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9화 〉앞으로 해야할 일들 (179/207)



〈 179화 〉앞으로 해야할 일들

국장의 말에 따라 나와 지아가 국장이 가리키는 곳에 서자 흰빛이 마치 온몸을 스캔하듯 한번 훑고 지나갔다.

“됐습니다. 이제 지아님은 뇌파로서 우주선을 조종할  있습니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1키로 안에만 있다면  분 모두 이곳으로 오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 자동으로 우주선이 두 분을 이곳으로 이동시켜줄 겁니다. 아, 그리고 우주선의 이름은 두 분이 알아서 지으면 됩니다.”

국장의 말에 지아마저도 신기한 듯 안을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모든 것을 놔파로만 조종한다니 확실히 편할긴 할  같았다.
물론 나는 우주공간의 좌표나 전 우주의 지도를 볼 줄 몰랐기 때문에 조종은   없었다.

그것은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할 때 같이 공부를 해야 했기에 그냥 지아에게만 맡기기로 했다.
만약  조종사가 필요하다면 아레스도 있으니 나는 굳이 머리 아프게 취득하지 않기로 했다.

지아가 우주선의 조종법에 대해 모두 익히고 나자 우리 세 사람은 밖으로 나와 이제 국장과 헤어지려했다. 그런데 국장이 나와 지아를 보며 문득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아 참, 지아님과 자네도 알아야할 것 같아서 그러는데 나 순진씨가 이틀 전 사표를 냈네. 다른 지역으로 이민을 간다고 했으니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 볼일이 없겠지. 갑자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우겨서 어쩔  없이 받아들이기는 했네. 참 아까운 인재인데..”

국장의 말에 지아가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나 역시 깜짝 놀랐다.
갑자기 사표를 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다시 만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속이 후련하기는 했다.

‘이제 그 싸가지를 볼 일이 없으니 묵은 때가 털려나가는 느낌이군.’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어쩐 일인지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후련한 마음이 더  오늘 술은 무척 잘 넘어갈  같았다.

“아쉽네요, 이제 조금 친해지려 했었는데. 하지만 뭐 어쩔  없죠, 개인 사생활 때문에 그런 것 같으니까.”

지아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솔직히 안면만 있었지 그렇게 아주 친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곧 그녀에 대한 얘기는 끝나버렸다.

국장과 헤어지자 나는 지아와 함께 곧바로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헌데 그녀가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팔짱을 끼어오는 것이 아닌가.
얼마 전 밖에서는 이러고 다니자는 지아의 말이 있었고 나도 허락했기에 어색하기는 했지만 가만히 있자 지아가 그것을 느꼈는지 나를 보며 싱긋 웃었다.

“어색한가요? 솔직히 나도 조금 어색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적응이 되겠죠 뭐.”

“그런데 꼭 팔짱을 끼어야 됩니까?”

“당연하죠, 다른 연인들 보니 부러워서 이렇게 걷는 동안만이라도  기분 느껴보려는 거예요.”

“그러게 진짜 남친 한명 만들라니까요. 우주선 조종이야 다른 사람에게 맡기면 되니까요.”

나는 아레스를 염두에 두고 그런 말을 해보았다. 하지만 지아가 팔짱을  채 나를 지그시 쏘아보았다.

“우리 이제부터 파티원이라는거 몰라요? 그리고 그깟 남친 만드는 것보다  준수씨와 여기저기 우주를 다니는 것이 더 재미있다고요. 그렇게 다니다 보면 저번 오메리안 행성처럼 다른 행성 구경도 하고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남친이 아쉬우면 준수씨가 제 남친 되어주면 되어주면 되잖요.”

그녀가 요새 이런 말을 자주하는 것에 대해 장난인지 진담인지 파악을 할 수 없었지만, 이 말이 설사 농담이라 해도 확실히 전보다는 내게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이런 말에 나는 문득  가지 궁금한 것이 떠올라 묻고 싶었지만 지금에 와서 그런 것을 물어보았자 아무 의미가 없어 입을 열려다가 그만 두었다.

얼마 후 그녀의 집에 도착하자 날은 이미 어두워져 있었다.
식사를 하지 않았기에 안주로는 배가 차는 것으로 준비하고 알맞게 시원해진 카이스주를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했다.

가끔 혹시나 해서 화장실에 가서도 은지에게 전화도 해보고 기를 보내보았지만 역시 둘 다 모두 반응이 없었다.

아레스도 어차피 계속 연락을  것이고 차라리 나보다는 아레스 전화를 받을 확률이  높을 것 같아 오늘은 이제 아레스에게 맡기기로 하고 나는 편히 술을 마시기로 했다.

헌데 얼마쯤 마시다가 나는 집으로 오는 도중 지아가 나에게 남친하자는 말을 듣고 그녀의 생각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기로 했다.

“지아씨,  궁금한게 한 가지 있는데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네 그러세요.”

“예전에 저에게 나 순진이 애인으로 어떠냐고 지아씨가 한번 소개해 줄까 물어보셨잖습니까. 그리고 얼마 전에는 또 지아씨가 내 여친이 되면 어떨까도 말했었고요. 물론 지아씨가 제게 남친 하자고 하는 말은 웃자고 하는 농담인줄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나 순진을 거론한건 왜 그런 겁니까?”

지아가 예전에 순진이는  여친으로 어떻겠느냐는 말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오메리안 행성에서는 자신이 내 여친이 되면 어떻겠느냐는 말을 했었다.
그때 사실 나는 지아의 말을 지금까지 농담으로 받아들였고 그 이유가 지금 말한 순진이를 거론했었기에 그렇게 생각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다.

술을 먹고 보니 그녀가 진심이든 농담이든 그녀의 마음이 어떤지 조금은 궁금했다.
물론 내가 지아를 만나게 브론즈 티어일 때라서 아직까지  자신이 그녀를 높이 평가하고 있는 부분은 있었지만, 그래도 기관으로 가고오며 그녀 스스로 팔짱까지 끼는 것을 보고 그녀가 했던 말이 완전히 장난만은 아닌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가 묻자 그녀가 조금은 곰곰이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준수씨에게 내 남친이 되어 달라고 한건 농담이 아니고 정말 진지하게 생각하고 말한 거예요.”

“그럼 순진이를 나와 연결시켜주려 했던건  그런 겁니까? 그것도 불과 며칠 되지 않았는데.”

“그건 사실.. 사실은 준수씨 마음을 떠보느라고 그런 거였어요. 만약 순진씨를 소개시켜준다고 했는데 받아들이면 준수씨는 저에게 아예 마음이 없는거구나 생각했고,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혹시 날 조금이라도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준수씨는 순진씨 같은 미인도 싫다고 펄쩍 뛰어서 솔직히 속으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래서 오메리안 행성에서 술 먹고 용기를 내서 말해 본거고요. 헌데 준수씨는 저도 마음에 들지 않는지 단번에 거절했잖아요. 그리고 오늘  그런 말을 한건 예전에 한번 하고 나니까 다시 말하기가 편하더라고요. 그래서 믿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다시 질러본거죠. 푸훗! 저 웃기죠?”

“아, 그러니까 순진이 얘기를 꺼낸건 내 마음을 떠보기 위해 던진 미끼였군요.”

“그런 셈이죠. 그런데 정말 순진씨 같은 여자가  싫은 거예요? 준수씨가 말한 성질이 고약한 것은 사귀고 난 다음에 남자 하기 나름 아닌가요?”

“지아씨는 모르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여자가 나를 아주 크게 골탕 먹인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후로 순진이라면 이가 갈려서 싫어하는 거고요.”

“무슨 일인데요?”

“그건  필요 없습니다. 아무튼 그 후로  나 순진이라면 같은 자리에 있기도 싫은 사람입니다. 솔직히   여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민 갔다고 하니까 속이 후련합니다.”

“말하기 싫다니 물어보진 않겠는데 순진씨에게 크게 한번 데인 모양이군요.”

“네, 아무튼 오늘 술자리는  잡았네요. 자 건배나 한번 하죠.”

“좋아요, 그런데 준수씨에게 말했던거 전 진심이에요.”

“지아씨가 농담한 건지 진심으로 말한 것인지는 저야 알 수 없죠, 확인을 해보지 않았으니까요.”

네가 짐짓 조금은 장난스런 표정으로 말하자 그녀가 고개를 갸웃했다.

“뭘 확인해 보지 않았다는 거죠?”

“뭐 정말 내 여자 친구가 될 마음이 있다면 뽀뽀라도 해줘야 정말이라는걸 믿어줄 수 있지 않겠어요, 전 사실 지아씨를 처음 만난게 브론즈 때라서 아직까지 지아씨만 보면 무섭거든요.”

내가 엄살을 떨며 말하자 그녀가 킥킥대며 웃었다.

“그 무서운 다크 사이어돈을  놈이나 처치한 준수씨가 나 같은 마스터 한명 무섭다고 하니 조금 웃기네요.”

“그거하고 이건 엄연히 다른 겁니다.”

내 말에 그녀가 장난스런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이제 준수씨도 다음 게임이 지나고 나면 엄연히 마스터잖아요. 이제 무서워하지 마세요. 아 참, 그리고 마스터가 되고 어느 정도 순위에 오르면 저와 듀오게임에 참가해요. 솔직히 마스터부터는 등수에 따라 랭킹 포인트와 능력치 레벨이 주어지기 때문에 듀오게임과 솔로게임이 별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혼자 삼일을 버티는 것보다 둘이 있으면 심심하지 않잖아요.”

“지아씨가 랭킹이 있는데 그게 되겠습니까? 헌데 지아씨는 지금 몇 위입니까?”

“저번에 454,723등이었다가 이번에 한꺼번에 218등이 상승해 454,503등이 됐어요.”

“그럼 전 지아씨와 듀오게임에 참가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처음 백만 등부터 시작해 만 단위씩 끊어지면 40만등까지 언제 쫒아갑니까. 그리고 제가 랭킹이 올라갈 동안 지아씨는 가만히 있겠습니까?”

“준수씨가 처음 백만 등부터 시작한다 해도 능력치 스텟이 워낙 높아  게임이 끝났을  어쩌면 만 단위, 아니 이만 아니 삼만 단위까지 뛰어 넘을 수도 있겠죠. 준수씨 지금 능력치 스텟은 마스터 하위 만단위 랭커들 중에서는 독보적이라고  수 있을 정도거든요.”

그녀의 말대로 지금 능력치가 59레벨인데 다음 맵에서 1등을 먹는다면 최소 64-5레벨은 되지 않을까 하는게 내 생각이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보통 다이아 랭커가 마스터로 처음 승급하면 능력치가 아무리 높아도 52-3레벨이 고작일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최소 60레벨은 넘어선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이때 나는 디이아 맵에서 마스터로 올라갈 때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해 지아에게 물어보았다.

“지아씨, 마스터 맵에서는 전체 레벨과 경험치가 모두 사라진다고 했는데 그럼 다이아 맵에서 전체레벨 50이 초과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리고 남아 있는 경험치는요?”

“전과 달리 다이아 티어에서는 맵이 끝날 때까지 다이아로 모든게 끝까지 유지 되요. 그리고 그때까지 승급된 레벨만큼 준수씨는 술법이니 그 술법의 종류가 머릿속에 새로 들어오겠죠. 또한 마스터 맵으로 처음 참가하게 되면 그때부터는 랭킹 100만등과 랭킹 포인트가 0으로 시작돼요. 물론 능력치만큼은 다이아 때 획득한 만큼 그대로 지닌 채죠.”

“그럼 다이아때 올린 전체 레벨은 술법으로 남아있지만 자투리 경험치는 마스터가 되면 쓸모없어지는 거군요.”

“그렇죠, 마스터부터는 경험치가 없어지니 다이아 맵에 남아있는 자투리 경험치는 무의미해지죠. 다시 말해 마스터로 오시면 능력치 외에는 모든걸 최하위로 시작한다고 보면 되요. 물론 준수씨는 능력치가 높으니 백명중 바로 1등을 차지해 그 다음 맵에는 더 높은 순위의 만등 맵으로 바로 올라갈 수도 있겠죠.”

마스터부터는 방식이 바뀌어버리니 조금 이리송했지만 대충은 모두 이해했다. 한마디로 마스터부터는 순위싸움이니 무조건 오래 살아남는게 최고인 것만은 분명했다.
물론 그것은 그 전 맵에서도 마찬가지이기는 했지만.

그것 말고도 궁금한 것은 랭킹 포인트나 능력치 스텟은 어떻게 산정되느냐 였다. 그것을 물어보자 지아가 경험자답게 알기 쉽게 바로 설명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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