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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1화 〉다크 사이어돈 사냥 (161/207)



〈 161화 〉다크 사이어돈 사냥

“지아씨 말대로라면 그럼 놈들이 다크 사이어돈보다 강하단 말입니까? 만약 카이론이라는 놈이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암흑 물질을 발견해 다크 사이어돈을 만난다면 그 사이어돈이 설사 태양 크기인 A급이나 완전체라 해도 그에 버금가는 기계를 생산해 싸우게 하면 놈들이야 말로 무적 아닙니까?”

내 말에 그녀가 웬일일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내 눈을 바라본 채 입을 열었다.


“그래서 아이러니 하다는 거예요. 놈들은 우주공간을 떠돌며 암흑 물질이 나타나는 장소는 철저하게 피해 다니고 있어요. 남쪽 은하에서 오래동안 조사해본 바로는 카이론이 파장을 쏘아내 상대의 모든 것을 분석하지만, 암흑 물질을 품고 있는 사이어돈 만큼은 놈들도 분석할  없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


“그리고 오래전에 우연히 남쪽 은하의 한 우주선이 사이어돈과 카이론 기계부대가 싸우는 장면을 목격했는데 카이론 쪽이 사이어돈에게는 이기지 못했다고 해요. 그런 것을 토대로 암흑 물질만은 카이론도 확실히 분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에요.”

“그나마 다행이군요.”


“물론 C급 사이어돈을 만나 카이론이 더 강한 기계를 생산해내 싸우게 한다면 이기겠죠. 하지만 카이론도  정도 강한 기계를 만들어 내려면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모양이에요. 그래서 그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생명체가 사는 행성을 기계화 시켜 더욱 강한 기계를 생산해 내는 것이고요. 죽은 행성은 에너지가 없으니 살아 있는 행성을 놈들이 찾아다니는 것이고요. 아무튼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에요.”

지아의 말을 전부 듣고 나니 이제야 카이론에 대해 조금은  것 같았다.


‘놈들이 암흑 물질의 에너지만큼은 분석할  없다..?’

나는 지아의 말 중에서 이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지아의 아빠가 혹시 카이론에 대한 일도 염두에 두고  이렇게 밀어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내 생각을 읽은 것인지 잠시 생각하고 있는 나를 보며 지아가 다시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준수씨도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사실 아빠는 이것도 염두에 두고 저를 보내 준수씨를 적극 지원해주는 부분도 있어요.”


그녀의 말을  농담 식으로 내가 즉각 맞받았다.

“그럼 한마디로 챌린저님은 모든 위험한 일은 저에게 미룬 셈이군요.”

“꼭 그렇게만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챌린저님들만으로는 카이론을 막을 수 없어요. 그리고 사이어돈 완전체는  말할 것도 없고. 그나마 아빠는 준수씨에게서 희망을 보신 거예요.”


이해 못할 일은 아니었다.
지아의 말을 들어보면 사이어돈과 카이론으로 인해  우주의 만여명 챌린저들이 심적으로 무척 많은 고초를 겪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헌데 희한한 것이 지아 아빠가 나에게 희망을 보았다고 했는데 만약 내가 도사라는 능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면 어쩔 뻔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것이 어쩌면 신의 장난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난제를 줬으면 그것을 풀 수 있는 능력을 줬다고 해야 할까?
만약 그 생각이 맞다면 이제부터 내 인생은 꼬여도 한참 꼬일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왜 그런지 다른 보통 플레이들처럼 평범한 삶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싫지는 않았다.


지금도 이렇게 다크 사이어돈을 처치하러 와서 다른 세계를 보고 경험해 볼 수 있지 않은가 말이다.

지아는 이야기를 하느라고 목이 탔는지 모든 설명을 끝내자 연신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헌데 우리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거죠?”

지아가  한잔을 입에 털어 넣고 내게 물었다.

“전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어차피  것이니 며칠  머물며 이 행성을 구경을 하고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언제 이런 곳에 다시 와보겠습니까?”

“그건 준수씨 말이 맞네요. 어차피 랭크게임이 시작되려면 4일은  있어야 하니 그 전에 돌아가면 되겠죠.”

“랭크게임을  지구에서 맞으란 법은 없죠. 이곳에서 맞아도 지구와 차이는 없을 겁니다.”


“그렇겠죠? 그럼 우리 여기서 쉴 만큼 쉬다가요. 지구에 가봐야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까요.”

이곳은 자유 행성답게 수많은 종족이 오가고 있어 심심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백종류의 술을 맛볼 수 있으니 그거 하나는 정말 마음에 들었다.


술맛을 본답시고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셨더니 평소보다  일찍 취하는 것 같았다.
그것은 지아도 마찬가지로 태양  개가 저물 때쯤에는 어느새 우리 두 사람은 모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내방 바로 옆에 지아의 방이 있어 그녀는 술이 완전히 취하자 비틀대며 제방으로 들어갔고, 나도 침대에 쓰러져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게 그대로 골아 떨어졌다.

헌데 다음날 나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사령관이 우리에게 금을 가지고 왔는데 지아의 말로는 그 값어치가 약 5천만 실링은 될 것이라 했다.
지구에서 티어당 월급을 환산해 보면 브론즈가 3천셀링, 실버 8천, 골드 2만, 플레티넘 5만, 다이아 13만, 마스터 100만, 마지막으로 첼린저가 5백만이었다.
헌데 5천만 셀링이라면 챌린저 월급의 10배나 되는 거액이었다. 이것은 한마디로 대박이라 할 수 있었다.
지아와 나누어 가지려고 했더니 빙긋 지아가 웃으며 거절했다.


“이건 준수씨가 목숨을 걸고 정당하게 번 돈이에요.”

그래도 우주선 조종을 해주어 한 몫 떼어주려 했으나 그녀는 기어이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좋습니다, 그럼 제가 평생 지아씨에게 술을 사겠습니다.”


“좋아요, 그 말 한번 믿어보겠어요.”

어떤 뜻으로 믿어보겠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5천만 셀링이면 평생 술을 사고도 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헌데 내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은 이것이 아니라 다른 데에 있었다.
그것은 바로 랭크게임에 참가하는 시간대였다.


지구에서 게임을 마치고 귀환한  다음날 순진이의 생일파티를 했다. 그리고 이틀 후 사이어돈을 처치하고 오늘이 하루 지났으니 원래대로라면 3일 후에 다시 랭크게임에 참가해야 된다. 그리고 어제까지 지아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렇게 알고 있었고.

헌데 마스터가 금덩이를 주고 그것을 받아 우주선에 실어두며 마스터가 하는 말을 들어보니 오늘이 바로 랭크게임에 참가하는 날이라고 했다.
그것도 이곳에서는 정오 12시가 아니라 저녁 6시에 말이다.

“각 은하계뿐 아니라 행성마다 시간대가 모두 다르니 아마도 지구의 수요일 정오가 이곳에서는 오늘 저녁 6시인가 봐요.”


자아의 대수롭지 않다는 말에 나도 별거 아닌  대꾸했다.

“지구에서도 우리가 사는 지역이 정오일 뿐이지 다른 대륙으로 가면 시간이 모두 제각각이니 이 넓은 우주는 어떻겠습니까? 어디에 있든 게임에만 참가하면 되니 시간이야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맞아요, 이곳에 머물다가 게임에 참가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것 같긴 해요.”

이 행성에서 오늘 게임에 참가하는 날이면 그 하루 사이에 지구는 3일이 흘렀다는 말이 된다.
이곳에 있으니 시간이라는 개념에 적응이 되지 않았지만 그것은  상관이 없었다.
헌데 랭크게임을 생각하자 한 가지 의문점이 떠올라 바로 지아에게 물어 보았다.

“지아씨, 한가지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뭔데요?”

“다른게 아니고 카이론의 기계 병사들도 비록 안드러이드나 기계로 이루어진 몸체인 인공체라고는 하지만 생명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헌데 그들도 랭크 게임에 참가하는 겁니까?”

“글쎄요? 제 생각으로 그건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그들이 처음에 어떻게 존재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게임은 순수한 생명체만이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들은 어떤 돌연변이 같은 존재들인 것 같아요. 하지만 다크 사이어돈과도 전투가 벌어지다가 게임이 시작되면 시간이 멈춰지니 그들도  시간만큼은 시간 정지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봐요.”

“지아씨의 추리가 맞을 것 같네요. 아무튼 지아씨 같이 총명한 여자랑 다니니 편하긴 합니다.”


“준수씨에게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나쁘진 않네요. 아참, 그리고 한 가지 더.. 놈들과 싸우다가 죽어버리면 다크 사이어돈과 싸우다 죽는 것처럼 영원한 소멸이라는 점이에요.”

아빠가 챌린저라서 그런지 그녀는 여러 가지 쓸모 있는 정보를 꽤나 많이 알고 있었다.


잠시 후 금괴를 우주선에 모두 옮기고 나자 마스터와 함께 점심을 먹은  우리는 다시 건물과 건물 사이를 누비며 여기저기 구경을 다녔다.
한데 지상의 숲에는 별의 별 짐승들과 새들 그리고 괴조 비슷한 날아다니는 생물들이 간간히 목격됐다.
강가나 호수에도 희한하게 생긴 물고기들이 물위를 떠오르기도 해 지구에서는  수 없는 희한한 광경에 우리  사람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돌아다녔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신나게 구경을 마치고 5시 정도가 되자 우리는 내 방으로 돌아와 같이 6시가 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탁자에 앉아 기다리는 중에 내가 아쉬운 마음이 들어 그녀를 보며 한마디 했다.


“솔직히 솔로게임보다 듀오게임에 참가하는게 경험치 획득하기가 훨씬 수월한 편인데 무척 아쉽네요.”


“그러게요, 준수씨가 빨리 마스터가 되어서 듀오게임에 같이 참가 했으면 좋겠네요.”


지금 내가 34레벨인 플레티넘이니 마스터인 그녀와 듀오게임에 참가하게 된다면 그녀 혼자 마스터 두 명을 상대해야 하는 셈이었다.
비록  능력치가 43레벨이라고 해도 지금의 나는 다이아 하위 레벨자나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잠시 후 플레티넘 맵에 떨어진다면 비록  플레티넘 게임이지만 난 능력치가 43레벨인 덕에 그 맵에서만은 누구도 넘을 수 없는 넘사벽이  것은 틀림없었다.
그것은 설사 40레벨이나 이미 다이아가 된 41 레벨자와 붙어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이번 목표가 처음 참가하는 플레티넘 맵이었지만 내 목표는 1등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능력치 43레벨로 그것은 당연한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에 플레티넘을 훌쩍 뛰어넘어 바로 다이아 티어로 진입하는 것.
그것은 이미 내 능력치가 다이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이런 식이라면 지아의 바람대로 마스터 맵에서 그녀와 듀오 게임에 참가하는 날도 멀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이렇게 서로 조건이 마음에 맞는 플레이어를 만나 듀오 게임에 함께 참가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이제 100명이 있는 솔로게임보다 200명이 있는 듀오게임에 참가하는 것이 나로서는 훨씬 이득이었다.
그 이유는 물론 누구를 만나도 이길 자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얼마  시간이 흘러 드디어 6시가 되었다.

“준수씨 능력치가 43레벨이니 이번에 잘하면 1등을 먹고 전체 레벨도 다이아 티어로 승급해 가장 늦게 귀환  수도 있겠네요. 플레티넘 티어 첫 게임에 참가해서 그럴 수 있다는게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질 않아요. 아무튼 행운을 빌어요.”

“고맙습니다. 지아씨도 경험치 많이 획득하고 순위가 많이 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인사치례가 끝나자 마침내 시간이 되어 한순간 모든 것이 정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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