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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5화 〉챌린저와의 만남 그리고 지아의 정체 (155/207)



〈 155화 〉챌린저와의 만남 그리고 지아의 정체

거대한 암흑 물질을 감싼  푸른 전류막 같은 에너지파가 연신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제 저 푸른빛이 최고조에 달한다면  안에서 다크 사이어돈이 출현하게 된다.


저 푸른 전류막 덕분인지 지금 상태에서는 그 어떤 공격도 먹히지가 않는다.
많은 행성에서 암흑 물질과 저 푸른 막에 대해 알아보려 끊임없이 연구를 거듭했지만, 그것이 어떤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끝내 분석해 내지 못했다는 일설이 있었다.


23만여 명의 플레이어들은 사이어돈이 출현할 암흑 물질 입구 쪽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나는 당장 싸울것이 아니었기에 그들의 뒤쪽에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지아에게 말한대로 막무가내로 전투에 뛰어들지 않고 상황을 지켜본 후 기회가 생겼을 때 뛰어들 참이었다.


랭크게임에서도 내 전문이 바로 이런 것이었으니 그 타이밍을 맞추는 것은 내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생각했다.

‘어떤 놈이 나오려나?’


다크 사이어돈의 모습은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먼젓번 내가 처음 만난 놈은 꼭 돌연변이 공룡과 같은 모습이었다.
들리는 말로는 사이어돈의 등급이 높아질수록 진화한 몸체를 지니고 있다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한참을 기다리자 암흑 물질을 감싸고 있던 푸른 전류막이 내가 도착했을 때보다 무척 밝아지며 더욱 기승을 부리듯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지지직거리듯 깜박이기 시작했다.


예전상황을 보면 이제 놈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낼 때가  것이다.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시커먼 암흑 물질의 한가운데가 마치 소용돌이치듯 빠르게 회전하며  크기가 점점 커져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치 엄마의 뱃속 양수에 있던 태아가 빠져나오듯 놈의 모습이 머리부터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저놈 뭐야?’


예전 C급이었을  보았던 사이어돈은 공룡의 모습이었지만 지금 나오고 있는 놈의 머리 부분은 그때와는 완전히 딴판이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C급 사이어돈이 공룡이라는 짐승의 모습이라면 지금 나오고 있는 놈의 머리는 마치 짐승 반 인간 반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놈의 모습이 확실하게 어떤지 보기 위해 숨죽여 기다리고 있는 사이 지아가 놈의 모습을 확대해서 보고 있는지 곧 통신을 통해 설명해 주기 시작했다.


[준수씨, 놈의 모습을 보니 다행히 B급 중에서도 그렇게 많은 진화가 이루어진 놈은 아니에요. 하지만 저 정도 진화된 모습이라도 모든 면에서 C급과는 많은 차이가 날 거예요.]

얼마 후 놈이 암흑 물질에서 다리까지 완전히 빠져나오고 암흑 물질에서 빠져나와 앞으로 이동했을 때 놈은 인간처럼 두 발로 서있듯 우주 공간에 떠있었다.


생긴 것은 마치 미디어에서 보던 악마와 같은 형상이었다.
껍질은 역시 공룡과 같은 거친 피부였지만 형상이 인간의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었다.
머리 한가운데는 뿔이 하나 달려 있어 보기만 해도 섬뜩했다.
그리고 기다란 두 팔 끝에는 세 손가락에 날카롭고 기다란 손톱이 솟아나 번득이고 있었고, 엉덩이에는 거대한 꼬리가 계속해서 허공을 휘젓고 있었다.


‘꼭 외계 생명체 같군.’


그랬다.
놈의 모습은 내가 랭크게임에서 가끔 보았던 이족 보행을 하고 있는 도롱뇽과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당연히 놈의 몸집이 엄청나다든 것.

아니 엄청나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한 생명체의 크기가 지구와 맞먹을 정도라는게 믿어지지 않았고, 그런 놈을 보고 있자니 우주라는 공간이 경이로운 곳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저런 거대한 생명체가 태어날  있는 곳.
우주라는 공간 말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암흑 물질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놈은 두 눈을 번득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확실히 지능이 전에 놈보다 우수해.’

전에 공룡은 암흑 물질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주위 상황은 살펴보지 않은 채 무작정 전투부터 벌였었다.
하지만  놈은 마치 사태를 파악이라도 하려는 듯 주위를 둘러보다가 개미떼처럼 까마득한 23만 명의 플레이어들을 발견하고, 마치 커다란 호수와 같은 눈빛을 빛내더니 곧이어 거대한 입을 벌리며 포효하듯 소리쳤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놈이 이곳에서 빠져나간다면 근방의 행성은 파괴되고 티뮤란 은하는 어쩌면 모든 생명체가 말살할지 모른다.
아니지, 챌린저들이 있으니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겠지만 챌린저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행성은 다를 수도 있었다.

그런 것을 보면 한 행성이 챌린저를 보유했냐 아니냐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도 지구는 5명의 챌린저를 보유하고 있으니 설사 이놈이 나타나도 무사하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B급 중에서도 상당한 진화를 이룬 놈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물론 그런 놈이 지구를 덮치기 전에 우리 은하 내에 있는 모든 행성이 합심해서 처리는 하겠지만, 만약 처음부터 지구 근처에 암흑 물질이 생성되어  타깃이 지구가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지구의 다섯 챌린저는 나서야 할 터다.

놈이 포효를 하자 곧바로 23만 명의 플레이어들에게서 엄청난 화력이 뿜어져 나왔다.
놈과의 거리가 수키로 떨어져 있었지만 이곳은 대기가 존재하지 않는 우주 공간이라 설사 골드 티어가 내쏜 공격력이라 해도 그 공격력은 놈에게까지 도달했다.
물론 놈의 입장에서 보면  공격력이라는게 개미가 한번 깨무는 것에 지나지 않겠지만.

엄청난 화력이었지만 놈이 두 팔과 꼬리를 연달아 휘두르자 플레이어들의 공격은 파괴되고 디른 곳으로 튕겨져 나가며 무산됐다.
물론 그래도 몸에 수많은 화력이 적중했지만 놈에게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 듯 놈은 눈한번 껌뻑이지 않았다.

플레이어들의 공격이 무산되자 곧바로 놈의 반격이 시작됐다.
놈은 마치 날개라도 달린 듯 개미떼처럼 우글거리는 플레이어들에게로 쏘아져 나갔다.

헌데 그때 내 통신망을 통해 차출된 용병들의 지휘관인 듯한 자의 음성이 다급하게 들려왔다.

[모두 흩어져 놈을 공격해랏!]

‘어라? 왜 내게 이런 소리가 들리지..?’

멀리 떨어져서 싸움을 관망하고 있는데 내게까지 지휘관의 음성이 들려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그때 지아의 음성이 들려왔다.

[용병들의 통신 주파수도 준수씨 우주복에 맞추어 놓았어요. 혹시라도 독불장군으로 혼자 싸우다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안되잖아요. 용병들과 보조를 맞출 때는 맞추어야 그나마 덜 위험해요.]

날 생각해주는 지아가 고맙기는 했지만 그것은 역시 내가 아시아 지역의 중요 자산이라 챌린저가 지아에게 특별히 당부한 것이라 생각했다.


사이어돈의 움직임은 덩치답게 엄청나게 빨랐다.
예를 들어 플레이어들이 개미이고 사이어돈이 사람이라 치면 사람이 아무리 느리게 한발자국 움직인다 해도 개미가 백발자국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빠른 이치였다.


“카아아악!”


“살려줘.. 아아악!”

통신을 통해 엄청난 비명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놈은 마치 정말 사람이 개미를 짓밟고 다니는 것처럼 한번 팔이나 꼬리가 휘저어질 때마다 수백의 목숨들이 그 자리에서 소멸해갔다.


놈은 굳이 최대 공격력인 블랙홀이라는 필살기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사실 놈이 블랙홀 공격을 하지 않는 이유는  공격력은 기의 소모가 엄청나다는 데에 있었다.
그동안 각 행성의 전문가들이 놈에 대해 연구한 결과 그렇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전문가들 말이 맞는듯 놈은 자신이 최고로 위험하지 않은  그 공격은 펼치지 않았다.
하지만 블랙홀 공격을 펼치고 나면 놈은 영락없이 다시 암흑 물질로 기어들어가 한동안은 나오지 않았다.
그것은 암흑물질의 에너지를 흡수해 다시 기를 충족시키는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한편으로 나는 다른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놈의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면 나도 놈의 양수와 같이 생성된 거대한 암흑물질의 에너지를 직접 흡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놈은 지금 수많은 플레이어들에게 둘러싸여 전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암흑 물질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나는 재빨리 도력을 끌어올려 암흑 물질이 있는 곳으로 쏘아져 나갔다.

[준수씨, 어디 가시는 거예요. 그 쪽은 놈이 있는 반대 방향이잖아요.]

지아가 나까지도 확대해서 보고 있는지 내 행동에 놀라 소리쳤다.


“내가 직접 암흑 물질 에너지를 흡수 할 수 있는지 시도해 보려는 겁니다.”


지아는 역시 똑똑한 여자라 내가 한마디 하자 내 뜻을 곧바로 알아차렸다.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는데.. 아무튼 조심하세요.]

지아의 말대로 그럴 수만 있다면 정말 내게는 행운인 셈이다.


처음 공룡의 눈을 찔러 에너지를 흡수 했을  무한하게 흡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에너지의 한계가 있었다.
그때는 전체 레벨이 28이었을 때 내가 최대한 흡수 할  있는 능력치가 31레벨로 전체 레벨의 3단계 위였다.


지금은  전체 레벨이 34인데 반해 능력치는 38로 더 이상 에너지를 흡수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지금은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무조건 도전해 보는 수밖에는 별 도리가 없었다.


아무 제약 없이 얼마 후 암흑 물질로 다가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솔직히 거대한 전류막이 흐르는 암흑 물질이라는 것이 눈앞에 있자 긴장감은 최고조에 한편으로는 무섭기까지 했다.
만약 잘못된다면 나는 여기서 소멸이다.
예를 들어 암흑 물질이나 그것을 감싸고 도는 엄청난 양의 전류막에 내가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때 내 마음을 읽은 듯 지아가 걱정스레 한마디 했다.

[준수씨 아무래도 그만 두는게 좋겠어요, 이건 너무 위험한 짓이에요.]

지아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면 한참 망설이다가 어쩌면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남자의 자존심이 있지.
지아의 말에 나는 오기가 생겨 칼을 뽑았다면 무라도 베는 심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이내 오른 손에 오러검을 생성시켰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전류막을 마치 생명체를 찌르듯 오러검을 앞으로 쭉 내 뻗어 암흑 물질을 기어코 찔러 버렸다.
하지만.


“으악!”


순간 나도 모르게 비명성이 터져 나오며 뒤로 튕겨나듯 우주 공간 저 멀리 날아갔다.
하지만 날아가는 중에도 나는 무엇인가 느끼는 것이 있었다.

전류막은  분명 튕겨내고 있었지만  속에 있는 암흑 물질은 나를 받아들였다.
그 증거로 아주 미약하기는 했지만 그 1초도 안되는 튕겨나가기 바로  순간에 암흑 물질의 에너지가 내게 아주 조금이나마 흘러들어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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