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화 〉다크 사이어돈의 진화
물론 암흑 물질을 더욱 흡수해 능력치를 올려 내가 속한 순위의 맵 마스터 두 명 정도는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면 그때는 은지는 물론 아레스까지 마스터로 승급시켜줄 생각이었다.
*
삼일째 되는 날에 사신수의 밤낮을 가리지 않는 끊임없는 노력 덕에 은지는 이제 26레벨이 되었고 나 또한 52레벨에 능력치는 68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내가 그토록 기다리던 때가 왔다.
‘찾았다!’
내가 있는 곳에서 23키로 떨어진 곳에 있는 현무가 드디어 떼거지 몬스터들을 만나게 됐다.
현무가 발견했을 때는 이미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근처의 랭커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급히 나머지 삼신수를 모두 그곳으로 불러들이고 나 또한 은지를 안아들고 축지술을 펼쳤다.
우주공간에서의 축지술은 공간이 무척 넓어서인지 겹겹이 접혀 부적 한장에 수백키로까지도 이동할 수 있었는데, 땅이 있는 지상에서는 이상하게도 접히는 부분이 한계가 있는지 한번의 축지술에 10여 키로 이동하는게 고작이었다.
두 번의 부적을 사용하여 괴수들이 있는 곳으로 가니 놈들은 오우거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오우거들은 혼자서 행동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곳이 맵이라서 그런지 놈들의 숫자는 얼핏 보기에도 100명이 넘어 보이는 숫자가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예전에 브론즈인가 골드 하드 맵에서 한번 오우거를 만난적이 있었는데, 이놈들은 다이아 티어에 존재하는 놈들이라 그런지 그때와는 다르게 덩치가 모두들 5미터에 육박했다.
그리고 그 중 대장으로 보이는 홉오우거라 할 수 있는 놈이 진두지휘를 하는 듯 속속 합류하는 랭커들을 둘러보며 크게 괴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현무는 모두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고 곧바로 사신수가 모두 도착했다.
나무들이 드문드문 있는 곳이라 나는 사신수에게 각자 알아서 몸 크기를 조절해 싸우라고 한 후 나도 몸 좀 풀겸 홉오우거를 상대하기로 했다.
우선은 은지의 안전을 생각해 현무의 등에 달라붙어 있는 10마리의 구렁이중 두 마리를 내려오게 해 마치 사람을 대하듯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했다.
“내 여자이니 잘 지켜줘야 한다, 알았지?”
쉬쉬쉭.. 쉬쉬쉬.
구렁이 두 마리가 알았다는 듯 어린아이 팔뚝만한 혓바닥을 날름거리자 든든한 두 녀석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후 은지를 돌아보았다.
“은지야 이 두 녀석이 널 지켜줄 테니까 안심해.”
“나도 싸울게, 어차피 내가 죽어도 경험치는 똑같이 들어오잖아.”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도 마. 지금 네 레벨로는 오우거 한 마리도 이기지 못해. 이곳이 다이아 티어라는 것을 잊었어?”
당치도 않다는 내 말에 은지가 한숨을 푹 내쉬며 대답했다.
“후우.. 알았어. 그럼 조심해야 돼?”
“걱정하지만 저런 놈들 수천이 와도 까딱없어.”
은지를 안심시킨 후 나는 곧바로 홉오우거를 돌아보았다. 홉오우거는 대장답게 덩치가 다른 놈들의 두 배인 10여 미터는 넘어 보였다.
나무들이 있었기에 사신수들은 모두 20여 미터 크기로 축소해서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오우거들에게 들이치고 있었다.
나는 이제 눈치 볼 것 없이 사신수에게 괴수는 물론 이곳으로 몰려드는 랭커들까지도 보이는 족족 모두 죽이라고 명령을 내린 후 홉오우거를 향해 점프를 해 다가갔다.
놈이 10여 미터에 이르렀지만 지구 크기의 B급 사이어돈까지 처치했던 나였기 때문에 내 눈에 홉오우거는 마치 아기와도 같다고 할 수 있었다.
‘몸 풀기 상대가 될려나 모르겠네.’
이제 8미터 정도에 달하는 오러검을 생성해 낸 나는 도력을 조금 풀어 채찍처럼 흐느적거리게 했다.
다른 랭커들은 모두 일반 오우거들과 싸우고 있는데 내가 앞으로 다가서자 홉오우거는 나를 발견하고 마치 가소롭다는 듯 크게 괴성을 질러댔다.
쿠아아앙!
괴성을 한번 내지른 놈이 무척 단단해 보이는 팔을 다짜고짜 뻗어와 나를 내리쳤다.
쿠쿵.
내가 급히 옆으로 이동해 피하며 그 자리에서 점프를 해 허공으로 떠오르자 놈이 단번에 나를 묵사발 내려는 듯 다른 팔을 연이어 휘둘러왔다.
슈아아앗!
놈의 팔이 가까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나는 오러 채찍으로 놈의 팔뚝을 한번 휘감아 그 반동을 이용해 이미 팔을 휘두르고 난 뒤 허점이 드러난 놈의 어깨 쪽으로 몸을 쏜살같이 날려갔다.
내 재빠른 움직임에 놈이 놀란 듯 다시 괴성을 질렀지만 나는 이미 놈의 어깨 근처까지 다가와 있었다.
곧바로 오러검에 도력을 주입해 채찍을 검과 같이 빳빳하게 만들어 낚아채듯 들어 올리며 어깨위로 올라서자 놈의 팔뚝이 둥굴게 갈라져 녹색의 피가 주르륵 흘러나왔다.
도력을 일부만 사용했다지만 그래도 오러 채찍에 완전히 잘리지 않은 것을 보면 놈의 가죽은 무척 단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놈의 어께에 올라선 나는 이렇게 근접전에서 검을 길게 하면 불리해 곧바로 8미터의 검을 3미터로 축소 시켰다. 그리고 어깨에 있는 나를 향해 놈의 다른 팔이 뻗어오자 나는 재빨리 검을 거꾸로 들어 어깨에 깊숙이 꽃아 넣었다.
카아아앙.. 쿠어어억!
놈이 고통스런 괴성을 지르며 다가오던 주먹에 더욱 속도를 내 나를 내리치려 했지만 나는 어느새 어깨에서 폴짝 점프를 하며 놈의 머리 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거꾸로 잡은 검을 그대로 놈의 정수리에 깊이 박아 넣었다.
푹!
카아아아.. 끄르르르..!
나는 깊이 박힌 검에 도력을 더 주입해 오러 검을 다시 8미터로 만들었다. 순간 검 끝이 놈의 가랑이 사이로 삐죽 나와 그 검을 앞쪽으로 힘껏 들어 올리자, 놈의 몸이 머리부터 가랑이까지 반으로 쫙 갈라지며 몸속의 내장이 밖으로 쏟아져 나와 역겨운 냄새가 사방에 진동했다.
쿠웅!
내가 땅으로 내려서자 놈의 몸체가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지며 한순간에 생을 마감했다.
너무 싱거웠다.
‘몸 풀기도 안 되고 손맛도 없고..’
너무 싱겁게 끝나자 나는 인상을 찌푸린 채 싸움터를 돌아보았다.
사신수들은 신이 난 듯 오우거와 랭커들을 신나게 도륙하고 있었지만 능력치가 이제 60레벨이 넘는 사신수들을 막아낼 놈들은 한명도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제 랭커들과 오우거가 동업을 한다고 봐야했다.
그 사이에 나는 도력이 또 상승하고 머릿속에 술법이 떠올라 또다시 레벨이 승급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안되겠군.’
한번 피를 보니 손맛을 제대로 보고 싶었다.
나는 곧바로 사신수를 싸움터의 외곽으로 물러나게 한 후 놈들을 넓게 포위만 하게 했다.
헌데 사신수가 물러나자 랭커들과 오우거가 어리둥절해 하다가 이내 다시 자기들끼리 싸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입술을 한쪽으로 말아 올리며 부적 한 장을 꺼내 들었다.
‘방금 새로 떠오른 술법을 한번 펼쳐봐야겠군.’
방금 몇 가지 머릿속에 들어온 술법 중 많은 인원을 상대할 때 쓸 수 있는 술법을 문득 펼쳐보고 싶었다. 물론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리고 그 술법이 암흑 물질과도 관련이 있는 술법이어서 더 시험해 보고 싶었다.
곧바로 부적을 싸움터의 중앙 허공으로 날려 보내며 주문을 외웠다.
‘파망흡멸구!“
한 순간 허공 300여 미터 높이까지 날아간 부적이 불타오르며 검은 점 하나를 생성해 냈다.
헌데 그 형태가 어디서 많이 보던 모양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휘류류류류.. 슈아아아악..!
검은 점은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또한 점점 커지는 검은 점 안은 마치 회오리가 치듯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랬다.
이 술법은 바로 다크 사이어돈의 입에서 생성되는 블랙홀이었다.
비록 크기에서 사이어돈의 그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지만 싸움터가 방원 300여 미터였는데 그 안에 있는 생명체는 충분히 전부 빨아들일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블랙홀은 점점 커지더니 이내 100여 미터 크기로 넓어지며 그 안의 회오리 속도 또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리 회전하고 있었다.
마치 드릴이 돌아가는 것과 같은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전부 가루로 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했다.
‘전부 더 멀리 떨어져 있어.’
나는 공명으로 사신수를 더욱 멀리 떨어지게 했다.
본능적으로 이 블랙홀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쿠아아앙.. 크아아아아..!
“어! 저게 뭐야!?”
“하늘에 저 검은 것은 뭐야!”
오우거들과 랭커들이 허공에서 중력이 작용해 몸이 들썩이자 싸움을 멈춘 채 블랙홀을 쳐다보며 한마디씩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바로 자신의 몸이 제어가 안되며 허공으로 둥실 떠오르자 이제 모두는 괴성과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헌데 이때 이미 지상의 거대한 나무들이며 바위들은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나마 다이아 티어인 상위 랭커들이 기를 일으켜 저항하고 있었지만 이내 그들마저도 한순간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크아아앙! 쿠어어엉!
“으아아악! 살려줘!!”
“이게 뭐야! 크아악.. 살려줘!”
오우거의 괴성과 랭커들의 비명이 사방에 난무하고 나무며 바위는 물론 풀뿌리 그리고 심지어는 지상의 흙까지도 모두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해, 얼마 후에는 방원 400여 미터나 되는 지상에 크레이터가 생성돼 바닥이 깊이 파인 채 살아남은 생명체는 단 한명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어마어마하군, 만약 암흑 물질을 더 빨아들여 능력치가 상승한다면 그만큼 위력이 더해지겠지?’
능력치가 상승할수록 내 블랙홀의 위력 또한 더 강대해져 결국에는 사이어돈과도 맞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니, 계속해서 암흑 물질을 흡수할 수만 있다면 결국에는 사이어돈보다 더 강력해 질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잠시 후 은지에게 가자 그녀가 멍한 상태로 크레이터가 생겨난 바닥만을 바라보며 두 눈을 부릅뜬 채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약간 정신을 차렸는지 같은 말만을 계속 반복했다.
“마, 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돼.. 이건 정말 말도 안 돼..”
솔직히 내가 생각하기에도 이건 말도 안되는 장면이었으니 그녀는 오죽할까.
그녀가 정신을 차릴 동안 나는 상태창을 열어 얼마나 레벨이 승급됐는지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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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다이아
레벨 : 60
경험 : 2300/6000
능력 (도력) : Lv 76
특수능력(도술) : Lv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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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만 8레벨이 승급됐다.
내 한계 경험치를 생각해 봤을 때 정말 엄청난 승급이었다.
은지는 과연 얼마나 승급했는지 궁금해 아직도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그녀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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