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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9화 〉드디어 골드 맵이다. (119/207)



〈 119화 〉드디어 골드 맵이다.

곧바로 나도 반격을 시도하려 주먹을 피한 뒤 몸을 핑그그그 돌려 놈의 다리로 이동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뒷꿈치를 오러검으로 훑듯 그어댔다.

카강!


보통 인간이라면 발 뒷꿈치를 베어버리면 신경이 끊어져버려 서있지를 못한다.
하지만 역시 놈에게는 약점이 없는 듯 오러검에 약간 기스만 날뿐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어딘가 분명 약점은 있을 것이다.’

바위 괴수의 약점이 그 주인 놈을 처치했을 때 괴수 또한 소멸이 됐다.
그것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 이렇게 내가 골렘을 직접 상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때 바위 괴수는 내가 공격을 하면 부서져 내려 잠시 동안 원상태로 회복하는데 시간이 주어져 그때 그 주인 놈을 죽여 버린 것이었다.
하지만 골렘이란 놈은 만약 내가 주인과 싸운다면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을 터다.


놈을 부술 수도 없으니 그 주인 놈과 싸운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사신수와 체르미안으로 골렘을 상대하게 한다면 놈의 약점을 찾을 수 있는 기회는 적었고,  내가 주인을 상대하고 있는 동안 사신수와 그녀가 먼저 소멸해 버릴 확률이 무척 높았다.


지금만 봐도 주인 놈을 나 혼자 단시간에 처치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길 수 있을 지도 의문이었다.

‘최선의 방법은 골렘의 약점을 찾아내 내가 최대한 빨리 소멸시킨 후 주인 놈을 같이 협공하는 것뿐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으로서는 이 방법이 최선책이었다.
골렘의 움직임이 무척 민첩하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덩치 차이가 있다보니 나보다는 조금 느린 면이 있었다.

내가 여러 가지 부적 공격으로 놈의  여기저기를 적중시켜 보았지만 놈은 잠시 주춤거리기만 할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반격해왔다.

문득 독술사를 쓰러뜨렸던 연옥 화염진이라는 술법을 사용해 볼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지금 내 능력으로 용암지대를 만든다고 해도 5미터 깊이가 최대였다.

놈의 키는 무려 30여 미터.
놈에게 지금껏 불공격을 퍼부었는데 멀쩡한 것을 보면 용암으로도 놈에게 타격을 줄 수 없을  같았고, 무엇보다 안 좋은 점은 연옥화염진이 지금  레벨로는 도력소모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술법으로 놈에게 부상이라도 입힐 수 있다면 도력 소모를 감수하더라도 펼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그것도 소용없을 것 같았다.


내가 잠시 생각하고 있는 사이 놈이 나를 향해 오른 주먹을 뻗어왔다.

쿠쿵!

내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주먹을 피하자 역시 땅바닥에 2미터 깊이의 크레이터가 한순간 생겨나 땅이 잠시 흔들리는 듯 했다.
다시 내려앉으며 대형차와 같은 크기의 놈의 주먹으로 착지한 후 팔뚝을 타고 올라가 놈의 얼굴로 재빨리 뛰어가며, 은빛으로 빛나지만 뭉그러진 얼굴로 다가가 눈을 오러검으로 힘껏 찔러 넣었다.
하지만.

카캉!


카아아앙!


눈도 소용없었다.
눈깔도 아다만티움으로 되어 있어 눈알에 약간의 기스만 생겨나며 놈이 크게 울부짖는 것으로 그만이었다.
놈은 그래도 약간 고통이 느껴지는지 괴성을 지르며 다른 주먹으로 어깨 근처에 있는 나를 향해 무자비하게 자기 몸을 내리쳤다.

꽈꽝!

나는 놈이 날 잡기위해 자신의 몸을 주먹으로 내리칠지는 생각도 하지 못해 놈의 불시 기습에 약간 당황하며 급히 어깨에서 땅위로 다시 내려섰다.

자신의 주먹에 어깨를 강타당한 놈이 뒤로 비칠거리며 물러났지만 골렘은 네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다가 내가 땅에 내려서자마자 다시 오른 주목을 좌에서 우로 휩쓸  쓸어와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시 공중으로 점프를 해야 했다.
하지만 이때 놈이 마치 예상하고 있었던 듯 허공에 뜬 나를 향해 왼 주먹을 다시 시간차를 두고 바로 휘둘러왔다.


“씨발!”

말 그대로 좃 됐다.
허공에서 다시 발돋움을 할 수 없어 놈의 왼 주먹에 고스란히 온몸이 노출됐다.
급히 부적을 꺼내 바람의 힘으로 몸을 이동시키기에도 이미 늦어 있었다.


할  없었다.
나는 오러검을 날아오는 놈의  주먹을 향해 곤두세우고 두 손으로 검 자루를 힘껏 움켜잡은 채 단단히 힘을 주었다.


파팡!


곧바로 놈의 주먹이 곤두세운 내 검과 부딪치며 나는 잠깐 정신이 떠나간 듯 멍해졌다.

검으로 막았지만 놈의 엄청난 파워가 실린 주먹에 검이 밀려나며 나는  끊어진 연처럼  멀리 나가떨어졌다.

[체력이 85%로 떨어졌습니다.]

정신이 아득한 중에도 알림음은 정확히 머릿속에 인식 됐다.

내가 잠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이 놈이 쿵쿵거리며 어느새 내게 다가와 머리 위에서 내 정수리를 향해 주먹을 힘껏 내리쳐왔다.

‘씨발, 끝인가!’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그건 마음뿐, 놈에게 얻어맞은 충격에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이제 놈의 주목이 머리 위 5미터도 안되게 다가와 있었다.
헌데 그때.


크아아앙!


갑자기 놈의 괴성과는 다른 괴성이 들려오며 놈의 팔이 나를 내리치던 각도를 벗어나며 한 없이 한쪽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고맙다 백호!”

백호가 내 위험을 알아채고 어느새 주인과 싸우던 것을 멈추고 골렘에게 번개같이 달려와 점프를 해 놈의 팔을 문 채 한쪽으로 밀고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백호가 비록 황소의 세배 이상 크기로 자라났다지만 골렘의 덩치에 비해서는 마치 사람과 고양이 크기 정도였다.
더군다나 백호가 팔뚝을 물고 한쪽으로 밀어 제꼈지만 놈의 살갖에는 상처가 없는 듯 곧바로 팔뚝을 힘껏 내젖자 백호는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리는 꼴이 되었다.


“백호! 그만 놓고 넌 동료들에게로 돌아가!”


가뜩이나 힘겨운 싸움을 하는 중에 백호마저 빠지자 삼신수와 체르미안이 주인에게 연신 밀리고 있었다.


팔뚝을 물고 대롱대롱 매달려있던 백호가 내 소리에 물고 있던 팔을 놓고 급히 동료들에게 돌아갔다.


헌데 그 사이 체르미안의 놈의 공격에 한방 맞았는지 비명을 내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다행히 이때 백호가 놈에게 달려들며 체르미안에게  이상 공격을 할 수 없어 그녀의 목숨은 아직 보존 되었다.


백호가 물러나자 놈이 다시 일어서는 나를 향해 주먹을 연신 휘둘러왔다.
나는 이제 검으로도 막을 생각을 하지 못하고 연신 몸을 날려 피하기만 할 뿐이었다.

‘도대체 이런 놈을 어떻게 상대하라는 거야 씨발! 이런 놈은 최소 플레티넘 맵에 나타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나는 알 수 없는 존재에게 신경질을 부리듯 속으로 울부짖었다.


이정도 강한 놈이 왜 골드맵에 있는거냐고.
혹시 레벨이 지금보다 한참 승급해  도력과 도술이 높다면 혹시 놈의 몸에 상처는 입힐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지만 지금 내 능력으로는 기껏해야 놈의 몸에 자그만 기스 내는 정도가 전부였다.

놈과의 사투는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사투라고 해봐야 놈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나는 혹시나 몰라 공격을 피하면서도 놈의 온몸 구석구석을 향해 부적 공격을 가한 채 오러검을 연신 찌르며 그어대고 있었다.
심지어는 남자의 상징이랄 수 있는 사타구니 사이까지 공격을 해보았다.
비록 놈에게 부랄은 달려있지 않았지만.

헌데 그렇게 한참 놈의 온 몸을 살피며 피하고 공격하는 사이 한 가지 아주 이상한 곳을 한군데 발견하게 되었다.


그곳은 가슴과 가슴사이였는데 강철과 같이 번들거리는 은빛 가슴사이에 머리통만한 붉은 색이 희미하게 비춰지고 있었다.
마치 가슴 사이에 무엇인가 들어 있는 것처럼 말이다.


‘혹시 저게 놈의 핵인가? 아니면 마석..?’

보통 괴수들에게는 심장이랄 수 있는 핵과 같은 마석이 있다는 것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문득 생각났다.

이상한 점을 발견한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놈이 두 팔을 연이어 휘둘러오자 나는 요리조리 피하다가 다시한번 놈의 팔뚝으로 뛰어 올라 나는 듯 가슴으로 접근해갔다.

캬우우웅!


순간 놈이 엄청난 괴성을 평소보다 더 크게 내지르고 있었다.
한순간 가슴 사이로 접근한 나는 은빛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는 새빨간 물체를 향해 일검을 힘껏 찔러 넣었다.
하지만.

카카캉!


카아아아앙!


역시 오러검은 들어가지 않고 약간 기스만  뿐이었다.
하지만 이때 놈이 충격을 받은  엄청난 괴성을 내지르며 계속 뒷걸음질 치며 두 손으로 나를 떨어뜨리려 연신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분명 약점은 약점이다. 헌데 그 약점이 아다만티움으로 막혀있다!’


놈이 다른 때와는 달리 무척 당황하며 뒤로 계속 물러난 채 두 팔을 휘둘러와 나는 어쩔  없이 우선은 떨어져 나가야 했다.
헌데 재수 없게 두 팔이 연달아 휘저어오는 통에 좌측 어깨가 놈의 주먹에 스치듯 얻어맞게 됐다.

“크윽!”


[체력이 80%로 떨어졌습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그래도 체력이 5%밖에 떨어지지 않아 다행이다.
비록 스친 것뿐이었지만 어깨가 탈골된 듯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하지만 나는 지금 고통에 아파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기절할 정도의 고통을 억지로 참아내며 간신히 땅에 내려선 나는 재빨리 뒤로 달아나듯 물러서며 오른손으로 탈골된 왼쪽 어깨를 힘껏 한번 타격했다.

우두둑!

그냥 놔둬도 저절로 회복되겠지만 이렇게 붙여주면  빨리 회복되는 것은 당연했다.
놈의 약점을 발견하기는 했지만 아다만티움으로 감싸인 약점은 사실 약점이 아니었다.

‘이 정도 레벨로는 안된다. 아다만티움을 뚫을 수 있으려면 더 높은 도력이 필요해.’


지금 내 레벨로는 놈의 몸에 약간의 기스만  수 있을 뿐이다.
도력이  높아지려면 당연히 레벨이 승급돼야 했다.

재빨리 생존자수를 확인해보니 그 사이 두 명이 죽고 12명만이 남아 있었다.
문득 사신수 쪽을 보니 그 쪽은 조금 밀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버티고 있었다.
체르미안은 레벨이 낮아 놈에게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나름대로 사신수와 함께 협공하며 재빠른 움직임으로 제법 자기 몫을 다하고 있었다.

곧바로 골렘이 쫓아와 나를 다시 공격했지만 나는 그저 피하는 것에만 급급해야 했다.
한동안 놈의 공격에 나는 계속 물러나며 사신수 쪽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사신수 쪽으로 물러나면서도 나는 계속 생존자수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마침내 다른 곳에서  놈이 더 죽어 11명이 되었다.


골렘 주인은 내가 계속 자신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사신수에게 협공 받으면서도 힐끔거리며 쳐다봤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생존자 수가 11명이 되자 골렘의 공격을  번 피한 후 나는  사신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아니 사신수가 아니라 체르미안이 있는 곳이었다.

내가 도망치듯 체르미안이 있는 곳에 다가가 재빨리 그녀에게 한마디 속삭였다.


“어쩔 수 없어, 미안하다.”


그녀는 갑자기 내가 다가와 이리 말하자 두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갑자기 자신에게 다가와 이런 말을 하는  의도가 대충 무엇 때문인지 짐작하고 생존자수를 확인하듯 눈동자를 잠깐 우측으로 돌렸다.


한순간 생존자 수를 확인한 그녀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곧바로 내게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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