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3화 〉다이아 티어가 되다 (163/207)



〈 163화 〉다이아 티어가 되다

헌데 잠시 후 그녀의 손바닥에서 기가 느껴지며 공기가 파동치는 느낌을 받고 그녀가 지니고 있는 능력을 알아 챌 수 있었다.

파동술사.
그녀는 염력과는 다른 공기의 파동을 이용해 상대를 공격하는 술사였다.



꽈꽝..!

공기의 파동을 느끼고 내가 재빨리 몸을 허공으로 띄어 올리자 뒤에 있던 50여 미터는 족히 넘는 거대한 나무 몇 그루가 한꺼번에 통째로 부러지며 한쪽으로 넘어갔다.

내가 허공으로 튀어오르자 그녀는 다시 손바닥을 내가 있는 방향으로 재빨리 이동해 다시 파동을 뿜어냈다.
공기에 아지랑이가 피워 오르듯 흐물거리며 마치 파도치듯 내게 파동이 발사되자 나는 끌어 올렸던 도력을 재빨리  몸에서 거두어 다시 지상으로 낙하해 피해냈다.


그녀의 공격력은 41레벨답게 정말 무시무시했지만 이미 48레벨의 능력치를 보유한 나를 어쩌지는 못했다.
한순간 그녀가 다시 나를 향해 파동을 발사하자 나는 이제 피하지 않고 검을 두 손으로 굳게 움켜잡은 후 아지랑이 같은 파동이 밀려오자 바로 앞까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일도양단으로 검으로 위에서 아래로 그어 내렸다.

츠츠츠츳..

쿠쿠쿵!


순간 파동의 물결이 반으로 갈라지며 나를 좌우로 스쳐지나 다시 뒤쪽의 나무를 뭉텅이로 쓰러뜨렸다.


“믿을 수 없어, 내 공격을 반으로 갈라내다니!”


그녀가 놀라 부르짖자 이제 내가 비웃음 어린 미소를 짓고는 그녀에게 달려가며 오러검을 힘껏 휘둘렀다.


파앙!


순간 사람 몸통만하게 압축된 검강이  끝에서 쏘아져 나가자 그녀가 놀람 중에도 황망히 다시 파동을 발사했다.


꽈꽈꽝..!

허공에서 두 공격력이 부딪치자 그녀가 휘청거리며 뒤로 몇 발자국 물러난 채 다시 놀라 부르짖었다.


“말도 안돼, 어떻게 39레벨에게 내가 밀리는 거지!”

이것도 내가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 그녀는 아마 까무러칠지도 모를 일이었다.
솔직히 그녀 정도는 사신수 두 마리만을 소환해 협공하게 한다면 제압할  있는 수준이었다.

그녀에게 굳이 부적술을 펼칠 이유 또한 없었다.
곧바로 나는 오러를 최대한 뻗어내 이번에는 연속해서 검강을 두 번을 쏘아낸 후  뒤를 바로 쫒아갔다.

놀라는 중에도 그녀는 다시 파동을 발사해 두 개의 검강을 소멸시키기는 했다. 하지만 뒤로 연신 물러나며 맞받아낸 검강의 힘을 이기지 못한  입에 검붉은 피를 줄줄 흘려내고 있었다.
순간 나는 그녀가 부상으로 인해 한순간 파동을 날릴 수 없는 틈을 타서 폭발한 검강을 뚫고 몸을 날려 그녀에게 바싹 다가갔다.
그리고 이제는 정상적으로 도력을 주입해 검신의 길이까지 4미터나 되는 오러검을 그녀의 목을 향해 재빨리 휘둘렀다.


쉬잇.


“크윽!”


그녀도 41레벨답게 재빨리 몸을 뒤로  이동시켜 한순간 목이 잘리는 것은 모면할  있었다.
하지만 오러의 범위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어 커다란 양쪽 가슴이 가로로 길게 배어지며 그곳에서 피가 철철 흘러나오고 있었다.

“크큭! 도저히 믿을  없어 내가.. 내가 39레벨에게 당하다니..!”

그녀는 자신보다 하위 레벨인 내게 부상당한 것이 억울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왜 자신이 당해야하는지 영문을 알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이기도 했다.

이제 그녀와의 싸움에 흥미를 잃어 나는 그녀를 단숨에 끝장내주기로 했다.
입가와 가슴에서 피를 흘리며 뒤로 거듭 물러나는 그녀를 향해 나는 채찍과 같은 오러검을  뻗어내 배에 꽃아 넣었다. 그리고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녀를 보며 검을 위쪽으로 쭉 잡아 올렸다.


촤르르릇.. 츠르르륵.

순간 그녀의 배부터 머리끝 정수리까지 몸이 반으로 갈라지며 배에서는 온갖 내장들이 종류대로 쏟아져 내려 비릿한 냄새가 주변을 진동했다.


여자는 그렇게 몸이 반으로 갈라졌는데도 아직 체력이 남아 있었는지  쪽으로 갈라져 휘어진 머리의  눈을 깜박이며 두 팔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검을 거두고 뒤로 물러나자 그녀의 몸이 중심을 잡지 못한 채 쓰러지고 잠시 후 번쩍하며 이내 허공중에 사라져 버렸다.

이로서 지금까지 참가한 맵 중에 가장 재미없고 여유로운 게임이 막을 내렸다. 그것도 1등을 먹은 채로.


한순간 머릿속에 갖가지 상위 술법이 떠오르며 도력 또한 전에 비해 한단계 상승한 것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지아가 있는 곳으로 귀환해서 상태창을 열어볼까 했지만 다이아로 오른 것을 눈으로 빨리 확인해보고 싶어 곧바로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

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다이아
레벨 : 42
경험 : 490/4200
능력 (도력) : Lv 52
특수능력(도술) : Lv 52

==========================


간신히 턱걸이로 다이아 티어로 승급은 했다.
헌데 1등에게 주어진 보너스 경험치가 브론즈부터 골드까지는 오백점 만이 추가되어 골드 1등일 때 6500점만이 주어졌었는데, 플레티넘은 자그마치 2천점이 껑충 추가되어 8500점이 주어졌다.
파동술사를 처치한 410점까지 합한 점수를 따져보니 그래야 현재 경험치 숫자가 맞아 떨어졌다.

하긴 티어가 올라갈수록 획득해야하는 한계경험치가 상승하니 1등 보너스 경험치도 그에 맞게 올라가는게 당연하다고 생각되기는 했다.
그렇다면 다이아나 마스터 그리고 챌린저 티어로 승급될수록 1등 보너스 경험치 또한 더욱 많이 주어진다는 뜻도  터였다.

능력치는 전에 전체레벨에서 9단계 뛰어넘은 43레벨에서 이번에 1등을 먹어 한단계 더 오른 10단계가 올라있었다.


‘능력치만을 본다면 이미 마스터급이야.’


능력치가 전체 레벨보다 무려 10레벨이 높다는 것은 일반 플레이어들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 수치다.
이렇게 되면 다이아 티어에서도 지루한 게임을 할 수 있을 확률이 무척 높았다.
하지만 다이아 티어라면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상위 능력자들이 수두룩할 것이기에 플레티넘 맵에서처럼 이렇게 쉽지 만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제 이곳에서 볼일은 모두 끝났다.
잠시 후 가벼운 마음으로 지아와 함께 있던 내 육체를 생각하자  몸이 반짝하고 사라지며 영혼이 빠져나갔다.


***


원래 육체로 되돌아오자 지아가 이미 귀환해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맞아 주었다.


“맵에 이렇게 오래 있었던 것을 보니 다이아까지 승급은 무리겠지만 분명 1등은 먹었겠네요. 그렇죠?”


지아가 궁금하다는 듯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며 물었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그럴 것이라 확신해 놓고 그래도 확실하게  대답이 듣고 싶은 모양이었다.

내가 빙그레 웃기만 하자 그녀가 답답하다는 듯 얼굴을 내 앞으로 더욱 가까이 들이대며 다그치듯 물었다.


“답답하게 왜 웃기만 해요. 말을 하란 말이에요.”


샐쭉한 표정으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자 너무 귀여워 나도 모르게 그녀의 볼에 뽀뽀를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났다. 하지만 그럴수는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녀가 원하는 대답 이상을 얘기해 주었다.

“네, 1등 먹고 다이아 티어까지 승급했습니다.”


“야호! 정말 잘했어요. 대단해요 준수씨. 가만.. 준수씨가 다이아 티어로 승급했는데 이대로 있을 수는 없죠, 이럴게 아니라 축하주라도 한잔 해야겠어요.”


서서히 해가 넘어가고 있어 이제 조금씩 어두워질 무렵이라 한잔 생각나기는 했다.
비록 영혼뿐이었지만 맵에서 삼일을 지내고 오니 본래 육체와는 상관없이 삼일동안 다른 곳에 있다가 온 것과 똑같았다.

그녀는 내 다이아 티어 승급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 주었다.
헌데 잠시 뒤 그녀가 뭔가 생각난 듯 고개를 갸웃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준수씨 분명 34레벨이었는데 어떻게 단숨에 다이아까지 승급을 했다는 거죠? 그렇다면 100명의 인원 중 최소 40명 이상 죽였다는 건데 그게 말이 안되잖아요. 제가 다이아 티어까지 승급하고 돌아오란 말은 예의상 그냥 해본 소리였는데 정말 다이아까지 승급했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네요. 아! 하드 맵에 떨어졌었나 보군요?”

“아니요, 아쉽게도 노멀 맵에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능력치가 43레벨이다 보니  안에 있는 모든 플레이어들의 기를 어느 정도 거리에 다가가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손에 걸려 죽은 플레이어들이 조금 많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무튼 준수씨는 알수록 불가사이해요. 노멀 맵에서 혼자 그렇게나 많은 플레이어를 죽일 수 있다니, 그것도 플레티넘 맵에서..?”


나도 조금 무리라고 생각되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그렇게 죽이고 경험치를 획득한 것은 사실이니 어쩌겠는가.
그녀가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자 나도 그녀가 이번 맵에서 어땠는지 조금은 궁금해 그녀에게 슬며시 물어보았다.

“지아씨는 이번에 어땠습니까? 순위가 올랐나요?”

 말에 지아가 쓴 웃음을 지은 후 곧바로 두 볼에 바람을 집어넣어 한번 부풀리고 다시 귀엽게 빙긋 웃으며 술과 안주를 가져오며 대답했다.

“전 순위가 조금 내려갔어요. 하지만 다이아 티어로 떨어질 일은 없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죠.”


“지아씨도 아버님처럼 챌린저로 승급되면 좋을 텐데 그건 어렵습니까?”

내 말에 그녀가 혼자 자작을 하며 고개를 내저은  대답했다.

“챌린저로 승급된다는건 저로서는 정말 꿈과 같은 일이에요. 생각해 보세요, 백만명의 마스터 중에 랭킹 포인트가 1등이 되어야하고 다시 챌린저 만명 안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쉬운 일이겠어요?”


지아가 고개를 저으며 챌린저가 될 자신 없다고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예의상이었고 표정만은 어딘지 모르게 자신감이 엿보였다.


교육원에서 알려준 대로라면 마스터와 챌린저는 연계가 되어 있어 랭킹에 따라 마스터와 챌린저가 구분되어지는 걸로 알고 있었다.
다시말해 100만등부터 10,001등까지가 마스터였고 10,000등부터 1등까지를 챌린저로 칭한다.
그리고 이때부터는 레벨과 경험치 획득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지고 지금까지 올린 능력치 스텟만이 남게 된다.
또한 방식이 변경되어 게임이 끝난 후 등수에 따라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고 그 점수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는 것이었다.


마스터부터는 순위로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이 참에 지아에게 자세히 좀 알아보기로 했다.


“지아씨, 마스터 티어부터는 지금까지의 방식이 적용되지 않는데 그것에 대해 자세히 좀 알려주실래요?”

“그건 나중에 준수씨가 마스터 티어에 접근했을 때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한 가지 미리 알려드릴 것은 마스터부터는 등수로 모든 것이 결정되기 때문에 최대한 오래 살아남는 것이 최선이에요. 그리고 알고 있겠지만 능력치 위주이기 때문에 암흑 물질을 흡수 할 수 있는 준수씨에게는 무척 유리할거예요. 아무튼 마스터 맵에 참가해 보면 자연히 알게될 테지만 그 전에 제가 대충은 알려드릴게요.”


그녀의 말에 내가 농담식으로 한마디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