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바람난 아내에게 복수하기.
에필로그.
팬티까지 벗은 나는 그것을 바닥에 두고 그 위에 자켓을 던졌다. 겨울이라 그런지 찬바람이 아무것도 입지 않은 하체를 스치자 다리가 부들거리며 작게 떨렸다.
“....”
강예진은 말없이 나를 보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내 양물을 말이다. 날이 추워서 그런지 아래로 축 늘어진 붉은 좆은 어찌 보면 흉물스러웠다. 내 좆이었지만 이것만큼은 콤플렉스였다.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가 아직까지 보지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바이브레이터를 뽑았다. 강예진이 자지러지는 소리를 냈지만 무시하고 다 뽑아내자 마치 꿀에 버무린 것처럼 끈끈한 애액이 늘어졌다. 주르륵 거리며 늘어나는 애액을 보며 나는 강예진에게 비웃음의 표정을 지었다.
수치심 때문인지 얼굴을 붉힌 그녀는 헉헉 거리며 가쁜 숨을 내쉬고 있었다. 분명 그 수치스럽다는 얼굴엔 일말의 기대감이 섞여서 나를 보고 있었다. 기업의 차기 사장이라는 커리어 우먼 같은 지적인 그녀는 사라지고, 음탕한 암캐의 모습만이 남았다.
“히이.. 히이..”
마치 짐승이 발정한 것 같은 숨소리였다. 피식 웃으며 애액이 주르륵 흐르는 보지에 손을 가져갔다. 뜨거운 보지에 내 차가운 손을 대니 그녀가 움찔하며 가랑이를 움츠렸지만 팔다리가 구속되어 있었기에 소용없는 일이었다.
“아흥...”
움찔 거리며 다물어진 보지의 균열이 다시 벌려지며 뜨거운 물을 왈칵 토해냈다. 최음제를 너무 과하게 복용한 것일까,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천성적으로 강예진이 암캐라는 느낌이 들었다. 두 손가락으로 축축한 보지를 쓰다듬자 질척질척한 애액이 묻었다. 그것을 두 손가락에 고루 발라서 천천히 균열에 삽입했다.
“아악!”
그녀가 짧은 단발마를 토했다. 동시에 손가락이 들어간 보지가 심하게 조여 왔다. 가볍게 가버린 건지 발가락을 오므리며 움찔움찔 거린 그녀의 몸이 축 늘어졌다. 가뜩이나 최음제 때문에 뜨거워졌는데 바이브레이터로 몸을 심하게 달여 논 덕분에 강예진의 몸은 너무나 민감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겐 나쁜 것은 아니었기에 그대로 그녀의 보지를 쑤셨다.
“응.. 아.... 아아!”
찌걱.. 찌걱.. 쭈륵..
쑤컹쑤컹 거리며 그녀의 보지를 쑤셨다. 한 번의 절정으로 식기는커녕 더 뜨겁게 달아오른 몸은 나의 손을 원했다. 강예진은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며 더 해달라고 애원하자 고개를 끄덕인 나는 손가락을 더 깊게 쑤셨다. 손가락 끝에 자궁 입구가 닿았다. 그것을 톡 건들자 그녀가 괴성을 지르며 고개를 흔드는 게 아닌가.
“아아!! 미칠 거 같아! 아흐.. 으..”
이러다 정신을 놓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강예진의 반응은 격렬했다. 약간 움찔한 나는 뒤로 손을 조금 뺐다. 그때 자궁 입구 앞부분에 약간 움푹하고 들어간 부분에 손가락이 들어갔다.
“꺄아아아악!”
갑자기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눈을 하얗게 뒤집었다. 또 가버린 건지 이번엔 뜨거운 물을 거칠게 뿜어내며 보지가 꾹 조여 왔다. 크게 경직된 강예진의 몸이 다시 늘어졌다.
“아으.. 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축 늘어진 그녀가 멍한 눈으로 날 보았다. 입가엔 침이 질질 흐르고 있었고 너무 강한 흥분에 눈물이나 콧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흠..”
그런 그녀의 치태를 보며 어느새 발기한 양물이 아랫배를 쿡쿡 찔렀다. 나는 핏줄이 보일 정도로 발기한 그것을 강예진의 얼굴에 가져다 대었다. 멍하니 나의 자지를 보던 그녀는 며칠 굶은 사람처럼 게걸스럽게 나의 양물을 빨아댔다. 단 것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가 오랫동안 먹지 못한 사탕을 맛보는 것처럼, 그녀는 과할 정도로 머리를 왕복하며 나의 양물을 맛보았다. 뜨거운 입과 혀가 나의 기둥을 빠르게 훑는 느낌을 눈을 감으며 즐겼다.
훕.. 훕.. 쭙.. 쭙쭙 쪼옥..
“음.. 그만.”
슬슬 사정감이 몰려온 것을 느낀 나는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잡아 제지했다. 멍하니 나의 양물을 보며 침을 흘리는 강예진을 보니 색을 밝히는 음탕한 창녀도 이보다 더 음란할 거 같지는 않았다.
“아.. 어서.. 어서 해줘...”
그녀가 나를 보며 애원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미소를 지었다. 강형철이 이예선에게 했던 것처럼, 나의 목적은 강예진을 타락시키는 거였다. 하루라도 자지가 없다면 인생을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더럽혀서 음탕한 암캐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그녀의 말대로 그냥 일을 치룬 다면 그저 한순간의 욕정으로 끝날 수도 있다.
쐐기를 박아야 했다.
나는 홍천이 녀석에게서 받은 종이백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을 꺼냈다. 그것은 캠코더였다. 최신 기종으로 실제로 보는 것처럼 깨끗하고 선명한 영상을 찍어준다고 해서 요즘 제일 잘 나가는 모델이었다. 그것을 키고 삼각 받침대를 조립해 그 위에 설치했다. 강예진의 정면에서, 가장 치욕적인 영상을 남길 수 있도록 말이다.
“무슨... 짓을...”
강예진이 캠코더를 보며 중얼거렸다. 말투는 싫다는 것이었지만 얼굴 표정이나 기색을 보면 그냥 말뿐인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런 강예진을 보며 말했다.
“별 거 아니야. 그저 우리의 행위를 담아두는 것뿐이니까, 이상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아.”
나는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나를,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발기한 나의 양물을 멍하니 보며 침을 삼킨 강예진이 말했다.
“그, 그럼?”
“물론 그렇다고 그냥 박아주지는 않을 거야. 내가 말하는 한 가지를 하면 해주지.”
“무엇을..?”
못 참겠다는 듯 다급히 물어보는 그녀를 보며 나는 씨익 웃었다. 그리고는 그녀의 귓가에 조그맣게 속삭였다. 나의 말을 들은 강예진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말했다.
“그런 거.. 못해..”
“어째서? 방금까지 나에게 박아달라고 애원하지 않았나? 그게 싫은 거면.. 여기서 그만두지.”
“시, 싫어!”
몸을 돌리는 나를 보며 강예진이 크게 소리쳤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때로는 재촉보다는 무언이 더 큰 힘을 발휘할 때가 있는 법이다. 나의 표정을 보며 안절부절 못하던 그녀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중얼거렸다.
“...할게..”
“좋아.”
나는 몸을 비키며 강예진이 영상에 홀로 나올 수 있게 하였다. 옷을 입고 가랑이랑 가슴 부분만이 찢어져 훤히 드러난 치태가 영상에 그대로 찍히고 있었다. 강예진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캠코더를 보더니, 이내 내 얼굴을 보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난...”
“목소리가 작아.”
“으..”
나의 말에 강예진은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나는 어서 하라는 듯이 턱짓으로 캠코더를 가리켰다. 입술을 깨물며 갈등하던 그녀는 이내 포기한 건지 표정을 풀며 말했다.
“나는... 자지를 좋아하는 암캐입니다... 항상 자지를 박고 싶어 하는.. 창녀보다 더 음탕한 년입니다.. 흐으..”
고개를 끄덕인 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말을 하면서 느낀 건지 움찔 거린 보지가 애액을 질질 흘렸다. 나는 그것을 보며 이죽거렸다.
“그런 말을 하면서 흥분한 건가? 정말 음탕한 년이군.”
말을 하며 손바닥으로 보지를 강하게 때렸다. 찰싹하는 찰진 소리와 보지에서 나온 애액이 찰박 거리며 튀었다. 너무 흥분해서 아픈 것도 느껴지지 않는 건지 강예진은 입을 벌려 혀를 내밀며 말했다.
“예.. 저는 음탕한 암캐에요.. 제발 제 보지를.. 당신의 자지로.. 쑤셔주세요.. 제발..”
“...좋아.”
고개를 끄덕인 나는 천천히 양물을 그녀의 보지 균열에 맞추었다. 마치 식충식물처럼 강예진의 보지는 뻐금거리며 내 자지를 머금으려고 했다. 음탕한 보지라고 중얼거리며 나는 그대로 허리를 밀었다.
“아흐윽!”
강예진도 신음을 토하며 보지를 꾹 조여 왔다. 용광로 같이 뜨거운 살단지에 양물을 밀어 넣자 마치 녹아버릴 것 같은 쾌감이 나를 덮쳤다. 김수진보다 더한 명기였다. 엄청난 조임에 나는 이를 악물고 허리를 왕복시켰다.
퍽.. 퍽퍽.. 철썩.. 철썩.. 퍽퍽퍽..
“흐윽, 흐으.. 좋아.. 더.. 아! 아흐!”
그녀의 신음소리가 나의 허리에 맞춰 더욱 격렬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손으로 가슴을 애무했다. 뜨겁고 탄력 있는 풍만한 유방이 손안 가득 느껴졌다. 손바닥을 스치는 딱딱한 유두가 기분이 좋았다. 그대로 유두를 잡아 비틀어주니 강예진이 자지러지는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흔들었다. 또 절정이 오는 것일까. 그에 맞춰 아까부터 참아오던 사정감도 슬슬 폭발할 때였다.
퍽.. 퍽퍽.. 퍽퍽! 퍽퍽퍽!
“아! 아흐..! 아아아악!”
“싼다..!”
강예진의 비명과 함께 나도 허리를 최대한 밀어내 자지를 박았다. 자궁 입구에 닿은 귀두에서 폭발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울컥 거리며 사정을 시작했다.
완전히 가버린 그녀를 보며 천천히 입을 맞췄다. 강예진도 그에 호응하며 입을 열어 혀를 내밀었다. 입술을 탐하는 사이 그녀의 손을 구속한 것을 풀어줬다. 이미 저항 같은 생각을 지워버린 강예진은 내 목에 손을 감으며 입맞춤에 열중했다.
그러던 중 아직 죽지 않은 내 양물이 꿈틀거렸다. 그것을 느낀 나도 그녀도 천천히 서로 호응해주며 떡을 쳤다.
마지막엔 그녀가 눈물을 흘리며 그만해달라고 애원을 했지만 무시하며 계속 박았다. 이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강예진의 타락이었으니 이성을 잃을 정도로 강한 쾌감을 그녀에게 새겨줘야 했다. 결국 그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가버린 뒤에 기절해 버렸다.
천천히 좆을 뽑아내자 그녀의 균열에선 지금까지 한 번도 밖으로 사정하지 않은 정액이 꾸역꾸역 흘러 땅에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며 웃은 나는 옷을 입고 핸드폰을 들었다. 사진으로 그 모습을 찍고 저장했다. 일단 목적 하나는 완수했다. 이제 남은 것은 아까 습격해서 얻은 자료였다.
의자 위에 혼절한 그녀 위에 벗어둔 자켓을 덮어주고 차에 탔다. 불을 켜서 뒷좌석에 둔 자료를 확인하던 나의 눈은 크게 떠지며 다른 자료를 확인했다.
마침내 자료를 다 확인하고 파일철을 덮었을 땐, 나는 미소를 지으며 핸드폰을 들어 누군가에게 전호를 걸었다. 긴 컬러링이 지나고 마침내 한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몹시 화가 난 말투였다.
-이런 씨발.. 누군데 지금 전화질이냐.
“접니다, 대산이 형님.”
-뭐..? 어이구, 성기 아니냐! 이 시간에 갑자기 전화는 무슨 일로 했냐?
전화를 받은 사람은 내가 예전에 일하던 조직의 우두머리인 대산이란 사람이었다. 나는 손에 든 파일철을 톡톡 치며 중얼거렸다.
“거래 하나 하시지 않겠습니까?”
****
강백철은 요새 심기가 뒤틀려 있었다. 육체적으로 애인 관계를 맺고 있던 김수진과의 연락이 끊어져서 쌓이는 욕구를 해결하지 못하고 참고만 있었다.
“이년이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 거야... 남자라도 맞나고 있는 건 아니겠지.”
김수진이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기는 걸 상상하니 속에서 무언가가 끓어올랐다. 늙으며 질투는 추하다는 걸 알지만 참을 수 없었다. 만약 바람이라도 피우고 있는 거라면, 그 연놈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 전화가 왔다. 발신자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니 찬식이었다. 강백철의 표정에 경멸이 섞였다. 그는 양아치 같은 쓰레기를 가장 싫어했다. 일 때문에 거래를 하고 있지만, 쓸모가 없어지면 바로 잘라낼 생각이었다. 그의 아들인 강형철에게 부자지간이지만 큰 정을 주지 못하는 것도 그 쓰레기 같은 인성 때문이었다.
“여보세요.”
-사장님, 큰일났습니다.
찬식의 목소리가 다급했다. 아직까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강백철은 시큰둥하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리 호들갑이야?”
-그, 그동안 사장님과 저희가 거래해 오던 종이랑 장부가 다 털렸습니다!
“뭐!”
찬식의 말을 듣던 강백철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 종이가 어떤 종이인가. 단순한 종이가 아니었다. 주가 조작, 살인, 장기 매매, 협박, 빚을 갚지 못하거나 일의 방해가 되었던 놈들의 가족을 매음굴에 판 것까지 있었다.
뒤통수를 맞기 싫은 서로의 이해관계 때문에 종이로 남겨둔 것인데 일이 이렇게 될 줄이야. 만약 경찰의 손에 넘어가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기업이 오체분시 되는 것도 농담이 아니었다.
“이런 병신 새끼야, 어떻게 일처리를 했는데 그게 사라져! 그거 사라지면 너나 나나 똑같이 망하는 거 몰라 알아!”
-죄송합니다.. 지금 애들 풀어서 찾고 있으니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죄송합니다 사장님..
“듣기 싫어 병신아! 너 설마 나 죽이려고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니겠지..”
-저, 절대 아닙니다!
“만약 오늘까지 그거 못 찾으면.. 물고기 밥이 뭔지 보여 줄거야.. 알았어!”
-예, 예!
통화는 그걸로 끝이었다. 거친 숨을 내쉬며 흥분한 강백철은 이내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그걸로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 책상 위에 있던 것들을 다 쓸어버렸다.
“씨발! 머저리 같은 병신 새끼들! 이래서 종이로 남겨두는 게 아니었는데!”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었다. 씩씩 거리던 강백철은 서랍에 있는 위스키를 꺼내 뚜껑을 따내고 그대로 마셨다. 뜨거운 알코올이 화끈하게 넘어가며 위장을 덥혔다.
“후우..”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분을 삭이고 있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화가 난 강백철은 문을 향해 소리쳤다.
“누구야!”
“사장님, 그게..”
“시끄러! 오늘 아무도 들여보내지마!”
비서에게 화를 낸 강백철은 다시 위스키를 들이켰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며 사람들이 들어오는 게 아닌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당황한 강백철을 무시하며 들어온 사람들은 사장실을 뒤지기 시작했다.
“당신들 뭐야!”
“경찰입니다. 강백철 씨, 당신을 체포합니다.”
한 남자가 수색영장을 꺼내며 말했다. 그것을 본 강백철의 표정이 파랗게 질렸다.
“이, 이건 거짓말이야.”
그때 발밑에 떨어진 휴대폰이 문자가 왔다는 소리를 내었다. 멍하니 들어 그것을 보니, 문자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제 시작일 뿐이야.
****
강형철은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침대에서 여자와 떡을 치고 있었다. 여자의 이름은 이예선, 오래전부터 작업을 해 결국 자신의 여자로 만들었다. 남편을 버리고 자신을 선택한 그녀를 보면 정복감에 더욱 흥분이 되었다.
“헉.. 헉..”
“아흥.. 자기야..”
이예선이 강형철의 등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완전히 강형철의 여인이 된 그녀는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처음엔 지극히 자신을 아껴주던 남편을 버린다는 게 죄스러웠지만, 이젠 아무 죄책감도 느끼지 않았다. 남편이었던 홍성기는 자신을 소중하게 대해줬지만 그 지극한 정성에 결국 이예선은 조금씩 질려가고 있었다.
“한 번 더 할까?”
“응..”
강형철의 말에 이예선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꺄악!”
“누, 누구야!”
들어온 사람은 말없이 강형철에게 다가와 그대로 주먹을 뻗어 얼굴을 후려쳤다. 가죽 북 치는 소리가 들리고 침대 밑으로 떨어진 강형철을 내려다 본 그는 이내 고개를 돌려 침대 위에 알몸으로 있는 이예선을 보았다.
그제야 이예선은 그가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여, 여보..”
그는 이예선의 남편‘이었던’ 홍성기였다.
****
나는 말없이 이예선을 보았다. 당황, 경악, 공포가 섞인 얼굴로 나를 보는 그 얼굴을 보며.... 나는 가슴이 욱신거리는 걸 느꼈다.
이예선은 나를 보며 여보라고 했다. 여보.. 여보라. 나는 아직까지 당신의 남편인가? 그렇게 묻고 싶었지만 참으며 나를 따라온 애들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현관문 잠궈라.”
“예.”
고개를 숙이는 녀석들은 대산이 형님이 보내준 애들이었다. 내 후배라고 할 수 있는 녀석들이었다.
현관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때 강형철이 비틀 거리며 일어서려는 게 보였다. 천천히 다가가 놈의 등을 밟았다. 그리고 뒤에서 머리채를 잡고 들었다.
“안녕하신가. 씨발놈아.”
“누, 누구야.”
....아직 대화를 하기엔 정신을 차리지 못한 거 같았다. 머리채를 잡은 손을 그대로 내려쳤다. 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놈의 얼굴이 바닥에 박혔다. 그대로 멈추지 않고 계속 놈의 얼굴을 들었다 내리쳤다 하며 박았다.
쿵, 쿵, 쿵, 쿵
“씨, 씨발 그만해! 그만하라고 새끼야!”
쿵, 쿵, 쿵, 쿵, 쿵, 쿵
“아아악! 그만.. 그만..!”
쿵! 쿵! 쿵!
“그만.. 해주세요.. 제발..”
놈의 애원에 그제야 잡았던 머리채를 놓았다. 이마가 깨진 건지 바닥에 피가 묻어있었다. 뒤에 있던 녀석에게 손짓하자 가까이 온 녀석이 바닥에 비닐을 깔았다. 그리고 의자를 위에 올려놔 놈을 앉혀서 밧줄로 묶었다. 저항하던 강형철은 몇 대를 맞고서야 잠잠해졌다.
“여보.. 왜 이래.. 당신답지 않게.. 응? 우리 이러지 말고.. 나가자.. 응?”
옷을 걸쳐 입은 이예선이 나에게 다가와 무릎 꿇고 내 바지를 당겼다. 나는 그녀를 차가운 표정으로 보았다. 그런 나의 얼굴을 보며 이예선은 숨을 들이켰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껏 나는 결혼생활 동안 화를 내거나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겠지.
“나다운 거.. 그게 뭔데? 마누라가 딴 놈이랑 놀아나서 도망쳤는데 병신 같이 주저앉아 우는 거? 미안한데... 그렇게 생각했다면 정말...... 큰 오산이야.. 당신은 모르지? ‘진짜’ 나다운 거. 지금 보여줄 게..”
거기서 지켜보고 있어.
그렇게 말한 나는 검은색의 가죽장갑을 손에 꼈다. 그리고는 손을 내밀자 옆에 있던 녀석이 무언가를 건네줬다. 장도리였다.
“으.. 으..”
내 손에 쥔 장도리를 보며 강형철은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씨익 웃으며 가죽 장갑으로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
“내가 누군지 알겠어?”
“다, 당신 설마 그 남편..?”
“정답. 그럼 내가 왜 여기에 왔을까?”
“그.. 그건..”
말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는 강형철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퍽 소리가 나며 입술이 터진 건지 입가에 주르륵 피가 흐르는 게 보였다.
“이러려고 왔어.”
“.......”
강형철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허옇게 질린 얼굴로 나를 보다가, 무언가 생각난 건지 떠듬떠듬 입을 열었다.
“내, 내가 누군지 알아? 당신 결코 무사하지 못해..”
“응? 아, 하하! 그렇군. 귀한 도련님이었지. 근데 맨 날 떡만 치니 뉴스는 안보고 사나봐?”
나는 서랍 위에 올려 진 리모컨을 들었다. tv를 키고 채널을 뉴스로 돌리자 속보가 보도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강형철의 얼굴이 멍하게 풀렸다.
-백철 그룹 압수수색.
-비인륜적인 백철 그룹의 실태.
“이, 이게...”
“재밌지?”
나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놈은 그런 나를 보며 벌벌 떨었다. 나는 손에 쥔 장도리를 빙빙 돌리며 말했다.
“내가 씨발... 너 덕분에.. 살다 보니 느낀 게 있어. 인생 아무리 힘들게 쌓아 올려도... 가는 거 한 방이라고. 그치? ...후후..”
“자.. 잘못했어요..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놈이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다. 그것을 보며 나는 피식피식 웃고 있었다. 정말 세상 일이란 게.. 알 수가 없었다. 만약 강형철이 이예선을 모르고 그냥 지나갔더라면, 이렇게 집안이 풍비박산 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세상 일이란 게..
“알 수가 없지..”
“흐..."
“울지 마.. 이제 시작인 걸.. 아직.. 내 분노는 시작하지도 않았어..”
놈의 자지를 잡았다. 방금까지 떡을 친 덕분인지 이예선의 씹물이 허옇게 묻어있었다.
“거 참.. 튼실하네. 이걸로 몇 명이나 후리고 다녔어?”
놈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저 바들바들 떨며 나를 보고 겁에 질려있었다.
“제발... 살려주세요.. 돈이라면.. 얼마든지 드릴 테니까.. 저 여자도 다시 드릴게요.. 네?”
강형철의 말에 나는 미소를 지었다.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느낀 건지, 환해지려는 놈의 얼굴을 후려쳤다. 이빨이 나가는 걸 보며 나는 차갑게 말했다.
“참 좆같은 하늘인데.. 이거 하나만은 공평하더라고. 칼로 흥한 새끼는 칼에 찔려 뒤지고.. 입으로 나불거리던 놈은 그 입 때문에 죽었고.. 발정난 개새끼마냥 좆을 흔들어 대던 새끼도... 좆 때문에 뒤지더라.. 킥...”
놈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 이젠 비명도 지르지 못하는 놈을 보며 천천히 장도리를 들었다.
그리고
내려쳤다.
“으읍........! 읍....................!”
놈의 눈이 터질듯이 커지다 이내 뒤로 넘어졌다. 발광하듯이 발버둥치는 녀석을 보며 나는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시작이야.. 천천히.. 즐겨보자고?”
나를 보던 놈의 얼굴엔.. 공포만이 남아있었다.
****
사건이 끝나고 3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강백철의 기업은 오체분시 되어 일어서기 힘들었고 강백철은 감옥에 수감되어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강형철은....
피식 웃은 나는 보던 신문을 내려놓았다. 신문에는 한참 시끄러운 백철 그룹에 대해서 나와 있었다.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나면 그 힘으로 누르겠지만, 어찌된 일인지 너무 일방적으로 강백철에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날, 대산이 형님과 통화를 통해 나는 거래를 했었다. 우리나라 경영의 거물인 강백철은 대산이 형님에게도 걸림돌이었다. 그런 와중에 내가 강백철을 한 방에 보낼 제의를 하니 당연히 대산이 형님은 그 제의를 수락했다. 지금 이렇게 강백철이 파멸하는 것도 대산이 형님의 힘이 크게 작용해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바닷가가 보이는 마당에서 의자에 앉은 나는 기지개를 키며 정신을 깨웠다.
하던 가게를 그만두고 대산이 형님에게서 보답으로 받은 돈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가 죽을 때까지는 평생 먹고 놀아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
쭙.. 쭙...
나는 고개를 내렸다. 그리고는 손에 쥐고 있던 사슬을 잡아당겼다.
“응..”
목에 개목걸이를 찬 강예진이 내 양물을 빨고 있었다. 그 날 이후로 암캐가 되어버린 강예진을 데리고 사는 나는 매일매일 쾌락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침을 질질 흘리며 자지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그녀를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왔다.
정말이지... 세상일이란 거 아무도 모르는 거였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