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3화 〉다크 사이어돈의 진화
“은지야, 이제 그만 정신 차리고 상태창 좀 확인해봐. 이제 플레티넘은 됐을 것 같은데.”
“으, 응. 알았어.”
내가 6레벨 승급했다면 은지가 골드인 22레벨이었으니 그녀의 경험치 한계치로 봤을 때 골드는 분명 넘어섰을 터다.
곧바로 상태창을 확인한 은지의 얼굴이 더 이상 밝아질 수 없을 정도로 환해졌다.
“나, 나 32레벨이야. 나 플레티넘 티어가 됐어. 어떻게 해!”
은지가 갑자기 나를 얼싸안으며 눈물까지 글썽인 채 좋아하고 있었다. 은지가 이제 플레티넘에 들어섰으니 조금은 안심이 됐다.
교육원을 졸업한지 몇 개원만에 플레티넘으로 승급했으니 지구에서 나 다음 그녀가 가장 빨리 승급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승급될 경험치가 더 남아 있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안전지대로 향하며 나는 다시 사신수를 각자 흩어지게 했다.
가는 사이 청룡이 한 파티원을 더 처치하고 드디어 안전지대로 들어선 후 생존자 수를 확인해 보니 나와 은지까지 8명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내가 오우거들과 함께 랭커들을 모두 몰살 시켰으니 당연히 전에 맵보다는 안전지대로 들어선 랭커들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누구를 만나더라도 사신수를 당할 랭커는 없었기에 안전지대 안에서도 사신수를 풀어 이잡듯 뒤진 끝에 백호에게 한 파티원이 죽임을 당하고 다시 생존자수를 확인하니 다른 곳에서 싸움이 일어나 한 파티원이 또 죽어나가 이제 나와 다른 파티 2명만이 남게 되었다.
헌데 그들이 중앙으로 오다가 현무와 주작의 눈에 걸려들어 그들은 두 신수의 협공을 받아 온몸이 갈가리 찢어지고 불탄 채 귀환을 해 나는 중앙으로 이동할 필요도 없이 1등을 먹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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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다이아
레벨 : 62
경험 : 5100/6200
능력 (도력) : Lv 79
특수능력(도술) : Lv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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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을 확인해보니 안전지대로 들어오기 전보다 전체 레벨은 2레벨만이 승급된 상태였다.
안전지대에서 세 파티원을 처치하고 1등을 먹어 12,000 점의 보너스 경험치까지 추가됐지만 경험치의 한계치가 높아 결국 내 최종 레벨은 62가 끝이었다.
하지만 원래대로라면 50레벨이 다이아 티어의 끝인데 62레벨로 끝마쳤으니 이 또한 대단한 일이었다. 더군다나 능력치는 지금 1등을 먹은 것까지 합쳐 자그마치 79레벨이나 되었다.
처음 은지와 이 맵으로 오며 예측한 숫자가 70이었는데 하드 맵에 떨어져 그보다 훨씬 웃도는 능력치를 올릴 수 있어 지금 내 심정은 정말 말로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자투리 경험치가 5100인데 이 나머지 경험치는 이제 아무 쓸모가 없다는 점이었다.
‘지금까지 얻은게 있는데 그것으로 만족해야겠지.’
상태창을 확인하고 난 후 은지를 보니 그녀는 아직까지 자신의 상태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듯 두 눈을 부릅뜨고 허공을 쳐다본 채 입술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레벨이 얼마나 올랐어?”
안전지대로 들어서기 전에 은지는 32레벨이었으니 대충 계산해 보면 35-6은 될 것 같았다.
“나, 36레벨이야. 플레티넘 36레벨이라고, 이걸 지금 나더러 믿으라는 거야? 난 브론즈 3레벨에 이곳에 온건데..,”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에는 믿을 수 없는 수치였지만 실상 따지고 보면 내 자랑일 수도 있지만 나와 듀오게임에 참가했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브론즈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었던 다이아 티어에 와서 130여명 이상의 다이아 랭커 경험치를 획득했다.
듀오게임에는 하위 랭커들이 거의 참가를 하지 않기 때문에 랭커의 1명당 경험치는 평균 470점으로 잡으면 된다.
은지의 낮은 경험치 한계치를 봤을 때 그것은 충분히 가능한 수치였다.
게다가 1등까지 먹어 12,000점의 보너스 경험치까지 얻었지 않은가.
어찌됐든 꿈과 같은 일이 은지에게 일어난 것만은 틀림없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 되자 나는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돌아가서 며칠만 기다려, 볼일 끝마치면 교관님 집으로 갈테니까.”
“그래, 제발 몸조심하고 무사히만 돌아와.”
“알았어.”
나는 은지의 입에 쪽하고 입맞춤을 해주고 그녀를 먼저 보낸 후 마음속으로 지아와 있던 숙소를 생각했다.
잠시 후 다시 흰빛의 구멍으로 영혼이 빨려 들어가고 긴 빛의 터널을 지나 다시 지아가 있는 숙소로 돌아왔다.
내가 도착하기 전에 지아는 먼저 도착해 있었는지 눈을 뜨자 그녀가 두 손으로 턱을 괜 채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내가 머슥해서 쳐다보자 그녀가 그제서야 두 손을 턱에서 내리며 빙긋 웃었다.
“이번에도 역시 늦게 귀환하는군요. 이 시간까지 맵에 있었다는 것은 당연히 1등을 먹었다는 뜻이겠죠?”
“물론입니다.”
“그럼 능력치도 많이 올랐겠네요? 능력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알 수 있을까요?”
“79레벨입니다.”
“와우! 대단해요, 하드맵에 떨어졌었나 보네요?”
“운이 좋았죠, 저번 맵과 이번 맵 두 번 모두 하드 맵이었으니까요. 헌데 궁금한 게 있는데 지아씨 레벨은 도대체 얼마나 됩니까. 내 능력치만 물어보지 말고 지아씨도 한번 밝혀 보세요. 지아씨의 능력치를 알게 되면 마스터 40만대 순위의 랭커들 능력치도 알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마스터들이 자신의 본 능력으로 싸우는 것은 한번도 본적이 없었다. 물론 사이어돈과 싸울 때 보긴 했기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10명이 넘는 인원이 진을 펼쳐 거대 검을 생성시켜 싸울 때뿐이었다.
사실 마스터정도 되면 비슷한 순위권내에 있는 랭커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엇비슷해서 능력치를 누구에게도 말해 주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나는 지아와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고 지아와 내가 아직까지는 같은 맵에 떨어지지도 않을 터다. 그리고 설사 아주 나중에 그녀와 내가 같은 맵에 떨어진다고 해도 우리 사이라면 상황을 봐가며 서로에게 양보도 할 수 있는 처지였다.
내 물음에 지아가 웬일인지 쓴웃음 지으며 말했다.
“준수씨 자존심 상할까봐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저만 준수씨 능력치를 알고 있으니 말해 줄게요. 제가 속한 40만대 순위라면 적어도 300 레벨 이상이에요. 물론 저는 혼자 힘으로 된게 아니고 아빠의 도움이 무척 컸죠.”
“켁! 300레벨이요..!?”
지아의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목이 막혀왔다.
내가 지금 79레벨이니 300레벨이라면 너무 까마득하게 느껴졌다.
헌데 마스터 중위권이 300레벨이라면 챌린저 상위급은 도대체 몇 레벨이란 말인가. 그건 상상하기도 싫었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하긴 1키로의 거대검을 생성해 낼수 있을 정도라면 아무리 10명이 넘는 인원이 기를 합친다고 해도 그 기는 엄청난 양일 터다.
지금 내가 8미터의 오러검을 만들어 낼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기는 했다.
마스터로 승급되어 어느 정도 능력치가 더 오르면 지아와 듀오게임에 참가하려고 했던 말이 한순간 쏙 들어갔다.
지금 지아가 참가하는 맵에서 그녀 혼자 마스터 두 명을 상대 할 수 없다면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귀환을 하기 때문에 그녀도 손해지만 나 또한 손해였다.
역시 나는 당분간 부지런히 사이어돈을 사냥해 암흑 물질을 최대한 흡수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다행인 점은 내 능력치가 상승할수록 암흑 물질을 흡수할 수 있는 양이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 그래도 무척 긍정적이면서도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지아의 말을 듣고 나니 솔직히 자존심이 조금 상하기도 했고 허무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아가 항상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서 어쩌면 내가 지아와 비슷한 능력치는 될려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괜히 잘못 까불다가는 골로 갈 뻔 했어.’
이제 지아 앞에서만은 조금 겸손해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니 국장 앞에서도 그래야겠다고 생각하며 괜히 뻔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겠다고도 생각했다.
내가 잠시 생각하고 있는 사이 지아가 빙긋 웃으며 마치 위로해 주듯 입을 열었다.
“준수씨는 암흑 물질을 흡수할 수 있으니 아마 금방 저와 비슷해질 거예요. 아니 한번 탄력을 받게 되면 나보다 훨씬 높은 능력치가 상승돼 분명 첼린저까지 승급할 수 있을 거예요.”
예전에는 이런 말을 하면 조금 우쭐했는데 이제는 그런 말이 나를 비웃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우물안 개구리였구나.’
다시한번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지아가 내 마음을 읽었는지 다시 슬며시 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중에 알려주려고 했는데 괜히 준수씨가 물어보는 바람에 말을 해가지고..”
“아닙니다, 지아씨의 능력치를 알고 나니 깨달은 것이 많았어요. 마음을 새롭게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잘 됐네요, 하지만 준수씨가 참가하는 순위대에서 준수씨는 독보적일테니 준수씨도 저와 같은 중위권에 금방 진입할 거예요.”
“좋습니다, 지아씨 말대로 최대한 빨리 중위권으로 진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아요, 우리 준수씨는 이래서 좋다니까. 남자가 그 정도 배짱은 돼야죠. 게임 끝나고 목이 출출한데 우리 술이나 마셔요. 여기 크리운 주가 아주 괜찮다는 말을 들었어요.”
비록 영혼이 빠져나가 다른 육체로 들어가 게임을 하는 것이었지만 어찌됐든 며칠을 신경 쓰며 게임에 임하기 때문에 게임이 끝나면 스트레스와 긴장감이 풀려 거의 모든 랭겨들이 술을 찾았다.
몰론 나는 얼마 전부터 긴장은커녕 심심하기까지 했었지만 그래도 며칠간 술을 마시지 않아 술이 당기기는 했다.
안내원에게 말을 해 술을 가져오게 한 후 나와 지아는 평소대로 의례히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캬! 역시 게임을 끝내고 마시는 술은 이래서 좋다니까요.”
“그러게요, 여기도 카이스 주와 비슷한 술이 있네요.”
“이제 게임도 끝났으니 우리 한번 힘차게 달려 보자고요.”
“좋습니다, 건배!”
지아와 나는 역시 마음이 잘 맞았다.
하긴 그래서 그녀가 다른 의도를 품고 접근한 것을 알면서도 처음에 술친구가 된 것이기는 했지만.
헌데 한참 술을 마시는 도중에 지아가 문득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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