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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6화 〉실버티어 맵 (86/207)



〈 86화 〉실버티어 맵
이제 암놈은 사신수만으로도 처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안심하고 내 싸움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


수놈이 비록 강한 존재였지만 감당할 수 없는 존재는 아닌 것에 감사할 따름이었다.
사실 15레벨인 지금 혹시 17-8레벨에 걸맞는 존재가 나타났다면 나는 아무 소득 없이 그냥 귀환해야 했었다.
그리고 처음에는 그런 줄로만 알고 실망했던 것도 사실이었고.
하지만 놈이 내가 감당할 정도의 존재라는 것을 안 이상 속전속결로 놈을 쳐치하고자 마음먹었다.

곧바로 놈에게 다시 바람과 불의 응축된 화살을  방 날려 보내 조금은 얇은 듯한 배에 명중시켰다.
그러자 한쪽 집개를 쓸 수 없는 놈의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며 끝내는 오러검을 배에 박아 넣는데 성공했다.

배는 치명상이라 놈의 움직임이 둔화되는 것은 당연해 이제 놈의 주위를 맴돌며 여러 곳을 공략한 끝에 얼마 후에는 마침내 놈의 몸체가 뜨거운 모래바닥에 쿵 하고 쓰러져 버렸다.


“후우, 조금 힘겨웠지만 그래도 이기긴 이겼구나.”

처음에 그냥 귀환할 생각을 했을 때를 생각하니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사신수를 보니  쪽도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암놈의 온몸은 여기저기 뜯기고 불에 그을리기도 했고 검붉은 색이 시꺼멓게 변한 곳도 적지 않았다.

청룡은 약한 번개를 쏘아내면서도 날카로운 발톱을 놈의 몸에 박아 넣기도 했다.
현무의 독사들 또한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또한 독을 사용하는 생명체라 독기에 면역이 됐을 법도 한데 현무의 독사들에 비해 독기가 약했는지 몸이 조금은 마비된 듯 움직임이 무척 느려져 있었다.

그렇게 몰아붙이기를 얼마 후 놈의 최후는 백호가 장식했다.

놈의 움직임이 둔화되어 휘청거리자 백호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벼락같이 점프를 하며 입을 한껏 벌리더니 그 날카롭고 기다란 이빨로 놈의 목을 덥석 물어버렸다.


목을  백호가 곧바로 이빨에 더욱 힘을 주며 머리를 몇 번 휘젓자 놈은 끝내 생명력이 다해 모래바닥에 그  덩치가 쿵 하고 쓰러지며 마지막 생을 마감했다.

크르르르릉.. 꾸워워웍..!

놈이 쓰러지자 네 녀석이 마치 환호성을 지르듯 모두들 허공을 향해 괴성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그런 녀석들을 보며 나는 이제 나 혼자가 아닌 나와 비등한 능력자와 함께 다니는 것이라 여겨져 마음이 한없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암놈마저 쓰러지자 나는 곧바로 상태창을 열어 경험치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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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창


이름 : 최준수
종족 : 인간 (인간)
직업 : 도사
티어 : 실버
레벨 : 15
경험 : 1405/1500
능력 (도력) : Lv 16
특수능력(도술) : Lv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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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805/1500 이였었는데 한 놈당 300점씩이었는지 600점이 올라 있었다.

‘브론드 맵보다는 확실히 높은 점수군.’


브론즈 맵의 괴수들보다 3배는 높은 경험치였다.
나도 물론 강해졌지만 실버티어라는 한단계 업된 맵답게 더욱 강한 놈들이었으니 그건 당연하다고도 생각했다.

그렇다면  맵에서 다른 어떤 괴수를 처치해도 브론즈 맵에서 보다는 더 높은 경험치가 주어진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다시 말해 어떠한 괴수라도 처치할 수만 있다면 레벨업을 하기가 브론즈 맵보다는 훨씬  수월하다는 뜻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상대의 강함이 브론즈와는 다르다는데 있었다.
확실히 방금 첫 전투를 치러  결과 괴수의 능력은 브론즈와 차원이 다른 강함이었다.


허나 잠시 그런 생각을 했지만 방금 전의 사신수를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며 고개를 가로 저어야 했다.


‘나 역시 강해졌고 사신수도 이제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쉽게 당하지는 않는다.’

그랬다.
비록 전보다 모든 부분이 더욱 강력해진 맵이었고 비록 나 혼자만의 체력으로 운용되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내 수신위들인 사신수를 원할 때는 언제든지 소환해   있어, 나는 혼자가 아닌 나와 비슷한 능력의 플레이어와 항상 같이 다니는 셈이기도 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 사신수 각자가 더 강해진다면 그때는 정말 무서울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생각해 보라.

사신수 제각각이 더욱 강해진 나의 반 정도 능력만이라도 지니게 된다면, 나와 적이 되어 싸워야 하는 상대는 나와 같은 능력자 2-3명을 맞아 싸우는 꼴이 되는 것이다.


지금도 물론 같은 레벨을 만나다고 해도 이길 자신이 있었지만, 그때가 되면 나보다 한 두 레벨 높은 상대를 만나더라도 어쩌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이제 95점만 더 획득하면 레벨업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불개미나 흰개미 떼라도 만나면 대박일 텐데..,’


예전 브론즈 맵에서처럼 어떤 존재들이건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놈들을 만난다면 그때는 정말 초대박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재인지 전갈인지 모를 놈을 죽이고 보니 경험치가 브론즈 멥에서보다 거의 세배는 높았다.
그러니 당연히 다른 하찮은 부하 놈들을 처치한다고 해도 전보다는 더 높은, 그에 상응하는 경험치가 주어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예전과는 달리 아주 강한 놈들이 아니라면 사신수를 모두 소환해 싸우게 할 수도 있으니, 상대 머릿수가 웬만큼 많지 않다면  쪽도 사신수 각자의 능력으로 봤을 때 결코 밀리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래저래 생각해 봐도 사신수의 역할과 활약이 이제부터 내가 레벨업을 하는데 무척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자, 네 녀석이 더욱 든든하고 이렇게 믿을 수 있는 동료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녀석들이 있다는 것에 역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며 새삼 든든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헌데 뿌듯한 눈길로 네 녀석을 바라보고 있던 그때 문득 내 머리를 퍼뜩 스쳐지나가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환한 미소가 지어졌다.

‘왜 이 생각을 진작에 하지 못했을까?’


문득 떠오른 생각에 다시 돌이켜보니 사신수가 이렇게 덩치가 커진 것이 브론즈일 때는 아니라는 생각에 미쳤다.
사신수의 덩치가 이렇게 커진 것은 브론즈 맵에서 1등을 먹고 난 다음 급작스럽게 자라난 것이었다.

*

흔들림도 전에 티르얀과 같이 탔던 로봇 말보다 나았고 안정감이나 쿠션도 그때보다 훨씬 좋았다.


‘이제 이동수단은 필요 없겠군.’

어느새 황소 두 배만해진 백호의 등은 정말 그 어떤 이동수단보다 편안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녀석은 내가 편안하도록 걸음걸이도 마치 새색시처럼 몸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다리로만 살며시 걷고 있었다.

물론 숲이나 은신할 곳이 많은 곳에서 15레벨인 내가 백호를 타고 다니는 것은 위험하겠지만, 사방이 확 트이고 무엇보다 햇빚이 이렇게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아래서는 백호을 타고 가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미리 안전지대로 가봤자 별 볼일 없었기에 자기장의 속도에 맞추어 가니 이래저래 편하기만 했다.
한참을 가다가 맵을 열어보니 안전지대와의 거리는 73키로에 생존자수가 68명으로 줄어 있었다.


내가 지금껏 플레이어를 한명도 만나지 못한 것을 감안 했을때 다른 플레이어들도 그럴 가능성이 무척 농후했다.
헌데  사이 32명이나 죽어나간 것을 보면 그들 또한 나처럼 다른 생명체를 만나 죽었을 가능성이 무척 높았다.

전에 브론즈 하드맵에서 경험한 바를 생각해보면 플레이어들끼리 싸우다 죽은 것보다 다른 생명체에 죽어나간 플레이어들이 월등히 많았던 점을 생각해보면 이 맵 역시 그럴 것이라 생각했다.


잠시 하드맵에 대한 생각을 하다가 듬직한 백호의 머리가 눈앞에 보이자 백호를 이렇게 타고 가며 이득인 점이 한 가지  생각났다.
그것은 바로 녀석의 후각과 동물적 감각이었다.
내가 굳이 신경 써서 주위를 경계하지 않아도 놈이 알아서 경계근무를 서준다는 점이 나를 더 편안하게 해주었다.


‘이것도 사막이니까 이럴 수 있지 숲에서는 어림도 없다고 봐야겠지?’


만약 누군가 숨어 있다가 기습을 해서 백호를 죽인다면 체력이 한순간 떨어지기 때문에 은신할 장소가 많은 곳에서는 이렇게 할 수도 없었다.


한동안 편하게 사막을 가로 질러갔지만 계속 편안할 수는 없는 법인가 보다.
아니, 경험치를 획득해야하는 것이 목적이니 편안하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멀리 검은 점이 보여 점점 가까이 다가오길래 자세히 보니 놈은 초록색의 마치 화상을 입은 듯한 조금은 흉측하게 생긴 외계플레이어였다.

놈도 여기까지 거저 왔을리는 없을 것이고 분명 다른 생명체를 만나 이기고  것이라 생각됐다.
사막에서는 숨을 곳이 없었기에 서로 싸울 의지가 없다면 모를까, 누구 한명이 싸우고자 한다면 싸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물론 나는 백호를 타고 있었기 때문에 놈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나보다 레벨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면 도망 칠 수도 있었지만, 놈이 어느 정도 다가왔을 때 기를 느껴보니 나와 얼핏 비슷한 레벨인 것을 알  있어 놈을 사냥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실 나보다 상위 플레이어를 만나다해서 백호를 타고 도망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처음에는 도망  수도 있겠지만 상대가 끝까지 따라오려 마음먹는다면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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