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볼링동아리 퍼펙트
승훈은 금요일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써클룸을 향했다
동아리에 가입한지 며칠이 지나고 첫 모임이 있는 날이다.
그 동안 정선에게 이끌려 나영이와 더불어 여러 선배를 만나고 인사를 했지만 오늘은 동아리 가입후 첫 정기모임이었다.
모임이라는게 볼링장에서 볼을 치고 뒷풀이로 이어지는 단순한 것이기는 했지만 처음이라는 것이 승훈에게 묘한 긴장감을 들게 하고 있었다.
퍼펙트의 동아리방으로 들어서자 정선과 나영이 있었다.
“어서와”
“왔냐”
앞의 부드러운 인사말은 나영 뒤의 것은 정선이었다.
“가자”
승훈이 동방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정선은 나영과 승훈을 잡아 끌었다.
“정선아 뭘 그렇게 서둘러 승훈이 방금 왔는데....모임시간 2시간이나 남았잖아”
“오늘은 바로 볼링장으로 집합이야 흐흐흐 그리고 언른 장비를 사야 니들이 도망을 못가지 돈아까워서라도”
“하여간에...”
승훈은 며칠동안 지내면서 절실히 느꼈지만 정선의 성격은 그야말로 선머슴아였다.
직설적이고 머뭇거림이 없었다.
반면 나영은 정선과는 정반대의 여성스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의외로 그녀들은 맘이 잘 맞았는지 첫 만남이후로 항상 어울려 다녔다.
그리고 그녀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승훈을 자신들의 사이에 끼워넣었고 그녀들이 싫지 않았던 승훈은 마지못한 듯 끌려다니고 있었다.
그녀들과 처음 갔었던 볼링장이 퍼펙트의 모임장소였고 볼링공과 여러 장비들도 팔고 있었기에 승훈은 그곳에서 볼과 장비를 샀다.
그러고도 모임시간인 6시30분까지는 시간이 남아서 연습을 했다.
“오~~승훈이 운동 좀 한다더니만 확실히 빨리 배우는데”
“옆에서 잔소리 해대는데 빨리 배울수 밖에...”
볼을 사자마자 정선은 승훈의 옆에 달라붙어서 이것저것 코치를 해댔다. 볼을 잡을때 손목의 각도가 어떻고 팔의 각이 어떻고 슬라이딩할때는 어떻고 몸의 중심이 어떻고.....
그야말로 시시콜콜이 끼어들며 잔소리를 해댔다 그 덕인지 승훈은 폼만은 초보의 모습을 벗어나 제법 자리가 잡혀가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며칠사이에 안면을 익힌 선배들과 동기들이 모여 들었다.
퍼펙트의 모임인원은 회원수에 비해 많은 인원은 아니었다.
제법 실력이 있는 선배들은 대부분 다른 볼링동호회에 가입이 되어 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퍼펙트 자체 모임은 2학년을 중심으로 3학년 선배 몇과 새내기 중심이었다.
그나마 학기초라 참석률이 좋았다.
군대에 가지 않고 남아있는 3학년 남자 선배 한명과 운동과는 전혀 어울릴거 같지 않은 화려한 3학년 여자선배 2명.
퍼펙트에 대부분을 차지하는 2학년 여선배 2명 남선배 5명 전부와 정선, 나영, 승훈 그리고 친구들끼리 고교때부터 볼링을 쳤다는 새내기 남학생 3명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인원이 모여들었다.
한 2학년 선배의 말을 빌자면 학기 중반으로 갈수록 참석률이 떨어져 10명 안팎의 인원이 모여 볼링을 친다고 한다.
정기모임은 진행이 단순했다.
미리 예약해 놓은 레인에서 3~5게임 정도를 치면서 실력이 좋은 선배들이 새내기들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면서 진행이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한게임은 팀을 나눠서 뒷풀이 비용 내기를 했다.
그렇다고 진팀이 바가지를 쓰는 것은 아니고 이긴 팀이 개인당 만원을 내면 진 팀은 만오천원을 내는 식의 내기였다.
팀은 선배들은 에버레지를 참고해서 나눴고 새내기는 선배들이 순서대로 뽑아가는 식이었다.
정선과 나영 그리고 다른 새내기들이 순서대로 뽑혀갔고 승훈은 제일 마지막에 팀이 정해졌다.
즉 실력순으로 젤 마지막이라는 것이 되었다.
정선과 나영은 A팀에 승훈은 B팀에 속하게 되었다.
‘쩝 왠지 자존심 상하는데....’
게임결과는 승훈이 속한팀의 패배였다.
폼이 잡혔다고는 하지만 새로 장만한 볼과 장비에 적응이 덜되고 그나마도 볼링을 배운지 얼마 되지 않는 승훈은 간신히 100점을 채웠고 반면 정선과 나영은 200점대를 기록하면서 승리에 1등공신이 되었다.
‘젠장. 낼부터 월회원 끊어서 연습이다.’
이어지는 뒷풀이 자리는 평범했다.
1차는 내기의 결과에 따라 모인 돈으로 저녁을 먹었고.
이어지는 2차 술자리는 선배들이 사는....
그냥 그런 평범한 술자리가............될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