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20)

 일년 동안 아라반드 후작령을 어지럽혔던 원흉들을 처단한 자하크는 그 후 며칠 동안 여러 가신들을 만났다. 처형의 여파 때문인지 가신들은 자하크를 두려워하며 그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어차피 대다수가 강한 자 앞에서는 고개를 숙이는 소인배들이기에 자하크는 그들의 충성이 달갑지 않으면서도 흔쾌히 받아들이는 척을 해야 했다. 

  그래도 소인배이지만 그들은 자하크의 아버지인 자비에르 대부터 아라반드 후작령을 위해 일 해온 자들이었다. 적어도 그들보다 더 유능한 인재가 나타날 때까지 정도는 적당히 부려먹어도 별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아라반드 후작령 내의 가신들만으로 영지를 꾸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물론 아라반드 후작령만을 다스리는 일이라면 그들만으로도 충분할 것이다. 문제는 자하크의 야망은 아라반드 후작령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자하크는 아라반드 후작령을 완전히 장악하고 안정화시킨 뒤에 주변을 향해 팽창을 할 계획이었다. 이미 제국 각지의 몇몇 영지들은 이 혼란을 틈타서 다른 영지를 집어 삼키며 확장을 꾀하고 있었다. 아라반드 후작령은 그 흐름에 있어서 이미 후발주자라고 할 수 있었다.

  "만나서 반갑네, 루카벤."

  그리고 자하크는 앞으로의 일을 위해 외부인사를 한 명 영입했다. 그의 이름은 루카벤. 평민출신으로 그의 직업은 소위 조교사. 멀쩡한 여성을 훈련시켜 성노예를 만드는 데에 도가 튼 인간이 바로 그였다. 적어도 이 쪽 세계에서 루카벤의 이름은 제국 전역을 울렸다.

  "저 같은 미천한 것이 직접 공자님을 만나다니 영광입니다."

  자하크는 아직 영주의 자리에 오르지 않았기에 그를 부르는 호칭은 "공자"였다. 가신들은 이미 후작의 자리에 오를 것이 확실한 자하크를 더 이상 공자의 자리에 놔둘 수는 없기에 이번 달 내로 자하크의 후작계승식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아직 그 날은 찾아오지 않았고 자하크는 여전히 공자였다. 뭐 공자이건 후작이건 이미 자하크가 아라반드 후작령의 주인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지만 말이다.

  "카로네스 백작령의 일로 꽤나 고생했겠군."

   "아닙니다. 그동안 모아둔 재산도 있고 해서 그리 생활에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다만 제 천직이라고 생각했던 일을 못하게 되서 그게 좀 문제였지요."

  "후후, 그런가."

  

  만약 조교사에게도 장인정신이란 것이 있다면 루카벤은 그 장인정신으로 똘똘 뭉친 조교사일 것이다. 자하크는 루카벤의 마음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그 정신이 마음에 들었다. 

  이미 뱀왕의 계보를 잇는 3대 뱀왕이 된 그에게 선악의 경계는 무의미. 어떠한 일이든 그 일에 열심이고 자긍심을 갖는 사람은 보기 좋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자네에게 그 천직을 다시 주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대답은 뻔한 것 같군."

  "그, 그 말씀은……?"

  "카로네스 백작령이 멸망하면서 카로네스 백작령이 자랑하는 지하노예시장도 사라졌지. 제국 서부 최대의 노예시장이 사라져버린 것이야. 이렇게 된 거 나는 한 번 그 시장에 뛰어들 생각이네. 루카벤, 자네를 영입하면 아라반드 후작령이 연 노예시장은 제국 서부의 최고가 될 수 있을까?"

  "무, 물론입니다. 저의 부름이라면 이 쪽에 종사하는 제 동료들도 많이 찾아올 것입니다. 제게 천직을 주신다면 공자님이 원하시는 대로 아라반드 후작령에 서부 최고의 노예시장을 만들겠습니다."

  "마침 아라반드 후작령에는 자네의 마음에 들 만한 계집들이 많이 있지. 다들 귀족출신이라 자존심이 쓸데없이 세서 노예로서 부려먹기가 힘들어. 자네는 그녀들을 조교해서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노예로 만들어주게."

  "알겠습니다, 공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루카벤은 다시 자신의 직업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 때문인지 몹시 기뻐하는 표정이었다. 뭐 자하크로서도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그 바닥에서 유명한 조교사를 고용했고 그 조교사는 지금까지 짐밖에 되지 않았던 여자들을 조교할 것이다. 그리고 조교된 여자들은 다른 이들에게 팔려나가 아라반드 후작령을 위한 돈을 벌어올 것이다. 

  자하크는 루카벤에게 압수했던 귀족의 재산 중에서 그가 마음에 드는 저택 하나를 가져가라고 했다. 그 저택이 앞으로 루카벤이 살아가면서 여자들을 조교하고 비밀리에 노예시장이 열리는 저택이 될 것이다.

  "대충 한 시름 덜은 건가."

  수많은 일들이 그가 계획한 그대로 잘 풀려나갔지만 여자들을 노예시장에 팔아버리는 문제만큼은 이런저런 사건으로 차질이 많았다. 하지만 드디어 자하크가 하고자 하는 일에서 유일하게 잘 풀리지 않았던 이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아라반드 후작령을 다스리는 영주를 위한 아라반드 영주관. 지금 그 곳에서는 새로운 후작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한 연회가 열리고 있었다. 오늘을 기해 자하크 폰 아라반드는 진정으로 아라반드 후작령을 다스리는 후작의 자리에 오른 것이었다. 

  가신들은 새로운 후작의 탄생을 축하하며 서로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춤을 추었다. 새로운 후작의 탄생을 축하하는 자리이기에 음식은 맛있었고 분위기도 꽤나 화기애애했다. 자하크는 그들 속에서 가만히 주인을 위한 상석에 앉아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자하크는 지금 몹시 기분이 좋았다. 그것은 그가 드디어 후작의 자리에 앉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하나 밖에 사용할 수 없는 뱀왕의 권능이 더욱 성장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깨우친 자하크의 능력은 순간미래예지. 자하크는 짧은 시간 내에 자신에게 닥쳐올 위협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이 능력은 앞으로 위압처럼 자하크에게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그가 성장함에 따라 그를 암습하려는 존재들도 생길 터. 그 때에 지금 자하크가 새롭게 깨우친 능력은 그의 생존에 크나큰 역할을 해줄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문제로군……. 도대체 능력을 새로 깨우치는 조건이 뭐지?"

  자하크는 자신이 뱀왕의 능력을 깨우치는 조건이 궁금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초대 뱀왕의 종속룡이었던 티아마트도 시원하게 답을 내려주지 못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존재했던 두 명의 뱀왕 아슈트와 티폰은 그들이 뱀왕의 능력을 각성할 때의 조건이 각기 틀렸기 때문이다. 

  초대 뱀왕 아슈트는 생명을 많이 죽일수록 그 능력을 각성했다. 이대 뱀왕 티폰은 사람들을 고문시켜 그 고통스러워하는 비명을 들을수록 그 능력을 각성했다. 

  때문에 삼대 뱀왕인 자하크가 어떻게 해야 그 능력을 쉽게 각성할 수 있는 지는 불명이었다. 선대 뱀왕들도 뱀왕의 능력을 거의 각성할 때 즈음에야 자신들이 능력을 각성하는 조건을 깨달았으니 선대의 경우를 보면 자하크가 조건을 깨달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지루하군……."

  자하크는 파티를 보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좋았던 것은 이 지루한 상황 속에서 금세 사그라지고 말았다. 도대체 저 가신들은 뭐가 그리 좋다고 삼삼오오 모여서 서로 웃고 떠드는 것인지 자하크는 영문을 알 수가 없었다. 

  뱀왕이 되기 전에도 자하크는 귀족 가의 공자답지 않게 이런 자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결국 자하크는 먼저 일어나기로 했다. 예전이라면 아버지인 전대 후작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파티장에서 썩어야 하지만 이제는 자하크가 바로 그 후작이다. 

  나름 예의상 자하크는 파티장의 귀족에게 마음껏 파티를 즐기라고 말한 뒤에 파티장에서 벗어났다. 가신들도 어렸을 때부터 이런 자리를 불편해한 자하크의 성격을 알았는지 자하크가 떠난 뒤에도 자기들끼리 알아서 파티를 즐겼다. 

  파티장을 나선 자하크는 아라반드 후작가의 저택으로 돌아갔다. 저택에 돌아오고 그의 방으로 돌아온 뒤 얼마 있지 않아 누군가가 그의 방문을 두드렸다.

  "주인님, 샤리나입니다."

  "무슨 일이지?"

  "루카벤이라는 분께서 주인님을 만나고 싶다고 하십니다. 어떻게 할까요?"

  "루카벤이?"

  지금은 노예인지라 샤리나는 한낱 평민에 불과한 루카벤에게 존대를 붙여야만 했다. 자하크는 예상하지 못했던 루카벤의 방문에 의아해하며 샤리나에게 남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루카벤을 방으로 안내하라고 전했다. 

  평민인 루카벤이 이 밤중에 영주의 저택을 드나드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에 들어가 봤자 좋지 못했다. 샤리나가 떠나고 그녀는 얼마 있지 않아 아를린과 함께 자하크의 방안으로 두 사람을 안내했다. 한 명은 익히 자하크가 알고 있는 루카벤이었다. 그리고 다른 한 명은 꽤나 귀여운 외모를 가진 소녀였다.

  "공자님을 뵙습니다. 아니, 오늘부로 영주의 자리에 오르셨지요. 영주님을 뵙습니다."

  공자라고 자하크를 칭한 루카벤은 오늘 자하크가 영주의 자리에 오른 것을 깨닫고는 급히 말을 고쳤다. 자하크는 너그럽게 루카벤의 실수를 용서했다.

  "그래, 무슨 일로 이 밤중에 나를 보고자 했는가?"

  "영주님께 샘플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샘플?"

  "그렇습니다. 영주님께 제 천직을 다시 부여받은 이후, 저는 영주님이 원하는 대로 그 귀족여인들을 한 마리의 암컷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가 데리고 온 이 아이가 그 여자들 중에서 처음으로 인간에서 암컷으로 되어버린 아이이지요."

  자하크는 루카벤의 말을 듣고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이런 귀엽고 순진할 것만 같은 외모를 가진 소녀가 루카벤의 조교를 받아 한 마리의 암컷이 되었다는 사실이 조금 믿기지가 않았다. 그만큼 지금 소녀의 얼굴은 아직 세상의 때를 모르는 순수함이 남아있는 것 같았다.

  "자, 보여드려라."

  "네."

  이미 귀족가문의 여자로서의 프라이드는 버렸는지 소녀는 루카벤의 말에 공손하게 대답하고는 그녀의 몸의 걸친 로브를 벗어버렸다. 그러자 놀랍게도 아무 것도 걸치지 않은 소녀의 나신이 그대로 나타났다.

  "후후, 저택에서 이 곳까지 로브만 걸치고 온 거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사실은 완전히 벗겨놓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세간의 눈에 주목을 받아서 말이지요. 애초에 노예 따위에게 어찌 옷이 필요하겠습니다. 옷이란 물건은 오직 자유를 지닌 자만이 지닐 수 있는 물건입니다. 자유를 박탈당하고 인간 이하의 존재로 격하당한 노예에게 옷은 필요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괜찮은 생각이군."

  자하크는 그의 노예인 두 쌍둥이 자매를 바라보았다. 루카벤의 말을 들은 샤리나와 아를린은 자하크가 그녀들에게 지금 걸치고 있는 옷을 벗으라고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나 외의 남자에게 내 노예의 몸을 보여주고 싶지가 않아. 나만 있을 때에 한 번 실천해보지."

   "뭐 그건 주인이신 영주님의 마음대로 하시면 됩니다. 어찌 저 같은 천한 것의 생각을 영주님께 강요할 수가 있겠습니다. 일단 이 샘플의 모습을 봐주십시오. 자, 영주님께 네 모든 것을 보여라."

  루카벤의 말이 떨어지자 소녀는 뒷짐을 지고 다리를 벌리고 섰다. 때문에 그녀는 그대로 자하크에게 그녀의 모든 몸을 내보이고 말았다. 순수해보였던 얼굴에는 암컷으로서의 애욕이 감돌았다. 자하크는 그런 소녀의 몸을 살폈다. 그리고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유두와 클리토리스에 링을 달았군?"

  제국의 관습 상 사람의 몸에 구멍을 뚫는 것은 금기였다. 때문에 제국의 여자들은 타 지역에서는 그 흔한 귀걸이조차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자하크의 앞에 있는 소녀는 유두와 클리토리스에 구멍을 뚫고 그 구멍에 링을 달고 있었다.

  "몸에 구멍을 뚫는 것은 가축이나 하는 짓이지요. 이 링은 이 년이 그 가축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링은 이렇게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십시오."

  "아아……."

  루카벤은 소녀의 유두에 달린 링에 손가락을 걸고 잡아당겼다. 그러자 소녀는 쾌감에 휩싸인 신음을 내질렀다. 기르는 가축취급을 당하면서 소녀는 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과연 그 누가 그녀를 보며 한 때 귀족 가의 영애로서의 삶을 살았음을 알 지 의문이 들었다.

  "재미있군, 아주 재미있어."

  자하크는 그로서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에 깊이 빠져들었다. 루카벤은 자하크의 호기심 많은 태도가 마음에 들었는지 그가 가지고 있는 지식에 대해서 쉴 새 없이 떠들고 그가 가지고 온 샘플노예를 가지고 간단한 것은 시범을 보였다.

  "노예시장에서 이 년들을 팔 때에 저희들은 마지막으로 그녀들의 엉덩이에 작은 낙인을 새깁니다. 이 낙인에 마법처리까지 함으로서 그녀들은 자신들이 노예라는 사실을 영원히 숨길 수가 없게 되지요."

  "낙인까지 찍는단 말인가."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낙인 건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실례이지만 영주님께서 이번에 새로 세워질 아라반드 후작령의 노예시장을 위한 낙인의 디자인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카로네스 백작령의 노예시장에서 사용하던 것입니다만 아라반드 후작령에 새로 노예시장을 여는 만큼 낙인의 디자인도 새로 바꾸는 것이 좋겠지요."

  "알겠네. 그 정도야 해주지."

  자하크는 나름 유익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루카벤을 통해 아직 몰랐던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깨달았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루카벤과 자주 시간을 가져서 그가 가진 지식들을 들을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 녀석은 아라반드 후작령에서 첫 조교를 마친 기념으로 영주님께 바치겠습니다."

  "괜찮네만……. 나는 노예 하나보다 그 노예를 판 돈이 더 필요하네."

  "제 성의라고 생각해주십시오. 다른 노예들로 영주님이 원하는 액수를 벌어 보이겠습니다. 그저 데리고 변기로 쓰기라도 하십시오."

  "뭐 알겠네. 성의를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그럼 전 이만……."

  루카벤이 샤리나와 아를린의 안내를 받아 떠나고 방안에 남은 것은 자하크와 루카벤이 성의의 표시로서 바친 소녀였다. 자하크는 먼저 소녀에게 말했다.

  "이름이 무엇이지?"

  "밀리나입니다."

  "성까지 얘기해라."

  "한 때 데리프라는 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데리프라……. 아아, 기억났군. 그 때 처형당한 13명의 가신 중 한 명이 분명 데리프라는 성을 사용하고 있었지."

  자하크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어찌 보면 참으로 기구하다. 소녀의 아버지는 자하크에 의해 처형당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목매달려 죽은 시체 앞에서 수많은 이들에게 윤간 당했다. 얼핏 듣기로 그 때에 윤간당한 여인들 중 절반이 미쳐버렸다고 하는데 어쩌면 소녀의 어머니도 그들 중 한 명일 수도 있었다.

  "혹시 나를 원망하지는 않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감사하고 있습니다. 주인님 덕분에 저는 노예로서의 기쁨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저의 어머니도 노예로서의 기쁨을 깨달아가고 있지요."

  "크크크크큭! 재밌구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윤간시켰으며 자신을 노예로 만든 이에게 고마움을 느끼다니. 정말 어쩔 수 없는 노예로구나."

  자하크는 루카벤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꼈다. 도대체 어떻게 조교를 하면 어떻게 저리도 완벽하게 사람을 노예로 만들 수가 있을까? 나름 자하크도 그의 쌍둥이 누이들을 노예로서 굴복시키기는 했지만 그녀들의 모습은 완벽한 노예와는 거리가 멀었다. 

  즉 밀리나는 자하크에게 있어서 처음으로 생기는 완벽한 노예라는 것이었다. 주인이 원한다면 무엇이라도 하는 존재. 살아가는 이유가 오로지 주인만을 위한 존재 말이다.

  “루카벤은 너를 변기로 사용하라고 했지. 그렇다면 나는 그의 말대로 너를 그렇게 사용해주마.”

  “주인님께서 원하신다면 변기가 됩니다. 주인님께서는 내키시는 대로 제 입이나 자궁 혹은 항문이라도 주인님의 소변을 배출하십시오. 저 밀리나는 주인님의 고기변기로서 그 기능을 다할 것입니다.”

  “그럼 한 번 시험해보지. 무릎을 꿇어라, 밀리나.”

  여자의 안에 오줌을 싸는 것은 일찍이 여자들을 윤간시킬 때에 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자하크는 그것을 그의 노예였던 샤리나나 아를린에게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왠지 그녀들에게 하기에는 내키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리나는 달랐다. 자하크는 아무런 거부감이 없이 무릎을 꿇은 밀리나의 입을 향해 페니스를 꺼내들고 삽입했다. 밀리나의 입안에 페니스를 넣은 자하크는 부드러운 소녀의 입안을 느끼며 그대로 그의 노란 암모니아수를 배출했다. 이 귀여운 소녀에게 자신의 오줌을 먹인다는 생각에 겨우 소변을 배출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 행위에서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밀리나는 자하크의 오줌을 그대로 마셨다. 마치 하나의 변기라도 된 것처럼 그녀는 그렇게 자하크의 오줌을 처리했다. 자하크가 소변을 끝마쳤을 때에 밀리나는 단 한 방울의 소변도 흘리지 않고 모두 마셨다. 술을 마신 탓인지 자하크의 소변 양은 많아 밀리나의 배는 소변으로 조금 부풀어 올랐다.

  “저에게 주인님의 오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 소변의 처리는 너에게 담당하도록 하지.”

  자하크는 페니스의 끝을 핥아 정리를 하는 밀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너무나도 흡족한 마음이었다. 이렇게 귀여운 소녀를 나락에 떨어트리고 자신의 배설물을 먹이는 일이 이토록 쾌감이 느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그렇게 자하크는 영주취임에 대한 선물로 정말 마음에 드는 변기 하나를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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