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8화 〉다크 사이어돈 사냥
놈이 입을 벌려 블랙홀 공격을 가하려는 것이다.
마스터들을 돌아보니 놈이 실명한 중에도 두 팔과 꼬리를 막무가내로 휘젓고 있었기 때문에 가까이 접근을 할 수 없어 그들을 믿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 같았다.
눈알에 아무리 검강을 쏘아내 보았지만 안구가 엄청 커서 검강은 안구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눈알 안에서만 폭발을 거듭하고 있었다.
비록 놈의 두 눈이 실명했다지만 놈이 마스터들 있는 위치를 모를리 없었다.
마스터들에게 블랙홀이 향해진다면 지아 또한 위험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이러다가는 마스터들 모두 전멸이다.’
나는 곧바로 눈에 찔러 넣은 검을 빼내고 부적을 꺼내 다리에 붙인 후 놈의 몸체에서 떨어져 나갔다.
놈의 몸체를 뜀박질로 타고 밟으며 내려간다면 눈에서 목까지라도 족히 수백 키로 거리다.
하지만 우주 공간에 떠서 공간 자체를 휘어지게 한다면 그 수백 키로는 단숨에 내려갈 수 있었다.
헌데 슬쩍 본 내 오러검이 심상치 않았다.
오러검의 길이는 이번에 놈에게서 흡수한 에너지 덕분에 검 끝에서 어느새 3미터 정도까지 뿜어져 나왔는데, 검 끝에서 시작된 오러가 웬일인지 채찍처럼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순간 뭔가 느껴지는 것이 있어 검에 도력을 더 주입하자 흐느적거리던 채찍은 다시 빳빳해지며 원래의 검으로 돌아왔다.
채찍과 같이 흐느적거릴 수 있는 오러검이라면 쓰임새가 많을 것 같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다.
곧바로 공간이 접히듯 휘어지자 나는 마치 우주선이 워프를 하듯 한순간에 놈의 목 밑으로 떨어져 내렸다.
놈이 두 팔과 꼬리를 휘젓고 있었지만 자신의 몸체를 때릴 수는 없어 목 밑은 비교적 안전한 편이었다.
망설임 없이 도력을 최대한 검에 주입하자 푸른 오러의 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살가죽이 다른 곳보다는 약하겠지.’
어떠한 생물체건 눈알은 물론 목이 가장 약한 부분이라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아무리 거대한 사이어돈이지만 3미터 길이의 오러라면 충분히 놈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서걱!
푸른빛이 일렁이는 검으로 놈의 목을 베었다.
헌데 놈의 목은 가느다란 흔적만 남았을뿐 살가죽이 베어지지 않았다.
정말 강철보다 더 단단한 가죽이었다.
푹!
이번에는 검 끝을 가죽에 찔러 넣었다.
헌데도 그 강력한 오러 끝은 놈의 가죽을 약간 파고들더니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하긴 15명이 합친 기의 거대 검으로도 놈의 가죽에 약간의 상처만 낼 수 있을 뿐인데, 나 혼자의 힘으로 아무리 약한 부분이라지만 목을 꿰뚫는 것이 무리인 것 같기는 했다.
몇 번을 찔러 보고 검강도 쏘아내 보았지만 놈의 가죽은 조금 찢겨지기만 했을 뿐 기어이 뚫리지는 않았다.
캬아아악!
놈이 그래도 목 부분이 따끔했는지 그게 괴성을 질러댔다.
놈이 몸부림을 치며 날 떨궈내려 했지만 나는 오러검에 의해 약간 파손된 가죽을 한 손으로 꽉 움켜잡고 도력을 몸에 끌어올려 목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어쩔 수 없군. 모험을 해보는 수밖에.’
예전 34레벨로 오른 후 또 다른 술법이 전해져 온 것이 있어 그것을 한번 펼쳐보기로 마음먹었다.
더군다나 지금 암흑 에너지를 흡수해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도력 또한 무척 많이 상승해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시간이 없었다.
놈의 거대한 입은 지금도 벌어지고 있어 이제 마스터들마저도 거대 검을 회수해 피하려 하고 있었다.
그때 지아의 다급한 음성이 들려왔다.
[준수씨, 그만 피하세요. 마스터들이 놈을 포기하고 피하려 해요.]
“하지만 지금 피한다면 놈이 다시 암흑 물질로 들어가 실명된 눈이 회복됩니다. 그러면 다음에는 더 큰 피해를 볼 겁니다.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지아가 계속해서 도망쳐 나오라고 했지만 나는 급히 품속에서 부적 네 장을 꺼내 사신수를 모두 소환해 냈다.
38레벨에서 얼마나 도력이 상승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신수의 크기는 이제 엄청나 주작의 경우만 하더라도 날개를 펼친 길이가 족히 200여 미터는 넘을 것 같았다.
물론 다른 신수들 모두 몸체만 100여 미터가 넘는 것은 당연했다.
사신수가 나오자 나는 재빨리 공명을 통해 그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사신수 융합!’
내 명령에 우주 공간에 나타난 사신수가 네 군데에서 서로를 향해 쏘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네 방향에서 가운데 꼭지점을 향해 마치 화살과 같은 속도로 날아가던 사신수가 기어이 한곳에서 서로 몸을 부딪치며 한순간 쳐다 볼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빛을 뿜어냈다.
거대한 사신수가 서로 부딪쳤는데도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물론우주 공간이라 당연하겠지만 말이다.
잠시 후 눈부신 빛이 사라지고 그곳에는 한 마리의 무시무시한 모습의 사신수 융합체가 장엄하게 서 있었다.
온 몸은 온통 주작의 화염덩어리에 휩싸여 있었다.
헌데 화염 덩어리로 감싸인 융합된 사신수의 형상은 무척 해괴했다.
머리는 백호의 머리에 등은 현무의 등껍질 꼬리는 청룡의 꼬리 그리고 온몸은 주작의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덩치는 또 어떠한가.
사신수가 융합한 몸 길이는 자그마치 500여 미터는 족히 넘을 것 같았다.
물론 지구 크기만한 사이어돈에 비하면 작은 크기였지만 이것만으로로도 엄청난 장엄함이 엿보였다.
두 팔에 솟아난 네 개의 손톱 길이는 불길에 휘감겨 있었지만 사신수의 손톱을 모두 합쳐놓은 듯 무척 길어 그 길이가 자그마치 20여 미터에 달할 정도였다.
백호의 머리에 두 팔을 지녔고 청룡의 꼬리였지만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모습은 마치 이족 보행을 하듯 반듯이 서있었다.
융합된 사신수가 출현하자 뒤로 물러나 있던 10 만여 명의 용병들은 물론 이제 거대 검을 소멸 시키고 멀리 피하려던 마스터들의 입마저도 모두 쩍 벌어졌다.
사이어돈도 비록 두 눈은 실명했지만 사신수의 존재를 느꼈는지 여전히 입을 벌리면서도 괴성을 크게 질러대고 있었다.
사신수에게서도 어쩌면 암흑 물질의 기운이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때 내가 급히 지아에게 소리쳤다.
“거대 검을 회수하지 말고 놈의 이목을 끌어줘요. 그 사이 내가 어떻게 해볼 테니까!”
[알았어요, 사령관님에게 말할게요.]
놈이 사신수를 돌아보고 있는 사이 지아의 말이 먹혔는지 다시 거대검이 사이어돈을 공격해 들어왔다.
이제 놈의 입은 거의 벌어져 입속에서는 거대한 회오리가 휘몰아치기 시작했지만 지아의 설득이 먹혀들었는지 사령관은 나와 사신수를 믿는 듯 기어이 내 말대로 후퇴하지 않고 죽음을 각오한 듯 두 개의 거대 검으로 연신 놈의 살갗을 후벼 파고 있었다.
하긴 지금 후퇴해 사이어돈이 암흑 물질로 피신해 두 눈이 다시 회복하게 된다면 다음에는 정말 지금의 몇 배나 되는 희생을 치러야 할지 모를 일이었다.
놈의 두 팔과 꼬리가 다시 마구 휘저어지며 거대 검을 맞고 있는 사이 이제 입안의 블랙홀도 작용하는 듯 마스터들의 거대 검이 뜻과는 달리 이리저리 휘둘리기 시작했다.
‘지아가 위험하다!’
이대로라면 마스터들은 물론 멀리 떨어져 있던 용병들도 놈의 입으로 모두 빨려 들어갈 판이다.
나는 재빨리 융합된 사신수를 불러들여 놈의 목을 공격하게 했다.
쐐에엑!
순간 거대한 사신수가 내가 달라붙어 있는 놈의 목을 향해 번개같은 속도로 쏘아져왔다.
놈은 지금 실명된 상태에서도 한참 두 팔과 꼬리를 마구 휘저으며 블랙홀을 작동 시키고 있었지만, 사신수는 놈의 뒤쪽에서 이동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잠시 후 놈의 어깨까지 날아와 더옥 접근 한 후 기다란 손톱이 달린 두 팔을 뻗어내 기어이 놈의 목에 깊숙이 꽂아 넣는데 성공했다.
쿠아아앙..! 크어어어엉!
융합된 사신수의 손톱은 내 오러 검보다 강한 듯 마침내 놈의 목이 꿰뚫리며 검은색의 피와도 같은 액체를 우주 공간에 마구 뿌려대며 몸부림 치고 있었다.
하지만 사신수는 허공에 떠서 양 손을 번갈아가며 계속해서 놈의 목을 찔러대며 한편으로는 손톱을 좌우로 마구 휘저어 놈의 목을 갈가리 찢어놓고 있었다.
잠시 후 놈이 기력을 다한 듯 입속에서 작용하던 블랙홀의 흡입력이 점점 줄어들더니 기어이 몸부림치는 것에 그치게 됐다.
그때 나도 사신수가 뚫어놓은 가죽 사이로 오러검을 쑤셔 넣어 검강을 연속해서 발사했다.
내 검강이 목구멍에서 연신 폭발하고 사신수의 엄청난 화력이 깃든 손톱이 목구멍을 헤집자 놈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기어이 목이 반으로 잘려 고개가 뒤로 꺾이며 움직임이 멈추어졌다.
하지만 사신수는 기어이 계속해서 목을 파고 들어가며 후벼파 끝내는 머리를 몸체에서 분리시켜 놓았다.
그 순간 저 멀리 있던 푸른 전류막에 감싸인 암흑 물질도 급속도로 줄어들더니 한순간 팍 하고 우주 공간에서 사라져 버렸다.
놈이 우주 공간에 저 멀리 사라지자 나는 재빨리 상태창부터 열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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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플레티넘
레벨 : 34
경험 : 60/3400
능력 (도력) : Lv 43
특수능력(도술) : Lv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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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가 자그마치 5레벨이나 상승해 있었다.
비록 전체 레벨이 올라가지 않아 34레벨 이상의 다른 상위 술법의 종류는 머릿속에 전해지지 않았지만, 도력이 올라갔으니 단순 검강이나 부적의 위력만으로도 이제는 43레벨의 막강한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을 터였다.
한마디로 능력치만큼은 이제 다이아 티어에 도달한 것이다.
물론 플레티넘 멥에 떨어져도 이제 나는 절대강자에 속해 감히 나와 대적할 수 있는 플레티넘 플레이어는 없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 전체 레벨은 의미가 없었다.
능력치가 43레벨이라면 하찮은 공격력만으로도 엄청난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설사 오러검 하나만으로도 플레티넘 티어는 평정할 수 있을 터다.
놈이 사라지고 상태창을 확인하고 나자 지아를 비롯해 티뮤란 은하에서 차출된 29명의 마스터들과 용병들이 내게로 다가왔다.
용병들이야 솔직히 방패막으로 사이어돈의 기력을 소모시키는 소모품에 불과해 거의가 죽을 운명이었는데 나로 인해 살아났으니 내게 고마움을 느낀 것은 당연했으리라.
하지만 그것은 마스터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놈의 눈을 실명시켜 그나마 놈과 대적할 수 있었는데 그런 놈을 처치할 수 없어 후퇴를 하려 했으니, 만약 그대로 후퇴해 놈이 다시 눈을 회복했다면 마스터들 또한 목숨을 장담 할 수 있는 지경은 아니었을 터다.
“준수씨, 정말 잘했어요. 정말 대단해요.”
지아가 내게 다가와 어쩐 일인지 내 손을 꽉 쥐었다.
‘음.. 왜 이렇게 짜릿하지.’
자아가 손을 잡자 마치 전류가 흐르듯 온몸이 짜릿했다.
곧바로 사령관이 나를 보며 인사치례를 했다.
============ 작품 후기 ============
추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