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18)

겨울이 되었다. 상미는 그 동안 우석을 한번 더 ?아갔다.

그리고 현암을 만난 일과 요기를 드러내지 않는 요괴를 만났던 일을 얘기했다.

우석은 요기나 공력으로 상대를 느끼려 하지 말고 상대의 얼굴과 눈에서 상대를 읽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읽는 것은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상미는 그 말이 잘 이해가 가지는 않았다.

우석은 그녀에게 서두르지 말고 수련을 하라고 일렀다.

그리고는 좀 망설이는듯 하더니... 무산파의 공력운행법을 그녀에게 가르쳐 주었다.

물론 순정무결한 공력을 사용하는 무산파의 공력운행법이 음탕함과 마성으로 가득찬 요기를 다스릴 수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그것은 흔히 말하는 자칫 주화입마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만일 운행중 가슴이 울렁이거나 답답함을 느낀다면 중단하라고 했다.

그리고 비린 음식과 폭식은 그녀의 마성을 돋굴 뿐이니 될 수 있으면 채식과 소식을 그녀에게 권했다.

집으로 돌아온 후 그녀는 꾸준히 공력운행을 연마했다. 우석의 걱정과는 달리 나쁜 징후는 없었다.

오히려 전에 각종 무술을 배우며 자신의 파워를 조절할 수 있듯이... 넘쳐나는 요기가 다스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제 요기를 완전히 감출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자신의 요기를 몸안에서 다스릴 수 있었다.

다이어트도 적절히 해나갔다. 사실 그 동안 살찌는 것에 대한 걱정이 없던 그녀는 입이 원하는대로 음식을 ?았다.

그녀는 육회와 생선회 등 그 동안 그녀가 즐기던 음식들도 멀리했다.

그녀의 동료 소영은 그런 그녀의 변화를 보고 놀라 물었다.

"그동안 고기라면 사족을 못쓰더니 왠 다이어트? 더구나 언니는 살도 안찌는 축복받은 몸이지나...?"

"응... 요즘 살이 붙더라... 속살 많이 붙었어.." 상미가 어설프게 변명을 했다..

"흠... 전혀 모르겠는걸 언니 그러지마... 나 같은 사람은 좌절이다 좌절... 언니가 그러면.." 소영이 장난스레 투정을 부렸다.

확실히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효과가 있는 듯 했다. 당장 전보다 음탕한 욕구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물론 아직도 보름달이 뜨면 음탕한 요기가 그녀를 지배했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견딜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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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전까지 상훈과 정사를 즐긴 상미는 상훈의 아쉬워하는 눈빛을 뒤로하고 상훈의 차에서 내렸다.

상훈이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우겨서 강북까지 넘어온 이들은 상미가 집근처라고 하는 곳에서 헤어졌다.

막상 집근처라고 했지만 집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좀전에 상훈과 있었던 감미로웠던 순간을 회상하며 걷던 상미는 문득 금속끼리 부딪히는 음을 들었다.

일반적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도 아니었고 더구나 빠르게 부딪히는 것이 고수끼리 칼을 부딪히는 소리 같았다.

소리의 근원을 ?아보니... 소리는 그녀의 옆에 서있는 20층 쯤 되어 보이는 빌딩의 꼭대기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귀를 쫑긋 세웠다. 고수들이었는지 발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칼이 바람을 가르는 파공음과 가끔씩 부딪히는 날카로운 금속음은 그녀의 귀에 생생히 들어왔다. 두 사람은 아닌 듯 했다.

갑자기 호기심이 생긴 그녀는 빌딩의 계단을 순식간에 뛰어 올라갔다.

옥상으로 통하는 문은 열려있어서 쉽게 그녀도 옥상으로 향했다.

생각대로 4명의 사내가 결투중이었다. 세사람이 한사람을 공격하고 있었다.

그녀는 좀 더 잘 보기위해서 물탱크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한눈에 이들의 결투가 눈에 들어왔다.

이들은 그녀의 출현을 눈치챘지만 그것을 따질 정도로 한가하지 않았다.

비록 3:1 이었지만 한 사람은 전혀 밀리지 않았다.

오히려 수세에 밀린쪽은 세사람 쪽이었다.

"하하하.... 이놈들아 이제 포기하고 도망가면 내가 쫓지않으마... 죽는게 두렵지 않냐?" 혼자서 세명의 공격을 받아내던 사내가 타이르듯 말했다.... 이제 30이 갓 넘은 듯 했다..

'전에 현암도 그렇더니.... 세상에 고수들이 이렇게 많았나? 그것도 저렇게 젊은 나이에!!' 상미는 호기심과 두려운 마음이 동시에 일었다.

공세를 취하는 한 사람이 그만 싸우자고 말해도 세사람은 듣지 않고 공격을 시도했다.

그러자 결국 혼자서 공격을 받던 한 사내가 그 중 한명을 향해 자신의 검을 세차게 휘둘렀다.

그 검이 그대로 목을 베어버린 듯 했다. 선혈을 토해내며 한 사내가 뒤로 쓰러졌다.

곧이어 나머지 두명도 같은 운명으로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자식들.... " 중얼거리며 그 사내가 자신의 검을 한번 툭 튀겼다. 그러자 피가 바닥으로 흩뿌려졌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검은 아니었다. 마치 안테나처럼 생긴 가느다란 쇠꼬챙이였다.

아니 안테나인 듯 싶었다. 사내가 그것을 쭈욱 잡아당기 어느새 만년필보다 약간 더 큰 상태로 줄어들었다.

'날도 없는 저런 것으로 검을 상대하다니!!' 상미는 또 한번 놀랐다.

"후훗 누구냐? 요괴??" 사내가 상미를 보더니 놀란 듯 말했다.

"그래요 난 요괴죠... 날 죽일건가요?" 상미가 물었다.

"하하핫... 너가 곱게 죽어주지도 않을 것이고 너와 원한이 없는데 내가 왜 너와 목숨을 걸고 싸우냐?" 사내가 어이없다는 듯 말햇다.

"무산파 제자인가요?" 상미가 물엇다.

"무산파?... 푸후훗... 지금 자신들의 능력도 모르고 까불다가 죽은 자들이 무산파 제자이지... 크크크.." 사내가 웃으며 말했다.

"무산파 제자들은 왜 당신을 해하려 하는거죠?" 상미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물었다.

"글쎄.... 이유가 있겠지.." 사내는 설명하기 귀찮다는 듯 말했다... 그러더니 상미를 유심히 쳐다보더니 인상이 흐려졌다...

"너 혹시.... 탁천의 요기를 흡수했냐?" 사내가 물었다.

"음.. 내 뜻은 아니었어요..." 상미는 갑자기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아 이자가 혹시 탁천의 인간제자인가보다!' 상미는 긴장을 했다. 상미가 긴장하자 그녀가 다스리던 요기가 갑자기 분출되었다. 상미가 공력의 운행을 수련하면서 요기를 많이 감출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사내가 바로 탁천의 기운을 못 ?은 듯 했다.

"오옷!!!" 사내가 뒤로 물러서며 상미의 요기에 감탄을 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아까는 미세해서 긴가민가 했는데 이제 탁천의 요기가 느껴지는구나!!"

'흠 이제 싸워야 할 이유가 생겼겠군!' 상미가 생각하며 손톱을 키웠다.

"하하하! 긴장하지 마라... 탁천녀석 세상 무서운지 모르고 악행을 일삼더니 결국 절세미녀에게 당했구만!!" 사내는 웃으며 말했다.

"탁천의 제자가 아닌가요?" 상미가 긴장을 풀며 말했다.

"맞지... 난 탁천의 제자였지... 내가 요괴의 제자이고 요괴의 술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무산파 녀석들도 나를 죽이려 하지!... 하지만 탁천 녀석은 내 가족들을 폐인으로 만들었다. 내 어머니, 여동생... 모두 그놈한테 희생되었지... 내가 그놈을 죽이려고 ?아다녀도 안보이더만 너가 그놈을 먼저 죽였구나..." 그리고는 말을 이었다.

"뱀파이어는 남자의 이성을 마비시킬 정도로 아름답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구나... 널 보니 나의 수련도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이쁘구나!!" 

"뱀파이어?" 상미가 되물었다.

"흡혈요괴이니... 뱀파이어지...! 탁천에게 얘기로만 들었지 보기는 처음이야... 아 씨바 자지가 꼴리지만.. 너와 하고나면 나도 온전치는 않겠지?... 탁천이 녀석 항상 흡혈요괴를 보면 조심하라고 했었지..."

"흠..." 그의 도사답지 않은 천박한 말에 상미는 얼굴을 찌푸렸다..

"푸하핫... 나는 무산파와 다르다... 요괴의 사악한 술법을 익혔고... 공력자체도 순정무결하지 않지..."

"그렇군요... 저는 상미라고 해요..." 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상미가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으흠... 상미..? 푸후훗... 내 여동생과 이름이 같네... 나는 상현이라고 한다!"

"네에..."

"탁천이 녀석 어떻게 죽었나... 궁금하구먼... 우리 술이나 한잔 할까?" 상현이 마치 여자를 꼬시듯 말했다.

"저는 술은 못해요... 소주 2잔이면 쓰러져요.."

"술에 약한 요괴는 처음 보는구먼!! 그러면 소주 1잔만 마셔라... " 그러며 상현이 20층 높이의 빌딩에서 그보다 낮은 빌딩으로 뛰더니 다시 땅으로 뒤었다. 상미도 곧 그를 따라 뛰어내렸다. 상현이 사뿐이 지면에 내려앉고는 뛰기 시작하자.. 그녀도 그를 뒤따랏다..

둘은 시속 60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로 5분 정도 달리더니 곧 소주라는 간판이 붙은 술집앞에서 멈춰섰다.

"하아하아... 이거 경공술이 보통이 아닌걸?" 자신을 놓치지 않고 따라온 상미를 보며 상현이 헐떡이며 말했다.

"에고고... 힘들어서 죽는 줄 알았어요..." 상미가 겸손히 대답했다.

그리고는 둘은 주점으로 들어갔다.

주점에 들어오자 상현은 삼겹살과 소주를 시켰다.

삼겹살이 지글거리면서 상미는 식욕이 돋았지만 상치하나를 집어 입안에 넣고 오물거렸다.

상현은 상미에게 먹으라는 말도 않은채 개걸스럽게 삼겹살을 입에 넣었다.

순식간에 삼겹살 3인분을 혼자서 거덜낸 상현은 삼겹살을 더 주문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한잔 해볼까?" 말을 하더니 술잔을 들었다.

상미는 술잔을 입에 댄채 마시는 둥 마는 둥 했다. 그러나 상현은 그자리에서 소주를 계속 들이키기 시작하더니 소주 5병과 삼겹살 5인분을 더 먹었다. 혼자서 삼겹살 8인분을 먹고나서야 상현이 상미에게 말했다.

"으흠... 요괴들은 육식을 즐기는 줄 알았는데.. 넌 초식성이야? 상치만 오물거리네?"

상미는 그가 주저없이 요괴라는 말을 꺼내자 혹여 누가 들을까봐 뜨끔했다. 하지만 아무도 그들의 대화를 신경쓰지는 않는 듯 했다.

"그냥 참는거에요..." 상미가 솔직하게 말했다.

"으흠.. 다이어트 안해도 이뻐... 맘 놓고 먹어..!"

하지만 이미 고기판은 텅텅 비어있었다.

"아줌마 여기 2인분만 더 주세요..." 상현이 소리쳤다.

"아니 전 안먹을래요.." 상미가 말했으나... 상현이 바로 대답했다. "얘기들으려면 좀 먹으면서 들어야지... 심심하자나.." 

상미는 좀 어이없었지만.... 웃음이 나왔다...

"으흠... 공력을 사용했으니 에너지를 보충해야지... 원래 이렇게 돼지는 아냐!" 상미가 웃자 상현은 쑥스러운 듯 말했다.

"자 이제 탁천과의 사연을 얘기해줘" 상현이 본론을 꺼냈다.

그제서야 상미가 노파와 만난 것부터 탁천이 죽을 때까지의 사연을 얘기했다.

"탁천 자식!! 자신이 제일 강한 줄 알더니 결국 그렇게 사라졌군... 내가 처리했어야 했는데..." 상현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춘월이라는 요괴는 아시나요?" 상미가 물었다.

"몰라!" 상현이 대답했다. 하긴 춘월도 탁천의 제자들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도대체 춘월을 아는 사람이나 요괴가 없었다. 하긴 그녀가 강호를 은퇴한 것이 80년 전이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런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상미는 자신은 꼬박 존대말을 하는대 상대는 계속 반말을 하자 그의 나이가 궁금했다.

"후훗.. 어린놈이 반말을 해서 기분이 나쁜가? 미안... 아무리 봐도 당신은 이제 20살 겨우 넘은 것 같아서 말이지... 뱀파이어들은 젊음을 유지한다지? 탁천도 항상 20대 청춘이었지... 너부터 말해봐? 300살쯤 되나?"

"저는 어려요... 이제 한달후면 27이 되요.." 상미가 말했다..

"오홋!!... 정말 어리네.... 하핫... 반말해도 되겠네... 난 42살이야.. 아니 한달만 지나면 43이지!" 상현이 대답하고는 주민등록증을 보여줬다.

상미도 놀랐다... "생각보다 많으시네요?"

"후훗... 영계들을 많이 먹어서 그래.... 탁천이 녀석이 가르쳐준 사악한 술법중 하나지!" 그가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아!! 나는 탁천과는 달라... 기력을 좀 가져오기는 하지만 회복못하게 만드는 건 아니라고.... " 상미가 그를 노려보자 그가 변명했다.

"흠.. 아무튼 나쁘군요..." 상미가 반 정도 남은 소주잔을 비우며 말했다.

"당신은 어떤가? 남자들을 어떻게 만들지?" 상현이 그녀에게 소주를 채워주며 물었다.

"저는 그냥 죽여요!" 상미는 이미 상대가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기에 사실대로 말했다.

"으흠.... 탁천보다 더 심한대? 그건..." 

"그렇게 태어난거에요... 아무튼 저 역시 나쁘죠.." 상미가 자조섞인투로 말했다.

"후훗... 우린 좋은 존재는 못되나 보군... 마시자구.."

암자에서 괴승에게 당한 이후로 상미는 자신의 육감도 완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상미는 이 사내를 지금 믿을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천천히 마시기는 했지만... 더 마시고 난 이후 이자가 자신을 해하려 들면 쉽게 대항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천천히 마실게요... 근데 왜 탁천과는 원수지간이 되었죠?" 상미가 대답하며 질문을 던졌다.

"음.... 이 얘기는 술이 필요해!... " 상현은 그렇게 마시고도 술이 덜 들어갔는지 소주를 한병 더 시켰다.

"당신도 한잔해! 설마 그거 한잔 더 마신다고 어떻게 되겠어?" 그리고 자신은 병을 통째로 든채 상미에게 건배하자는 시늉을 했다. 상미도 분위기에 빠져 그만 술잔을 들고 마셨다. 상현은 순식간에 병을 비우고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벌써 30년 전이군!.. 시골에서 자란 나는 어느날 부모님에게 호되게 혼나고 혼자 산에서 서러움을 달랬어... 그때 나만의 아지트가 있엇는데... 뭐 조그마한 토굴이었지.. 그날도 혼자 토굴속으로 들어갔는데... 탁천이 녀석이 거의 죽을지경이 되어서 헉헉대고 있더군.. "

"나는 너무 놀랐는데... 탁천이가 내게 재밌는 마술을 보여주면서 나를 달랬지... 나는 그것이 너무 재밌어 보였어... 탁천은 자신이 그것을 가르쳐 준다면서 대신 누군가 물어보더라도 자신이 있는 곳을 말하면 안된다고 했어.. "

"그리고는 그놈이 자신의 특기인 독심술을 써서... 나는 그놈에게 내가 오줌싼거... 아버지 주머니를 슬쩍 한것을 스스로 다 말했는데.... 자신이 있는걸 다른이에게 알려주면... 그걸 전부 까발리겟다고 협박했지..."

상미는 탁천이 우석에게 치명상을 당했다는 말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탁천은 상처가 깊었나봐... 탁천은 무려 6개월 동안을 그 토굴에 있엇어... 그 동안 그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공력을 운행시켰지... 누군가 그때 그를 건드렸다면 그는 주화입마를 당했을거야.. 아무튼 6개월후 자신의 움직임이 어느정도 가능해지자 그는 내게 약속대로 몇가지 기술을 알려줬어..."

"나는 당시 싸움잘하는 애들이 제일 부러웠는데... 그것을 말하자 탁천은 내게 사람을 때리는 법을 알려주더군... 그 효과는 대단했어... 얼마후 나는 학교의 캡틴이 되었지. 그리고 나는 그때부터 탁천이 알려준 수행법을 수련했어. 하지만 탁천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는 안알려줬어.. 더구나 탁천이 알려준 수행법은 마성을 키우는 것이라 나는 점점 포악해졌어... 결국 어린시절 순한양 같았던 나는 아주 폭력적인 성격으로 변해서 뒷골목에서 최고의 파이터가 되었지.."

거기까지 말을 하고 상현은 소주 한병을 더 들이켜마셨다. 상미도 더 이상 상현을 의심하지 않고 소주를 세잔째 들이마셧다.

"이윽고 내가 20살이 넘었을 때 나는 나 자신의 마성을 감당할 수 없었어. 나는 오로지 폭력으로 그것을 풀면서 방황했지.. 그때 탁천이 내게 다시 나타났어... 나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 같았지... 그리고 탁천은 나에게 폭력보다는 섹스로 그러한 것들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하더군"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은 너의 것이 될 수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힘들 것 같은 여자는 누구지?" 탁천이 내게 묻더군. 나는 장난삼아 동네에서 가끔 마주치는 수녀를 이야기했어... 탁천이 빙긋이 웃으며 말하더군....

"후훗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구나... 너는 그 여자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탁천은 나에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술법을 알려줬어... 마치 최면술과 같은 것이었지... 물론 그와 함께 여자의 기력을 흡수할 수 있는 방법까지... 물론 나는 인간이었기에 탁천의 그것처럼 치명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나는 반신반의했지만 그 수녀는 나를 아무도 없는 성당으로 인도했어.

그리고 나는 성당에서 성모마리아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 수녀와 뜨거운 정사를 나누었지.

그 이후 나는 탁천을 따라 전국을 다니며 여자들을 따먹었어.. 거칠 것이 없었지.

그렇게 반년을 나는 탁천을 스승으로 모시며 다니다가 명절이 되어서 고향집에 가봐야겠다고 얘기했어.

탁천은 자신도 마땅히 갈 곳이 없다며 같이갈 수 없냐고 묻더군... 당시 나는 탁천을 진정한 스승으로 생각했기에 그를 데리고 집으로 갔어.

집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이제 18살이 된 여동생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지..

그리고 겉보기에 내 또래밖에 안되어 보이던 탁천을 나의 친구로 알고 부모님은 그를 살갑게 대했어..

그리고 그 날밤 나는 탁천과 같은 방에서 잠을 청했는데 이상하게 잠이 안오더군..

그리고 얼마 안있어... 집안 전체가 음탕한 기운으로 사로잡힌 걸 느낄 수 있었어...

왠지 두려운 마음이 일었어..

"한계를 극복하고 싶지 않아?" 잠을 못이루고 있는 내게 탁천이 말을 하더군..

"네에?"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설마... 하며 무슨 말이냐고... 반문했지..

"금기를 깨는 것이야말로....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지.. 너는 더 강해질 수 있어... 나 만큼 말이야.." 탁천이 말했지..

"금기라뇨?"

"가족과 하는 것... 그런거 말야.." 탁천이 말하더군... 나는 기가 찼지만 그를 경외하고 있었기에 뭐라 대답해야 할지 막막했어...

"결정하기 어려울 거야... 너는 인간이니.. 하지만 너가 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어머니는 여자가 아닐까? 여동생도 여자일 뿐이야... 단지 너는 윤리라는 것을 배워서 나약해졌을 뿐이지... 그러한 관념을 넘어서면 너는 너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어.. 결정하기 어려우면 그냥 지켜만 보라고..." 

나는 그를 제지못했어.. 이미 그가 몇 명의 사람을 무섭게 죽이는 것을 보았고 나 역시 그의 명령을 따라 살인을 한 적이 있었지...

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했어... 그에게 반항한다는 것은 죽음을 의미했지..

나는 가만이 이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런지... 생각하며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렸어..

얼마안있어 여동생이 우리가 있던 방으로 들어왔어...

여동생은 실오라기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었지..

탁천또한 알몸으로 그러한 여동생을 맞이하더군..

탁천은 여동생에게 키스를 하고 여동생을 눕혔어... 여동생이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바로 옆 내 귓가에 울려퍼지더군...

그리고 탁천은 여동생의 온몸을 구석구석 애무했어... 여동생은 마치 지금껏 수많은 남자를 겪은듯한 교태스런 몸짓으로 그를 원했어.

그가 여동생에게 자신의 자지를 박았지.. 그리고 두 사람의 질퍽대는 소리가 내 귓가 울려댔어.

"아아...." 여동생이 신음을 터뜨렸어... 그리고 나는 화가 나기는 커녕 이미 나의 부풀어오른 자지가 여동생의 보지를 박아대는 탁천의 자지를 부러워하는 듯 했어. 

"어때 흥분되지 않나? 너도 지금 이 보지에 박고싶지? 지금 너의 가족은 없어! 여자만 있을 뿐이지.." 탁천이 나의 마음을 읽은 듯 나에게 말했어...

"너도 너의 본능이 이끄는대로 행동해봐.." 탁천은 계속해서 나를 자극하며 독려했지.. 결국 나도 곧 알몸이 되었어.. 그리고 나의 자지를 여동생의 입으로 가져다 댔어.. 여동생은 무엇에 홀린 듯 나의 자지를 빨아대었지...

얼마후 나의 여동생이 허리를 비틀고 비명을 질러대자... 탁천이 자신의 자지를 빼고는 벽에 기대어 앉아 우리 둘을 지켜봤어.. 그리고 나는 여동생을 뒤로 업어놓고 뒤에서 강하게 박아댔지.. 그리고 곧 나는 여동생의 보지안에 나의 정액을 쏟아내었어...

정사를 끝내고 여동생은 잠자듯 누워있었고... 나는 그 옆에 누워있는데.. 부모님의 방에서 교성이 흘러나왔어..

어머니와 아버지가 섹스를 하는 듯 했지... 20살이 넘는 동안 이런 경우는 없었는데 말이야..

나는 자리에 일어나서 안방으로 향했어... 방문을 열자... 아버지와 어머니의 몸이 뒤엉켜 있었어... 그것을 보자 나는 다시 성욕이 솟구쳐 올랐지.. 그리고 부모님의 정사가 끝나고 지쳐 쓰러진 아버지 옆에 있는 어머니에게 나는 달려들었어...

그러한 나를 어머니가 반갑게 맞이했지.. 우리는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 아버지의 옆에서 뜨거운 정사를 나누었어...

다음날 나는 낮동안 계속 잠이 들었어.. 잠에서 일어나니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살을 했지...

그리고 여동생은 미쳐버렸어...

나는 그제서야 나의 광기를 후회하며 탁천에게 달려들었으나... 당시 내가 그의 상대가 될 수 없었어..

"나약한 녀석... 너가 스스로 원했을 뿐인데... 누구를 원망하냐!" 탁천이 내게 말했지... 그리고 탁천은 나를 죽일 듯 하다가 다시 말했어..

"너를 죽이지는 않으마... 평생을 후회의 고통속에서 살아라... 크크크.." 그리고는 탁천은 사라졌어...

"탁천... 내 언젠가 너를 죽이고서 나도 자살하리라..." 나는 그렇게 결심했어..

이후 나는 여동생을 요양원에 맡기고 그를 죽이기 위해서 나 자신을 단련시켰어.. 그리고 나는 더 많은 여자들의 기력을 흡수했어... 더 강해지기 위해서!!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탁천만큼 강해질 수는 없었어... 이후 나는 그보다 강한 스승을 ?기 위해서 산이라는 산은 모두 다니며 숨은 고수를 ?아다녔어... 

나는 그에게 복수할 방법을 ?지 못하고 전보다 더욱 흉포해지고 음란해졌어...

그러다 명생이라는 고수를 만나게 되엇지... 나는 그의 제자가 되기로 결심했어... 하지만 그는 이미 마성의 지배를 받는 나를 제자로 받을 수 없다고 했지.. 하지만 내가 졸라대자.. 그는 내게 말햇어..

"당신은 이미 강해지기 위해서 배울 게 없는 사람.... 하지만 당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당신의 마성을 극복해야 합니다..." 

나는 그의 말대로 나를 지배하는 마성을 벗어나기 위해서 산사에서 수련을 시작했어... 하지만 나는 끈임없이 솟아오르는 폭력의 욕구와 성욕을 극복못했어.... 나는 수련을 하면서도 산을 내려가 여자를 유혹하고 그녀들을 망가뜨렸어...

그리고 어느 날 나는 드디어... 나 자신의 고환을 내 손으로 뜯어버렸어....

그제서야... 나는 내 자신이 자유로와진 것을 느꼇고 통쾌함도 느꼇지... 

하지만 곧바로 ?아오는 극심한 고통에 나는 정신을 잃었어...

그리고 정신을 잃은 나를 지나가는 심마니가 구해줬어... 그 이후 나는 그를 따라 산삼을 캐러 다녔지...

성욕이 사라지면서 복수에 대한 열망도 사라졌어... 그 이후 더 이상 강해지고 싶은 욕망도 사라졌어.. 단지 문득문득 일어나는 죄책감에 나를 잊고 싶었어..... 나는 나를 잊는 것에 전념했고... 언제인가부터 내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가 되었어... 나는 그저 삼을 캐는 심마니였을 뿐이지...

그러던 어느 날 산삼을 ?으러 다니다 고수들의 결투를 목격하게 되었어... 나는 별로 호기심이 생기지도 않았지만... 죽어가는 사내가 명생이라는 것을 보게되었지... 나는 그제서야 그들의 싸움에 관심을 가졌어...

명생을 공격한 자들이 명생의 제자를 공격했어... 명생의 제자가 얼굴에 피를 뿌리며 쓰러졌지...

그제서야 나는 그들을 막으러 달려들었어... 그들은 대단한 고수들이었지만... 놀랍게도 그들의 공격이 내 눈에 또렷이 보였어... 하지만 나도 살의는 일어나지 않았어...

"당신들과 싸우고 싶지 않다.. 돌아가라!!" 내가 말했지만 그들은 기필코 명생과 제자를 죽여야 했는지... 달려들더군... 결국 나는 그 자리에서 3명의 고수들을 죽이게 되었어.. 그리고 한 녀석은 도망가버렸지..

그들을 쫓아버리고 명생에게 다가가니 명생은 이미 죽어가고 있었어... 

"당신... 당신의 한계를 넘어섰군... 하지만 괜한일에 끼어들었소.." 명생이 말하고는 눈을 감더군...

명생의 제자를 보니.. 숨은 붙어있엇어.. 나는 그를 안고 내가 사는 움막으로 데리고 갔지...

그가 깨어나더니 울부짖더군... 그리고 그는 자신의 스승에 대한 장례를 치렀어... 그리고 그는 내게 인사를 하고 사라졌지..

아무튼 나는 그제서야 내 자신을 돌아봤어... 지난 30년간의 일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더군...

후회와 부끄러움... 그리고 하늘에 대한 두려움 등이 일어났어..

그리고 복수심이 전처럼 불타지는 않았지만... 어쨋든 탁천은 없애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

물론 내가 탁천보다 강할런지는 알 수 없었어...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수련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산을 내려왓어.. 그리고 그가 있을 만한 곳을 1년 넘게 ?아다녔지만 그를 ?을 수 없었어.. 

그러던 중 나와 싸우다 도망간 녀석을 만나게 되었지... 녀석은 나를 보더니 동료 둘을 더 데리고 온거야...

필요없는 살인은 이제 안하려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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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현이 긴 이야기를 끝냈다..

"당신도 인간은 아니군요!!" 상미가 그의 끔찍한 과거를 듣고 말햇다..

"후후후.. 그래... 난 인간으로 태어났을 뿐 인간이 아니야..." 상현이 자조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술집을 나오려 일어서는데 상미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상현이 기구한 얘기를 들으며 한잔을 더 마신 것이었다.. 긴 시간동안 마셨어도 소주4잔은 상미에게 치명적이었다.

"이 아가씨 정말 술 못하네..." 상현이 그녀를 부축하며 데리고 나갔다.

상현은 계산대에서 주머니를 뒤지더니 만원짜리 두어장을 꺼내고 얼굴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상미의 핸드백을 뒤졌다. 그녀의 지갑에서 카드를 꺼낸 그는 그것으로 계산을 하고 그녀를 부축한채 어디론가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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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깨지는 머리를 부여잡고 일어난 상미는 낯선곳이라 놀랐다.

어두침침한 방이었다. 일어나서 주위를 둘러보니 반지하의 단칸방이었다.

그녀 앞에 상이 차려져 있었고... 흘려쓴 메모가 있었다.

"해장국 끓여놨으니 먹고 가라... 난 일하러 간다. 그리고 내가 네 돈좀 썼다." 

그녀가 지갑을 열어보니... 어제 계산한 카드전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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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는 우석을 ?아가 상현에 대한 얘기를 들려줬다.

"탁천과 대결했어도 그가 승리했을 것이다." 우석이 말했다.

"저와 탁천이 제대로 대결했다면요?" 상미는 궁금해서 물었다.

"글쎄... 그건 알 수 없다.. 비록 너가 탁천보다 파워가 강하겠지만 그에게는 3천년간의 경험이 있었으니..."

상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상현이 강해진 이유는 뭐죠?"

"인간이 요괴보다 강해질 수 있는 건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상현은 자신의 의지로 자신을 지배하던 한계를 벗어났지... 상현처럼 마성의 지배를 받다가 벗어난 인간은 흔치 않다.. 그는 정상적인 수련을 한 사람보다 훨씬 강하다..."

"저는 상현과 같은 의지가 없나요?" 상미는 왠지 요괴의 운명이 서글퍼져서 물었다.

"으흠... 세상에 결론이 있겠느냐? 인간이 의지가 있기에 강하다는건 요괴가 의지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답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너 자신에게 있다." 우석이 애매모호한 대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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