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0화 〉아레스 교관 (130/207)



〈 130화 〉아레스 교관

생각할수록 머리만 복잡해 질뿐 어떤 해답도 나오지 않아 나는 우선 이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상황이 어떻든 현재 돌아가고 있는 이런 사태는 내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 나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다음에 다크 사이어돈이 출현하면 지원을 해서라도 참가해야겠다는 생각까지  정도였다.

게임에서 경험치를 획득해 레벨을 올리는 것은 결국  도력과 도술을 상승시키기 위함이다.
다크 사이어돈을 처치해서 능력치와 특수 능력이 상승한다면 게임에서의 레벨은 크게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그것은 도력과 도술이 올라가면 당연히 그에 걸맞는 레벨은 알아서 올라가기 때문이다.

한번 겪어보니 놈의 블랙홀만 조심하면 다음에도 놈의 암흑 물질이라는 에어지를 흡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생각하는 사이 어느새 우주선은 선착장에 도착하고 각자의 대륙에 사는 용병들은 작은 우주선을 타고 각자의 대륙으로 날아갔다.


우주선에서 내리고 아시아 지역에서 차출된 용병들과 몇 마디 인사를 나누는 사이 아레스가 정말 나를 데리러 마중 나와 있었다.

“준수야, 너 혼좀 나야겠어!”


헌데 용병들과 잠깐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내게 다가온 아레스가 다짜고짜 화를 내며 내 손목을 잡아끌고 차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왜 그러세요?”

내가 조금은 놀란 표정으로 의아해 묻자 그녀가 갑자기 제자리에 서서 고개를 획 돌리며 나를 무섭게 쏘아보았다.

“너 왜 내 말 안들었니? 내가 전면에 나서지 말라고 그렇게 신신당부 했잖아, 그런데 교육장님에게 말을 들었는데 뭐..뭐..? 네가 다크 사이어돈에게 접근해 놈의 눈을 공격했다고? 그렇게 하다가 너 소멸되면 그걸로 끝이라는 것을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한거니?”

지구로 귀환하는 동안 나에 대한 일은 엘버트에 의해 챌린저와 중앙 기관에 보고가 됐고, 교육장은 국장이나 기관에 아는 사람으로 인해 나에 대한 소식을 들은 후 그것을 아레스에게 말한 모양이었다.

“아.. 그거요., 그건 그때 피치 못할 사정이 있어서 그런 겁니다.”


“피치 못할 사정은 무슨..! 아무튼 너 나한테 혼  나야 돼!”


그녀는 정말 화가 났는지 다시 내 손목을 잡아끌며 나를 태우고 차를 출발시킨  다시 나를 쏘아보았다.
그녀의 집에까지 가는 내내 그녀는 정말 화가 단단히 났는지 나를 쏘아만 볼뿐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헌데 어느새 날이 저물고 있어 내가 날짜를 물어보니 그 사이 하루가 지나가 있었다.
분명 웜홀을 통해 순식간에 다크 사이어돈이 있는 장소까지 갔고 그리 긴 시간 싸우지 않은 것 같았는데 지구의 시간은 어느새 하루가 지나 다음날 저녁이 된 것이었다.
그 잠깐 동안 싸운게 지구의 시간대로는 하루가 훌쩍 넘어간 것이다.

 차가 그녀 집에 있어 나는 그녀의 집에 거의 도착하자 그녀의 화도 풀어줄 겸 딴에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교관님, 싸우느라고 목이 마른데 교관님 집에서 카이스주 한잔 하면 안될까요?”

“그렇지 않아도  혼내주려면 어차피 한잔 하려고 했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내가 싸우고 무사히 돌아온 것에 대해 축하주로 나와 이미 한잔하기로 생각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나는 그녀가 정말 화가  것 같아 술상이 차려지자 그때 사정 얘기를 자세히 말해주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암흑 물질을 흡수 할 수 있었다는 것은 제외하고.

내가 놈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갔고 다행히 놈의 콧등에 떨어져 놈의 눈알을 찔러 실명 시킨 일을 말하자 그녀가 조금은 풀린 듯 그제서야 화난 표정을 거두어 들였다.
하지만  상황 역시도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전보다는 약간 부드러워졌지만 그래도 나무라듯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그럼 콧등에 떨어졌을 때 그냥 도망쳐 나오면 되지 왜 놈을 공격한거니. 만약 놈이 그때 널 공격했으면 어쩔뻔 했어!”


그러고 보니 놈은 정말 날 공격하지 않고 날 두려운 눈빛으로 쳐다만 보며 그대로 내 공격을 받아들이기만 했었다.
분명 앞발로  쳐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웬일인지 놈은 그렇게 하지를 않았다.
그것도 역시 미스테리라 잠시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지만 역시 해답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 좋은 기회를 그냥 날려 보내기가 아쉬워서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덕분에 평소보다 희생자가 많이 줄었다고 하니 다행 아닙니까?”


“그래, 그건 무척 다행이지, 하지만 다음부터 그런 위험한 행동은 절대 하지마. 나하고 약속할  있지?”

“알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상황이 또 닥쳐서 내가 놈을 공격해 나도 무사하고 희생자를 줄일 수만 있다면 그때는 모르겠습니다.”

“안돼, 그런 무모한 행동은 내가 다신 용납 못해.


“제가 안전하다고 판단됐을 때 그런다는 겁니다.”

“그걸 네가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니. 다음부터는 앞장서지 말고 무조건 뒤로 빠져있어. 네가 어느 정도 레벨이 올라가고 난 다음에 그렇게 해도 늦지 않아, 교육장님께서도 너의 그런 행동에 화가 무척 많이 나셨어.”

그녀는 내가 정말 걱정되는지 표정이 무척 진지했다.
아레스도 아레스지만 아마도 교육장이 단단히 나를 교육시키라고 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만큼  존재가 이제는 교육원의 명성에 큰 가치가 있는 모양이었다.

말해봐야 계속 같은 말만 반복될  같아 나는 알았다고 하고 그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락을 지었다.
그러자 그제서야 그녀의 표정도 풀려 나와 건배를 하며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헌데 얼마  손등에서 진동이 울려와 확인해 보니 통장에 돈이 입금됐다는 알림이었다.
곧바로 잔고를 확인해보니 한번에 25만 셀링이라는 거금이 들어와 있었다.
아마도 5만 셀링이 용병 차출에 대한 생명수당이고 20만 셀링이 공훈자에 대한 보너스인 모양이었다.

통장에 잔고는 이제 30만 셀링이 넘어 있었다.
잔고를 확인하고 내 표정이 밝아지자 아레스가 빙긋 웃으며 한마디 했다.


“이제 돈걱정 할 일은 없겠다. 헌데 네 동기들을 생각해보면 넌 정말 모든 면에서 너무 빠른 성장을 하고 있어. 물론 그래서 교육장님이나 내가 너 잘못 될까봐 이렇게 걱정하는 것이고.”


“교관님이 절 걱정해주시는 것이 교육원만을 위해서인 것 같아 조금 서운합니다.”


“그게 왜 서운하니?  우리 교육원의 살아 있는 전설이 되어가고 있어. 그러니 네가 잘못 될까봐 걱정되는 것은 당연한 거지. 물론 개인적으로도 제자가 걱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

“아니 제 말뜻은 고관님은 교육원과 교관님이라는 직책을 떠나 순수한  개인의 입장에서 걱정해 주셨으면 해서 드리는 말입니다.”

“순수한 개인적 입장이라..? 물론 개인적으로도 널 많이 걱정하지.”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간 아레스의 양 볼이 조금은 붉어져 있었다.
그리고 평소의 바지 정장이 아닌 예전 집에서 술을 마실때 입었던 무릎위로 올라오는 치마를 그대로 입고 있는 아레스는, 누가 보더라도 교육원에서의 냉엄하고 절도 있는 교관으로서의 모습은 찾아  수 없었고 지금은 단지 매력적이고 귀여운 한 여자의 모습뿐이었다.

그런 모습을 보자 나는 문득 다크 사이어돈을 처치하러  때 차 안에서 그녀에게 했던 말이 떠올라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교관님 그런데 생각해 보셨습니까?”

“뭐를..?”


“내가 살아 돌아오면 분명 나를 교관님 비밀 남친으로 받아준다고 했던 말씀요.”

“그거 너 진심이었어?  농담으로 한 말인줄 알고 생각을 해보지 않았는데.”


“전 진심이었어요.”

“그래..? 하지만 교관과 졸업한 생도가 그런 사이라면 조금 이상하지 않을까? 네 동기들이 보기에도 그렇고.”

“그러니까 비밀 연인이죠. 교관님도 이렇게 평생을 혼자 지내시지는 않을거 아닙니까? 언젠가는 남친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거야 모르는 일이지, 지금껏 그런건 생각해본 적도 없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지 않아서 말야.”

“분명 교관님은 그때 생각해 보겠다고 약속을 하셨고 긍적적으로 생각을 하셨어요. 헌데 지금 와서 오리발 내미시는게 어딨습니까?”

“오리발이 아니라 난 농담으로 들었던 거지. 네가 정말 나도 괜찮다면  나야 상관은 없지, 하지만 아무래도 네 동기들이 마음에 걸려서..,”


“그러니까 비밀 연인이라잖아요.”

“남친과 연인이 차이가 있는건가? 똑같은 말 아닌가?”

“엄연히 틀리죠, 남친은 그냥 동성같은 친구를 의미하는 것이고 연인은 애인과 같은 뜻으로 스킨십도 가능하다는 뜻인걸요.”

“풋! 너와 내가 스킨십..? 생각만 해도 웃긴다 얘.”

아레스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남녀 관계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듯 그런 쪽으로는 정말 순수해 보였다.
그런 순수한 모습의 그녀를 보자 더욱 그녀를 연인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짝사랑했던 미녀 교관과의 비밀 연인이라..,
생각만 해도 짜릿한 기분이었다.
내친김에 나는 오늘 아레스를 정말 내 애인으로 만들 수 있다면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곧바로 내가 조금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지그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전 지금 심각한데 교관님은 장난으로만 받아들이시네요.”

“표정을 보니 정말인가보네..?”


“당연히 진심입니다. 그리고 저번에 말씀드렸듯이 만약 교관님이 받아들인다면  사실은 교관님과 저만의 비밀이고요.”


아레스는 진지한 내 표정을 보고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그러다가 한참을 지난 후 이내 입을 열었다.


“네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걸 언제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니?”


“지금 당장 내리셨으면 좋겠어요.”


내 말에 그녀가 약간 인상을 찌푸리더니 다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잠시 후 드디어 결정을 내린 듯 서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좋아, 네가 날 교관으로서가 아닌 여자로서 좋아하겠다면 받아들일게. 하지만 은지가  좋아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겠지? 네가 말했듯 우린 비밀 연인이야. 그리고 네가 은지나 다른 여자를 만난다 해도 난 터치하지 않을게, 그렇다고 나도 이 남자 저 남자 만난다는 것은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생각지도 않게 아레스가 화끈하게 승낙을 하자 오히려 내가 속으로 무척 놀라야 했다.
그것도 내가 다른 여자 만나는 것까지 상관하지 않겠다는 말과 함께.


그녀가 허락하자 나는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그리고  표정을 보고 그녀가 싱긋 웃으며 한마디 했다.


“그렇게 좋니?”


“그럼요, 생각해 보세요 제가 짝사랑했던 교관님과 비밀 연인이라..? 정말 지금 기분이 최고인걸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무슨 문제..?”


“호칭이요. 이제 연인이 됐는데 계속 교관님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렇게 호칭하기도  그렇고.”

“그럼 넌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흠..?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

잠시 뜸을 들인 후 내가 다시 입을 열려하자 그녀가  생각이 궁금한  눈빛을 빛내며 내 입만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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