지는 않은 것 같다.
구사일생한 것을 기뻐하며 안도하는 그녀에게서, 바로 조금 전까지 안고 있던 여러 가지 격정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그러면. 시작할까.”
타로마티는 앉아서 리제로테의 어깨를 잡았다.
“......”
“잠깐, 달의 무녀”
“...........아.”
침묵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이런 태도는 놈을 짜증나게 할 것이다.그러면 곤란하다.
“뭐, 뭐지......”
타로마티는 리제로테의 옷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에게 죄수옷으로 주어지고 있는 것은 흰 원피스 다.
“가끔씩은, 네 스스로 옷을 벗어 주지?”
“싫......!”
그녀는 얼굴을 새빨갛게 한다.
그런 일! --아, 그렇지만, 따르지 않으면 안돼! 이 남자를 화나게 하면, 나는 어떻게 되어버릴까 ?
구체적인 상상보다도,
자신의 최강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녀에게 있어 그녀 이상의 힘이 자신에 게 향해진다는 것 자체가 본능적인 공포였다.
“자, 옷을 벗어라.”
“......우.”
타로마티가 어조를 강하게 했다.
사신이 자신의 탓으로 기분이 나빠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이제 전신의 떨림을 억제하지 못했다.
“......히익......히......”
어둠의 열기가 그녀의 몸을 태우는 냄새. 사신의 팔이 그녀의 심장을 잡을 때의 기분 나쁜 소리.
모두, 또렷이 그녀의 뇌리에 떠올랐다. 모두, 1초 후에 자신의 몸에 일어난다고 생각된다.
“한번만 더 말하지. 옷을 벗어라.”
“흐......”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원피스에 손을 댄다......그녀의 몸은 타로마티의 명령에 따르는 것을 바라 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실에 조종되듯이 옷에 손을 댄다.
“......읏!”
그러나 그녀의 마음은 그 실을 뿌리쳤다.
“......안돼앳!”
그녀는 고상한 소리를 쥐어짠다.
“비록 네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네가 하라는 대로 몸을 열어 갈까 보냐! 부끄러운 줄 알아라!”
그녀는 이전과 같은 투지의 불길을 태워 타로마티를 노려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향한 힘보다, 자신의 마음속으로부터 끓어오르는 힘을 믿었다.
“그런가. 그럼 어쩔 수 없지.”
타로마티는 언제나처럼 그녀의 옷을 벗겨 내려간다.
호......
그녀는 다시 몰래 가슴을 쓸어내린다.
다행이다......저런 식으로 말해버렸지만, 타로마티는 기분이 상하지 않았나 보다......살았다......
그러나 그녀는 눈치 채지 못했다. 이처럼 안도하고 있는 시점에서,
조금 전의 그녀의 강한 의지는 물거품처럼 사그라들어 사라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처음, 그렇게 사소한 심정의 변화를 뒤돌아볼 여유 같은 건 없었다.
그 후, 그녀에게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기에.
(응......)
알몸이 되어 마루에 눕혀졌다.
그리고 몸을 밀착시키면서 입술을 막고 신체를 어루만져간다.
(앙......아......뭐......뭐야?)
이해할 수 없는 감각이 그녀를 덮치고 있었다.
조금 전의 입맞춤과는 다르다. 마치 전신의 힘이 입을 통해 흡수되는 감각이었다.
불쾌감밖에 없었던 것이 확실했던, 신체에 가해지는 애무가, 서서히 기분 좋은 저림으로 변해있었다.
신체가 녹는 듯한 감각이 그녀의 전신으로 퍼져 간다.
뭐? 뭐야?
타로마티를 노려봐야 할 눈이 녹아내린다. 자신의 몸의 변화에 당황스러움을 숨길 수 없다.
(응......? 무......엇......?)
무, 무슨......이게......어떻게 된 거지!?
타로마티는 그녀의 목덜미에서부터 쇄골로 혀를 핥아 내려갔다.
(응!)
그녀를 덮친 것은 혐오감도 간지러움도 아니다. 완전히 미지의 감각이었다.
그녀는 안타까움에 눈을 가늘게 뜬다. 목구멍의 안쪽으로부터 솟구치는 달콤한 한숨을 눌러 참는다 .
고동이 크게 울린다. 분노와 굴욕 안에 섞여, 확실히 지금까지는 없었던 미지의 감각이 그녀에게서 싹트기 시작하고 있다.
<저기 로테......타로마티에게 범해지는 건, 어떤 기분?>
“말하고 싶지도 않다......”
<가르쳐줘요. 당신의 괴로움을, 나와 나누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인생에서 최악의 시간이었다. 눈앞이 캄캄하고, 구토가 났다. 몸이 둘로 찢어져버릴 것 같 았어.”
<그래요. 당신이 그렇게 느끼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죠.--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불필요하 게 괴로운 게 아닐까요?>
“......?”
<발상을 바꿔서. 기분이 좋다고 하면 편해지지 않을까요?>
“불결한 말을 하는군, 프림, 넌 진짜 같지는 않지만 무녀잖아.”
<그러니까, 마음먹기에 따라서.>
“나를 잘못 본 것 아냐? 남자에게 몸을 희롱되면서 히죽히죽 기뻐하는 쓰레기 같은 여자들과 같 이 생각하지 마!”
<저기, 내가 말하는 것을 제대로 듣는 거겠죠?>
듣는다.
그 말에는, 말대답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압력이 있었다. 그 말이 머릿속에서 빙빙 돈다.
“아아......듣는다......”
<네? 그러니까, 기분 좋아지게 되는 거예요?>
“아아......”
그렇지만, 어떻게? 나는 기분 좋아지는 방법을 모른다......
<간단해요. 잘 들어요? 화내거나 굴욕이라고 생각할수록 로테는 기분 좋아진다......
분노나 굴욕 이 크면 클수록......그 만큼 좀더 좀더 기분 좋아져요.>
“분노와 굴욕......”
리제로테는 그 말을 복창한다.
“기분이 좋다......”
지금 그녀 안에서 두 말이 밀접하게 묶여간다.
<그렇게 기분이 좋은 것......무척. 다른 것은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리제로테는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의문은 머릿속을 반향하는 소리에 싹 지워져 간 다.
“기분이 좋은......것?”
<그래요. 그러니까, 그것을 받아들여 버리면 대단히 편해질 거예요.>
“그런......거야......?”
“고통을 참는 것은 괴롭겠지만, 기분이 좋은 것이라면 어떻게 되어도 아무렇지도 않겠지요?>
지극히 지당하다. 기분이 좋다고 여긴다면 마음이 부서진다는 것은 있을 리가 없다.
<로테를 괴롭히려고 하고 있던 일이 역효과라는 것을 알게 되면, 반드시 타로마티는 분할 거예요.>
“그......렇구나.”
리제로테는 수긍한다.
무엇인가가 그녀의 귀의 뒤에서 필사적으로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소리를 뿌리친 다.
프림로즈가 가르쳐 준 것을 의심하는 것은, 나의 약함으로부터 오는 시기심이다.
그녀가 잘못되었 을 리가 없다. 동료를 믿을 수 없다니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갑자기 멍하게 있는 그녀의 뺨에, 프림로즈가 입을 맞추었다.
“? 뭐?”
<후훗. 로테를 행복하게 만드는 주술.>
“여전히 바보네. 그런 것으로 행복해진다면 고생은 없어.”
그렇게 말하면서도 리제로테는 반드시 싫지만은 않은 것처럼 웃고 있었다.
프림로즈가 입을 맞춘 오른쪽 뺨으로부터, 무엇인가가 그녀 안으로 스며들어가는 것 같다.
그녀는 그 감각을 사랑스러움이라고 생각했다.
프림로즈는 그녀의 눈을 감도록 했다.
<로테. 행복해져요......>
(뭐지......이 감각......우......)
타로마티의 손이 그녀의 목덜미, 가슴, 겨드랑이, 배, 그것들에 손이 닿게 할 때 그녀에게 불가해 한 감각이 질주한다.
그녀가 전혀 모르고 있던 감각이다.
간지러운 듯한, 더 갖고 싶은 듯한 감각. 손대어진 부위뿐만이 아니라 주변부에도 여파가 번져간다.
(우......앗......)
어쩐지 오른쪽 뺨의 근처에서부터 다른 불쾌한 감각의 파문이 퍼져 가는 것 같지만,
지금은 그런 것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지금 문제인 것은 신체다. 이것을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타로마티의 손가락이 유두에 닿았다. 지금까지보다 더 통렬한 감각. 리제로테는 한층 얼굴을 찌푸 린다.
(읏......크후우......큐우......꺄...... 뭐, 뭐야......?)
그녀의 핑크색 유두를 손가락으로 튕기고 손안에서 굴리며 작게 부푼 곳을 비비어질 때마다 그녀의 고동은 뜨거운 선율을 새긴다.
신체가 뜨거워......? 어떻게 된 거지?
“무슨 짓을 했지!” 라고 묻고는 싶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다.
특히 행위 도중에는 타로마티를 공 기처럼 무시하기로 결심하고 있다.
타로마티는 평소보다 집요하게 그녀의 신체를 어루만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 안에서 그 감각은 강하게 자라 간다.
이제 그만둬......빨리 시작해, 어서 끝나......!
그 소원이 통했는지, 타로마티의 손이 쇼츠 위로부터 그녀의 세로선을 스윽 따라 내려갔다.
“(으으으읏!)”
그 때, 번개가 척수를 통하는 듯했다. 시야에 깜박깜박 불꽃이 퍼지고 섬광이 체내를 돌아 다녔다.
그 빛이 촉매가 되어 그녀의 전신에서 미지의 감각이 부글부글 눈을 떠간다.
“으으읏. 으으응! 으앙!”
그녀는 도리도리를 하듯이 고개를 저으며 힘껏 머리카락을 흩뜨리고 몸을 뛰어 돌아다니는 폭풍우 와 같은 흥분을 참았다.
“(하우......후아......후아......)”
간신히 그 감각이 가라앉았을 무렵에는, 벌써 피로로 그녀의 전신은 구슬 같은 땀으로 축축하게 젖 어 있었다.
“어떤가? 달의 무녀.”
“아......아무렇지도......않아......”
뜨거운 눈으로 타로마티쪽을 원망하는 듯한 시선을 향한다. 그 눈은 희미하게 눈물이 배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