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화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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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m !" 

그녀는 운전석에 앉은채 오른손을 권총모양으로하여 나를 쏘는듯 가리킨 것

이다.

"으악!"

헤벌떡 놀란 나를 뒤로 한채 그녀의 차는 쏜살같이 지하주차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백마시승기 5부 

그녀는 내가 자신의 뒤를 밟아 지하주차장까지 내려온 것을 알고있었고, 또한 찦차뒤에

숨어서 자신의 모습을 훔쳐본것을 다알고 있었던 것이다. '완전한 개망신이다'라는 생

각이 들기도 했지만, 내앞에서 보인 그녀의 행동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

이 들었다. 담배도 피우고 립스틱 그리는 모습도 천연덕스럽게 나에게 보여준 그녀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유혹하는 건가? 아니면.....무시하는 건가?.............." 

머리가 복잡해졌지만 내가 본 그녀 모습을 종합분석 해 본 결과, 그녀는 순진무구한 범

생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이틀이 지나서 그녀가 오는 날이 되었다. 나는 거실에 

앉아 그녀가 들어오길 기다렸다. 시간이 되자 1분도 늦지않고 그녀가 현관문으로 들어

왔다. 스트라이프 무늬 남방위에 검정색 가디건을 입고 헐렁한 면 바지를 입은 그녀의 

모습을 위아래로 꼼꼼히 살펴보았다.

'음....오늘은 밤색 뿔테 안경에.......카키색 머리끈이군.......' 

순간 그녀의 눈이 내눈과 마주쳤다. 돗수가 없는 안경 같았다. 아무런 굴절현상도 보이

지 않는 투명한 안경알을 통해서 그녀의 푸른색 눈동자가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하이~"

나는 순간 당황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고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그녀는 인사대신 왼쪽눈을 찡긋 감으며 내게 윙크를 하고는 고딩년 방으로 사라졌다. 

"오호.... 이년보게......역시....내 생각이 맞았어."

헐렁하고 차분한 옷차림과 고리타분한 뿔테안경 속에 숨어있는 그녀의 진짜 모습이 무

척이나 궁금했다. 나는 과외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

녀의 흰색쏘나타는 쉽게 눈에 띄었고, 나는 본네트위에 기대어 앉아 그녀가 내려오길 

기다리면서 주머니에서 말보로를 꺼내어 불을 붙인후 한모금 깊게 빨았다. 

"뭐하는 년일까......학원강사는 아닌것 같고......전문 과외선생인가?"

이생각 저생각을 하고 있는데 계단을 내려오는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차에 기

대어 앉아있는 내 모습을 본 그녀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곧 나에게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또박또박....구두발 소리가 주차장에 울렸고 그소리는 내 앞에서 멈추었다. 

키가 정말 컸다. 한 178cm 는 족히 되어보였다.

나는 앉은 자세에서 그녀의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처음으로 자세히 마주보는 얼굴이었

다. 진갈색눈썹이 매우 짙었고, 줄리아 로버츠를 연상시키는 큰 입과 핑크색 입술이 약

간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얼굴에는 화장기가 전혀 없었지만 내가 상상하던 주근깨나 

잡티는 거의 없었다.

눈동자는 약간 녹색을 띤 푸른색이었고, 긴 속눈썹이 무척이나 고혹적이 었다. 그녀는 

내 시선을 정면으로 맞받으며 당당히 서있다가 내게로 팔을 뻗었다. 그녀의 긴손가락이

내 입에 물려있던 담배를 그녀의 입으로 옮겨 놓았다. 그녀는 나를 내려다 보며 담배연

기를 길게 내뿜더니 내게 물었다. 

"후~ 무슨일이지?" 

내가 피우던 담배를 깊게 빨아대는 그녀의 입술을 보자 갑자기 아랫도리에 힘이 들어가

는 것 같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하나?"

그녀의 유창한 한국어실력이 놀랍기도 했지만 침착하게 대답했다. 그녀가 실눈을 뜨며 

말없이 웃었다. 

"푸훗........"

"키좀 줄래?"

그녀는 아무런 망설임없이 주머니에서 자동차 키를 꺼내어 내게 건네주었 다. 나는 그

녀를 옆에 태우고 아파트 단지를 빠져 나왔다. 어둠이 깔린 밤거리의 가로등이 차창밖

으로 빠르게 지나쳐 갔다. 

실화>백마시승기 6부 

그녀의 차안에서 독특한 향기가 났다. 한번도 맡아본 적이 없는 아주 달콤한 냄새였다. 

의자를 반쯤 눕혀 놓고 편히 앉아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내가 먼저 적막을 깼다. 

"좋은 밤이지?"

"그래." 

"가끔은 도시를 벗어나고 싶을때가 있어."

"응." 

그녀는 어디에 가느냐는 질문도 없이 차창밖을 바라보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난 리사야"

"그래 좋은 이름이군"

나도 내이름을 말하려고 하는데 그녀가 오디오를 틀었다. 스팅의 'Shape of my 

heart'가 흘러 나왔다. 밤의 어둠과 아주 잘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그녀는 가디건을 벗고 창문을 내린후 콘솔박스안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작은 갈색유

리병이었다. 그녀는 음악에 맞춰 흥얼거리면서 병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꿀꺽꿀꺽

......'

"그건 뭐지?"

"마셔볼래?"

그녀가 건네준 병을 들어 나도 한 모금 마셨다. 초콜렛맛과 진한 위스키맛이 동시에 느

껴졌다.

"음.....괜찮은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맛이야"

몇모금 더 마시자 음주운전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지고 몸이 따뜻해져 왔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그녀의 긴 금발머리가 물결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왔다. 그녀는 다 

마셔서 비어버린 술병을 창밖으로 던져버린후 말했다. 

"차 세워봐" 

"그래" 

나는 남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한적한 길가의 언덕에 차를 세웠다. 강은 매우 넓었고 저

멀리 강반대편에 있는 모텔과 까페들의 밝은 네온등이 강물에 반사되고 있었다. 술기운

으로 인해 몸에서는 열이났고, 나는 입고 있던 스웨터를 벗어서 뒷자석으로 던졌다. 순

간, 그녀의 팔이 내 목을 감싸왔다.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그녀의 입술이 내 입술을 덮

었고 뜨거운 혓바닥이 내 입속을 비집고 들어왔다. 그녀의 입속에서 나는 달콤한 알콜

향과 강한 숨결이 내 가슴에 불을 댕기고 있었다. 

그녀는 한국여자와는 많이 달랐다. 그녀의 키스테크닉은 내가 느껴본 그 어떤 한국여자

보다 강렬하고 화려했 다. 내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번갈아 빨며 입안 곳곳을 남김없이 

넘나드는 그녀의 뜨겁고 긴 혀는 마치 뱀처럼 자유자재로 나를 공략했다. 그녀는 한손

으로 내 머리카락을 단단히 움켜쥐고 또다른 한손으로는 내가 입고있는 남방의 단추를 

풀었나갔다. 잠시후 그녀의 손은 금새 남방을 제치고 품안으로 들어왔다. 

30개월동안의 고된 군생활과 제대후 하루도 빠지지 않은 운동으로 인해 탄탄하게 불거

진 내 가슴은 그녀의 손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녀는 내 가슴을 만져보고 놀랐

는지 영어로 혼잣말을 하더니 내 남방을 벗기고 상체를 숙여왔다. 뱀과 같은 그녀의 혀

와 뜨거운 입술이 내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다.

"아...리사....그래..........그거야"

"쭙쭙........." 

그녀가 긴혀를 날름거리면서 딱딱해진 내 젖꼭지를 가볍게 깨물자 내 입에서는 신음이 

터져나왔다. 나는 그녀의 금발머리를 움켜쥐었다.

<7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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