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초보들의 호기심
-네년에게 내 지시를 내리겠다. 향후 누가 되었든 네년한테 접근하여 지시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거부하지 말고 무조건 이행해라!
자신을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고광석으로부터 교도소 면회를 마치고 전달받은 그의 메세지가 떠올려졌다.
휴대폰에 표시된 발신자 전화번호는 처음 접하는 번호였다.
설이는 심하게 갈등하며 망설였으나 결정을 내렸다.
"아아!"
샤워기로 구석구석 깨끗이 몸을 씻은 설이는 화장대 앞에 앉았다.
지금도 그녀가 목숨처럼 사랑하는 모친 하영과 아끼는 동생 송이 때문에 이미 꿈많은 여고 시절에 박재두에게 성의 노예가 되어 굴종했었다. 그리고 지금은 고광석에게 철저하게 덫에 걸려 길들여진 상태였다.
최초 박재두에게 예속된 이래 그의 딸 박유라, 지금은 고광석으로까지 이어진 변태의 덫은 계속되고 있었다.
설이의 모친 하영이 박재두가 교묘하게 안배한 덫에 걸린 채무를 갚지못해 스스로 서약한 신체포기각서는 하영과 송이는 물론 설이까지 지배하는 절대적인 장치였다. 따라서 편지로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던 지배자 고광석의 지시를 거역하는 것은 설이의 의식에 있어 상상하기 어려웠다.
낯선자가 보낸 문자메세지는 설이를 공원으로 호출했다.
설이의 입장에서는 광석의 지시라고 믿어야했지만 뭔가 찜찜했다. 어떻게 하든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결심을 내린 설이는 월차 휴가를 제출했다. 그리고 호출자의 지시에 따라 공원에 나가기 전에 자신의 본 모습을 위장하기로 작정했다. 이만해도 과거 같으면 상상하기 힘든 설이의 용기였다.
용기를 준 근원은 자신의 하체를 구속했던 정조대와 가슴을 조련하던 피학의 브래지어에서 자유로워진 탓일 것이다.
거울을 바라보며 그녀는 안구에 도수없는 짙은 갈색의 렌지를 착용했다. 그녀의 맑고 서늘한 검은 동공 대신, 갈색의 눈망울 만으로도 다른 사람으로 보였다. 그리고 왼쪽 볼과 오른족 턱에 간단하게 지워지지 않는 녹두 크기의 까만 점을 찍은 것으로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시간을 보자 그리 넉넉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설이는 부지런히 화장을 시작했다.
한편, 도심에 위치한 은하공원은 88올림픽 시절에 개장되어 어느덧 시민들이 즐겨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한지 오래였다.
넓은 공원의 중앙에 비교적 커다란 호수가 있고, 수변을 따라 우거진 녹음아래 한가로이 산책하는 시민들로 늘 북적거렸다.
"정선배, 진짜 그년 나올까?"
"안 나와도 할 수 없지만, 분명 나올 거야. 그러니까, 판대 너는 내가 준 대본대로 제대로 해야 해!"
호수의 중앙에서 조금 떨어진 봉고차 안이었다.
차량은 짙은 선팅으로 밖에서는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차내에 1남 1녀가 심상치 않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호텔스페이스의 커피숍에서 서빙을 하는 정선미와 그녀의 대학 후배이자 작년까지 선미의 욕정을 해소해 주던 섹스파트너였던 양판대였다.
"기가 막혔었어."
정선미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굉장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순간 얼굴이 달아올랐다.
한쪽 팔이 의수인데다 얼굴에 횡으로 가로지른 험상궂은 흉터, 그리고 혐오스런 인상만큼이나 포악스런 주복동을 떠올리는 찰나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그런 주복동에게 최면에 걸린 것처럼 꼼짝 못하고 치욕의 지시를 고분고분 따르던 굴종하던 여자, 설이의 태도에 이르자 선미의 머리가 뜨거워졌다. 그런 그녀는 지금은 변장과 짙은 화장으로 범벅되어 본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 정선미의 몸이 흠칫 긴장했다.
"어머! 저 여자 같다."
"어디?"
양판대의 눈에 불안정한 태도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둘러보는 얇은 바바리 코트 복장의 아가씨가 눈에 들어왔다.
사전에 정선미로 부터 설명을 들은대로 늘씬하고 군더더기 하나 없는 기막힌 몸매의 아가씨였다.
특히 도발하듯 융기한 가슴에 이어 급격하게 잘록한 허리를 돋보이게 바바리 코트의 허리를 질끈 묶은 모습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그러나 뜻밖에 얼굴은 평범해 보이는 것이 아쉬웠다.
"선배? 저 여자면 저 여자지, 같다는 것은 또 뭐야?"
"모습은 비슷한데, ……얼굴이 영 다른 사람으로 보여. ……낮이라 그런가?"
양판대가 아쉬움을 느꼈던 여자의 얼굴을 선미가 지적하며 갸우뚱거렸다.
"그렇다면 선배, 저년한테 문자를 보내보면 되잖아."
"뭐라 보내지?"
벌써 선미의 얼굴이 상기되며 호흡이 거칠어졌다.
"문자로 아무거나 지시하는 거지 뭐. 만약 그년이라면 뭔가 태도를 보일 것 아냐?"
"그러니까 뭐라고 보낼까?"
"바바리를 벗고 한 바퀴 천천히 돌아보라고 하는 거야."
양판대가 말을 다 마치고기도 전에 선미가 빠른 손놀림으로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문자가 발송되자 양판대는 여자의 모습을 주시했다.
이때 설이는 눈을 내려 깔고 바닥에 시선을 두었지만 한껏 긴장한 상태였다. 그녀의 의식에는 광석의 의뢰를 받은 자가 자신을 호출 한 것으로 믿고 나온 터였다. 그러나 오감을 열고 주변에 있는 물체는 물론 지나치는 사람들도 예사로 보지 않고 관찰했다.
그때 진동으로 버튼을 조작한 휴대폰이 요란스레 울렸다. 순간 긴장감에 감싸인 설이의 신체가 부르르 떨었다.
발신자 표시를 확인하자 자신에게 지시를 내렸던 번호였던 것이다.
-일단 시간을 지켰군. 바바리를 벗어 한 손으로 들고, ……한 바퀴 돌아!-
설이는 문자로 전달되는 지시에 입술을 깨물며 바바리 코트를 벗었다.
그리고 시키는대로 천천히 주변을 돌았다.
한 바퀴를 돌며 눈을 깔고 주위를 재빨리 훑었지만 특별하게 의심되는 것은 감지되지 않았다. 다만 열 걸음도 떨어지지 않은 봉고차의 모퉁이에 몸을 숨긴자가 있나 살폈지만 눈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때 이런 설이를 주시하는 정선미와 양판대는 환호성을 터뜨렸다.
"야호! 해냈다!"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서로 마주보며 손바닥을 마주쳤다.
"선배, 얼른 문자보내!"
희열을 감추지 못하고 양판대가 정선미를 재촉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이미 정선미는 휴대폰의 플립을 젖히고 대본에 있는 문자를 보내고 있었다.
-지시한 휴대폰 수신기를 찾아 귀에 꼽고, 지금부터 전달되는 지시대로 이행해라!-
설이는 이어지는 문자 지시에 갑자기 오한이 돋았다.
머뭇거리며 어깨에 걸었던 숄더백을 열어 휴대폰의 수신기를 찾아 귀에 꼿았다. 첨단 최신기종의 수신기는 워낙 작아 귓속에 꼽자 보이지도 않았다. 그때 기다렸다는 듯 휴대폰이 울리고 설이는 덮개를 열자 수신기를 통해 낯선 음성이 또렸하게 들렸다.
"이년아! 잘 들리냐?"
이어폰을 꼿자 생생하게 전달되는 사내의 목소리는 처음 듣는 묵직한 음성이었다.
"내 말이 잘 들리면 왼 손을 들어!"
대본에 있는 대로 양판대가 지시를 하자 설이가 손을 드는 것이 차창밖으로 보였다.
"휴대폰은 가방에 집어 넣어!"
양판대는 이어지는 자신의 지시에 여자가 무대위의 배우처럼 행동하는 것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설이를 주시하며 양판대가 마이크를 막고 뒷좌석에 앉은 정선미를 향해 물었다.
"됐어 선배?"
"응, 나는 이제 저 아가씨 근처로 갈테니, 너는 내가 준 대본에 있는대로 해야하는 거야. 오바하면 안돼. 알았지?"
봉고차의 도어의 걸쇠에 손을 가져가며 정선미가 신신 당부했다.
"알았어. 선배."
"어떻게 상황이 변화 할지 모르니까 내 폰 항상 대기하고, 내폰하고 연결된 이어폰 귀에서 빼지 마. 그리고 절대로 욕심 부리면 안돼."
다시 한 번 더 당부하며 선미는 사내처럼 모자를 눌러 쓴다음 양판대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워 계속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차에서 내렸다.
"걱정마. 선배."
정선미의 관음에 대한 욕구는 점점 도를 넘었다. 지금부터 설이가 자신이 설정한 각본대로 후배 양판대의 지시대로 따라만 준다면 자신의 관음욕을 충족시켜줄 터였다.
이제 홀로 봉고차에 남은 양판대는 심호흡을 한다음 마이크에 입을 가져갔다.
"지금부터 내 말을 수신하면 왼손을 살짝 들어라. 알았나?"
묵직한 양판대의 지시에 설이는 왼손을 들었다.
"네년은 결코 나를 볼수 없으니까 나를 찾으려고 마음 먹지도 말고 또한 시도하지도 마라."
주저하는 기색이었으나 알겠다는 의사로 그녀가 왼손을 가만히 드는 모습이 보였다.
"알았으면 지금부터 간단한 복장 확인부터 한다. 웃도리 재킷을 벗어라!"
난데없이 지시가 떨어졌다.
복장확인이라니?
설이의 얼굴은 빨갛게 물들었다. 여고때부터 숱하게 경험한 복장확인이었으나 지금과는 사뭇 다른 환경이었다.
더구나 불특정 다수가 왕래하는 공원에서의 복장확인이라니 설이의 머리는 어지러워졌다. 그러나 지금와서 거부할 수 없었다. 설이가 머뭇거리며 베이지색 재킷을 벗자 순백의 블라우스 복장이 나타났다.
"그 자세로 뒤로 돌아!"
거침없이 양판대가 마이크에 대고 지시를 내렸다.
두 손을 얌전하게 모았던 설이가 양판대의 지시에 천천히 뒤로 돌자 티하나 없이 새하얀 순백의 블라우스 복장은 신선하기 그지 없어 보였다. 그러나 둥그렇게 말린 가녀린 어깨를 감싼 견갑골을 지나는 하얀 브래지어 띠가 얇은 블라우스로 그대로 도드라져 투영되어 보이자 양판대의 눈은 충혈되기 시작했다. 순백의 블라우스는 하얀 브레이저 띠의 후크까지 비쳐 보여 육감적인 모습이었다.
"가만 움직이지마!"
양판대는 눈을 부릅뜨고 여자의 모습을 훑었다.
양판대의 기억에 눈 앞에 보이는 여자만큼 뛰어난 뒤태는 처음이었다.
한가닥으로 단정하게 크게 땋아 묶은 윤기나는 머리칼 아래 급격히 호선을 그리며 끊어질 듯 잘록한 허리를 지나 흰색에 가까운 스커트가 관능적이었다. 쥐면 부러질듯 야들거리는 허리와 달리 느닷없이 항아리처럼 풍만한 힙이었다.
"기가 막히군."
허리를 충분하게 카바하는 짧은 치마는 잘록한 허리에서 뜯겨질듯 타이트하여 도드라진 팬티라인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끈팬티 맞아?"
양판대의 절제되지 않은 질문에 여자가 잠시 머뭇거리다 왼 손을 드는 모습이 보였다.
미니스커트 아래 탄력이 넘치는 허벅지와 늘씬하게 뻗어내린 육감적인 종아리도 일품이었다. 각선미를 돋보이게 하는 살색의 스타킹은 윤기까지 흐르고 앙증맞은 발목을 지나 은색의 에나멜 하이힐도 보기에 좋았다. 이때 정선미는 설이의 근거리까지 다가가 그녀의 솜털까지 보이는 위치의 벤치에 앉아 신문을 보는 척하며 신문에 뚫린 조그만 구멍으로 설이의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상체를 숙여!"
양판대의 지시가 떨어지자 설이가 땅에서 무엇인가를 집어 들 듯 상반신을 앞으로 숙였다.
"어머!"
순간 짧은 스커트가 허리로 말려 올라가며 속팬티가 분명히 보였다.
자신이 여러 날에 걸쳐 고심끝에 짠 각본이었지만 선미는 지켜보는 것으로도 흥분되었다.
물론 대본대로 거역하지 못하고 순순히 따르는 여자의 모습에 같은 여자로 안돼 보였다. 그러나 특별히 비열하게 위협하지도 않았는데 굴종적으로 따르는 이유를 딱히 판단할 수 없었다. 그것이 은근히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선미는 이것은 단지 게임일 뿐이다. 하고 애써 자신을 달랬다.
"어머! 가터야?"
양판대가 상체를 더 숙이라는 지시를 내렸을 때였다.
하얀 팬티에 이어 스타킹의 도드라진 밴드부분을 찝은 흰색의 팽팽한 가터벨트의 끈이 노출되자 선미의 입이 쩍 벌어졌다.
"뒤는 이제 됐고, 일어서서 뒤돌아 서!"
그때 양판대의 지시에 설이는 자신의 부끄러운 치태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얼른 신체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뒤로 돌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어 땅에 시선을 두었다.
"두 손을 아랫배에 모아. 그리고 고개를 들어 정면을 향해!"
양판대의 명령은 대본대로 계속 이어졌다.
바로 전에 상반신을 완전하게 굽혔던 탓에 몇 가닥의 머리칼이 흘러내려 한 손으로 훔치고 아랫배에 두 손을 모으며 고개를 들자 붉게 상기된 설이의 모습에 양판대는 숨을 들이켰다.
팔등신의 모델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러나 얼굴은 몸매를 따르지 못하는 것이 다소 아쉬웠다. 왼쪽 볼과 오른 편 턱에 녹두 크기의 까만 점이 여자의 인물을 망쳤다.
그러면 또 어떠랴. 몸매만은 일류모델이 따로 없었다. 양판대는 심호흡을 하며 주시했다.
이때 설이는 자신의 눈에 들어오는 전면의 사물을 재빨리 확인했다.
우선 정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봉고차가 보였다. 봉고차와 자신과 그 사이에 벤치가 있고 벤치에 앉아 하릴없이 신문을 들여다보는 모자를 쓴 여자의 머리가 보였다.조금전까지 없었던 인물이었다. 그녀가 의심스러웠다.
그때 수신기를 통해 새로운 지시가 들렸다. 순간 설이는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없었다."그 자세에서 젖통을 앞으로 쭈욱 더 내밀어!"
양판대의 지시였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도발하듯 튀어나온 유방이었다. 설이가 그런 가슴을 앞으로 의식적으로 내밀자 순백의 새하얀 블라우스의 단추가 뜯겨지며 탱글거리는 가슴이 튀어나오는 환상에 양판대는 침을 삼켰다.
"으음! 신문지 때문에 누구인지 알 수 없네. 그리고 분명히 남자 목소리인데 이게 어떻게 된 노릇이지?"
설이는 의문의 사내가 시키는 대로 계속 따라야 할지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생각하기도 싫은 과거의 주복동처럼 정말 광석의 의뢰를 받은 자라면 지시를 거역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아직 정체를 모르는 인물이었기에 설이는 긴장한 채 주변의 인물들을 살피기에 게을리하지 않았다.
"아!"
그러나 수 없이 지나다니는 행인들이 모두 자신을 주시하며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는 일당으로 보여 갑자기 혼란스러웠다.
"윗도리 단추를 하나 풀어라!"
그때 수신기를 통해 사내의 음성이 들렸다.
사내의 거리낌없는 지시에 반사적으로 얼굴을 붉히며 설이는 블라우스 상단의 단추를 풀자 시원한 바람이 가슴까지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하나 더!"
그러나 이어지는 사내의 지시에 설이는 호흡이 다시 가빠졌다. 단추를 하나 더 푼다면 가슴이 절반은 노출될 처지였다.
"안돼!"
설이는 입속으로 거부를 했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손은 블라우스 단추로 가 있었다.
"지시에 따라라. 똑같은 지시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라!"
설이가 주저하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거침없는 사내의 목소리에 설이는 단추에 손을 가져갔다.
단추를 풀었다. 그러나 순간 가슴이 노출될 것 같아 손을 치울 수 없어 옷깃을 놓지 못하는 설이를 향해 사내는 인정없이 말했다.
"손내려!"
설이가 손을 내리자 블라우스가 벌어지며 브레지어 컵에 감싸인 가슴이 반쯤 튕겨나왔다.
그러자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의 눈이 그런 설이의 모습을 힐끗거리며 들여다 보았다. 이때까지도 하나같이 화보촬영하는 모델이 공원에 등장한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들이었다.
전전긍긍하는 설이였으나 별다른 대책이 없는 설이는 의뢰자가 자비를 베풀기만 기원할 뿐이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행동하기 바란다."
그때 설이의 귀에 양판대의 음성이 들렸다. 순간 설이는 긴장했다.
"지금부터 계속해서 네년에게 노출을 요구할 것이다. 알아들었으면 왼 손을 들어라!"
묵직한 양판대의 말에 설이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왼손을 들었다. 자신을 지배하는 광석의 요구로 공개된 음식점에서 노출은 물론 행위까지 했던 그녀였다. 고광석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였다.
긴장한 설이의 신체가 저절로 부르르 떨었다.
"지금부터 내가 원하는 네 년의 노출은 속옷을 탈의하는 것이다."
여과되지 않은 양판대의 말에 설이의 모습은 눈에 띄게 경직되었다. 공원에서 가슴을 가리는 브래지어는 물론 팬티까지 탈의해야 한다는 절대자의 지시에 설이의 머리는 탈색되기 시작했다.
"어, 어떻게?"
"자, 그래서 네년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겠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이어지는 양판대의 말에 설이는 귀를 모았다.
"그 자리에서 네년 스스로 부라자부터 벗을 수 있으면 오른 손을, 그렇지 않으면 도우미의 협조를 받기를 원하면 왼 손을 들어라!"
거침없는 양판대의 제안에 설이는 망설이다가 천천히 왼손을 들었다.
"벗겨달라? 그렇다면 남자가 벗겨 주기를 원하면 오른 손을, 여자가 벗겨주기를 원하면 왼 손을 들어라!"
사내가 원하는 결과는 하나였다. 설이가 노브래지어가 되는 것을 원하는 것이었다.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설이는 왼손을 들어야했다.
"그렇다면 결정되었다. 네년은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벤치에 앉은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해라!"
결국 저 여자였어.
설이는 신문지를 은폐하여 자신을 관찰하는 벤치에 앉은 여자를 다시 보았다.
그때 기다렸다는 듯 신문지를 바닥에 내려놓고 자신을 바라보는 여자는 큼직한 선그라스 때문에 얼굴의 인상은 물론 표정마저 알 수 없었다.
사내의 지시에 설이는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벤치에 앉은 정선미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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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이때 정선미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강설이를 회심의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여자는 화장발로 한몫한다더니……!"
그녀의 머리 속에 기억하고 있는 설이의 얼굴이 많이 달라 처음에 실망했다. 그러나 볼륨감이 넘치는 관능적인 몸매는 과거에 어두컴컴한 커피숍에서 봤던 몸매에 비해 훨씬 뛰어나 입이 벌어질 정도였다.
"얼굴은 조명탓이었는지도 모르지. 저런 몸매에 얼굴까지 대단하다면……."
어쨌든 자신이 준비한 각본대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윽고 그녀가 양판대의 지시에 따라 낭패한 기색으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가슴이 뛰면서 희열을 느꼈다.
"아, 아가씨!"
"설이야, 편하게 앉아."
마침 설이가 자신을 향해 먼저 입을 열자 선미는 감정을 조절하며 가벼운 말로 친근함을 가장했다. 그리고 자신과 비교하여 누가 나이가 많은지 알 수 없었지만 무조건 자신이 주도를 하기로 작정한 터에 동생에게 말하듯 하대했다.
“날 그냥 전부터 잘 아는 언니라고 생각해.”
“……!"
선미의 부드러운 말에 설이가 주저하며 허벅지로 말려 올라가는 짧은 스커트를 한손으로 간추리며 벤치에 앉았다.
그때 설이의 귀에 꼽은 이어폰을 통해 사내의 지시가 들렸다.
"네년이 선택한 도우미다. 이제부터 도우미의 지시를 받아라! 나는 지금부터 네년을 지켜 볼 것이다."
설이는 양판대의 목소리에 새삼 긴장하며 눈앞에 보이는 선미의 모습을 건너다보았다.
"지금부터 브래지어를 벗어야하는데 어쩌지?"
청천벽력 같은 말이었다.
끓어오르는 흥분을 애써 삭히며 선미는 설이에게 나직하지만 준비되었던 대본대로 확실한 음성으로 다짜고짜 요구했다.
순간 설이의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놓치지 않고 선미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어머! 부끄러운가 보네? 노부라가 되어 설이의 유방을 자랑하는 거야. 그렇게 위안을 삼아. 알았지?"
선미의 의식에는 이때 주저하면 안 된다. 빨리해야 한다. 는 마음으로 단단하게 무장한 상태였다.
선미는 빨개진 설이의 얼굴을 향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가져갔다. 어깨에 올린 팔에 힘을 주어 자신의 얼굴로 끌어당기며 계속해서 속삭였다.
"설이가 도우미로 선택한 언니니까 내가 도와줄게. 이러면 어떨 까? 가위로 브래지어 끈을 자르는 것이 간단해 보이는데, 그렇게 해줄까? 그렇지 않으면, 어정쩡하겠지만 신문지나 가방으로 언니가 가려줄 테니까 설이가 직접 블라우스 벗고 브래지어도 벗을래?"
기막힌 상황이었다.
여전히 인파로 붐비는 공원에서 블라우스를 벗는 것도 모자라 브래지어까지 탈의한 다음 다시 블라우스를 입을 수도 있다는 정선미의 요구는 지금까지 숱한 치욕을 견뎌낸 그녀의 처지라도 수용하기 힘들었다.
"언니, 언니가 도, 도와주세요."
"어떻게 해줄까?"
"가, 가위로……."
선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설이의 음성은 모기소리처럼 작았다.
"그렇다면 정확한 음성으로 부탁해."
느닷없이 선미의 음성이 날카로워졌다.
순간 설이의 머릿속에 하얘지며 신체가 저절로 부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찰나 과거 여고시절 자신을 철저하게 지배했던 유라의 얼굴이 떠올랐던 것이다.
"미, 미안하지만 언니가 가위로 브래지어 끈부터 잘라 주세요."
설이의 음성이 저절로 굴종되어 튀어나왔다.
"알았어. 그럼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이미 설이는 블라우스 상단의 단추를 풀어 착용한 새하얀 브래지어 어깨끈이 대부분 노출된 상태였다.
선미는 타오르는 흥분을 가까스로 제어하며 심호흡을 하였다. 그녀는 침착하게 가방에서 문방구용 가위를 찾아 오른 손에 들고 설이의 상체에 얹은 왼 손을 자기 가슴 쪽으로 당겨 오른 쪽 어깨에 걸린 브래지어 끈부터 순식간에 잘라 버렸다.
"한 쪽은 됐고, 다음은 반대편이야!"
거침없는 선미의 음성에 설이가 몸을 떨며 선미의 행동에 반발하지 못하자 반대편 브래지어 어깨 끈도 가위에 간단하게 잘려졌다.
"음, 브래지어를 완전히 걷어내려면 가슴사이 끈도 잘라야겠네."
이미 가위를 벌려 설이의 유방으로 향하는 선미의 행동은 가차 없었다.
“시간 끌면 사람들이 그것도 구경꺼리라고 모일텐데, 그렇게 되면 더 창피할 것 아냐?”
선미는 퍽이나 설이를 위로해주는 말투로 달랬다.
“아! 어, 언니! 그, 그렇지만…….”
“얼른 얼른 진행하자."
설이가 본능적으로 가슴에 두 손을 가져가X자로 가리며 곤혹스런 표정으로 자신을 보자 타이르듯 말하는 선미의 말에 설이는 더 이상 반발하지 못했다.
"잘못하면 블라우스 잘라지는 수가 있으니까 손 치워!"
"……!"
결국 굴종하는 설이의 모습에 쾌재를 부르며 선미는 입술을 비틀며 블라우스를 한쪽 손으로 젖혀 우뚝 솟은 브래지어 컵과 컵 사이 음영진 계곡 부분의 연결부분에 가위 날을 들이밀어 가차없이 잘라내기 시작했다.
"손 내려!"
가위질을 하는 선미의 쾌감은 증폭되어 등골을 타 올라 움직이는 손이 다 떨렸다.
툭!
마침내 컵의 연결부분이 잘라지는 순간 컵에 갇혔던 유방이 한 차례 위 아래로 크게 출렁였다.
"이제 거추장스런 브래지어는 빼 줄게."
상냥한 음성으로 설이에게 이르며 선미의 손은 블라우스 섶 사이로 가위질에 노출된 브래지어의 잔해를 걷어냈다.
"어머! 어쩜 이리 유방이 좋을까?"
이제 본래의 기능이라고는 전혀 하지 못하는 브래지어의 잔해를 제거하는 순간이었다. 노 브래지어가 되며 도발하듯 융기한 가슴이 다시 한 차례 출렁이며 자리를 잡는 순간 블라우스의 단추를 뜯겨 버리듯 팽창했다. 순간 선미의 눈이 질투로 번뜩였다.
"부, 부끄러워요."
"흠! 대체 컵 사이즈가 어떻게 되니?"
그래도 사내들에게 보여 줄만한 몸매이지만 그에 어울리지 않는 자신의 빈약한 가슴을 떠올리며 부러운 음성을 숨기지 않은 선미의 질문에 설이가 가만히 대답했다.
"……G~컵예요."
"어머! G컵이나 되는 브래지어를 벗었는데도 쳐지지 않는 유방이라니?"
탄성을 토하는 선미의 음성은 진심이었다. 더구나 유방은 도발하듯 포탄처럼 융기했으면서도 옆으로 퍼지지 않아 속되게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설이 느끼는 것 아니니?"
"아, 그럴~리가요?"
갑자기 방향을 바꾼 선미의 노골적인 질문에 설이는 자신 없는 음성으로 부정하며 도리질을 했다.
직설적인 선미의 질문에 부끄러움을 가중 시켰던 것이다.
"거짓말! 지금부터 분명하고 정직하게 대답하지 않으면 블라우스도 벗길 수 있어. 그렇게 되면 어찌될까? 미친년이라고 하겠지?"
선미의 음성이 느닷없이 무게가 실리며 날카로워졌다.
선미의 위협에 설이는 두려움으로 얼굴이 창백해졌다.
"꼭지에서 느껴지지?"
집요한 선미의 질문에 설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붉혔다.
"이런 상황에서 느끼다니, 노팬티까지 되면 질질 싸겠네?"
선미의 노골적인 지적에 설이는 고개를 떨구었다.
"이번에는 팬티를 벗어야 하는데, 팬티도 언니가 벗겨줄까?"
"아, 아니예요."
"그럼?"
"그건……제, 제가……."
선미의 강요에 설이는 고개를 들어 재빨리 주변을 관찰했다.
그러자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그런 두 사람을 힐끗거리는 행인들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치욕에 달아오른 설이는 얼굴을 숙이며 선미의 얼굴을 보고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짙은 선글라스에 가려진 선미의 표정을 알 수 없어 몸을 떨며 스커트 치맛단만 움켜쥐었다.
"그래? 그렇다면 내가 신문지로 덮어 줄 테니까 벗어!"
선미는 미리 준비했던 신문을 두 손으로 보자기처럼 펼쳐 설이의 하반신을 가리며 설이의 귀에 속삭였다.
“빨리 벗어!”
입술을 깨문 설이는 자신의 두 손을 치마 속에 집어넣어 허리에 매인 끈 팬티의 한쪽 매듭을 더듬어 찾아 풀고 반대쪽도 더듬었다.
"신문 치워도 되겠니?"
"아, 아직요."
그러나 선미는 설이의 대답을 다 듣지도 않고 신문을 치워 버렸다.
"어머!"
순간 짧은 스커트가 젖혀져 사타구니가 노출되자 불에 덴 것처럼 펄쩍 뛰었다.
"사람들 보잖아? 얼른 벗어!"
이어지는 선미의 말에 설이는 입술을 깨물며 재빨리 팬티의 매듭을 풀었다.
손바닥보다 작은 팬티나마 완전히 탈의하는 순간 서늘한 한기가 치마 속으로 몰려들었다.
"어디?"
벗은 팬티를 요구하는 정선미의 음성은 흔들림이 없었다.
"여기~ 있어요."
가슴팍까지 붉어진 얼굴로 설이는 손안에 들린 팬티를 선미에게 건네주었다.
이때 처음부터 차안에서 낱낱이 주시하는 양판대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아랫도리를 무릎 아래로 내렸다. 바지를 내리는 순간 꼿꼿하게 텐트를 친 삼각팬티가 나타나고 팬티까지 내리자 우람한 판대의 흉물이 용수철처럼 튀어 나와 좌우로 꺼떡거렸다.
흡사 말뚝 같은 판대의 흉물의 첨단에 질척한 분비물이 흘러 번뜩였다.
"씨팔! 죽인다."
이때 선미는 설이가 건네준 구겨진 팬티를 넓게 펼쳐들었다.
"에게! 헝겊쪼가리네?"
자그마한 하얀 끈 팬티를 펴자 흡사 가오리연 같았다. 선미는 나풀대는 귀통이에 길게 연결된 끈을 두 손으로 들고 신기한 듯 눈을 가져가 들여다 보았다.
"정말 이게 금방까지 네가 착용했던 팬티가 맞니?"
선미는 노골적으로 설이의 눈앞에 삼각형의 복판과 연결된 띠를 보이며 질문했다.
"마, 맞아요."
그러자 선미는 나직한 음성으로 물었다.
"그래? 그럼 보지 부분은 어디니?"
적나라한 질문에 설이는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말해?"
선미의 집요한 추궁에 설이는 손을 내밀어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어머! 그러고 보니 그 부분이 얼룩졌네! 어디 보지 냄새를 맡아볼까?"
하얀 삼각형의 복판 정중앙에서 약간 아래에 누리끼리한 얼룩이 보이자 선미는 호들갑을 떨었다.
"채, 창피해요."
설이의 얼굴이 치태로 붉어졌으나 선미는 집요했다.
"그런데 T백을 착용한 여자애들을 생각하면 궁금한 사항이 있었는데 똥꼬에 낑기지 않니?"
"~그래요."
"불편할 것 아냐?"
"불편해요."
그러나 선미의 호기심은 한이 없었다.
팬티를 접어 자신의 가방에 챙긴 선미가 입술에 침을 적시며 설이를 향해 말했다.
"노출 좋아하지?"
"……!"
"설이는 다른 사람에게 이렇게 조종당하는 것을 즐기잖아?"
"아, 아뇨! 그, 그럴리가요!"
선미의 질문에 설이는 도리질하며 부정했다.
"거짓말, 설이는 놀이터에서 똥오줌도 싸고, 사내 싸주는 오줌도 받아 마신 적이 있잖아?"
"어, 언니가 그걸 어떻게?"
설이의 얼굴은 갑자기 하얗게 질렸다.
광석의 의뢰자 지복동, 그리고 이어폰으로 지시를 내리는 사내와 눈 앞에 보이는 아가씨, 저절로 연상되었다.
"그렇다면 이 아가씨가 정말 광석오빠의 의뢰를 받았다는 말인가?"
조금 전까지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던 사내와, 눈앞에 보이는 선미가 고광석이 보낸 의뢰자라고 확신하는 순간 설이의 가슴은 터질듯 세차게 뛰었다.
"얘, 지금까지 말 잘 들어서 언니가 기분 좋네. 날씨도 더운데 우리 저기 매점에 가서 시원한 것을 마시자."
그러나 이때까지 설이의 머리를 떠나지 않는 광석의 의뢰를 받은 포악한 복동이 있었다. 호텔 스페이스는 물론 주택가 놀이터까지 끌고 다니며 치욕의 능욕을 가하던 참담한 기억을 떠올리며 경련하는 설이의 심사를 알아채지 못하고 선미가 설이의 손을 잡아 일으켰다.
“가방은 내가 가지고 갈 테니까 설이는 맨몸으로 따라와.”
선미는 설이의 숄더백을 열어 자신의 소지품인 백을 집어넣고 어깨에 둘러멨다.
이윽고 선미의 손에 이끌려 걸음을 걷는 순간 설이는 예민한 부분에 이성과 반하는 자극에 찌릿했다.
"어머! 어떻게? 꼭지가 정말 섰나봐?"
매점을 향해 어깨를 나란히 걷던 선미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설이를 돌아보며 호들갑스레 말했다.
"아!"
설이에게 있어 노 브래지어는 처음이 아니었다.
여고시절에는 박재두에게 강제로 조련 당했던 노 브래지어와 노팬티였다. 또 최근에는 교도소에서 광석의 면회를 마치고 노 브래지어로 상경했었다.
그때도 곤혹스러웠으나 지금도 블라우스에 쏠리며 빳빳하게 발기하기 시작하는 유두는 그간 전용 조련기에 단련되어 한층 예민해져 설이의 이성과 상관없이 딱딱하게 발기하기 시작했다.
"아!"
더구나 노브래지어의 유방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출렁이며 자리를 잡는 모습이 행인들의 시선을 끄는 요인이었다.
그런 설이를 흘끔거리는 사내들은 관음에 벌개 진 눈을 번뜩이며 훔쳐보고, 지나치는 여자들은 망측하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노골적으로 지적했다.
"어머! 저 여자 뭐야? 노부라 아냐?"
"그러게~ 가슴 자랑하고 싶어 브래지어도 하지 않은가보지?"
자기들끼리 주고받는 말이었으나 설이는 얼굴이 화끈거려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여자들의 적나라한 음성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스커트도 짧아 팬티도 보일 것 같지 않니?"
"그래도 얼굴은 그냥 그런데 몸매는 좋다. 어머! 그런데 팬티도 노 팬틴가 봐?"
“어디? 어머! 팬티라인이 정말 보이지 않네!”
“거기가 거무스름한 것이 노 팬티 맞잖아?”
설이의 곁을 지나치는 아가씨들은 쉼 없이 주절거렸다.
결국 선미가 설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아가씨들을 쳐다보자 입을 다물었다.
이윽고 공원매점에 도착한 선미가 설이를 건너다보며 물었다.
“뭐 마실까? 오렌지?”
“저~ 물 마실게요.”
“알았어. 여기서 잠깐 기다려!”
설이의 대답을 들은 선미는 매점에 들어갔다.
매점에서 음료를 구입한 선미에게 이끌려 설이는 다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왔다.
"설이야, 앉을 때 치마 젖히고 맨엉덩이로 앉아!"
선미의 지시를 따라 스커트를 허리 위로 올리며 재빨리 앉았다.
이윽고 선미도 벤치에 나란히 앉으며 비닐꾸러미에서 꺼내는 것은 캔음료 하나와 생수였다.
“설이는 물마시겠다고 했지?”
“예, 언니.”
자신의 몫인 캔음료를 챙긴 선미가 건네주는 생수는 1.8ℓ 페트병이었다.
“이거 다 마셔야 해.”
“어머! 이걸 다요?”
“그래.”
휘둥그레 한 설이의 표정이 재미있는지 선미는 목소리에 힘을 실어 말했다.
“언니 너무 많아요.”
설이가 곤혹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어머! 넌 커피도 그만큼 마시잖아?”
그때 선미의 입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말에 설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선미를 건너다보았다.
‘커피라니?’
혼란스러운 설이는 선미의 진의를 알려고 했지만 선글라스에 가려져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때 선미는 분명 자신이 호텔커피숍에서 알바를 할 때 눈앞에 앉아있는 설이에게 1,000cc가 넘는 커피를 서빙 한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당시 자신이 설이에게 서빙한 커피는 그녀가 입으로 마신 것이 아니라 관장의 도구로 사용되기 위해 항문을 통해 직장으로 들어간 것을 지금도 몰랐다.
선미는 자신의 요구에 토를 다는 설이의 태도에 짜증스럽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10분이야!”
“예?”
“10분 안에 다 마시라고.”
이어지는 선미의 지시에 설이는 더 이상 반발하지 못하고 생수병의 마개를 열었다. 냉장이 잘 된 생수는 시원했다.
그때 캔음료를 마시기 위해 마개를 따던 선미가 설이를 향해 새로운 요구를 했다.
“얘! 서비스 차원에서 허벅지를 살짝 벌려.”
시선을 차단하기위해 날씬하고 육감적인 두 다리를 대각선으로 포개 틈을 보이지 않으며 조신하게 앉은 설이였다.
“……!”
선미의 요구에 설이가 주저하며 다리를 벌리는 순간 차 안에 위치한 판대의 눈이 재빨리 설치된 화면으로 향했다. 봉고차 앞 범퍼 하단에 장치한 카메라가 정통으로 설이의 사타구니를 잡은 것이다.
“기막히군!”
화면에 보이는 허벅지 안쪽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화질이 좋아 스타킹의 밴브부분이 가터에 연결된 모습에 이어 울창한 사타구니 터럭들이 가득 눈에 들어왔다. 판대가 재빨리 화면을 조정하자 두툼하게 둔덕진 대음순의 뽀얀 색상은 물론 석류처럼 살짝 벌어져 선홍색 소음순이 노출된 외설적인 모습이 언뜻언뜻 보였다.
그때 선미의 얼굴이 다시 설이에게 향했다.
“얘, 애널은 언제 경험했니?”
“여, 여고때요.”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자들이 단골로 묻는 질문이었다.
“어머! 난 아플 것 같아서 여태까지 해보지 못했는데, 설이는 벌써 여고 때라니 그렇게 뒤로 하는 것이 좋으니?”
선미의 나직한 음성이었으나 궁금증을 담았다.
“저도 싫고 아파요.”
지금까지 뒤로 하는 것은 설이가 즐기기 위해 하는 행위가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이 싫어해도 거부할 수 없어 남자를 만족시켜주는 도구로 이용당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정말?”
“가끔 좋을 때도 있기는 해요.”
그러나 집요한 선미의 질문에 이실직고를 하는 설이의 음성은 축축했다.
“솔직하게 대답하니까 더 예쁘게 보이네. 거짓말하지 말고 그렇게 솔직하게 대답해.”
설이의 태도에 고무된 선미가 어른스런 어투로 말했다.
“예.”
다소곳한 설이의 대답에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선미가 차안에서 지켜볼 판대를 위해 한마디 더했다.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허벅지를 약간만 더 벌려.”
"……!"
노출을 분명하게 요구했다.
“그 정도면 된 것 같다. 그런데 설이하고 섹스한 남자들이 네 보지를 어떻게 평가해?”
선미의 노골적으로 이어지는 질문에 설이의 얼굴은 다시 붉어졌다.
“……깨끗하다고 해요.”
“정말?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
밝은 장소에서 설이의 사타구니를 관찰하지 못한 선미는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 그, 글쎄요. 경험이 없어 보인대요.”
“그리고?”
“명기래요.”
“그래서?”
“그~걸 ……조여줘서 좋다고 해요.”
극복하기 힘든 숱한 조련으로 명기 중에 최고인 자신의 예민한 부분을 거론하는 설이의 말은 간단했다. 그러나 선미의 궁금증을 완전히 채운 것이 아니었다.
“또?”
“이가 있어서 꽉꽉 물어주는 느낌이라고도 해요.”
“그리고?”
자신의 능력과 비교되는 선미의 가학적인 탐심은 끝이 없었다.
“다른 여자보다 물이~ 많다고 해요.”
“생각나는 대로 다 말해!”
“넣었을 때 저절로 쌀 것 같다고도 했어요.”
“……?”
어느덧 선그라스에 가려진 선미의 눈은 부러운 표정으로 설이의 얼굴을 건너다보았다.
“서, 설마! 그렇게나 대단한 보지라고?”
“……?”
부지런히 생수를 마시던 설이의 얼굴이 붉어지며 눈은 궁금증을 담아 선미를 보았다.
“언니 손가락 입으로 빨아!”
“예?”
이때 느닷없이 선미가 오른 손을 내밀어 설이의 입에 내밀며 손가락을 빨 것을 요구하자 설이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입으로 빠는 기술이 어떤가 보려고 하는 거야?"
"……!"
"사내들이 위 입이나 아래에 있는 입이나 기술은 같다고 하지 않아?"
어이없는 선미의 말에 설이는 곤혹스런 태도로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빨아!"
결국 선미의 강요에 설이는 그녀의 길쭉한 오른 손 검지부터 빨아야했다.
"……음! 괜찮네! 어머! 간지러. ……다음 손가락도……."
동성의 여자 손가락까지 빨다니, 설이는 새삼 치솟는 치욕에 벌개졌다.
"얘! 성의 없이 빨지 말고 자지라고 생각하고 빨아!"
선미의 기다란 손가락을 입에 물어 마지 못해 빠는 설이를 향해 선미가 시기적절하게 목소리에 무게를 실었다.
보기에도 가관이었다.
도대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보이는 두 사람이었다.
선미의 지시에 체념한 설이의 치태에 지나치는 행인들은 혀를 찼다.
혐오스런 얼굴로 흘끗거리는 행인들의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설이는 선미의 손가락을 게걸스레 빨았다. 선미의 지시를 거부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어느덧 설이의 의식에는, 이들이 철저하게 자신을 지배하는 광석이 보낸 의뢰자라고 철석같이 자리잡은 상태였다.
고광석은 설이에게 있어 절대 불가결의 교주나 신과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의뢰자들에게 반발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처음부터 체념한 상태에서 굴종했다.
설이는 지금까지 숱한 능욕을 이기는 나름대로의 방편이 있었다.
그것은 여고생 시절에 이미 터득했다. 능욕자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자기최면에 스스로 걸리는 것이었다. 설이는 남들이 혐오럽게 지켜본다는 것을 자각하지 않고, 선미가 들이 민 손가락중에 검지에 이어 중지와 약지까지 차례대로 빨아주는 것은 물론 세 손가락 모두 입에 넣고 자근거리며 씹고 자극을 주기를 여러 차례, 그녀가 마침내 감탄했다.
"으~음! 입이지만, 혀까지 사용해서 빨아주는 기술이 굉장하구나? 손가락이 아니고, 자지를 이렇게 빨아 준다면 칭찬하지 않을 사내가 어디 있겠니? 놀라운 실력이야."
"………!"
선미는 진심어린 음성으로 치하하며 미사여구를 늘어놓았다.
"입으로 빠는 기술도 이럴진대, 남자들이 설이 보지를 칭찬 할만도 하겠어."
그런데 설이의 입에 물린 손가락을 빼며 선미가 나직한 음성으로 지적했다.
"그런데 아직 물은 다 마시지 않았네?"
이어지는 선미의 말에 설이는 재빨리 생수통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생수는 어느덧 다 식어 밍밍한 맛이었다.
“그만하면 됐으니까 남겨도 돼!”
선미의 말에 설이가 생수통을 보자 그간 거의 마셔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지나치게 마셔 요의가 느껴져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 그때 선미가 다시 설이에게 일렀다.
“지금 노 팬티잖아? 사내들이라는 것이 말야? 네 보지를 보고 싶어서 힐끗 거리니까 가방으로 아랫도리 덮어.”
난데없는 선미의 지적에 설이는 얼른 고개를 끄떡여 사의를 표시하며 벤치에 놓여있던 자신의 숄더백을 보자기처럼 넓게 펴 무릎 위를 덮었다.
“허벅지는 아까보다 더 많이 벌려주는 센스, 어때?”
설이에게 의견을 묻는 태도였으나 선미의 말은 분명히 요구하는 것이었다. 선미의 지시에 다리를 벌리자 봉고차에서 캠코더로 지켜보는 양판대의 눈이 다시 붉게 번득였다.
“허벅지 벌리니까 보지까지 시원하지 않아?”
천연덕스런 선미의 말에 마땅히 대꾸할 말이 없는 설이는 얼굴만 붉혔다.
그때 선미가 설이에게 바짝 다가앉으며 왼팔을 벌려 그녀의 목에 올려두르며 설이의 귀에 입을 가져가 속삭였다.
“설이도 오른 팔을 내 어깨에 올려.”
선미의 요구에 따라 두 여자는 사이좋은 친구처럼 찰싹 밀착하여 어깨동무하는 형태가 되었다.
자세가 정해지자 자유로운 선미의 오른 손이 설이의 숄더백에 덮인 스커트 아래를 다짜고짜 파고들었다. 깜짝 놀란 설이가 본능적으로 왼손을 들어 스커트를 여미자 선미가 지시했다.
“이렇게 만져보고 싶었어. 설이야! 그런데 왼 손은 가방 이외에 아무것도 잡지 마!”
숄더백에 덮인 설이의 사타구니는 순식간에 무방비가 되었다. 짧은 스커트아래, 사타구니를 파고든 선미의 손은 손가락을 갈퀴처럼 넓게 펴 허벅지에 걸린 스타킹의 밴드부분과 맨살을 음미하며 어루만졌다.
"어머! 촉감도 좋고 살갗이 탄력이 넘치네!"
이미 분위기에 흥분한 선미가 콧김을 내뿜으며 설이의 귀에 주절거렸다.
"아!"
선미의 손가락은 감촉이 좋은 고탄력스타킹에 감싸인 허벅지에서 시작하여 스타킹의 밴드에 이어 가터벨트의 끈을 손가락에 걸어 당겨 팽팽하게 당겨지는 탄력을 음미하다가 맨살의 피부를 집요하게 더듬었다. 그러자 모공의 솜털들이 긴장하여 서는 느낌과 함께 설이의 입이 살짝 벌어졌다.
“어머! 굉장히 민감하구나? 남자들에게 색골이라는 말, 숱하게 들어봤겠다. 그지?”
손가락으로 살갗만 터치하는데도 불구하고 입술을 깨물며 감정을 제어하는 설이의 얼굴을 살피며 물었다.
“아~! 그런 말, 창피해요. ~흑!”
“어머! 털이 많은 것은 보았는데 이렇게 부드럽고 감촉이 좋을 줄이야. 보지털도 일품이라는 소리를 들어보지 않았니?”
사타구니를 집중적으로 어루만지던 손가락이 점차 범위를 넓혀 그때 우거진 수풀을 갈퀴처럼 긁었다. 선미의 손끝에 느껴지는 터럭들은 워낙 가늘고 부드러워 질 좋은 붓처럼 기분 좋은 감촉을 전해줬다. 그때 설이가 즉각 대답을 하지 않자 선미가 터럭을 쥐고 가학적으로 잡아 당겼다.
“흐흑! 그~그래요.”
“그렇다고 언니를 레즈로 보면 곤란해.”
생전 처음 타인의 성감을 다루는 선미였으나 경험이 많은 것처럼 천연덕스러웠다.
“아! 언니!”
이때 차안에 자세를 잡고 화면을 주시하는 만대의 눈이 크게 떠졌다.
선미의 손가락이 시커먼 밀림을 어루만지는 가운데 번들거리는 세로의 대음순이 살짝 벌어진 틈으로 선홍색의 소음순이 움찔대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보지를 조개라고 하더니 정말이네!”
판대의 눈에 보이는 광경이 끊임없이 씰룩대는 모습이 흡사 살아있는 피조개로 보였다.
가늘고 윤기 흐르는 빽빽한 밀림을 수직으로 가르며 벌어진 두툼한 둔덕은 분명 외설스런 장면이었다. 그러나 뽀얗게 보이는 둔덕은 소녀의 그것처럼 깨끗해서 음란하게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저런! 쯔쯔!”
그러나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여자끼리라지만 지나치게 밀착된 두 사람이었다. 대낮에 공개된 공원에서 흔히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그러나 지나치는 행인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 선미의 손가락이 다른 한 명의 여자의 비부를 노골적으로 어루만지고 있는 것은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 눈에 뛸 만큼 아슬아슬했다. 그러나 행인들은, 두 여자가 얽혀있는 모습이 단지 부적절한 모습으로 보여 얼굴을 찌푸리며 외면할 뿐이었다.
“허벅지 자꾸 오므리지 마!”
“어멋!”
선미의 다그침에 설이가 사타구니에 힘을 뺀 순간 선미의 손가락이 느닷없이 예민한 부분을 공격했다. 길쭉한 중지로 대음순에 삽입을 시도하려 중심을 터치 한 순간 감전된 것처럼 풀쩍였다.
“보지에 삽입 할 테니까 가만있어.”
그러자 선미가 사내처럼 설이에게 노골적으로 일렀다.
‘삽입?’
설이의 뇌리에 경고등이 켜지는 순간 집요하게 공략하던 선미의 중지가 마침내 예민한 부분을 헤집고 들어서기 시작했다.
“아!”
“어머머! 뜨거!”
선미의 손가락이 균열에 삽입된 순간 말미잘처럼 단단하게 물었다. 선미는 손가락에 전달되는 예상치 않은 자극에 입을 벌려 감탄을 토했다. 더구나 균열안은 용암처럼 뜨거워 자지러지게 놀랐다.
“아~ 언니!”
그러나 설이는 작살에 꼿힌 물고기처럼 선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검고 긴 눈썹을 부르르 떨며 어쩔 줄 모르는 설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짓궂은 표정으로 선미가 물었다.
“좋으니?”
“어, 언니 빼줘요.”
설이가 간절한 음성으로 애원했으나 균열에 삽입된 선미의 손가락은 오히려 질벽을 헤집으며 벌레처럼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호오! 뭐랄까 구멍에 난 혹들이 손가락을 기분 좋게 하는데 이걸 왜 빼?”
선미의 노골적인 평가대로 손가락을 끊어져라 악력을 주며 물어주는 질벽에는 무수한 돌기들이 도드라져 있었다. 손가락에 불과했으나 대단한 느낌을 주었다.
“아흑! 어, 언니!”
선미의 손가락은 설이의 반응을 일일히 확인하겠다는 움직임이었다.
손가락을 낚시처럼 구부려 질벽을 헤집다가, 드릴처럼 빙글빙글 돌리며 자궁의 입구까지 깊숙하게 쑤셔넣었다. 순간 지나친 자극에 설이의 상체가 활처럼 뒤로 굽혀지고 아랫배가 앞으로 내밀었다.
“아~”
그러자 선미의 손가락이 느닷없이 뽑혔다. 그러나 선미의 여흥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지독한 치태에서 벗어난 설이는 얼굴을 붉히며 바로하려는 순간 선미의 입이 벌어졌다.
“하나 더 삽입할게. 아냐 두 개 더!”
하나의 손가락으로도 모자란 선미는 손가락 세 개를 창처럼 모아 삽입을 시도하려했다.
“아! 언니 제발!”
“왜 좋지 않아?”
“그, 그만해요. 그보다도 화장실을…….”
자극도 문제지만, 당장이라도 배설할 것만 같은 요의도 설이를 괴롭혔다. 설이는 도리질을 하며 선미에게 선처를 호소했다.
"지금 이상황에서 화장실이라니?"
책망하는 말투로 멈추고 싶지 않은 선미의 태도였다. 인상을 쓰는 설이를 무시하고 다시 손끝은 질구를 더듬었으나 , 지나친 자극에 부르르 떠는 균열은 조개처럼 욱다물어 틈이 없었다.
“어머! 스커트도 벗겨줄까?”
“어, 언니!”
“좋게 말할 때 벌려!”
선미의 강압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부들거리며 설이가 힘을 빼며 사타구니를 벌리는 순간 선미의 손가락이 침입했다.
"푸욱" 질쩍!"
"흐흑!"
설이의 입이 쩍 벌어졌다.
선미의 손가락이 가늘었지만, 세 개의 손가락이 한꺼번에 질구에 삽입되자 강렬한 자극을 안겼다. 예상했던 상황이었으나 설이는 스스로 제어하기 힘들었다. 치골을 지나 등골을 타고 머리까지 올라오는 자극에 브래지어를 제거한 유두에도 전달되어 꼿꼿하게 곧추섰다. 자극에 탱탱해진 포탄형의 유방은 블라우스를 뜯겨버릴듯 도발하고, 발딱 선 젖꼭지는 안감에 쏠려 자극을 배가시켰다. 봉고차에서 캠코더를 정신없이 들여다보는 양판대의 입에서 질질 흘리는 침이 실처럼 턱밑으로 늘어졌다.
"흐미! 주, 죽인다."
바지를 내려 천장을 향해 빳빳이 선 양판대의 흉물도 불뚝거리기 시작했다.
"아~어, 어머!"
그러나 이때 행위에 몰입된 선미의 손가락이 점점 거칠어지자 설이의 입이 쩍 벌어졌다.
"내가 미쳐! 손가락만으로도 내 기분이 이렇게 좋은데 사내들 자지를 삽입하면 얼마나 좋을까?"
선미가 혼잣말로 투덜거리며 행위를 더욱 열중했다.
눈썰미가 좋은 행인은 눈치챌 정도였다. 그러나 선미의 가학은 더욱 거칠어졌다.
"으흑! 어, 언니! 아~ 안돼!"
설이의 입에서 달뜬 신음이 터지며 머리가 하얘졌다.
설이가 사정했으나 선미의 가학을 돋구는 태도일 뿐이었다.
삽입된 손가락을 거세게 앞뒤로 펌핑하는 선미의 행위에 마침내 설이의 동공이 풀렸다. 더구나 방광에 가득찬 요의와 함께 실신시킬 것처럼 느껴지자 설이의 인내도 한계에 도달했던 것이다.
"어머머! 싸는거야?"
"헉! 정말!"
애액이 뿜어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질끔 놀란 선미가 손가락을 뽑았으나 한 번 뿜어져 나온 질펀한 애액은 가관이었다. 화면으로 지켜보는 판대의 눈도 퉁방울이 되어 부릅떠지고, 자신의 울퉁불퉁 힘줄까지 불거진 흉물의 첨단에서 분비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장내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 어, 어떻게!"
이때 페닉 상태에 도달한 설이의 균열에서 대책없이 오줌까지 배설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어머머!"
지켜보는 선미가 오히려 놀라며 재빨리 은폐물을 찾았으나 한번 쏟아지기 시작한 오줌은 벤치아래를 흥건하게 적시기 시작했다.
행인들에게 무방비로 노출된 공원이었다.
페닉 상태에 빠졌던 설이가 자신의 치태를 깨달은 것은, 방광의 밑바닥에 남은 찌끼까지 전부 배설하며 사타구니가 저절로 진저리를 치면서였다.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의 신분인 자신이 백주 대낮에 공개된 공원에서 절정에 이른 것도 모자라 피학에 절어 오줌까지 싸다니.
치욕에 가슴까지 붉어진 채 고개를 들지 못하는 설이를 향해 선미가 조그만 음성으로 물었다.
"어머! 설이야, 스타킹은 오줌에 젖었을 테고, 치마까지 묻은 것은 아니겠지?"
"아! 부, 부끄러워요."
전신에 힘이 빠져 나른해졌다. 팬티도 탈의 당한 채 짧은 스커트를 올려 맨엉덩이로 벤치에 앉은 상태를 아는 선미의 천연덕스런 질문에 모기소리처럼 자그맣게 대답하는 설이의 눈망울이 부끄러움으로 연신 흔들렸다.
"숨고 싶을 정도야?"
"아! 언니!"
축축하게 물기먹은 음성으로 선미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선미의 얼굴은 짖굳었다.
"오늘은 왜 이리 다른거야? 전에는 공원에서 오줌은 물론 똥까지 쌌잖아? 혹시 내가 여자라고?"
"어~언니, 아니예요."
치욕을 일깨우는 선미의 지적에 설이는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내가 싸주는 오줌까지 받아 마시는 여자가 바로 너잖아?"
"아~!"
절제되지 않은 선미의 이어지는 다그침에 설이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넋을 잃은 표정이었다.
그런 설이의 모습에 선미는 앞서갔나싶어 기민하게 수습했다.
"호호! 뭐 그렇다고 내 오줌까지 받아마시라고 하지 않을 테니까 걱정마."
"언니! 이제 보내주세요."
선미의 표정이 밝아진 것을 확인한 설이가 선처를 호소했다.
"내 말만 잘들으면 보내줄께. 그러나 지금은 안돼!"
그러나 여전히 굴종된 자세의 설이의 태도를 확인한 선미의 입장에서는 다행이었다. 이제 선미의 음성은 여유가 넘쳤다.
"언니!"
"지금부터 내가 묻는 말에 대답을 잘하면 금방 끝내고 갈수 있어."
옆에 앉아 전전긍긍하는 설이의 모습을 살피며 선미가 나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어떤 것~을요."
선미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완곡한 그녀의 태도에서 오늘 쉽게 풀려나긴 쉽지 않겠다고 내심을 판단하여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나 선그라스에 가려진 선미는 표정의 변화도 없이 다짜고짜 물었다.
"설이 너 뒤로도 경험많지?"
"……뒤~라면?"
설이는, 나직한 음성으로 그녀가 묻는 내용이 후배위를 묻는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애널섹스를 묻는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해 멍한 표정으로 선미의 얼굴을 보았다.
"아! 이런, 똥꼬 말하는 거야?"
정작 단어의 적나라함에 질문하는 선미의 얼굴이 붉어지며 재빨리 이어 물었다."
"내가 정말 궁금한 것이 있어서 그래. 해봤지?"
선미의 질문내용을 파악한 설이의 얼굴도 붉어졌으나 애널섹스는 이미 여고때 처녀를 뺏기기 전에 오히려 먼저 경험한 터였다.
"예~ 있어요."
힘이 빠져 한숨을 쉬는 듯 음성이 내려깔렸다.
선미도 나이에 비해 숱한 체위를 경험했다. 애널에 대해서도 호기심도 많았지만, 두려움과 위생상 경험하지 못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어때?"
"글쎄요. 좋아하는 남자들이 있다는 것을 빼고는, 저는 사실 별로예요."
솔직한 대답을 원하는 것으로 보이자 설이는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말했다. 더구나 설이는 지금까지 자신이 원해서 관계를 맺었던 것보다 사내들의 욕망으로 강제로 길들여진 탓에 애널섹스를 혐오스럽게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첫 경험이 언제니?"
"여~고때요."
또 다시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선미의 질문이었으나 순순하게 대답했다.
"어머! 여고때? 벌써, 더구나 똥꼬를, 아프지 않았니?"
선미는 설이의 대답에 화들짝 놀랐다.
"아팠어요."
그러나 고통은 별로 없었던 것으로 기억했다. 그것은 박재두선생이 설이의 앞뒤쪽을 동시에 조련용기구로 사전에 조련한 결과였다. 단지 항문에 대한 신체적인 아픔보다는 사내의 흉물에 관통당해 범해진다는 공포감이 설이를 페닉으로 몰았던 것이다.
"요즘은?"
"견딜만해요."
설이에게 있어 애널섹스는 자신이 원해서 한 적이 없었다.
교도소에 수감된 고광석을 면회하고난 다음인 최근에야 겨우 신랑과 자유롭게 섹스할 수 있는 처지가 되었다. 그러나 애널만은, 신랑 태화도 밤만 되면 거칠게 설이를 다루었지만, 설이가 원하지 않는 애널은 건드리지 않았다.
태화는 기실 애널섹스라는 것을 아예 모르는 지능이 낮은 바보 신랑이었다. 그러나 정력만큼은 설이가 경험한 어떤 사내보다 출중한 사내였다. 넘치는 정력을 주체하지 못하고 둘이 같이있게 되면 짐승처럼 변했다. 어느덧 설이와 행하는 섹스에 걸신이 들린 태화는 정상위에 만족하지 않고 갖은 변태스런 동작으로 한 번 시작하면 최소한 다섯 번이상 절정에 올라 사정해야 멈추는 사내가 바로 태화였으나 애널섹스에 대한 지식은 아직은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자지가 삽입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자세히 설명을 해봐."
그때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선미의 질문이 다시 떨어졌다.
"아~ 아, 앞쪽하고 별 차이는 없어요. 단지 크기에 따라 빡빡하게 들어오니까, 앞과는 달리 일시적으로 아프기도 하고, 배변을 하고 싶은 변의가 강렬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리고~"
"아프다고? 요령이 있을 거아냐?"
선미의 탐심은 끝이 없었다."
"요령이라면, 뒤쪽에 하려고 하면, 글쎄요. 마음을 편하게 먹고, 거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드린다고 생각하고, 뒤쪽의 긴장을 풀면 차츰 아픔이 덜하고, 느껴지는 것이 견딜만해요."
그간 설이가 터득한 요령을 노골적으로 알려주었다.
그러나 설이는, 보통 여자들과 달리 자신의 애널이 범해진다고 판단될 때면, 반사적으로 피학의 감정에 저절로 빠져 자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신체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구나?"
선미는 그간 궁금했던 애널섹스에 대한 의문을 알자 입가에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다른 것을 물었다.
"설인, 체위를 크게 나눠 정상위와 후배위가 있다면 어떤 체위로 하니?"
이것도 노골적인 질문이었으나 설이는 대답하기 곤란했다.
자신이 언제 자신의 의지로 체위를 선택해서 섹스를 할 수 있었던가?
설이에게 있어 일방적으로 범해지기만 했던 섹스 일지였다. 자신의 의지로 섹스를 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던 것이다. 아련한 기억이었으나 여고때 자신이 좋아했던 고광태와 단 한번, 하고 싶은 섹스를 한 적이 있으나 그것도 사실은 당시 설이를 지배하던 유라의 지시도 있었던 것이다.
"부끄럽지만 주로 뒤쪽으로 하는 편이예요."
"어머! 그래서 아까 똥꼬를 얼른 이해를 못했구나?"
선미는 입가에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아주 조그마한 음성으로 물었다.
"혹시, ……너 관장~도 해봤니?"
선미의 질문이 모기 음성처럼 워낙 작아 설이가 되물었다.
"언니, 죄송해요. 잘 못들었는데요?"
"관장해봤냐고?"
순간 선미의 입술끝이 비틀어졌다.
선미의 질문을 파악한 설이의 얼굴이 달아오르며 붉어졌다.
"해봤구나?"
선미의 음성이 낭랑해졌다.
"아~ 언니!"
관장이라는 용어에 느닷없이 피학의 감정에 빠진 설이는 고개를 떨구었다.
"호호! 내 그럴줄 알았어. 어디 자세히 애기해봐."
반대로 고양된 음성으로 설이에게 대답을 강요하는 선미의 태도에 굴복한 설이는 여고생때부터 숱하게 경험한 치욕스런 관장의 내용에 대해서도 선미가 만족할 때까지 설명해야했다.
"아~ 언니!"
어느덧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선미는 이제 이쯤에서 방향을 바꿔야겠다고 판단했다. 자신과 다른 여자의 섹스관에 대해 궁금했던 의문도 어느정도 해소된 터였다. 그리고 너무 시간을 끌어 설이가 변심하여 거부를 한다면 달리 다른 방법도 없었다. 또한 지금쯤 설이의 치태를 낱낱히 지켜보고 있는 후배 양판대의 몸이 달아 올라 있을 것이다.
애초부터 계획에 있었던 것이기에 망설일 것도 없었다.
마음을 굳힌 선미가 자신의 가방을 열어 자신이 착용한 것과 비슷한 선글래스를 꺼내 설이에게 건넸다.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써봐."
선미가 건네주는 선글래스를 내키지 않는 자세로 받아든 설이가 시키는대로 얼굴에 썼다.
"어머!"
선글래스를 쓴 설이는 놀랐다. 선미가 건네준 선글래스는 맹인용이어서 코앞의 사물을 겨우 분간할 수 있는 정도였던 것이다.
놀라는 설이를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건너다보며 선미가 말했다.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네. 그럼 이제 아까 벗었던 재킷하고 바바리들고 저기 앞쪽에 보이는 봉고차에 올라타."
선미의 지시에 설이는 다시 긴장했다.
"역시 저차가 문제였어. 그럼 차안에 남자가?"
이어폰으로 자신에게 지시를 내리던 걸죽한 사내의 음성을 떠올리는 설이의 신체가 순간 경직되었다.
"아! 어떻게?"
차에 타라는 선미의 새로운 지시에 설이의 대뇌에서 경종을 보냈다. 머리에서는 거부하라는 반응이었으나 몸은 이미 봉고차를 향하고 있었다. 설이의 곁에서 설이의 숄더백를 어깨에 걸친 선미가 바짝 붙어 부축하듯 설이의 가냘프고 잘록한 허리를 잡으며 일렀다.
"얼른 끝내고 집에 가야지?"
동생에게 말하듯 천연덕스러웠다.
차안이 보이지 않는 짙은 선팅이 된 봉고차의 도어를 연 선미가 설이를 채근했다.
"올라타!"
주저하던 설이가 차에 탔다.
봉고차는, 운전석과 조수석 그리고 맨 뒤의 좌석을 제외하고 중앙의 의자를 모조리 치워 제법 넓은 공간이 형성되어 있었다. 설이가 차에 타자 그렇지 않아도 사물을 분간하기 힘든 선글래스를 낀 탓에 차안은, 칠흑처럼 어두웠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이 등장했군?"
그때 봉고차의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양판대의 걸죽한 음성이 설이의 귓전을 때렸다.
"설이야, 선글래스는 벗으라고 할 때까지 끼고 있고, 이제부터는 이남자가 시키는대로 말을 잘들으면 집에 보내 줄거야. 그러니까 이제부터 잘 해봐."
설이를 향해 할 말을 마친 선미는 반대편 도어를 열었다 닫았다. 그리고 소리나지 않게 뒷좌석에 앉았다. 자신은 이제 무대에서 퇴장하고, 차안에는 설이와 양판대만 남아있는 것으로 교묘하게 상황을 설정한 것이다.
"흐흐흐! 이제 네년과 나, 단둘이구나? 이쪽을 향해서 무릎 꿇고 앉아!"
천정이 낮아 앉지도 못하고 서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한 자세인 설이를 향해, 판대는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처음부터 거칠은 목소리로 설이의 어깨를 잡아 자세를 고쳤다.
"아!"
판대의 지시에 이윽고 설이는 벌받는 학생처럼 차를 등지고 무릎을 꿇고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얼굴을 숙인 전형적인 굴종된 자세가 되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