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의 행운은 행운이 아니었다.
오늘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린다.
그 날(금년 3월 초의 어느 날)난 너무나도 황당한 일을 당한지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새 학년인 6학년의 담임을 맡은 후 처음으로 학부형과의 대화를 그 날 하였다.
학부형 중에 무척 낮이 익은 여자가 있었고 그 학부형도 처음엔 무척 당황해 하더니 아이들에 대한 본격적이 토론에 들어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많은 발언을 하여 토론에 도움을 줬다.
문제는 토론을 마치고 모든 학부형들이 일어나 자리를 비우며 나가는데 유독 그 학부형만 꾸물대며 눈치를 살피더니 나에게 슬며시 쪽지를 하나 건넸다.
<교문 앞 길 건너 찻집에서 기다림>이란 내용의 간단한 쪽지였다.
하지만 그때가지도 난 그 학부형을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를 기억을 되살리지 못 하고 있었다.
“강 선생님 여기”찻집에 들어서자 그 학부형이 손을 번쩍 들고 말하였다.
“오래 기다렸습니까?”맞은편 의자에 앉으며 묻자
“아니 조금”
놀랍게도 학부형인 그녀는 나에게 거의 반말에 가깝게 말하였다.
“..................”
놀란 나머지 난 그 학부형을 다시 뚫어져라 쳐다봤다.
“어디 얼굴에 뭐가 묻었어?”
핸드백에서 거울을 꺼내어 얼굴을 부며 물었다.
“그게 아니고.....”
난 말을 더듬거리면서도 잇지 못 하였다.
“호호호 학부형인 내가 선생님에게 반말을 해서 그랬구나. 호호호”
그녀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
정곡이 찔린 나로서는 더 할 말이 없었다.
“아직 기억이 안 난 모양이지? 00나이트 기억나?”
그녀가 웃으며 물었다.
“!”그때서야 난 그녀가 바로 그녀였다는 것을 떠올렸다.
“총각이라지? 어때 나랑 동거하지. 잘 돌리던데 어때? 나이트 부킹 소문 안 낼게”
그녀가 다시 날 놀라게 만들었다.
그날 그러니까 나이트에 가서 그녀와 그녀의 친구를 친구 녀석이 부팅을 하였고 선뜻 응하자 행운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그게 아니었다.
“..................”말도 안 되는 그녀의 제안에 난 입을 열지 못 하고 고개를 숙여야 하였다.
“호호호 나이 든 이혼녀와 동거는 싫고 그렇다고 선생님이란 교육자가 나이트에서 부킹을 하고 그도 부족하여 알몸을 밤 세도록 뒹굴었다는 소문이 나는 것을 싫은 모양이지? 선택은 자기가 알아서 해 생각할 시간은 일주일이야 알았지? 후후후 일주일 후에 폰으로 연락할게 좋은 답 줘 알았지? 참 우리 아들? 그 문제는 신경 꺼도 돼 지금 내가 사는 아파트에 방 하나를 아가시에게 세를 주고 있거든 오늘 당자 방을 빼라하고 자기가 우리 집에 세 들어 사는 것으로 하면 우리 아들 문제는 신경 꺼도 되겠지? 그럼 오늘은 내가 선약이 있어서 가. 기대할게.”그녀는 자기가 할 말만 하고는 나의 대답은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엉덩이를 흔들며 찻집에서 나갔다.
난 넋이 나간 꼴로 그녀가 길을 건너는 것을 봤고 지나가는 차가 그녀를 치어서 죽게 해 줬으면 하는 기도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