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평도 채 안되는 방의 구조는 어디나 다 비슷하였다. 단지 돼지 엄마의 경우는 침대를
선호해서 각 방마다 3분의 2 정도의 공간을 허비하면서도 침대를 놓았고, 영락 대감은
온돌 방 형태로 방을 꾸며 놓았다는 차이가 있을 뿐 이었다. 인혜는 매일 등을 눕히는
침대보다 이 온돌 방이 더 좋았다. 천정과 벽의 벽지 색도 밝고 온화한 연한 녹 색이라
붉은 빛 감도는 강한 색인 자신의 방보다 더 맘에 들었다.
바닥에 깔린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 등을 대자 뜨거운 열기가 짜르르하게 몸에 울렸다.
뚱땡이의 옷만 벗기고 살짝 빠져 나와 현선 언니와 체인지하니 현선 언니는 잠시 쉬고
가라고 마침 비어있는 옆 방 문을 열어 주었다.
어디나 똑같은 뻔한 구조라 왼쪽 방에서는 한창 열 내고 있는 남 녀의 신음 소리가 가물
거리며 들려왔고, 오른 쪽 방에서는 현선 언니와 뚱땡이의 말 소리가 끊어질 듯 이어지고
있었다. 양 쪽에서 들리는 소리가 서로 섞이며 흐드러졌다. 노상 듣는 소리들이므로 전혀
신경이 쓰여지지 않았다. 인혜는 저도 모르게 천장 벽지의 둥근 무늬를 하나씩 헤아리기
시작했다. 그 배열의 한 끝에서 끝까지 주욱 훑고 나면 반대로 다시 세었다. 뻔하게 같은
수가 나오는데도 두 세번을 계속 반복해서 헤아렸다.
"어유. 이 새끼 정말 짜증이네."
"......... 이러면....... 안 되는 거 잖아...... 요......"
갑자기 오른 쪽 방에서 들리는 소리가 좀 커졌다.
"야. 이 새끼야. 이게 뭔 허튼 수작이야?
새파란 애 새끼가...........
새꺄! 실컷 주물탕 해 놓구나서 좆만 안 박았다구 사람 바꾸라는게 어디 있어?
아유. 열 받아."
"... 이 씨...... 아까 그 여잔 줄 알았단 말야........ 불을 꺼 놔서....."
듣고 있는 인혜는 픽 웃고 말았다. 이제야 사람 바뀐 것을 알아챘다니, 과연 생긴대로
엄청나게 둔한 뚱땡이였다.
"새끼야! 헛 소리 말구 이리 올라 와!.
빨리 싸구 꺼져 버려. 재수 없는 놈 같으니라구......"
"........................"
"어이! 이 새끼 진짜 말 안 듣네....... 열 받게 하네."
현선의 소리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뚱땡이의 소리는 이제 들리지 않았다. 뚱땡이가
꽤나 완강하게 버티는 듯 했다. 뚱땡이의 반응도 없고 현선의 소리도 더 이상 들리지
않는 시간이 잠시 흘렀다. 그러더니만, 갑자기 문이 덜컥 거리는 소리가 나고 거친 사내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왜 이리 시끄러? 씨발. 잠을 잘 수가 없잖아?"
현선의 둥기인 윤구의 목 소리였다. 적당한 시간에 겁 주러 나타난 것이다. 너무도 뻔한
일이라 인혜는 웃음이 나왔지만 당하는 뚱땡이는 겁이 덜컥 낫을 것이다. 뚱땡이가 숨을
죽이는 모습이 안 보아도 눈에 선했다. 현선의 호들갑 떠는 소리가 곧 이어졌다.
"오빠. 잘 왔네. 내 기가 막혀서.......
이 새끼가 말야. 방울이가 데꾸 온 새낀데, 방울이가 지금 급한 일로 나갔거든.
방울이가 대신 좀 부탁한다구 해서 내가 억지로 들어 와 줬더니 지금 방울이 찾아
내라구 지랄 치는 거야.
없는 방울일 내가 어떻게 찾아?"
"뭐야? 이런 싸가지 없는.........
어라? 이거 새파란 어린 놈 아냐?
짜식이.......
얌 마! 어린 놈이 여자 먹으러 왔음 곱게 먹구 갈 것이지 오 밤중에 시끄럽게 왠
소란이야?"
"그래두.... 첨에.... 여자가....."
무척 당황한 듯 뚱땡이의 소리는 완전히 기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하긴 한거야?"
"싸진 않았지만 벌써 위 아래로 주물탕 다 했어.
새파란 놈이 밝히긴 무지하게 밝혀요."
"그럼 다 한거네. 짜식"
정해진 수순으로 윤구의 목소리가 조금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얌 마. 다른 사람들 다 조용히 즐거운 시간 보내는데 니들이 실강이해서 떠들면
그 양반들 기분 확 잡치잖아?
그리구 임마. 여자는 다 똑같은거야.
너 데꾸 온 애가 무쟈게 바빠서 잠시 나간 대신 그래두 우리 집 간판이 상대 해 준건데...
고맙게 생각해야지.
내가 장담하는데 아래 쪽은 얘가 훨씬 더 끝내 준다구.
여자란 한 번 꽂고 나면 다 그게 그거야. 임마.
그리구 여기는 한번 들어 와서 여자 손 대고 나면 무조건 한 코 뛴 걸루 계산 한단 말야.
니가 정 방울이랑 하구 싶으면 내가 나가서 걔 찾아 올테니 새로 돈 내고 다시 시작 해.
알았어?
근데 너 꼬라지 보니까 두 번은 못 할 놈 같다.
그냥 현선이랑 좋은 밤 보내라. 알았지?"
방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 문 밖에서 윤구는 웃음을 참느라 배를 부둥켜 안고 뒹굴고
있을 것이다. 뚱땡이를 달래는 현선의 속삭이는 작은 소리가 벽을 타고 넘어 왔지만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 소리를 흘리며 인혜는 이번엔 벽 쪽의 둥근 무늬를 세기 시작했다.
이런 의미없는 반복적인 행동이 언제부터 습관처럼 몸에 붙은 것인지 인혜 자신도 기억
나지 않았다.
세 번 째 벽의 무늬를 보고 있을 때 덜컥 문이 열리며 외투만 두른 현선이 안으로 들어
왔다. 놀란 인혜가 몸을 일으키자 현선은 한 숨 부터 쉬었다. 외투 앞 자락이 벌어지자
현선의 알 몸이 눈에 들어왔다. 몸은 아직 쓸만하다는 현선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방 문 앞에 선 윤구가 묘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난처하다는 것인데 눈은 웃고
있었다.
"왜 그래? 언니?"
"아유... 씨발... 할 말이 없다."
현선은 기가 막힌 듯 웃고 있었다.
"왜? 대체 왜 그래?"
"방울아. 니가 들어 가야 할 것 같아."
"그게 뭔 소리야?"
화난 듯한 음성이지만 윤구처럼 현선도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었다.
"저 새끼 지금 울고 있어."
"엥?......."
그러고 보니 옆 방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았다.
"너 안 들어 오면 죽을 때 까지 안 나간다면서 울고 있어."
"어라.....? 그게 뭔 소리야?
여즉 안 하구 그런 말이나 하구 있었어?"
윤구가 방으로 들어 섰다.
"내 청량리 생활 7 년에 저런 또라이 새끼는 첨 본다.
밖에서 듣자니 아예 자길 죽이랜다.
저렇게 나오면 겁 줘 봐야 아무 소용이 없어 다시 들어 갈 수도 없구........"
"으와. 언니 맛이 간 놈 아냐?"
"씨발~ 완전히 맛이 갔지.
몸 팔면서 벼라별 새끼 다 만나 봤지만 정말 첨 보는 놈이라니까....."
현선이 외투 주머니에서 돈 삼 만원과 반지 한 개를 내 밀었다.
"어... 얼라? 이건 또 뭐래? 왠 반지야?"
"저 새끼 삼만 오천 원 가지고 오입하러 온거야.
오천 원은 차비라서 못 준대.
아예 지가 값을 다 정해놓고 온거야.
너 데꾸 오라구 하면서 혹시 돈 모자라면 이거 잡으라구 주머니에서 반지 하나
꺼내더라.
이거 아무래도 돈 거슬러 줘야 할 것 같아."
왈칵 치받는 것이 있어 인혜는 헉 소리와 함께 바닥을 구르면서 웃고 말았다. 인혜의
웃음이 도화선이 되어 윤구도 억지로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셋이 한동안
킬킬 거리며 웃었다. 왜 이렇게 웃기는건지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그들은 한참을 숨이
넘어가도록 컥컥거렸다. 눈에 눈물까지 맺힌 상태로 인혜는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 이 반지..... 이거 꼭 돐 반지처럼 생겼어........ 크크크........
이거 대체 어디서 갖고 온 반지일까?"
그 말에 셋은 또 웃고 말았다. 그들의 웃음 소리가 꽤 컸고 나누는 대화가 결코 작지
않았으므로 옆 방의 뚱땡이가 못 들었을 리 없었다. 갑자기 벽을 탕 치는 소리가 들렸다.
들릴 듯 말 듯 했던 신음 소리 같은 흐느낌이 조금 커지더니만 확실하게 귀에 맺혀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웃음이 나왔지만 겨우 진정시키고 인혜는 몸을 일으켰다. 돈 삼 만원은 다시
현선에게 돌려 주었다. 인혜의 방이 아니므로 방 값으로 만 원은 주어야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돈 따지기가 어색했다. 현선은 인혜가 내미는대로 그냥 받아 들였다. 모르고
했건 어쨋건 뚱땡이가 그녀의 몸을 실컷 주무른 것은 사실이니 그 정도는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 듯 했다.
"씨이파~ 오늘도 아랫 도린 텅 비었네.
이 거미 줄을 언제 걷나?"
어차피 지금은 나가 봐야 손님이 거의 없을 때라 현선은 다시 나가기를 포기 한 듯
한마디 하고는 인혜가 누워 있었던 이불 속으로 발을 넣었다. 알 몸에 달랑 외투 하나
걸친 상태라 움직일 때마다 큼직한 유방이 덜렁 거리고 아랫 배의 은밀한 계곡이 슬쩍
드러났다. 그 모습에 윤구는 색이 동한 듯 현선의 옆에 털석 주저 앉는 것 이었다.
"불쌍한 현선아. 오늘은 오빠가 힘 써 주마.
거미 줄 다 치워 줄테니 걱정 마라."
분위기가 어차피 코미디처럼 되어 버린지라 현선과 윤구의 수작도 그 웃기는 흐름의
연장선에서 벗어 날 수 없었다. 둘이 다정하게 붙어 앉는 모습을 보고, 방 문을 닫아 준
뒤 인혜는 뚱땡이의 방 앞에서 심 호흡을 두 어번 크게 했다. 아직도 웃음이 덜 빠진 얼굴
표정과, 머리 속이 겨우 정리 되었다.
방 문을 열자 연한 분홍 빛 조명 아래 허여멀건 뚱땡이의 뒷 모습이 하나 가득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등판이 들썩거리는 그 모습은 장관이라고 밖에 달리 할 말이 없었다.
또 다시 웃음이 나왔지만 억지로 참으며 인혜는 헛 기침을 하였다. 천천히 그의 얼굴이
인혜를 향하는데, 눈물로 얼룩진 눈 주위가 볼 만 했다. 인혜를 알아채고 기쁨의 빛이
반짝 그의 눈에 스쳐 갔다.
헛 기침을 한번 더 하고 인혜는 뚱땡이의 옆에 앉았다. 울었던 것이 부끄러운지 그는
고개를 숙였다.
"야. 나 안오면 죽는다구 그랬다며.....?"
처음과는 달리 인혜는 대놓고 반 말을 했다. 뚱땡이는 인혜의 반 말에 약간 놀라 얼굴을
쳐 들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 솔직히 얘기 해 봐. 18 살은 넘었냐?
고딩어 맞지?"
"......................."
"짜식. 째리기는.......? 왜 기분 나쁘니?"
실실거리는 인혜의 말에 뚱땡이의 양미간이 이그러졌다. 분위기를 풀려고 농찌거리를
하는데 그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 참........ "
인혜는 혀를 차고 그의 곁에 앉았다. 너른 등판을 손으로 쓸어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그냥 현선 언니랑 하지.
다 똑같은데....
그 언니를 그렇게 쪽 팔리게 만들어 뭐 좋을게 있니?"
약간 얼굴이 붉어지며 그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난... 너랑 ........"
"아쭈? 얌 마. 이젠 누나라구 불러. 너라니? 새파란 놈이......."
다른 손님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지만 이 뚱땡이는 자꾸 갖고 놀고 싶어져 인혜는 윽박
질렀다. 지금까지의 행동으로 보아 심지가 꽤 약한 녀석임에 틀림이 없었다. 역시 생각
한대로 뚱땡이는 입을 다물더니 이불 자락만 뚫어지게 쳐다 볼 뿐 이었다.
"계속 해봐. 나랑... 어쩌겠다는거야?"
몸을 바싹 붙이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가슴을 어루 만졌다. 손길이 스칠 때마다 퍼뜩
거리는 그의 반응이 무척 재미 있었다. 두툼한 가슴 살과 그 아래 층층이 주름 진 뱃 살이
손에 하나 가득 잡혔다. 정말 풍성한 두부 살 이었다.
"임마. 너 솔직히 말해 봐!
백 키로 넘지? 이 물렁아......"
살 찐 애들한테 그것을 지적하는 것이 얼마나 그들의 자아를 손상시키는 것인지 인혜는
알 리 없었고 그러므로 그저 재미로 하는 이런 말에 뚱땡이가 얼마나 속으로 앓을 것인가
생각도 않고 말을 함부로 하였다. 그런데 이쯤되면 화를 낼 만도 한데 그는 더욱 고개를
숙이며 오그라들어 정말 소심하다는 것을 거듭 보여 줄 뿐 이었다.
이불 속으로 손을 넣어 인혜의 허리보다도 훨씬 더 두꺼운 그의 한 쪽 허벅지를 쓸다
천천히 겹으로 주름진 아랫 배를 헤치고 샅으로 접근하였다. 손에 닿는 성기의 감촉으로
인해 인혜는 또 웃음이 쿡 터져 나왔다. 그의 거대한 체구에 비해 남성은 참으로 볼 품
없었다. 인혜의 손바닥 보다도 작았다. 비대한 뱃살이 성기의 대부분을 잠식하고 있기에
그것은 당연한 일 이었다. 그러나 길이로 못 다한 것을 채우려는지 두께는 대단했고,
단단함이 마치 나무 막대 같아 평소 대하는 남자들에 비할 바가 아니어서 역시 어리다는
것이 그대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 주긴 했다. 또 비계 살에 가려지지 않은 탱글한
두 방울도 꽤 묵직해서 손으로 가지고 놀기에 아주 그만 이었다.
인혜의 손 놀림 때문에 그의 숨 소리가 거칠어지고 있었다. 콘돔을 꺼내 방울 끝에 침을
칠한 뒤 숨을 불어 넣어 팽창 시켰다. 이젠 조금 전까지의 소심함을 벗어 던진 뚱땡이는
인혜의 행동을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고 뚫어져라 쳐다 보고 있었다. 어린 나이 임에도
그의 시선에는 어느덧 끈적함이 묻어 나고 있었다.
"야! 발랑 자빠져 봐."
그는 이제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처럼 잘 따랐다. 벌렁 등을 대고 눕자 둥근 동산의 배
언덕 아래로 짧지만 꼿꼿한 그의 남성이 반쯤 껍질을 뒤집어 쓴 채 천정을 향해 힘차게
솟아 올랐다. 두께 때문에 콘돔을 씌울 때 조금 시간이 걸렸다. 성기에 닿는 인혜의 손
느낌이 황홀한지 그는 눈을 지긋이 감고 묘한 표정을 지어 다시 한번 그녀를 웃음짓게
하였다.
평상시라면 그냥 팬티만 끌어 내리고 하겠지만 오늘은 역시 새 옷에 신경이 쓰이는지라
인혜는 조심스럽게 옷을 벗어 잘 개켜 두었다. 이어 팬티를 엉덩이 아래로 끌어 내리는데
뚱땡이의 시선이 느껴졌다. 어리나 늙으나 그 시선은 징그러움 이었다.
"짜식이 꼴에 여자 좋은 건 알아서........ 눈 돌려! 임마."
작은 조명 등까지 꺼 버려서 아예 깜깜하게 만들고 뚱땡이의 옆으로 다가 갔다.
"짜식아. 원래 미성년자가 여기 와서 걸리면 몽땅 다 끝장이야.
오늘 운 좋은 줄 알아.
자 올라 타 봐."
다리를 벌리고 그를 몸 위로 인도하는데 영 힘으로 버티며 안 오르는 것 이었다.
"어라? 왜 그래. 임마. 안 할거야?"
인혜의 말에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 겨우 입을 여는 것 이었다.
"저..... 누나...... 내가 워낙 무거워서....... 힘이 들텐데............ 요.....
누나가.... 올라 가는 것이......."
처음 들어보는 그의 제대로 된 말 이었다. 갑자기 귀여운 생각이 들었다.
"짜식이 엥간히두 생각해 주네.
마! 걱정 말고 올라 타! 더 무거워도 난 꺼떡 없어.
새파란 놈이 뭘 천장을 보겠다는 거야! 영감 탱이나 그러는거야.
그저 젊은 놈은 무조건 바닥을 보고 찍는거야. 임마."
그 말을 듣고서야 뚱땡이가 몸을 돌려 인혜의 몸에 올랐다. 아닌게 아니라 인혜가 생전
처음 겪는 무게였다. 인혜는 작은 체구가 아닌데도 몸 전체가 완전히 그의 풍성한 살덩이
속에 파 묻혔고 숨이 막혔다.
"헉!........."
인혜의 숨막히는 소리를 듣자 그는 바로 팔꿈치와 무릎으로 몸무게를 지탱하여 그녀의
짐을 덜어 주었다. 호흡이 조금 안정되자 인혜는 그의 투실한 뱃살 아래로 손을 헤 집어
남성을 움켜 쥔 뒤 자신의 몸으로 인도 하였다. 보통 두 다리를 활짝 열고 사내의 둔부를
감으면 정강이끼리 갈고리처럼 옭아 매게 되는데 이처럼 거대한 둔부를 가진 녀석에게는
그런 자세는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냥 다리를 활짝 열고 받아 들일 뿐 이었다.
굴뚝으로 맹렬히 불을 뿜으며 달리는 증기 기관차마냥 뚱땡이는 숨을 몰아 쉬며 쳐들어
왔다. 아무 기교도 없는 어설픔으로 그냥 위 아래로 들썩거리며 찍어대는 그의 행위는
거침 그 자체일 뿐 이었다. 그리고 불과 몇 분도 지나지않아 한껏 팽창한 그의 욕망은
인혜의 몸 속에서 거세게 터져 버렸다. 그 동안의 긴장과, 격정에 비해서 너무도 짧은
허망한 절정 이었다.
흐느끼는 듯 신음을 끌며 한 순간 몸 위로 엎어진 그의 무게로 인혜의 호흡이 턱 끝에
닿았다. 그래도 잠시 숨을 끌어 그가 절정의 여운을 누리기를 기다려 주었다.
"임마. 이제 좀 비켜라. 진짜 무겁긴 더럽게 무겁네."
가만 놔두면 아침까지 내리 누르고 있을 것 같아 오 분 정도 참고 기다린 뒤 그를 밀쳐
내었다. 그는 놀라서 급히 그녀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완전히 쪼그라들어 볼 품 없는
그의 남성에서 제 역활을 다한 고무 주머니를 떼어 내었다. 피어나는 젊음이라 주머니에
고인 그의 분신은 엄청나게 많은 양 이었다. 꼭 묶은 뒤 휴지로 싸 방 구석의 휴지통에
조준해 던졌다. 물 수건으로 그의 성기를 닦아내어 마무리를 다 하였다.
"임마. 이제 됐냐? 겨우 고거 할 걸 그 난리를 쳤어."
그 큰 등을 돌리고 앉은 채 힘들게 팬티를 입는 그의 동작이 너무도 둔했다.
"너 같은 애가 무슨 깡으로 여길 다 찾아 왔는지 모르겠네.
가끔 오는 고딩 애들이 있긴 해두 다 날나리 들이던데...........
넌 완전히 순딩이잖아. 어디 열 여덟이나 됐냐?"
말을 하며 인혜도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늦게 입기 시작한 인혜였지만 뚱땡이가
쉐타를 찾아 입을 때 쯤엔 벌써 날렵하게 매무새를 갖추고 일어나 등을 켜고 있었다.
"여... 열 일곱 이에요..........
씨이.... 다... 나만 보면 엿으로 알아요."
옷을 다 입은 뚱땡이는 한참 지나서야 대답을 했다. 그러나 그 대답 한마디로 뚱땡이에
대해 다 알 수 있게 된지라 인혜는 더 이상 질문을 하진 않았다. 왕따는 바로 이런 녀석을
가리키는 말 이었다. 그저 물끄러미 그를 쳐다 보았다. 그녀의 시선을 받는 것도 부담이
되는 듯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뚱땡이의 말이 조금씩 이어졌다.
"나만 보면 비웃구...... 시비 걸구........ 정말 엿 같아서.........
짜증나서 그냥.... 찾아.... 왔어요. 돈만 있으면 여긴 다 된다니까......."
"임마. 그래두 넌 너무 일러.
어쩌다보니 이 누나가 상대해 준거지...
만약 이러다 미성년자 매춘으로 걸리면 진짜 너두 나두 완전히 엿 되는거야.
더 크기 전엔 여기 다시 올 생각 하지 마.
학교 졸업하구 오면 그 때에는 누나가 애인 해 줄께. 알았니?"
뚱땡이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단호하게 가로로 저었다.
"얌 마! 여긴 돈 없으면 못 오는데야.
집에 있는 반지 다 들고 올거야?
임마 여기에 반지 받고 해 주는 여자가 있는 줄 알아?
기가 막혀서........."
그의 얼굴 빛이 순간 벌개졌다. 그러나 단호한 표정은 바뀌지 않았다. 인혜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좋아! 니 맘대로 해라.
나야 제대루 돈만 받으면 되니까...........
그치만 임마!
진짜 오늘은 운이 좋은거구, 요 따우 돈하고 반지루 해 줄 여자는 여기 한 명두 없어.
그건 알아 둬야 해.
글구 아무 때나 찾아 왔다가 단속 걸리면 진짜 아작난다.
자. 일어나 임마. 나가자."
처음 생각한 것과는 달리 인혜는 친절하게도 588의 일반 상식을 뚱땡이에게 다 가르쳐
주었다. 비실거리며 뚱땡이가 일어섰다. 인혜는 담요처럼 커다란 그의 갈색 마의를 입혀
주었다. 둔하게 뭉기적거리며 옷을 다 입은 그는 뚱딴지처럼 한마디 툭 하는 것 이었다.
"난 박 성치라고 해요.........
돈 더 가지고 올테니 그 때 봐요."
인혜는 그의 등을 딱 소리가 날만큼 세차게 때렸다. 살집이 좋아서 손에 닿은 감촉이
아주 그만 이었다. 이런 집착하는 성격은 말로 해서는 될 일이 아니므로 인혜는 입을
다물었다. 미성년자에 대한 도덕적 보호 따위의 개 소리는 그녀에겐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녀 자신이 도덕으로 무장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돈만 낼 만큼 낸다면 다른 손님과
달리 대할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것이 보편적인 588의 티상 세계의 의식이라, 애라고
손님 가리는 것은 정말 배부른 년이나 할 생각이지 그녀로서는 콧방귀 뀔 일인 것이다.
단지 미성년자와 관계를 맺다가 단속에라도 걸리면 정말 골치 아픈 일이 생기는지라
꺼릴 뿐 이었다. 아무튼 이 녀석과는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렇구 내가 진짜 알구 싶은게 있는데, 그 반지 그거 누구거냐?
어디서 씹어 온 거야? 혹시 장물 아냐?"
그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엄마 친구 딸의 돐이 낼 모레라 집에서 사 오라고 심부름 시킨 거에요.
결코 훔친 것은 아니에요."
사실인 것을 증명하려는 듯 그는 주머니에서 포장지가 벗겨진 프라스틱 반지 케이스를
꺼내어 보여 주는 것 이었다. 인혜는 기가 막혔다.
"이런.....?
야 임마. 너 미쳤냐?
반지로 오입했으니 집에 가서는 뭐라고 할거야?"
뚱땡이는 그냥 씩 웃었다.
"뭐 주머니에 뒀다가 잃어 버렸다구 하죠."
"에라....... 한심한...........
내가 정말 너 같은 애는 첨 본다. 집에서 가만 놔 두겠니?"
"뭐 욕 먹구, 두들겨 맞는 거는 익숙하니까..........
걱정 마세요."
"짜식아 내가 왜 니 걱정을 하니?
아무리 그 따우 소리 해두 이 반지는 꽃 값이니 너 터지건 말건 나랑은 아무 상관 없어!"
뚱땡이가 정색을 하였다.
"아무렴 내가 반지 돌려 달랠 줄 알았어요? 제길........"
떠들며 걷다 보니 벌써 큰 길 이었다. 새벽 5시가 되어가는지라 거리는 이제 썰렁하게
비어 있었다. 붉은 홍등으로 물든 도로만이 교교 할 뿐 그 불 빛을 받으며 몸을 자랑하는
티상들은 제 짝을 찾아 다 들어간 탓에 대 부분 빈 집들 이었다.
"그럼 이제 가라. 이 불량 학생아."
인혜가 웃으며 뚱땡이를 슬쩍 밀었다. 그는 머뭇 거렸다.
"어서 가. 임마.
그리구 아까두 말 했지만 왠만하면 여기 다시 찾아 오지 마.
나중에 더 크면 오라구........
그 때까지 혹시 내가 여기 남아 있어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그 때 잘 해 줄께.
알았지?"
그래도 그는 계속 머뭇거리더니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누나두 날....... 아무 것도 못하는 병신으로 알고 있죠? 지금........."
의외의 말인지라 놀라지 않을 수 없어 멍하게 서 있었다.
"무슨 소리야?
아무렇든간에 니랑 내랑 배꼽 맞대고 뒹 굴었는데 어떻게 내가 널 병신으로 알겠니?"
그녀의 말은 들은 체도 안하고 그는 허연 입김을 퐁퐁 뿜어내며 전혀 그 답지 않게 빠른
말로 이어갔다.
"내가.... 내가 진짜 잘 하는게 있는데....... 한 번 봐 줄래요?"
조금전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그의 말은 단호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번쩍이는 빛이 눈에
보이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뭐라 말 못할 그 열기에 휩쓸려 버려 인혜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뚱땡이는 덥석 인혜의 팔 목을 잡더니 성큼 봉림 극장을 향해
방향을 잡는 것 이었다.
"그럼 잠깐만 절 따라 오세요."
엉겁결에 그에게 끌려 가며 인혜는 뚱땡이의 행동을 헤아리기에 고민했다. 그러나 생각
할 여지를 안주는 그의 급한 발 걸음 때문에 인혜는 종종 걸음으로 쫓아야만 했다. 그가
인혜를 재촉하여 도착 한 곳은 극장 옆에 붙어 있는 인터넷게임방이라는 곳 이었다. 문
앞에 선 그는 인혜의 얼굴을 다시 한번 쳐다 보고 히쭉 웃더니 유리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 갔다.
다닥 다닥 붙은 이십 여대의 컴퓨터가 색색의 요란한 화면으로 번쩍거리는데. 구석에
쳐 박혀 열심히 손을 움직이던 두어 명의 젊은 애들이 새벽의 방문객을 흘낏 쳐다 보고는
다시 자신들의 일에 열중하였다. 인혜로서는 참으로 낯 선 풍경이 아닐 수 없었다. 생전
처음 들어 와 보는 곳이고, 그녀와는 평생 동안 어울릴 장소가 아니기 때문 이었다.
입구에 긴 테이블을 격하고 앉아 꾸벅 꾸벅 졸고 있던 주인이 인기척에 놀라 일어섰다.
곧 자리를 배정 받은 뚱땡이는 옆 의자를 하나 끌어 와 인혜의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것인지 궁금한데 약간의 호기심이 일어 인혜는 잠자코 그가 하는
대로 따랐다. 그는 의자에 아주 편한 자세로 앉더니 헤드폰을 한 쪽 귀에만 비스듬하게
걸치고 잰 놀림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그의 손가락이 움직일 때마다 화면이
마구 바뀌었다.
네모난 상자 안에 영어와 한글이 마구 어우러져 흘러 갔다. 놀라운 것은 갑자기 그 글이
엄청나게 많이 쏟아져 나오는 것 이었다. 컴퓨터나 게임 방에 대해서는 기초에 기초도
알 수 없는 인혜인지라 도대체 무엇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단지 그의 행동은 지금
까지와는 전혀 다른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그런 모습 이었다.
"알아요?
이 글이 모두 전 세계에서 나랑 한 판 하려는 애들이 도전 신청하는 글 이에요."
"........?"
인혜가 전혀 알 리가 없었다. 화면에서 위로 죽죽 올라가는 글들은 계속 끝 없이 이어
졌다. 곧 화면이 바뀌고 여전히 분주하게 그가 키보드를 두드리자 게임이 시작 되었다.
아주 바쁘게 자판을 두드리면서도 그는 쉴 새 없이 말을 하였다.
"내가 여기서 지금 세계에서 십 등 안에 들어요.
좀 만 더 있으면 전 세계에서 열 여섯 명을 뽑아서 대회를 한다구요.
거기서 우승하면 상금이 만 불이에요. 천 만원이 넘는다구요.
그리구나면....... 난 뜨는 거라구요.
아무도 내가 이런 줄 모르죠. 크크크.........
잘난 척 하는 놈들....... 여기서 나랑 붙으면 전부 오 분이면 다 죽여 버릴 수 있어요."
그의 얼굴에 당당함이 철철 넘쳐 흘렀다. 키보드를 두들기는 손가락 운동이 믿을 수
없을만큼 빨랐다. 열중하는 그의 모습은 아까와는 전혀 달라서 마치 신이라도 들린 것
같았다.
"앗! 짜식! 이름 값 하네.... 이 상황에 그걸 만들었단 말야?
하하... 가소로운 것......... 전에 한번 재미 보더니......
크크... 내가 또 당할 줄 아냐?"
중얼 중얼 혼잣 말을 하면서. 눈 따로 손 따로 움직이며 그는 점점 인혜의 존재를 잊어
가는 듯 했다. 화면을 왔다 갔다 하는 그의 눈에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내용의 게임이었지만 그의 놀라운 정열에 취해 인혜도 한참 동안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 하였다.
그렇게 30 분이 흘러 갔다. 그는 계속 새롭게 도전자를 받아 게임을 계속 하며 이놈은
캐나다의 누군데, 전에 좀 하던 놈이라던지, 한국의 누구 누구 신흥 고수라고 인혜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 주었다. 한 게임을 마치는데 십 분이 채 안 걸렸다. 그리고 그 게임은
전부 그의 승리였다. 그의 모습에 광기마저 흐르는 것 같아 인혜는 조금 섬뜩하였다.
네 번째 게임이 한창 진행될 때 인혜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뒤에 선 채
잠시 더 지켜 보았다. 혀를 비스듬히 빼어 물고 있는 그의 모습이 강하게 머리 속에 새겨
져 한동안 잊기 힘들 것 같았다.
돌아서서 나가려다 문득 인혜는 동작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빠져 들엇다. 그리고 다시
그에게로 다가갔다. 한창 중요한 때인지 그는 인혜의 행동을 전혀 의식 못 하고 있었다.
조용히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 의자에 걸려 있는 그의 마의 주머니에 흘려 넣었다.
그리고 바로 게임방을 나왔다.
새벽 바람이 너무 차서 뼈까지 시릴 정도였다. 뚱땡이는 반드시 다시 찾아 올 녀석이라
믿어 졌다. 그러나 그것은 그 때에 신경 쓸 일이고 지금은 그저 이마에 싸늘하게 부딛는
이 찬 바람을 피하여 집으로 달리는 것이 무엇보다도 급한 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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