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씨 아저씨를 큰 길까지 배웅하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 세 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육씨 아저씨에게 의외로 시간을 많이 소비한 것 같았지만 비록 짧았다해도 인혜 스스로
오랜 만에 느낀 쾌감인지라 마무리에 신경을 좀 써야 했다.
싸늘한 바람이 콧 끝을 매섭게 때려왔다. 이 정도 했으면 오늘은 쫑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바로 앞에 서 있는 중형 승용차 운전석에 앉은 중년의 남자가 그녀를 흘낏 보고는
약간 놀란 듯 다시 한 번 쳐다 보는 것 이었다. 그 남자는 유혹만 하면 바로 차에서 내려
따라 올 것 이라는 것을 인혜는 직감적으로 느꼈지만 우선은 그냥 빙긋 미소만 건넸다.
사내는 그녀의 미소를 못 본 척 딴 청을 부리고 천천히 승용차를 몰아 갔다. 그러더니
십 여 미터 가서는 다시 차를 세우는 것 이었다. 꼬실까 말까 잠시 생각하는 사이에, 파란
반짝이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승용차로 다가가더니 문을 잡고 수작을 걸기 시작 했다.
연주란 이름의 이웃 언니였다. 곧 거래가 성사 되었는지 연주 언니는 차의 옆 좌석에
성큼 올라 탔고, 차는 천천히 골목 입구까지 후진을 한 뒤 회전하여 안 쪽으로 들어 갔다.
인혜의 옆을 스쳐 지나는 차에서 잠깐 사내의 시선이 다시 느껴졌다. 인혜는 여전히 그냥
빙긋 웃어 줄 뿐 이었다. 사내는 급히 시선을 거두고 골목 안 쪽 제일 깊은 곳으로 차를
몰아 갔다.
그냥 따뜻한 방에 누워 아무 생각 없이 등이나 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자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인혜가 잠 자려 할 때 얼마나 큰 고통을 받고 있는지 알고 있는 이는
몇 명 없었다. 물 먹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도 이상하게 잠만 청하면 눈에 핏발이 서며
의식은 반대로 또렷해 졌다. 피곤한 몸과 반비례로 맑아져 가는 의식은 고통 그 자체가
아닐 수 없었다. 보통 한 시간 이상을 수 없이 뒤척거리다 겨우 눈을 붙였다 싶으면 기억
하기 싫은 것들이 악몽으로 살아 나 화들짝 놀라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다보면 저절로
눈물이 주륵 흘러 내리곤 했다. 그것이 아직 버리지 못한 또 하나의 자의식 때문이라는
것을 인혜는 뻔히 알기에 자신에 대한 연민으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은 그냥 편히 누워 뒹굴대고 싶었다. 그러나 청년이 목을 빼고 기다릴 그녀의 방에
돌아가긴 좀 일렀다. 또 하려고 할 것은 뻔한 일이며 대주고 나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혹
아침에 일어나 또 덤벼든다면 하룻 밤에 두 번이나 하고 나서 아침에 돈을 더 내라고
야박하게 거절 할 수 없고, 그냥 해 주자니 받은 돈에 비해 세 번이나 다리를 벌려 주는
것은 너무 손해 같았다. 긴 밤은 무조건 두 번만 해주고, 또 앞으로 단골로 될 확률이
높은 청년인지라 처음에는 비싸게 보여서 매력을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경자 언니의 방이 비어있다면 그 방에나 가서 머릴 굴릴까 생각하고 있는데 귀에 익은
음성이 들려 왔다.
"방울아. 거기서 뭐하냐? 이리 들어 와."
12호 집에서 반 쯤 열린 유리 문 틈으로 번쩍거리는 빨간 티에 역시 빨간 숏팬츠를 입은
여자가 열심히 손을 흔들고 있었다. 영락 대감 밑에 있는 인혜보다 8 살 많은 현선이란
이름의 언니였다. 영락 대감은 돼지 엄마와 비슷한 연대의 관록을 가진 588이 터주 중
한 명인데 그가 영락 교회의 집사로 있기 때문에 그런 이름으로 불리는 인물 이었다.
"언니는 시방 그냥 파리 날리구 있는거유?
딴 애들은 지금 열나게 뛰고 있는 것 같은데........"
따뜻한 온기가 얼굴에 확 닿는 느낌은 간지러움 이었다. 안과 밖의 온도 차이가 너무
심했다. 현선은 인혜가 안으로 들자마자 마구 툴툴거렸다. 이미 술 한 잔 걸친 듯 혀가
약간 꼬부라져 있었다.
"이 씨방 놈들이 영 안 꼬이네. 어제, 오늘 한 코도 못 뛰었어.
씨양~ 오늘 매달렸다가 팽개치는 바람에 쪽 팔린게 두 번이야! 개 새끼들.........
여자 먹을 때 보지만 이쁘면 되지 뭘 그렇게 따지는거야?
얼굴 보구 연애 하려면 딴 데 가지 뭐하러 588에 오는거야?
588엔 싸러 오는거 아냐?"
"야아~ 언니 그건 좀 억지다.
크크..... 나 정도는 아니라두 그래두 좀 기본이 있어야 놈씨들이 꼬이지.....
같은 값이면 이쁜 년 찾는게 놈씨들 싸가지 아냐?"
"이런. 씨앙년~ 이쁜 소리 하구 자빠졌네.
쪽이야 내가 좀 떨어져두 아래 쪽은 조금도 안 꿇린다구.
너 지금 한번 벗고 비교해 볼래?
요 것이 이쁘다 이쁘다 하니까 아주 염장을 질러요........"
"헤헷~ 농담이야. 언니..... 누가 언니가 밉대?
언니가 하두 성깔이 세니까 남자들이 쫄아서 잘 안 오는거지.
언니두 좀 나긋나긋하게 꼬셔 봐."
현선은 사내처럼 생긴 용모에 성격도 괄괄해서 손님들과 충돌이 잦아 말썽이 많은 중
고참 뻘의 창녀였다. 술도 거나하게 하는 타입이라 심사가 뒤틀리면 꼬장을 잘 부렸고,
그에 따라 한번 성질 나면 악발이처럼 끝장을 보는지라 다들 좀 피하는 편 이었다. 단골
손님 몇 빼고는 별로 찾아 주는 사람이 없어 벌이가 시원치않아 영락 포주는 벌써 오래
전부터 그녀를 퇴출 시키려 했고 그것을 눈치 채자 속이 불편해서 주변인들과의 충돌이
잦았다. 그런데 단골이 된 손님은 꼭 그녀를 찾아 오는데 그 이유가 조금은 궁금했다.
그녀가 입만 열면 장담하듯이 정말 아랫 도리가 남자들이 혹하도록 이쁠지도 모르는 일
이었다.
"언니 오는 일요일에 나랑 목욕 같이 가자
언니 거 진짜 이쁜지 한번 보자구........ 키키......"
"예라이. 망할 년. 너 자꾸 그 따우 소리 할거야?
으이.... 씨양. 열 받아.......
이쁨 뭐하냐? 지금은 완전히 곰팡이 슬었다니까........
어디 병 걸린 놈 있음 데꾸 와 봐. 내가 천연 빼니실링으로 단 방에 고쳐 줄께!"
인혜는 빙긋 웃으며 현선의 등 뒤로 가 그녀를 뒤에서 안았다. 사내같은 얼굴 모습과는
달리 꽤나 풍성한 가슴의 포근한 감촉이 기분 좋게 전달 되었다.
"어쭈? 어쭈? 기껏 속을 뒤집어 놓고 어리광을 부려?"
"같은 엄마 밑에 있는 건 아니지만 난 경자 언니 빼군 언니가 젤 좋더라.
첨에 나 여기 왔을 때 도망치다가 종도 그 새끼한테 깨질 때 언니가 그 새끼 막아
주지 않았음 나 아마 그 때 죽었을거야."
"흐으........ 그래 그런 적이 있었지.
종도 그 새끼 눈 꼬리 돌아가면 똥 오줌을 전혀 못가리는 놈이라.......
딴 애들은 바짝 쫄아서 쪽도 못 쓰고, 넌 완전히 기절해 버린 것 같고..........
어쩌겠냐? 우리 식구는 아니지만 이 언니가 나설 수 밖에 없었지.
크크... 종도 새끼... 지 성깔보다 내 꼬장이 더 무섭다는 걸 그래두 알긴 하더라구."
말 하다 보니 옛날의 기억이 되살아나서 인혜는 인상을 약간 찌푸렸다. 588에 완전히
녹아 들었음에도 그 당시의 기억은 날카롭게 가슴을 찌르는 아픔 이었다. 인혜의 표정이
굳어지자 현선이 털어 버리려는 듯 말을 돌렸다.
"넌 여전히 잘 나가지......?
어쨋건 전성기 때 맘 도사려 먹구 빨리 빨리 챙겨 둬야 해.
우리 몸이야 쫌 지나면 금새 시든다구."
"풋! 내 걱정 마우.
나가 따루 생각하는 게 있어요.
나보다는 경자 언니랑 언니가 더 걱정이우.
그래 앞으로는 어쩔거유? "
"에휴...... 몸 팔던 년이 몸 밑천 떨어지구, 벌어 논 거 없음 비참해 진다는 거
진즉부터 알고 있지만 어쩌겠어? 뾰족한 생각이 안 떠오르는 걸.......
이러다가 그만 두면 결국 펨뿌나 해 먹게 되겠지 뭐.
인기 좋은 년 몇 년만 잡고 있으면 설마 밥이야 굶겠냐?"
"언니. 그러면 그만 둘 때를 꼭 내게 알려 주시우.
그 때 되면 일단 내 뒤나 봐 줘요.
여하튼 내가 3 년내로 독립할꺼니 그 때 경자 언니랑 언니랑 같이 하나 근사하게
차립시다."
"에이그~ 이 것아. 너 당한 것두 뼈에 사무쳤을텐데........
너 같은 년 모아다 이 장사 시작 해 보겠다구?
휴우....... 생각해보니 우리 꼬라지가 정말 드럽다.
결국 먹구 살 길이 그냥 쥐 새끼 쳇바퀴 돌 듯 이 것 뿐이니......."
현선의 한 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따뜻한 현선의 체온을 느끼며 인혜는 자신의
체온도 그녀에게 전해 주기 위해 끌어 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그래. 결국 그렇게 사는 거겠지.
뭐 너랑 같이 하면 최소한 몇 년은 짱짱히 갈 수 있겠다.
근데 넌 그렇게 할 수 있는거야?
돼지 엄마한테서 벗어 날 수 있겠어?
하긴 그 동안 너 뛰는 거 보니까 솔찬하게 벌었을 거 같던데........"
"흐으........ 아직 반 쯤 남았어.
그래두 언니 이거 알아?
내가 반이나 갚아 나간게 지난 이 년 동안에 해 치운 거라는 걸......
두고 봐. 내 앞으로 2 년 안에 빚은 끝장을 보구 말거야.
그리구나서 1 년동안 무쟈게 벌어서 2 천년이 되기 전엔 꼭 독립 해야지.........
그 때가 되면 난 날아 갈거야............... 펄펄 날아 갈거야."
마지막은 들릴 듯 말 듯 작았지만 놓치지 않은 현선의 머리 속으로 한 마리 노랑나비가
되어 팔랑거리는 인혜의 모습이 연상 되었다. 머리 속의 형상을 표현 할 능력이 부족하여
말로 표현 할 수는 없지만 그 모습은 애처로움과 기쁨이 한데 어울린 눈물 나는 장면임에
틀림이 없었다.
"어! 어라...? 저 새끼 또 왔네."
현선의 갑작스런 소리가 감상에 빠진 인혜의 정신을 번쩍 들게 하였다. 현선의 시선을
따라가니 뚱뚱한 사내가 하나 안 쪽을 흘낏거리며 천천히 지나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아직 사내라고 할 수도 없는 한 눈에 고등 학생임을 알 수 있는 녀석 이었다. 키는
170은 결코 안 넘을 것 같은데 대단히 비만하여 100 키로는 우습게 넘어 갈 체구 였다.
어른 티를 내려는 듯 갈색 마의에 코 밑에 수염도 안 깎은 모습이지만 여기의 베테랑인
현선이나 인혜가 속을 리 없었다.
"쟤... 왜? 아는 놈이야?"
"야야.... 말 마라. 저 새끼가 벌써 오늘만 네 번 째야.
그냥 흘깃 거리며 주욱 한 번 끝까지 갔다가 다시 되 돌아 보면서 큰 길로 빠져
나가는 거야.
그리곤 한 시간 쯤 지나면 또 오구........ "
"음.... 뚱땡이긴 해두 영계니까 누군가 벌써 묵어 버렸겠는데.....?"
쿡! 저 자식 또 하구 싶어서 자꾸 왔다 갔다 하는 거 아냐?"
"왠 걸? 올 때마다 몇 애가 붙잡았는데두 다 뿌리치고 그냥 지나가는 거 있지?
아까 나두 팔 끼었다가 그냥 팽개치는 바람에 엄청 쪽 팔렸다구...........
새 파란 애 새끼가 좆이 꼴려서 왔다 갔다 하는건 뻔한데........
으유..... 애미 애비가 지 자식 저러는 거 알까?"
"풋! 그럼 간단하구만. 저 넘이 나 찾아 온거지 뭐....... 짜식 눈은 높아서........
음..... 어디 보자. 언니. 어제, 오늘 궁끼 끼었다구 그랬지?
내가 잡아다 줄께. 영계 한번 따 먹어 볼래?"
그러나 인혜의 말은 현선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 이었다. 현선의 표정이 변하면서
바로 볼멘 소리로 툴툴 거렸다.
"야! 내가 니 년이 잡아 오는 넘 넙죽 받아 먹을만큼 완전히 맛이 간 줄 아냐?
생각 있음 니가 직접 해.
난 싫어! 쫀심 상하게 시리......."
말 실수 했다는 것을 깨닫고 인혜는 현선을 감싸 안은 팔에 힘을 꽉 주면서 속삭였다.
"우이 씨~ 그런게 아니야. 언닌. 괜히 성부터 내냐?
나 아까 육씨 아자씨랑 할 때 홍콩 갔었단 말야.
그래서 오늘은 더 하기가 싫어.
난 한번 가면 그 날은 계속 간다구....... 또 홍콩 가면 어떡해?
더구나 저런 꼬맹이 한테......."
웃기지도 않은 인혜의 말에 현선이 얼굴을 풀고 시쭉 웃었다.
"햐아...... 요 것이 꽤나 웃기네.
너 아직두 올라 갈 때가 있단 말야? 쿠쿠쿠........ 예라이!
니가 인기가 아무리 짱이라두 진짜 고참 될려면 멀었다. 요 것아."
인혜는 겸연쩍게 웃었다. 한 번 절정에 오르면 계속 오른다는 뻔한 거짓말을 한 것은
아무래도 쑥쓰러웠다. 그렇지만 그래도 오늘은 방에서 기다리는 청년 외에는 더 안 하려
맘 먹은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었다. 더 이상 거부를 안 하므로 현선이 승락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인혜는 밖으로 나왔다.
"요 것아. 너라구 꼭 성공하리란 법은 없어.
방울이 너 쓰러지면 588 쪽은 완죤히 다 나가는거야."
현선의 마지막 말을 귀에 흘리면서 인혜는 이미 저만치 멀어진 뚱땡이를 급히 쫓았다.
뚱땡이는 시장 쪽으로 난 길을 따라 느릿 느릿 걷고 있었다. 현선의 말처럼 이미 여러 번
반복된 일인 듯 그에게 접근하는 여자는 한 명도 없었다. 흘낏 쳐다보곤 티꺼운 표정으로
수근 거릴 뿐 이었다. 붉은 조명의 집을 한 채 씩 지날 때마다 그는 슬쩍 유리 문 안을
들여다 보곤 하였다. 마치 찾는 여자가 있는 듯 한 행동이지만 인혜는 그의 행동이 실은
용기가 없어 그런 것 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아마 처음에는 나름대로 맘에 드는 푼을
고르려고 유혹 하는 여자를 뿌리쳤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고 여러 번 뻗대다보니 지금은 아무도 거들떠안 봐 오히려 제
무덤을 판 꼴이 되었다.
"헤이. 오빠야! 이 추운 데 도대체 뭐하는 거야?"
인혜는 다짜고짜 뚱땡이의 팔에 팔짱을 끼었다. 힘을 주어 끌어 당기며 몸을 바싹 밀착
시킴으로써 그녀의 가슴의 탄력을 그에게 느끼게 해 주었다. 놀란 듯 몸을 흠칫하면서
인혜를 바라 보는 그의 표정에 순간적으로 안도의 빛이 흐르는 것을 인혜는 결코 놓치지
않았다. 인혜는 다정하게 말을 이었다.
"헤에~ 오빠. 여태 나 찾고 있었지?
아이구. 오빠 이거 볼 얼은 거 봐. 아주 시푸르딩딩 이네.
가자구. 내가 따스하게 녹여 줄께......."
슬쩍 잡아 끌자 뚱땡이는 움찔하며 약간 몸을 버팅겼으나 한번 더 끌자 순순히 이끄는
방향으로 못 이기는 척 몸을 돌리는 것 이었다.
"춥긴.... 더럽게 춥네."
역시 어린 애 였다. 나름대로는 태연한 듯 말을 하였지만 말이 떨려 나오는 것은 추위
때문이 아니고 관록이 부족해서 긴장을 풀지 못한 탓 이었다.
"예라이. 방울아! 영계 따 묵고 혼자 불로 장생 할려구 하냐?"
"조 것이 애나 어른이나 바지입은 남자면 무조건 싹쓸이 해 가네. 아구 부러버라....."
시장 쪽으로 향한 마지막 21 호 집에서 두 명의 여자가 문을 빼꼼이 열고 깔깔거렸다.
그녀들의 말을 들은 뚱땡이의 얼굴에 부끄러운 듯 약간 홍조가 돌았다. 뒤도 안 돌아보고
팔만 돌려 감자떡을 한 번 먹인 뒤 인혜는 뚱땡이를 영락 대감의 집으로 재촉했다.
정육점의 생고기 진열장과 그 용도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너무도 비슷한 붉은 조명이
너울대는 큰 길 가 12 호 집에서 이 모습을 끝까지 지켜 본 현선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인혜와 뚱땡이와 사라진 집으로 곧 뒤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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