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정사
“너 미친거 아니냐?”
“............?”
정신을 차리자마자 대뜸 들려온 소리에 나는 무슨 소린가 하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이 시간까지 맵에 있었다는게 말이 되냐? 너 큰일 저지른거지? 그지.. 맞지..?"
나는 무슨 일이 있어서 그녀가 미쳤다는 말을 하는것인줄 알았다가 맵에 오래 있었다는 것 때문에 그런 소리를 한 것을 알고 빙긋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뭐.. 좀.. 그렇게 됐어.”
그녀는 내가 지금까지 맵에 있었다는게 믿어지지 않은 듯 얼굴까지 조금 상기 되어 나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얼마나 레벨업을 했는지 나 또한 궁금해 나도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넌 도착한지 얼마나 됐지?”
“난 1시간도 넘었어.”
“그래..? 그 정도 시간이면 레벨 승급을 많이 했겠네?”
“응, 운좋게 하드맵에 떨어지고 그렇게 강하지 않은 생명체를 떼거지로 만나서 4레벨씩이나 승급했어. 비록 22위로 귀환해서 경험치가 조금 삭감되기는 했지만 난 그것만으로도 대 만족이야."
“대단한데..! 그럼 이제 18레벨 정도 된건가..?"
“그래, 이제 18레벨이야, 다른 플레이어들에 비하면 무척 빠른 승급이랄 수 있지. 난 게임에 참가한지 이제 3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거든."
“정말 대단해, 한꺼번에 4레벨 승급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말야.”
내가 칭찬해 주자 그녀가 나름 조금은 귀여운 표정으로 마치 기관 요원이 범인을 바라보듯 노려보았다.
“내가 대단한 거면 지금에서야 귀환한 너는 뭐지? 표정을 보니 너도 나 못지않은 것 같은데 말야.”
“나..? 글쎄..? 그럼 난 너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겠지.”
몇 레벨이 올랐다고 확실하게 대답은 해주지 않았지만 그녀보다 더 많이 승급했다는 것은 암시적으로 알려주었다.
그러자 그녀가 역시라는 표정을 지은채 고개를 끄떡였다.
“아무튼 자기 자랑은..., 하긴 요즘은 자기 피알 시대니까.”
헌데 그녀도 한번에 4레벨이 승급된 거라면 정말 대단하긴 한거였다.
아무리 하드 맵라고 해도 맵에 도착하고 플레이어들 외에 다른 생명체에 의해 귀환 당하는 경우는 태반이었다.
물론 그것은 혼자 있을때 만나서 그런 것이 태반겠지만.
그런것을 볼때 나는 지금까지 두번을 떼거리로 다른 생명체를 만났는데 모두 동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을 생각해 보면 운이 무척 좋은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역시 그녀는 내가 몇 레벨 승급했는지 무척 궁금해하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왔다.
“너 순위권 안에 들었지?”
서인이 무척 호기심 어린 얼굴로 내 입만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래.”
“몇 위 했어..?”
“글쎄..?”
나도 아직 몇 위인지 모르니 그런 대답이 나올 수밖에.
“잠깐만 몇 위 했는지 확인 좀 할게.”
“생존자수가 몇 명일 때 동시에 죽은 건데..? 이시간까지 있었는데 설마 10위안에 들지 못한 것은 아니겠지?”
“잠깐 기다려봐, 시끄럽게 굴지 좀 말고!”
“......? 이 씨팔! 괜히 성질이야. 물어보지도 못해!”
“아우.. 저 성깔머리 정말.., 잠깐만 기다려 봐.”
빨리 순위를 알아보고 싶은데 옆에서 자꾸 말을 시키자 조금 짜증이 나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역시 한마디도 지지 않는 서인이었다.
그런 그녀를 뒤로 한 채 곧바로 상태창을 열어 보고 나자 나는 한동안 상태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가 정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동시에 죽고 나자 혹시나 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그리고 충분히 가능성은 있었다.
하지만.
‘한순간의 차이로 1등을 놓치다니..., 차라리 희망이라도 품지 않게 동시에 죽지나 말 것이지, 씨발!’
맵에 참가하고부터 이제는 자연스럽게 입에 붙어버린 쌍욕이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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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골드
레벨 : 24
경험 :130/2400
능력 (도력) : Lv 25
특수능력(도술) : Lv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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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론즈에서 10등이 1000 경험치 획득에 9등이 1500점으로 500점씩 추가 됐었다.
바로 전 경험치가 730/2100이었었는데 계산해 보니 1등을 먹었다면 경험치가 이렇게 나올 리 없었다.
10등이 2000점에 그 위 순위로 올라갈수록 500점 추가로 2등인 6000 점으로 계산해야 이 레벨과 경험치가 나왔다.
다른 것은 모두 차치하더라도 능력과 특수 능력의 레벨이 오르지 않아 2등을 먹었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기대했던 만큼 실망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사실 경험치야 플레이어들이나 또는 하드맵에서 다른 생명체를 한 놈이라도 더 죽이면 그만이다.
하지만 능력치와 특수 능력은 한번 지나가면 영영 다시는 되돌릴 수 없어 아쉬움이 더 크기만 했다.
한동안 넋 놓고 있다가 서인이 말을 시키는 바람에 놓았던 정신줄이 다시 돌아왔다.
“왜 그런 표정인데? 뭐 잘못됐어..?”
서인도 맵에서 누군가와 동시에 죽은 경험은 있어 내가 기다리라고 한 후 상태창을 확인해 보고 있는 중이라는 것은 눈치 채고 있었다.
내 표정이 안 좋아 보였는지 조금은 걱정스런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잘못돼도 많이 잘못됐어.”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하자 그녀가 같이 인상 쓴 채 다시 물었다.
“왜..? 뭔가 착오가 있는 거야?”
“그건 아니고, 이번에 1등을 먹었나 했는데 그게 아니라서.”
“그래..? 보니까 너도 누군가와 거의 동시에 소멸됐던 모양인데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런데 1-2등을 다퉜다면 많은 레벨업이 됐을 텐데 몇 레벨이나 오른 거야?”
그걸 서인에게 말해줘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지만 어차피 똥도 튼 마당이고 또 그녀가 18레벨이었으니 이제 나와는 게임이 되지 않아 그냥 말을 해주었다.
“지금 24레벨이야.”
내가 힘없이 대답하자 그녀가 나를 심하게 쏘아보았다.
“너 진짜 죽을래..? 난 4레벨이나 올라서 지금 너무 좋아서 죽을 지경인데 넌 15레벨로 참가해서 한번에 9레벨이나 승급해 놓고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 지금 나 놀리려고 그러는 거지?”
“아니, 레벨은 당연이 생존자수 2명이 남았을 때 이 정도 레렙업은 짐작했고, 난 다만 능력치와 특수 능력이 아까워서 그런 거야.”
“하긴 1-2 등을 다투다가 거의 동시에 죽은 경우라면 아깝긴 하겠다. 하지만 그걸 계속 마음에 담고 있으면 너만 손해니까 아까워도 잊을 건 빨리 잊는 게 좋을 거야. 우리 같은 플레이어들은 이럴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이런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마음이 편하단 말야.”
서인의 말이 백번 옳았다.
하지만 내가 초짜고 아직 그런 마인드가 안돼서 그런지 속이 계속 쓰려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자 얼마 후 역시나 국장에게서 전화가 오고 지아 또한 만나서 한잔 하자는 걸 아직 볼일이 끝나지 않았다고 거절했다.
물론 그녀가 무슨 일이냐며 자세히 알려했지만 대충 얼버무리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이 되자 나는 또 짐승을 잡아와 서인을 봉양하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틀이 더 지나갔다.
“이제 부상은 거의 다 나은 것 같은데 내일 내려가자.”
저녁에 식사를 하며 내가 말하자 그녀도 밝게 미소 지으며 동의했다.
“그래, 이제 혼자 움직이는데 별 무리가 없어, 혼자서도 충분히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아.”
며칠을 이 깊은 산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생활하다보니 솔직히 도시로 내려가기가 싫었다.
물론 1년이나 2년 계속 살라면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휴식을 취할 겸 며칠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가끔 혼자라도 와볼 생각을 하며 식사를 마치고 얼마 있지 않아 잠자리에 들었다.
삼일 전 맵에서 귀환하고부터 서인은 나와 같이 자는 것이 이상했는지 원래 자던 침대에서 자기 시작했었다.
“내일 내려간다고 생각하니 이곳이 그리울 것 같아.”
누워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는데 문득 서인의 말이 들려왔다.
그녀도 아마 이곳의 평온한 생활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나도 그런 생각이 들어 가끔 혼자라도 찾아와서 쉬고 가려고 했었지.”
“그래..? 그럼 너 올 때 나한테 연락해, 아무리 쉬러 온다지만 그래도 혼자 있기는 심심할거 아냐.”
“그래, 아무래도 혼자 며칠 머물려면 심심하기는 하겠지.”
막상 내일 이곳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나도 그렇지만 그녀도 잠이 오지 않는지 얼마간 뒤척이고 있었다.
그러더니 잠시 후 그녀가 내 쪽을 돌아보더니 조금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자그마하게 입을 열었다.
“그 쪽으로 갈까?”
내 침대로 온다는데 굳이 싫을 이유가 없었다.
곧바로 내가 빙긋 웃으며 말없이 두 팔을 벌리자 그녀 또한 싱긋 미소 지으며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내 침대로 다가와 옆에 누웠다.
누운 그녀의 머리사이에 한 팔을 집어넣어 팔벼개를 해주며 내가 조금은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따라 네가 왜 이리 예뻐 보이는지 모르겠다. 이거 참지 못하면 어떡하지? 또 네가 해결해 줘야할지 모르는데?”
내 팔을 벤 채 누워 있는 서인의 입을 쳐다보며 말하자 그녀가 나를 흘겨보았다.
하지만 결코 화내는 표정이 아닌 왠지 조금은 부끄러워하듯 두 볼을 이내 붉히고 있었다.
헌데 미모의 여자가 내 팔을 베고 누워 있으니 내 분신이 가만히 있을리 없어 이내 조금씩 부풀어 오르더니 끝내는 그녀의 몸을 찌르기 시작했다.
마치 어떻게 좀 해 달라는 듯이.
그러자 내가 그녀의 머리카락을 한 손가락으로 쓸어주며 넌지시 말했다.
“내 의지하고는 상관없이 이 놈이 스스로 저러고 있는데 이걸 어쩌나?”
“말이나 못하면..”
서인이 피식 웃더니 정말 전에 했던 짓을 또 해주려는 듯 내 바지 단추를 풀으려 했다.
“정말 해주려고..?
내가 조금은 머슥한 표정으로 말하자 그녀가 날 보며 대꾸했다.
“그럼 어쩌겠어, 계속 저대로 놔두면 너 잠못잘 거 아냐.”
“그건 그렇지.”
“그럼 암말 말고 가만있어.”
그녀의 말대로 아무 말 하지 말아야지 하며 장난스레 입을 꾹 다물자 그녀가 피식 웃으며 단추를 푸르기 시작했다.
서은이 단추를 풀고 웬일인지 바지까지 벗기려하자 나는 엉덩이를 들어 그녀가 벗기기 쉽게 해주었다.
잠시 후 바지와 팬티까지 벗겨지자 나는 그냥 윗도리까지 벗어서 침대 아래에 던져 버렸다.
내가 알몸이 되자 서인의 불어진 얼굴이 더욱 붉게 변했다.
이미 겪어봤으나 며칠이 지나자 다시 창피스러웠던 모양이다.
서인이 바로 펠라치오를 하지 않고 알몸인 내 옆에 다시 눕자 나 또한 다시 그녀에게 팔배개를 해주었다.
곧바로 내 팔을 베고 누운 그녀가 우람해진 페니스를 한 손으로 움켜잡고 다시 펌프질을 하기 시작하자 손가락의 부드러움에 내 페니스가 스스로 꺼덕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움켜잡은 페니스를 잠시 후 천천히 위아래로 훑어 내리며 얼굴이 붉어진 상태에서도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가끔 너 보고 싶을 땐 전화해도 되지?”
“당연하지. 나도 너 생각날 땐 전화 할 껀데.”
내 말에 그녀가 갑자기 나를 귀엽게 쏘아 보았다.
“이런거 원할 때만?”
“그건 모르지.”
장난스런 내 말에 서인이 다른 한쪽 손으로 내 옆구리를 살짝 꼬집었다.
그러더니 이내 조금은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