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85화 〉실버티어 맵 (85/207)



〈 85화 〉실버티어 맵
헌데 땅에 내려서자마자 허공에서 파공성이 들려와 급히 위를 올려다보니 교묘한 시간차 공격으로 이번에는 끝이 뾰족한 기다란 꼬리가 내 정수리를 향해 날아오는 것이 아닌가.
땅에 내려서자마자  숨도 쉬기 전에 곧바로 이어진 놈의 공격에 나는 급히 몸을 바닥에 굴러 간신히 꼬리 공격을 피해냈다.

파팟!


헌데 모래에 꽂힌 꼬리의 방원1미터 정도가 검은 색으로 물들며 모래알이 푸석거리는 것을 보고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다.

‘대단한 독성이군.’

꼬리가 다시 올라갈 때 재빨리  끝을 쳐다보니 뾰족한 꼬리 끝에서 진액이 흘러내리며 반들 거리고 있어, 저것에 한번 찔리기라도 하는 날에는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을 한눈에  수 있었다.


한마디로 온몸이 무기였다.
거대한 몸을 지탱하며 서 있는 다리 또한 발톱이 갈고리처럼 튀어나와 있어 그 또한 무시못할 무기로 보여 졌다.

놈과의 근접전은 불리하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뒤로 물러나는데 놈이 마치 내 생각을 읽기라도 한  쿵쿵거리며 나를 쫒아오고 있었다.
뒷걸음질을 치며 혹시 놈의 머리가 약점은 아닐까 생각해 품속에 손을 넣어 부적을 꺼내 급히 물러나는 내 앞에 날려 보냈다.

‘지공구!’


부적이 불타오르며 곧바로 근처의 모래알이 한순간 허공으로 솟구쳐 올라 드럼통만한 모래 덩어리로 서로 뭉치더니 이내 놈의 머리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쓔아아악!

파팟!

하지만 놈이 집게발로 날아오는 모래 덩어리를 쳐내자 단단히 뭉쳐있던 모래 덩어리가 한순간 풍지박살 나며 허공에 흩어져 버렸다.
헌데 허공에 흩어졌던 수많은 모래알들이 각기 생명이라도 있는 듯 땅으로 떨어져 내리지 않고 한순간 놈의 얼굴을 향해 모두 쇄도해 가고 있었다.


쓰쓰쓰쓰..!


거기에 더해 나는 놈의 얼굴로 쏘아져가는 모래를 향해 부적을 다시한번 날려 보냈다.


‘풍회력!’

다시한번 부적이 날아가며 불타오르자 얼굴로 쏘아져가던 모래가 곧바로 칼날 같은 돌개바람에 휘말리며, 놈이 막을 사이도 없이 사람 몸체만한 머리통을 휘감아 돌기 시작했다.


끄아아아.. 치치치칫..!

칼날의 바람에 모래가 뒤섞인 돌개바람의 위력은 무척이나 강력해, 놈의 머리통을 감싸고돌며 시야를 가린 채 마치 가제와 같은 머리를 온통 헤집어 놓은 듯했다.

헌데 잠시 후 모래가람이 위력을 다해 허공중에 꺼지고 수많은 모래가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자  인상이 절로 찌푸려졌다.


얼굴 전체가 여기저기 긁혀 상처가 나긴 했지만 그것은 경상에 불과 했다.


나는 이제 15레벨이다.
더군다나 능력치와 특수 능력인 도력과 도술까지 1등 보상으로 16레벨까지 올라 있었다.
헌데도 놈의 가장 약해 보이는 얼굴에 저 정도 상처밖에 내지 못했다는 것은 놈의 몸체는 저 정도 공격력으로는 어림없다는 뜻이었다.


헌데 이때 내게 있어서 불행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 다시 일어났다.
놈의 괴성에 반응이라도 하듯 갑자기 내 뒤쪽에서 놈이 나타날 때와 같은 모래 쓸려가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려오며, 모래가 사방으로 솟아오르더니 마치 한 쌍인 듯 똑같은 놈이 한놈 더 나타났다.
하지만 새로 나타난 놈을 보고 나는 전보다 입을  쩍 벌려야 했다.


‘씨발! 대체 어쩌자는 거야!’

새로 나타난 놈의 덩치는 먼젓번 놈보다 더 크고 몸 색깔 또한 검붉은 색이 아니라 완전한 검은 색이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나중에 나타난 놈이 더 강해 보였고 더욱 완전체로 보였다.
덩치 또한 7미터가 넘어 보여 본능적으로 이 놈이 수놈이라는 것을 알  있었다.


처음부터 이런 강력한 놈을  보내면 이번 게임은 오자마자 귀환하라는 소리밖에 되지 않았다.


내가 15레벨이니 나보다  상위 플레이어들은 이놈들을 상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내 능력으로  두 놈을 처치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


‘좋아 씨발, 이판사판이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은 당연했다.
혼자서 두 놈을 상대할 수는 없어 곧바로 품속에서 부적  개를 꺼내 허공에 집어 던지며 주문을 외웠다.

‘주작! 청룡! 현무! 백호!’

사신수가 모두 죽어 버린다면 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꾸워워웍.. 크아아앙.. 쿠우우웃.. 츠아아앗..!

사신수가 소환되며 제각기 허공에 괴성을 질러대자  괴수는 놀란  허공과 바닥에 나타난 사신수를 노려보고만 있었다.


주작은 이제 온 몸이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있었고, 청룡은 어느새 사람 몸통만한 굵기에 푸르스름한 비늘이 온몸을 뒤덮고 있었다.
헌데 무엇보다 눈에 뛰는 것은 코로 생각되는 부분에 기다란 수염  개씩이 양쪽으로 자라나 있어 비로소 청룡다운 모습이 어렴풋이 엿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더군다나 뾰족한 역 삼각형의 이빨까지 양쪽에 길게 자라나 있었고 발톱 또한 한층 길어져 전에 비해 더욱 완전체가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몸길이 또한 7-8미터로 길어져 허공에서 흐느적거리고 있는 모습이 무척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백호는 덩치가 이제 황소보다 더 커져 흰색에 검은 줄무늬가 더욱 선명해져 있었다.
역시 양쪽 이빨과 발톱이 더욱 날카롭게 자라나 있어 그 또한 대단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현무 역시 어느새 백호 덩치 못지않게 자라나 있었다.
등에 꼬리가 이어진  머리를 허공으로 하늘거리는 십여 마리의 뱀들은 어느새 3미터 정도 길이에 굵기도 내 팔뚝만 해져 전과는 비교도 할  없는 듬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사신수의 저런 위용에 나도 모르게 가슴 한쪽이 뿌듯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나도 모르게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곧바로 사신수에게 처음 나타난 놈을 상대하게 하고 나는 더욱 거대한 숫놈을 향해 날듯이 달려 나가며, 이번에는 공격력이 한데 응축된 더욱 강력한 공격을 날려보기로 했다.


달려 나가며 도력을 손가락에 집중해 꺼내든 부적에 불어 넣고 놈에게 날려 보내며 급히 주문을 외웠다.

‘염령 멸귀충!’

이 공격은 지금 비추고 있는 뙤약볕 같은 태양빛을 한구간(방원 10여미터) 웅축해 초고열의 불꽃 창 형태로 바꾸어 적에게 쏘아 보내는 술법으로, 지금 내 도력과 도술로는 무척 상위의 공격력이라 할 수 있었다.


쐐에에엑!


새빨갛다 못해 조금은 푸른색까지 띠며 날아가는 불꽃 창을 보며 나 또한 오러검을 앞세운  놈의 머리를 향해 발돋움을 해 날아 올라갔다.


파팟!

치이이잇.. 크르르르르..!


엄청난 빠르기로 쏘아져 나간 불의 창이 한순간 놈의 검은 집게발에 적중하자 놈이 고통스러운 듯 괴성을 질러대고 있었다.
놈에게 날아오르며 적중된 곳을 보니 다행이도 그곳이 약간 금이 간 듯 가는 선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역시 응축된 공격력은 조금이나마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달려가던 속도를 반동 삼아 날아오른 내가 놈의 근처에 쏜살같이 다다르자 놈은 금이 가지 않은 집개발로 나를 내리치려 하고 있었다.

순간 나는 다시한번 부적을 집게발이 날아오는 위쪽을 향해 날려 보내며 쏘아져 가던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화염구!’

이곳은 사막이라 아무래도 불의 기운이 가장 강력해 내 머리위로 머리통 세배만한 불덩어리를 날려 보내자 곧바로 놈의 집게발과 정통으로 부딪혔다.

파아앙!


화염구가 놈이 내리치는 힘에 의해 부숴지며 사방으로 흩날렸지만 생각한 대로 내리치는 속도는 늦출 수 있었다.
그 사이  몸은 어느새 놈에게 다가가 이미 금이  한 쪽 집게발을 겨냥한  오러검에 모든 도력을 주입해 있는 힘껏 찔러 넣었다.

쩌어엉.. 푸아앗!


순간 푸른빛을 한껏 발산하던 오러검 끝이 잠깐 막히는 듯 했지만 이내  막힘을 뚫어내고 기어이 검은 집게발 깊숙이 박혀 들어갔다.

크르르르! 츠아아앙!

놈이 고통에 괴성을 지르며 화염구를 쳐낸 나머지 손으로 나를 내리쳐오자, 나는 깊이 찔러 넣은 오러검을 다시 뽑아낼 사이가 없어 할 수 없이 손잡이를 풀어 아래로 떨어져 내리며 뒤로 멀찍이 물러났다.


[체력이 95%로 떨어졌습니다.]


‘젠장, 아깝네.’

도력을 가득 주입한 오러검이 놈에 의해 사라지자 체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난공불락일 것 같았던 놈에게, 그것도 암놈도 아닌 더욱 강해 보이는 수놈의 한쪽 집게발을 못 쓰게 했으니 5%의 체력낭비는 거저나 마찬가지였다.


놈이 괴성을 질러대며 잠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사이 암놈을 공격하고 있는 사신수들을 보니 녀석들은 신이 난 듯 암놈을 열심히 몰아붙이고 있었다.

처음 내가  두 놈을 당해내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은 내가 나 자신을 너무 과소평가 한 것이었다.
 혼자라면 모르겠지만 사신수 같은 저런 듬직한 수호신들이 있다는 것을 잠시 깜빡 잊고 있었다.
아니 그건 망각이 아니라 사실 사신수들의 능력이 저 정도일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탓이었다.

주작은 불꽃에 감싸인 날카로운 발톱으로 놈의 몸을 할퀴고 찍기도 하며 가끔 몸체에서 불덩이까지 쏘아내며 공격하고 있었다.
청룡은 번개를 다를 줄 알기 때문에 몸을 감싸고도는, 아직 완전치는 않지만 그래도 강한 전류 정도의 능력을 발휘하는 약한 번개를 연신 쏘아대며 놈의 몸을 잠시나마 마비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백호는 용감무쌍하게 누구보다 강한 체력과 엄청나게 빠른 순발력을 이용해  근처에서 기회를 봐가며, 날카로운 이빨과 쇠도 뚫을 듯한 발톱으로 연신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헌데 현무가 보이지 않아 의아했는데 잠시 후 녀석은 대지의 속성을 타고난 녀석답게 모래 속에서 놈의 발밑으로 그  덩치를 불쑥 내밀며, 10여 마리의 뱀들로 하여금 이빨로 놈의 다리며 몸통을 물어뜯게 하고 있었다.

 가지 특이한 점은 놈이 현무에게 위협을 가할라 치면 녀석은 재빨리 다시 땅속으로 기어들어가거나, 또는 머리며 다리를 두꺼운 등껍질에 모두 집어넣고 있어 놈이 발로 밟아도 등껍질은 요지부동이라는 점이었다.
그리고 또  가지, 등위의 뱀들은 등에서 꼬리가 분리되어 마치 화살이 쏘아지듯 연신 놈의 몸체를 물어 뜯고는 꼬리가 말렸다가 펴지는 탄력을 이용해 다시 등껍질로 돌아오기도 했다.


헌데 현무의 등에 있는 뱀들의 독성은 무척 강했는지 놈의 물린  부위만 유독 새까맣게 변해 있었다.

잠시 사신수의 모습에 녀석들이 듬직하게 저리 잘 싸워주니 자신감이 절로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잠시 후 수놈의 괴성이 사그라들자 이내 다시 검을 생성시켜 오러를 가득 주입한 채 놈에게로 달려 나갔다.
이제 놈을 상대할 방법을 찾으니 겁날 것이 없었다.

응축된 공격력이 강한 술법에는  두꺼워 보이는 껍질도 견디질 못하고 금이 가니, 비록 상위의 술법이라 도력이 많이 소모되긴 했지만 놈을 처치할 방법을 찾은 것만으로도 안도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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