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1화 〉아레스와의 듀오게임 (141/207)



〈 141화 〉아레스와의 듀오게임

그녀가 자기 자신이 자랑스러운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빙긋 미소 지었다.
상태창을 열어보니 놈은 역시 상위 괴수답게 경험치가 자그마치 8백점이나 되어 이제 내 경험치는 1440/3100으로 올라 있었다.
이런 것을 볼 때 상위 티어로 올라갈수록 괴수들의 경험치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높게 책정된다는 것을 확실히  수 있었다.


가뿐하게 경험치를 획득하고 얼마간 나아가니 흰 막의 안전지대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자기장은 3키로로 제법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안전지대가 눈앞에 나타나자 나는 그냥 안전지대로 들어가 플레이어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밖에서는 경험치를 얻을 만큼 얻었으니 이제 안전지대 안에서 사냥해 볼까?’

사실 플레티넘 티어로 승급되자 골드 맵이 조금 우습게 보이기도 했다.
이제 이 맵 안에서만은 내가 절대강자니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있었다.


안전지대 외곽을 돌며 다른 플레이어들이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생존자수를 확인해보니 이제 35명이 남아 있을 뿐이다.
짝수가 아닌 홀수의 숫자가 나온다는 것은 어떤 동업자중  플레이어가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와 아레스같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누군가 동업자를 잃었다는 것은 큰 타격으로, 얼마 버티지 못하고 남은 플레이어마저도 죽을 확률이 무척 높다.

약 한 시간 후 자기장이 800여 미터로 좁혀져 오자 그제서야 저 멀리 안전지대 밖에 두 명이 연신 주위를 살피며 다가오고 있었다.
나와 아레스는 서로를 쳐다보며 빙긋 웃으며 이제 현무는 소멸 시키고 큰 바위 뒤에 숨어서 놈들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렸다.

안으로 들어서면 그것으로 끝이라는 것을 모르고 두 놈은 연신 주위를 경계하며 잠시  안전 지대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 자기장도 거의 가까워져 다시 밖으로 도망 칠 수도 없을 터다.
곧바로 나와 아레스가 놈들 앞으로 쏜살같이 다가가자 두 놈은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아직 우리의 레벨을 모르기에 마주 달려 나왔다.


슈슈슛.. 퍼퍼펑

두 놈의 공격을 간단하게 피한 후 정말 2분 정도만에 두 놈은 순식간에 자기 행성으로 귀환해 버렸다.

너무 싱거운 싸움이다.
두 놈의 레벨은 28레벨로 만약 우리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10위안에 들 수도 있는 레벨이었다.

‘운이 나빴다고 생각해라.’

내가 전에 28레벨이었을 때는 두 번 모두 10위안에 들었고 그중 한번은 1등까지 먹었을 정도로 28레벨은 골드 티어중 상위에 해당하는 레벨이다.
물론 나는 그때마다 행운이 따라준 부분이 많이 있기는 했었지만.

이제 내 경험치는 2000/3100.
 팀만 더 처치하면 무조건 또다시 레벨업이다.

한동안 기다렸지만 플레이어들이 다른 지역으로 들어오는지 내가 서성이는 곳에는  놈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다시 구렁이를 풀어볼까 했지만 이제 이곳에 들어선 자들은 모두 상위 플레이어들이라 그냥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어차피 나중에 마지막 한 팀을 만나려면 중앙으로 가야 했기에 우리는 중심부로 천천히 이동해갔다.

“1등을 먹기 위해 중앙쪽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하니 무척 설레네. 너도 그렇지?”

전에 한번 1등을 먹고 또 한번은 중앙 지점까지 가서 싸우다가 죽었었지만 1등을 먹기 위해 다시 중앙 지점으로 향한다는 것이 나또한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그녀가 조금은 흥분된 표정으로 말하자 내가 빙긋 웃으며 대꾸했다.


“이제 1등을 먹으면 플레티넘에 떨어져도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으니 당연하지.”

플레티넘이라는 말을 내가 했지만 처음 브론즈일 때 플레티넘이란  자체는 꿈과 같은 단어였다.
그때는 골드라는 말 자체도 그렇기는 했지만.


그녀도 플레티넘이라는 말이 나오자 조금  흥분된 표정을 보이고 있었다.
평생 골드 티어에서 머물 것이라 생각했다가 갑자기 플레티넘 티어로 승급된다는게 믿기지 않을 법도 했을 터다.

헌데 얼마  느긋이 걸어가는 중에 두 놈이 바위 뒤에서 매복하고 있었는지 갑자기 우리 앞으로 불쑥 튀어 나왔다.


“이 놈들이 여기가 데이트 장소인줄 알고 있는 모양이네. 크큭, 이제 몇 놈 남지 않았는데 다행히 우리 손에 걸려들었구나. 너희 두 연놈은 우리 두 어르신들이 10위권에 들 수 있는 제물이 되어주어야겠다.”


 놈이  발로 튀어나오자 나와 아레스가 다시 서로를 마주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말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두 놈이 나와 아레스에게 각자 달려들어 공격해 왔지만 놈들 역시 얼마 버티지 못하고 곧바로 죽음을 맞이했다.


두 놈 또한 28레벨로 이제 내 경험치는 2560/3100으로 올라 있었다.
한 팀만 더 만나면 32레벨로 올라가겠지만 중앙으로 아주 천천히 걸어가며 거의 도착할 때까지 누구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생존자수는 어느덧 6명만이 남아 있었다.

중앙에 도착하자 바위에 걸터앉아 마지막까지 남을 한 팀을 기다리고 있는데, 30여분이 지나자 덩치가 족히 3미터는 됨직한 외계형 플레이어 둘이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와서 보니 두 놈의 기세가 만만치 않아 아레스가 조금은 긴장한 빛을 보이고 있었다.

놈들이 다가오자 느낌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레벨을 짐작할 수 있었다.
놈들은 얼추 아레스와 같은 30레벨이 분명해 보였다.
아레스의 낯빛은 조금 굳어 있었지만 내 표정은 그냥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놈들을 지그시 바라보며 별거 아닌 양 행동했다.
 꼴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쌍둥이 같은 두 놈중 한 놈이 인상을 찡그리며 입을 열었다.

“건방진 애송이 놈이로군, 그 표정이 정말 맘에 안들어. 여기까지 온 게 운인지 실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형편없는 면상을 빨리 부숴버리고 싶군.”

내가 보기에는 두 놈이 정말 형편없이 과상하게 생겨먹었지만 저놈들 딴에는 우리가 이상해 보이는 모양이었다.
헌데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그때 옆에서 갑자기 아레스의 당찬 음성이 들려왔다.

“너희 두 놈의 면상이 별 꼬라지 같지 않게 생겨가지고 감히 누구에게 뭐라는 거야! 이 정도 얼굴이면 잘생긴 거지. 별 그지같은 새끼가 남의 남자 면상 타령하고 있어. 콱 죽여버릴까보다.”


아레스가 놈들에게 인상을 팍 구기며 욕을 한마디 해주고는 나는 돌아보면서는 귀엽게 싱긋 웃었다.
아레스도 저런 말을 할  알았나 싶어 잠시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내 그녀를 보며 마치 잘했다는  나 또한 빙긋 웃어주었다.
아레스의 말에 나머지 한 놈이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들 그만 집어치우고 빨리 승부나 보자. 네놈들을 빨리 처치하고 집에 가서 편히 쉬고 싶으니까.”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나는 문득 놈들이 알려줄지 모르겠지만 뭔가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 놈을 향해 입을 열었다.

“30레벨인가?”

내 물음에 처음에 말했던  많은 놈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우리가 30레벨이면 도망이라도 쳐보시게? 뭐 숨길 것도 없지, 그래.. 네놈 말대로 우리는 방금 전 30레벨로 승급했다. 그러니 꼬랑지를 내리고 순순히 죽어준다면 고통 없이 죽여줄 수도 있어.”

놈의 말에 아레스가 또 불쑥 끼어들었다.


“미친 새끼, 그깟 30레벨 갖고.”

그녀의 말을 듣고도 놈들은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레스는 내가 31레벨인 것을 강조하고 싶은 듯 했다.

나는 문득 두 놈이 30레벨이 확실하자 한 가지 결심을 굳히고 아레스를 힐금 돌아보며 한마디 했다.

“이 두 놈은 나 혼자 상대할 테니까 교관님은 빠져있어.”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방금 너도 들었잖아, 이 놈들이 자신의 입으로 자신들이 30레벨이라고 한 말을. 네가 아무리 3....”

“이번에는  말 들어. 내가 어느 정도인지 나 자신을 한번 시험해 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니까. 정 못믿어우면 내가 많이 밀린다 싶을때 그때 도와주면   아냐.”


아레스의 말을 내가 중간에서 끊은 채 인상을 굳히며 단호하게 말하자 ,그녀도 잠시 생각하더니 내 실제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한  이내 고개를 끄떡였다.

“알았어, 그럼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네가 위험해지면 바로 도와줄게.”


“그렇게 해.”


나와 아레스가 말하는 것을 두 놈이 듣고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본 채 연신 헛웃음을 흘렸다.
그도 그럴것이 골드 티어중에 최상급인 30레벨인 자신들 두 명을 혼자 상대해보겠다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둘은 마치 머리가 약간 햇가닥 간 사람을 보듯 할 말을 잊은 채 나를 보며 어이없다는 표정만을 짓고 있었다.

내 눈짓에 아레스가 언제라도 도울 수 있게 뒤가 아닌 옆으로 떨어지자 나는 가장 빠르게 상대를 공격할 수 있는 오러검을 우선 오른 손에 생성시켰다.


내가 이러는 것은 사실  놈이 아무리 30레벨이라도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전체 레벨이 31에 능력치가 34레벨, 그리고 직업의 우월성을 생각해볼 때 지금의 나는 능히 플레티넘 중위 레벨과도 겨룰 수 있을 정도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비록 1레벨 차이지만 골드와 플레티넘이란 티어의 개념 차이는 엄연히 존재했다.
그것은 내가 브론즈에서 실버로 그리고 실버에서 골드로 올라오며 겪어봤기 때문에 티어와 티어 사이에는 파워의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헌데 우연의 일치도 이런 일치가 있을까.
말 많은 놈은 아레스와 같은 염력술사였다. 그것도 그녀와 같은 30레벨의 술사
나는 아레스와 그놈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궁금했지만 그것은 기력이 누가 강하냐의 차이이기 때문에 붙어보지 않은 이상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자신의 행성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는 놈은 바람 술사였다.
물속에서 바람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까 생각하겠지만 이곳은 숨도  수 있고 하물며 불까지 피울 수 있는 일반적인 물이 아니었다.
차라리 이곳은 지상보다 물이라는 매개체가 있어 바람의 술사에게는 더욱 유리한 조건일수도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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