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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화 〉재회 (80/207)



〈 80화 〉재회

아무리 싸가지가 나를 죽였다고는 하나 그건 어디까지나 맵에서일 뿐이다.


‘좋은  한번 하는  치지 뭐.’


두 눈만 살짝 나무 뒤에서 내밀었기 때문에 그녀는 아직 내가 누구인지 모를 터다.


또한 그녀가 나보다 높은 레벨이었다면 다음 맵에서 또 만날수도 있었기 때문에 구해주지 않았겠지만 늑대인간과 싸우는 장면을 보니 그녀는 14레벨이 분명해 보였다.
때문에 다음 맵에서 혹시라도 그녀를 다시 만난다면 그건 내게 더 이득이라 할 수 있었다.

이제 팬티마저 벗겨져 다리사이의 거뭇한 작은 숲에  정신이 쏠려 있는 두 놈을 향해 곧바로 품속에서 부적  개를 꺼내 주문과 함께 재빨리 날려 보냈다.


‘풍살파!.. 풍살파!’


바람의 화살 두 개가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있는 늑대인간과 가슴을 움켜쥐려는 놈에게 각각 쏜살같이 쏘아져갔다.

쐐에엑.. 쏴아악!

평상시라면 파공성을 들었을지 모르나 지금 두 놈은 온통 한곳에만 정신이 쏠려 있어 바람의 화살이 거의 도착 했을 즈음에서야 알아채고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크억!”


“큭!”


두 마디의 비명성이 들려오며 눈매가 가는 놈은 머리에 구멍이 뚫려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늑대 인간은 그래도 레벨이 있어 몸을 재빨리 비틀며 일어나는 바람에 어깨에 적중돼 죽음은 모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깨에 이미 구멍이 뻥 뚫려 고통으로 인상이 잔뜩 일그러졌다.

“크윽! 네놈은 누구냐?”

내가 나무 뒤에서 걸어 나가자 놈이 한쪽 손으로 어깨를 움켜잡으며 깜짝 놀란 채 물어왔다.


“나..?  여자의 남편이다. 감히 내 마누라를 저 지경으로 만들었으니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알고 있겠지?”


“개소리 하지 말아라, 네놈도 권한증을 지닌 놈이냐?”


“알면서 물어볼 필요 있을까? 가끔은 도태자들이 안타까울 때가 있었는데 네놈들은 마음 편히 죽일 수 있어서 좋긴 하군.”

아무리 자신이 다른 곳에 신경을 쏟고 있었다고 해도 단 한번의 공격으로 치명상을 입힌 나를 보며 결코 자신보다 낮지 않은 레벨임을 짐작했는지 놈의 인상이 한순간 더욱 일그러졌다.


“네놈도 15레벨이냐?”

“그건 네가 알아서 생각해라.”


비웃듯 말하는 내가 얄미웠는지 놈이 곧바로 늑대인간으로 변신해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내자 나 또한 바로 오러검을 생성시켰다.
두고 볼 것도 없이 내가 먼저 놈에게 달려 나가자 놈도 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을 풀고 두 손을 치켜든 채 내게로 몸을 날려 왔다.

채챙.. 챙챙챙!


한순간에 수십 검이 부딪치는 사이 놈의 배에 다시 상처가 생겨났다.
이제 검술 실력만으로도 비록 도태자에 부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자 더욱 맹공을 퍼부었다.
놈이 비록 두 손으로 맞섰지만 좌우로 오가며 방어와 공격을 겸하는 검의 속도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15레벨로 승급한 후 싸우는 첫 전투인데 역시 예전에 비해 속도는 물론 파워 면에서도 비교가 되지 않았다.

“크억!.. 크르르릉.”


잠시 후 놈이 또다시 어깨에 일검을 맞고 비칠거리며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이제 마지막이군.’


허점이 한 두군데가 아니었지만 몸을 팽이처럼 핑그르르 회전시키며 한순간 놈에게 다가가 일검을 가장 급소인 심장에 찔러 넣자 놈이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리며 즉사를 면치 못했다.

비록 도태자였지만 같은 레벨인 놈을 의외로 쉽게 처치하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도태자라도 이건 너무 쉬운거 아닌가?’


잠시 이런 생각을 했지만 15레벨이 되니 이제 도술은 물론 검술 실력까지 일취월장해서 그렇다고밖에 볼 수 없었다.
도사라는 직업이 레벨업을 할수록 도술뿐 아니라 검술 실력까지 이렇게 발전한다는 것을 이번 싸움을 통해 확실히 알  있었다.


‘확실히 도사라는 직업이 다른 직업에 비해 우월한 것이 확실한 것 같군.’

죽은 늑대인간이 다시 인간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을 하고는 곧바로 통장잔고를 확인해보니 역시 29,000셀링이 입금되어 있었다.


‘레벨이 오르니 돈벌기도 쉬워졌어.’


잔고를 확인하고 나니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러다가 문득 싸가지가 생각나 고개를 돌려보니 그녀는 기절을 한 것인지 아니면 이미 죽은 것인지 두 눈을 감은 채 움직임이 없었다.


곧바로 다가가 코에 손가락을 대보니 다행히 죽지는 않고 가늘게 숨은 쉬고 있었다.
옆에 벗겨져 있는 팬티를 다시 입혀주고 브래지어는 단도로 끊기고 이미 걸레처럼 찢겨져 있어 마법옷으로 몸을 가린 채 우선은  놈이 살았던 통나무집으로 그녀를 안고 들어갔다.


‘꾸밀 것은 다 꾸며놓고 살았군.’


침대도 두 개 있었고 주방도 별도로 꾸며져 있었다.
그녀를 침대에 눕힌 후 혹시나 몰라 여기저기 뒤져보니 간단하게 응급 처치를   있는 약재까지 구비되어 있어 우선 침대에 눕힌 그녀의 옷을 걷어내고 약재를 바르기 시작했다.

놈들이 100일 동안 숨어 지내며 이미 모든 것을 철저히 준비해 놓은 덕에 당분간은 이곳에서 생활해도  것 같았다.

‘구해 놓고 나 몰라라 갈수도 없고 이거 참...,’

이대로 가 버린다면 그녀는 피를 너무 흘려 죽거나 또는 피 냄새를 맡고  산짐승의 밥이 될지도 몰랐다.

액체로 제조되어 일상에서 이미 상용화된 약재를 우선  뒤 상처에 바르고 다시 몸을 뒤집어 어깨부터 바르다가 양쪽 가슴을 문지르려니 왠지 어색하기만 했다.

“몸을 완전히 걸레로 만들어 놓았군.”

등은 그래도 입술이 얇은 놈이 많이 봐주었는지 조금 나았지만 앞쪽은 발톱에 여기저기 긁히고 패여져 나가 조금은 끔찍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의약품은 완벽한 효능을 자랑하고 있어 몸에  상처를 치료하는데는 무리가 없었고, 낫기만 하면 상처자국도 없어지기 때문에 그리 큰일은 아니었다.
가슴을 바르고 배를 지나 허벅지를 보니 양쪽 모두 구멍이 다섯 개씩 뻥 뚫려 있었다.


놈이 발톱으로 찍어버린 상처인데 아직까지 핏덩이가 뭉클거리며 흘러나와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일날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 피를 멈추게 하는 약도 있어 재빨리 끈적거리는 약재를 바르니 피는 곧 멈추어졌다.
허벅지뿐 아니라 어깨 바로 아래 팔뚝까지 찔려 있어 그곳에도 약재를 바르고 나니 그제서야 조금 안심이 됐다.

‘하루 이틀 치료로는 어림도 없겠어.’

물론 이렇게 부상이 심하다고 해서 랭크게임에 참가를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시작의 섬에는 다른 새로운 육체가 대기하고 있어 본체가 아무리 큰 부상을 당해 기절해 있어도 숨이 끊어지지 않은 이상에는 게임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하루 종일 먹은 것이 없어 무척 배가 고파 주방을 뒤져보니 고기와 산나물 그리고 산에서 나는 열매와 과일 같은 음식이 있었다.

우선 배를 채우고 그녀를 보니 아무래도 신경이 쓰여 과일과 산열매를 갈아 입에 흘려 넣어주니 기절한 상태에서 잘도 받아먹고 있었다.

다행히 침대가  개 있어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나도 침대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노숙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다행이군.’

누워 있으니 하루 종일 산속을 헤맨 덕분인지 잠시  나도 모르게 잠에 빠져 들었다.

*

얼마나 잤는지 문득 눈을 떠보니 그녀가 두 눈을 힘겹게  채 자고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깨어났군. 뭘 좀 먹어야될거 같은데..?”

기절해 있을  즙을 먹인 것으로는 그 동안 피를 흘린 것에 대한 보충이 되지 않았다.
곧바로 고기를 익힌  잘게 썰어 씹기 편하게끔 짓이겨 그녀 침대에 놓아주자 그녀가 나를 뻔히 바라만 보고 있었다.

“어서 먹어.”

다그치듯 말했지만 그녀는 입술을 한번 깨물고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먹을 수가 없어.”

“왜..?”

그녀의 말을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녀가 먹을 수가 없다는 이유를 곧바로 깨닫게 됐다.

“젠장! 팔 다친걸 깜박했군.”

팔뚝에 구멍이 뚫려있으니 다리는 물론 팔까지 움직일 수 없는 것이 당연했다.
침대 옆으로 다시 가서 접시를 들고 입에 떠 넣어주자 그제서야 그녀가 입을 벌리며 낼름 받아먹기 시작했다.


그것으로 보아 그녀도 살려는 의지가 있긴 있어 보였다.
하긴 죽지만 않는다면 비록 랭크게임에 참가는 해야 했지만 영원토록 사는데 누가 죽기를 바라겠는가.

얼마 후 식사를 모두 마치고 다시 과일과 열매를 갈아 즙을 만든 후 그것도 먹이자 잘도 받아먹던 그녀가 잠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왜 날 구해준거지? 난 널 죽인 사람인데..?”


그녀의 말에 내가 피식 웃었다.


“맵 안에서야 당연한거 아닌가? 그때 네가  죽이지 않았다면 내가 널 죽였겠지. 하지만 여긴 맵이 아냐.”


“...........,.”

“여기서 허송세월 하고 싶지 않으니까 빨리 낫기나 해.”


“정신 차렸으니 이제 그만 가도 돼, 너보고 있으라고 안했어.”

“그냥 가면 넌 죽어. 굶어죽든지 산짐승들 밥이 되어 죽든지  중 하나야”

“상관없어, 네 도움 받기 싫어.”

“그 몸에 자존심은 있어가지고.”


내가 빈정대며 말하자 그녀가 두 눈에 살기를 담았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그녀의 이불을 확 까내려 버렸다.

“지금 뭐하려는 거지!?”

그녀의 옷은 탁자에 있었고 이불을 걷어내자 팬티만 입은 알몸이 나타났다.

“치료하려고 그런다.”


내가 말을 하며 한쪽에 있는 약재가  상자를 집어 들자 그제서야 그녀가 놀란 표정을 지웠다.
하지만 알몸을 보이는 것이 수치스러웠는지 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고개를 내가 있는 반대 방향으로 슬며시 돌렸다.

곧바로 몸을 뒤집어 등 뒤부터 약을 바르고 다시 앞으로 돌려 어깨와 가슴에 액체약을 바르자 그녀의 몸이 한순간 부르르 떨리는게 느껴졌다.

하지만 죽기는 싫은 모양인지 거부하지는 않고 이내 몸이 안정되며 내 치료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헌데 가슴을 문지르다보니 정상에 손톱만한 열매가 오똑 일어선 채 있어 문득 내 입가에 장난스런 미소가 맺혔다.
이내 가슴을 문지르던 손가락으로 유실을 잡아 슬며시 비틀자 그녀가 다시 깜짝 놀라며 나를 돌아보았다.


“무슨 짓이지?”

“이곳에도 상처가 있어 바르려고 하는데 무슨 짓이라니.. 만약 지금 상처를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낫더라도 흉터가 생기는데 괜찮겠어?”


 말에 그녀가 한숨을 조용히 내쉬더니 이내 고개를 다시 반대방향으로 돌렸다.
사실 상처가 있긴 있었는데 유실에 난 상처는 작아 굳이 약을 바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공짜로 상처를 치료해 주는데 이정도 즐거움은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 가슴을 문지르면서도 가끔 양쪽 젖꼭지를 희롱하듯 살며시 잡아 비틀었다.
물론 그때마다 그녀의 몸이 부르르 떨려 나는 그녀의 반응이 재미있어 수시로 잡아 비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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