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6화 〉정사
사실 준수의 침대로 오며 그가 원한다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려 각오하고 있던 터였다.
처음 자신이 이곳에서 도태자들에게 강간 당하려할 때 준수가 구해주고 며칠 같이 생활하며 생각한 바가 있었다.
이 시대에 결혼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서인 자신도 누구와 결혼할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고 있던 터다.
어차피 언젠간 남자를 맞아야 한다면 얼마 전처럼 생판 알지도 못하는 나쁜 놈들에게 몸이 먼저 버려질 수도 있는 상황은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
그럴 바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조금이지만 그래도 정이 느껴지는 준수에게 처음 자신을 맡기는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였다.
한편으로는 왜 눈물이 찔끔 나오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까짓 처녀가 뭐라고.
이렇게 된 이상 준수는 자신의 애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서인이었다.
며칠 같이 있으면서 두 여자에게 번갈아 전화가 오는 것을 보고 준수는 동기생과 그냥 아는 여자라고만 했지만 인간관계가 어디 그런가.
자신도 처음에는 준수란 인간을 그리 달갑게 여기지 않았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 두 여자도 앞으로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것 가지고 터치할 생각은 없었다.
이건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었고 처음부터 애인이라는 굴레가 아닌 자연스레 이루어진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초에 준수란 인간이 이 일을 계기로 터치한다고 들을 인간도 아닌 것 같았고.
그렇다고 서인이 다른 남자를 또 만든다는 것은 절대 아니었다.
이유는 신경 쓰기 귀찮다는게 전부였다.
다만 만나고 싶을 때 만나 술한잔 하며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애인같은 친구가 있었으면 했는데, 준수라면 귀찮게 하지도 않을뿐더러 자신이 원하는 그런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
서인이 고통의 비명 소리를 지르자 나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지어졌다.
처음 나에게 몸을 줬으니 이제 나는 그녀의 애인이 된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와 이런 관계가 된 것이 조금 낫설기도 했지만 서인과 이런 관계가 된 것이 후회되지는 않았다.
아니 이런 여자와 이런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몸매면 몸매 얼굴이면 얼굴 어디 한군데 빠지는 구석이 없는 그녀다.
성격은 좀 지랄 맞지만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고 다만 조금 남자 같은 성격이라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성격이 특이하면서도 매력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서인은 친구 같은 애인이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사랑과 우정 그 사이의 관계라고나 할까
문득 예전에 은지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내가 애인이 필요하다면 우선적으로 은지를 생각한다고 했었다.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을 어쩌겠는가.
그렇다고 굴러온 미녀를 차 버릴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한 여자만 만나란 법은 없으니 은지가 원한다면 그녀도 애인으로 삼으면 그만 아닌가.
머리 아프게 미리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지금은 우선 서인과 즐기는 데에만 신경 쓰기로 했다.
알맞은 크기의 탱글거리는 가슴위의 유실을 빨아 먹으며 한동안 페니스를 왕복운동하자, 처음 아파하던 서인이 내 목을 끌 안으며 이제 제법 요녀다운 신음 소리를 흘려내고 있었다.
“하으으읏.. 기분이 좋아지려고 해.. 준수야.. 나 어떻게 해.. 하아아아웅..”
서인의 입에서 평소에는 상상하지도 못할 이런 야릇한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자 마치 정복자가 된 느낌에 기분이 좋았다.
한동안 정상위로 페니스를 박아 넣던 나는 돌연 페니스를 음부에서 빼내 그녀의 몸을 돌려세워 엎드리게 한 후 엉덩이를 두 손으로 확 잡아 일으켰다.
그녀는 마치 개가 엎드린 자세가 되자 조금 부끄러워했다.
“준수야, 이런 자세는 창피하잖아.”
“이제 너와 나 사이에 창피한게 어딨어, 똥까지 튼 사이인데. 잠시만 있으면 기분이 더 좋아질 테니까 기다려봐.”
말을 하고 그녀의 엉덩이를 두 손으로 잡은 채 애액으로 반들거리는 음부에 다시 박아 넣자 그녀가 헛바람을 들이켰다.
“하으으으.. 이상해.. 창피해.. 아하흣..!”
처음에는 조금 부끄러워하던 그녀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시 야릇한 비음을 토해내며 고개를 앞에 모은 두 손에 깊이 파묻었다.
뒷치기로 어느 정도 펌프질을 하고나니 이제 모든 기가 앞으로 쏠려와 잠시 후 음부 속에 모든 걸 쏟아 붓고 그녀를 뒤에서 한동안 껴안고 있었다.
*
다음날 아침을 차려 먹고 숲을 빠져 나오는데 서인이 아쉬운 듯 못내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내가 그녀의 손을 잡고 빙긋 웃으며 다독여 주었다.
“다음에 도시 생활이 지쳤다 싶으면 그때 가끔 한번씩 이곳에 와서 쉬었다 가자.”
“그래, 막상 떠날려니 많이 아쉽네.”
“나도 그래.”
내가 빙긋 웃자 그녀도 나를 향해 밝게 웃어 주었다.
차는 숲 초입에 세워 두었기 때문에 내 차를 타고 가며 그녀가 사는 곳을 물어보니, 그녀의 집은 내가 사는 곳과 그리 멀지 않은 차로 달려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그녀를 집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며 이번에는 정말 얻은게 많아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우선 서인이라는 어여쁜 여자를 애인과 같은 여자로 얻었고 24레벨이라는 믿지 못할 레벨을 달성했다.
그고 인해 무엇보다 이제 도태자 사냥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골드 티어라면 이제 돈에 웬만하면 구애를 받지 않아도 될 월급이 지급된다.
각 티어마다 책정된 월급은 티어가 올라갈수록 한배 이상이 지급된다.
브론즈가 3천 셀링이었고 실버가 8천, 골드 2만, 플레티넘 5만, 다이아가 13만, 마스터 100만 그리고 첼린저 또한 월급으로 5백만이었다.
보통 술집에서 두 사람이 술한잔 먹는데 사용되는 돈이 7-80 셀링이니 골드 티어 월급인 2만 골드는 상당한 액수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물가도 그만큼 센 편이었지만 어쨌든 이제 특별한 경우가 아닌 다음에는 돈에 구애받지는 않을 정도였다.
한편으로는 이제 골드가 됐으니 문득 아레스 교관과도 맵에서 만나는 것은 아닌가 생각됐다.
그녀를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빙그레 미소가 지어졌다.
사실 그녀는 교관이었지만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꽤 인기가 있는 여자였다.
그녀의 성격이 비록 사내 같았고 말투 또한 그러했지만 몸매나 미모는 정말 여신급이라 모든 남학생들이 어린 마음에 짝사랑 하는 녀석들도 무척 많았었다.
지금은 졸업을 하고 한동안 보지 못해서 많이 퇴색되기는 했지만 교육생 시절에는 나또한 은근히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었다.
그만큼 그녀는 무척이나 흰 피부와 아름다운 외모 그리고 짧은 단발의 황금빛 머리칼을 지닌, 말 그대로 여신급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코레일 교육원 내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여 교관이었다.
서인을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저녁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오전에 숲을 내려온 후 집까지 오는 시간이 하루를 그냥 잡아먹은 셈이다.
그만큼 깊은 숲이었고 집에서 그곳까지의 거리도 상당히 먼 거리였었다.
한편으로는 이제 삼일만 있으면 골드 맵에 참가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그전보다 무척 긴장되는 느낌이었다.
‘골드 티어라면 진짜 대단한 능력자들과 겨뤄야 하겠군. 하지만 나도 만만치는 않지.’
당연한 얘기겠지만 골드 티어의 능력자들은 브론즈나 실버와는 게임이 되지 않는 실력자들이었다.
하지만 실버맵에서 마지막에 비록 간발의 차이로 지긴 했지만, 26레벨의 소드 마스터와 비등하게 싸워본 경험이 있었기에 긴장은 됐지만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다.
지아와 은지에게는 내가 볼일이 끝나고 전화를 한다고 해서 그런지 연락이 없었다.
그 동안 시원한 카이스주를 마시지 못해 두 여자중 누구와 한잔 할까 했지만 곧 생각을 바꾸었다.
집에도 오랜만에 왔고 비록 통나무집도 집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내 본가인 내 집보다는 편하지가 않아 오늘은 혼자 푹 쉬어주기로 마음먹었다.
다음날 늦잠을 자고 아침 겸 점심을 먹은 후 침대에서 뒹굴 거리고 있는데 손등 칩에서 진동이 울려왔다.
‘지아나 은지가 참지 못하고 전화를 한 것이겠지.’
은지를 본지도 꽤 됐고 지아는 내가 단숨에 24레벨까지 승급했으니 나를 기관에 끌어들이기 위해 몸이 달아올라 있을 것이었다.
혹시 내가 다른 지역으로 이민이라도 가 버린다면 아시아 지역으로서는 최고 자질 한명을 다른 지역에 빼앗기는 것이니 그럴 수밖에 없을 터다.
내가 그럴 일은 절대 없다고 했지만 그들로서는 확실하게 마무리를 해 내가 자신들의 손아귀 안에 들어오길 원하는 것은 당연했다.
“혹시 국장일지도..,”
지금 전화가 올 사람들이라고는 그 세 사람밖에 없었다.
아니 서인도 있었지.
헌데 곧바로 손등을 터치하자 웬일인지 아레스 교관이었다.
다시 화상 통화를 터치하자 그녀의 표정은 어쩐 일인지 다소 긴장된 모습이었다.
[우선 축하 한다 준수야.]
“고맙습니다.”
아마도 교육장에게 내 레벨업에 대해 소식을 들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가 곧바로 전화를 건 본론을 말했다.
[너, 혹시 용병으로 차출된 것은 아니겠지?]
“용병 차출이요..?”
[그래, 이번에 우리 은하계에서 암흑 물질이 생성돼 다크 사이어돈이 출몰했다. 그래서 우리 은하계의 모든 행성에서 랜덤으로 용병이 차출됐지. 네 표정을 보니 아닌 것 같아 무척 다행이구나.]
“그래요? 전 몰랐습니다.”
[몰랐다면 넌 아닌 거다. 아무튼 정말 다행이다.]
그녀의 말을 듣고 다그 사이어돈이라는 놈이 도대체 뭔데 아레스 교관같이 평소 무표정한 그녀가 이렇게 긴장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다크 사이어돈이라는 놈에 대해서는 대충 들은 바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놈이 우주의 암흑 물질이라는 거대한 기의 공간에서 생성되고 무척 거대하고 강하다는게 전부였다.
그때 아레스 교관이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다시 입을 열었다.
[넌 우리 교육원에서 처음 나온 자질이란다. 그래서 교육장님께서도 네가 맵에 참가하고 나면 언제나 너부터 어떻게 됐는지 제일 먼저 확인하고 계시지. 헌데 네가 이번에 나와 같은 골드 티어로 승급된 걸 확인하시고 나더러 골드 맵에 참가하게 되면 주의해야 할 점과 알아야 할 것을 알려주라 하시더구나.]
“..........?”
[나도 네가 벌써 골드 티어가 돼서 기쁘고, 교육장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지 않아도 내가 알았다면 내가 경험한 골드 맵에 대해 알아서 알려주었을 거야. 오늘 시간 있니? 이제 이틀 후면 골드 맵에 참가해야 하니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구나.]
“네, 오늘 별 약속은 없습니다.”
[그럼 잘됐다, 그럼 저번에 네 동기생들과 만났던 그 술집에서 만나자.]
“네, 몇 시에..?”
[내 수업이 5시에 끝나니 6시에 만나자.]
“알겠습니다. 그럼 이따 뵙겠습니다.”
[그래, 그럼 이따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