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화 〉아레스와의 듀오게임
곧바로 염력술사가 나를 향해 두 손을 들어 올리고 바람의 술사 또한 두 손바닥을 활짝 편채 나를 향하게 했다.
순간 알 수 없는 힘이 내 몸을 옥죄는 느낌을 받으며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염력술사의 염력이 작용해 내 몸을 옭아매고 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였다.
이때 옆에 조금 떨어져 있던 아레스가 두 눈에 매섭게 치켜뜨며 나를 도우려 두 손을 들어 올리려 했다.
하지만 내가 고개를 간신히 돌려 인상을 쓰자 그녀가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면서도 이내 두 팔을 다시 내렸다.
한순간 나는 도력을 뿜어내 온몸에 골고루 퍼지게 했다.
염력 술사가 나를 옭아맨 근원은 역시 기의 끈과 같은 것이었다.
기력과 도력은 말만 다를 뿐 실은 같은 뜻으로 도력에 있어서는 내가 34레벨로 놈보다는 한참 위였다.
엄청난 양의 도력이 온몸에 퍼지자 그제서야 내 몸이 자유로울 수 있었다.
염력 술사도 한순간 그것을 느끼고 두 눈을 부릅뜨며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놈은 내 몸을 옭아매는 것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내게 뻗어냈던 두 손을 곧바로 방향을 틀어 지상으로 향하게 했다.
그러자 얼마 전 아레스가 사용했던 수법인 근처의 바위들과 모래들이 한순간에 회오리치듯 나를 덮쳐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을 기해 바람의 술사 또한 활짝 펴진 두 손바닥을 좌우로 연신 흔들어대자, 손바닥 앞에 있던 물들이 무엇엔가 떠밀려지듯 엄청난 크기의 물기둥으로 화해 내게 해일과 같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헌데 물속 또 다른 물기둥은 그냥 밀려오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회전력을 머금어 외부는 마치 자동 톱날과 같이 무척 날카로워 보였다.
가만히 보며 물기둥 외부는 엄청난 속도의 바람이 물기둥을 회전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모래와 바위덩어리가 마치 화살같은 속도로 쏘아져오고 거대한 물기둥이 엄청난 회전력을 머금은 채 다가왔지만 나는 무심한 눈으로 그것들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두 놈이 물을 이용한 공격력을 펼쳤으니 나 또한 물로서 맞대응을 해주기로 했다.
곧바로 품속에서 부적 두 장을 꺼내 하나를 먼저 날려 보내고 나머지 하나는 잠시 시간차를 두고 날려 보내며 두 마디 주문을 마음속으로 조용히 외쳤다.
‘빙결막! 수결파!’
순간 나중에 날아간 부작 한 장이 내 몸 근처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반짝 불타오르더니 한순간 나를 위주로 주위가 꽁꽁 얼어가기 시작했다.
쩌쩌정.. 쩌저저쩌쩌쩡..!
한순간 내 주위의 물들이 급속히 얼어가며 옆쪽에 떨어져 있던 아레스까지 마치 바가지를 엎어 놓은 듯한 모양으로 두터운 얼음막이 형성됐다.
그 두께는 거의 1미터에 달해 잠시 후 몰아닥친 날카로운 모래더미와 바위 그리고 바람의 물기둥이 얼음벽에 부딪쳤지만 약간 흔들거리기만 할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두터운 얼음벽이었지만 무척 투명해 밖의 모습은 똑똑히 눈에 들어왔다.
곧바로 나중에 쏘아져나간 부적이 이제야 불타오르며 수결파의 술법이 작동했다.
부적이 불타오르며 이번에는 바람의 술사가 내쏜 물기둥과는 달리 불타오른 부적 주위의 물들이 수천 조각으로 분산되며, 두 놈을 향해 마치 총알과 같은 빠르기로 쏘아져 나가기 시작했다.
물속의 또 다른 물방울 수십 수백만 조각이 무서운 속도로 쏘아져 나가자 두 놈의 안색이 일순간 급변했다.
한순간 놈들은 두 손을 다시 재빨리 들어 올리며 염력술사는 염력으로 물방울들을 제어하려했고, 바람 술사는 바람을 이용해 다시 자신 앞의 물들을 회오리치게 만들어 방어하려 했다.
물방울들이 놈들을 향해 쏘아져나가며 놈들이 공격했던 바위와 모래 그리고 물기둥이 사그라들자 나도 빙결막을 소멸시켰다.
수백만 조각의 술법이 작용한 물방울중 앞서 쏘아져 나가던 물방울은 곧바로 놈들이 앞에 쳐놓은 방어막에 가로막혀 힘을 잃고 다시 보통의 물로 화해 주위 물들과 뒤섞였다.
하지만 수백만 조각이나 되는 물방울들이 뒤이어 연달아 놈들의 방어막을 내리치자 두 놈의 인상이 점점 굳어가며 얼굴이 시뻘개져 갔다.
한 방울이라고 몸에 맞는다면 총알같은 빠르기의 물방울에 몸이 꿰뚫릴 것은 분명할 터.
놈들은 안간힘을 쓰며 그것들을 막는데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나는 다시 부적 하나를 꺼내 들며 놈들을 끝낼까 하다가 옆에 서 있는 아레스를 돌아보며 빙긋 웃었다.
“이제 교관님이 놈들을 해치워. 아마 놈들은 꼼짝하지 못할 거야.”
말을 하고 부적을 다시 날려 보내며 빙결파의 주문을 외우자 이제 거의 사라져가던 물망울들이 다시 엄청난 파동을 일으키며 놈들에게 다시 쏘아져 나갔다.
이때 놈들은 이제 쏘아져 오던 물방울들이 거의 사라져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던 차에 예의 물방울들이 다시 거세게 휘몰아져오자 한순간 얼굴이 샛노래졌다.
바람술사의 물회오리가 기력을 많이 소모한 듯 회오리의 위력도 약해졌고 염력술사의 염동력 또한 약해져 있었는데, 이처럼 다시 처음과 같이 거세게 휘몰아쳐오는 공격에 절망한 것은 당연했다.
“더 끝내놓고 뒤처리를 나에게 하란 말이지? 좋아, 나도 뭔가는 해야 되니 마무리는 내가 해주겠어.”
그녀가 한마디하고 놈들의 옆쪽으로 이동해가며 염력으로 머리통만한 돌멩이 하나를 들어 올렸다.
돌멩이가 서서히 우선 염력술사에게 다가가자 놈은 그것을 쳐다만 볼뿐 다른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했다.
“이이익.. 비겁하게.. 암수를 쓸 참이냐..?”
“지랄하고 있네, 니들은 두 명이 내 남친을 협공해 놓고선.”
그녀가 놈의 말에 어이없는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놈의 머리위로 돌멩이를 이동 시켰다.
하지만 놈은 지금 앞에서 거칠게 몰아쳐오는 물방울을 막는데만도 쓰러질 지경이라 머리위로 떠오른 돌멩이는 고스란히 두 눈 뜨고 쳐다만 볼 수밖에 없었다.
휘익.. 퍽! 퍽! 퍽!
돌멩이가 곧바로 머리위 정수리를 내리쳤지만 놈의 체력은 아직 남아있어 죽지 않고 머리에서 피를 주루륵 흘리면서 그 고통을 감수해야했다.
하지만 몇 번 더 내리치자 놈은 체력과 기력이 바닥났는지 이내 앞을 향했던 두 손이 아래로 축 쳐지며 수많은 물방울들이 놈의 몸을 꿰뚫고 지나가며 이내 반짝하고 사라졌다.
한 놈이 죽어버리자 이제 돌멩이가 다른 놈 머리위로 옮겨가니 바람술사는 겁에 질려 새빨개진 얼굴이 이내 창백하게 변했다.
“아까 집에 빨리 가고 싶다고 했지, 네 소원을 들어줄게.”
아레스가 농담까지 하며 이내 돌멩이로 머리를 연달아 후려치자 놈의 몸 또한 곧바로 반짝하며 사라졌다.
두 놈이 사라지자 아레스의 표정은 지금까지 내가 본 중에 최고로 환한 얼굴로 변해 있었다.
아니지, 제일 환한 표정은 오르가즘을 느낄 때였다.
아레스가 흥분된 듯 얼굴이 붉어진 채 내게 다가오며 입을 열었다.
“정말 이 상황을 믿어도 되는 거지? 정말 꿈이라면 깨지 말았으면 좋겠어, 내가 1등을 먹다니 믿기지가 않아. 거기다가 이제 플레티넘 티어라니...,”
“꿈 아니니까 빨리 귀환하자, 상태창은 집에 가서 확인하고.”
“그래, 그만 가자.”
아레스와 손을 잡고 집을 생각하자 이내 우리 두 사람의 몸이 반짝하고 사라지며 영혼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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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플레티넘
레벨 : 34
경험 : 60/3400
능력 (도력) : Lv 38
특수능력(도술) : Lv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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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레스의 집으로 귀환하자마자 상태창을 확인해보니 생각했던 그대로였다.
두 놈의 경험치가 600점에 1등 먹은 보너스 경험치가 6500점.
또한 능력치 보너스로 1레벨 더 주어져 능력치와 특수 능력이 38레벨로 변해있었다.
도력과 술법이 38레벨로 무척 올라 있었지만 전체 레벨이 승급돼야 그에 걸맞는 더 광범위하고 강력한 술법의 주문을 알 수 있어 플레티넘 맵에서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31레벨에서 34레벨로 승급해 34레벨에 맞는 술법이 머릿속으로 들어왔으니 예전에 비해 나는 무척 강해져 있을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터다.
“준수냐 나 33레벨이야, 그리고 능력치가 34레벨이 됐고, 이거 믿어야겠지? 정말 꿈은 아니겠지? 나 좀 꼬집어줘 봐.”
아레스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볼을 내 앞에 내밀었다.
내가 장난삼아 볼을 조금 세게 꼬집자 그녀가 비명을 지르면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아얏! 정말 꿈은 아니네, 나도 이제 플레티넘이 됐어.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
한동안 아레스는 기쁨을 감추지 않고 그 기분을 만끽하다가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며 주방으로 향했다.
“준수야, 음식다운 음식 좀 먹자, 비록 다른 육체지만 3일 동안 같은 음식만 먹었더니 안되겠어.”
그녀는 다시 치마와 남방으로 갈아입고 팔소매를 걷어부치더니 찌개를 끓이고 나물 종류를 묻히기 시작했다.
나도 사실 같은 음식을 며칠 연속 먹었더니 조금 질린 편이라 아레스가 끓이고 있는 구수한 찌개 냄새에 군침이 절로 돌았다.
얼마 후 식사를 끝내고 그녀와 이제 시원한 카이스주를 한잔 마시려 하는데 손등에서 진동이 울려와 터치를 해 홀로그램을 확인하니 지아였다.
“어쩐 일이십니까?”
받자마자 아레스와의 좋은 시간을 방해받아 내가 조금은 퉁명스럽게 묻자 그녀가 입을 삐죽이며 대꾸했다.
[왜 그렇게 퉁명스럽죠? 전에는 제가 술한잔 마시고 싶을 때 술친구 해준다고 해 놓고. 다름이 아니라 오늘 순진씨 생일인데 같이 가자고요. 순진씨가 친구가 없어서 우리가 챙겨줘야 할 것 같아서요. 국장님도 오시기로 했으니까 5시에 순진씨 집으로 오셨으면 하는데 어떠세요? 주소는 찍어드릴게요.]
나 순진의 생일이라..?
지금 시대가 가족도 없고 랭크게임으로 모든 사람들의 정이 메말라가는 시대이기는 해도 개개인이 생일만큼은 무척 중요하게 생각했다.
헌데 국장이 할 일이 없어 일개 요원의 생일파티에 참석한다?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나 순진의 자질도 무척 우수해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해 빠른 승급을 이루었고 그래서 요원으로 스카웃 된 케이스다.
그러니 국장도 특별히 관심을 갖고 그녀를 따로 챙겨주는 건지도 모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